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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오후의 행복을 묻다···함께 늙어가는 행복, 봉화의 세 부부 이야기

등록일 2026-06-08 17:52 게재일 2026-06-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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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에서 행복한 노후의 한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권씨, 정씨, 유씨 세 부부.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많은 사람이 묻는다. “70세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평균수명이 80세를 훌쩍 넘긴 지금, 은퇴 이후의 삶은 단순한 여생이 아니라 또 하나의 긴 인생이다. 그러나 현실 속 노년은 결코 녹록지 않다. 노인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고독과 경제적 부담, 그리고 건강 문제다. 특히 도시의 아파트 생활 속에서 인간관계가 단절되면 정신적 고립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귀농·귀촌과 전원생활은 새로운 노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불편함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할 사람과 공동체가 있다는 점이다. 결국 행복한 노후의 핵심은 돈이나 건강만이 아니라 사람과 관계 속에 있다는 사실을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경북 봉화에는 행복한 노후의 한 모델을 보여주는 세 부부가 있다. 봉화에서 인생의 오후를 함께 보내고 있는 권씨 부부, 정씨 부부, 유씨 부부는 각각 20년, 15년 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봉화에 정착했다. 이제 이들의 나이는 모두 70대에 접어들었다. 세 부부는 서로 15~20km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 하루를 함께 보낸다.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고, 저녁 식사까지 나누며 이야기를 이어온 만남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들의 일상은 평범함 속에 행복의 비결이 숨어 있다. 각자 작은 텃밭을 가꾸며 농사를 짓고, 힘든 일이 생기면 서로 도와준다. 농번기에는 일손을 보태고, 생활 속 어려움이 있을 때는 경험을 나누며 해결책을 찾는다. 서울에서 내려와 낯선 시골에 정착하는 일은 외롭고 쓸쓸할 수 있었지만, 이들은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관계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냈다. 성격과 개성은 다르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살아온 시간이 어느덧 10여 년을 넘어섰다.

생일이나 특별한 날은 반드시 함께 챙긴다. 생일을 맞은 사람이 식사 자리를 마련하면 모두 모여 축하를 나누고, 칠순과 같은 특별한 날에는 장거리 여행을 떠난다. 평소에도 근교 여행이나 걷기 여행을 함께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다.

이들이 누리는 삶은 도시에서는 쉽게 얻기 힘든 여유와 공동체의 따뜻함이 있다. 전원생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경제적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시골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생활이 가능하며, 작은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며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된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텃밭을 가꾸며 몸을 움직이는 적당한 노동은 삶에 활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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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 정씨, 유씨 세 부부가 점심 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사람들이다. 노후의 가장 큰 적은 질병보다도 고독이라는 말이 있다. 봉화의 세 부부는 서로의 친구이자 이웃이며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은 거창한 재산이 아니라 함께 웃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 서로의 안부를 묻고 기쁨과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관계라는 사실이다.

70세 이후 행복한 삶의 조건은 의외로 단순할지 모른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고, 경제적으로 무리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함께할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다. 봉화에서 살아가는 세 부부의 모습은 초고령사회가 찾아야 할 노후의 한 모델이 되고 있다. “행복한 노후는 어디에 사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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