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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대구 재발견- 전통시장

전통시장이라고 난장처럼 장마당에 물건 펼쳐놓고 흥정하는 곳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듯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천장은 아케이드가 설치된 가게에서 잘 진열된 상품들을 골라 카트로 물건을 나른다. 물론 카드로 계산하고 포인트까지 적립된다. 전통시장으로 이름을 바꾼 재래시장들의 변신이 마트와 대규모 수퍼마켓으로 향하는 시민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다.대구지역 103곳의 전통시장을 5등급으로 구분하니 A등급 시장이 1곳(1.0%), B등급 시장 12곳(11.7%), C등급 시장 35곳(34%), D등급 시장 32곳(31.3%), 그리고 최하등급인 E등급 시장이 23곳(22.3%)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0년도 전통시장 활성화 수준 평가 분석 결과다.정연걸 대구시상인연합회장은 “대구에서 전통시장이 활성화된 곳은 지자체에서 관심을 많이 갖는 순서대로 옛 명성을 되살리고 있다”면서“달서구와 중구, 동구 등은 전통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는데 반해 수성구와 서구는 그 반대인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며 지자체의 지원을 당부했다.■전통시장의 기대주 서남신시장지하철 2호선 문양방향 감삼역~죽전역 사이에 위치한 서남신시장. 아직 오전 7시인데도 북적대는 손님들로 시끌하다. 입구에 들어서니 보통 전통시장처럼 사람냄새가 풍기고 상인들의 호객소리에 힘이 넘친다. 아케이드 시설 설치 등 일반적인 분위기는 똑같다. 하지만 무언가 다르다.중소기업청의 분석에서 유일하게 A 등급을 받은 곳이고 현호종 서남신시장 상인회장이 전통시장 활성화 공로로 산업포장을 받는 등 대구 전통시장의 기대주로 부상하고 있다.`웰컴투 천냥(잡화)`,`왼발 오른발(신발)`,`러브아트(액세서리)`,`아리따움(화장품)`,`섹시한 떡뽁이(분식)`,`찌찌 마스크(속옷)`,`꼴닭꼴닭(닭꼬치)` 등 톡톡 튀고 재미있는 가게 이름들부터 읽어보는 입가에 저절로 웃음을 짓게 만든다. 100여개의 점포들로 구성된 서남신시장은 과일·채소·식육·족발집과 떡집, 방앗간이 많고 점포들을 둘러보면 상품진열, 점포관리, 친절서비스 등이 나무랄 데 없이 좋다.과거 서남신시장은 잎새손만두가 대표적인 트랜드였고 족발과 반찬 등 먹을거리로 유명했다.이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서남신시장 상인들은 고객지원센터, 현금 입출금기와 어린이 놀이방, 수유방, 사물함 등 편의시설을 확대한 것은 물론이고 장바구니와 카트기 등 깨끗하고 편리해진 쇼핑환경 덕에 찾는 이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또 특이한 것은 점포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상인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고 신용카드 가맹점도 전국 전통시장 평균보다 25% 이상 높은 72% 점포에 달한다는 점이다.특히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마지막 금요일 시장경영진흥원에서 공동 구매한 상품을 원가 이하로 판매하고 있다.여기에 정월대보름 시장 방문객 떡국 대접하기, 초중고생 시장 그림그리기 대회 등 문화를 접목시켜 대구 전통시장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서남신시장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주위에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가 무려 5개나 포진해 있지만 매출은 매년 10%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면서 “하루 평균 7천여명의 고객이 찾아 지난 2006년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 지난해 10월`우수시장 박람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그동안 상만 10차례나 받았다”고 자랑한다.서남신시장은 상인 의식변화 사업의 일환으로 CI개발과 시장미니카트는 물론이고 적립을 해주는 에코포인트 시스템 등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선 지키기 캠페인과 자선 바자회·무료건강검진 등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오토바이 배달전문 팔달신시장대구시 북구 노원3동 팔달신시장은 오토바이 배달 서비스가 큰 자랑이다.고객들은 공영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한 뒤 차 트렁크를 열어두고 맨손으로 팔달신시장을 둘러보며 물품을 지정하기만 하면 장보기가 끝난다.고객들이 각 점포에서 구입한 물품들을 일일이 장바구니에 담을 필요가 없이 상점에서 알아서 오토바이를 이용해 차량 트렁크에 물품을 싣기 때문이다. 고객은 나중에 주차장으로 와서 물품 구매 목록과 실제 트렁크에 담긴 물건을 확인하면 된다.하루평균 1만 명의 고객들이 찾는 것으로 알려진 팔달신시장에는 3천여명의 상인들이 포진하고 있다. 정연걸 대구시 전통시장상인연합회장도 이곳 팔달신시장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다.지난 2003년부터 천장가림막 설치 등 시설 현대화를 통해 팔달신시장은 외형 변화와 함께 전통시장 장보기의 날인 매월 1일`통큰 세일` 행사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빼앗긴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통큰 세일은 배추 1포기, 무 1개, 부추 1단, 양파 1㎏ 등을 단돈 100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팔달신시장의 새로운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여기에 팔달신시장은 또다른 통큰 세일을 한다. 매일 1t 트럭 한대 분량의 식자재를 경북 성주 요셉의 집과 푸드뱅크에 제공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김정연 팔달신시장상인연합회장은 “팔달신시장은 옛날부터 채소류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면에서 전국이알아주는 곳이다”고 밝힌 김 회장은 “특히 식당은 운영하는 곳이나 많은 식자재 구매 담당자들이 팔달신시장을 찾는 이유도 바로 신뢰할 수있는 품질과 가격 때문”이라고 말했다.■전문성과 다양성의 칠성시장칠성시장은 1천300여명의 상인들이 살아가는 곳으로 칠성원시장, 경명시장, (유)칠성시장, 대구청과시장, 대구사과시장, 삼성시장, 대성시장으로 이뤄져 있고 주변의 가구상가, 중고전자 제품상가, 꽃시장과 합쳐져 큰 상권을 형성한다. 시골 5일장과 같은 새벽장인 `촌장`도 있어 다양함을 자랑한다. 전통시장도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경명시장은 어물전, 수박·딸기·사과·포도·오렌지·키위, 바나나 등 모든 과일의 도·소매를 겸하고 있는 능금시장, 이바지·혼례·제사 등에 쓸 과일과 파·부추·미나리 등이 즐비한 대구청과시장, 문구류시장 등 고객들이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다양하게 비교하면서 살 수 있도록 했다.`시장 빼고는 다 판다`라는 자긍심이 묻어나는 한 어물전 상인의 말처렴 칠성시장은 신선하고 값싼, 그리고 다양한 식자재들을 지역민들에게 공급하는 곳으로 다양한 과일, 생선, 채소류, 어패류, 건어물, 젓갈류가 많으며 김밥골목, 족발골목, 만두골목도 유명하다.칠성종합시장은 칠성시장발전위원회를 발족해 시설의 현대화와 축제 등 이벤트를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들의 주차 편의를 위해 신천공영주차장(420면), 칠성공영주차장(160면)을 가동하고 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1-11-07

경영 선봉장 권순협 조합장에 듣는다

신뢰 바탕된 수익 환원이 비결 아닐까? 이제 안동지역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한 안동농협. 그 배경에는 10여년 이상 경영 선봉장으로 자리를 지킨 권순협사진 조합장이 있다. 농협조합장 선거에서 4선 연임 당선된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권순협 안동농협조합장을 찾아 그만의 탁월한 농협 경영 수완과 경영철학을 들어 봤다.백진주쌀, 생명의 콩, 안동한우미래 성장동력 삼아 적극 추진-먼저 4선 연임 당선과 고객 예수금 1조원 돌파를 축하한다. 그 비결이 있다면.◆감사하기에 앞서 4선 연임 당선과 고객 예수금 1조원 돌파 이 모든 것이 고객 덕분이다. 안동지역민들이 오로지 농협만을 믿은 이상 농협도 발생한 수익을 조합원을 비롯해 준조합원들에게도 환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억원 환원했고 올해도 10억원이 예상된 만큼 지역경제활성화로 이어지면서 농협 이용도 늘어났기 때문이다.-스마트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설명해달라.◆조합원의 복지 및 소득향상을 최우선으로 두고 경영하겠다는 의지로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이제는 조합원뿐만 아니라 지역 농업인과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잘 살게 되는 것에 최우선가치를 두고 경영계획을 수립하겠다. 가장 먼저 유통이 견인하는 친환경농축산물 생산단지조성사업을 내년에 반드시 추진하겠다.-시중은행과 비교해 농협의 여수신 고객 구성 및 영업상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시중은행고객은 자격이 정해져 있지 않아 단순한 거래를 위해 은행을 이용한다. 농협도 조합원, 준조합원, 비조합원 모두가 이용할 수 있지만, 농협을 이용하는 조합원, 준조합원에게는 협동조합의 고유제도인 `이용고배당제도`를 통해 잉여금 일정금액을 반드시 배당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시중은행은 이용고객에게 배당을 하지 않고 주주에게만 배당하지만, 농협은 사업 이용량에 따라 조합원과 준조합원 모두에게 배당한다는 점이 중요한 차별 중에 하나인 것이다.-`백진주 쌀`, `생명의 콩`, `안동한우`는 안동지역 3대 명품브랜드이다. 이가운데 `백진주 쌀`이나 `생명의 콩`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데 미래성장 예측이나 경영전략을 소개해 준다면.◆`백진주 쌀` 명품화사업은 2002년부터 우리농협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해 년 2천t을 생산 판매해 완전 명품으로 자리 잡았다. `안동 생명의 콩`은 2008년 두부가공사업으로 시작해 하루 1.8t의 콩으로 두부 1만모를 생산, 전국 1천500여 학교 등 농협판매장을 통해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특히 `안동 생명의 콩`은 가동 8개월 만에 위해요소중점관리우수식품(HACCP)으로 지정받아 위생안전관리에 철저를 기하며 15종류의 두부를 생산, 전통식품품질인증과 경북우수농산물로 지정받았다.한우사업은 퍼머스마켓과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년 800두를 도축해 판매해 오고 있으며 다방면으로 새로운 경영전략을 고민하고 있다.지금까지는 관행재배 및 사육방식으로 재배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약정조합원제도`(농가와 농협 간 약정을 체결, 위반 시 제재와 벌칙부여)를 통해 백진주 벼와 생명의 콩은 미생물과 곤충을 이용한 유기농으로 생산해 더욱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이다.선비정신 조직전체로 널리 확산장유유서 캠페인도 별여볼 생각-안동농협의 경영방침을 살펴보면 유달리 경(敬) 사상을 강조되고 있는데 무슨 의미를 두고 있나.◆안동농협 임직원 모두는 안동인으로서 선비정신과 문화, 선비정신의 근저인 유학정신을 탐색하고 이해를 넓히며 현대사회에 그 가치를 새롭게 구현하기 위해 경(敬)을 자발적으로 확산하자는 의도에서 경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경(敬)에서는 저 자신뿐만 아니라 안동농협의 구성원은 우리사회의 양심과 지성이며 각 시대에 선도적 역할을 하는 책임감으로 무장, 선비정신을 체득해 인간의 도덕성을 조직 전체로 확산하는 계기를 수시로 실천하려는 의지라고 보면 된다.-권 조합장을 흔히 `장유유서`, 다시 말해서 노인을 공경하고 선·후배 관계를 대단히 중시 여기는 사람으로 일반에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조합원 및 일반 고객들에게 전할 얘기가 있다면.◆안동 지역은 원래 인생경륜이 높으신 원로 분들을 우대해 드리고, 어르신들을 받들어 잘 모시는 미풍양속이 오래 전부터 살아 숨쉬는 곳이다. 앞으로 디지털시대가 아무리 깊어진다 하더라도 이러한 우리고장 풍토는 더욱 진작될 수 있어야 한다. 정신문화의 고장인 안동에서 선배를 존경하고 후배를 아끼는 `장유유서`의 풍조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대시민 캠페인도 열어 볼 생각이다.지역사회의 미래를 열어가는 신뢰받는 협동조합으로서 지역경제를 선도하는 농협이 되도록 안동농협 임직원이 고삐를 놓지 않겠다. 지금까지 안동농협을 아껴주셨기에 지금의 안동농협이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권순협 조합장은안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운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농협대학과 안동대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한 권 조합장은 1999년 4월 조합장에 최초 당선한 이래 지금까지 조합장을 맡고 있다.조합원 실익 중심의 장기계획수립 및 추진으로 협동조합 본연의 정체성을 확립, 농협의 경영성과를 극대화했다는 점 등을 평가받아 2002, 2003, 2009년 3번씩이나 도시형 전국 최우수농협 및 2006년 전국 최초 새농협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에는 농협 육성에 이바지한 공로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1-11-04

복지·소득향상 최우선 스마트 경영이 일궜다

수도권 제외 지역농협서 최초경제사업도 1천억원대 넘어서 안동농협이 예사롭지 않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농협으로는 최초로 고객이 맡긴 예금이 1조원을 돌파했다.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예수금 1조원을 돌파한 안동농협의 이 경이적인 기록은 전국 971개 지역농협 가운데 11번째,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농협으로는 최초로 예수금 1조원 시대를 연 것이다.지자체 금고나 수도권 밀집된 인구에 의존하지 않고 개개인이 맡긴 돈으로 1조원을 넘긴데다 지역 시중은행들의 예수금이 많아야 9천억원대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1973년 8월 신용사업을 시작한 이래 38년 만에 16개 지사무소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안동농협. 현재 본점 외 14개의 신용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조합원 6천여명에 준조합원 8만여명을 확보하는 등 전국 최고의 지역 농협으로 발전했다.특히 공판장 운영, 주유소, 학교급식 전용 두부공장 운영 등 안동농협의 최근 경제사업 물량은 1천억원대를 넘어섰다.지난해 1천300여억원대이던 것이 올 연말이면 1천700여억원 가까이 투자될 전망이다.농협 측은 농협에 대한 신뢰가 다양한 경제사업의 성공으로 연결되면서 수익이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룬 게 경영성과의 비결로 분석된다.실제로 안동농협은 지난해 7억여 원을 준조합원들에게 환원했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면서 고객들의 농협 이용도 늘어났다. 또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차단했다는 것도 상당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안동농협은 내년부터 금융규모를 확대하고 축분을 활용한 `친환경농업`으로 전면적인 전환을 시도해 지역농업의 발전을 선도할 계획이다.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2011-11-04

포항의 또 다른 둘레길도 인기

포스코~호미곶 24km 만들어쉼터용 지압길 곳곳 벤치 설치시가지 순환 200리 길도 조성 △동해면 `호미사랑 둘레길` 포스코 외주파트너사 선강연구위원회가 지난달 14일 포항시 남구 동해면 호미사랑 숲 인근에서 `포스코 호미사랑 둘레길`을 오픈했다.이곳 호미사랑 둘레길은 포항시민의 건강과 지역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로 포스코 외주파트너사 선강위원회가 포항시의 지원과 자문을 받아 만들었다.지난 3월부터 조성에 들어간 포스코 호미사랑 둘레길은 팔공산, 단양 등 국내 둘레길 벤치마킹, 호미곶 주위 대상지역 조사한 뒤 역사적 유래조사, 둘레길에 9개의 안내 입간판까지 설치해 놓고 있다. 또 쉼터용 지압길과 곳곳에 벤치까지 만들었다.이곳은 포스코 외주파트사 11개 회사별 담당구역을 별도 조성해 위치파악용 QR코드와 홍보용 홈페이지까지 개설했다. 이 둘레길 조성에는 1천여명의 포스코 외주파트너사 직원들이 참여했다.포스코 호미사랑 둘레길은 △제1길 흥환에서 소통의 길(이하 쉼터) 10.7㎞ △제2길 대동배에서 쉼터 2.3㎞ △제3길 호미곶에서 쉼터 5.4㎞ △제4길 강사에서 쉼터 4㎞ △제5길 구룡포에서 장기목성 2.2㎞ 등 총 연장 24.6㎞에 이르며 둘레길마다 역사적 사실에 맞는 이름을 부여해 놓고 있다.김효성 포스코 외주파트너사 선강연구위원회 위원장은 “둘레길을 조성하는데 적극적으로 성원해 준 포항시와 시의회, 포스코, 지역주민, 참여사 임직원들께 감사드린다”며 “포항의 대표적 명소로 자리잡도록 가꾸겠다”고 말했다.조봉래 포항제철소장은 “선강위원회 회원사의 뜨거운 지역사랑을 느꼈다”며 “이 둘레길이 지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포항시 200리 둘레길포항시는 기존 등산로(320㎞)와 생태임도(110㎞)를 토대로 다양한 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숲길 조성과 오름의 등산로를 조성했다. 또한 시가지 순환 200리 길을 조성해 완만한 동선을 계획, 영일만과 시 가지를 관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쌈지쉼터를 조성해 놓고 있다. 이곳은 산과 바다가 함께 어우러진 단풍 숲길을 조성해 새로운 등산문화를 제시하고 있다.우선 포항시가지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양학동 부학산↔창포동 국기봉↔영일만신항으로 연결하고 남쪽으로는 양학동 부학산↔효곡동T.P↔연일중명 소형산↔옥녀봉↔운제산↔오어사까지 연결하는 생활권 순환 등산로 벨트 조성했다. 남구는 호미곶을 중심으로 해누리 숲길을 생태임도와 연계해 관광자원화하고 장기, 오천으로는 해병대 숲길을 조성했다. 북구에는 보경사와 경상북도수목원을 기점으로 산악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의 안내판을 설치했다. 또한 비학산 생태숲과 죽장 통점재와 침곡산으로 연결되는 낙동정맥을 지선으로 해 대대적인 숲길을 개방했다.시는 시민들이 개인건강을 목적으로 등산을 하는 인구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등산로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등산객의 안전관리, 산림생태계 보전을 위해 시민들이 숲에 대한 관심과 단순한 등산에서 탈피해 산행을 즐기면서 숲 체험을 할 수 있는 탐방코스도 마련해 놓고 있다. 또 안내도에는 QR코드도 도입했다. 더불어 생활권 숲길 조성에 가장 큰 테마는 주요 산 정상에 관망테크를 설치해 시 가지와 영일만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해 동해안 바다와 자연경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포항시 도시녹지과 이경식 담당관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치유의 숲길이 대중적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코스의 숲길을 더 많이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황태진기자

2011-11-04

포스코 둘레길을 아시나요?… “산책 코스로 최고”

정상에는 각종 운동기구·쉼터 설치“걷고나면 오후 근무 활력 넘쳐요”건강 챙기고 삶의 여유 찾아 인기짱 포스코 본사 옆 둘레길을 아시나요.포스코 포항제철소내 본사 뒷쪽 주차장에서 야산으로 연결된 아늑한 둘레길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들은 별로 없다.아늑하고 포근한 이 둘레길을 걸으면 마치 딴 세상에 온 것처럼 마음이 여유롭다. 둘레길 정상에는 각종 운동기구가 설치된 쾌적한 쉼터까지 마련돼 있어 직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이곳은 왕복 30분 정도 소요돼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다.이 둘레길은 주차장 한켠에 마련된 작은 오솔길을 따라 한발 한발 내디디면 경사진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자연이 주는 상큼한 흙 내음을 맡으면서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면 어느 덧 얼굴엔 땀방울이 송송 맺히고, 숨도 차 오르지만 기분은 날아갈 듯 상쾌해 진다.오르막이 끝나면 다시 평지가 나온다.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10분 정도 걸으면 아늑한 쉼터가 눈 앞에 펼쳐진다. 이곳 둘레길은 주차장 옆 유류저장소 안쪽길을 따라 가면 동촌생활관과 인덕산과도 연결돼 있다. 생활관까지는 왕복 20여분, 인덕산까지는 40여분 거리로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넉넉하게 다녀올 수 있는 거리다.특히 이곳은 아름드리 노송이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산책코스로도 최고다.심유경 행정섭외그룹 주무는 “이곳 둘레길을 걸으면 새 소리도 들리고 공기도 맑아 기분이 상쾌해 진다”며 “30여분 정도 걷고 나면 소화도 잘 되고 오후 업무하는데도 활력이 넘친다”고 말했다.4년여를 이곳 둘레길을 걸어 다녔다는 황건우 자재구매그룹 부총괄직은 “이 둘레길을 걷고 나면 점심 맛이 꿀맛이다”며 “건강도 챙기고 바쁜 시간 속에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너무나 멋진 곳”이라고 말했다.인덕산에 올라 이곳 둘레길을 자주 이용한다는 이미숙(여·38·인덕동)씨는 “가까운 곳에서도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둘레길”이라면서 “막상 이곳 둘레길을 걸어보면 도심속에 이런 숲길도 있는가 싶을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곳”이라고 자랑했다.포스코 행정섭외그룹 김명순 수석은 “이곳 둘레길의 매력에 푹 빠졌다”며 “이곳을 걸으면 마치 딴 세상에 온 것처럼 잡생각이 사라지고 아늑하고 포근하다”고 말했다./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2011-11-04

일을 시작하는 것은 쉬우나 지키는 것은 어렵다

창업수성(創業守成), 글자 그대로 하면 일을 시작하는 것과 이룬 것을 지키는 것이지만 원말은 `창업이 수성난` 혹은 `이창업 난수성`으로서 일을 시작하는 것은 쉬우나 지키는 것은 어렵다는 말이다.`당서` `방현령전` `정관정요` `군도`편 등에 보인다.무리한 대운하 공사와 고구려 정벌의 패배로 극도로 피폐해진 수나라는 이연과 이세민 부자에게 나라를 넘겼으니 곧 당나라 왕조의 건국이었다.당나라 초기에는 특히 안정된 정치와 탄탄한 군사력으로 성세를 누리게 되는데, 후세에는 그것을 당초 3대의 치세라고 불렀다. 정관의 치, 영휘의 치, 개원의 치가 그것이다.그중에서도 특히 태종의 정관의 치는 치세의 모범처럼 됐는데, 이때 태종은 널리 인재를 모으고 내정을 충실하게 했으며 국토황장에도 힘써, 백성들은 편안하고 안정된 생업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적절한 교화의 덕으로 도둑도 없는 태평세를 누렸다.그런데 태종의 치세는 두여회, 방현령, 위징, 왕규 등 뛰어나고 현명한 신하들이 조정에서 태종을 잘 보필했기 때문이기도 했다.오긍이 편찬한 `정관정요`는 태종과 여러 신하들의 문답을 모은 것으로 제왕학의 교과서처럼 읽히는 책이다.어느 날 태종은 신하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창업과 수성은 어느쪽이 더 어렵소?”방현령이 이렇게 대답했다.“처음에는 군웅이 서로 각축하여 싸워서 항복받고, 전쟁을 해서 이겨서야 이루는 것이므로 창업이 어렵다고 하겠습니다”그러나 위징은 달리 대답했다.“천하를 처음 얻을 때에는 온갖 고초 끝에 얻었다가도 일단 천하를 얻고나면 교만과 안일 속에 빠져 그만 읽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성이 어려운 줄로 압니다”이 말을 듣고 태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현령은 나와 더불어 천하를 평정할 때 창업의 온갖 어려움을 겪었고, 위징은 나와 함께 천하를 안정시키고자 하면서 수성이 쉽지 않음을 겪었소”이제는 창업의 어려움은 이미 지나갔으니, 바야흐로 수성의 어려움을 공들과 함께 조심하고자 하오./쌍산 김동욱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2011-11-02

경북 해양문화 속 人·生·길 <33> 거마산 거마장마을, 그리고 ② / 경주 감포읍 전촌리

가난의 세월 너무 끔찍한숨인 듯 노래인 듯 옛날 옛적 이야기 전촌교로 쉼 없이 차량이 지나간다. 다리 아래 천막을 치고 둘러앉은 노인들이 세월아 네월아 윷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곳은 한 여름에는 시원하니 더할 나위 없는 피서지요, 누구나 오다가다 아무 때고 들러도 동무가 기다리는 놀이터다. 대부분 조상대대로 전촌리에서 살아 온 터라 슬그머니 다가앉아 툭 건드리기만 해도 옛날 옛적 이야기가 술술 풀려나온다. 지독한 가난이, 파란만장했던 젊음이, 굴곡 많은 시대가 영상처럼 흐른다.“옛날에는 신랑 각시 둘이 만나 얼라들 예닐곱은 우습게 낳았지. 열을 낳으면 한 섬을 낳았다고 했어. 아이고, 그 많은 식구에 먹을 거는 없고 거지는 또 얼마나 많았던고. 나무다리 밑에서도 살았고 추운 날엔 짚낱가리에서 자다가 얼어 죽는 일도 숱했다. 옷에 솜을 넣어 입는 사람들은 몇 안 되는 부자였지. 대부분은 광목을 끊어다가 옷을 만들어 입었는데 봄, 여름은 물론이요 겨울에도 그걸 입었으니 얼마나 추웠겠노. 또 삼이라 부르는 대마초를 심어 베옷을 지어 입기도 했어. 얼마나 까끄러웠다고. 그리고 우리 조모는 그 삼으로 술도 담갔는데 동네사람들이 맛 좋다고 난리도 아니었지”열악한 환경은 어린아이들의 목숨을 쉬이 앗아갔다. 못 먹어 허약했고 병이 들면 고칠 재간이 없었다. 한 집에 아이 한 둘 잃는 것은 예사였다. 그땐 마치 하얀 리본을 달아 놓은 것처럼 꼬리 끝이 흰 여우들이 많았다. 애장이라고 해서 산등성이에 대충 구덩이를 파고 죽은 아이를 묻으면 여우가 내려와 파먹기도 했다. 여우로부터 아이의 시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에 넣어 돌로 덮고 가시나무를 얹기도 했지만 들에서 일을 하다보면 여우가 파 온 아이의 시체를 우둑 세워 놓기도 했다.전염병이 돌면 줄줄이 죽어 가마니에 덮여 나갔다. 마을 사람들은 타 동네 사람들의 출입을 금하기 위해 새끼줄을 치고 보초를 섰다. 집집마다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놓고 박으로 만든 바가지를 문대는 소리가 밤새도록 끊이지 않았다. 그것이 무엇을 위한 행위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약한 인간이 명마로부터 목숨을 지키기 위한 마음은 그토록 간절했다. 전염병이 어린 새끼의 목숨을 앗아가면 파묻지도 못하고 병이 다 지나갈 때까지 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땅에 묻으면 마을 아이들이 모두 죽는다는 생각에서였다. 병이 다 지나가면 그때서야 아이를 땅에 묻었다. 언제 무엇으로부터 잃을지 모르는 두려움에 대부분 아이들 출생 신고를 세 살이 지난 후에 하곤 했다. 그 와중에도 목숨을 연명한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자랐다.“들로 산으로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따 먹고 잡아먹고 천지도 모르고 그렇게 컸어. 겨울이면 장치기를 했지. 논에 물이 꽁꽁 얼면 얼음 위에서 기다란 작대기를 하나씩 들고 뺑 돌며 장을 쳤는데 외국 놈들이 하는 아이스하키를 실제로는 우리가 먼저 한 셈이야. 암만 우리는 역사가 100년도 넘을 걸? 제기도 찼지. 엽전을 넣고 한지를 가지고 야무지게 만들었지. 찔찔 흐르는 콧물 닦아가며 세월 따라 나이를 먹었어”그토록 가난했던 시절을 지나 인구가 불고 변화가 온 계기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어부들의 후리배 사업 여파였다. 정어리와 멸치 떼가 유난히 많이 몰려오던 감포 항구에서 일본인들은 고기를 잡고 공장을 세웠다. 양쪽에 15명 씩 30명 남짓이 힘을 합해 끌어올리던 후리배는 돛대가 세 개나 달린 40자가 넘는 규모로 많을 때는 열 척이 넘게 조업을 했다. 포구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끓었고 그 중 절반은 외지 사람들이었다. 후리배 사업이 천석꾼보다 낫다는 말이 돌 정도로 수입이 좋았다. 사업은 일본인이 했지만 일꾼은 조선인을 썼다. 뱃일을 하려고 외지사람들이 몰려왔고 그들이 자리를 잡은 마을을 새로 생긴 마을이라고 해서 새마을이라 불렀다.후리배 일로 살림이 늘지는 않았지만 환경의 변화는 분명 있었다. 말이 다니던 길에 번듯한 도로가 생기고 일본인 가옥들이 생겼다. 상가가 늘고 새로운 물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일본인 업자들이 감포 바다의 자원을 수송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해방이 되자 일본인들은 부랴부랴 맨몸으로 감포를 떠났다. 그들의 재산은 그것을 관리하던 조선인들에게 넘어왔다.6.25 전쟁이 끝나고 얼마가 지났을까. 사룡굴 근처 바다에 간첩이 든 적이 있었다. 마을 사람이었던 그는 혼자 와서 몰래 아이 하나를 데리고 바위에 숨어 있다가 북에서 온 배를 타고 갔다고 했다. 지금도 해안 곳곳에는 군인들의 초소가 남아있고 그들이 낸 좁은 길로 가랑잎이 폭신하게 쌓이고 있다.“암, 달라져도 이만 저만 달라진 게 아니지. 공원에 선 말 동상 봤지? 거기 공원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제법 와. 경주시에서 지정한 회단지거든. 낚시꾼들도 오고 낚싯배도 많지. 우리 아들도 횟집을 하는데 여기 회가 맛이 참 좋아”“주름진 달걀에 모가 있나 방구에 뼈가 있나 구름에 주소가 있나 바람에 번지가 있나 여자 코고무신에 왼쪽이 있나 오른쪽이 있나”최두원(80)씨는 문득 흥에 겨운 리듬을 타며 노래 아닌 노래를 읊기 시작했다. 그리고 호주머니 속에서 꼬깃꼬깃한 종이 한 장을 꺼내 마치 소년처럼 웃었다. 빼곡하게 적힌 세월의 노래가 들려왔다. 긴 방파제 끝에 선 등대 너머에서 저녁이 오는 듯 했다.`해마다 피는 들국화는붉은 꽃 노란 꽃을 피우며아름다운 자태를 피우건만해마다 닥쳐오는 인생길은늙기만 하는구나.좋아했던 사람도미워했던 사람도모두가 떠나고 저한테도 왔노라싸우지도 말고미워하지도 말고모두가 간 세월 속에 재미스럽게 살다가소`계속

2011-10-31

신라의 선덕여왕 독도 행차하다

한복패션쇼, 해양관계관 워크숍, 안용복 학술회의 등독도의 달 맞아 세계에 우리땅 알리기 다양한 행사 경북도가 10월 독도의 달을 맞아 국제포럼·패션쇼 등 독도 관련 행사를 통해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세계만방에 고했다.특히 그동안 난항을 겪어 온 독도현장관리사무소(독도입도지원센터) 문화재 현상변경심의가 우여곡절 끝에 통과돼 독도의 효율적 관리에 힘을 보태게 됐다. 이에 경북도는 민족의 섬 독도를 지켜나가는데 도정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독도에 대한 많은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했다.□전통의상 한복패션쇼경북도는 28일 독도의 가을을 무대로 우리나라 전통 의상인 한복을 주제로 한 `독도사랑 한복패션쇼`(부제 바람의 옷 독도를 품다)를 개최했다.(재)안용복 재단과 (사)미래문화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한국인 최초로 파리 프레타포르테에 참가해 20회가 넘는 컬렉션을 선보이고, 미국 뉴욕에 한복박물관을 열어 한국의 전통의상과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 온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이영희 씨의 작품으로 구성됐다.이번 `독도사랑 한복패션쇼`는 왕과 왕비의 위엄을 상징하는 궁중복을 시작으로 한산모시로 제작된 한복과 섬사람들의 일상한복으로 구성된 전통한복 무대에 이어 파리컬렉션에서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았던 `바람의 옷`으로 대망의 피날레를 장식하고 국토사랑 퍼포먼스인 연날리기 행사로 연출했다.일본의 독도에 대한 억지주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동해바다 우리 땅 독도에서 민족의 전통을 널리 알리는 이번 문화행사는 독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국토사랑에 대한 염원을 담은 메시지를 전하고 한복의 아름다움이 세계에 우뚝 서는 기회가 됐다.□독도에서 최초 도·시군 해양관계관 워크숍경북도는 28일과 29일 이틀간 독도주민숙소에서 동해안 5개 시군 해양수산과장 등 해양관계관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도의 실효적 지배 강화 및 해양 경북 발전 전략 공유와 미래의 해양개발 전망`이란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이번 워크숍은 경북도가 21세기 신 해양시대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연안 자치단체의 우수한 시책 발표와 해양개발 관련 정보를 공유, 독도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기록 유지`라는 역사적 의의를 가지게 됐다. 또 이날 섬 탐험 전문가인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이재언 연구원의 `한반도의 도서와 해양`이란 주제 강연은 참석자들에게 독도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또다른 계기가 됐다. 이날 워크숍에서 도와 시군의 해양수산 담당 과장들은 독도의 실효적 지배 강화를 위한 사업소개, 동해안권 해양개발 방향과 추진상황 설명, 시군별 특색 있는 해양개발 전략발표 등 다양한 해양개발 정보를 교환했다.한편, 울릉 한마음회관에는 울릉도를 대내외에 알리고 울릉도를 국제관광 휴양섬으로 발돋움시키고자 `동아시아 도서민의 문화와 생태`란 주제로 일본 캐나다 대만 및 국내의 해양·지리 연구자 상당수가 참여한 가운데 `2011 환동해 국제학술대회`도 개최됐다.□안용복의 발자취 복원을 위한 학술회의경북도 독도사료연구회는 지난 27일 울릉 대아리조트에서 `안용복 활동의 복원`이란 주제로 추계학술회의를 개최했다.지난해 2월 발족, 연간 5~6회 정기세미나를 가지며 한·일 양국 사료의 객관적 분석 작업을 하는 `경상북도 독도사료연구회`는 조선 숙종조에 활동한 안용복의 발자취를 복원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모색하고 있다.특히 이번 학술회의는 최근 `죽도문담(竹島文談)`등 다수의 일본 고문서를 번역하며 독도연구에 힘쓰는 권오엽 충남대학교 명예교수를 초청해 `일본고문서 속의 안용복`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이어 사료연구회 대표 김병렬(국방대) 교수의 `영유권분쟁에서의 증거기준`,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 김호동 교수는 `1693년 안용복 사건에 대한 조일 양국의 대응`, 한아문화연구소 유미림 소장의 `안용복 활동에 대한 사료간 교차 검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지영 연구원의 `막부의 도해허가봉서 분석`,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정영미 연구위원의 `쓰시마번과 죽도 기사`등 회원들의 주제 발표도 했다.□독도수호 조직 강화경북도는 독도정책의 전문성을 강화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독도 영토수호 대책을 추진하고자 김정길 대구예술대 총장,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을 독도정책자문관으로 위촉했다.김정길 자문관은 평생을 언론계에 몸담은 언론인 출신으로 독도와 관련한 국내·외 정세와 동향, 국제 홍보 분야에서 활동하게 된다.조근래 자문관은 오랫동안 시민사회계에서 왕성한 활동으로 시민의 정서를 잘 파악하고 있어 각계와 협력 및 소통의 창구 구실을 하게 된다.또 도는 자문관 위촉과 더불어 독도 전문인력을 충원해 독도 영토관련 사료의 조사·연구 및 국제법적 대응과 국제 홍보 기능을 강화해 장기적 전략으로 국제사회가 호응하고 공감할 수 있는 체계적인 독도수호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이번 독도조직 강화는 일본의 교과서 왜곡, 외무성 직원들의 대한항공 이용 금지, 국회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시도 등 일본의 독도 영유권 훼손을 위한 시도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독도현장관리사무소 문화재현상변경심의 통과경북도는 그동안 난항을 겪어왔던 독도현장관리사무소(독도입도지원센터) 문화재 현상변경심의를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킨 문화재 위원들의 결정을 크게 환영했다.독도는 문화재보호법에 의거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되어 건설공사를 하거나 식물의 식재 등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경우 반드시 문화재 심의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도는 2009년 6월 이후 3차례의 문화재 현상변경심의가 부결되었음에도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들에게 독도현장관리사무소의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 어렵게 통과됐다.독도현장관리사무소는 독도의 효율적 관리와 보존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독도 영유권 공고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시설로 천연보호구역 훼손방지와 탐방객 안전관리 및 연구조사 활동 등을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된다.독도현장관리사무소는 태풍이나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고 입도객 접근이 쉬운 동도 선착장 부근에 총사업비 100억원을 들여 2012년까지 설계 완료, 2013년 공사를 시작한다.□김관용 경북도지사 정부 측 입장 설명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우리 정부는 독도문제에 대해 그동안 조용한 대응으로 일관해 왔으나 일본 국회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위한 입국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견해를 밝히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정부 측 입장을 설명했다.이어 김 지사는 “독도를 직접 관장하고 있는 행정기관으로서 지방외교 등 가능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일본의 독도 도발을 막아내기 위한 국제법적으로 유효하고 지속가능한 독도 수호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1-10-31

“누구나 체험해 보세요”… 시민 안전지킴이 역할 톡톡

최근 개관된 포스코 글로벌안전센터가 포항시민들의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지난 17일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는 글로벌안전센터는 체험형 안전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또한 포스코 포스코패밀리 직원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소방·교통 등 생활안전 체험교육과 산업안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소로 제공되고 있다.안전지킴이 명소로 부상하고 있는 포스코 글로벌안전센터의 주요 테마별 학습장을 소개한다.■ 견학신청은 어떻게 하나요포스코 글로벌안전센터는 무재해를 통한 인간존중 실현의 기반이 되는 교육과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연 면적 약 4천240㎡(1천282평)에 지상 3층으로 건설됐다. 1층 로비와 오리엔테이션룸에서는 각종 행사진행이 가능하며, 2층은 체험위주의 안전전시관, 4D영상관 등 흥미로운 테마시설로 꾸며져 있다. 3층은 실질적인 안전교육을 위한 설비·가스안전 등의 교육시설이 마련돼 방문객들이 체험을 통해 안전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포스코 글로벌안전센터의 견학은 홈페이지(http://safety.posco.co.kr)를 통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홈페이지에는 포스코 글로벌안전센터의 소개와 찾아오는 길, 층별 시설 현황, 공지사항, 포스코 안전허브에 대한 견학안내·예약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포스코 글로벌안전센터 홈페이지는 견학 희망일 기준으로 최소 2일전까지 예약을 받으며 예약된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안내사원이 견학을 도와준다. 또한 일요일, 국·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운영되며 1시간30분 정도 소요되는 견학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1일 총 7회에 걸쳐 운영된다. 음식물 반입과 애완동물의 출입은 일체금지 돼 있다.견학순서는 오리엔테이션 룸에서 안전센터의 소개와 이론 교육을 시작으로 4D영상관, 2개의 안전전시관, 심폐소생, 열연기 체험관을 방문해 실습 교육을 받는 것으로 진행된다.■포스코 글로벌안전센터 층별 소개◆1층=오리엔테이션홀에서 글로벌 안전센터에 대한 홍보 영상과 이곳에서 체험하게 될 내용과 관람 개요 등에 대해 설명을 받은 후 본격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2층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동하는 계단은 재미와 흥미유발을 통해 안전한 행동을 유도하는 펀 세이프티 공간으로 계단을 밟을 때 마다 울려 퍼지는 신기한 피아노 소리가 나는 `피아노 계단`이 설치돼 있다.◆2층=들어서자마자 4D영상관을 체험하게 된다. 4D영상관은 안전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영화를 3D입체 영상과 함께 각종 특수장치에 의해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 의자에 설치된 장치에서는 물과 바람이 분사되고 목, 등, 허리, 발목에서 진동, 움직임 등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으며 연기와 섬광효과도 연출된다.4D영상을 관람 후에는 포스코의 안전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체험할 수 있는 1전시관으로 이동해 포스코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과 안전철학을 소개받는다. 1전시관에서는 포스코의 제철 공정을 알기 쉽게 모니터로 보여준다. 이 모니터는 부서별 위험요인를 검색해봄으로써 제철 공정별 작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협하는 위험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다.또한 여러 위험 작업에 필요한 안전보호구를 아바타 모형을 이용해 쉽게 간접적으로 착용해 보는 체험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제선·제강 등 용융물과 고열물체 취급 작업장에서 착용하는 알미늄 방열복 등 일반적으로 접해 볼 수 없는 안전보호구들이 전시돼 있다.1전시관에 이어 2전시관에는 생활안전으로 교통, 가정, 건강이라는 3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 곳에는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체험을 실제상황처럼 재연해 놓은 시뮬레이션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일반인들이게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2전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드라이빙 시뮬레이터가 위치해 있다.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는 교통 법규를 지키며 직접 운전을 해 보는 가상교육 시스템으로 모 자동차회사에서 생산하는 핸들과 부품을 그대로 장착해 실제 차량을 운전하는 것과 동일한 환경을 3D화면과 함께 구현했다. 2전시관 가운데는 안전벨트를 착용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충격이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실제 승용차 모형을 이용해 사고가 났을 때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느껴볼 수 있다.이어 생활건강으로 음주, 금연, 비만 등 3가지 테마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곳에는 음주 농도에 따른 행동장애를 체험할 수 있는 고글, 담배가 인체에 끼치는 영향 소개, 체지방측정기, 지방덩어리 모형 등이 갖춰져 있다.◆3층=안전 실습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전기안전실습실에서는 전기 감전 원리 및 안전행동요령을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교육 및 안전보호구를 착용한 정전기 등 여러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가스안전실습실은 밀폐 공간체험, 수봉변 및 실포트작동원리, 가스종류에 따른 배관 색깔 식별에 대한 교육 및 체험을 할 수 있다.안전보후구의 중요성을 교육할 수 있도록 안전벨트 체험, 개구부 추락, 난간전도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건설안전실습실과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응급처치, 심폐소생방법을 교육 할 수 있는 응급처치·심폐소생 실습실이 마련돼 있다.특히 소방안전실습실은 화재발생 시 신고요령 및 소화기실습, 열연기탈출체험 등을 체험해 봄으로써 유사시 신속대응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소방안전 실습실에서는 실제로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꺼 봄으로써 소화기 사용법을 익힐 수 있으며 화재가 난 암흑의 상황에서 탈출하는 훈련도 받을 수 있다./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2011-10-28

원칙은 지키되 융통성이 있는 사람이 되자

미생지신(尾生之信) `미생지신(尾生之信)`은 미생의 신의, 즉 앞뒤 재어보지 않는 막무가내의 어리석은 믿음이란 말로서, 미생이란 사나이가 신의를 지키다가 어리석게 죽고 만 고사에서 비롯됐다. `장자` `도척`편과 `사기` `소진`전 등에 나오는데, `장자`에는 비웃는 것으로, `사기`에는 칭찬하는 것으로 소개돼 있다.장자는 유교적인 윤리의식을 비판한다.인의니 의니 하는 것이 인간 본래의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억지로 인간을 재단하여 그 틀 속에 꿰맞추려는 것으로서, 인간의 삶에 해가 된다고 하는 것이다.그와 같은 주장을 그의 책 장자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여기 소개하는 내용도 그런 것이다.그는 유교의 대표인 공자와 당시의 큰 도둑 도척과의 대화를 상정해 놓고 도척의 입으로 자신의 주장을 편다.도척의 말 가운데 미생의 신의에 대한 우화가 인용된다.옛날 노나라에 미생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고였는데 한 서생이었으므로 미생이라고 한다.그는 매우 정직한 사람으로 한번 약속한 일이면 절대로돼어기는 법이 없었다.어느 날 그는 사랑하는 여인과 냇가의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는 어찌된 일인지 약속 시간이 되어도 사랑하는 여인은 오지 않았다.그러나 미생은 약속을 철석같이 믿었다. 어쨌든 자신만큼은 약속을 굳게 지킨다는 생각으로 약속된 자리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서 있었다.온다던 여인은 영 오지 않고 냇물이 슬슬 불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조숫물이 차오는 것이었다.처음에는 미생의 발등을 적시더니 나중에는 무릎까지 올라왔다. 미생은 차오르는 물이 야속했지만 그래도 자리를 뜰 줄 몰랐다.결국 다리의 기둥을 붙잡고 간신히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물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미생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그러다 결국 미생은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도척은 이같은 미생의 우화를 얘기하고 난 다음 이렇게 비판했다.“이런 것들은 못박혀 죽은 개나 물에 떠내려가는 돼지나 깨진 그릇을 들고있는 거지와 같이 쓸데없는 명목에 목숨을 걸고 소중한 생명을 천하게 굴리는 사람이요 진실로 삶의 길을 모르는 무리들이다”장자의 말처럼 유교가 쓸데없는 명목에 목숨을 거는 부질없는 가르침은 아니다. 명목을 소중히 여기기는 하지만, 그것이 쓸데없는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자기 생명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했던 장자의 여유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원칙은 지키되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미생의 생각은 나쁜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일이다./쌍산 김동욱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2011-10-26

경북 해양문화 속 人·生·길 <32> 거마산 거마장마을 단룡굴과 사룡굴, 그리고 / 경주 감포읍 전촌리

용이 살았다는 단룡굴 사룡굴…큰 말 형상 닮아 거마장 마을진주 강씨 김해 김씨 터잡은 마을 곳곳 해묵은 사연들 경주시 감포읍은 지형이 감(甘)자 모양으로 생겼고또 감은사(感恩寺)가 있는포구라 하여 감은포라 부르다가음이 축약되어 감포(甘浦)라고칭하게 되었다고 한다.포구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조그마한 읍내에 닿자그 이름만큼이나 달디 단바람이 불었다.갯바위가 많아 해산물이 풍부한전촌리 일대는재미있는 이름의 마을이 많다.성(城)의 머리 부분에 해당한다는 성두(城頭)마을, 고세마을, 운촌(雲村)이라 부르기도 하는 구름마을, 소바짐, 말의 형상과 관련 있는 거마장(居馬場)마을, 외지인들이 들어와 새로 생겼다는 새마을, 해안의 나루가 나정리에 이르도록 길다하여 붙은 이름 장진(長津)마을 등이 그러하다. 마을이 품은 갖가지 사연들은 아쉽게도 자료에 상세히 기록되지 않았지만 그곳에서 나고 자란, 그리고 고요히 늙어가는 사람들의 마음 속 갈피갈피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더더욱 다행인 건 소소해서 더욱 빛나는 말씀들을 다름 아닌 앞바다가 귀 기울여 듣고 있다는 것이다.“높은 산에서 바라보면 큰 말이 있는 형상이라 해서 거마산 주변을 거마장, 혹은 거마끝이라 불렀지. 신라시대엔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병마가 주둔했다고도 해. 몇 년 전 마을 입구에 말 모양의 동상이 떠억 하니 선 걸 보면 그 말도 맞는가봐. 저기 거마장 부근에는 단룡굴과 사룡굴이 있는데 용 한 마리가 살았다 하여 단룡굴, 용 네 마리가 살았다고 사룡굴이란 이름이 붙었어. 촛대바위 근처 시누대숲 뒤에 있는 오목한 단룡굴에는 말이지….”장진마을에서 나고 자란 최두원씨는 여든 나이에도 정정했다. 팔도강산 모르는 것이 없다 하여 별명이 `최팔도`라 불린다는 그는 보고 듣고 겪었던 이야기들을 줄줄 풀어냈다. 그를 따라 거마산 자락을 오르는 내내 전촌항의 풍경이 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이곳은 진주 강 씨와 김해 김 씨들이 터를 잡은 곳이야. 누가 먼저인지 나는 잘 모르지만 아직도 두 문중이 각자의 명맥을 이어가지. 아주 옛날, 그러니까 임진왜란 때 말이야. 진주 강 씨 문중에 맘씨 곱고 효성이 지극한 처자가 살았어. 처자는 왜적으로부터 자기 아버지를 살리려고 거마산 단룡굴에 아버지를 모셨다네. 그리고는 끼니때마다 물을 길러다 밥을 지어 공양을 했지. 생각해 봐.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겠어? 그러던 어느 날, 처자가 물동이를 이고 거마산 기슭을 내려가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져 죽고 말았어. 단룡굴은 거마산 바닷쪽 벼랑에 있어서 매우 가파른 바위 사잇길을 지나야 하거든. 그 마음이 불쌍하고 또 갸륵하여 문중에서 처자의 효성을 기리는 무덤을 만들고 비를 세웠지. 그러나 소복하던 봉분은 세월에 무너져 이제는 야트막하니 흔적만 남아있어. 훗날 그 아버지의 묘 또한 처자의 묘 곁에 썼는데 위치가 참 좋아. 부녀가 나란히 거마산 둔덕에 누워 전촌항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편안해 보여. 옛날에는 비석이 자그마했는데 풀 뜯던 소가 뿔로 떠받는 바람에 갓이 떨어졌고 그래서 새로 세웠지. 아, 우리 어릴 적에는 말이지. 그 단룡굴에 들어가 가수가 되겠다고 백년설, 남인수, 고복수의 노래를 고래고래 불러대기도 했어. 거기서 노래를 부르면 마치 강당에 든 것처럼 우우 소리가 울리고 꽤나 잘 부르는 것 같이 들렸거든. 가수가 된 놈은 한 놈도 없지만 말이야.”최두원 씨의 안내로 찾은 단룡굴은 약 1미터 30센티 가량의 높이로 길이가 약 5미터 가량 되는 어둑한 굴이었다. 굴의 앞쪽엔 시누대숲이 있어 숨기에는 좋았으나 경사가 가파르고 위험했다. 이곳에 아버지를 모셔 놓고 물동이를 이고 오르내렸을 딸의 마음과 바로 이곳에서 금쪽같은 딸의 죽음을 맞아야 했던 아버지의 마음이 아직도 바람으로 파도로 거마산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만 같았다.단룡굴에 얽힌 이야기 뿐 아니라 거마산 구석구석에는 김해 김 씨와 진주 강 씨 두 문중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바랜 글씨가 적힌 비석과 입 다문 무덤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고 후손들이 정성으로 다듬은 잔디가 그랬다. 눈을 감고도 거마산을 훤하게 읽을 정도로 최두원씨의 발e±¸음은 산에 익숙했다. 그를 따라 거미줄을 걷어내고 쓰러진 고목을 쓰다듬으며 해안에 이르자 네 마리의 용이 살았다는 사룡굴이 나타났다. 등줄기를 타고 땀이 흠뻑 흘렀다. 젖은 바위를 손으로 발로 짚어가며 다가갔다. 제법 크고 높은 바위 사이로 난 서너 개의 입구로 연신 파도가 들었다. 그 소리가 몹시도 우렁찼다. 물이 들지 않을 때는 반석이 드러나 여러 사람이 들어가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기고도 남을 곳이었다. 임진왜란 때도 6.25 사변 때도 마을 사람들은 사룡굴로 피신을 했다. 해안길은 끊어져 보이지 않고 오로지 산길을 통하지 않으면 닿을 수 없었으므로 원주민이 아니면 알 수도 갈 수도 없는 곳이었다.다시 기슭을 올라 오래 된 포구나무 그늘에 앉아 사룡굴을 바라보았다. 굴곡 많은 시대를 만날 때마다 그곳에서 견딘 시간과 사람들은 멀리 흘러갔다. 하지만 남은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숨을 놓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거마산에 있는 작은 재만당과 큰 재만당에서 단룡굴과 사룡굴을 대상으로 정월 초하루와 유월 초하루, 1년에 두 번 정성스런 제를 지냈다. 무형의 전설에도 마음과 몸을 의지하고 그것의 안녕과 나의 안녕을 함께 빌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풍습마저 사라졌다. 오래전 기억들을 풀며 앞장 서 걸어가는 노인의 어깨 위에 바람은 갈참나무 낙엽을 올려놓았다.(계속) 권선희시인

2011-10-24

대구 경북 신성장동력 도도히 흐른다

■ 새 랜드마크 강정고령보 개방 다양한 행사 대구·경북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낙동강 강정·고령보(洑)가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4대강 사업구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강정·고령보가 총 사업비 3천80억 원을 투입해 2009년 10월에 착공한 뒤 2년여 만인 지난 22일 시·도민들에게 첫선을 보였다.이날 오후 강정·고령보 둔치에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국회의원 등과 1만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 개방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한강 이포보와 금강 공주보, 영산강 승촌보 개방행사와 함께 열렸다.보 개방에 앞서 오후 1시부터 고령친수문화 광장에서는 물길 따라 걷기대회, 낙동강 새물결음악회, 수상레포츠 행사, 자전거 산책 등에 이어 95.2m의 인절미를 달성군민과 고령군민이 반반씩 만들어 연결, 양 지역 주민들의 화합을 다지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현재 공정률 98.9%를 보이고 있는 강정·고령보는 길이 953.5m, 저수량 1억800만 t으로 운문댐 저수량에 버금가며 연간 3천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소수력발전소가 건설됐다.특히 이 보는 전국 16개 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뛰어나 예술적 가치가 높으며 전망대와 문화공간, 놀이시설, 자전거 도로, 산책로 등 생태하천으로 변모해 명품 관광 명소로 탄생하게 된다.대구시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강정제(도류제)에 내년 6월 말 준공예정으로 총 사업비 150억 원을 들여 지상 4층, 연 면적 3천400㎡ 규모의 낙동강 대표문화관을 건립 중이다.3천여가구 쓸 무공해 전기 생산△수해방지와 환경·경제효과 기대대구시와 고령군의 취·정수장이 있는 이 보는 강바닥에 쌓인 퇴적토사를 준설해 하천 본래 기능을 되살리고 물그릇을 키워 안정적인 수량 확보는 물론 수해방지 기능을 하게 된다.지난 2003년 9월 태풍 매미 때 236mm의 비가 내려 사문진교 옆 화원유원지 일대 마을 전체가 완전히 물속에 잠기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하지만 올해 7월 302mm의 폭우가 내렸으나 낙동강 살리기사업을 추진하며 하상준설로 평균 수위가 3.5m 가량 낮아져 이 지역은 홍수피해를 입지 않아 수해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친환경 효과와 경제 효과도 거두게 됐다.보의 우측에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도록 아이스하버식 어도와 자연형 어도 2개소를 설치해 기존의 보에서는 이동할 수 없었던 물고기들의 왕래가 가능하게 됐다.보 설치에 앞서 생태조사를 통해 어류의 예상 이동경로를 파악해 어도의 위치를 결정했고, 모든 어종이 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도록 경사도를 고려해 친환경적으로 조성했다.무공해 청정 수력 에너지를 생산하는 소수력 발전소도 만들어 수위 낙차를 이용해 약 3천여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연간 3천㎾(1천500㎾ 2기)의 무공해 전기를 생산하게 됐다.또 소수력 발전을 통해 연간 6천900t의 CO₂를 감축해 탄소배출권(CER)을 확보, 최소 10년간 매년 1억3천100만 원의 추가적인 수익을 얻게 됐다.자전거도로 산책로 등 곧 완공△안정적인 취수원 확보와 친수공간으로 재탄생강정·고령보는 가동보와 고정보, 소수력발전소 등 구조물과 하도 준설이 완료됐고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등 생태하천 조성만 남겨놓고 있다.대구시 달성군 다사읍과 고령군 다산면을 이어주는 이 보는 상류 안동댐에서 166㎞, 하류 낙동강 하구둑에서 168㎞ 지점으로 낙동강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이곳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하기 전부터 매곡, 죽곡, 문산의 취·정수장과 K-water가 운영하는 고령 취수장 등 대구시와 고령군의 취수원으로 이용됐으며 낙동강에서 유일하게 고무보가 설치돼 있었다.또 24.3㎞의 산책로와 8.8㎞의 자전거도로, 고령2지구와 하빈지구 둔치에 야영장, 수상레저시설 등이 꾸며져 있다.철새 관찰하며 음악 즐길 간이무대도 마련△예술적 가치와 국내 최대 규모 자랑강정·고령보는 강 주변 경관과 가야 토기와 가야금, 대구의 패션과 첨단과학 등을 형상화한 설계모티브로 지역의 특색을 살렸다.S자 형태의 우륵교(길이 810m, 폭 11∼13m)는 달성군 다사면과 고령군 다산면을 연결해 차량통행뿐만 아니라 인근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강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가야토기와 가야금 12현을 형상화한 전망대 탄주대, 강수욕을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시설인 낙락섬의 9개 톱니바퀴는 대구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단 등 대구의 첨단도시 이미지를 상징한다.3개 수문 기둥 위에 세워진 3개의 정자(전망대)는 신라시대 부강정(浮江亭:물 위에 떠 있는 정자)을 재현했고 우측 고정보에는 물풍금(12계단, 12조명)을 설치해 물이 고정보를 넘어갈 때 풍금소리가 나도록 했다. 또 형형색색의 야간 경관조명시설과 함께 철새의 움직임을 지켜볼 수 있는 생태학습장,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며 콘서트도 즐길 수 있는 간이무대 등도 갖춰져 있다.강정·고령보는 길이 953.5m(고정보 833.5m, 가동보 120m)로 4대강 16개 보 중에서 최대 규모로 동양 최대의 회전식 수문(길이 45m, 높이 11.4m) 2기를 설치해 평상시에는 수문을 세워 수위를 유지하고 홍수시에는 수문을 바닥에 눕혀 물을 방류한다.관광 산업 쇼핑 문화 등 새 경제활력소 기대△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우리나라의 경우 강 주변은 그동안 위락시설과 음식점, 숙박시설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며 수질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냈고 강 문화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선진국은 강 주변에 관광, 업무, 주거 등 다양하게 개발해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우수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영국의 그리니치 밀레니엄은 템즈강 재생 프로젝트의 하나로 원래 이 지역은 10년 동안 공장부지로 사용됐고 1985년 공장이 문을 닫은 뒤 오염된 토양에 쓰레기가 방치되는 등 버려진 땅으로 전락했다.그러나 이곳을 녹지와 인공호수를 조성해 아파트단지를 건설하면서 새롭게 변모됐다.항구도시인 독일 함부르크 하펜시티도 도시가 쇠퇴하며 슬럼화 됐으나 지난 2001년부터 산업과 정보, 주거, 쇼핑, 레저, 문화 등 복합항만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강정·고령보는 운문댐에 버금가는 저수량을 확보하고 강 주변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수상레저 시설, 다양한 레저활동 공간과 야영장, 휴게시설 등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 관광자원으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특히 친수공간을 관광자원으로 활용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으로 개발해 주거, 산업, 쇼핑, 문화가 흐르는 강 문화를 만들어 지역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로 이용해야 한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1-10-24

포스코가 인정한 水처리 업계의 다크호스

지난 1992년 수처리제 도매업체인 `태경상사`란 상호로 첫출발 해 포항지역을 중심으로 기업체에 각종 수질정화(수처리제·폐수처리제)약품을 공급하고 있는 한수케미칼㈜. 이 회사는 응집제인 침강제(PASS) 공급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포스코에 각종 폐수처리제 및 특수화공약품을 공급하고 있는 포스코 우수인증공급사(PCP)다. 매년 성장가도를 달려온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26억원을 달성하면서 명실공히 종합 수처리제품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회사의 슬로건은 `미래는 험하고 불투명하다. 끝없는 도전으로 급속한 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키워나가자`다. 슬로건대로 환경사업분야에서 험난한 역경을 견뎌 더욱 견고히 질적 성장을 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수케미칼㈜ 김상수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이업종 간 교류로 지식·기술 융합으로 신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다른 업종의 중소기업인들의 모임인 포항이업종교류회 회장직을 맡아 지역과 중소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교류 역할에도 열성을 보이고 있다. ▲한수케미칼㈜만의 경영 성과한수케미칼㈜의 도전정신은 주 생산품인 폐수처리제 분야의 다양한 제품에서 알 수 있다.국내 최초의 신기술·신개념의 시안처리제를 개발해 고농도의 시안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기술을 확보했다. 특히 지난 2007년 중국의 자원무기화로 인한 희토류 원료의 폭등을 예측하고 개발한 희토류불소처리제 대체품 개발로 불소와 시안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1액형 불소·시안 복합처리제`개발에 성공했다.특히 희토류불소처리제 대체품 개발은 그동안 전량 중국에 의존해 수입되던 주 원료인 희토류의 갑작스런 수급문제와 수입가격 폭등 등 얘기치 못한 돌발상황으로 고객사의 공장가동마저 중단될 수 있는 위기에서 나온 제품이다. 흔히들 주역의 계사하전(繫辭下傳)에 나오는 궁즉통(窮則通)이라 했던가. `궁하면 즉 통한다`고 그동안 착실히 준비한 대체품이 빛을 발하고 있다.희토류불소처리제 대체품 개발과제는 `IF 2009 POSCO 상생협력 FESTIVAL`에서 성과공유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1액형 불소,시안 복합처리제`는 특화된 아이디어 제품으로 고객사에 먼저 과제로 제안해 현장 적용함으로써 원가절감과 안정적인 수처리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포스코의 `월드 베스트 월드 퍼스트` 육성 대상품목으로 선정돼 제품개발 협약을 갖는 성과도 거뒀다.이는 오랫동안 한분야에서 지속적인 고민과 꾸준한 기초기술 확보, 현장 맞춤형 제품개발에 매진했기에 가능한 당연한 결과물로,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한 시도라는데 더 큰 의의가 있는 성과였다.▲끊임없는 경영혁신, 기술개발 추구한수케미칼㈜는 계속된 변화에도 적용 가능한 효율적 제품개발과 개발의 체계성, 신뢰성을 갖추기 위해 포스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의 기술지원 상생협력활동인 테크노파트너십 활동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매월 실시되는 세미나, 간담회, 컨설팅을 통해 `기술지원단`의 분석지원, 기술지원, 시장동향분석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받아 부족한 기술경쟁력을 강화시켰고, 제품개발과 원가절감을 동시에 실현하는 성과를 얻었다.또한 대학교의 우수 교수진들과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컨소시엄사업을 통해 협력체계를 구축해 각종 기술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지난 2007년 설립된 기업부설연구소는 혁신활동을 통해 적기, 적소에 제품적용을 위한 개발·연구·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개발된 제품의 꾸준한 품질유지를 위해 품질경영시스템인 ISO9001과 환경경영시스템인 ISO14001을 도입해 일련의 생산·운영과정을 체계적으로 유지관리하고 있다.이런 일련의 노력으로 지난 2008년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인 INNO-BIZ 기업과 벤쳐기업으로 인가 받았다.▲포스코가 인정한 QSS명가혁신은 제품개발에만 국한되지 않고 설비개선·현장개선·작업환경개선·근무환경개선 등 다양한 개선활동과 경영전반에 걸친 다각적인 혁신을 꾀해 2010년 포스코가 인정한 `QSS명가`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최근에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지식경제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중소기업 생산성혁신 파트너십`사업을 지원받아 한국형 제조혁신 방법론(KPS)을 도입,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POSCO와 한수케미칼㈜, 경영자문단인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이 삼위일체가 돼 POSCO 협력기업에 대한 중장기 경영자문을 통한 경영애로 해소 및 경영역량 강화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경영닥터제` 사업을 통해 탄탄한 경영기반을 조기에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현재 회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성장동력 발굴로 또한번의 변화를 시도하며 올해 그동안 축적된 기초기술과 응용기술, 현장적용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기술확대의 해로 정하고, 그동안 착실히 준비한 개발품의 현장적용 테스트를 진행중에 있다.▲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기업한수케미칼㈜ 임직원들은 그동안 내부적 결속강화와 제품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지난 2002년 공장이 위치한 포항시 남구 연일읍 지역의 불우이웃돕기 성금 전달을 시작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사랑의 쌀 나누기와 불우이웃성금을 쾌척하고 있다.또한 매월 정기적으로는 무의탁 노인분과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모시는 노인복지시설,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작지만 소중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2011-10-21

정도경영으로 노사신뢰 공고히 지역 상생도 소홀하지 않겠다

김상수 대표이사- 경영 방침은.△한수케미칼㈜는 `향후 전 세계는 환경오염 문제가 가장 우선 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란 화두를 시작으로 글로벌시대가 요구하는 고객 맞춤형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준비한 현장맞춤형 개발품들이 현장테스트를 거쳐 만족한 성과로 하나씩 결실을 맺고 있다. 주 사업분야인 수질 외에도 다양한 환경관련분야에 도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해외 진출과 고객이 요구하는 문제점 해결을 위해 빠른 기술력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만족하기 위해 무엇보다 전문 인력 양성이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키 위해 오래 전부터 직원들 교육 및 관련기술 전문성 습득에 전력을 다 하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는.△회사 설립 초기에는 수처리제 도매업으로 첫발을 내디뎠지만, 이제는 제품개발과 기술혁신만이 살 길이라는 신념으로 전문화와 특성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매년 꾸준히 매출이 늘어 지금은 10여개 생산품목에서 연간 12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향후 계획은.△정도경영을 통한 미래에 대한 투자와 부서 내 팀원들과의 소통과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노사관계의 바탕 없이는 어떤 어려움도 해쳐나갈 수 없으며,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도 없다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동안 회사가 제품개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열심히 같이 해 준 것을 항상 고맙게 생각해 직원들을 위해 어떠한 역경도 견뎌내고 그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역과의 상생은.△포항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지역사회의 소외계층들에게 꾸준한 기탁 및 봉사활동 실천으로 지역민들과 더불어 나아가겠다. 또한 회사 사업기반이 잡혀가면서 기업이익일부를 사회환원·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지역사회 불우이웃돕기를 시작으로 포항시장학회 기금기탁과 회사직원들과 뜻을 맞춰 무의탁 노인들과 거동이불편한 노인복지시설 봉사와 포항이업종교류회 회장역할에 충실하겠다. 이밖에 소외계층 집지어주기·집고쳐주기, 포항푸드마켓, 장애인멘토의집과 다둥이가족 1사촌결연사업 등 사회봉사활동을 강화하겠다./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2011-10-21

불타는 가을산행, 황홀한 축제가 있어 더 즐겁다

가을산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화장을 했다. 단풍빛이 짙어가는 가을산을 전국 등산동호인들이 가로지른다.본격적인 단풍시즌을 맞아 경북과 대구지역 산악연맹들이 각종 산행행사를 쏟아내고 있다.경북산악연맹 산하 12개 산악연맹들도 각기 지역명산을 무대로 각기 특색있는 다양한 산행축제를 개최해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을 만끽하며 자연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구미산악연맹은 지난 9일 제27회 금오산악제 및 제2회 구미시장기 등산대회를 금오산 주차장에서, 문경시산악연맹은 지난 15, 16일 문경새제에서 문경산악체전을 각각 개최했다.올해로 31회째를 맞는 경북지역 산악인들의 대표축제인 내연산악제가 22일 내연산에서 개막한다. 대구시의 팔공산단풍축제는 오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나흘간 동화집단시설지구내에서, 산악스포츠의 메카로 발돋움한 청송군의 낙동정맥등반대회는 11월 19일에 예정돼 있다. 이들 산행축제를 미리 가본다.22일 포항 내연산악제31년 전통 전국 최대 산악인 잔치본격적인 단풍 계절이 시작되는 가을의 중심에서 전국 산악인들이 포항시 북구 송라면 군립공원 내연산으로 모인다.동해의 금강으로 불리는 경북 최고의 명산 내연산이 전국 산악인들의 축제 한마당 잔치로 후끈 달아 오른다.경북 산악동호인들의 최대 축제인 제31회 내연산악제 및 제4회 포항시장배 등산대회가 오는 22일 오전 9시 송라면 내연산 일원에서 펼쳐진다.포항시산악연맹(회장 박동건)이 주최하고 경북산악연맹(회장 강석호 국회의원)이 후원하는 이 행사는 강석호(국회의원, 영양·영덕·봉화·울진군) 경북도산악연맹 회장을 비롯한 지역 주요기관단체장과 경북산악연맹 산하 12개 연맹 회장, 도내 120여개 산악 동호인 등 1만여 명이 참가한다.이 산악제는 경북지역 산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 사랑과 자연사랑의 실천을 다짐하고 회원간 친교를 다지기 위해 매년 10월에 열린다. 올해로 31년째의 전통을 이어오면서 전국 최대 산악인 축제로 자리잡았다.올해는 그동안 방식에서 탈피, 등산의 즐거움과 가을 단풍의 정취를 만끽하며 산정(山情)을 나누는 행사로 변화를 시도했다.대회 하루전날 전야제로 시작해 1박2일간 진행되던 일정을 하루로 축소했다. 가을 밤 캠프파이어와 노래자랑, 공연 등으로 시끌벅적했던 전야제를 없애고 가을 분위기가 흠뻑 묻어나는 산사음악회를 추가했다.행사는 22일 오전 9시 등산대회 참가등록에 이어 산을 사랑하는 경북산악인들의 마음들을 담아 산악인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를 올리는 것으로 막이 오른다.이어 포항시장배 등산대회가 열린다. 등산대회는 일반부, 장년부, 여성부로 나눠 대한산악연맹 일반등산경기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2인 1조로 나눠 정해진 등산 코스를 시간내 빨리 돌아오는 방식이다. 등산코스 주요 거점에서 등산이론, 장비, 체력, 독도법, 응급구조 등 시험을 치러 통과해야 한다. 부문별 1위~5위까지 시상한다.포항시는 산악스포츠 활성화 및 지역 관광홍보 및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산악동호인들에게 좋은 추억을 담아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등산대회가 끝난 뒤 오후 4시부터 주행사인 제31회 내연산악제기념식이 열린다.등산대회 시상식과 경북 산악인들간의 우의와 도전정신, 인내심을 다시한번 일깨우고, 경북 산악발전을 위해 힘써온 유공 산악인들에데 대한 표창과 공로패 수상 등이 진행된다.오후 5시50분부터 천년고찰 보경사 경내 뜰에서 제1회 산사음악제가 막을 연다. `내연산 천년을 깨우다`는 주제로 산악인들이 산에서 즐겨부르는 노래모음과 트럼펫 공연, 오카리나 앙상블, 가곡, 대금연주, 한국무용 등 다채로운 무대가 마련된다.경북학생실용음악제 금상 수상자 서보경의 `나 가거든`과 인기가수 문희옥과 추가열 초청공연도 준비된다.포항시산악연맹 박동건 회장은 “오랜 전통을 지켜가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 해서도 안된다. 전야제 행사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많아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했다”며 “내연산악제가 경북산악인들의 우의증진과 시민화합을 다지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자연을 더욱 소중하게 가꾸는 토대가 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군립공원 포항 내연산은 경북 3경의 하나로 꼽히는 포항의 대표적 관광명승지로 보물 제430호의 원진국사 사리탑과 보물 제252호로 지정된 원진국사비가 보존된 천련고찰 보경사가 있다.연산폭포와 관음폭포 등 12폭포와 수 많은 소,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빼어난 계곡미가 특히 아름답다. 내연산의 절경의 북쪽의 금강산에 비견된다고 해 흔히 남쪽의 `금강`이라 불리며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11월19일 낙동정맥등반대회자연도 노래하는 아름다운 청송산악스포츠의 메카 청송에서 오는 11월 19일 낙동정맥등반대회가 열린다.올해 8회째를 맞는 등반대회는 청송군산악연맹(회장 김성광)이 주관하고 청송군과 경상북도산악연맹(회장 강석호) 후원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다.경북 시·군 산악동호인 1천여명이 참가할 예정인 이번 등반대회는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 피나무골 소공원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개막된다.소공원을 출발해 무포산, 라리뒷산, 내룡재를 거쳐 부남면 화장리 오토캠핑장까지 약 8㎞ 4시간 코스를 등반하게 된다.진보 비봉산악회(회장 김춘삼) 동호인들이 직접 산행을 하면서 코스점검을 하는 등 모든 준비를 지원한다.참가자격은 산악동호인 및 가족 또는 직장인, 개인 등으로 당일 현장에서 접수하며 참가비는 없다.시상과 경품 추첨을 통해 청송의 특산품인 사과와 고추 등을 선물한다.`만산홍엽의 계절에 아름다운 청송, 자연을 노래하다`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청송에서 명산의 정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낙동정맥은 태백산과 소백산의 갈래에서 낙동강의 동쪽을 따라 매봉산, 백암산, 주왕산, 금정산을 거쳐 부산 다대포 앞바다에서 멈추는 한반도 13정맥 중의 하나이다. 총 연장은 400㎞로 청송구간은 황장재에서 통점재까지 42㎞이다.김성광 청송군산악연맹회장은 “여러차례 등반대회를 개최했지만 무엇보다 청송의 따듯한 온정이 동호인들을 힘나게 했다”며 “한동수 청송군수와 경북도산악연맹 강석호 회장의 적극적인 후원도 행사를 항상 빛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회장은 또 “이 코스는 낙동정맥 구간중 제일 적합하고 아름다운 코스인 만큼 늘상 산악 동호인들이 산행을 하고 싶어 하는 코스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산악메카 청송을 한번더 알리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청송/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8일~11월1일 팔공산 단풍축제걷고 즐기고 맛보고 오감이 짜릿팔공산 단풍이 한창이다.다음 주말이면 절정에 달할 것이라지만 이번 주도 팔공산 곳곳마다 온산이 울긋불긋 물들어 감탄사와 함께 눈의 호사를 누리기에 충분하다.산이 온통 단풍 옷으로 갈아입어서일까, 사진을 아무렇게나 마구 찍어대도 하나같이 예쁘다. 심지어 갈색 잎으로 변한 나뭇잎까지도 곱게 보인다.지금 팔공산을 오르면 막 새 옷을 갈아입고 출근길에 나선 상쾌한 느낌이 들면서 온몸이 단풍에 물 든 기분이다. 시인은 옷을 쭉 짜면 붉은 물이 주르르 흐를 것 같다고 했는데 아주 내 몸까지 단풍에 젖어든 것처럼.10월28일부터 11월1일까지 나흘간 동화집단시설지구내 씨네80 자동차극장 주차장에서 동화·갓바위지구 상가 번영회 주관으로 `제12회 팔공산 단풍축제가 축제가 열린다.축제 기간에는 팔공산 단풍길 걷기대회를 비롯해 모두 20여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다양한 농특산물 부스들이 운영돼 행락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게 된다.개막 하루전인 28일에는 `스트레스 탈출`과 `반짝경매`, `생활의 달인`, `매직쇼`,`팔공산 퀴즈 골든벨`, `서바이벌 가요제`, 초청공연인`쇼 쇼 쇼`등이 열려 축제의 열기를 끌어올리게 된다.팔공산퀴즈 골든벨에서는 팔공산의 유래와 지형을 비롯한 농특산물의 우수성을 퀴즈를 통해 알아보고 홍보하는 것으로 관람객들에게 푸짐한 상품도 지급하게 된다.축제 첫날인 29일 오전 팔공산 단풍길 걷기대회를 필두로 인기가수 및 초청공연이 펼쳐지는 `개막식`에 이어 `단풍 록 페스티벌`, `행운권 추첨`,`팔공산퀴즈 골든벨`,`관객들과 함께 부르는 7080 포크송`등이 오후5시까지 이어진다.둘째날인 30일에는`무대 마술, 변검`을 비롯한 `단풍 록 페스티벌`,`서바이벌 가요제`,`쇼 쇼 쇼`,`팔공산퀴즈 골든벨`이 펼쳐진다.31일은 팔공산의 우수 농특산물을 관람객들이 재미있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반짝 경매`가 펼쳐지며 `생활의 달인`, `서바이벌 가요제`,`스테이지 마술, 변검`,`관객과 함께 부르는 7080 포크송`도 열려 깊어가는 팔공산의 단풍을 함께 만끽할 수 있도록 돕는다.마지막날인 11월 1일에는 그동안 관객들이 즐겨 찾았던 프로그램인 `팔공산퀴즈 골드벨`, `관객과 함께 부르는 7080 포크송`, `스트레스 탈출`,`동화·갓바위지구 화합 가요제` 등으로 축제의 여운을 남기면서 폐막식으로 축제의 막을 내리게 된다.이밖에도 팔공산에 위치한 사찰 사진이 담긴 직접 찍은 셀카찍기인 `아이러브 팔공산 직찍셀카`와 팔공산의 아름다운 진경을 담은 사진 콘테스트 `아름다운 팔공산 사진 콘테스트`및 팔공산 인공암장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인공 암벽장 등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또 (재)대구시걷기연합회는 11월 6일 이시아폴리스 롯데몰 앞 광장에서 누리길 단풍걷기대회도 연다. 종목은 5km, 10km, 20km, 30km까지 자신의 체력에 맞춰 걸을 수 있도록 다양하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1-10-21

견문을 넓혀 더 멀리 보는 식견을 가지자

정중지와(井中之蛙) `정중지와(井中之蛙)`, 우물 안의 개구리. 식견이 매우 좁은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우물 안 개구리는 대해가 있음을 모른다`는 말에서 따온 것이다. 정와 정저와 감정지와도 같은 말이다.`장자` `추수`편, `후한서` `마원전` 등에 나온다.전한을 멸하고 등장한 신나라 말경의 일이다.농서땅의 외효는 처음에는 광무제와 손잡고 세력을 유지했었으나 점차 광무제의 세력이 강대해지자 불안을 느껴 촉땅의 공손술과 연합하려 하고 있었다.공손술은 그 무렵 촉 땅에 성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황제를 참칭하고 있었는데 촉 땅은 원래 물자가 풍부하고 천험의 요새로 되어 있어 세력을 키우기에 알맞는 곳이었다.외효는 먼저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기 위해 마원을 촉에 보내기로 했다. 마원은 무릉 태생으로 왕망이 죽자 난을 피해 농서로 옮겨온 후 외효의 청을 받아들여 그 참모역을 맡고 있었는데, 마침 공손술과는 어릴 때부터의 고향 친구이기도 했다. 마원은 공손술이 반가이 맞아주리라 믿고 잔뜩 기대를 안고 찾아갔다.그러나 마원은 뜻밖의 냉대를 받았다.성 땅의 군주가 된 지 4년째인 공손술은 천자국의 조정에서처럼 위의를 갖추고 높은 계단 위에서 거드름을 피우며 그에게 관위를 베풀려고 했다.물론 마원은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천하의 승패는 아직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유능한 인재를 예를 다하여 맞아들여 국가의 대계를 물으려고도 하지 않고 허세만 잔뜩 부리고 있구나”이런 자와 더불어 천하를 도모할 수 없다. 그는 교만한 우물 안의 개구리다. 뜻을 동방에 두는 것이 낫겠다. 돌아오는 길에 수행원들에게 이같이 말한 마원은 외효에게도 역시 이같이 권했다.“그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습니다. 그런 자는 상대할 것 없이 한에 기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이로써 외효는 공손술과 연합하려던 생각을 바꾸어 후에 후한의 시조가 된 광무제와 수호하게 됐다.“우물 안 개구리가 바다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 구애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 벌레가 얼음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여름 한철밖에 모르기 때문이다. 식견이 좁은 사람과 도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그가 자기가 배운 것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다”/쌍산 김동욱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2011-10-19

고령 가야대 캠퍼스 10년만에 골프장으로 바뀌나

고령은 조그만 농촌 군이다. 그런데도 거기에 한때 `가야대학교`라는 4년제 대학이 있었다. 대학이 읍 시가지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 주변에는 대학촌이 별도로 형성되기도 했다.그러나 어느날인가부터 그 대학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경남 김해에 새로 캠퍼스가 만들어져 옮겨갔다고 했다. 고령 캠퍼스와 주변 대학촌은 텅 비어졌다.딴 곳이나 외국 다른 나라에서도 더러 있는 일일까? 그럴지 모르나, 고령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없이 어리둥절해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일임에는 틀림없다.그런 지 어느덧 8, 9년. 근래 와서 고령 캠퍼스를 놓고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그 터에 골프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규모는 10홀. 고령군청이 이 요청을 정식으로 다루기 시작했다.2004년 학생 전원 김해캠퍼스로 이동하숙 원룸 식당 등 모든 상가 초토화이제와서 “상권활성화” 큰소리 뻥뻥◇고령 가야대 개설과 대학촌 형성 = 설립자는 학교법인 `대구학원`이다. 1992년 12월23일 `가야요업대학`으로 설립 인가를 받았다. 요업공학과·전자세라믹공학과·산업디자인학과 등을 갖춰 1993년 3월13일 개교했다. 1994년 10월 공학부, 디자인학부, 경상·사회학부를 추가 개설했다.1995년 3월1일 `가야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1999년 11월 일반대학원 석사 및 박사 과정, 세라믹국제정보대학원·국제통상경영대학원·교육대학원 석사 과정 설치 인가를 받았다.학교가 자리한 고령읍 지산3리 일원에는 대학 입지와 함께 대학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외지 학생들이 입주할 주택이 거의 없는 지구다 보니 초기엔 블록벽돌을 쌓아 슬레이트 지붕만 얹어도 세가 나갔다. 학생들이 밥 사 먹을 곳이 없으니 주민들은 하숙을 쳐 돈을 벌었다.수요를 눈치챈 주택회사들이 들어오기 시작, 5.5평형 원룸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건축업자는 6.5평형, 또다른 이는 7.5평형을 지었다. 8.5평형까지 생겨났다. 일대는 택지 기반시설이 부실했지만 그런 것도 별 문제되지 않았다.학생들이 몰려들자 일대 상가들도 불야성을 이뤘다. 택시기사들 또한 학생들의 호출로 호황을 누렸다. 부동산이 뭔지도 모르던 농부들은 땅을 내주기 일쑤였다. 외지 투기꾼들의 여러 손을 거치면서 토박이 땅주인은 거의 마을을 떠났다.◇10년만의 황폐화 = 가야대학교는 2003년 3월2일 김해캠퍼스도 개교했다. 국제관광통상학부, 디지털경영광고학부, 보석학부, 인문자율전공학부, 자연자율전공학부, 사회복지경영학부를 뒀다.그리고는 2004년 3월 호텔경영광고학부, 관광통상복지학부, 호텔조리영양학과, 언어치료학과, 초등특수교육학과, 유아교육학과 신입생 및 재학생을 김해캠퍼스로 이전했다. 이후 고령 캠퍼스에는 학생이 없어졌다.이후 고령 캠퍼스 일대에는 찬바람만 분다. 캠퍼스야 또 그렇다 치더라도 주변 대학촌은 말이 아니다. 상가는 대부분 텅비어 셔터가 내려져 있고, 원룸들도 입주자 구하기가 어려워졌다.운영이 버거워진 원룸 주인들 중에선 결국 3층짜리 건물을 통채 버려두고 떠난 경우까지 있다. 현재 완전히 버려진 건물만도 10여 채에 이른다. 가동되는 것 또한 25만원하던 월세가 1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학생들의 수요를 대신 메우다 보니 서민형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는다.지난 8월에는 원룸에서 한 30대 남성이 숨진 뒤 한참만에 발견되기도 했다. 거주자 중 일부는 주소가 부정하고 혼자 사는 사람이 드물잖다.◇골프장 전환 추진 = 이런 상태이던 캠퍼스에 가야대학교가 근래 `대가야 퍼블릭 골프장`을 건립하겠다고 나섰다. 고령캠퍼스 땅 중 3분의 2에다가 10홀 크기 골프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승마학과, 레저스포츠학과 등을 신설해 학교를 정상화하겠다고 했다.대학 관계자가 써 놓은 한 인터넷글에는 “사회적 변화에 맞는 레저스포츠학과를 신설해 김해 캠퍼스의 모체이자 공동화돼 온 고령캠퍼스를 활성화시켜 반드시 생동감 넘치게 만들겠다”는 요지의 다짐도 보인다.고령군청에 따르면 골프장 전환을 위한 관리계획 결정(변경) 신청은 지난 6월3일 접수됐다. 학교시설을 체육시설로 변경하고, 일부 농림지역 사업대상 부지를 골프장설치가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용도 변경하겠다는 것이다.군의회에 대한 군청 기업도시과의 보고와 군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 등을 종합하면, 캠퍼스 전체 부지는 62만8천㎡이다. 그 중 골프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목적용재산에서 수익용재산(체육시설)으로 용도변경이 필요한 부지는 46만8천여㎡다. 또 그와 별도로 인접 쌍림면 고곡리 일대 농업지역 7만7천923㎡를 계획관리지역으로 용도변경해야 한다.이에 군청은 6월27일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8월8일 사전환경성 검토 협의회를 구성해 심의했고, 지난달에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오늘(17일)까지 군의회 의견 청취 절차를 거치며, 이달 중 군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이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또 월내에 경북도청에 도시계획 시설결정을 신청, 12월 중 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까지 마칠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하반기 골프장 건설에 착수, 일년여 뒤면 개장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동시에 추진 중이라는 신설 학과 학생 모집은 내년 말에 가능토록 준비하겠다고 했다.◇주민 궁금증 = 주민설명회와 군의회 질의응답에서 드러난 주장과 궁금증은 △대학이 김해로 옮겨가 주변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골프장 만들 돈으로 학교를 정상화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겠나? △유독성 농약 사용 및 야간조명으로 인해 인근 주민의 건강과 농사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대책이 있나? △골프학과 신설 약속의 철저한 이행 등을 통한 주변 상권활성화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골프장을 만들면 세금이 도대체 얼마나 들어올 수 있나? △9홀이 아니고 하필 왜 10홀이냐? 등이었다.관련된 주장과 답변은 △밤 9시 이전에 골프장 불을 꺼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골프장을 만들면 연간 5억원 정도 군청에 들어올 전망이다. △농업지역에서 관리지역으로 변경하면 골프장에 들어가는 편입 땅값이 많이 오를 것이다 등등이었다.이를 다루는 군의회 임시회는 지난 6일부터 오늘까지 열리고 있다. 이 사안에 대한 의견은 마지막날인 오늘 정할 예정이다.사전 환경성 검토를 위한 주민설명회는 지난달 22일 오후 가야대 캠퍼스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인근 지산3리 및 고곡1리 주민 16명과 학교·군청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그 자리서 지산3리 공정창 이장이 “주민들의 협조만 바랄게 아니라 그 애로사항을 생각해 줘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경희 이사장이 “주민들이 돈 달라고 하는 건가? 그렇다면 골프장이든 뭐든 아무것도 안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주민 민심 = 주민들은 골프장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무엇보다 다른 골프장 전례로 볼 때 상권 형성이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적고, 세금이 늘어난다고 해도 현지 주민들에게 돌아올 건 아니라고 했다.골프학과가 만들어져 일부 유입인구가 생겨날 지 모르지만, 대학을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김해캠퍼스 이전 때 상해가 너무 컸던 탓인 듯했다. 일부 주민은 “고령캠퍼스 조성 때 일대 땅값은 7천~8천원에 매입됐다”며 “군청은 차라리 그 땅을 환수하는 게 옳다”고 말하기도 했다.그래서 현지 주민들은 “지역 슬럼화 문제를 대학이 아니라 대가야문화권 개발과 연계해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령/김종호기자 jhk@kbmaeil.com

2011-10-17

경북 해양문화 속 人·生·길 <31> 낚시는 물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만나는 것 / 포항 오천읍 조성식씨

가리비처럼 휘어진 해안선과 바다가 연인처럼 속삭인다. 기슭마다 보랏빛 해국은 피어나는데 잘박이는 배 곁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부부의 가을은 포구에 묶여 있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강사 2리 바다에 보트를 내려놓은 청년이 가짜 미끼 루어를 준비해 시동을 건다. 유유히 내항을 빠져 나가 파도를 타는 조성식(29세)씨는 그야말로 `꾼`이다. 본격적으로 낚시에 빠진 세월은 4년 남짓하지만 그의 솜씨나 대상어를 대하는 마음 씀씀이는 예사롭지 않다. “한참을 풀고 당기며 실랑이를 하다가 1미터 남짓한 농어를 올렸다고 생각해 보세요. 손맛도 맛이지만 반가움에 입을 맞추고 사진을 찍는 기분도 좋구요. 놀라움과 부러움을 동반한 주변 반응 또한 은근히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무엇보다 그 묵직한 녀석의 둥근 두 눈과 제 눈이 마주쳤을 때 그 기분을 어떻게 말로 표현하겠습니까.”조성식씨는 포항에서 태어나 한 번도 포항 땅을 떠나지 않은 토박이다.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낚시를 다닌 적이 몇 번 있지만 낚시와의 실질적 인연은 `이영수` 라는 친구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친구는 어릴 적부터 오어사에 가서 붕어를 잡을 만큼 낚시를 좋아했다. 그를 따라다니며 지겹도록 고기를 잡았다. 어떤 날은 싸우고도 배를 타고 낚시를 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말 한 마디 안하고 뜰채로 떠주면서도 기쁨을 표시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 있어 낚시는 지금까지도 생의 교집합인 셈이다. 해병대 부사관으로 5년 남짓 근무하는 동안 바다와 보트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낚시를 좀 더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루어는 말이지요. 고기를 꼬시는 게 아니라 사람을 꼬시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낚시방에 가면 그 화려함에 반하고 `아, 이게 잘 물겠다. 싶어 그것을 사게 되거든요. 한번은 3만 원짜리 루어를 하나 사서 이게 색깔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겠다고 선언하고 껍질을 다 벗긴 뒤 검은색 페인트를 칠해 낚시를 한 적이 있었답니다. 그 날 다행히 운이 좋아 물고기는 많이 잡았지만 엉뚱하고 무모한 도전을 궁리하던 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그는 친구와 바다로 나가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루어 낚시를 시작했다. 3여 년 전만 해도 바다낚시의 대부분은 방파제에서 새우나 기타 미끼를 사용하여 낚싯대를 드리우는 것이었다. 외국에서 들어 온 루어는 처음 민물낚시에 주로 사용 되었으나 점차 바다낚시에 접목 되었고 현재 그 인구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루어는 오색찬란한 빛깔이 환상적인 물고기 모양의 가짜 미끼다. 독특한 모양의 주둥이는 물살의 저항을 받으면 움직임이 많아지는 특성을 가진 탓에 루어로 잡는 어종들은 공격성이 많고 성향이 동적인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배가 고파서 미끼를 먹는다기 보다는 까불까불하니까 거슬리니까 달려드는 것이다.“호미곶, 구룡포, 양포 인근 바다는 굉장한 어군이 형성되는 보물창고였습니다. 루어를 이용해 정말이지 닥치는 대로 잡았습니다. 농어나 삼치는 그 크기가 어마어마했으므로 돌아갈 때는 아이스박스가 넘쳤고 그것을 서로 가져가라고 싸우기도 했습니다. 집에 들고 가면 어머니가 싫어하시고 남 주자니 고생해서 잡은 게 아깝고 말이지요. 부끄럽지만 그 땐 무조건 많이 잡는 게 최고인 줄 알았습니다”낚시를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 풀러 간다고 하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심리적인 요인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고기를 잡았을 때보다 못 잡았을 때 실력은 늘었다. 잠도 안 오고 온통 놓치거나 못잡은 물고기에 대한 생각 뿐이었다. 안타까움과 호기심과 도전성이 맞물려 자꾸 바다로 나갔다. 그리고 낚시에 대해 좀 더 정보를 얻고자 `바다루어클럽`이라는 동호회에 가입했다. 회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새로운 즐거움을 주었다. 낚은 물고기를 둘러 앉아 함께 먹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무대는 한껏 넓어졌다. 블로그를 운영하며 잡은 물고기 사진을 올리고 경험을 썼다. 블로거들의 반응은 엄청났다. 수 백 개의 덧글이 쏟아지고 루어 낚시에 관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 자리가 어딘지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함께 출조하자는 이들도 생겨났다. 여유 있는 사람들은 고가의 보트를 구입하고 장비를 챙겨 쉽게 바다로 나갔다. 그러나 그들은 아쉽게도 낚시에 대한 기본예절은 챙기지 못했다.“보트를 내리는 과정에서의 무질서와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대상어의 처리 과정이 그랬습니다. 무조건 바다에 나가 반드시 큰 것을 잡아야 하고 많이 잡아야만 낚시를 잘한다고 여기는 그것이 문제였지요. 포구엔 함부로 세워 놓은 차량과 마구 던진 쓰레기들이 즐비했고 어떤 사람들은 하룻밤 사이에 커다란 농어를 열댓 마리씩 잡아 목을 따 바다를 붉게 물들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바닷가 마을 사람들에게도 바다에게도 그리고 물고기에게도 함부로 하는 꼴이 된 거지요”그런 모습은 그와 친구들을 반성하게 했고 변하게 했다. 바닷속에 사는 멋진 녀석과의 조우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이고 기쁨이다. 진정 낚시를 사랑하는 것은 `잡는다`의 개념을 넘어 `만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었다. 포획이나 힘의 과시가 앞설 경우 모든 상황은 험악해진다. 사냥꾼이 많아지면서 물고기들이 똑똑해지는 탓도 있겠지만 예전보다 물고기가 줄어든 이유가 자격없는 낚시꾼들 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물고기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다. 바다를 펼쳐 물고기를 읽고 난 뒤엔 필요한 만큼만, 나와 주변이 감사히 먹을 수 있을 만큼만 데리고 왔다. 근사한 녀석을 만나면 입을 맞추고 기념사진을 찍고 돌려보냈다. 아이스박스가 넘치도록 채우는 기쁨을 넘어서는 기분을 덤으로 낚은 것이다.곧 파도가 칠 것이다. 파도가 크면 물고기들은 신나게 노닐 것이다. 그런 날은 배가 묶이고 낚시꾼들도 오지 않을 것을 읽는 탓이다. 태풍이 다녀가면 무너진 집을 짓고 새끼를 낳고 사냥을 하며 그들만의 질서를 다질 것이다. 농어가 놀고 삼치가 뛰고 무늬오징어가 지느러미 말갛게 흔들며 유영하는 저 바다, 바다가 곁에 있다는 건 축복이다. 대상어와의 근사한 만남을 꿈꾸며 그는 늘 바다로 갈 채비를 한다.

2011-10-17

대구가 자랑하는 문화유산 자연환경 한눈에 보세요

도시 대표 경관 자원 12경 선정 세계 3대 스포츠축제 중 하나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올해 정부가 공식 지정한 도시 `방문의 해`를 맞은 대구에 즐길거리 볼거리는 무엇이 있을까?대구는 신석기시대를 시작으로 근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유산을 지니고 있는 도시인데도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대구에는 삼국시대 초기 성인 달성토성, 관봉 석조여래좌상과 왕건 등 고려의 역사가 담긴 팔공산, 근대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숨쉬는 옛골목, 이곳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을 기념하는 공원 등 다양한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환경이 있다.이에 대구시는 도시 자산의 발굴 보전의 일환으로 팔공산, 비슬산, 옛골목, 달성토성, 서문시장, 신천, 수성못,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대구스타디움, 대구타워, 동성로, 강정보 등을 세계화 시대에 새롭게 부각되는 도시의 자연과 문화를 대표하는 `대구 12경`으로 선정했다.대구 12경은 대구의 도시 지리적 상황과 역사 문화적 가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산과 강 등의 주요 자연경관과 가로와 장소 등 주요 문화경관, 미래를 지향하는 주요건축물의 도시경관으로 구성, 향후 대구 관광자원은 물론 문화자산으로 활용된다.비슬산 정상 평원 진달래꽃 장관△비슬산산 정상의 바위모양이 마치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비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말이 전하는 비슬산은 최고봉(1천84m)서 남쪽으로 2.5km에 걸쳐 이어지는 능선이 장관이다.달성군 옥포면 용연사의 석조계단(보물 539)과 대견사지 삼층석탑과 유가사 등 사찰 문화재가 유명하다. 특히 정상 평원에 넓게 피어나는 봄철 진달래꽃과 가을철 억새 군락이 백미다.또 비슬산 서쪽 기슭에 만들어져 있는 달성군 자연휴양림은 산림욕장·폭포샤워장 같은 놀이시설에다 통나무집·야영데크 등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어 여름철 휴식처로는 안성맞춤이다.옛골목 문학과 음악 향기 물씬△대구 옛골목6.25 전쟁 당시 전국이 전쟁의 화마로 쑥대밭이 되었지만 대구만은 대한민국 마지막 보루였던 곳으로 전란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구 도심 곳곳에는 근대문화 유산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볼거리로 가득하다. 최근에는 대구의 볼거리를 찾기 위해 마련한 대구 옛골목을 돌아보는 대구골목투어가 대구관광을 대표하는 히트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대구에서 태어난 소설가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의 배경이 된 집 등 소설 속의 집, 이상화·서상돈 고택, 계산성당, 선교사주택, 옛 삼성상회 터, 진골목, 화교거리를 비롯해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감상실 제1호인 `녹향` 등 도심을 걸으며 근대문화를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달성토성 달구벌서 처음 완성된 城△달성토성대구 달성공원이라고 불리는 달성토성은 풍납리 토성과 더불어 우리나라 옛날 성곽 축조 기술을 증언해주는 대표적 사적이다. 삼국시대 초기(261년)에 축조된 달성은 국가사적 77호로 지정돼 있으나 지금은 코끼리, 호랑이 등 포유류와 조류 등이 사는 동물원으로도 쓰이고 있다.이에 대구시와 중구청은 원형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국비 120억원을 들여 달성토성 내 동물원과 향토역사관을 이전하고 성벽 및 성내 발굴조사와 식생 정비, 성벽과 내부 원지형, 문화유적 복원, 진입로, 산책로, 토성 탐방로 정비 등이 이루어져 시민들의 휴식처는 물론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팔공산 고려 역사 숨쉬는 불교의 본산△팔공산낙동정맥서 뻗어나와 왜관까지 달리는 큰 산줄기에 솟은 최고봉이자 상징적 산덩이다.대구시와 경산시, 영천시, 군위군, 칠곡군의 경계를 이루는 높이 1천193m의 진산이 팔공산이다. 최고봉 동서로 20㎞에 달하는 능선이 이어지는 팔공산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를 비롯해 파계사, 부인사, 은해사 등의 유명사찰과 경주 토함산 석굴암보다 제작연대가 빠른 군위 삼존석굴이 자리잡고 있다.팔공산에는 `정성을 다해 기원하면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관봉 석조여래좌상, 일명 갓바위가 자리잡고 있어 전국 각지에서 소원을 기원하기 위해 찾는 방문객으로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특히 의현대사가 어머니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고 전해지는 갓바위는 머리에 쓴 갓 모양이 대학 학사모와 비슷해 입시철 합격을 기원하는 행렬로 북새통을 이룬다.이밖에 팔공산은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이 통일구상을 하면서 누볐고 고려를 세운 왕건이 견훤과 전투를 벌인 곳으로 골골이 역사가 숨쉬고 있다.또 최근에는 팔공산에 만들어진 8개 코스의 기슭길이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10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됐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철에 오솔길과 농로를 걸어보는 것도 괜찮을듯 싶다. ▲1코스 `북지장사 가는 길` ▲2코스 `한실골 가는 길` ▲3코스 `부인사 도보길` ▲4코스 `평광동 왕건길` ▲5코스 `구암마을 가는 길` ▲6코스 `단산지 가는 길` ▲7코스 `폭포골 가는 길` △8코스 `수태지 계곡길` 등 왕복 5~11㎞로 2~4시간 가량씩 걸린다.신천 시민 즐겨찾는 도심생태계 寶庫△신천팍팍한 콘크리트 숲이 이어지는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신천. 대구를 처음 찾은 외국인 등 방문객이 가장 놀라고 인상에 남는다고 하는 것은 대구 도심을 관통하는 신천이라고 한다. 각종 오리떼와 물고기를 비롯해 천연기념불인 수달이 서식하는 등 도심속 생태계를 잘 살린 신촌은 대구 달성군 가창면 비슬산 최정상에서 발원해 가창면 용계리에서 대천을 합류, 대구를 남에서 북으로 가로질러 북구 침산동에서 금호강으로 흘러든다. 하천 양편에 산책로와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는 신천은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휴식처이자 도심생태계의 보고이다.신천이라는 지명은 조선 정조 2년(1778년) 대구판관 이서가 대구 중심부(대구읍성)의 물난리가 심해 백성들이 고통을 받자 사재를 털어 제방을 새로 쌓아 물줄기를 돌리며 `새로운 하천`이란 뜻의 이름을 얻게 됐다는 설과 1778년 이전에 제작된 팔도여지지도, 광여도 등에 표현된 신천 물줄기는 현재의 신천 물줄기와 동일하고 경상도지리지,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의 대구편에 이미 신천이라는 지명이 존재했다는 설이 있다.이밖에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영광과 좌절의 무대였던 대구스타디움, 도심속 휴식처인 수성못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대구의 아름다운 야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대구타워, 대구 도심의 핵심인 동성로, 4대갈 살리사업으로 새롭게 관광자원으로 떠오르는 강정보 등 대구만의 정체성과 심미성, 생태성 등 장래 발전할 수 있는 경관이 대구 12경으로 선정됐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1-10-17

근본으로 돌아가면 선택의 기로서 잃을게 없다

`다기망양(多岐亡羊)`,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양을 잃었다는 뜻이다. 달아난 양을 찾으려는데 길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는 바람에 양을 놓치고 말았다는 말이다. 원래는 학문의 길이 너무 여러 갈래여서 너무 다방면에 걸쳐 지나치게 섭렵하거나 반대로 지엽적인 것에 구애되거나 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없다는 비유로 쓰인 말이다. 오늘날에는 선택할 대상이 너무 여러 가지가 있어 어느 것을 택할 것인지 곤욕스러운 경우에도 이 말을 쓴 다. 또는 지시하는 방침이 많아 갈 바를 모르는 경우를 비유할 때도 쓰인다. 열자(列子) 설부(說符)편에 나오는 고사에서 비롯됐다. 전국시대 도가계열의 사상가로 양주(楊柱)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당시 겸애설(兼愛說)로 유명한 묵적(墨翟)과 함께 흔히 양묵 이라고 통칭될 만큼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있었다. 양주는 묵적과는 달리 개인주의를 주장했다. 그는 내 몸의 터럭 한개를 가지고 세상을 구할 수 있다 하더라도 나는 뽑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어느날 양주의 이웃집 양 한 마리가 달아났다 그래서 그 이웃 사람은 자기집 사람들을 다 동원해 양을 찾으러 나서게 하고서는 양주에게 찾아와 사람을 보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양주는 이렇게 물었다. 허허 양 한 마리 찾는데 어째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하오. 이웃 사람이 대답했다. 양이 갈림길이 많은 쪽으로 달아났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들은 양주는 갑자기 근심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하루종일 말도 하지 않고 웃지도 않았다. 한 제자가 그에게 물었다. “선생님 양 한 마리는 그렇게 중요한 물건이 아닙니다. 또 선생님 소유의 양을 잃어버린 것도 아닌데 어찌 말도 않으십니까” 하지만 양주는 가만히 말이 없었다. 그래서 맹손양이란 제자가 선배인 심도자를 찾아가 앞서 있었던 일을 말해 주자 심도자는 맹손양과 함께 양주를 찾아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며 자문을 구했다. 옛날에 같은 스승을 모시고 유가의 도(道) 곧 인의(仁義)를 배워 돌아왔다. 그 아버지가 인의에 대해 물었다. 대답은 각각 달랐다. 이처럼 그 세 사람의 입론은 다르지만 모두 유가에서 나온 것입니다. 곧 큰길에는 갈림길이 많기 때문에 양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학문도 원래 근본은 하나인데 다방면에서 배우기 때문에 본성을 잃는다. 따라서 근본으로 돌아간다면 잃는 것도 없다./쌍산 김동욱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2011-10-12

포스코-용광로 쇳물 열기 담장너머 이웃과 나누다

5년전 시작된 `사랑의 집 고쳐주기` 62채 새단장스틸하우스 선물도 5번째… 매년 2채 준공 목표 추위와 더위, 비바람을 막아주며 안락함을 주는 곳, 우리는 그런 공간을 `집`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집은 사람된 이라면 그게 누구이든 모두에게 주어져야 하는 기본조건이다. 그런 연후에야 가족이 함께 모여 살 수 있고 그 이후에야 기본적인 사회 생활을 할 수 있으며, 그러고서야 개인의 사생활이 보호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저런 기본조건마저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는 이웃들이 많다. 상당수는 자신의 집이 있긴 해도 집이라고 부르기조차 열악하다. 많은 홀몸노인이나 생계유지가 어려운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에서 그런 경우가 많다. 게중에는 곧 무너질 듯한 것도 있고, 저러다 폭설이나 태풍을 만나면 어쩌나 싶은 것도 있다. 곳곳에 비가 새고 곰팡이가 슬어 집안에선 숨쉬기조차 힘든 경우도 있다.많은 사람들이 지금 저런 이웃을 위해 소매를 걷고 나서고 있다. 힘을 모아 집을 고쳐주고 도배를 새로 해 주며 청소도 거든다. 너무 험해 그냥 둘 수 없다면 많은 돈과 노력을 봉사해 아예 새로 지어 주기도 한다. 넓은 의미에서의 해비타트 운동이다. 우리 주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그 현장들을 몇 곳 찾아가 봤다.철은 차갑고 단단하다. 또 무겁고 강하다.하지만 철이 되기 전 쇳물은 너무도 뜨겁다. 고로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 넣어 연료탄을 태우기 시작하면 벌써 뜨거움은 상상을 초월하기 시작한다. 단단하던 철광석이 함께 열에 들떠 뜨거운 열기로 달궈진 고로에 쇳물이 고여들기 시작할 때의 그 온도는 최저 1천535℃. 그리고는 최고 2천750℃까지 상승하며 끓어오른다. 그렇게 최대 철강기업 포스코(POSCO)가 철을 만드는 과정은 뜨겁다 못해 열정적이다.그리고 포스코의 저 뜨거운 열기는 이제 제철소 담장을 넘어 온 세상으로도 퍼져 나가고 있다. 세상 또한 따뜻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뜨거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공헌 활동이 매우 다양해 다 주워 섬기기가 힘들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봉사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랑의 집 지어주기`다.그 중 포스코가 먼저 시작한 것은 고쳐주기였다. 시초는 만 5년 전 이맘때. 그해 11월 선택된 포항시 해도2동의 이모(53)씨 집이 첫 작품이었다. 지은 지 25년이 넘었던 이씨 집은 외벽 곳곳에 금이 가고 방안에 곰팡이가 피어 있던 낡은 다세대 주택이었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집 수리는 꿈도 꾸지 못했다.그런 딱한 사정을 알게 된 포스코는 방수작업을 하고 외장 공사를 해서 외부를 새단장 한 뒤 내부까지 말끔히 수리했다. 낡은 문짝, 장판, 도배지, 수납장, 싱크대는 물론 고물된 세탁기까지 새것으로 교체됐다. 일단은 포항제철소 인근 마을 어려운 이웃의 집부터 고쳐주기로 하고 포스코, 계열사, 외주 파트너사 등의 임직원이 함께 나선 첫 성과였다. 포스코는 그 이후 한 달에 한 채씩 꾸준히 집을 수리, 만 5년 사이에 62채를 새단장했다.사랑의 집 지어주기는 2009년 가을에 포항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고쳐주다 보니 그것으로 성이 찰 수 없는 더 어려운 이웃들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지을 집의 이름은 `사랑의 집 해피하우스`로 정해졌다. 건축공법은 스틸하우스. 철강재로 집 뼈대를 세우는 첨단 건축공법으로, 철 스크랩은 나중에 재활용할 수 있어 목재나 콘크리트 주택보다 친환경적이다. 공사 기간도 20여일로 짧다. 다만 문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일반인이 개인적으로 지으려면 1억여원의 거액이 들 정도다.하지만 철 기업인 포스코와 포스에코하우징은 그런 부담도 스스로 도맡는다. 포항제철소에서 건축비용을 부담하고, 사회적기업인 포스에코하우징이 시공을 담당한다. 사원들과 자원봉사자이 일손이 돼 줘 인건비를 아낄 수 있으니 그만큼 다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게 그나마 큰 힘이 된다. 2년을 이어온 이 사업은 이달 중순께 제5호 집의 준공을 앞두고 있다.최상문(82·동해면) 할아버지는 그렇게 진행돼 온 이 사업의 직전 완공 주택인 4호 집 입주자다. 지난 9월이 입택월. 할아버지는 “20여 년 살아온 나무 집이 지난겨울 폭설로 일부 무너져내렸으나 수리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며 “집 걱정이 하루도 머리를 떠난 적 없다가 이렇게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되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고 했다.부인 배영수(75) 할머니는 “화장실이 실외에 있어 다리가 불편한 할아버지가 힘들어 했고, 우풍이 세어 한겨울에는 집안에 있는 게 더 추울 정도였다”면서 “도와준 분들의 사랑을 또 다른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고 했다.포스코 관계자는 “사랑의 집 고쳐 주기와 집 짓기 봉사는 포스코가 지역로부터 받은 사랑을 되돌려 갚는다는 취지에서 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라며, “집이라는 큰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 저절로 힘이 난다. 연간 2채 준공을 목표로 집 짓기 봉사를 계속 이어나갈 것”고 밝혔다./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2011-10-11

`사랑의 집짓기`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는

美 백만장자 밀라드 풀러가 뿌린 씨앗 카터 美대통령 참가로 전 세계에 전파대구·경북선 77가구 보금자리 찾아줘 `사랑의 집짓기`라고도 불리는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의 사전적 의미는 `주거환경` `서식지` `보금자리` 등이다.열악한 주거환경과 부담스런 이사 비용 때문에 좌절에 빠진 이웃에게 아담하지만 저렴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줘 자립의 희망을 주는 것은 물론 사회의 건전한 일원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 해비타트 운동의 목적이다.해비타트 운동을 일으킨 이는 미국인 밀라드 풀러(Millard Fuller)씨다. 그는 1953년 미국 조지아주의 한 시골 가정에서 태어났다. 명석했던 풀러는 앨러배머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해 변호사가 됐고, 29세에 백만장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돈맛을 알게 된 그는 돈 모으는 재미에 빠져 휴일 없이 일했고, 가족과도 멀어졌다. 그의 아내는 “돈만 추구하는 의미 없는 삶을 살아 갈 수 없다”며 이혼을 요구했다. 풀러는 그때야 정신이 들었다.이에 그는 1965년 살 집만 남기고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면서 새로운 삶을 시도했다. 1968년 아내와 함께 조지아주에 있는 코이노니아 농장이라는 기독교인 공동체에 들어갔다. 거기서 그는 땅이 있어도 돈이 없어 집을 짓지 못하는 농장 사람들을 보고 `협동주택`을 생각하게 됐다. 여럿이 돈을 갹출하고 품앗이를 해 집을 지은 뒤 집을 얻은 사람이 건설 비용을 무이자로 장기간 조금씩 갚아나가도록 하는 방식이었다.이듬해 풀러 부부는 아프리카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로 건너가 이 아이디어를 시험했다. 당시 자이르 주민들은 쇠똥으로 지은 집에 살면서 온갖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풀러 부부는 건축비를 갚아나갈 능력이 있는 주민을 골라 시멘트 블록 집짓기 운동을 벌여 성공을 거뒀다. 부부는 1976년 미국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에서도 가난한 사람을 위해 집 지어주는 일을 시작했다. 이런 것들이 바로 국제 해비타트 운동의 첫 걸음이었다.해비타트 운동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이 운동에 참가하면서부터다. 카터는 2001년 해비타트 운동의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해 6곳에서 동시에 무주택자를 위한 집 짓기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해비타트 대구·경북지회는 1999년 결성됐다. 일년에 1~6채의 집을 짓고 있으며, 현재까지 무주택 77가구에 새 보금자리를 제공했다. 지회는 단순히 집만 짓는 데 그치지 않고 희망과 사랑도 전한다. 지난 4월 초에는 산불로 전소됐던 안동의 한 산골 마을에 주택 2채를 지어 무상 기증하기도 했다. 지회는 또 올해부터는 집 짓기 외에 집 고쳐주기 사업도 병행해 벌써 15가정의 집을 수리했다.해비타트 대구·경북지회 석의환 상임이사 겸 사무국장은 “해비타트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사랑을 전달하는 것을 기본 정신으로 하고 있으나 집을 무상으로 기증하기 보다는 당사자도 참가해 함께 하고, 집을 다 짓고 나서는 건축비를 분할 상환하도록 하는 데 시스템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2011-10-11

서희건설-건설 노하우 십분발휘 `뚝딱뚝딱` 새둥지 선사

포항사무소 봉사단 7년째 소외계층 주택 수리 가족·협력업체도 동참 생활봉사까지 병행해 집 고쳐주기 봉사활동은 대구·경북에서도 여러 기업,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하고 있다. 그 중 상당수는 몇년씩 이어가는 계속 사업이 아니고 그때그때 필요와 여건에 따라 이뤄지는 봉사활동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장기간 꾸준히 봉사할 여력이나 시간을 따로 마련하기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일 터이다.그런 상황에서 `서희건설`(회장 이봉관) 포항사업소는 다소 독특한 경우다. 사내에 봉사단을 구성해 벌써 7년째 꾸준하면서도 묵묵히 소외계층 주택 개보수 활동을 벌여오기 때문이다.서희건설이 포항에서 집 수리를 위한 `새둥지 봉사단`을 조직한 것은 2005년이었다. 전 사원을 4, 5개 조로 나눈 뒤 한 조씩 토요일을 활용해 봉사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각 조에는 임직원과 그 가족은 물론 외부 협력사 임직원들까지 동참한다. 그리고는 집 수리뿐 아니라 청소, 목욕, 식사 등 여러 생활봉사도 병행한다.봉사단 출범 이후 지금까지 수리 봉사한 집은 무려 45채에 이른다. 포항시청과 복지관 등을 통해 지원이 필요한 곳을 선정 받아 집을 개보수하고 사후 관리까지도 해 주는 것이다.새둥지 봉사단이 수리한 집은 다양하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의 집도 있고, 중증장애인들의 생활공간도 있다.예를 들어 작년 10월 새둥지 30호로 집을 수리했던 김영천(37·청하면)씨 사정은 참 딱했다. 김씨는 10여 년 전 당한 교통사고로 지적 장애 등 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중증 장애인이다. 그 사고 이후 김씨는 60대 어머니의 돌봄을 받아왔으나, 어머니는 생계를 책임지는데다 아들 뒷바라지까지 해야 하는 탓에 허리 통증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이런 사연을 전해들은 봉사단은 김씨의 집 수리봉사를 결정, 지붕과 외벽을 새로 정비하는 외에, 정화조를 설치하고 화장실과 욕실을 현대식으로 꾸미면서 장애인용 설비들도 갖춰 김씨가 혼자서도 움직일 수 있도록 고쳐줬다. 새둥지 41호가 된 포항 연일읍의 J씨 가족의 집도 서희건설 봉사자들의 손길 덕분에 환골탈태했다. 모두 4명인 J씨 가족은 전원 귀가 들리지 않아 고통받는 청각장애인 가족이다. 기와지붕이 낡아 비만 오면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고, 집안 곳곳에는 곰팡이가 번창해 가족들은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있었다.역내 한 복지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J씨의 작은딸이 해고되면서 가정 형편은 더 어려워졌다.저런 소식을 전해 들은 새둥지 봉사단은 지붕을 아예 교체하고 욕실을 만드는 등 집안 내외부를 새 단장해 선물했다. 달라진 집을 본 J씨의 작은딸은 눈물을 흘리며 “꿈에서나 그리던 집을 선물받았다”고 수화를 통해 감사를 표해 봉사단원들이 오히려 가슴 뭉클해졌다.서희건설 새둥지 봉사단은 하지만 저렇게 집을 고쳐주는 것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사후 관리를 계속하며 해당 가정도 명절 등에 꾸준히 방문해 가족처럼 인연을 이어간다. 그래서 깊은 감동을 주고 받는 이들의 `사랑의 집 고쳐주기`는 이미 전시용 행사성 봉사가 아닌 진실한 헌신으로 칭송 받고 있다.서희건설 관계자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 봉사는 건설업의 특성을 활용한 사회공헌 사업의 하나일 뿐”라면서 “우리가 필요한 어려운 이웃이 있는 한 새둥지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2011-10-11

40년 된 대구서민 연료탱크 이번엔 정말 옮겨갈까

1980년대 초 난방연료 중 연탄 83% 차지비산먼지 소음 등 환경문제로 주민 반발시청 자진폐업 권고… 대체지 선정 난항 대구 동구 반야월 안심연료단지가 시끄럽다. 조성된 지 40년 된 연료단지 내 공장들을 대구시가 `자진 폐업하라`고 통고한 때문이다.안심연료단지는 오랫동안 서민 연료인 연탄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 왔다. 지난 1983년에만 하더라도 연탄은 연료 중 83%를 차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러나 연료의 석유화와 함께 삶의 질 개선, 환경의식이 높아지면서 반야월 안심연료단지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효자가 애물단지가 되는 순간이었다.주민들은 비산먼지, 차량소음, 진동 등의 피해를 주장하며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고 대구시는 자진폐업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입주업체들은 대체지를 선정해 주기 전까지는 이전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한다.이런 상황은 10년 전부터 계속 이어져 왔지만 아직껏 해결되지 않고 있다.그래서 이 지역은 선거 때마다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대구시장, 대구시의원, 구청장, 구의원 출마자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안심연료단지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최대의 현안문제로 부각돼 왔다.그러나 아직껏 이를 속시원하게 해결한 인사는 아무도 없었고 주민은 주민대로, 연탄공장 업주들은 업주대로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있다. 이런판에 대구시가 폐업안을 제시한 것이다.○안심연료단지의 규모지난 1971년 10월 대구시내에 산재해 있던 연탄업체들을 모아 동구 율암동 반야월 9만8천485㎡의 부지에 안심연료단지로 조성했다.그 후 2001년 인근지역을 포함한 31만1천700㎡ 부지를 대상으로 하는 안심연료단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다.입주 당시 24개 업체가 가동하면서 지난 1983년에는 무려 150만t의 연탄을 생산했지만 현재는 태영씨엔이를 비롯한 3개사로 줄면서 매년 12만6천t의 연탄을 생산하는데 그치고 있다. 또 이곳에는 쌍용양회와 태영콘크리트, 삼덕아스콘 등의 회사가 함께 입주해 있다.당초 연탄산업의 사양화로 20여년간 동구 주민과 애환을 함께해 온 안심연료단지는 대구선 이설이 완료되는 2002년 말을 전후해 대구시가 주민들의 공해업종 유치반대 등에 따른 지역내 이전지 확보 어려움 등으로 폐쇄 쪽으로 가닥을 잡았었다.○문제의 발단지난 2008년 11월 `동구 경제살리기운동본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안심연료단지 이전을 거론하면서 시작됐고, 2009년 3월 소규모 산업단지 조성방침 결정에 이어 2010년 1월 대구광역시계획 변경을 확정하면서 이슈의 시발점이 됐다.이에 따라 안심연료단지 입주업체들은 당시 대경경제연구원에 용역을 주고 이전 대체지로 생각하고 있던 수성구 가천동 화물 중계역인 가천역 인근의 3만평에 대한 타당성 유무를 조사했지만 입지곤란을 이유로 파기됐다.이어 2차로 국가공인 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권혁수 박사를 팀장으로 하는 용역팀이 1년6개월에 걸쳐 수성구 가천동 가천역에 대한 이전 타당성을 조사했지만 올 3월 조성비 과다와 입지여건 등을 이유로 `곤란하다`며 이전 타당성이 없다는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이를 토대로 지난 7월 안심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대구시, 대구시의회 등이 나서서 이전 관련 간담회를 열기에 이르렀고 지난 7월21일 안심2동 주민 350여명이 시청과 동구청에서 집회를 열면서 본격적인 이슈가 됐다.○이슈 진행과정동구 안심2동 주민들의 격렬한 항의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 8월10일 지역 에너지 수급관리 토론회에 이어 22일 안심연료단지 민원대책반(TF)을 구성했으며 김천, 의성, 경주, 성주, 경남 밀양 등지의 공장을 방문해 대구지역 연탄공급을 협의했다.대구시는 안심연료단지 입주 업체의 자진폐업을 유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했다.그 뒤 지난 4일 대구연료조합 양방희 이사장과 이기호 상무 등이 동구청을 방문, 관련공무원 5명과 은희진 동구 안심2동 주민자치위원장등과 함께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연료조합측은 대체 이전지를 마련해 주면 현재 3개의 공장을 1개로 합쳐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주민과 대구시, 동구청, 업체들이 상호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주민과 환경단체 주장안심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지난 4일 회의에서 “40여년간 지역 주민에게 공해 피해를 주고 있으니 하루속히 이전해 공해로부터 해방되도록 조치하지 않으면 계속 집회와 공해 단속을 하겠다”고 주장했다.또 대구시에 대해 “안심연료단지 이전을 두고 이슈화 될 때마다 대체부지 선정 등을 이유로 시간을 끌어 왔고 이로 인해 고통과 불만이 쌓인 주민들의 감정은 마침내 폭발하게 됐다”며 시의 무성의한 태도를 집중적으로 성토했다.대구·경북녹색연합은 지난달 21일 대구연료산업단지에 대한 무책임하고 실효성 없는 대책으로 지역주민과 연탄공장간 갈등만 조장하는 대구시는 올바른 해법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이날 대구·경북녹색연합측은 “대구시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뢰한 용역결과를 지역 주민대표와 간담회를 통해 공개하면서 지역 내에서의 대구연료산업단지 이전은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밝혔다”며 거듭 대구시의 해법 제시를 요구했다.이어 “이는 지난 1997년 장기도시계획 수립 때 대구연료산업단지의 이전을 계획하며 공론화된 대구연료산업단지의 이전문제가 대구시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응으로 시간만 보낸 결과물”이라며 “이런 대구시의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동구 안심지역 주민의 아픔과 피해만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특히 대구시가 연탄업체의 자진폐업 유도와 대성산업의 부지를 확보해 재개발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이런 계획은 현재 생산되는 연탄 대부분을 서민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상당한 수요가 있음에도 외곽 지역에서 수급하겠다는 안일한 계획만 세운 것이라고 비판했다.○해결방안현 상태에서 주민과 환경단체는 빠른 이전을 요구하고 있고 업체측은 대체지만 마련된다면 언제든지 축소해서 이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대구시 역시 자진 폐업을 염두에 둔 연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이번주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모여 공청회를 통해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각자의 주장만 되풀이 한다면 10여년 이상 끌어온 안심연료단지 문제는 계속 공회전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의점을 찾는 일이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1-10-10

이기호 대구연료공업협동조합 상무

“공장 규모 축소 가능”대구연료공업협동조합 이기호(60) 상무는 “안심연료단지는 40여년동안 대구경제 발전과 지역민들의 연료확보에 이바지한 공이 많은데도 대구시가 무조건 나가라는 것은 너무하다”면서 “사기업에 폐업하라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특히 이 상무는 “서울 도심에도 삼천리연탄과 고명산업 등 2곳, 부산도 초량에 1곳이 여전히 연탄을 생산하고 있다”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연탄을 생산하고 있는데도 강압적으로 자진 폐업을 하라는 압력은 해결 방안이 아니기 때문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이어 이 상무는 “안심연료단지내 공장에 대해 매달 실시하고 있는 비산먼지와 집진시설 등 각종 환경점검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온 건실한 중소기업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면서 “3개 공장에 70여명의 종업원과 150여명의 수송업자가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그 대책은 누가 세우냐”고 반문했다.또 이 상무는 “그동안 각종 선거만 있으면 연료단지 업체들과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전 공약만 발표하다가 책임소재 하나없이 모두 발을 뺀 상태”라며 “만일 강압적으로 자진폐업을 하라고 하면 행정소송과 각종 집회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안심연료단지 이전 대체지가 선정된다면 5천~7천평 규모로 축소해 현재의 3개의 공장을 1개로 합쳐서 옮길 의향도 있다”고 밝힌 이 상무는 “1개 회사당 매년 5천만원의 지방세를 내고 있는 중소기업도 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듭 주장했다.이 상무는 “정치권이나 주민은 물론이고 주민단체와 환경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는 토론회를 이번주내 실시할 예정”이라며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영태기자piuskk@kbmaeil.com

2011-10-10

낙동강은 `경제의 강` 지역발전 모태로…

낙동강 기반 구축 심포지엄 낙동강을 도정의 최대 목표인 투자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활용할 수는 없을까. 4대강 사업이 성공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경북도가 낙동강을 통한 지속적인 발전방안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갖는다. 낙동강을 경제의 강으로 활용키 위한 것이다.경북도는 10일 구미 구미코(국가4간업단지 소재)에서 낙동강 연안 시·군 관계공무원, 학계전문가와 대학생, 지역주민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POST 낙동강, 더불어 낙동강`의 기반 구축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념하는 보개방 행사와 연계해 4대강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이번 심포지엄은 국가 차원의 4대강 사업완공을 기념하는 보 개방에 대비해 경북도 차원에서 낙동강살리기 사업의 의의 및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지역내외 의견을 모으는 소통의 장으로 마련됐다.이날 심포지엄에는 `물과 위대한 국가건설`이란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의 기조 강연과 이창석 국립생태원 건립 추진단장의 `낙동강 수생태계 증진과 관리방안`, 김성진 한국문화관광 연구원 연구위원의 `낙동강을 활용한 문화관광·레포츠 활성화 방안` 등의 주제발표를 한다.또 변필성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의 `농촌지역개발을 통한 일자리 창출방안`, 이원태 금오공대 교수의 `낙동강 물산업과 일자리 창출방안`이란 주제발표가 있고 토론자와의 열띤 토론을 벌인다.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낙동강 수생태계 관리와 친수공간을 활용, 해외 사례로 본 물관리 대책 등을 집중조명해 POST 낙동강의 비전을 제시하고, POST 낙동강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더불어 낙동강`의 기반을 구축하기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공원식(낙동강 살리기 사업추진본부장)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이번 심포지엄은 생태·문화·경제가 흐르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념했다”며 POST 낙동강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일자리 창출과 낙동강의 기반 구축을 위한 각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RD 기반 구축을 당부했다.박 교수는 `물과 위대한 국가건설`이란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인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황하, 인더스에서는 강을 중심으로 수로, 제방 등 대규모 관개시설을 통한 정교한 물관리 시스템이 발달했으며 고대문명은 물의 문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물로 흥하고 물로 망했다고 강조했다.우리나라는 조선왕조 490년 동안 100여번의 가뭄이 결국 조선왕조 멸망의 원인을 제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치수가 중요하다고 했다.따라서 물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국가가 성장할 수도, 쇠퇴할 수도 있다.먼저 성공적으로 물을 다룬 미국은 3대 도시인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의 성장에 물이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미국 인구의 3분의 1이 거주하며, 미국 경제의 반을 좌우하는 이 도시들은 치수와 이수에 성공함으로써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었다.한편, 수자원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대표적인 대륙인 남아시아와 아프리카는 하루 5천여명의 어린이들이 물 부족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일례로 비슷한 국토조건을 가진 아프리카와 이스라엘을 들 수 있다. 수자원 이용도가 7%밖에 되지 않는 아프리카에서는 자연자원과 물관리 실패로 사망자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철저한 물관리와 재이용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수자원 이용도를 95%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어느 나라에서 태어날 것인가? 이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떤 나라를 후손에게 물려줄 것인가? 이것은 우리 노력 여하에 달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김 연구위원은 `낙동강을 활용한 문화관광·레포츠 활성화 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강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과거의 강이 삶의 터전이었다면 현재의 강은 친수 및 여가공간이며, 미래의 강은 강의 기능과 가치가 회복되고 문화가 흐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강은 그 자체로 독특성과 고유성 등 관광 매력의 기준을 모두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주변 지역과 함께 연계돼 마을과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그대로 간직한 공간이다.따라서 강을 살린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 나루터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호흡하고, 시대를 반영하며,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강변문화를 창출하는 것이다.현재 우리나라 수상 관광·레저의 현실은 기반시설, 규제 등의 제약으로 인해 매우 취약했지만, 강에 대한 국민의 바람은 매우 다양하며 많은 활동과 시설을 희망하고 있다.다뉴브강, 라인강 등의 해외사례에서 보듯 강은 문화관광의 주요한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낙동강 계획 혹은 사업은 강의 경제적 기능과 문화관광 기능 활성화를 위해 특성화 개발, 축제와 프로그램 등을 통한 수요창출, 강변 경관 보전, 기존 시설에 대한 경영계획 수립, 주변 시군의 관광 프로그램과 연계 개발이 필요하다고 발전 방안을 제기했다.변 연구위원은 `농촌지역 개발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이란 주제발표에서 2009년 4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을 통해 낙후지역 규정이 삭제되고 `성장촉진지역`과 `특수상황지역`이 신설됐다고 했다.따라서 경북도는 23개 시·군 중 16개 시·군이 `성장촉진지역`에 해당하며, 기초생활권 유형으로 분류하면 `일반 농산어촌`에 포함된다.16개의 성장촉진지역의 총인구는 전국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데, 특히 `생산가능인구`와 `청·장년층 인구`가 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노년층 인구`는 총인구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총인구 대비 농림어업 취업자 비율`은 전국 수준을 웃돌지만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차후 실업에 준하는 상태에 처할 취약계층 비중이 높다고 했다.또 사업체 종사자 수를 보면 16개 지역 대부분에서 사업체 종사자 수와 비제조업체 종사자 수가 전국보다 상대적으로 감소 및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런 직종의 종사자들은 대도시 및 지역중심 도시에 거주하면서 통근을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 처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은 제한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따라서 농림어업을 중심으로 하는 성장촉진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지역자원을 발굴·개발·활용해 투자를 전개하는 영리사업이 먼저 진행돼야 한다.또 그에 따른 수익을 토대로 낙후지역 주민과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조직을 육성해야 한다.특히 사업의 원활한 전개를 위해 관계법령 정비, 예산확보 등의 제도적 토대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1-10-10

경북 해양문화 속 人·生·길 <30> 매화씨 명자씨 그리고 정자씨 / 포항 장기면 두원리

거랑 건너면 경주, 두원리 아낙 40여년 묵은 빛바랜 기억 “낯설었데이. 밥을 묵을 때도 부끄러웠고 아가씨 때는 가마솥에 밥을 해도 잘 되더니만 시집 와가 밥을 하이 죽밥이 되기 일쑤인기라. 아이고, 생솔갑을 쳐다가 불을 때가 보리쌀 씻어 안치면 연기는 또 을매나 맵던고. 눈물 콧물 질질 짜며 삼 시 세 끼 밥을 했지”동해안로 2714번 길은 거랑 하나 사이로 경주시 감포읍 연동과 포항시 남구 장기면 두원리가 나눠진다. 수년 전 복개로 얼핏 보면 한 마을처럼 보이지만 마주보는 집의 전화번호 국번도 마을이 치르는 행사도 다르다. 연동에서 두원리로 시집을 오면 엎어지면 코 닿을 듯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엄연히 경주서 포항으로 시집을 온 셈이다. 그렇다고 인심까지 선을 긋고 사는 것은 아니다. 바다도 들판도 함께 경작하고 경조사에 마음 나누며 오순도순 살아간다.연자방아 암수가 떠억 하니 자리 잡은 집. 국화 봉오리가 소복한 마당에 돗자리를 펴고 매화씨(62), 명자씨(68) 정자씨(67)가 둘러앉아 망중한을 즐긴다. 멸치를 삶아 선별 작업을 마치고 건조기에 넣은 뒤다. 두원리 앞바다에 멸치 떼 신나게 노닐면 사내들은 새벽 배를 밀고 나가 그물을 풀고는 돌아오는 배 위에서 “물 끓여라.” 전화를 건다. 설사 비 쏟아지는 아침이라도 아낙들은 장작불을 때어 커다란 솥에 물을 끓인다. 예전에는 버리는 게 많았다. 수시로 하늘을 바라보고 날이 궂으면 방에 불을 넣어서라도 멸치를 말려야 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언제고 건조기에 넣으면 맛좋게 절로 마른다. 크기에 따라 볶아 먹는 것, 안주로 찍어 먹는 것, 국물을 내는 것을 구분하고 아주 굵은 멸치는 젓갈을 담갔다. 옹기에 멸치를 담아 품질 좋은 소금에 재고 한지로 주둥이를 덮어 풀을 쑤어 봉했다. 동짓달부터 이듬해 시월까지 보관했다가 곰삭은 젓갈을 거르곤 했는데 숙성이 잘 된 것은 바알가니 맛도 좋고 색깔이 고왔다. 내리 5년을 두고 먹어도 전혀 맛이 변하지 않았다.매화씨가 한 살 많은 동네총각과 결혼을 할 때만 해도 두원리는 온통 초가집이었다. 거랑은 물이 맑아 밤이면 위쪽에선 남자들이 아래는 여자들이 목욕을 했다. 간혹 고된 시집살이에 부아가 차오르면 빨래 방망이로 퍽퍽 두들기며 빨래를 했다. 바닷일에, 밭일에, 집안일에 둘둘 말려 흘러온 세월이 주름만 잔뜩 슬어 놓았지만 마음속엔 추억이 새록새록 산다.“낯설었데이. 밥을 묵을 때도 부끄러웠고 아가씨 때는 가마솥에 밥을 해도 잘 되더니만 시집 와가 밥을 하이 죽밥이 되기 일쑤인기라. 아이고, 생솔갑을 쳐다가 불을 때가 보리쌀 씻어 안치면 연기는 또 을매나 맵던고. 눈물 콧물 질질 짜며 삼 시 세 끼 밥을 했지”두원리 아낙들은 그렇게 두루두루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고 집안도 되었다. 시누이도 되고 올케도 되고 한 사십 년 푹 눌러 산 시골에는 남이 없다. 아이들은 책보를 매고 신작로를 걸어 계원초등학교에 다녔다. 차가 없던 시절에 어쩌다 공짜 차를 얻어 타면 좋아서 난리가 났다. 아침에 날고구마를 들고 학교에 가다가 자갈길 가에 소복이 흙을 덮어 감춰 놓고 하굣길에 그걸 꺼내 바닷가로 달려가 종일 놀곤 했다.“정월대보름이면 마을 복판에 금을 긋고 크다란 줄로 댕겼지. 여자, 남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마캐다 나와 줄당기고 나면 명절 음식으로 차리 놓고 술을 받아 종일 놀았다 아이가. 그라고 음력 시월 초하루부터 보름까지는 묘제를 지냈데이. 과일캉 음식캉 차리 놓고 절하고 나믄 얼라들이 책가방 울러 매고 떡 받아 묵을라꼬 산등성이를 막 기 올라왔다. 그라믄 니 아 내 아 할 것 없이 쭐루리 줄을 서라카고 한 쪼가리썩 떡을 나눠줬재.”결혼은 동네 잔치였다. 이장 집에 보관했던 족두리, 장옷을 빌려서 쓰고 술잔, 그릇들은 혼사를 치르는 집에서 대부분 준비했다. 수탉과 암탉을 붉고 푸른 천으로 각각 싸서 탁자 위나 아래에 놓았다. 수탉의 울음소리는 밝고 신선한 출발을 의미하고 또한 혼례날 찾아오는 그러나 반드시 사라져야 할 악귀를 쫒는다는 의미였다. 또 전통 농경사회에서 중시하였던 다산(多産)에의 희망도 담겨있었다.“우리 형부가 부산 사람인데 말이지. 시내 사람이다 보이 장가오는 신랑에게 잿봉지를 던지는걸 몰랐던 기라. 동네총각들이 재를 봉지에 담아가 말을 타고 오는 새신랑에게 던지니까 재를 보얗게 덮어 쓰고는 마 눈도 몬 뜨고 서가 이래 말하데. “촌놈은 촌놈이다. 이게 사람이 하는 짓인가. 지금 짐승이 들어온다고 이래 두드리는가?” 승질이 나도 처가 동네니 욕도 몬하고…. 그기 한 마디로 동네 총각들이 지들 동네 각시를 데불고 가는 신랑과 얄궂은 얼굴트기를 한 셈인기라.”초상이 나도 온 동네 사람들이 움직였다. 상을 당한 집이 하얀 윗저고리를 지붕에 얹어 놓으면 `아, 저 집에 초상났구나.`는 신호였다. 정작 가족들은 슬픔에 빠져 경황이 없기 때문에 이웃들 친척들이 절차 밟아 입관하고 산에 묻는 것까지 다 해주었다. 3일 장부터 4일, 5일 장까지 있었는데 주로 3일장을 치렀다. 상여를 메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요령을 흔들었다. 만장을 들고 산으로 가는 행렬과 요질과 교대를 두르고 상여 뒤를 따르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배웅이었다. 아침 일찍 올라간 사람들이 땅을 파놓으면 먼저 산신을 위해 산신제를 올리고 시신을 묻었다. 그리고 난 뒤에 고인을 위한 제사를 지냈다. 사람 하나를 보내는 일에도 온 정성을 다했던 것이다. 그날 덮은 봉분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내려오던 사람들.“아이고, 상여 집을 지나갈 때는 와 그리 무섭던고. 내는 지금도 논으로 밭으로 갈 적에 뻘건 줄 퍼런 줄 보믄 마 발이 빨라진다. 내 발소리에 내가 놀라가 퍼뜩 지나간데이. 그라고 거그가 뱀이 많다는 소문도 있았다.”매화씨, 명자씨, 정자씨. 두원리 호쾌한 아낙들이 바랜 책장을 넘기듯 술술 기억을 풀고 있다. 대문 옆 굵은 은개나무도 연자방아 위에 앉은 청개구리도 마당에 널어놓은 붉은 고추도 귀를 열고 듣는다. 권선희 시인

2011-10-10

땀 관리 잘 하고 걸음·마음 조절 잘 하는 게 첫걸음

등산은 땀을 많이 흘릴 소지가 있는 운동이다. 예를 들어 지금 같은 가을날엔 2시간 정도에 걸쳐 아침 일찍 평지를 10여km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땀이 나지 않을 수 있지만, 경사가 제법 있는 산이라면 같은 사람이 10분을 못 걸어 땀에 흠뻑 젖을 수도 있다. 이같은 땀은 체온을 좌우한다. 흔히들 쉽게 생각할 소지가 있지만, 그 유지에 실패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게 체온이다. 등산 때는 무엇보다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한다. 경험으로 봐 여름철이나 겨울철보다 특히 그래야 하는 계절이 가을이라는 사람도 있다. 여름에는 기온이 높으니 그럴 위험성이 적고, 겨울엔 워낙 추워 땀이 덜 남으로써 체온 하락 위험이 적다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산은 높이 올라갈수록 자연적으로 기온이 떨어진다. 100m에 몇 도가 떨어진다는 식의 계산법까지 나와 있을 정도이니, 그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거기다 바람이 불고 안 불고에 따라 체감온도에 또 큰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이런 여러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작동해서 영향을 미치는 대상이 바로 체온이다.△땀 처리 능력이 뛰어난 섬유땀을 잘 빨아들이기로는 면 제품만한 것이 없을 터이다. 그래서 어머니들은 산에 가는 아들에게 면티셔츠 등을 챙겨주기 십상이다.그러나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면제품은 땀을 잘 빨아들이기는 하되 땀을 품고만 있을 뿐 제빨리 내다 버리지 못한다. 배출능력이 꽝인 것이다. 그래서 땀에 절어든 면제품을 그냥 입고 있다가는 체온을 뺏겨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젖은 옷을 말리는데 체온을 마구 뺏기기 때문이다.그럼 등산복에는 어떤 소재가 적절할까? 땀을 잘 빨아들이고 잘 내뱉는 섬유가 좋다고 한다. 이런 성질을 생산업계에서는 `속습속건`(速濕速乾)이라는 모양이다. 빨리 젖고 빨리 마른다는 뜻이다.어떤 섬유가 그럴까? 화학섬유 중 폴리에스터가 등산복 소재로 주로 쓰이는 듯하다. 값비싼 등산복을 들여다보면 거개가 이 폴리에스터다. 이 섬유가 정말 최고의 속습속건 소재인지는 전문가들이 답할 몫이겠으나, 지금 시중에서 팔리는 등산복들은 거의 폴리에스터로 보인다. 이 폴리에스터를 추가로 가공해 폭신폭신하게 만드는 등의 작업을 하면 그런 옷감에는 또다른 이름들이 붙는 모양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중요한 것은 속습속건이고, 그 기본되는 소재는 폴리에스터가 아닌가 싶다.△비-바람을 막아줄 섬유그러나 몸에서 나가는 땀만 경계할 대상은 아니다. 밖에서 몸 속으로 파고드는 비나 바람은 또 다른 대응 과제다. 그런 걸 그냥 둬서는 체온이 순간적으로 폭락해 버릴지도 모른다.우선 바람을 보자면, 그 정도 막는데는 두꺼운 평상복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옷이 가진 단점이다. 부피가 너무 크고 무게가 무거워 갖고 산에 오르기 힘든 것이다. 그렇다면 부피는 작고 무게는 가벼운 옷도 있을까? 있다. 급할 경우 우비만 뒤집어 써도 그런 역할을 해 준다. 일회용 비닐 우비 정도는 항상 배낭 속에 챙겨 넣어둬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하지만 비닐 우비를 뒤집어 쓰고는 등산을 제대로 하기 쉽잖다. 좀더 전문적으로 바람을 막아주는 옷은 없을까? 물론 있다. 생산업체들이 개발해 놨다. 자본주의 사회의 장점이 바로 이런 것이다. 수요에 맞춰 공급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공급이 앞장서서 수요를 창출하기까지 하는 게 자본주의이기 때문이다.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제품이 흔히 말하는 `바람막이`다. 영어로는 `윈드 무엇무엇`이라는 다양한 이름이 붙어 있기도 하다. 이들 제품의 주요 소재는 바람이 통과하지 못하게 막아주는 나일론 등등이다. 매우 가볍고 작은 부피로 제작돼 나온다.그러나 이런 가벼운 바람막이는 대체로 봄-여름-가을까지 쓸 만하다. 겨울용 바람막이가 따로 필요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겨울철에 쓰는 바람막이는 더 두꺼워서 찬 바람을 막으면서도 동시에 바람을 잘 통하게도 해서 땀을 말릴 수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제품이 있을 수 있을까?생산업계서는 있다고 홍보한다. 국내에서 흔히 `고어텍스`라고 그냥 통하기도 하는 겉옷이 그런 유형의 일종이다. 하지만 `고어텍스`는 고어라는 미국인이 발명한 섬유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이자 생산회사 이름이다. 비슷한 기능을 하는 다른 회사 제품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제품은 어지간한 비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런 제품의 흠은 대체로 상당히 비싸다는 것이다. 그러니 상당한 산꾼이 아니라면 구태여 장만하려 집착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제때 옷 입고 벗기를 통한 땀 조절한 마디로 등산 때는 땀과 바람막이를 잘 조절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날씨가 차가울 때는 특히 그렇다. 옷을 제대로 골라 입고 바람막이 사용을 제대로 구사하는 것이 그 기본이다.하지만 그보다 앞서 주의해야 할 것도 있다. 겉옷을 입고 벗는 일을 제때 하는 것이다.예를 들어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는 사람들은 산에 오를 때 온갖 겉옷을 갖춰입고 출발한다. 폼 나는 일이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얼마 안 올라 땀에 흠뻑 젖고 말 것이다. 10분이 안 걸릴 수도 있다. 그래서 꼭대기에 오를 즈음에는 땀으로 목욕을 한다. 그때서야 옷을 벗는다. 아, 시원하다! 하면서.그러나 저게 바로 고생길로 들어서는 행동이다. 저래서는 체온을 감당하기 어렵다. 위험할 수 있다.등산 때는 옷 입고 벗기를 저와 반대로 해야 한다. 오를 때는 겉옷을 벗고 오르는 게 옳다. 다 올라서는 겉옷을 챙겨 입어야 하고, 그러고도 부족하다면 바람막이까지 꺼내 입는 게 좋다.또 어떤 이들은 정상에 오르자마자 옷을 아예 갈아입어 버리기도 한다. 땀에 의해 체온 뺏기는 일을 원초적으로 차단하자는 것이다. 그러려면 물론 산에 오를 때 여벌 옷을 꼭 챙겨가야 한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마찬가지다. 땀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게 가장 권할만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마음 조절 통한 체력 관리아이들과 산에 오르다보면 출발하자 마자 질문에 시달릴 때가 많다. “아빠, 어디쯤 왔어?”, “엄마, 얼마나 더 가야 돼?”…체면상 말을 못 해서 그렇지, 어른들 중에도 끝없이 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는 초보자들이 있다. 자꾸 고개를 들어 산 정상을 확인하려 애쓰고 반복해서 시계를 들여다 본다. 마치 빨리 끝내고 돌아가면 집에 꿀단지라도 기다린다는 듯이.그러나 저건 진정한 산꾼의 마음가짐이 아니다. 저래서는 등산이 힘만 들고 재미가 없다. 숨이 거칠어져 체온관리도 힘들어질 수 있다.등산은 단순히 산을 오르는 일로 그치는 게 아니다. 거기 올라 좋은 조망을 즐기는 것, 올랐다는 성취감에 스스로 감동 하는 것, 그것이 등산의 전부가 아니다.전문가들은 등산이 끊임없는 자기 수행임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조급한 마음, 도시의 속도감에 젖어 뱅뱅 돌지 않고는 불안해서 견딜 수 없는 그 마음을 이기는 게 등산이라는 뜻이다. 시계를 보지 말고 남은 길을 묻지 말라고도 했다. 그냥 `해가 지면 끝나겠거니` 하고 조급증을 꺾어 누르며 꾸준히 걷는데 열중하라고도 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걸음에 오르내림이 없어지고 마음에 숫자놀음이 없어지거든, 그때는 `산을 조금 알아가는구나` 하고 스스로를 도닥여줘도 좋다는 얘기였다.△걸음 조절도 중요한 기술걸음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마구잡이 빨리 걷는 게 능사가 아니다. 숨이 차면 속도를 늦춰야 한다.속도는 어떻게 늦출까? 전문가들은 보폭을 줄이라고 권한다. 한번에 30㎝씩 걸었는데 숨이 찬다면 20㎝로 줄이고 또 필요하면 10㎝로 줄이라는 얘기다. 그러면 숨이 덜 차고 땀도 덜 난다고 했다. 이것 또한 명심할 등산 기술이 아닌가 싶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1-10-07

`동지이자 敵` 삼성-애플의 애증관계

“애플은 참 배울 게 많은 회사이고, 잡스는 그야말로 천재예요, 천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6일 타계한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고(故) 스티브 잡스를 이렇게 표현한 바 있다.이 사장은 최근까지도 1년에 한두 번은 스티브 잡스를 만나 온 것으로 알려졌다.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사망하면서 고인과 고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 및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으로 이어져 온 삼성 3대(代)와의 끈끈한 인연, 그리고 삼성의 최대 고객이자 경쟁자인 애플 두 회사의 질긴 애증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삼성 등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는 28년 전인 1983년 11월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호암 집무실에서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을 만났다. 타계하기 4년 전이던 당시 호암은 일흔세살의 노구를 이끌고 삼성의 명운을 걸고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는 필생의 도전에 나선 때였다.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어 하루아침에 유명인이 된 스물여덟의 새파란 젊은 사업가였다.호암은 그 자리에서 “굉장히 훌륭한 기술을 가진 젊은이”라며 “앞으로 IBM과 대적할 만한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지금 하는 사업이 인류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고 인재를 중시하며 다른 회사와의 공존공영 관계를 중시해야 한다는 점을 3대 경영철학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애플이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으로 떠오르면서 이건희 회장도 스티브 잡스를 종종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이 회장의 뒤를 이어 이재용 사장도 미국 애플 본사를 종종 방문했고,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샘플을 직접 가져와 특징을 꼼꼼히 설명해주기도 했다는 후문이다.애플과 삼성은 1980~1990년대 삼성과 소니의 관계처럼 최대 협력업체이자 가장 큰 라이벌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가장 큰 고객은 소니였지만, 애플이 아이폰으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핵심 칩 등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최대 납품처로 떠올랐다.삼성전자의 작년 매출 154조6천303억원 가운데 매출 비중은 소니(4.4%, 6조8천37억원), 애플(4.0%, 6조1천852억원), 델(2.2%, 3조4천18억원), HP(2.1%, 3조2천472억원), 베스트 바이(2.0%, 3조926억원) 순으로 소니가 애플보다 6천185억원 많았다.그러나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실적 공시 때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애플이 급격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소니를 제치고 최대 구매처로 등극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올해 삼성전자로부터 78억달러(8조6천억원) 상당의 부품을 사들여 60억달러 안팎을 구매할 소니를 처음으로 제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삼성과 애플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은 애플이 지난 4월15일 삼성전자에 대해 스마트폰 특허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고 꼭 일주일 만에 삼성전자가 애플을 맞제소하면서다.3월 초 애플이 아이패드2를 출시하면서 스티브 잡스가 삼성을 `카피캣`(모방자)이라고 모욕하고 삼성전자 임원을 조롱했을 때만 해도 삼성전자는 직접 대응을 삼가고 침묵으로 일관했었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이라는 점에서 구태여 애플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그러나 애플이 삼성을 실제 제소하자 이건희 회장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처음으로 정기출근한 4월21일 “못이 튀어나오면 때리려는 원리”라고 밝혔고, 다음날 애플을 전격 맞제소했다. 이 회장은 당시 “기술은 앞서가는 쪽에서 주기도 하고, 따라가는 쪽에서 받기도 하는 것인데…”라며 애플에 섭섭함을 표현하기도 했다.이후 애플과 삼성의 소송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고, 삼성은 애플이 아이폰4S를 내놓자마자 스티브 잡스 타계 하루 전날인 5일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법정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 맞소송을 계기로 양사 협력 관계에 금이 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전자·IT 업계의 관행상 글로벌 메이커 간 상호 협력과 견제는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라는 게 업계 공통된 시각이다./연합뉴스

2011-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