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더타임즈 `설립 50년 미만 세계대학 평가`서 당당한 1위
△포스텍의 강점 `연구`
포스텍은 국내는 물론 세계 대학 중 연구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대학을 대상으로 한 이번 대학평가에서 포스텍은 교수당 논문 수, 연구비 규모 등 연구 관련 평가 점수 66.8을 받아 스위스 로잔공대나 홍콩과학기술대학을 제치고 100위권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포스텍은 유독 연구와 관련된 지표에서 강세를 보였다. 논문의 영향력을 판단하는 논문당 피인용수 항목인 `인용도(Citation)` 부문에서 92.3점을 받아 4위를, 산업체로부터의 기술이전 등의 수입을 따지는 산업체 수입(Income from Industry) 부문에서 만점을 받는 등 연구 관련 지표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면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교육 여건 역시 세계적으로 최고임을 인정받았다. 교수 대 학생 비율이나 학위수여 실적, 교육관계자들의 동료평가를 바탕으로 해 평가의 30%를 차지한 교육여건 지표에서 포스텍은 카이스트에 이어 2위(65.9점)에 올랐다. 포스텍의 영원한 `맞수` 카이스트의 경우 교육과 연구는 비슷한 평가를 받았지만 논문 인용도(47.1점)에서 포스텍에 뒤져 5위에 올랐다.
평가를 주도한 필 배티 더타임즈 하이어에듀케이션 편집장은 “두 대학은 이미 세계적 리더”라면서 “불과 몇십년만에 수세기동안 명성을 쌓아온 대학들을 제치고 이만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포스텍이 이렇게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적 수준으로 자리잡은 점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 세계은행(World Bank)에서도 높이 평가했다. 자밀 살미(Jamil Salmi) 세계은행 고등교육조정관은 `변방의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이란 보고서를 통해 포스텍을 “지방 소재, 사립 등 여러 불리한 조건에도 개교 25년 만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올라서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낸 점은 상당히 눈여겨볼 만하다”고 평가한 뒤 “뛰어난 리더십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며 포스텍의 성공 비결을 리더십에서 찾았다.
△연구와 교육에 관한 포스텍의 노력
개교 초기부터 포스텍은 우수 교수 발굴·유치는 물론 석학교수 적극 초빙을 통해 이미 교원의 수월성을 구축하고자 노력해 왔다.
초빙뿐 아니라 포스텍은 엄격한 정년보장 심사제도로 교수들의 교육·연구 수월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우수연구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연구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그 예가 바로 POSTECH Fellow 와 청암 Graduate·Postdoctoral Fellowship 제도다. POSTECH Fellow는 정년보장 교수 중 10% 선에서 우수 연구 및 교육 실적이 있는 교수를 대상으로 선발해 추가 인센티브 지급, 대학원생 및 연구실 추가 배정, 정년 연장 등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대학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청암 Graduate·Postdoctoral Fellowship은 우수연구인력 개발을 위한 제도로 볼 수 있다. 이 제도는 우수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을 대상으로 국내 최고의 장학금 및 연구비를 지원하여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외에도 포스텍은 학생 1인에게 투자하는 연간교육비가 6천370만4천원으로 전국 대학 평균 투자비의 6.5배, 최저 대학과의 차이가 20배 이상으로 전국 대학 중 최고 수준의 교육비를 투자하고 있다. 장학금 역시 전국 최고 수준으로 이와 같은 투자와 지원은 학생들이 무엇보다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소수정예의 엘리트 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독특한 교육프로그램도 포스텍만이 가지는 강점이다. 매년 320명을 선발하는 포스텍은 1,2학년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기숙대학(Residential College), 재학생의 80% 해외경험 기회 부여 등 타 대학에서 실시하기 어려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발표된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장 10명 중 화학과 김기문 교수, 수학과 오용근 교수, 물리과 정상욱 교수, 융합생명공학과 찰스 서 교수 등 4명이 포스텍 교수로 알려졌다. 대한민국의 기초과학 수준을 발전시키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받는 연구단을 이끌게 되는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 1차 선정에서 무려 4명의 교수들 이름을 올린 포스텍은 단일 대학으로 가장 많은 연구단장을 배출해 학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포스텍, 세계 최고 연구대학으로 앞서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포스텍의 연구성과 바탕에는 첨단 연구 인프라가 있다. 세계 최고의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한국연구소 비롯해 △국내 유일의 가속기연구소인 포항가속기연구소 △국내 대학 최대 규모의 생명공학연구센터 △나노 기술 개발 핵심 연구거점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포항나노기술집적센터 △국내 유일의 지능로봇 전문 독립 연구기관 포항지능로봇연구소 등 이미 포스텍은 대학교가 아닌 하나의 대규모 종합연구소로도 볼 수 있다.
특히 포스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항테크노파크와 함께 산-학-연 협력 체계를 확고히 해 국내
최대의 R&D단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산업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최고가 된 포스텍이 앞으로도 세계 최고 연구대학으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남은 과제도 있다.
이에 대해 포스텍 화공 박사과정 황희성씨는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강점은 바로 소수정예라고 생각한다”며 “학문 영역을 탈피한 융합학문을 진행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이 점을 잘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이자 평가관리위원회 서의호 위원장은 “더 타임스 평가는 대학평가 중 가장 권위 있는 평가로 대학계나 학계에서도 평가의 신뢰도가 높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포스텍으로서 아주 고무적이며, 앞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급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용민 총장은 “개교 이래 포스코와 전 국민의 전폭적인 지원과 성원 아래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 실현을 위한 내부구성원과 외부관계자들의 열정과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 생각된다”며 “앞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세계 과학기술계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인재를 많이 배출하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