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획ㆍ특집

(11) 이스탄불의 아시아 지역 우스크다라와 아이스크림 돈두르마

돌마바흐체는 보스포루스 해협과 닿아 있다. 창문을 열면 출렁이는 물결을 볼 수 있는,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을 모방한 궁전이다. 돌마바흐체 궁전을 나온 노군, 손군, 오군과 함께 난 보스포루스 해협을 바라보며 “저기 있는 배 있잖아. 저걸 타 보자고. 저 배가 아시아 지구로 가는 배야.” 내 의견에 셋은 나와 함께 우스크다라로 가는 돌무쇠(배)에 몸을 실었다. 돌무쇠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이다. 보스포루스 해협은 흑해에서 마르마라 해로 흐르는 30Km의 물길이다. 유럽 지구와 아시아 지구를 가르는 물줄기다. 갈매기들이 따라온다. 보스포루스 해협 건너 만난 터키 민요의 배경 `우스크다라`신도로 꽉찬 술탄 모스크… 전형적인 터키풍 옛집도 즐비혀 끝서 스르르 녹는 얼린 과자 `돈두르마` 이국의 맛 물씬돌마바흐체 궁전이 은빛으로 작아지는 선상에서 오군이 입을 연다. “터키 음식 맛 기행은 어때요. 터키가 세계 3대 맛의 나라잖아요.” 참, 좋은 아이디어다.내일이면 우린 이스탄불을 떠난다.이스탄불 - 멋진 이스탄불, 볼 것 많은 이스탄불…. 느낄 것도 많은 이스탄불!오래 전 200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무크란 소설가의 `내 이름은 빨강`이란 책을 읽었다. 그 책을 익으며 난 이스탄불 골목을 상상했다. 그 상상 속에 이스탄불 거리를 배회하곤 했다.`내 이름은 빨강`이란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나는 지금 우물 바닥에 시체로 누워있다. 마지막 숨을 쉰 지도 오래 되었고 심장은 벌써 멈춰 버렸다. 그러나 나를 죽인 그 비열한 살인자 말고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1591년의 이스탄불 풍경을 세밀화 그리듯 그린 이 소설은 동양과 서양을 잇는 문명충돌을 탐정소설처럼 쓴 소설로 많은 독자들을 확보한 책이다. 이스탄불 거리를 걸으며 난 그 소설의 내용 중 `훌륭한 화가는 자신의 그림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종국에 가서는 우리 마음속의 풍경까지 바꿔놓는다`는 구절에 많은 생각을 했었다.예술의 감동은 아닌 게 아니라 봄비 뒤 푸르러 가는 산과 들처럼 푸른 싹 틔우는 그런 깊이가 있어야 한다.“터키에서 맛볼 것들…….” `시크` `캐밥` `커피` `돈두르마(Dondurma)` 등 많은 터키식 음식을 여행지에서 소개받고, 이미 맛본 것도 여러가지다.오군 이야기에 따르면 `돈두르마`는 한국의 텔레비전에도 소개되었단다. 그 맛이 좋아 터키 큰 도시 곳곳에 체인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터키 음식 이름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우린 `우스크다라(Uska Dara)`로 가는 배에서 멀어지는 이스탄불 구시가지, 신시가지와 가까워지는 우스크다라를 보며 이야기꽃을 펼쳤다.`우스크다라` 어렸을 때 난 `우스크다라`란 노래를 많이 불렀다. 6·25 전쟁 당시 우리나라에 참전했던 터키 군인들이 불렀던 터키 민속 노래가 우리나라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노래다.내 입에서 자연스레 노래가 나온다.우스크다라 머나먼 길 찾아왔더니세상에서 이상하다 전하는 말대로거리를 걸어갈 때 깜짝 놀랐네이렇다면 총각들이 불쌍하겠지이 노래는 조금 빠른 템포로 리듬 어딘가에 애조를 담고 있다. 반복되는 리듬을 콧노래로 따라 부르며 대학생인 손군과 오군에 묻는다.“우스크다라란 노래 알아?”“처음 듣는 노래예요.”나는 간단히 이 노래를 소개했다. 내 말을 들은 손군과 오군이 고개를 끄덕인다.잔잔한 파도 위 갈매기들이 날개를 낮게 펼친다.그런데 어선이 보이지 않는다. 해협을 잇는 돌무쇠에 해당하는 배와 크루즈 투어로 떠나는 배 몇 척이 보일 뿐이다. 그러고 보니 이들의 식사에 생선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님을 상기한다.터키인들의 식탁 메뉴는 유럽인들과 마찬가지로 빵과 과일, 치즈, 햄, 커피, 차 등이다. 우리처럼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만드는 수고가 없다. 한 번 만든 빵은 며칠 보관할 수 있다. 햄과 소시지도 그렇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훈제와 발효를 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하면 만들고 그것을 보관한다. 냉장고만 열면 식사거리를 꺼낼 수 있다. 유럽 지구와 아시아 지구의 해협을 잇는 현수교가 보인다. 지도를 살펴보니 `제1보스포루스 대교`라 써 있다. 1973년 개통했는데 길이가 1.74km다.우리나라 거제대교나, 남해대교를 건너면 섬이 있듯이 저 다리를 건너면 또 다른 새로움이 있을 것 같다. 물론 지금 내가 건너가는 아시아 지구에 갈 수 있는 다리다. 배로 건너는 것과 다른 느낌이 올 것 같은 다리다.돌마바흐체 부근 선착장에서 우스크다라 선착장까지는 12분 걸렸다. 우린 선착장 바로 앞에 있는 술탄 모스크에 들어갔다.이슬람교도들의 생활 중 모스크는 빼놓을 수 없는 생활의 근거지다. 마을을 형성하기 전 모스크부터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슬람교도들의 방식이다.하루 다섯 번의 기도 시간.이것처럼 중요한 것이 있으랴. 터키는 덜한 편이다. 오래 전 파키스탄을 여행할 때 난 그들의 기도방법에 무한한 찬사를 보냈다.해뜰 때 시작하여 잠잘 때까지 이루어지는 다섯 번의 기도 생활은 생활 자체를 종교적으로 묵어 놓는데 충분하기 때문이다. 술탄 모스크 입구에는 기도를 하기 전 씻을 수 있는 세면대가 있다. 사원에 들어가기 전 사람들은 이곳에서 손을 씻고, 얼굴을 씻고, 발을 씻으며 마음을 경건하게 한다.사원 안에는 많은 신도들이 기도중이다.입구 2층은 여자들의 기도실이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난 아직도, 아직도 즉 남녀 구별이 확실한 종교가 이슬람이란 것을 다시 확인했다.사원을 나온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 길을 따라 마을로 발을 옮겼다. 전형적인 터키 풍의 옛집이랄까, 그런 집들과 흰색 페인트칠한 집들이 소형 아파트처럼 눈을 끌었다. 걷는 길 앞으로 시장이 보인다. 온갖 과일과 생선, 꽃, 말린 열매들…. 낯선 풍경은 흥미로웠다.시장은 없는 게 없을 다양한 물건들이 손님을 기다렸다. 상점 주인은 낯선 외국인을 향해 씽긋 웃는다.아시아 지역으로 출발하는 하이다르파사역도 보였다. 꽤나 큰 역이다. 이 곳에서 출발한 기차는 한국의 부산역까지 달릴 수 있다. 물론 국경을 무시하고 달린다면 말이다.그곳을 보곤 왔던 길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저기 마도(돈두르마) 가게 있네.”시장에서 마을로 뚫린 길에 우리가 찾던 `돈두르마 - 마도(MADO)` 가게가 있다. 깔끔해 보였다. 우리들은 가게에 들어갔다. 케이크와 각종 과자를 진열해 놓았다.낯선 이국인의 방문을 환영하며 주인은 메뉴판을 가져왔다. 손군은 바닐라, 오군은 딸기, 노군은 쵸크, 나는 이것들을 혼합한 믹스를 주문했다. 다양한 맛을 서로 조금씩이라도 맛보기 위해서다. `마도`라 일컫는 돈두르마는 밀가루와 설탕을 얇게 밀어서 얼린 과자라고 했다. 돈두르마를 작은 수저로 떠서 맛본다. 혀끝에서 스르르 녹는 단맛, 씹을 때 더한 맛을 느끼게 하는 짤진 결정체. 독특한 맛이었다. 바닐라는 흰색, 딸기는 분홍, 쵸크는 갈색, 믹스는 여러 가지 아이스크림이 조금씩 섞여 있다. 맛을 통해 이국의 느낌을 한층 고조시킨 우린 우스크다라 선착장에서 점심으로 둥근 빵(시미트)을 샀다. 기름에 튀긴 이 빵은 터키인들이 즐기는 빵 중의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제과점 아닌 길거리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바퀴 달린 차에 산더미처럼 싣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판다. 값도 싸다. 우리 돈으로 몇 백원이면 굵은 팔찌로 이용해도 무난한 `시미트`를 살 수 있다.대합실에서 토큰(선상 버스라 일컫는 이 배는 토큰을 사야 이용)을 산 우린 다시 돌바마흐체 부근 데식타스(Desiktas) 선착장으로 향했다. 어제 보았던 구시가지가 눈에 들어오고, 아시아지구 쪽으로 슬픈 전설이 남아 있는 바르크 양식의 `크즈 탑`이 보였다. 크즈 탑은 1763년 재건되어 등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2000년 가을 레스토랑 `레안 드로스`로 문을 열어 성업 중이라고 했다. 이스탄불을 한 눈으로 조망할 수 있는 돌무쇠에서 건물에 가린 탁심 광장으로 눈길을 돌린다. 다음 코스는 탁심 광장이다.

2012-04-13

경북동부지역 中企 경쟁력 제고 `총력`

▲ 유헌기 포항지사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유헌기 포항지사장은 지난 1979년에 한국기술검정공단(한국산업인력공단의 전신)에 입사해 30여년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 온 공단 역사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그를 통해 공단의 변화와 미래를 들어본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30년을 일해 왔는데 감회는.△그동안 산업인력 양성이라는 기치 아래 1982년 설립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단순 인력에게는 기능을 습득시키고 미숙련기능인에게는 기술을 갈고 닦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이들이 산업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기능인들이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뿌듯하다.- 공단이 최근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데.△공단은 2006년부터 인력양성 중심에서 재직자 직무능력 향상 중심으로 역할을 변경하고 있다. 그중 2012년부터는 사업주 직업능력개발지원금 사업을 시작했다. 이와 발맞춰 조직도 개편해 그야말로 `열공일터`, `배움일터`를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고 본다.- 앞으로 공단의 미래에 대해 전망한다면.△앞으로 미래사회는 평생학습시대이다.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개념이 정착되어 학령기 이후의 평생학습이 더욱 중시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공단은 사업주 직업능력개발지원금 사업을 발판으로 자격·일자리 연계형 직업능력평가체계 구축, 국제HRD협력 등을 통해 평생학습을 선도하는 평생능력개발 중추기관으로서 미래 30년의 대한민국 제2의 도약에 이바지할 것이다.- 끝으로 포항지역발전에 대해 구상해 놓은 것이 있다면.△포항지사의 관할 구역인 포항·경주 등 경북동부지역은 대기업을 바탕으로 수많은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다. 포항지사에서는 다양한 홍보를 통해 더 많은 지역 내 중소기업들이 평생능력개발사업에 참가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힘쓰는 한편 직원의 전문화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포항지사에서는 평생능력개발 활성화를 통해 지역기업들이 전국 최고의 인적 인프라를 갖춘 기업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황태진기자tjhwang@kbmaeil.com

2012-04-09

한국산업인력공단 창립 30주년 맞아

사람과 기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최고의 인적자원개발 전문기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난 3월18일자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직업훈련 및 자격검정을 통해 기능인력을 양성해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에 밑거름이 돼 온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발자취와 현재를 돌아보며 공단의 미래 30년을 조명해 본다.◇ 평생능력개발지원△ 사업주 직업능력개발지원금 사업사업주 직업능력개발지원금 사업(사업주 훈련)은 사업주가 소속근로자, 채용예정자를 대상으로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할 경우 훈련비용의 일부를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해 기업의 능력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며 예산규모가 2012년 기준 3천400억원에 이르는 직업능력개발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핵심사업으로서 2012년 1월1일부터 고용노동부로부터 사업을 이관받아 수행하고 있다.△ 중소기업 HRD 지원사업인적자원개발 수준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중소기업 HRD 진단, 기업이 근로자의 능력향상을 위해 학습조직을 구축하고자 할 경우 비용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학습조직화 지원, 인적자원개발 우수기업에 대해 정부가 인증을 수여하는 인적자원개발 우수기업 인증, 인적자원개발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대해 컨설팅 비용을 지원하는 HRD 컨설팅 지원 등이 있다.△ 근로자 및 청년층 직업능력개발 지원사업사업주 및 근로자에게 최고급 훈련과정을 지원하는 핵심직무능력향상 지원, CEO 및 HRD 담당자에게 HRD트렌드, 우수사례 등을 교육하는 중소기업 CEO 및 HRD담당자 연수, 기업·사업주단체·대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업에 근로자 직무훈련시설과 비용을 지원하는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대학에 산업현장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이를 취업으로 연계하는 청년취업아카데미 등이 있다. ◇ 숙련기술장려와 기능경기숙련기술 발전에 공헌한 명장·우수숙련기술자·모범사업체를 선정·포상하고, 성공한 우수기능인을 직업진로지도 강사로 활용해 청소년에게 새로운 직업관을 제시하는 우수기능인 직업진로지도, 지방기능경기대회 및 전국기능경기대회 개최,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개최 및 참가 등이 있다.◇ 자격관리(능력평가팀에 문의- 자격종류 숫자 등)용접기능사 등 기능사 149종목, 사무자동화산업기사 등 기사(산업기사 포함) 199종목, 제과기능장 등 기능장 26종목, 건축시공기술사 등 기술사 80종목, 직업상담사 등 서비스 13종목 등의 국가기술자격과 변리사, 세무사, 공인노무사 등 40종목의 국가전문자격 시험의 출제·집행·발표·자격증 교부 등 전반적 관리를 수행하고 있다.◇외국인고용지원외국인근로자(E-9)들의 입국 필수요건인 한국어능력시험(EPS-TOPIK) 실시, 외국인근로자 입국지원, 외국인근로자와 그 사용자에 대한 행정지원 및 상담 등 체류지원, 외국인근로자 및 고용사업주 교육훈련, 외국인근로자 귀국지원 등이 있다.◇해외취업 및 국제협력구직상담부터 출국까지 해외취업알선, 해외취업 연수과정 운영, 해외취업사이트 월드잡(www.worldjob.or.kr) 운영 등의 해외취업 사업과 국제HRD센터 운영 및 HRD분야 국제교류 등 국제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2012-04-09

쌍계사 벚꽃길을 가다 (11)

봄 전령사 벚꽃이 절정이다.경남 하동에서 가장 유명한 명물인 쌍계사에도 벚꽃이 활짝 피었다.이곳에 가기까지 화개장터에서부터 이어지는 도로변을 수놓은 십리벚꽃길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나무마다 풍성하게 핀 벚꽃의 아름다움에 그저 탄성만 나온다. 하얀 눈처럼 피어난 벚꽃은 터널을 이뤄 더욱 운치를 더한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빼곡하게 들어선 꽃터널 아래로 바람이 불면 꽃잎이 휘날리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된다.사랑하는 남녀가 함께 걸으면 영원한 사랑 얻는 `혼례길` 로도 불려신라 성덕왕 때 창건한 쌍계사 차(茶) 시배지로서의 인연도 간직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은 비교도 안 되는 수많은 꽃들이 눈처럼 휘날리며 향기를 뿜어대는 장면은 장관이다십리벚꽃의 출발지인 하동 화개장터는 1948년 나온 김동리의 소설 `역마`의 무대다. 소설 `역마`에는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의 시오리길은 언제 걸어도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10리벚꽃길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길 100선 가운데 최우수상을 수상한,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아름다운 꽃길이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5km에 신작로가 개설되면서, 1929년부터 2년여에 걸쳐 주민들이 직접 심은 것이다. 신작로가 완성된 뒤 하동군의 유지들에게 자금을 갹출했고, 복숭아 200그루와 벚나무 1천200주를 가로수로 심어 지금의 꽃을 피웠다.이곳 10리벚꽃길은 `혼례길`이라고도 불린다.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이 길을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뤄지고, 영원하다고 한다. 이 길을 따라 수년 전 하동군이 만든 산책로에는 영원한 사랑을 바라며 두 손을 꼭 잡고 어린 아이처럼 걸어가는 청춘남녀들이 수두룩하다. 이때 날리는 꽃잎을 두 손으로 받으면 그해가 가기 전에 큰 행운이 온다는 이야기도 있다.옛날 시골장터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화개장터에는 도토리묵, 국밥을 파는 주막과 산나물, 녹차 등의 특산품을 파는 노점들이 줄지어 들어서 흥겨움을 제공한다. 또 호미, 낫 등 전통 농기구 등을 만드는 대장간이 있어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동행한 가족여행자들에게는 더욱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십리벚꽃길 외에도 쌍계사 곳곳에서도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사찰 안팎으로 군락을 이루며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하얀 잎이 햇살에 반사되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쌍계사는 신라 성덕왕 21년(서기 722년), 선종 육조 중 하나인 혜능스님의 정상(頂相·머리)을 모시고 당나라서 돌아온 대비, 삼법 두 화상이 꿈에서 `눈 쌓인 계곡 가운데 칡꽃이 피어있는곳(雪裏葛花處)에 정상을 봉안하라`는 계시를 받고 찾아다니던 중, 지리산 자락서 호랑이의 안내를 받아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신라 성덕왕 때(722년) 지어진 절로 고색창연한 자태와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 국보 한점과 보물 여섯 점을 보유하고 있으니 꼭 찾아보시길. 문화재 이외에도 차와 인연이 깊은 곳으로 쌍계사 입구 차시배지에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데 차는 신라 선덕여왕 때 당나라에서 처음 들여와 쌍계사와 화개 부근에 재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쌍계사는 차와 인연이 깊은 곳이기도 하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 김대렴이 당나라에서 차나무 씨를 가져와 왕의 명령에 따라 지리산 줄기에 처음 심었다. 이후 진감선사가 쌍계사와 화개 부근에 차밭을 조성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쌍계사 입구에 차시배지 기념비가 세워져 있어 확인할 수 있다. 쌍계사는 사시사철 자랑하는 멋과 맛 때문에 사찰이 지닌 진정한 보물을 언제부터인가 잃어버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아니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잊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쌍계사의 진정한 멋과 맛은 창건역사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 흔적도 경내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쌍계 석문을 지나면 차 종자를 가져와 처음으로 심은 것을 기념해 세운 차 시배지를 만나게 된다. 대 이슬을 먹고 자라 생로병사를 초월한 신선들이 즐겼다던 죽로작설차(竹露雀舌茶)의 향을 좇아 쌍계사를 찾는 일은 품격 높은 여정이다.쌍계사 안에는 최치원이 진감선사를 기리며 글을 지었다는 진감선사대공탑비(국보 47호)가 있다. 여기에는 `그가 범패를 매우 잘하여 금옥 같은 소리가 구슬프게 퍼져 나가면 상쾌하기도 하고 애절하기도 하여 능히 제천을 기쁘게 할 만하였다`라는 대목이 기록돼 한국 불교의 옛 멋을 느끼게 한다.

2012-04-09

`문경 주신복 사과농원` 성공사례

▲ 주신복씨 백두대간의 한 가닥 문경 주흘산 중턱에서 사과농사 하나에 생애를 건 여성농업인 주신복(53·사진)씨. 여기에 더 힘을 보태준 남편 황정수(59)씨. 남편 황씨가 없었다면 오늘의 자신은 없었다고 했다.주 씨는 문경시 동로면 적성리 해발 450m 황장산 자락에서 친환경농법으로 맛과 향이 남다른 고품질 친환경사과를 생산하고 있다.주 씨의 사과농장은 하늘과 맞닿은 산골이다. 산세가 수려하고 주변환경이 청정하며 일교차가 심해 사과의 당도는 아주 높고 특별한 아삭함과 향이 다른 어느 지역 사과보다도 뛰어난 게 특징이다.주 씨는 1981년 산골이라 먹을 것도 없고 고추, 담배로는 삶을 영위할 수 없어 당시 `대학나무`라 불리는 사과재배를 시작했다.주 씨는 다른 사람보다 발 빠르게 키낮은 사과원을 조성하는 등 농사일과 집안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여성으로서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남자들도 하기 어려운 농사일을 감내하면서 2003년에는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지기도 했다.그러나 주 씨는 여성 특유의 근면성을 바탕으로 1980년대 초 사과과수원 2천 평 임대 농에서 시작해 지금은 1만4천 평을 경영하는 전업농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연간 3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명실상부한 기업농으로 자리잡은 주씨는 억척 맹렬 여장부다.주 씨는 1999년 문경시 사과대상, 1999년부터 4년간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했다.2007년 동탑산업훈장 수상, 2011년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으로 선정되는 등 사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특히 주씨는 소비자 기호에 맞는 고품질의 안전 사과 생산을 위한 노력으로 비타민이 일반 사과보다 2배나 높은 사과생산 재배로 상품 차별화에 성공, 올해 `오메가쓰리 사과`와 `하늘이 주신 福`이란 개별 브랜드로 롯데백화점에 전량 납품계약을 맺기도 했다.주신복씨는 “고품질의 사과를 생산한다면 한미FTA로 수입 과실이 범람한다 해도 소비자는 결코 우리 농산물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며 “효율적인 방법으로 생산성을 높이면 우리 농업은 돈 되는 농업, 살기 좋은 농촌이 될 것이다”고 자신한다. “명품사과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씨는 강조한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2-04-06

`키 낮은 사과`로 FTA 수입개방 파고 이겨낸다

사과는 고대 그리스나 로마 사람들에 의해 애용됐고 재배종은 유럽 전역에 전해진다. 유럽에서 개량된 사과는 17세기 미국에 전파돼 더욱 개량됐다. 동양에서는 중국에서 1세기경에 재배한 기록이 있으며 그 당시의 것은 능금이라 불러 한국과 일본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우리나라에는 1884년부터 심었던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 있으나 개량종은 1901년 윤병수라는 사람이 미국 선교사를 통해 사과 묘목을 얻어 원산 부근에 과수원을 조성해 재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예산 능금은 일본인이 1923년 고덕면 대천리에서 첫 재배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1924년 삽교읍 두리 조강국이 예산지역 능금재배의 시초가 됐다. 1960년대 당시 예산 농고 이종건 교장의 방침에 따라 윤용건 원예 담담 교사에 의해 대대적으로 보급돼 오늘의 주산단지로 발전시켜온 모체가 됐다. 주 재배품종은 후지(80%), 쓰가루 등이며 대구, 예산 등 주재배지에서 경북은 기후 변화로 북부지방에서 특화 재배되고 있다.`대학나무`라 불리는 사과나무는 우리 삶의 애환을 담고 있다.농도 경북 기능성 과일로 FTA 극복① 수입과실 경쟁 대체 과수 조성실태② 키 낮은 사과원 조성 성과·향후계획③ 과수전용 농기계 지원실태·향후계획④ 과수 전문유통조직으로 농가소득 증가 道 2017년까지 4천500여억 투입1만4천㏊ 조성… 전체 70% 수준시설현대화~유통구조까지 개선나무높이 크게 낮춰 노동력 절감9년차 수량 83%↑ 조수입 120%↑□ 경북도의 사과 재배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키 낮은 사과원 조성사업이 사과의 생산성 증대와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면서 사과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경북도의 사과는 경북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과수 생산지역으로서의 위상을 지키는 데는 물론 FTA 확대에 대응하는 효자시책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지난 70년대부터 고소득 작물로 인식됐던 사과는 90년도 초반까지 재배면적이 꾸준히 증가해 3만6천ha까지 확대됐다. 재배자들의 고령화와 농촌 인력부족에 따른 인건비 인상 등 생산비는 상승한 반면 단위 수량과 품질 등 생산성은 정체됐다. 외국에서는 미국, 중국 등 경쟁국의 재배기술이 급격히 향상되어 사과의 생산성과 품질 면에서도 우리나라가 오히려 뒤지는 등 사과 산업이 위기를 맞았다. 이에따라 1999년 경북도 사과재배 면적은 2만여ha로 92년과 비교하면 45%가 감소하는 실정에 이르게 됐다.이처럼 경북사과의 어려움을 타개하려면 인건비를 비롯한 경영비를 최대한 줄이고 품질 좋은 사과를 조기에 다수확할 수 있는 새로운 생산체계 확립이 절실히 요구됐고 이를 충족할 방법으로 왜성대목에 접목한 사과를 고밀식하는 재배체계를 국내 환경에 맞게 적용한 것이 `신경북형 키낮은사과원 조성사업`이었다.경북도가 지난해까지 조성한 키낮은 사과원은 8천608ha이다. 이는 도 전체 사과재배 면적의 44% 수준으로 매년 조성면적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이다. 도는 2017년까지 전체 재배면적의 70% 수준인 1만4천ha까지 재배 면적을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지난 2004년 한-칠레FTA 체결 이후 과일 수입이 확대됨에도 품종갱신을 통한 품질향상으로 사과가격은 수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이처럼 경북도의 발 빠른 대처와 시의적절한 시책추진으로 수입개방의 어려운 파고를 키낮은 사과원 조성이라는 기술 혁신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 나간 것은 우수사례로 봐도 손색이 없다.경북도에서 개발한 키낮은 사과원 조성사업이 경북 사과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묘목 생산에서부터 과원조성 단계까지 새로운 생산체계를 확립한 것으로 사과발전과 과수농가 소득증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키 낮은 사과원 조성사업키낮은사과원 조성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난관들을 행정, 농협, 학계 등의 끊임없는 기술지도를 통해 슬기롭게 극복하고 성공했다. 과수 재배 농가로부터 적극적인 호응을 받아 1998년부터 중앙지원사업(과실 생산유통 지원사업)으로 채택돼 전국으로 보급되기 시작했고 2004년부터는 FTA 기금사업과 연계해 지원을 확대하게 됐다.경북도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과수 고품질 생산시설 현대화사업에 FTA기금 2천309억원을 투입해 키낮은사과원 조성 등 고품질·안전과실생산과 생산비 절감 분야에 중점 지원, 사과 산업 경쟁력제고 기반을 구축했다.키낮은사과원은 일반 대목과 달리 기존 4m 이상의 나무높이를 2.5~3.0m로 낮춰 노동력을 줄일 수 있고 나무의 생장환경이 개선되어 꽃눈 형성이 좋으며 상품과 생산비율이 높아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키낮은사과원 경영성과를 농진청 표준소득과 비교 분석한 결과 9년차 성목기준으로 수량은 83% 늘어나고 조수입은 120% 증가했으며 kg당 생산비가 947원에서 400원으로 58%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농가소득이 일반과원과 비교할 때 1.5배 정도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특히, 지난 1월 농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경북도내 억대소득 농업인 7천500여 명 중 사과재배 농가가 1천200여 명으로 15%를 차지해 축산농가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키낮은사과원 비중이 더욱 확대됨에 따라 억대 소득 농가 중 사과농가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부자 농촌 만들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경북도는 앞으로 FTA기금사업을 통해 2017년까지 4천500여억원을 투입하고 자체사업도 늘려 키낮은사과원 조성 등 품종갱신, 관수시설, 지주시설, 친환경 과원관리사업 등 고품질 과수 생산시설 현대화 사업에서부터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이르기까지 국내 과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FTA 확대에 대응하기로 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2-04-06

수몰지

▲ 김살로메 소설가 여념 집 마당엔 홍매화 피고 야산마다 노란 생강꽃 물들었다. 눈으로 보는 봄은 저만치 와 있는데 내 몸은 아직 봄 채비에서 한참 멀다. 워낙 추위 타는 체질이라 외출할 때면 여전히 내복을 챙겨 입는다. 그래도 손발은 차고 무릎과 등짝은 시려온다. 하지만 몸이 겨울이라고 마음마저 겨울로 머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럴수록 봄맞이를 적극적으로 해야지.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어렵게 꽃구경을 가기로 약속을 해 놓고도 내 쪽에서 일정이 맞지 않아 미뤄야만 했다. 정녕 내게 봄은 멀기만 한가, 하고 있을 때 마침 지인이 미나리 파티에 초대했다. 막 시작한 봄인데 미나리 농사는 벌써 끝물이란다. 제대로 된 미나리 철은 이월 말에서 사월 초까지란다. 서둘러야 미나리의 그 오묘한 맛의 세계를 접할 수 있단다. 아니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나.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어렵게 몇 사람이 모였다. 그리하여 올해의 내 봄맞이는 꽃구경이 아니라 미나리 맛 기행으로 시작하게 되었다.지하청정수로 재배한 봄 미나리는 생으로 먹을 때 그 독특한 향을 살릴 수 있지만 삼겹살과 곁들일 땐 익혀도 제 격이었다. 혀를 즐겁게 하는 것 이상으로 내 눈을 오래 머물게 한 건 비닐하우스 속 그 푸른 행렬이었다. 맺힌 데 없이 싱싱하게 푸르른 미나리를 보고 있자면 봄은 미나리꽝에서 오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미나리 재배지는 실은 수몰지라 했다. 만수위(滿水位)만 되지 않으면 드넓은 땅은 경작지로 손색이 없을 것이었다.임시방편이긴 하지만 노는 땅을 이용해 미나리를 재배하고, 그 이익금이 마을 살림에 보탬이 된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었다. 고향이 수몰지역인 나로서는 이런 사실이 부러웠다. 고향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타지로 떠났기 때문이다. 다음날 내 맘을 알 리 없는 남편을 졸라 내 고향으로 향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무람없이 가는 곳이기는 하지만 이번 나들이는 아련한 수몰지에 대한 기억을 깨쳐준 저 미나리꽝 덕분이 틀림없다.호우기가 아니라 멱찬 물이 되지 않아서 드넓은 들은 그대로 제 몸을 드러냈다. 옛 집터 자리도 가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십 년 전 어린 눈에 비치던 마을의 위용과 풍광과는 거리가 멀었다. 버려진 그 땅엔 올 때마다 다른 식물군이 왔다가 사라지곤 했다.자연적인 것도 있었고 인위적인 것도 있었다. 경작하지 않고 노는 땅일 때에는 내 생애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상야릇한 야생꽃들이 수몰지를 뒤덮었다. 어느 해 늦봄 그곳에서 그 꽃을 보았다. 나는 고향 떠난 누군가의 혼백이 뿌려 놓고 간 향수일 것이라고 믿었다.어느 해는 양배추 농원으로 개간되어 있었다. 어차피 노는 땅이니 어떤 객지의 농사꾼이 자신의 호기 팽배함만 믿고 씨를 뿌렸을 것이다.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양배추 밭을 보면서 그래도 누군가 그 땅을 활용하려 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하지만 두 달 쯤 뒤 다시 찾았을 때 그곳엔 만수위까지 물이 차올라 있었다. 버려진 땅을 활용한다는 건 무모함을 시험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물때를 알 수 없이 강수량에 의존하는 게 수몰지의 운명이니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저만치 집터 근처로 회오리바람이 불었다. 아직은 매서운 꽃샘바람이었다. 사람 잃은 무참함을 그저 견뎌야했던 땅덩이로서의 회한이 저 돌풍에 휘감기고 있었다. 그 아릿한 땅의 말씀을 놓치고 싶지 않아 애꿎은 셔터만 눌렀다. 원시의 건강함이나 의연한 땅심을 갖추지 못한 수몰지는 내게 가없는 안타까움이었다.너무 적요하고 고즈넉한 그 풍경 속을 앓다 보면 어느새 현실감을 놓쳐버린다. 애틋한 사향심이 있는 것도 아닌 내가 그곳을 쉬 지우지 못하는 건 여전한 의문이다. 이 봄, 미나리꽝으로도 남지 못하는 모든 마음의 폐허와 허무를 위로하고 위로 받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2012-04-04

풍부한 자원으로 2020년 선진국도약 시도

경북 명품사과 및 우수농산물 2012 해외 수출촉진 홍보행사가 지난 달 14일부터 19일까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열렸다. 경북도와 도의회, 대구경북능금농협, 경북통상, NH무역을 비롯해 경상북도 내 사과주산지인 영주시와 안동시, 문경시, 상주시, 김천시, 청송군, 봉화군, 예천군, 군위군, 의성군, 영양군 등 11개 시군이 참가했다. 신흥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잠재력을 현지 취재했다.`경북 명품사과·우수농산물 2012 해외수출 홍보행사` 열려`말레이시아 비전 2020` 선진국 경제성과 이룩 위해 추진`다양한 천연 및 관광자원 등으로 고부가가치 창출 기대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아시아의 5대 용으로 분류되며 신흥 경제 부국으로 발돋움하는 말레이시아는 여전히 역동적이다. 전통문화와 함께 영국의 통치 시대를 거쳐 발전한 유럽형 사회 구조, 풍부한 천연 부존자원을 원동력으로 삼아 국제적 도시 형태로 발전의 속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특히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프르는 정치 경제를 주도하는 중심 도시로 국가적 차원에서 집중 투자하고 있다. 경제 중심지로 인근 신도시로 개발 중인 푸트르자야는 정치 집중 지역으로 계획도시를 개발, 말레이시아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말레이시아의 비전 2020말레이시아는 독립 후 30여 년간 이룩한 경제적 성과(소득수준의 향상, 산업생산의 증대, 산업 기반의 확충)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같은 수준의 선진국 도약을 위해 말레이시아 비전 2020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정부와 민간의 동반자적 관계를 바탕으로 산업화와 사회개조를 시도하는 청사진으로, 경제사회의 정의 구현과 시장경제체제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마하티르 수상이 도입한 것으로 정부가 민간부문을 계도하고 지도자 간의 가치관을 민간의 사고방식과 경영방식에 적극 주입시키는 것이 골자다. 2020 비전 계획은 우리나라 새마을운동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의 성장 동력말레이시아는 지리적으로나 인종적, 문화적으로 ASEAN, 중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유망 시장으로 부상하는 지역에 접근하기 쉬운 유리한 위치에 있다. GDP 대비 총외채 수준은 2003년 이래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석유·천연가스·석탄·주석 등 광물자원과 목재·야자수·고무 등의 풍부한 자원의 보유와 이를 이용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급 기술은 말레이시아의 자랑이다. 경제 부흥시기에 기간사업 부문에 충분한 투자를 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안정적 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비교적 안정된 정치, 경제, 사회적 구조가 지속 성장 가능한 국가 체제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 환경.말레이시아 토착민에게만 사용, 소유 및 매매가 허락된 부미푸트라란 독특한 개념의 부동산 정책을 펴고 있다. 390년간 지속된 토착민 우대 정책으로, 외부 자본으로부터 현지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내용이다. 이는 현재 국가 간 진행 중인 FTA협상에 있어 국가 간 난항을 겪는 주요 원인으로 국제 협상에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다.이와는 별도로 토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하는 프리홀드(Free Hold), 건물의 소유권만 인정하는 리스홀드(Lease Hold)제도가 함께 존재하고 있다.말레이시아의 전 국토는 각 주가 소유권을 갖고 있다. 국토의 70%가 열대우림이며 농경지 면적은 760만㏊로 전 국토의 23%를 차지하고 있다.총 농경지 면적 중 4.8%만이 관계수리 면적으로 강우량 등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농업구조 하부가 낙후된 것으로 보이고 있다.농업인구는 960만 명 수준으로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고 1980년 61% 수준에서 매년 농업인구가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주요 생산 농산물은 고온 다습한 열대우림 기후적 특성으로 팜오일·천연고무·코코아 등 열대농작물과 쌀·코코넛·사탕수수·파인애플 및 열대 과일, 원목과 제재목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주요관광지말레이시아 전 국토의 3/5가 열대우림 지역으로 희귀한 동식물을 접할 수 있다. 특히 바다를 중심으로 한 휴양지, 폭포·호수·바위 암벽·신비스러운 동굴 등은 각각의 매력을 발산해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이중 말레이시아의 밥 그릇이라 불리는 케다와 동양의 진주라 불리는 페낭, 풍요로운 역사와 문화, 민속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페락,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산호초와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사바 등이 유명하다. 온천지 에어 한가트, 피크닉 명소 탄중루, 휴양지의 천국 팡코르 섬 등이 대표적 관광지로 꼽힌다. ■이슬람 문화말레이시아 국민의 60%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고 있고 국교로 되어 있다.이슬람 교인들은 하루 5차례의 기도를 올리며 기도 시간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어 기도 때문에 근무 시간에 지장을 가져와도 고용주는 이를 제재하거나 금지 시킬 수 없다.이슬람 교인들은 종교를 위해 태어나 살아가고 죽는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 이슬람 교인들의 삶은 곧 종교를 위한 것이다. 종교별 매장 문화도 다양하다.이슬람 교인들과 불교를 축으로 하는 중국계는 우리나라와 같이 매장 문화를 갖고 있으며 힌두교를 믿는 인도계는 화장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특히 이슬람 매장 문화는 우리와는 크게 달라 관을 사용하지 않고 흰 천 등으로 시신을 싸서 있는 모습으로 매장한다.이 같은 매장법은 사후 세계에서도 이슬람교를 유지하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시신의 머리 방향은 메카로 향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말레이시아의 국가 형태적도 북단에 있는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과 인접한 국가로 13개 주에 9명의 술탄(왕)이 지배권을 갖고 정부 형태는 의원내각제로 현 내각수반에 나집 나작총리가 행정을 이끌고 있다. 또 말레이시아 국가원수의 임기는 5년으로 9개 주 술탄이 순환하며 국왕 직을 수행한다. 말레이시아의 인구는 2천572만 명이며 수도 쿠알라룸프르에 160만이 거주하고 말레이계 62%, 중국계 23%, 인도계 7%, 기타민족 8%로 다민족 형태의 국가 형태를 갖고 있다. 국가 면적은 32만 9천758㎢로 한반도의 1.5배 한국 3.3배 규모다. 1인당 국민소득은 8천423$로 주요산업 부분은 전기전자, 원유, 석유화학, 팜 오일, LNG 등이며 연평균 27℃, 연평균 강수량 2천410㎜의 열대성 기후를 갖고 있다.말레이사의 종교 형태는 이슬람교 60.4%, 불교 19.2%, 기독교 9.1%, 힌두교 6.3%, 기타 5%로 이슬람교 중심 국가다.말레이 중국 인도계 등 세 민족으로 구성돼 있지만 민족 간 갈등이 크지 않고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이슬람을 국교로 하면서도 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며 공존한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이러한 다양성 속에 천혜의 부존자원과 다민족의 공동체, 각 종교의 자율성, 인근 유망 시장에 대한 쉬운 접근성, 풍부한 관광자원 등은 말레이시아를 아시아의 부국, 또 세계 속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해 나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쿠알라룸푸르에서/김세동기자kimsdyj@kbmaeil.com

2012-04-02

밀양 표충사를 가다 (10)

신라 진덕여왕때 창건…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임란 당시 공 세운 사명대사 충절 기리기 위한 `표충사당` 지어통일신라시대 추정 3층석탑 등 문화재 즐비… 템플스테이도 유명“花流水認天台半醉閑吟獨自來”`떨어지는 꽃이 강물 위로 흐르는 데서 넓은 세상을 알고 술에 반쯤 취하여 한가하게 읊으며 혼자서 왔다`낙화유수(花流水)…. 당나라 시인 고변이 지은 시의 구절에서 유래된 성어로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을 남자와 여자에 비유하여 남녀가 서로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정을 지니고 있음을 뜻하기도 하고, 세월의 무상함을 뜻하기도 한다.오랜만에 보는 봄비는 훈훈한 바람마저 있어 방금 터져 나오는 홍매(紅梅)의 자태가 더없이 아름답다. 붉은 매화꽃에 촉촉이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고 있노라니 잠시나마 나 역시 세상의 모든 짐을 내려 놓는 듯 편안함이 찿아온다. 조선시대의 대승 사명대사가 상동암에서 소나기를 맞고 떨어지는 낙화를 보고는 무상을 느껴 문도(門徒)들을 해산하고, 홀로 참선에 들어갔다는 이야기 또한 구구절절 이해가 되는듯하다. 참 오랜만에 밀양을 왔다. 어릴 적 부산에 살면서 기차타고 친구들과 여름이면 참 많이 와본 곳이지만 지금은 주변환경이 너무 많이 바뀌어 낯설기까지 하다. 먼저 영남루에 올라 강을 굽어 보며 옛 선비들이 저 강을 보며 시조타령을 한 것처럼 나 역시 노래 한 곡조 올리고, 맞은편에 있는 천진궁을 잠시 둘러본다. 천진궁은 역대 창조 시조의 위패를 모시는 공진관의 부속건물로 단군, 부여, 고구려 등의 시조를 모시고 있었으나 일제시대 때에는 감옥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니 맘이 찹찹, “에이 일본X, 나쁜XX” 하지만 1957년에 보수해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단다.여기서 차로 15km쯤 가면 이번 여행의 목적지 표충사가 있다.표충사는 경남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에 위치해 있다. 천황산 산기슭에 위치한 사찰을 병풍처럼 두른 산새가 일품이다. 사찰 내로 들어서면 그야말로 `천혜의 요새`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표충사를 둘러싼 산세는 기골이 장대한 의병들이 병풍처럼 믿음직스럽게 서 있는 모습을 떠오르게 할 만큼 웅장하다. 이곳에 모셔진 3대 선사의 기개가 절을 감싸고 흐르는 듯 범상치 않은 기운마저 느껴진다. 완벽한 조화미를 뽐내는 표충사 3층석탑과 표충사 템플스테이가 유명하다.경상남도기념물 제17호로 지정된 표충사는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사명대사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절로 고풍스러운 사찰건물과 주변경치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탬을 자아낸다.신라 진덕여왕 8년(654년)에 창건돼 사명대사의 호국혼이 깃든 사찰로 유명하다.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이다. 서산대사를 모신 사당. 대사의 위국충정을 기리고 그의 선풍이 대흥사에 뿌리 내리게 한 은덕을 추모해 제자들이 1669년에 건립했는데, 정조대왕이 친히 표충사라 사액했으며, 나라에서는 매년 예관과 헌관을 보내 제사를 지내게 했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사명대사의 충훈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표충사당(表忠祠堂)이 있는 절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표충사 앞엔 편안한 표정으로 차단지를 들고 앉아계신 노스님의 동상이 있으니 바로 초의선사다. 16세에 출가한 후 40여년간 일지암에서 다선삼매(茶禪三昧)에 들었던 선사는 시와 글과 그림에 능통한 명인이었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다도(茶道)를 정립한 다성(茶聖)이었다.표충사라는 이름은 사명대사를 제향하는 사당을 당시 서원의 격으로 표충서원이라 편액하고 일반적으로 표충사로 불렀는데, 이 사당을 사찰에서 수호해 왔으므로 사(祠)가 사(寺)로 바뀐 것이다.임진왜란 당시 승려로 승병을 일으켜 국난을 이겨낸 사명대사의 충의가 서려 있어 역사와 불교문화를 만나볼 수 있다.표충사의 옛 이름은 대나무가 많아 죽림사였다. 대나무 밭은 지금도 표충사를 감싸고 있는데, 그 대나무들이 바람에 어지러이 흔들릴 때 영남 알프스처럼 웅혼했던 사명대사의 혼이 용이 돼 스치는 것처럼 보인다.표충사는 사명대사에 얽힌 스토리텔링 이외에도 문화재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7.7m의 3층 석탑은 기단부가 한 층으로 돼 있고 1층 몸돌의 높이가 상대적으로 높아 2층 기단의 기능을 같이 하고 있다. 또한 이런 구성은 탑의 키가 실제보다 커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어 절 뒤의 재약산과 잘 어울린다. 네 단의 층급받침을 가진 지붕돌 처마 끝마다 풍탁이 걸려 조심스럽게 바람에 몸을 흔든다.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31호인 대광전, 팔상전, 명부전,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42호인 만일루, 표충서원 등이 있다. 또한 국보 제75호인 청동함은향완은 1177년(명종 7)에 제작된 현존하는 최고의 고려시대 향로이다.이 밖에도 보물 제467호인 표충사 삼층석탑, 중요민속자료 제29호인 사명대사의 금란가사와 장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4호인 표충사 석등,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5호인 표충사비 등이 있다. 절 일원이 경상남도 기념물 제17호로 지정돼 있다.비 오는 날의 표충사. 홍매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나 또한 무념무상(無念無想)의 큰 뜻하나 새기며 돌아왔다.

2012-04-02

“대체 과수 확대 재배로 FTA 파고 넘는다”

한-미 FTA 발효에 따라 경북도의 대응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농도여서 피해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경북도는 전국 최대 과실 생산지로서 한-미 FTA 발효에 따라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피해 최소화와 경쟁력을 높이고자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경북도는 FTA 피해에 선제 대응하고자 전국 최초로 법령(조례)이 뒷받침되는 `FTA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운영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2017년까지 2천억원의 FTA대책기금을 조성하고 전국 최초로 경북농민사관학교 운영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경북매일은 한-미 FTA 발효에 따른 경북도의 대응책을 △수입과실과 경쟁할 수 있는 대체 과수 조성실태 △키 낮은 사과원 조성 성과와 향후계획 △과수전용 농기계 지원실태와 향후계획 및 농가반응 △APC 등 과수 전문유통조직 운영을 통한 농가소득 증가 실태 등 4회에 나눠 보도한다.경북도의 과수분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책 및 추진실적, 우수사례 등을 중심으로 안전영농 여건을 조성하고 농민의 의욕과 사기를 앙양하기 위해서다.농도 경북 기능성 과일로 FTA 극복① 수입과실 경쟁 대체 과수 조성실태② 키 낮은 사과원 조성 성과·향후계획③ 과수전용 농기계 지원실태·향후계획④ 과수 전문유통조직으로 농가소득 증가□ 수입과실과 경쟁할 수 있는 대체 과수 조성실태과일 소비 패턴이 변해가고 있다. 웰빙 트랜드에 맞추어 건강·미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맛과 함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이 가미된 과일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또한, 구색 과일이었던 수입과일이 외국 여행과 출장, 유학 등 해외 경험이 잦아지면서 거부감이 희석된 데다 수입과일을 이용한 퓨전음식료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져 과일 소비 패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이 같은 소비자의 요구에 들어맞는 대표 과일이 블루베리, 체리라 할 수 있다.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식품`으로 유명해진 블루베리는 폴리페놀, 안토시아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시력보호, 암 예방, 치매예방,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블루베리를 이용한 유제품, 음료, 제과·제빵 등 가공용으로의 수요도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새콤달콤`한 맛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체리 역시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함유돼 암과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주며 관절염, 통풍 등의 증상완화에 효과가 있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또 많은 사람에게 미니사과로 알려진 `알프스오토메`는 보통사과(250~300g)의 7분의 1 정도(40~50g)에 불과하지만 비타민, 과당, 포도당 함량 등이 일반사과보다 많아 웰빙식품으로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은 과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특히, 아이들 손에 꼭 맞게 쥐어질 정도의 작은 크기로 인해 학교급식용, 도시락용, 이벤트용 등 다양한 곳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경북도는 과일소비 변화에 부응하고 FTA 확대에 따른 수입과일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체 과수 재배단지를 확대 조성하고 비 가림 시설, 재해방지 시설 등 재배시설을 현대화하는 `FTA대응 대체 과수 명품화 사업`을 통해 2017년까지 현재 228ha에서 500ha까지 확대 조성해 농가소득증대 및 지역 명품 특화작목으로 집중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따라서 도는 올해 14억원을 투자해 경주, 김천, 안동, 영천 등 도내 10개소에 체리, 블루베리, 알프스오토메 등의 대체 과수 재배단지를 조성한다.블루베리·체리·알프스오토메 암·치매예방·다이어트 효과 커 ...2017년까지 228→500㏊ 확대김천 차윤득씨 블루베리 생산...年 50t수확 25억 고소득 올려□ 대체 과수 확대조성 사업은기존의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의 과일을 대체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 적지 변화에 따른 대체작목을 육성하는 사업이다.경북도는 비 가림 하우스, 재해방지시설, 모노레일 설치지원 등 고품질 안정생산을 위한 생산시설 현대화와 대체작물 도입을 위한 묘목대 지원, 신규재배지 조성 지원 등으로 대체 과수 확대를 조성을 유도하고 있다.육성대상 품목으로는 블루베리, 체리, 알프스오토메(미니사과), 무화과 등이 있다. 도는 2007년부터 대체 과수 명품화 사업을 추진해 13개 시군 135ha에 54억원을 투자해 블루베리, 체리, 미니사과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시설을 현대화했다.현재 도내에는 블루베리 156ha(전국 1,082ha), 체리 52ha(120ha), 알프스오토메 20ha 등이 재배되고 있다.김주령 경북도 친환경농업과장은 “지난해 도내에서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는 농가는 10a당 600만원, 체리 농가는 500만원 소득을 올렸다. 이는 사과(4,63만원) 보다 더 많은 소득이다”고 전제, “과수 최대 주산지인 경북도가 한·미 FTA로 인해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소비자의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해 대체작목을 육성, 믿고 먹을 수 있는 고품질 안전 과일을 생산한다면 수입과실과 경쟁해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과수농가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지역의 새로운 명품 작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성공사례△대야농장의 블루베리농장주 차윤득(70·김천시)씨는 부모 따라 고향 개성을 떠나 부산에서 줄곧 생활하다 늙그막히 농사의 `농` 자도 모르면서 김천에 제2의 인생 보금자리를 찾았다.차 씨는 실향민으로 남들보다 고향에 대한 애절함이 더했으나 해직 언론인으로 부산에서 남영학회 이사장으로 학문을 연구해 오다 인생 말년에 농촌에 올인한 귀농인이다.2006년 모든 일을 접고 김천에 둥지를 텄다. 미국에서 본 블루베리를 재배하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손실도 컸지만 자연친화적인 영농법을 적용해 해발 400~900m 고지대에서 일체의 농약이나 화학물질을 사용치 않고 최대한의 인위적인 요소를 배재, 세계에서 하지 못한 블루베리를 야생화 시키는 데 성공했다.자신의 일이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다.차 씨는 16a에 연간 50톤의 블루베리를 생산해 25억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상시 10여명의 종업원이지만 제초 및 수확기 일시고용 등으로 연간 3천 여명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농장에는 연간 2~3만명의 체험객이 방문, 블루베리 재배방법과 인생을 논하기도 한단다.차 씨는 2008년 한국일보 선정, `고객감동그랑프리 대상`과 한국언론연합회 선정,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을 받기도 했다.△화천농원의 체리농장주 홍성태(66·경주시) 씨는 조부 때부터 농사에 몸담아 온 그야말로 농사꾼이다.그가 처음 체리를 재배하기 시작했을 당시 대한민국은 사과, 배 등 굵직굵직한 과일만 재배해 체리 같은 과일 재배는 엄두도 못 냈다고 했다.설사 재배한다 해도 묘목 번식이 불가능해 더더욱 재배가 어려웠다. 그러나 홍 씨는 선조 어깨너머로 배운 묘목번식을 매웠고 짭짤한 수입도 올리고 있다.홍 씨는 비록 2ha에 10톤의 생산량으로 연간 1억원의 조수입이지만 체리 재배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홍 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체리 과수원으로 1944년 일본인이 경영하던 과수원을 부친이 인수해 지금까지 재배하고 있다.체리는 수확기가 짧은데다 유통기간이 3~4일로 인건비가 생산비의 절반을 차지한다.홍 씨는 자동선별기를 도입해 수확한 체리를 자동선별함으로써 인건비 절감으로 작업효율을 향상시키는 등 저농약인증을 획득해 친환경매장 등에 직접 납품을 하고 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2-03-30

(10) 다시, 이스탄불 - 돌마바흐체 궁전과 그랜드 바자르

■ 돌마바흐체 궁전탁심 광장 근처 낡은 호텔에 짐을 맡긴 난 돌마바흐체 궁전으로 향했다. `돌마바흐체(Dolmabahce Sarayi)` 궁전에 도착해 표를 끊고 들어가려는데 패키지로 온 우리 나라 사람들이 앞에 서 있다. 8일 패키지로 터키 이스탄불, 그리스 아테네 즉 핵심적인 곳을 본단다. 여대생 세 명도 내 뒤에 서 있다. 그들은 배낭여행 중이란다. 40일 일정 여행인데 생각보다 지출이 크다고 걱정을 한다. 이미 이집트를 여행했단다. 이집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집트에선 입장료를 빼고 모든 값을 반으로 깎아야 해요. 기념품을 반값에 샀는데 다른 데서 더 싸게 파는 거 있죠. 속았다는 생각에 얼마나 화가 나던지.”묻지도 않았는데 덧붙인다.“책에 소개한 도미토리를 찾으려고 하는데 그곳은 망해서 없다는 거예요. 찾아가보니 엄연히 있는데 말이죠. … 택시는 타기 전에 꼭 흥정하고 타세요. 참 이집트 입장료가 비싼 편이에요.”시각은 10시40분이다. 표 끊는 곳에선 세람르크만 입장하는 티켓, 하렘만 입장할 수 있는 티켓. 그리고 세람르크와 하렘 두곳을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발권한다. 하지만 입장은 현지 해설가의 안내에 따르기 때문에 단체로 입장해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 안내문을 읽는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티켓을 끊어야 한다. 그것 역시 플래시를 터뜨려서는 안 된다.돌마바흐체 궁전은 프랑스의 베르사이유의 궁전을 모델로 지었다. 31대째의 술탄 압둘 마지드 1세의 명에 따라 1843년 착공해 1859년 완공했다. 이 궁전은 토프카프 궁전이 협소하기 때문에 지은 궁전이다. 토프카프 궁전보다 후일 지었기 때문에 더 우아하고 아름답다. 세람르크(Selamik)는 남성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놓인 가구 하나, 벽면에 걸린 그림 한 점, 그 모든 것들이 최상이다. 들어가면서 술탄만 다닐 수 있는 입구 문짝 위 멋진 문양을 본다. 문양이 금으로 입혀 있다. 오스만 제국 시절 각국에서 보내온 전시품을 보노라면 그 정교함과 예술성에 놀라게 된다.`계단의 방`으로 오르는 손잡이 받침대는 베네치아 산 크리스털이다. 곳곳 넓은 홀에는 멋진 샹들리에가 걸려 있다.초를 꽂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샹들리에 중 단연 인기를 끄는 것은 `황제의 방`에 있는 것이다. 황제의 방에 걸린 샹들리에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보낸 것으로 그 무게만 4.5t이다. 36m 높이의 천정 돔에서 카펫 가까이 즉 바닥에서 2m 정도 내려진 샹들리에를 보면 그만 입이 벌어진다. 촛대가 770개란다.돔에 그려진 그림 또 환상적이다. 돔을 올려보면 마치 구름 위에 내가 있는 착각에 젖게 된다. 이곳에서 술탄의 대관식을 거행했다. 통로를 이동하다 보면 동서남북을 가늠하기 어렵다. 어느 쪽이 동쪽이더라. 하여튼 만나게 되는 카펫, 의자, 장식 하나하나에 모두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서재, 침실, 수세식 화장실 등을 둘러보고 12시쯤 밖으로 나갔다. 문 밖으로 나서자 보스포루스 해협의 아름다운 물결이 출렁인다. 이만큼 돌마바흐체 궁전은 아름답게 꾸며졌다.■ 돌마바흐체 궁전의 하렘돌마바흐체 궁전의 하렘은 12시 15분에 입장 가능하다고 쓰여 있다. 패키지 여행자들은 이곳을 찾지 않은 것 같았다. 15분이 돼 입구로 갔다. 어디서들 왔는지 꽤 많은 인원이 줄을 선다.하렘은 왕실의 가정이다. 오스만 시대 후기 6명의 술탄이 이 곳을 이용했다. 공화제가 된 후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도 이 곳을 관저로 사용했다. 그는 1938년 11월 10일 집무 중 이곳에서 사망했다.그가 사용하던 침실은 터키 국기로 덮여 있다. 또 한 가지 그가 사망한 시각이 오전 9시5분임을 상징하듯 그의 집무실과 침실에 있는 시계는 오늘도 오전 9시 5분을 가리키고 있다. 응접실에 놓인 벽난로, 의자, 테이블 등 모든 집기가 고급스러웠다. 이곳 역시 목욕탕과 화장실을 구경하게 했다. 세람르크와 구조는 비슷했다. 하렘을 구경하고 나오니 오후 1시 20분이다.■ 토프카프 성채와 지하궁전트램을 타고 토프카프 성채를 구경한 후 지하궁전으로 가기로 했다. 트램엔 제법 많은 사람들이 탔다. 토프카프 역에 도착해 성채 옆을 걸었다. 꽤 길었다. 성채는 낡고 그 안쪽으로 빈민가 같은 허름한 집들도 보였다. 오래되었다는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혼자 카메라를 들고 골목에 들어설 때는 조금 두렵기까지 했다. 후미진 곳은 역시 빈민촌이다. 삶의 가난은 어디든 비슷하다. 그곳에서 다시 빠져나와 트램을 타고 지하궁전으로 갔다.지하 궁전의 크기는 세로 140m, 가로 70m, 높이 8m 정도다. 지하 궁전은 치산치수(治山治水)의 한 단면을 볼 수 있게 하는 곳이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부터 시작하여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시대 532년에 만들어진 저수조로 발렌스 수도교에서 물을 끌어와 이곳에 저장했다.표를 끊고 들어가면 우선 천정을 받치고 있는 수많은 기둥을 보게 된다. 질서정연하게 서 있는 기둥의 수는 세로 28줄, 가로 12줄로 총 336개였다. 그런데 19세기 말에 90개가 파손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통행할 수 있는 통로를 따라 걷다보면 묘한 기분을 갖게 된다. 좌우로 도열한 기둥이 불쑥 손을 내밀 것 같은 느낌이다. 끄트머리 기둥 아래에서 뱀의 머리를 하고 눈을 부릅뜬 `메두사의 얼굴` 2개를 만나게 된다. 정면으로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는 이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소름이 돋는다. 많은 관광객이 메두사의 얼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데, 사진을 찍을 때마다 천정에서 메두사의 침방울 같은 물방울이 뚝! 떨어져 관광객의 이마를 적신다.■ 그랜드 바자르지하 궁전을 나온 난 그랜드 바자르로 향했다.바자르는 이슬람권에서 시장 즉 마켓 또는 재래시장을 의미한다. 그랜드 바자르나, 이집트 바자르를 간다고 해도 특별히 살 것은 없었다. 그저 관광객으로서 그냥 둘러보는 것이다.그야말로 `윈도우 쇼핑`이다. 둘러보다 인연에 닿아 맘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살 수도 있다. 우선 입구에서 좌측 서점 골목으로 들어갔다. 누구보다 책 욕심이 많은 내 자신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외국에 갔다 올 적마다 읽지도 못하는 그 나라 책을 몇 권 기념으로 사온 나였다. 지금은 책꽂이 어느 구석에 박혀 있는지도 모르는 그런 책을 말이다. 터키를 제목으로 단 책을 넘겨본다. 두껍고 값도 비싸다. 서점가 옆 옷과 가방, 신발 등 일상 용품을 파는 골목은 얼마나 붐비는지 소매치기 걱정을 해야 할 정도다.물건을 파는 많은 상인의 손에 찻잔이 들려있다. 차를 배달하는 사람도 보인다. 그들의 일상에 차는 그야말로 다반사다. 그런 풍경을 보며 미로처럼 뚫린 안쪽으로 들어갔다. 카펫 가게, 골동품 센터. 도자기 상점, 없는 게 없다.“사장님!”“안녕하세요.”“싸요.”“감사합니다.”어디서 어떻게 배웠는지 나를 보고 우리말로 사람을 끌어당기려 한다. 숄(shawl. 스카프, 머풀러, 목도리)을 파는 가게가 눈에 띈다. 관심을 갖고 쳐다보자 득달같이 점원이 쫓아온다.그랜드 바자르는 터키어로 `카파르 차르스`라고 하는데 지붕이 있는 시장이란 뜻을 갖고 있다. 5천여 개의 점포가 입주해 있으며, 시장의 출발은 15세기 중반 마호메트 2세에 의해 건설된 이치 베데스텐, 산달 베데스테니라는 2개의 시장이다. 실크로드의 끝이라 할 수 있는 이 곳 이치 베데스텐은 금, 은, 보석을 취급하였고, 산달 베데스테니는 주로 비단, 견 등의 옷감 종류를 취급하였다고 한다.지금은 중동의 어느 시장보다 큰 시장으로 알려졌으며 이스탄불을 찾는 관광객은 으레 한번 발을 들여놓는 관광지 역할을 하고 있다.지금도 가장 큰 길이라 할 수 있는 `쿠윰줄라르`거리 양옆은 금은보석 가계가 금목걸이를 연결하듯 통로 양 옆에 이어져 있다.그랜드 바자르에서 북쪽으로 난 길을 내려가면 `이집트 바자르`에 닿게 된다. 이곳 역시 여행자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여러 가지 매력이 있다.무엇보다 `이집트`란 이국적 명칭이 시장의 느낌을 새롭게 한다. 옛날 이집트에서 보내온 공물을 이곳에서 취급한데서 이 시장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식료품과 일상용품을 취급하는 시장이란 뜻으로 `스파이스 바자르(향신료 가게)`란 명칭도 갖고 있다. 이 시장에 들어서면 우선 다양한 열매와 그것을 갈아놓은 향신료에 반하게 된다.우리나라 한약국 악재상자에 넣어놓은 한약재료 같은 열매, 나무, 그것을 갈아놓은 가루들이 색색깔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그것뿐이 아니다. 햄, 치즈를 비롯하여 생선류까지 팔고 있는데 그 종류 또한 몇 십 가지는 된다. 대부분 물건을 무게 단위로 판다.이집트 바자르를 구경한 난 근처 찻집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지난 기록을 훑어본다. 고된 일정이었지만 많은 것들이 흥겹게 한다. 아름다움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란 것을 여행지에서 깨닫는다.그러면서 난 다음 여행지를 떠올린다.

2012-03-30

Green산업의 선두주자 `OCI`

`OCI Solar Power 400㎿급 태양광 사업수주!` 최근 OCI가 100% 지분 인수하고 보유한 미국 내 현지기업인 OCI Solar Power를 수주한 태양광사업과 관련된 신문기사의 제목이다. 400㎿프로젝트는 축구장 1천600개 크기 규모의 단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수주금액만 수조원에 달하는 사업이다. 중국 전체의 재작년 태양광발전설치규모가 500㎿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태양광발전설비의 기술력만큼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Green산업의 선두주자인 OCI를 방문했다.미·독과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 주도포항공장, 지난해부터 스팀공급 사업지역민과 소통하는 다양한 상생경영 △선택과 집중으로 화학산업의 새로운 장 열어OCI는 석유·석탄화학산업으로 승승장구 했으나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2008년 태양전지 및 반도체 웨이퍼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상업생산에 성공함으로써 새로운 Renewable Energy 분야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폴리실리콘 제조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2007년 6천5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제1공장 완공을 시작으로 2008년 상업 생산, 성공적으로 폴리실리콘 시장에 진입했다. 현재 연산 2만7천t의 생산능력을 보유해 세계 폴리실리콘 메이저기업으로 부상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2013년 연산 2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제4공장 건설과 2014년 연산 2만4천t 규모의 제5공장 완공이 되면 폴리실리콘 총 생산량 8만6천t의 생산능력을 확보, 세계 1위 폴리실리콘 공급업체로 우뚝 서게 된다. 미국의 햄록, 독일의 바커와 함께 글로벌 폴리실리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OCI가 국내 대기업의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에도 미동조차 없는 이유도 고품질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경쟁력에서의 우위를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무기화학, 석유·석탄화학, 정밀화학, 단열재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무대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 온 OCI가 고성능 진공 단열재 브랜드 `에너백`을 통해 세계적인 그린에너지 기업으로서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에너백은 2010년 하반기 OCI가 개발한 진공 단열재다. 또한 OCI는 2011년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친환경 녹색성장에 부합되는 LED조명용 사파이어 잉곳사업을 선정해 지난 2월말을 기점으로 전주공장에서 연간 생산 Capa 400만㎜ 규모로 양산에 들어갔으며,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은 유수의 국내 기업들에 이미 판매를 시작했다. 향후 2015년까지 전 세계 잉곳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0%, 글로벌 톱 3로 도약한다는 다부진 목표도 세우고 있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사회와 소통기부문화와 부의 사회환원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OCI는 지난 50년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외계층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있다. 기업과 사회가 상생하며 소통하는 것이다. 도시와 농촌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농촌사랑운동인 `1사1촌운동`, 임직원들의 자율적인 기부액에 회사에서 일정금액을 더해 성금을 마련하고 사회소외계층을 후원하는 `사랑의 1004(천사) 운동`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을 다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성금으로 조성되는 1004기부금 이외에도 1004봉사단을 조직해 조직적으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연중행사로 자리잡은 시각장애인마라톤대회, 사랑의 연탄나누기 행사는 별도의 단합행사 없이 단결력과 사회소외계층 및 저소득층을 도와주면서 흘리는 땀방울이 주는 매력으로 인해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인기있는 봉사활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OCI가 2015년까지 전국 300개 초등학교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상으로 설치해준다는 계획은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OCI 관계자는 “학생들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과학적인 원리도 배우고 올바른 지구환경보존 의식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학교측은 전기의 자가소비를 통한 전기사용요금 절감이라는 부수적인 혜택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OCI포항공장, 스팀공급으로 그린산업 주도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OCI는 국내 사업장이 6군데(포항·광양·군산·익산·전주·인천)가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포항공장 및 괴동공장에서는 석유·석탄 화학 및 정밀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알루미늄 제련용 전극봉의 원료로 쓰이는 핏치, 자동차 타이어의 원료인 카본블랙, 합성수지 원료 및 염료로 쓰이는 무수프탈산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포항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녹색성장과 수익구조의 다각화라는 명목 하에 다양한 신규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스팀공급사업이다. OCI 포항공장이 작년에 추진한 스팀 공급사업은 카본블랙 생산 시 발생되는 부생가스를 이용, 열병합 발전소에서 스팀 및 전기를 생산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서 온실 가스 및 화석연료 사용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수급사는 원가 절감 이외에도 연료비 20% 이상 및 운영비를 100% 절감하는 효과 를 누릴 수 있다. 이는 연비 10㎞/ℓ, 운행거리 1만㎞/y의 자동차 1만3천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소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투자 이외에도 OCI포항공장은 날로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한 대비와 지역 환경수준의 향상을 꾀할 수 있는 환경설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억원을 투자하여 탈황탈질 설비를 구축하여 가동 중에 있으며 가동시에도 연간 30억원의 운전비용이 발생하는 대규모 투자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환경에 순영향을 주고 있다.△청림동 주민과 변함없는 상생경영인근 청림동 주민들과 변함없는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2011년 연말에는 남구청 불우이웃돕기 성금, 포항시장학회 장학금 전달, 포항공장 인근 청림초등학교 발전기금으로 각각 1천만원을 기부했으며 그 이외에도 사랑의 집짓기, 지역환경정화활동, 장학금 지원, 배구대회 개최, 다문화가정 김치나누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배정권 포항공장장은 “2012년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위축과 기초원료인 콜타르 공급처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며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경험이 많은 OCI는 혼신의 노력으로 혁신활동을 통한 원가절감 운동을 적극 추진함은 물론 나아가 카본블랙 공정을 개선하고 인접해 있는 괴동공장에 신규사업을 물색하는 등 임직원들이 혼연일체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이로인한 나눔또한 지속적으로 추진해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황태진기자tjhwang@kbmaeil.com

2012-03-26

영천 은해사에서 사색을 즐기다 (9)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타고가다 청통IC에서 내려 청통방면 919번 도로를 타고 조금만 가다보면 은해사라는 푯말을 볼 수 있다. 영천시 청통면 팔공산 동쪽자락에 자리한 은해사는 사찰의 역사가 깊은 곳이다. 신라 41대 헌덕왕 1년(809년) 혜철국사가 해안평에 창건한 `해안사`가 그 유래이다. `안개 낀 팔공산 자락이 구름으로 뒤덮일 때 절 마당에서 바라본 광경이 마치 은빛 바다가 물결치는 듯하다`고 해서 `은해사(銀海寺)`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조선 31본산, 경북 5대 본산, 조선 4대 부찰의 하나였으며 조선 인종의 태실을 수호하는 천년고찰인 은해사는 추사 김정희 선생이 말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보화루, 대웅전, 불광 등 편액마다 추사체가 보인다.신라 헌덕왕 창건 이후 잇단 화마로 창건·중수 거듭한 아픔 간직거조암 영산전 등 문화재 3점·사중 보물 60여점 등 볼거리 수두룩은해사는 팔공산 동쪽 기슭 한 곳 전체가 경내를 이뤄 풍광이 빼어나다. 일주문을 지나면 300m에 걸쳐 조성된 송림이 아름답다. 이 길을 금포정이라 불렀다. 일체의 생명을 살생하지 않는다는 뜻. 사찰로 가는 길 중간에는 1천년을 산 참나무와 느티나무가 엉켜 있는 모양이 시선을 잡는데, `사랑나무`라 이름 붙인 재치가 재미있다.은해사는 입구에서 대웅전까지 산책을 하는 기분으로 연인들이 걸으면 참 좋을 듯 한 코스이다. 엄청나게 높은 소나무길 사이로 가느다란 햇살이 눈부시게 비춰지고 태고에나 빚어진 듯 한 지층들이 군데군데 그 모습이 드러나 있어 사뭇 노송들과 함께 어우러져 신비감마저 돌게 하는 곳이다. 또한 소나무 사이사이로는 작은 실개천이 흐르고 있어 여름에는 시원한 냉기가, 가을에는 단풍잎이 떠돌아다니며 사람들의 감성을 어루만진다.전국 31본산(本山)의 하나이자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 본사로 신라 헌덕왕(809년)때 혜철국사(惠哲國師)가 해안평(海眼坪)에 창건한 사찰로 출발했으나 여러 차례 화재로 소실돼 중창과 중수를 거듭했다. 1545년 조선 인종 때에 소실돼 1546년 명종 때에 천교(天敎)가 지금의 자리로 옮겨지었으며. 법당과 비석을 세워 인종(仁宗)의 태실(胎室)을 봉하고 은해사라고 하였다고 한다.특히 1847년 헌종 13년에 일어난 화재는 은해사 창건 이래 가장 큰 불로, 극락전을 제외한 1천여 칸의 모든 건물이 소실됐다고 한다. 이후 대웅전을 비롯해 여러 건물이 중창됐는데, 이 때 다시 지어진 대웅전과 보화루, 불광각의 3대 편액이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다. 그리고 이 절과 부속 암자에는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3점의 문화재와 기타 60여 점의 사중 보물, 24동의 건물이 있다. 지정문화재로는 중국식 건축양식을 본뜬 국보 제14호의 거조암 영산전, 보물 제486호인 백흥암 극락전 수미단(須彌壇), 보물 제514호인 운부암 청동보살좌상 등이 있고, 산내 암자로는 운부암·거조암·기기암·백흥암·묘봉암·중암암·백련암·서운암 등 8개가 있다.대웅전 옆 다방(茶房)에선 스님과 신도, 방문객이 자유롭게 어울린다.대웅전의 현판글씨는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다. 특히 본찰 자체보다 거느리고 있는 암자들이 유명한 사찰이다. 대표적인 암자로 거조암과 백흥암을 들 수 있다.거조암은 청통면 신원리 팔공산 동쪽 기슭에 있다. 신라 경덕왕때 왕명으로 창건했다는 설과 효소왕때 원효가 창건했다는 두 설이 있다. 창건할 때 이름은 거조사(居祖寺 )였다고 한다. 이곳에는 영산전이라는 국보 제14호가 있는데 불단의 장식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 건물은 단청이 없다. 이런 집을 백골집이라고 한다는데 처음부터 단청이 없었다고 한다. 긴 장방형 건물에 살창까지 있는 점으로 미뤄볼때 본디 법당이 아닌 경전을 보관하던 곳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그 건축물이 아주 볼만하다. 고려 우왕 원년에 처음 지은 이 건물은 옆으로 긴 건물에 출입구가 하나고 통풍을 위한 트인 창살만 달려 있다. 이런 건물의 특징 때문에 원래의 용도는 경판과 서책을 보관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기도 한다. 전각 안에 모셔진 526분의 석조나한상이 인상적이다. 돌아보다 유난히 친근하게 느껴지는 나한상이 전생의 자신의 모습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곳은 경북도에서 손꼽히는 `소원명소`로 사흘간 지성으로 기도를 올리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다.백흥암 역시 극락전이 보물 제790호로, 또 수미단이 보물 제486호로 지정돼 있어 암자라기보다는 거의 사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성보박물관은 주지를 지낸 일타 스님의 유품을 비롯해 추사 글씨 등을 보관한 성보박물관은 지난 2009년 5월에 개관했다. 일타 스님의 집안은 친가, 외가를 통틀어 49명이 출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은해사의 역사의 깊이를 살펴볼 수 있는 이곳에서는 보물 제1604호인 금고 및 금고거를 비롯해 추사 김정희가 쓴 현판을 볼 수 있다. 불화, 나한상, 범종, 경궤 등 진품을 감상할 수 있다. 건축 면적 462㎡(약 140평), 전면 9칸, 측면 5칸의 전통 목조건축물로 전시관과 유물 수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은해사 괘불화, 대웅전 아미타삼존도 등 불화들은 사찰에 걸린 복제품보다 색깔이 선명하고 훨씬 더 화려한 진품이다. 이와 함께 일타 스님의 친필화, 장삼, 사진 등 유품을 전시해 스님의 행적을 알 수 있다.은해사는 몇 번 와본 곳이지만 매번 올 때마다 그 기분이 달라진다. 그리 관광객도 많지 않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가 삼삼오오 이곳저곳에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들이 어디 한적한 공원에서 사색을 즐기고 있는 듯 평온하게 보인다. 인공폭포등과 함께 주변 산새가 좋고 천년의 고찰의 기운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이곳 은해사를 봄이오는 길목에 한 번씩 찾아보면 어떨까 싶다.

2012-03-26

10. 한국 지역별 경쟁력 및 포항수소파워벨리 구축

▲ ▲ 정종식 교수(포스텍 신재생에너지연구소)◇한국 지역별 수소연료전지 사업 경쟁력한국의 지자체들도 미래 그린에너지산업 육성 차원에서 수소연료전지 관련 사업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그러나 수소연료전지 산업은 태양광 및 풍력과 달리 상품화가 완벽하게 되지 않은 개발 중인 제품들이기에 향후 지자체들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 산학연 협동에 의한 연구 개발, 제조기업 육성, 그리고 개발된 시제품의 실증 사업의 3박자가 함께 이뤄져야만 한다. 올해까지 지역별로 수소연료전지 관련 대표적인 제조기업 및 실증사업 현황을 나타냈다. 1KW급 가정용 PEMFC는 서울 경기 지역이 대표적인 제조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2006년부터 지금까지 실증된 700여대 대부분이 이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어서 향후 많은 전후방 관련 기업이 탄생하고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가장 시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연료전지차의 대표적인 기업인 현대기아연구소가 남양주에 있고 현재 제품 개발 및 연료전지 자동차 조립도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어서 대부분의 전후방 관련 기업도 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연료전지 자동차가 운전되기 위해선 수소충전소의 설치가 필수적이다. 이런 면에서는 값이 저렴한 부생수소를 확보할 수 있는 화학공장이 밀집한 울산 및 여수, 제철소가 있는 포항·광양 등이 유리하다. 정부는 2015년까지 43개의 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며 서울·대전·대구·울산·광주에 집중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현재 상품화 된 것이 포스코파워(포스코에너지로 사명 변경)가 유일한데 설치도 서울이 가장 활발하다. 더구나 올해부터 RPS 제도에 의해 설치되는 20MW급 대형 MCFC 발전소도 3곳 모두 이 지역에만 계획돼 있다. 대전 충청지역은 두산중공업 연료전지 연구소가 MCFC 및 SOFC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SK에너지가 SOFC 연구개발에 참여를 한 상태이지만 모두 대형 발전용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향후 3년 내에 제품 생산 및 사업 진입여부는 불투명하다. 전북은 2004년 전북대가 유치한 연료전지 핵심기술센터가 시초가 되어 타 지자체에 보다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북 부안의 신재생에너지 단지 내에 80억원의 예산으로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주관 아래 1-300KW급 PEMFC 시험평가 장치를 구축하고 전북TP 및 우석대 RIC 등과 협력해 관련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나 관련 대기업이 없는 것이 취약점이다. 전남은 여수 및 광양에 부생수소가 있다는 점에서 수소연료전지 산업에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이점이 있으며 다른 지역에 비해 일찍이 도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해 왔으며 동신대에 수소학과가 있을 정도로 관심이 많다. 올해는 수소연료전지차도 2대를 배정받아 운행에 들어가고 여수엑스포에도 연료전지관을 설치할 정도로 의욕적이다. 부산 경남권은 창원에 중공업회사들이 이미 연구를 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어서 향후 선박용 연료전지 분야에서 발전이 기대된다. 울산은 현대자동차의 제조기지이고 화학공장들이 있어서 수소원료 확보 면에서도 유리해 향후 수소생산 및 저장, 연료전지차 관련 경쟁력이 우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은 대구시의 그린에너지엑스포, 경상북도의 월드그린에너지포럼, 동해안에너지클러스트 활성화, 전국대학생에너지대회, 선도산업 참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료전지를 지원해왔고 포스텍 및 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원의 오랜 연료전지 연구 역사와 함께 2007년 포스코가 미국 FCE와 기술제휴로 최초의 발전용 공장을 지으면서 클러스트화가 되기 시작했다.◇포항 수소연료전지 파워벨리 구축포항은 현재 고온형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가히 세계적인 메카라고 할 수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포항 영일만에 6천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생산량 (100MW)의 MCFC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단기간에 세계 최대의 실증화 사례를 달성했다. 올해는 100KW급 건물용도 세계 최초로 서울시에 2대를 실증 중이며 연구개발 인력만 100명이 넘는다. 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원은 포스코 의뢰로 2008년부터 1천500억원의 예산으로 150KW급 SOFC를 개발 중이고 올해 10KW 시스템을 개발 완료할 예정이다. 포스텍은 평관일체형 SOFC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선도산업을 통해 올해 1KW급의 스택을 시연할 예정이다. 포항테크노파크,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 나노집적센터 등은 선도산업을 통해 관련 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왔다. 현재 포항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관련 기업 수만 120여개에 이른다. 또 작년부터 지식경제부와 경북도 및 포항시가 지원하고 에너지관리공단이 주관하는 `수소연료전지 테스트베드 사업`을 전국 유일하게 포항에 유치해 향후 3년간 기존 제품의 평가, 개발 중인 부품 및 제품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시험 및 실증 등의 기업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계기로 포항시는 포스코에너지 인접 부지 96만㎡을 연료전지 산업단지로 2015년까지 개발하고 그 중 15%의 공용 부지에는 연료전지산업진흥원, 연료전지검증센터, 기업지원센터 등을 설립해 국내외 관련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재까지 타 시도에 비해 다소 저조한 실증 실적을 만회하여 포항시가 목표로 하는 HyGreen city로 가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중소기업의 유치 및 육성과 함께 포스코의 적극적인 참여 아래 제철소 부생수소를 일부 차용해 수소충전소 및 간이 저장소를 설치해야 하고 필요 시 시내 구간까지 수소파이프라인의 시범 건설도 필요하다. 포스코의 부생수소를 값싸게 공급받을 수가 있다면 가정용 및 건물용 연료전지의 시범단지 설치, 연료전지 자동차 및 자전거의 시범 운행, 궁극적으로는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트의 시현을 위한 수소하이웨이 건설 및 이러한 실증사업의 경제적인 운행도 가능하다.끝

2012-03-26

원자력 인류발전 기여 크나 인류멸망 위험성 상존

야누스(Janus)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문(門)의 수호신이다. 특이하게도 야누스는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존재다. 머리는 하나지만 뒤통수는 없고 얼굴 두 개로 입구와 출구를 지키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문을 지키기 때문에 야누스의 얼굴 역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행동과 말이 다른 이중인격자를 뜻하는 말로도 `야누스`를 사용한다.야누스와 원자력은 비슷하다. 원자력 역시 인류를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사용될 가능성과 함께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위험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00%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원자력은 야누스처럼 두 얼굴을 가진 것과 다름없다.◇화석연료의 유일한 대체수단, 원자력현재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자원 고갈에 대한 문제가 나타나면서 차세대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화석연료는 연소 중 각종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기도 하면서 앞으로 40~50년 후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가운데 화석연료의 유일한 대체수단으로 원자력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화석연료보다 환경오염요소가 상대적으로 적은 친환경에너지라는 점이다.원자력 에너지의 효율성은 이미 입증된 상태다. 원자력은 우라늄이 핵분열할때 나오는 열로 증기를 만들어 그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때 핵분열 과정을 거쳐 우라늄 1g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석유 9드럼, 석탄 3t을 태울 때 나오는 에너지와 맞먹는 양이다. 100만kW급 발전소를 1년간 가동시키려면 석유 150만t이 필요하지만, 우라늄은 20t이면 충분하다. 특히 우라늄을 한번 장전하면 12~18개월 동안 연료교체가 필요 없기 때문에 그만큼 연료 비축 효과도 있다.원자력은 또 다른 발전 방식에 비해 건설비는 비싼 반면 연료비가 월등히 싸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인 에너지로도 손꼽힌다. 석유화력 등의 경우는 발전원가에서 차지하는 연료비의 비율(약 60%)이 높기 때문에 연료가격이 오르면 곧바로 발전원가도 비싸진다. 이에 반해 원자력발전은 발전원가에서 차지하는 연료비의 비율(약 20%)이 낮아 우라늄 가격이 오르더라도 발전원가는 큰 변동이 없다.◇엄청난 공포의 존재, 원자력원자력시설이나 원자력 이용 중 발생하는 사고를 원자력 사고라고 부른다. 원자력 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인류가 원자력을 발견하고 이용하기 시작한 20세기 중반부터다.사고는 단순히 폭발에 의한 피해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에 의한 피해까지 나타나기 때문에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지난 1986년 4월26일 구소련(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는 현재까지 발생한 원자력 사고 중 최악의 사고로 분류된다.발전소에서 원자로 가동 중단을 대비한 실험 진행 중 증기 폭발이 일어나 원자로의 콘크리트 천장이 파괴돼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으로 누출됐다. 56명이 사망하고 20만명 이상이 방사선에 피폭돼 2만5천여명 이상이 숨졌다. 또 누출된 방사성 물질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등 인근지역으로 떨어져 심각한 방사능 오염도 일으켰다. 사고 지역은 아직도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의 위험한 방사성 원소가 충분히 감소하려면 90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1979년 3월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미들타운의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미국 내 반핵여론을 불러일으킨 사고로 기록됐다. 원자력발전소의 급수시스템 문제로 노심용해가 발생한 것. 다행히 사고 발생 16시간 만에 사고원인이 파악돼 원자로가 파괴되거나 붕괴하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이로 인해 미국은 70여개의 원전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30년간 원전건설을 중단했다.지난해 3월11일 발생한 일본 도호쿠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중국 등 아시아 전 지역에 공포를 준 사고로 기억되고 있다.◇한국과 원자력우리나라는 석탄을 제외하고는 매장되어 있는 부존 에너지 자원이 빈약한 상황이어서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2011년 현재 가동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미국 104기, 프랑스 58기, 일본 55기, 러시아 32기, 한국 21기로 세계에서 5번째로 원자력발전소가 많이 가동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밀도는 국가 면적 대비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인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17~19기를 더 늘릴 예정이다. 7기는 건설 중이며, 4기가 건설준비 중, 2기가 계획 완료 상태다. 그렇다면, 미래의 한국에는 원자로가 최소 38기가 있게 된다.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원전가동 중단 시 미치는 파급 효과 역시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원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만큼 위험 요소도 많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도 에너지원 분산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김남희기자

2012-03-23

“신재생에너지 연구 절실” 위덕대 조성제 교수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원자력은 우리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소중한 자원이지만, 지난해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생각하면 두려움이 먼저 앞서는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위덕대학교 에너지전기공학부 조성제 교수사진를 만나 원자력과 미래의 에너지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력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인가△원자력이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 세계에서 원자력을 통해 얻는 전기에너지의 양은 10%에 불과하다. 미국과 독일, 이란 등 다른 국가의 경우에는 석탄, 석유 등 에너지 부존자원이 풍부한 편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상당히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필요한 전기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는 원자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원자력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대표적으로 프랑스와 일본, 한국 등이 있다. 프랑스의 경우 원자력을 통해 전기에너지의 70% 이상을 사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40% 정도의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처럼 부존자원이 없는 국가를 제외한 나라에서는 원자력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미래에 주 에너지원은 원자력뿐인가△그것은 아니다. 태양열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은 한계가 있고, 에너지 생산 비용 역시 많이 든다. 특히 이 에너지들은 저장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원자력만이 유일한 미래 에너지는 아니다. 원자력과 함께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연구가 수반된다면 다양한 에너지원이 미래에 공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우리나라는 원전을 수출할 정도로 원자력 분야의 기술이 발달된 상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원전을 폐로한 경우가 없다. 폐로는 수명이 다한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를 처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원전 폐로와 관련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지만, 한국 원전의 특성에 맞는 안전한 폐로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김남희기자

2012-03-23

(9) 셀주크 성요한 성당과 고고학 박물관 그리고 시린제 마을

택시로 성모 마리아 집에서 성요한 성당까지 15분 걸렸다. 택시 기사는 셀주크 성요한 성당 정문에 나를 내려준다. 관광지 치곤 꽤나 조용하다. 사람이 없다. 대리석으로 쌓은 아치형 정문으로 들어가자 표를 끊으란다. 성 요한 성당 역시 폐허의 빈 건물이다. 받침돌과 돌기둥만 널려 있다. 규모가 대단하다. 성 요한은 우리가 알고 있듯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이다. 44년 유대인 왕 헤로데 아그리파의 박해를 피해 그는 에페소로 왔다. 에페소는 요한 세자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한 지역이다.그는 에페소에 머물며 예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를 끝까지 보살피기도 했다.건물은 십자 형태지만 동서로 길게 지어졌다. 본관에는 6개의 돔이 천정을 받치고, 그 주변 부속 건물은 본관보다 낮게 지어졌다. 사제가 예배를 집행했을 제대 쪽에서 일반 신도들이 앉았을 공간을 바라본다. 스스로 움직일 줄 모르는 벽돌 기둥이 겨울 낮은 하늘을 받치고 있다. 신자 자리 뒤편 서쪽으로 에게해의 끝자락이 펄럭인다. 요한 세자는 파트모스(터키) 섬에서 전교를 하다가 다시 에페소로 돌아와 95세에 사망했다고 한다. 요한의 전교에 큰 의미를 부여한 유스티아누스 황제는 이곳에 그의 교회를 짓게 했다. 때는 6세기. 가로, 세로의 길이가 110m, 140m다. 제대 밑에 요한 세자를 모셨다는 글씨를 새긴 주춧돌(후세 사람이 새겼음)이 있다.곳곳에 초기 교회의 건물 용도를 파악할 수 있는 흔적이 있다. 물로 세례를 주었다는 세례실, 그리고 고백소, 보물창고, 제의실…. 사라진 교회의 원형을 축소해 모델로 복원해 놓은 유리 상자를 보면 이 교회가 얼마나 멋지고, 우람했는가를 느끼게 한다. 둥근 돔이 본 건물에 6개, 부속 건물에 4개나 있다. 복원된 이 교회를 상상해보곤 다음에 왔을 때 그런 모습으로 복원돼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상상을 해본다.북쪽으로 성채 하나가 둥글게 있다. 셀주크 성채다. 지진으로 벽에 금이 가, 위험하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성 요한 성당을 나온 나는 성 요한 성당 서남쪽에 있는 이슬람 사원 `이사베이 자미(ISABEY CAMII)`를 구경했다. 특별한 느낌이 없는 이사베이 사원을 나와 아르테미스 신전으로 걸으며 `하암` 건물도 보았다. 둥근 밥그릇을 엎어놓은 것 같은 이 건물은 1364년에 지어진 것으로 현재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고대 로마 시대 전형적인 목욕탕이다.아르테미스 신전 역시 폐허의 땅이다. 남아 있는 것이라곤 바닥에 깔린 돌덩이와 쓰러지지 않은 대리석 기둥 하나. 아르테미스 신전은 BC 8세기경에 세워졌는데, 장대하고 화려하여 고대세계의 7대 불가사의의 하나였다고 했다.처음에 리디아 왕 크로이소스의 협조로 건조되었는데, BC 356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 탄생일 헤로스트라토스의 방화로 소실된 후 재건하였지만 지금 역시 폐허로 남아 있다. `…아르테미스라는 이름도 그리스계(系)가 아니고 옛 선주민족(先住民族)의 신의 이름이었던 것으로 추측한다. 원래는 대지, 특히 야수들이 사는 들판을 주관하는 모신(母神)으로서 동식물의 다산(多産)과 번성(繁盛)을 주관하는 것으로 믿어, 출산과 어린이의 발육을 수호하는 신이 되기도 하였다. 소(小)아시아의 에페소스에서 신앙되던 아르테미스의 상(像)은 가슴에 무수한 유방을 갖고 있었으며, 고장에 따라 특징 있는 숭배를 받았는데, 옛날에는 인신공희(人身供犧)를 하는 고장도 있었던 것으로 추측한다. 로마 신화에서는 디아나와 동일시되었다.`내가 신화의 주인공 아르테미스를 사전에서 특별히 인용하는 이유는 셀주크 고고학 박물관에서 아르테미스 상을 다른 전시물보다 관심있게 보았기 때문이다. 아르테미스 신전과 셀주크 고고학 박물관은 걸어서 10여 분 거리다.에페소 고고학 박물관은 에페소와 그 근처에서 발견된 유물유적 2만5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중 1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처음 들어간 입구 방에 2세기 작품의 마루쿠스 아우렐우스 상이 눈에 띄고 `소크라테스의 방`이 보인다. 에페소와 소크라테스? 이곳에 소크라테스의 방이란 이름이 붙이게 된 이유는 소크라테스의 프레스코가 있었기 때문이란다.1세기께 조각된 `쉬고 있는 병사`는 그 솜씨로 놀라웠지만 붉은색 받침 위에 놓여 강열한 인상을 주었다. 관심을 끈 것은 이미 앞에서 인용했던 `아르테미스` 상이었다. 기원전 1세기의 것은 머리 위 장식이 더 달렸다. 다른 것은 2세기의 것. 머리에서 다리 부분까지 다양한 상징을 주렁주렁 달고 있다. 풍요와 다산, 순결 등 온갖 것을 아르테미스는 상징하기 때문에 그것을 조각상에 새겨 넣은 것이다. 사람들이 꿈꾸는 것은 어디든 비슷하다는 것을 아르테미스 상은 보여준다.에페소 `하드리아누스 신전` 문에 붙어 있는 부조가 벽면에 전시되어 있다. 부조물 위에는 원래 모습의 사진도 걸려 있어 이해에 도움을 준다. 이것이 진품이고, 에페소에 있는 것은 모조품이다.깨어진 것을 발굴해 그것을 원래 상태로 붙여 하나의 작품으로 전시한 것들을 보며 망가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원형을 잘 보관하는 민족이 문화민족일 것이다. 종교적 믿음의 차이로 파생되는 우상 파괴 역시 문화재를 없애는 안타까운 현상이다. 지금도 지구상 많은 나라에서 우상 숭배라며 우수한 문화재를 파괴하고 있다. 또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문화재는 조각나 훼손되고, 원형을 되살릴 수 없게 한다. 또 하나는 무지에서 비롯한 파괴다. 인류 문화자산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먹고 살 수 있는 기본적 욕구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먹고 살만할 때 사람들은 문화에 눈을 더 크게 뜨기 때문이다.40여 분간 박물관에 머물렀다. 밖에 나왔을 땐 오후 3시를 넘기고 있었다. 노군이 `시린제(SIRINCE)` 마을에 가보잖다. 관광안내 책자에 소개된 곳으로 포도주를 많이 생산하고 있는 터키 내 그리스 풍의 마을이다. 자동차가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 시린제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 50분.시린제 마을은 산중턱 넓은 계곡에 자리 잡고 있는데 마을 자체가 아담하고 예쁘다. 그리스풍이면 성당이 있을 법한데, 작은 주차장 부근에 있는 이슬람 사원이 먼저 눈에 띈다. 흰색으로 페인트칠한 벽과 붉은 기와지붕이 지금까지 보았던 터키 여느 도시의 마을 풍경과 사뭇 다르다. 비탈진 길옆으로 가게가 빼곡하다. 돌을 타일식으로 반질반질하게 깔아놓은 길바닥도 운치 있다. 가게에 전시한 물건들이 고풍스럽고, 색상이 곱다. 각종 악세사리, 초, 수건, 그 사이 포도주는 약방의 감초처럼 꼭 끼어 있다. 전문 와인 숍에 들어가 본다.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일반 과실주. 온갖 술이 벽면에 비스듬히 놓여 있다 젊은 주인은 시음해 보라며 예쁜 잔을 건넨다. 와인 한 모금 입에 털어 넣자 입안이 양치질한 것처럼 깔끔해진다. 난 그곳에서 저녁을 포도주 반주로 먹자고 제안했다. 제철이 아닌지 손님들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가게 난로불이 꺼져있다. 시음한 집 역시 설렁한 편이다. 시음한 집을 나와 굴뚝에서 연기 나오는 집을 찾았다. 오군이 손가락으로 공터 옆의 집을 가리킨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온기가 있다. 난롯불을 지피고 있다. 우리 넷이 난롯불 곁에 앉았다. 안팎에 많은 의자가 있지만 손님은 우리뿐이다. 창 쪽 벽면으로 성모 마리아 상도 놓여있다. 벽면은 낡은 건물 깨어진 대리석을 붙여 놓은 것처럼 울퉁불퉁하다. 그 위 예쁜 접시를 장식으로 걸어놓았다. 중앙에 있는 철제 난로에선 화목이 불꽃을 피우며 활활 탄다. 이들은 터키에 살지만 얼굴 모습, 삶의 모든 방식이 그리스적이다.메뉴판을 가져왔다. 이쪽의 메뉴판이야 으레 `닭고기` `소고기` `양고기` 셋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음식을 주문하고 와인 한 병을 주문했다.와인 종류도, 값의 차이도 다양했다. 이 집은 시음할 수 있는 술이 없다. 레스토랑이기 때문이다. 레드 완인 `VIN CENZ SIRINCE` 한 병을 주문했다. 20리라. 싼 것은 6리라 하는 것도 있다. 빵과 와인이 나왔다. 주인은 와인병 코르코 마개를 조심스럽게 열어 한 잔씩 권한다. 암적색 색깔이 입맛을 돋운다.“건강하고 멋진 여행을 위하여!”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맛있었다. 혼자 뚝닥뚝닥 치킨과 비프를 그릴에 구어 내온 주방장이 훌륭해 보였다. 터키 여행은 겨울철보다 늦은 봄이 어울릴 것 같다. 한 여름은 너무 덥고, 또 겨울은 춥고-.식사를 마칠 때 와인 한 병도 다 비웠다. 주인과 작별인사를 나눈 우린 다시 시린제 와인 골목을 걷는다. 셀주크행 시린제 막버스는 10분 후 출발한다. 술을 포장하는 천이 멋지다. 종이곽이 아닌 천으로 만든 포장천 밖에는 `시린제`란 글씨가 씌어 있다. 사고 싶지만 다닐 여행지가 아직 많이 남았다.오늘 저녁 우리는 이곳에서 이스탄불로 떠나야 한다. 아름다운 마을 시린제를 뒤로 하고 떠나려니 무척 아쉽다.

2012-03-23

`안전한 원전을 위하여` 원자력연구기반시설 총결집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것은 원전의 안전성 문제다. 경제성 등 효과는 둘째고 안전성이 그 무엇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원자력 연구기반시설 확충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그런 시각과 무관치 않다. 국내 최대 원전 현장인 경북 동해안이 국가 원자력 산업 허브로 육성돼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26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점검해 본다.◆ 원자력산업진흥원 설립경주에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연계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계획이 수립돼 있다. 특히 UAE 원전 수주를 계기로 원전을 새로운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원전 수출 산업화 정책을 기술적·실무적으로 지원할 체계적 사업추진 주체로 원자력산업진흥원이 거론된다.주요시설로는 기술지원센터에 연구개발, 장비이용, 교육훈련, 시험생산 등 기업 지원 서비스를 맡고 무역 및 경영지원센터에는 경영자문, 무역상담, 시장개척을 맡게 된다. `원전 TP + 원전 KOTRA` 역할 수행으로 원자력산업 기술개발과 원자력산업의 구조고도화를 견인하는 것이 목표다.◆ 제2원자력연구원 설립동해안 임해 지역에 2013년부터 2028년까지 16년간 사업이 진행된다.탈화석연료, 친환경 수소 경제로의 조기 진입을 위한 제4세대 원자력 시스템 연구 등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새로운 기술 실증을 위한 여유공간이 부족한데 따른 것이다. 친환경 고속로 순환 핵연료주기 시스템 개발과 순환 핵연료주기시스템 실증연구시설, 연구로, 국제훈련연수원 등이 조성된다. 특히 연구원은 제4세대 원전기술 개발로 미래 원자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원전 최대 집적지인 경북 원전현장에 핵심연구시설 유치로 원전안전성 확보 및 지역발전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SMART 시범원자로 건설동해안 임해지역에 올해부터 2016년까지 건설된다.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시스템 일체형 원자로) 수출을 위한 경험 축적 등 수출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서다. 주요 시설로는 SMART 시범원자로 건설과 발전설비, 해수담수화 설비단지 등이다.SMART 수출산업화 촉진과 SMART 관련 기업 유치 및 기존 대형 원전과 다른 새로운 산업군(群) 형성으로 지역경제발전에 효과가 기대된다.◆ 원자력 수소 실증단지 조성2013년부터 2026년까지 동해안 임해 지역에 만들어진다. 수소 경제시대에 대비, 원자력을 이용해 대량의 수소를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기술개발 추진을 위해서다.단지에는 원자력 수소사업 개발 및 실증단지 조성과 원자력 수소사업 개발센터, 원자력 수소생산시스템 실증시설이 들어선다. 화석연료 대체 및 온실가스 감축과 국비 및 민자 유치, 관련 인력 유입 및 지역 인력 고용 등의 기대효과가 있다.◆ 원자력 수출산업단지 조성올해부터 2017년까지 6년간 경주, 포항, 영덕군 일원에 조성된다. 이는 경북의 원전 및 관련 시설과 연계한 산업단지 조성으로 원자력산업 육성을 위한 물리적 기반을 구축하고 원자력산업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주요시설은 경주에 원자력 수출산업단지, 포항에 원자력 부품산업단지, 영덕에 원자력 연관산업단지를 목표로 한다.기계, 철강, 선박 등 경북의 주력기간산업과 원자력산업의 전후방 연계체계를 강화하면 지역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원자력산업 기반의 신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원자력 기술표준원 설립2013년부터 2015년까지 동해안 지역에 설립된다. 다양한 유형의 원자로 개발 진행으로 원자로에 필요한 소형 소재·부품 개발과 생산 필요성 증대와 중소 전문기업 지원을 위한 원전기기 검증센터가 필요해서다.선진기술 국산화 및 시제품 제작 지원 등을 위한 Test-bed 역할 수행, 국내외 전문기관과 네트워크 구축, 중소 전문기업을 지원한다.원자력산업 자립화 및 원전 수출 증대와 원전 전문기업의 기술개발-생산-경영-인력-기기검증으로 이어지는 내부 완결형 클러스터 구축이 이 사업의 지향 방향이다.◆국제 원자력 기능인력교육원 설립2013년부터 2016년까지 경주 등 동해안 지역에 설립된다. 국내 원전 증설 및 원전 수출 전망에 따른 기능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원전 수출 기반 확대를 위해 한국형 원전 도입 또는 도입예정 국가의 원전 건설 등에 필요한 기능인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수출 원전 중심의 특화된 기능 인력을 양성코자 실험실 및 장비를 갖추고 한국형 원전 수출국, 원전인력 부족 국에 필요한 인력 양성과 외국인 교육 등을 맡게 된다.◆ 원자력 마이스터고 설립울진에 올해 착공, 2013년까지 개교 목표다. 이는 원자력산업 현장의 기술인력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나 전문 육성체계는 미흡하고 고교과정부터 산업체와 협약을 통해 원자력 기술과 현장지식을 습득하는 수요 맞춤형 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함이다. 원자력 마이스터고 설립 및 운영을 위한 2개 학과 80명 정원으로 기숙사 건립, 교육기자재 또는 장비를 구축한다.협력기업 맞춤형 인력양성으로 원자력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중심 교육, 취업 병행 대학교육 기회 제공으로 지역의 청년 일자리를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원자력 병원 설립2013년부터 2016년까지 동해안 지역에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성자가속기와 연계한 방사선 의학진료 및 기술개발과 국내 최대의 원전과 방폐장이 위치한 경북에 방사선 비상진료서비스 제공으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다. 방사선의학연구센터, 300병상의 원자력병원, 암검진센터가 들어선다. 지역 암환자에게 고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의료 및 경제적 도움 제공은 물론 원자력산업과 의학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창출과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원자력 테마파크 조성2013년부터 2015년까지 동해안 지역에 조성된다. 주요시설로는 원자력 테마파크 조성 및 운영을 위해 원자력에너지 홍보 및 체험장, 문화 여가시설 등이다. 원자력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제고는 물론 원자력 산업, 과학, 기술 홍보와 관광자원과 연계한 시너지 창출, 주민 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서인교기자igseo@kbmaeil.com

2012-03-22

버섯 거울

▲ 김살로메 소설가 아침마다 돈나무 화분을 들여다본다. 나무 이름처럼 부자 되라고 지인들이 집들이 선물로 준 것인데 부자 되는 것보다 더 나은 눈요기가 생겼다. 하루 같이 내 눈을 그쪽으로 돌리게 하는 건 바로 버섯 때문이다. 어느 날 선잠을 깨 화분에 물을 주려는데 신기한 것이 눈에 띄었다. 흙더미를 뚫고 버섯 한 송이가 우뚝 솟아 있는 게 아닌가. 푸른 이끼를 뚫고 나온 앙증맞은 버섯은 제 집이라 텃세하는 돈나무의 위세에 전혀 기죽지 않고 고매하게 목울대를 치켜 올리고 있었다. 분명 간밤에는 뵈지 않던 것이었다. 아침엔 종 모양으로 스스로만 감싸던 녀석이 점심때가 되자 치마폭을 펼쳐 세상 근심을 다 품어 안을 호기를 부리는 것이었다.그 기개가 너무 놀랍고 의심스러워 독버섯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별을 위협하는 바오밥나무의 어린 순을 뽑아야 하는 어린왕자처럼 그 버섯을 퇴치해버릴까 하는 고민을 잠깐 했다. 하지만 `돈나무와 더불어 사는 독버섯` 콘셉트도 괜찮아보였다. 까짓것 둘 다 키워보지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돈나무로 대변되는 소박한 꿈과 독버섯으로 은유되는 지나친 욕심의 경계. 그 속에서 생활의 균형 감각을 얻어야지, 이런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한데, 볼일을 보고 저녁에 집에 들어오니 그 버섯은 사라져버렸다. 돈나무 화분 속을 한참이나 두리번거렸다. 잡초라고 생각하고 남편이 뽑아버렸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자세히 보니 줄기가 말라비틀어진 녀석은 바람에 밀렸는지 구석에서 죽어있었다. 며칠을 두고 관찰한 끝에 그 버섯의 생애에 관해 알게 되었다.녀석의 비밀은 이러했다. 밤새 조금씩 피어나 아침에 팽팽하게 부풀어 한낮이면 활짝 피었다가 저녁이면 저 먼 우주로 고꾸라지는 하루살이 버섯이었다. 오늘 피어난 버섯이 죽고 나면 그 옆에 새로운 놈이 내일 돋아나는 식이었다. 내 맘대로 `하루살이 버섯`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혹시나 이런 버섯에 관한 정보가 있나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맙소사! 똑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그 버섯의 한살이를 사진과 함께 올려놓았다. 버섯의 학명도 성질도 모르지만 그 버섯의 한살이를 신기해하는 것은 모두 같았다.돈나무에 기생하는 하루살이 버섯. 아무 의미 없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러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독버섯이든, 이로운 것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사념들로 생활 속 균형을 잃을 때 스스로 돌아보라는 의미로 그 버섯이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인지도 모른다. 날마다 생기는 욕심, 때때로 얽히는 오해, 일생의 짐 같은 게으름을 들여다보는 거울로서 녀석은 내게 온 게 틀림없다.강조하지 않아도 우리 삶의 기본 가치는 누구나 잘 안다. 성실할 것, 최선을 다할 것, 배려할 것, 입 조심할 것, 감사할 것 등등. 따지고 보면 일상이 근심으로 얼룩지는 건 이런 선(善)의 기준에서 자신을 놓아버렸을 때이다.오늘 하루도 나는 너무 많은 잠으로 시간을 낭비했고, 저녁 운동을 하겠다는 결심을 무너뜨렸으며, 가벼운 입방정으로 스스로에게 실망을 안겼고, 지인들의 도움에 제대로 된 감사함을 표현하지 못했다. 이런 후회와 번민은 큰 데서 오는 게 아니라 사소한 데서 생긴다. 불쑥불쑥 솟는 이러한 근심을 하루에 한 개씩 내려놓기. 그리하여 하루살이 버섯처럼 날마다 죽어서 거듭나기.매일 아침 버섯 거울을 내 맘 속에 세 들인다. 욕심 하나 비운 자리에 다른 근심거리가 대체되더라도 새로워지고 거듭나기 위해 버섯 거울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 볼 일이다.내일이면 죽은 자리에 새로운 희망의 버섯이 돋아날 것을 믿으며.

2012-03-21

핵 테러·핵물질 불법거래 방지 국제 공조 논의

日 후쿠시마 원전사고 계기 경각심 고조원자력 안전 문제 서울회의서 집중 논의26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개최되는 `2012 서울핵안보정상회의`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과 함께 핵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핵안보 등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과 핵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공동의 합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선도적 수준의 원자력 기술을 보유한 국가이며, 특히 경북은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원전이 집중 설치된 상태여서 원자력 안전과 핵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와 함께 울진과 영덕, 포항, 경주 등 경북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미래 경북을 먹여 살릴 원자력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경북도로서는 원자력과 `바늘과 실`같은 관계를 맺고 있다.이에 본지는 `2012 서울핵안보정상회의`에서 다뤄질 핵안보 사안과 함께 경북 동해안 지역에 구축될 원자력 클러스터 등 원자력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집중 취재 보도한다.편집자주핵 안보 정상회의 특집 글 싣는 순서1. 2012 서울핵안보정상회의, 무엇을 논하는 자리인가 2. 세계 원전 수출국으로 변신을 꿈꾸다, 경북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3. 야누스의 얼굴 원자력, 안전 대책은`2012 서울핵안보정상회의`는 53개국 정상급 인사와 4개 국제기구 수장이 참가해 테러집단으로부터 핵물질과 시설을 방호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안보분야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전 세계에 충격을 줬던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핵테러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를 대비하고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추진됐다.이번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주요 아젠다는 △핵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력 방안 △핵물질 불법 거래 방지 △핵물질, 원전 등 핵관련 시설의 방호 등으로 참가국들은 이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또 주요 정상들은 핵안보 의제 이외에도 굵직한 글로벌 현안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해 전 세계적인 시사 현안을 다루는 토론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핵안보란 무엇인가`핵안보`는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테러리스트에 의한 불법적인 핵물질 탈취 및 거래, 이를 통한 원자력 시설 등에 대한 테러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핵무기로 개발돼 군사용으로 사용됐던 원자력 에너지를 상업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1950년대부터 핵안보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원자력 에너지를 안전하게 사용하자는 의미에서 시작된 핵안보는 시대가 변하면서 이에 대한 개념 역시 달라졌다. 1960년대 말에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부각됨에 따라 핵물질의 국제적 이동이 활발해졌으며, 이동 중인 핵물질의 불법 탈취 등을 예방해 핵연료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는 것이 핵안보의 목표로 제시됐다.1990년대 초 소련이 붕괴된 당시에는 구소련 영토에 존재하던 핵물질 및 핵시설의 관리문제가 쟁점이 됐고 당시 이 지역 핵물질 시설의 폐기 및 감축, 보호 등이 핵안보의 목표로 강조됐다. 2001년 9·11 이후에는 테러리스트 조직에 의한 핵물질 및 핵시설 악용 가능성이 현실적인 위협으로 커지면서 핵 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서 핵안보가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기 시작했다.◇핵안보정상회의는 어떻게 탄생됐나2009년 4월5일 오바마 대통령은 프라하 연설 당시 핵안보 관련 사안을 언급하면서 핵 테러를 국제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고 핵물질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펼칠 계획을 밝혔다.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4년 이내에 전세계의 취약한 모든 핵물질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적 노력을 추진하면서 이를 위해 2010년 중 핵안보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취임 직후부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보장과 핵안보 강화 등 핵군축·비확산 외교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하며 궁극적인 `핵 없는 세상` 구현을 제안하던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7월8일 G-8정상회담에서 `핵안보정상회의`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1차 워싱턴 회의에서는 무엇이 논의됐나1차 회의는 핵문제와 관련한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로 진행됐다. 회의에는 핵물질 보유량, 핵물질 방호 현황, 원전 건설 계획, 지역배분 등을 고려해 선정된 미국, 중국 등 핵 보유 5개국과 한국 등 47개국 정상과 3개 국제 및 지역기구 대표들이 참석했다.당시 전 세계에는 약 1만6천t의 고농축 우라늄(HEU)과 500t의 플루토늄이 존재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관리가 취약해 불법거래에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이 전 세계적으로 증폭된 상태였다.참가국들은 회의를 통해 핵안보 강화의 필요성에 관한 공동인식에 기초해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또 핵 테러 위협의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핵 테러 대응을 위한 공동 방안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께 핵물질 방호 및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국가적 책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으며, 핵테러 위협에 대한 국제 협력 필요성을 확인했다.1차 워싱턴 회의는 핵안보와 관련된 작업계획, 국가별 공약사항 언급 등 실질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냈으며, 핵안보 강화를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핵안보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차 서울 회의의 주요 논제는이번 2차 회의는 핵안보 문제와 함께 일본 원전 사고로 경각심이 높아진 원자력 안전의 상관관계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원자력안전과 핵안보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원자력안전은 자연재해나 기술적 고장으로 인한 원전 사고 등으로 방사능이 유출되는 것을 막아 사람과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다. 반면 핵안보는 테러 등 의도성이 내재된 악의적 행동에 의한 핵테러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하지만 원자력안전과 핵안보는 `원자력`이란 에너지를 기반으로 `안전`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지난해 3월11일 동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나자 핵안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지진의 여파로 원전 냉각장치 등에 고장이 발생해 방사능이 유출된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핵물질 탈취보다 핵시설의 중요부분을 오작동시켜 원자력 시설을 파괴하는 등 사보타주(Sabotage, 악의적 위해행위)를 통해 유사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이번 2차 서울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본보기로 삼아 테러리스트가 원전시설을 공격할 경우 그 결과는 원전사고와 유사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 대응에서도 유사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은 상호보완적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2012-03-21

9. 한국의 수소연료전지 산업 경쟁력 현황 및 전망

▲ 정종식 교수 (포스텍 신재생에너지연구소)◇한국의 수소연료전지 산업 경쟁력 현황한국의 수소연료전지 관련 산업의 태동은 그나마 대한민국 정부의 지속적이고도 꾸준한 정책적인 지원에 기인하며 현재 국가 연구개발비 지원도 GDP 대비해서는 덴마크 다음으로 세계 2위다. 최초의 정부 과제는 1990~93년 호남정유의 80KW급 인산형 연료전지 개발과제가 효시가 돼 그 후 발전용 용융탄산염에 대한 지원이 삼성중공업·한전·포스코·두산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며 2001년부터 지금까지 1천500억원의 예산이 지원됐다.다만 많은 예산을 소비한 용융탄산염형이 실패한 일본 모델을 벤치마킹 하다보니 상업화에 성공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현재의 GS 퓨엘셀은 호남정유 및 삼성중공업의 연구인력이 모태가 돼 창업됐다. 2004년부터 정부는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의 개발에 집중적인 지원을 하여 자동차용 개발 및 실증에 2천억원, 전자기기 휴대용에 280억원 및 가정용 보일러에 530억원을 지원했다. 이 중 자동차용은 현대자동차에 의해 가정용은 GS 퓨엘셀 및 퓨엘셀파워에 의해 상품화에 성공했다. 현재 가정용은 효성이 자체적으로 개발해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현대하이스코도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차세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기술이 가장 어렵고 또한 여러 가지 모델이 있어서 집중을 하기가 힘들고 그나마 선진국이 기술 이전이나 노출을 꺼려서 한국이 고전하고 있는 분야다. 더구나 용융탄산염형에 너무 집중해 정부의 지원이 늦어진 점도 지금 발목을 잡고 있다. 기관으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가장 오래됐고 한국세라믹연구원·포스텍·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원이 활발하다.1세대 평판형은 한전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함께 2003~2010년 동안 1KW급 및 5KW급에 110억원을 지원받아 개발하였으나 상품화까지는 이르지 못했고 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원이 포스코 자체 예산(1천200억원)으로 2008년부터 20-100KW급을 개발 중이다. 2세대인 원통형은 2009~2012년 삼성이 38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100KW급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 중이나 상품화 여부는 불확실하다. 3세대인 평관형은 대경광역권 선도산업에서 2009~2012년 동안 쌍용머티어리얼 컨소시움이 3KW급을, 한국광유 컨소시움이 1KW급을 개발 중이나 상품화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개발 역사가 긴 선진국 중심으로 근래 5년간 상품화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져, 일본 4개사, 미국 2개사, 유럽 3개사, 호주 1개사가 1KW급의 상품화하여 실증 또는 판매 중이다. 미국의 Bloom energy 역시 20KW급의 상품화에 성공해 대규모로 실증 중이어서 개발 역사가 일천한 우리나라가 따라 잡기 위해 집중적인 투자 및 분발이 요구된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제외한 고분자전해질의 1KW급 가정용·자동차용의 자체 상품화 성공과 함께 포스코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대형 발전용 용융탄산염형이 상업화에 성공해 차세대 고체산화물을 제외하면 3개 이상 품목이 상업화에 성공한 세계 4개국(일본·미국·독일 포함)에 속한다. 현재 가정용 고분자형 연료전지는 서울 경기 지역의 GS 퓨엘셀·퓨엘셀파워·효성 등이 2006년부터 실증사업에 참여하며 판매하고 있고, 현대기아자동차는 현재 연료전지차의 국산화에 성공하고 세계에서 가장 의욕적으로 실증화 사업에 뛰어들어 유럽 및 미국에 실증 중이며 한국에서는 올해 100대의 연료전지차를 실증하며 포스코에너지는 1.2MW급 발전용의 자체 스텍을 조립하는 수준에 와 있고 100KW급 건물용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서울시에 2대를 실증 중이며 현재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향후 산업 전망연료전지는 1천500~2천개가 되는 부품을 이용해 최종적으로 조립을 하는 조립품이다. 100KW급 이하의 작은 것은 보일러 또는 자동차 방식의 조립품이고 MW급의 발전용은 축소된 화학공장이라고도 할 수 있고 이의 상품화을 위해서는 부품의 제조 및 수입, 최종 조립, 설치 및 운전의 4박자가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화공플렌트·반도체·자동차·선박으로 이어지는 4대 산업 분야에서 부품 제조·조립·설치 및 운전 기술이 선진국보다 우수한 인력과 경험을 가진 나라여서 비슷한 산업인 연료전지 개발에 적격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자동차를 제외하면 대기업들이 당장 상품성이 없어서 향후를 위해서 다들 준비는 하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아서 부품기업들이 육성되지 않는 것이 큰 문제다. 정부에서도 연료전지는 시장 잠재력은 크나 상품성이 당장은 태양광이나 풍력에 비해서 못하여 항상 푸대접을 받고 있다.이러한 경향은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하면 이미 상품화된 태양광이나 풍력은 선진국을 따라 잡기가 여간 어렵지 않고 또한 한국은 국토가 좁아 개발된 신제품을 대규모로 실증화해 정책적으로 우수 기업을 육성 할 마땅한 장소도 없다. 연료전지는 포스코의 성공에서 보듯이 아직 외국 기업들도 재정적 기술적으로 취약하여 개발 및 설치에 기민성이 요구되는 한국이 산학연관이 잘 협력하고 집중하면 얼마든지 선진국을 따라 잡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행히 올해부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분야 보조금 지원 정책이 과거의 생산된 전기를 국가가 정부 예산으로 값 비싸게 사주는 `발전차액제도 (FIT)`에서 올해부터 `공급의무화 제도 (RPS)`로 바뀌어 향후 국내 13개의 대형 발전사업자가 자체 예산으로 매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공급량을 늘려가야만 하기 때문에 부지 마련 조건이 까다롭지 않는 연료전지가 태양광이나 풍력에 비해 상당히 유리하다. 이미 서울· 부산·대구 등 대도시들은 연료전지의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계기로 연료전지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보다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지원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지자체 별로 특화된 연구개발 및 기업 육성, 실증 인프라 구축, 외국기업 유치 등에 과감하게 투자를 유도하면 향후 10년 내 반도체·자동차·선박 다음으로 이어지는 제4의 국가 일류산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2012-03-19

기암(奇巖)의 절정-청송 주왕산을 가다 (8)

사계절 어느 한 곳 사람의 인적이 끊기는 적이 없는 곳.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그 청명함과 산이 내품는 기운이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그곳, 청송 주왕산. 경북 청송군 부동면 일대에 솟아 있는 높이 720m의 주왕산은 1976년 우리나라의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경북 제일의 명산으로 꼽힌다. 설악산·월출산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암산으로 불리는 주왕산은 병풍처럼 늘어진 기암괴석과 황홀한 폭포들을 품고 있어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린다.낙동정맥 위에 솟아 동해와 내륙을 가르는 주왕산은 경북 청송군과 영덕군의 5개 면, 17개 리에 걸쳐 있다."신라 마장군과 중국 주왕 전설 간직한 깃발바위 기암(旗岩)의 첫 마중을 받으며첫 발걸음 반겨주는 신라 마장군과 중국 주왕 전설 간직한 깃발바위스산한 신비로움 선사하는 산중호수 주산지를 돌아 사철 마르지 않는 샘 달기약수탕서 목을 축이다"청송은 사계절 내내 주왕산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한번 들러본 사람들이라면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면적은 넓진 않지만 그 풍광 자체가 다른 공원들과는 사뭇다른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주왕산의 높지 않는 산들의 봉우리들은 여인의 가슴처럼 봉긋한 자태로 솟은 기암들의 정취가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주왕산에 도착하면 처음 눈이 확들게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깃발바위, 곧 기암(旗岩)이다. 주왕산의 기암이라 하면 기이하게 생긴 바위라는 뜻의 기암(奇巖)으로 착각하나 문헌에 의하면 깃발바위라는 뜻의 기암(旗岩)이라 한다. 신라 문무왕때 창건한 고찰 대전사(大典寺)뒤를 두르고 있는 웅장한 기암(旗岩)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기암의 유래는 먼 신라시대의 전설로 올라가보면 주왕이 신라의 마장군과 전투를 할때 이 바위를 끼고있는 계곡에 쌀뜨물을 흘러보내 마장군의 눈을 현혹시켰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소금강, 석병산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지기도 하는 열두 개의 봉우리는 금강산을 닮았고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주왕산이란 이름은 신라 주원왕이 임금 자리를 버리고 산속에 들어와 수도했다는 전설에서 나왔다는 말도 있고, 중국 진나라에서 건너온 주왕이 진나라를 회복하려고 여기에서 웅거해 붙은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실제로 주왕산 일대에는 주왕과 얽힌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명소가 많다.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걸어 올라가다 보면 학소대 위쪽 웅장한 바위 병풍사이로 쏟아져 내려오는 제1폭포를 보노라면 새삼 세상만사 모든 업들이 씻겨내려가는 듯하다. 주변의 기암들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 날리면서 스윽 돌아서면 마치 또다른 세상이 있는듯한 착각을 할만큼 평평한 길과 바위를 감싸안으며 흐르는 맑은 계류가 이어진다. 한 1km를 걸어 넓은 계곡위에 걸린 다리를 건너자 오른쪽으로 제2폭포라는 화살표가 보인다. 한참을 자연의 기운을 흠모하고 있을 때쯤 저멀리 물소리가 들린다 싶을때 어스럼한 그림자 속으로 하얀 물줄기가 나타났다. 그저 입이 쩍 벌어진 채로 놀라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기를 누르고 스케치북에 그 비경을 옮겨보다 시리도록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가보니 머리끝에서 발가락까지 주왕산의 기운이 온몸을 휘감는듯한 에너지를 느낀다. 주요 명소로는 신라 문무왕 때 창건한 고찰 대전사(大典寺)를 비롯해 주왕의 딸 백련공주의 이름을 딴 백련암(白蓮庵), 청학과 백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학소대(鶴巢臺), 앞으로 넘어질 듯 솟아오른 급수대(汲水臺), 주왕과 마장군이 격전을 치렀다는 기암(旗巖), 주왕의 아들과 딸이 달 구경을 했다는 망월대(望月臺), 동해가 바라다보이는 왕거암, 주왕이 숨어 살다가 죽었다는 주왕굴(周王窟) 등이 꼽힌다. 그밖에 자하성(紫霞城·일명 주방산성), 주왕이 무기를 감추었다고 하는 무장굴(武藏窟)·연화굴(蓮花窟) 등의 명소가 있다. 연꽃 모양의 연화봉과 만화봉, 신선이 놀았다고 하는 신선대와 선녀탕, 폭포 등은 경승지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겨울 주왕산은 청송의 백미다. 주왕산은 산 정상에 기암괴석이 산재하다. 눈이 내린 날, 설산 위로 솟은 웅장한 암릉은 마치 선계를 바라보는 듯 신비롭기만 하다.신비로운 것으로 따지자면 산중 호수인 주산지도 못지않다. 왕버들나무 가지가 연둣빛을 발하는 봄이 가장 좋기는 하지만,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겨울 주산지 또한 운치가 가득하다. 얼음골에서 멀지 않은 이전리에 자리 잡고 있다.주왕산국립공원 내에 있는 달기약수탕은 사철 마르지 않는 샘이다. 조선 철종 때 수로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됐다. 이때부터 위장이 약한 이들이 앞다퉈 마시기 시작하면서 유명 약수터가 됐다. 주변에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계곡과 폭포가 많다. 국립공원 입구에서 약수탕까지 편한 걸음으로 산책하는 것도 좋다.매년 5월이면 주왕산 국립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청송 주왕산 수달래 축제`는 천하의 명산 주왕산에 지천으로 피어난 붉디 붉은 수달래 속에서 만개한 봄의 정취를 만끽 할 수 있는 경북의 대표적 축제다. 수달래는 진달래보다 색이 진한 특징을 가진 철쭉과 다년생 식물로서 회양목, 천년이끼, 기암괴석과 더불어 `주왕산 4대 명물`로 손꼽힌다.주왕산 수달래에 얽힌 전설은 중국 당나라 덕종 때인 서기 799년 반란을 일으켜 왕이 되려 했던 주도가 당나라 군사에게 쫓겨 당시 신라 땅이던 주왕산에 덜어와 살던 중 당나라의 부탁을 받은 신라의 마일성 장군에 의해 최후를 맞았다.왕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주왕굴에서 마장군의 화살에 맞아 숨을 거둘 때 흘린 주도의 피가 주방천을 붉게 물들이며 흘렀다고 한다.그 이듬해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꽃이 주방천 물가에서 흐드러지게 꽃망울을 터뜨렸다는 전설이다.그후 해마다 수달래는 처절하리 만큼 아름다운 빛깔의 꽃을 피웠기에 후세 사람들은 그 꽃을 주도의 피로 피어난 넋이라고 했다.

2012-03-19

“지역대학 한계 극복… 위상 한층 높아질 것”

새롭게 도입된 `Smart-LMS 시스템`에 대해 안동대학교 총장실에서 정형진 총장사진을 만나 대학교육개발원 금동식 주무관과 함께 자세히 들어 봤다. -도입 배경 및 목적은 무엇인가△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과거 산업사회에서 형성된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교육방식에서 탈피해 교수자와 학습자가 커뮤니티를 통해 지식을 함께 공유하고 협업에 의하여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창의적인 학습방법 실현과 안동대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적 특성에 맞는 교수의 강의역량과 학생의 능동적인 학습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6월 Smart-LMS 구축위원회를 조직해 추진, 올해 2월말에 구축 완료했다.-우리 지역에 이런 시스템이 도입된 대학이 있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나△강의실이라는 물리적인 공간과 수업시간, 서책형 강의자료, 단방향적인 강의내용 등을 탈피해 온라인을 통해 다양하고 우수한 양질의 교육서비스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또 교육내용이나 교육방법, 교육평가, 교육환경 등에 있어 정부가 역동적으로 추진중인 디지털 교과서 개발이나 온라인 수업·평가, 교육콘텐츠의 자유로운 이용, 교원의 스마트교육 실천역량강화, 클라우드 교육서비스 기반 조성 등에 있어 수도권 지역 대비 지역대학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마트 교육추진에 있어 선도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안동대학교의 위상이 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시스템은 어떻게 구축되어 있나△Smart-Campus 구축으로 교내에서는 웹과 모바일 모두 사용가능하며 특히 모바일의 경우 와이파이를 이용하므로 사용자 모두가 교내에서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학사정보시스템과의 원스톱 통합로긴인 싱글사인온 방식을 사용하므로 시스템 접속과 이용에 불편을 최소화 했다. 또한 시스템 구축은 크게 학습관리(LMS), 학습콘텐츠관리(LCMS), 모바일 LMS, 표절방지시스템과 학습진도 평가, SMS, 쪽지, 메일, 일명 강좌품질개선 CQI 등이 포함된 지능형 자가진단 서비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타 시스템과 의 비교할 때 장점이 있다면△시스템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기존에 사용하던 LMS는 메뉴나 기능이 고정되어 있어 단순반복 사용하기에는 좋은 면이 있었으나 새로운 교육환경이나 기술 등 사용자의 요구를 제때 반영하지 못하여 이용에 불편을 겪어 사용자가 그리 많지를 않았지만, 이번에 구축한 Smart-LMS는 전 세계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해 년간 4회 정도 무료 업그레이드됨으로서 살아있는 역동적인 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있다.또한 각종 메뉴를 사용자의 입맛에 맞게 자유로이 구축 가능하게 설계되어 있어 개인별로 창의적인 교수학습 모델을 레고블럭 형식으로 자체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과 한국어를 비롯하여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비롯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포루투칼어, 아랍어 등 대다수의 외국어를 지원하고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현재 강의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나△기존에 사용중인 e클래스 시스템은 이번 1학기까지만 Smart-LMS와 병행해 사용할 예정이다. Smart-LMS는 8월말까지 시범운용 기간으로 정해 사용자별 1개 교과목에 대한 시범적 강의설계와 집단 및 개별적인 사용자 교육 등을 통하여 완성도를 높인 다음, 2학기부터는 e클래스 시스템을 폐지하고 Smart-LMS로 통합해 전면 사용할 예정이다.-이 시스템 도입으로 실제 학생들과 교수들의 반응은△새로운 Smart-LMS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특히 커뮤니티 부분은 각종 학습 취미 동아리, 학과 스터디 그룹, 학생회 등 다양한 계층에서 학생그룹별로 커뮤니티 개설 신청과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으며, 이의 확산을 위해 학과별 커뮤니티 리더와 교수핵심사용자 그룹 등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Smart-LMS 시스템 활성화를 위한 향후 계획은△현재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 5차례와 오프라인 교육을 4차례 실시해 왔으며, 1학기 시범운영기간 동안 교수코스설계, 커뮤니티 등에 대하여 대학교육개발원 연구원을 통한 개별적인 사용자 교육과 집단 실습형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또 지난 2월에 선정한 교수핵심사용자 그룹 40여명을 Smart-LMS 사용자 멘토로 활용해 사용자 확산과 활성화에 그 역할을 다할 예정으로 교수업적평가 점수반영에도 Smart-LMS 활용 5가지 척도의 지표로 반영하게 되어있어 교수님들의 사용자 확대에 따른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2012-03-16

스마트 러닝 환경 구축… 안동대 위상 우뚝

대구·경북 최초로 PC나 스마트기기를 통해 실시간 강의와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쌍방향 학습이 이루어지게 하는 시스템이 안동대학교에 등장했다. 언제 어디서든 수업 참여가 가능한 `Smart-LMS`라는 시스템이다. 안동대학교는 지난해 11월25일 Smart-LMS(블랙보드) 구축을 위한 계약을 에스제이케이솔루션㈜과 체결하고, 3월부터 이 시스템을 활용 중이다. 지난해 5월 안동대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선정되면서 지원된 25억원 가운데 3억5천800만원을 들려 최근 이 시스템을 완전히 구축했다. 새로이 구축된 Smart-LMS는 전세계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톱 랭킹 200위권 대학의 80% 이상이 사용 중인 글로벌 교수학습지원 시스템이다.Smart-LMS 용어는 △S : 자기주도적(Self-directed) △M : 흥미와 동기부여(Motivated) △A : 수준과 적성에 맞는(Adapted) △R : 풍부한 자료(Resource enriched) △T : 정보기술 활용(Technology-embedded) △L : 학습(Learning) △M : 관리(Management) △S : 시스템(System) 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국내에서 유일하게 Smart-LMS 시스템을 사용 중인 대학교는 울산과학기술대학, 부산 국립부경대학교로 안동대학교가 이번이 3번째다. 이러한 시스템은 현재 확산되고 있는 Ubiquitous 환경, 즉 언제 어디서든 데스크탑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테블릿 PC 등 모바일 환경에서도 유용한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교수와 학생간 학습 만족도를 높이고 즉시성과 다양성에 기반을 둔 발전성 있는 교육정보 제공이 가능해진 것이다.안동대학교는 이 시스템으로 Smart-LMS가 제공하는 모바일 러닝을 활용한 교수-학생-학생간의 원활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언제 어디서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토론, 블로그, 저널 등의 과제를 손쉽게 올리고 동료들의 글에 답글을 올리는 스마트 러닝 학습 환경을 구축하게 됐다.이러한 최첨단 교수학습지원시스템으로 안동대학교는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공개강의 뿐 아니라 OER(Open Education Resource)을 표준으로 지원해 안동대학교가 공개강의를 선도할 기반을 갖추었으며 포트폴리오를 확산하고 각종 인증시스템 지원과 CQI(강의질개선)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예비학생과 신입생 등을 위한 버추얼 오리엔테이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학과 홈페이지, 동아리 활동, 기숙사 관리, 교수 학술연구모임 등 일방적인 정보제공 기능을 벗어나 모바일을 활용한 쌍방향 참여와 평가가 가능해졌다.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2012-03-16

(8) 에페소 박물관과 성모 마리아의 집

내가 묵은 쿠산다시는 에게해를 바라보는 항구도시다. 일어나 창 밖을 보니 구름이 끼었다. 8시30분 숙소에서 나와 20km 남짓 떨어진 에페소로 향했다. 셀주크에서는 3km 정도 떨어진 곳이지만 우리는 바닷가 쿠산다시에서 묵었다. 버스에서 내렸을 때 택시 기사가 먼거리라 택시로 가야한다고 한다. 기사의 말을 무시하고 걸어서 간다. 나처럼 걷는 서양인이 저 앞으로 성큼성큼 걷는다. 기독교 신자라면 대부분 에페소를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성경 `에페소서!` 사도 바울로가 에페소에 사는 기독교인들에게 쓴 편지글 형태의 신약성경이기 때문이다. 성경학자들은 바울로가 에페소에 2년 이상 머물렀다고 한다. 에게해를 배경삼은 대극장… 반원형 구조에 2만5천명 수용발바닥 크기로 출입 여부 판단하는 옛 사창가 안내판 `눈길``성모 마리아의 집`서 받은 은총으로 여행에너지 듬뿍 충전성경 에페소서를 떠올리며 에페소 박물관 북문으로 들어갔다. 관람은 쉽지 않을 듯 했다. 엄청난 유적을 수박겉핥기로 본다 해도 시간이 만만찮아 보였다.북문 왼쪽 극장체육관(연극연습장)을 거쳐 대극장으로 향했다. 대극장은 2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그야말로 반원형 극장이다. 피론산 비탈을 이용해 기원전 3세기에 건립하였다. 지름이 154m, 높이가 38m인 반원형 구조다. 무대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관중석에서 무대를 본다. 무대에 있는 성인이 작은 아이처럼 보인다. 대극장 무대는 서쪽방향이다. 무대 뒤편 아르카디안(항구) 거리가 보이고 멀리 에게해도 보인다.기원전, 에게해 바닷가는 에페소 대극장에서 가까운 거리였다. 즉 대극장 밖 항구거리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 건너오는 도중 지진과 카이스트로스 강을 타고 흙이 씻겨 내려와 오늘의 해안(셀주크 성 요한 교회에 해안선이 어떻게 바뀌었나 그려놓은 부조가 있음)으로 밀려났다고 한다. 헬레니즘 시대에 건축하여 로마 시대에 확장한 이 대극장에선 아직도 종종 공연을 하고 있다.세계의 연기자, 성악가들은 이곳을 찾았을 때 자신의 끼를 펼쳐보는 꿈을 꿀 것이다. 대극장을 나온 난 항구거리를 둘러본 후 마블거리로 옮겼다. 그 때 빗방울이 떨어진다. 빗방울이 제법 굵다. 배낭에서 우의를 꺼내 둘러쓰고 빠른 걸음으로 남문으로 향했다. 어디 빗방울 피할 만한 처마가 있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서 있는 돌덩이들이 비를 막아주지 않는다. 하나하나 돌들이 문화유적의 귀중한 자산이지만 떨어지는 빗물 앞에선 속수무책으로 빗방울을 맞을 뿐이다. 내가 남문에 서성일 때 빗방울이 수그러든다. 이내 빗줄기는 그쳤다. 안내소에서 지도 한 장을 구입했다. 남문쪽에서 다시 대극장으로 가며 지도를 짚어본다. 지도는 알아보기 쉽도록 번호와 그곳의 명칭을 써 놓았다.“2번은 아고라. 3번은 오데온(Odeon). 오데온은 1천4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음악당으로 당시에는 지붕이 있었음. 4번은 플라타네이온(Prytaneion) 고관들의 회의와 리셉션 장소, 시의회장. 사방 6개의 돌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앙에는 여신 헤스타의 성화가 항상 불을 밝히고 있었다고 함. 5번 도미티안 광장, 6번 도미티안 신전, 7번 메미우스의 비(Memmius Monument). 폰토스의 난에서 에페소를 평정한 로마의 독재관 술라, 그의 아들 가이우스, 손자 메미우스를 상징하는 비로 후기 헬레니즘 시기에 지은 것이란 함, 비의 내용은 할아버지 술라를 칭송하는 내용이라 함, 8번 크레테스 거리(Curetes Street), 9번 헤라클레스의 문(Heracles Gate) 크레테스 거리에 세운 헤라클레스의 조각을 새긴 문. 그 맞은 편에 니케 부조가 있는데 이것은 헤라클레스 문의 아치형에 있었다고 함. 10번 트라이누스의 샘(Trajan Fountain) 샘 중앙에 실물 크기의 황제 석상이 있었다고 함. 11번 스콜라스티카 목욕탕(Varius Bath), 12번 하드리아누수 신전(Temple of Hadiran) 2세기에 황제 하드리아누스에게 바쳐진 건물, 13번 수세식 화장실(Latrina)…. 17번 셀시우스 도서관(The Library of Celsius). 18번 마제우스와 미트리다테스의 문(Mazeus Mithridates Gate) 아고라로 이어진 문,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노비였던 마제우스와 미트리다테스가 노비에서 해방되고 그 감사의 뜻으로 세운 문, 19번 아고라(Agora). 20번 대리석 길(Marble Road)” 나름대로 꼼꼼하게 지도를 짚어보며 에페소를 관람한다. 에페소는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다가 기원전 334년 알렉산더 대왕의 입성으로 해방되었다. 그 모든 곳 하나하나가 역사의 한 자리에서 많은 인물들과 맥을 같이 하는 유서 깊은 곳이다. 예를 든다면 17번 셀시우스 도서관은 시장터 옆 2층으로 되어 있는데 당시 로마의 관리였던 디벨리우스 셀시우스(A.D 60 - 114년)가 아버지를 기념하여 건축(무덤 위)하였다. 알렉산드리아(현, 이집트), 페르가몬(현, 터키)과 함께 세계 3대 도서관으로 정면 벽에는 지혜, 운명, 학문, 미덕을 상징하는 4개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도서관 내부에는 5만권 정도의 책이 소장되어 있었단다. 당시 책들은 양피지와 파피루스로 책이 상하지 않게 통풍이 잘 될 수 있도록 건물을 설계하였다.헤라클레스 문과 메미우스 기념묘, 도미티아누스 신전의 중간에 니케의 여신상이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기업 `나이키`사가 기업 상징 마크를 만들 때 참고 했다는 니케의 여신상은 많은 관광객들의 손길에 오른쪽 가슴에 손때가 묻어 있다. 왼손은 월계관을 씌워주는 월계관이 들려 있으며,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것은 아마도 종려 나뭇잎으로 추정한다.그곳에서 많은 어른들의 입에서 빠뜨리지 않고 이야깃거리가 되는 한 곳을 더 소개하자면 브로델(사창가) 입구 대리석에 그려진 발바닥이다. `사랑의 집`을 가리키는 안내판 역할을 하는 이 표지는 그곳에 들어가려면 그 발보다 커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미성년자란 증명을 발바닥으로 재었다는 그 이면에는 젊은이들의 성적 욕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곳이다.모든 것이 그야말로 노천 박물관이다. 1천800여년 전 소아시아의 수도였던 에페소 곳곳을 견학하고 내가 다시 남문에 닿은 시간은 낮 12시가 넘었을 때였다.남문 밖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성모 마리아의 집`으로 향했다. 식당 주인에게 거리를 묻자, 에페소 남문에서 성모마리아 집까지 8km란다. 십리를 30분 잡는다면 한 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았다. 물론 가는 도중 구경거리가 있으면 쉬엄쉬엄 구경하면서 말이다. `성모 마리아의 집`으로 향하자 택시가 쫒아온다. 어디 가느냐는 말에 나는 그냥 `마더스 하우스 -The House of the Virgin Mary`라 했다. 그러자 꽤 멀기 때문에 걸어갈 수 없단다. 성모마리아의 집에 들렀다가 셀주크까지 가는데 35리라만 내라고 했다. 그냥 걷는다고 하자 기사는 얼마면 되겠냐고 묻는다. 20리라. 잘라 말했다. 되돌아갈듯하다 다시 나를 부른다. 오늘은 한가하니 그 돈으로 태우겠단다. 내가 택시를 타자 택시 기사는 산비탈로 차를 몰았다. 생각보다 친절한 기사였다.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만약 걸어서 갔다면 완전 등산을 하는 꼴이 될 뻔했다.감사했다. 산길 정상에 올라 반대편 산자락을 조금 내려갔을 때 자동차 통과세를 받으며 입장료도 받는다.가톨릭 신자로서 성모 마리아의 집을 방문한다는 것은 영광이고, 은총이다. 택시기사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에게 들어가 보라고 안내한다. 안으로 들어갈 때 만난 우리나라 사람들. 나 혼자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다니? 다른 관광지에서는 수도 없이 만나기에 무덤덤했는데….그들은 성지순례 왔다고 했다. 반가웠다. 인솔한 분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한 컷 찍었다. 그들은 이미 성모 마리아의 집에서 기도도 하고 셀주크로 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나는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는 입구에 한글로 된 안내문이 있다.성모 마리아 집 둘레엔 나무들이 울창했다. 왼쪽으로 들어가는 계단 옆에 성모 마리아 상이 세워져 있다. 분위기 자체가 숙연해지며, 푸른 나무를 비롯하여 그 모든 것들이 많은 은총을 베풀 것 같은 느낌을 준다.인류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를 낳은 어머니,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태어나 돌아가신 예수의 모습을 쓰린 가슴으로 끌어안았을 성모 마리아. 기독교 중 개신교는 성모 마리아의 존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반면에 구교 가톨릭에 선 성모 마리아의 존재를 예수 다음 단계 정도로 놓는다. 사랑하는 아기 예수를 낳은 분이기에. 그들 통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도우미(?)로 여기고 그들 통해 기도한다.`성모 마리아의 집`은 크기가 작았다. 안에 들어서자 아치형 벽돌 가운데 모신 성모 마리아 상이 보인다. 앞에는 꽃이 꽂혀 있고, 촛불이 밝다. 바닥은 카펫이 깔려 있다. 유럽인 몇 명이 무릎을 꿇고 기도 중이다. 나도 조용히 앉아 주모경을 받친다. 가족의 평안과 내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그리고 이렇게 여행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여행은 이런 감동에서 끊임없는 힘을 충전한다.

2012-03-16

“시설 현대화·고품질 생산으로 대외경쟁력 제고”

오는 15일 한-미 FTA 발효를 앞둔 경북도의 대응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경북도는 FTA 피해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법령(조례)이 뒷받침되는 `FTA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운영에 들어갔다. 이와함께 2017년까지 2천억원의 FTA대책기금을 조성하고 전국 최초로 경북농민사관학교를 운영해 현재 5천919명을 배출하는 등의 성과를 올린 전문 농어업 CEO를 2만명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과수분야의 FTA 피해 대응은 중요하고 그만큼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북도는 사과(전국점유 64%), 포도(51%), 복숭아(44%), 자두(85%)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과실 주산지로서 그동안 추진한 과수관련 주요시책을 점검하고 앞으로 추진할 대응대책을 준비하는 한편, 과수재배농가 및 관계자와의 현지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북도는 사과산업의 일대 혁신을 불러온 키 낮은 사과원 8천608ha 조성 등 고품질 사과생산을 위해 2004년 이후 2천309억원의 FTA기금을 투입했으며, 포도 재배면적의 95% 이상 설치된 비 가림시설 설치 등 포도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260억원을 투입하는 등 2천900억원의 FTA기금을 과수 고품질 생산시설 현대화 사업에 투입해 과수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한-미 FTA 과수분야 협상은 사과(후지)와 배는 20년에 걸쳐 관세(45%)를 폐지하고 포도는 17년에 걸쳐 관세(45%)를 폐지하는 등 관세폐지 장기화 또는 계절관세(성출하기에 현행관세 유지) 적용으로 단기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북도는 전국 최대 과실생산지로서 피해 최소화와 경쟁력을 높이고자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 왔으며 앞으로의 대응방안도 마련하고 있다.키낮은 사과원 재배면적 연차적 확대로 대응기반 구축농민사관학교 전국 첫 운영 전문 CEO 2만명 양성 목표□한·미 FTA 대처 노력경북도는 지난 1996년부터 키 낮은 사과원을 조성해 사과 생산비의 획기적인 절감과 소득증대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2004년부터는 FTA 기금사업으로 관수·관비시설, 과수 지주설치 등 고품질 현대화시설을 꾸준히 갖추어 가고 있다.또 2007년부터는 승용예초기 등 과수전용농기계 공급과 블루베리 등 대체 과수 육성 등 도 자체사업을 늘려 과수농가의 소득증대와 과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에는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정책건의 4건 1천900억원`과 `제도개선 3건`을 농림수산식품부에 건의한 후 반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실제 경북도는 공공형 과수전용농기계 임대사업소 설치 1천억원, 과수 우량묘목 증식보급센터건립 200억원, 과수 고품질 시설현대화사업 국고 보조비율 20%에서 50%로 상향조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FTA 관련 주요시책도는 한·칠레 FTA 타결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과수분야 FTA 기금 사업비 3천784억원을 확보해 우량품종 갱신과 관수시설, 비 가림 시설, 재해방지시설 등을 지원하는 과수 생산시설현대화사업에 2천900억원, 과수 주산지역에 농로포장, 관정개발, 배수로 설치 등 생산기반구축을 위한 과실전문생산단지 기반조성사업에 363억원, 거점 APC 시설 등에 521억원을 투입했다.또 고품질 과일생산과 과수농가의 경영부담 경감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도 자체사업비 489억원을 확보해 다목적 저온저장고 설치에 270억원, 과실 장기저장 및 조류피해예방에 46억원, 리프트기 등 과수작업용 농기계 4종 공급에 119억원, FTA대응 대체 과수조성에 54억원을 투입했다.또한, 올해 FTA 기금사업인 과수 생산시설현대화사업에 427억원, 과실전문생산단지 기반조성사업에 25억원을 투입하고, 도 자체사업으로 다목적 저온저장고 설치에 60억원, 과실 장기저장 및 조류피해예방에 27억원, 리프트기 등 과수작업용 농기계 공급에 66억원, 블루베리 등 대체 과수조성에 13억원을 투입한다.□FTA 대응 추진 성과사과는 생산비 절감과 소득증대 효과가 커 세계수준의 경쟁력 확보에 한걸음 다가서는 `키 낮은 사과원`을 2011년까지 전체 재배면적 1만9천ha의 44% 수준인 8천608ha에 조성해 관행 재배보다 수량 122%, 조수입 130%, 소득 142% 증대 효과를 높였다.포도는 비가림 재배를 2006년 전체 재배면적 대비 69% 수준에서 지난해까지 95% 수준으로 높여 고품질 과실생산 기반을 구축했다.배, 복숭아 등에도 지주시설 등 고품질과실 안전생산을 위한 시설현대화 지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Y자형 밀식과원 조성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한-미 FTA 발효 등 대응 방안도는 정부의 FTA 피해보완대책과 관련, 2017년까지 추진계획인 과수 생산시설현대화사업 등 국비사업 규모를 연간 600여억원 확보하는 한편, 도 자체사업으로 저온저장고 설치, 과수전용 농기계공급 등 올해 4개 사업 166억원 지원에서 2017년까지 6개 사업 500억원 규모로 늘려나가기로 했다. 또 품목별, 분야별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고자 `키 낮은 사과원`을 2016년까지 전체 재배면적의 70% 수준인 1만 4천ha로 확대 조성하고, 배는 2016년까지 전면적 비가림 재배와 Y자형 밀식재배를 확대한다.또한, 수입과실과 대응하고 새로운 소득원이 될 블루베리, 체리, 알프스 오토메 등 `대체 과수`를 현재 228ha에서 500ha 규모로 늘려나가고, 승용예취기, 리프트기 등 과수전용농기계 지원사업비도 66억원에서 200억원 규모로 늘려 경영부담을 줄여나가기로 했다.특히 도는 12일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영천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사과 등 과수 재배농업인과 유통·종묘·시군 관계자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과수분야 대응대책 현장간담회`를 개최한다.이날 도 관계자의 FTA 대응대책 추진상황 설명에 이어, 사과 등 재배농가는 과수전용농기계 지원공급사업 확대 등 과수농가의 피해 최소화와 부담경감을 위한 예산지원 확대와 장기적인 대응대책 마련을 논의한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2-03-13

“2011 열정·감동 이어갈 것”

▲ 정하진 전국체전기획단장 “1992년 이후 20년 만에 대구시 열리는 제93회 전국체전은 지난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열정과 감동이 이어지는 대회로 승화시킬 계획입니다.”대구시 전국체육대회기획단 정하진사진 단장은 오는 10월에 대구 전역에서 열리는 제93회 전국체전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정 단장은 “전국체전의 성공 개최를 위해 대구를 찾는 선수·임원과 가족, 해외동포 등이 좋은 추억거리가 되도록 하고 순위 경쟁으로 타 시도와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화합의 대회로 이끌겠다”고 말했다.그는 또 “대구지역의 강점인 IT와 문화 기술을 알릴 수 있도록 개폐회식을 타 시도와 차별화 하고 신설 경기장없이 기존의 경기장 개·보수와 대구를 찾는 선수·임원들이 대구 곳곳을 찾아 즐기도록 하는 등 경제적인 대회로 치르겠다”고 밝혔다.정 단장은 “개·폐회식은 시정 추진방향인 `Colorful Daegu, 국제육상도시, 첨단의료복합도시, 녹색성장도시`를 반영하고 대구의 미래발전상을 제시하는 주제로 공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연출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시민이 함께 즐기는 종합 축제의 장으로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특히 그는 체전을 통해 대구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을 보여주고 대구를 방문하는 선수·임원들에게는 대구만의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알리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정 단장은 “대구는 근대와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약령시, 삼일만세운동길, 이상화 고택, 팔공산, 강정보, 신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대구시립미술관, 대구타워, 서문시장 등 시내·외에 볼거리가 풍부하고 따로국밥, 뭉티기, 동인동 찜갈비, 누른국수, 소막창구이, 무침회, 논메기매운탕 등 대구만의 먹거리가 많은 도시이다”며 “이런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또 다시 대구를 찾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정 단장은 “대구시민들이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때 보여주신 성숙한 시민의식과 열정, 친절을 내년 전국체전에서 다시 한 번 보여줄 것”이라며 “체전 기간 중 경기장을 찾아 타 시·도 선수단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2-03-12

제93회 전국체전 전국민 대화합 한마당 축제로 개최

올해 10월11일부터 17일까지 7일간 대구에서 열리는 제93회 전국체전은 주 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을 비롯해 대구 일대 68개 경기장에서 45개 종목(정식 42개, 시범 3개)이 치러지며 요트 등 6개 경기는 타 시도 경기장에 열린다.대구시가 20년 만에 개최하는 제93회 전국체전을 대구만의 특색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해 첨단기술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지는 수준 높은 체전, 전 국민 대화합의 한마당 축제로 개최한다.시는 이번 체전을 `Colorful Daegu`, `국제육상도시`, `첨단의료복합도시`, `녹색성장도시` 등 대구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반영한, 대구의 미래발전상을 제시하는 주제로 설정하고 국제육상도시로서 이미지와 첨단의료복합도시를 부각할 수 있는 공개 행사를 여는 등 시민이 함께 즐기는 종합 축제의 장으로 마련할 계획이다.특히 시는 역대 최대 및 최고의 대회로 평가받고 있는 2011대회의 성공 개최도시 명성에 맞게 2011대회에서 보여준 수준 높은 시민의식과 열정을 재현해 스포츠 메카로 확실히 자리매김한다는 각오다.이에 따라 시는 올해 체전은 △미소와 친절로 참가 선수단, 관람객 등 손님을 왕으로 모시는 대회 △순위경쟁에 연연하지 않는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정착시키고 대구의 멋과 맛, 문화를 함께 즐기는 체전으로 승화시켜 영원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대회 △문화·IT기술을 접목한 개·폐회식 및 새로운 형태의 봉송 기법 개발 운영 △경기장 신설없이 기존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가장 경제적인 체전으로 승화시킨다는 계획이다.시는 2011대회 성공 개최의 주인공인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번 체전을 타 전국체전과의 차별화된 대구의 정을 보여줄 계획이다.따라서 시는 2011대회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중 희망자 3천명을 우선 배정하고 1만명의 서포터즈를 모집해 시도 선수단과 자매결연을 맺어 선수단 환영과 위문, 경기장 응원 등을 통해 미소친절 대구 이미지를 각인시킬 계획이다.특히 해외동포 선수단(16개국 1천200여명 참가 예상)에 대해서는 대구의 정을 느낄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하는 등 세계 속에 대구를 알리는 홍보대사로 활용할 계획이다.또 경제 대회, 흑자 대회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 몫을 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다.시는 우선 경기장 신설을 자제하고 46개소(공공시설 15, 학교시설 25, 민간시설 6) 시설을 개·보수하는 등 체전 개최에 따른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대회기간 중 대구를 방문하는 선수·임원 및 관계자와 가족 등에게 팔공산과 대구타워 등 대구 12경과 따로국밥, 동인동 찜갈비 등 10미(味), 이상화고택과 진골목 등 근대골목투어 등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적극 소개한다.아울러 2012 컬러풀대구페스티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대구 국제재즈축제, 2012 대구건축문화비엔날레, 팔공산 산중 전통장터 승시 재연, 전국대학생 패션쇼 등 다양한 문화축제 행사를 전국체전 기간에 맞춰 운영할 계획이다.시는 전국체전 파급효과로 약 1천15억원의 생산유발과 약 455억원의 부가가치유발, 약 1천362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생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체전 개막의 꽃인 성화봉송은 시민화합의 장으로 진행한다.성화는 강화도 마니산 성화와 대구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채화한 뒤 합화해 2011대회의 성공기념을 위한 2011명 이어달리기, 4대강을 이용한 국토종주 자전거 봉송 등 글로벌 도시를 나타내는 성화봉송 행사를 추진한다.총 212억원(국비45억, 특별교부세 80억, 시비 87억)을 투입해 노후된 대구지역 46개 경기장을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경기장으로 개·보수해 쾌적하게 경기를 치른다.시는 완벽한 경기 인프라 조성을 위해 두류수영장 48억, 시민운동장 축구장 22억, 시민운동장 야구장 16억, 자연과학고 정구장 16억 등이며 공공시설 151억, 학교시설 58억, 민간시설 3억 등을 투입, 8월 전에 경기장 개보수를 마무리해 성공 전국체전이 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1992년 이후 20년 만에 우리시 개최하는 제93회 전국체전을 국민화합과 대구 발전의 토대를 견고하게 구축하기 위한 한마당 축제로 승화시켜 나갈 예정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한 대회 홍보와 명예홍보대사 위촉과 전국체전 전광판 설치, 언론 매체를 통한 홍보와 홍보탑, 아치 등 대회 홍보물을 설치하는 등 홍보를 강화한다.편안하고 안전한 숙박을 위해 시는 6월까지 시·도별 숙박수요 조사 후 참가 선수단 숙박 배정하고 숙박안내 및 예약, 관광, 교통안내 등을 위한 콜센터 운영하며 각 시·도 차량지원과 개·폐회식에는 선수단 숙소와 경기장 간 셔틀버스를 운행한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2-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