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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 중진 여류 민화작가 이정옥 특별전

포항의 중진 여류 민화작가 이정옥사진씨가 지난 3일부터 오는 7월 31일까지 전남 강진군 한국민화뮤지엄 2층 기획전시실에서 초대전을 갖고 있다. 한국민화뮤지엄이 죽리 이정옥 민화리빙아트전을 부제로`별을 품은 민화특별기획전`이라는 특별전을 마련한 것. 서울 인사동 갤러리 미술세계가 지난 1월 20일부터 26일까지 개최해 반향을 일으켰던 국내 민화리빙아트의 대가인 이 작가의 40년간 민화 작품활동을 포괄하는 작품들이 대거 선보인다.출품작들은 이 작가가 2년 여에 걸쳐 완성한 가로 10m 10폭 대작인 `학-장생도`등 옻을 민화와 접목한 옻칠채색화를 비롯해 민화가 일상에 녹아들어 병풍, 장롱, 소반, 보료 등으로 재탄생한 리빙아트(Living Art), 그리고 민화의 설치작품으로 민화의 현대화라는 기치에 부합하는 총 100여 점.민화를 치밀하고 감각적으로 재해석해 현대 민화의 방향과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이 작가의 호방하게 열린 화면은 생동감을 불러일으키고 시원하게 확대된 화면은 민화를 통해 소통과 혼(魂)의 시대정신을 일깨운다는 평을 받고 있다.그동안 이 작가의 작품들은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 `제중원` `백동수`와 KBS `왕의 얼굴` `도망자` MBC `동이` `마이 프린세스` JTBC `하녀들`, 영화 `기방난동사건` 등에 배경 및 소품으로 등장해 민화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한국민화뮤지엄 오석환 관장은 “이번 특별전이 회화로서의 민화 뿐 아니라 실생활에 접목된 실용예술로서의 민화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11

청소년 대상 `DIMF 뮤지컬스타` 29일까지 공모

오는 6월 24일~7월 11일까지 대구를 뮤지컬로 물들일 공연예술축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사장 장익현)`이 올해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래의 뮤지컬 스타를 꿈꾸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국내 최대규모의 뮤지컬 오디션 `DIMF 뮤지컬스타` 공모를 시작한다.DIMF 뮤지컬스타는 만 12세부터 24세까지의 청소년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뮤지컬 넘버(노래), 율동(춤), 대사를 포함한 뮤지컬 연기를 선보여야 하고 1인 또는 10인이내의 팀으로 참가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DIMF 홈페이지 참조 www.dimf.or.kr)중·고등부, 대학·일반부로 나뉘어 진행될 DIMF 뮤지컬스타는 최고의 영예인 DIMF 뮤지컬 스타상(대상·대구광역시장상)`을 비롯 각 3개 부문(최우수, 우수, 장려상)으로 시상되며 수상자에게는 최대 500만원의 상금과 상장 및 트로피 등의 부상과 함께 DIMF공식행사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재능 있는 인재발굴의 장이자 뮤지컬을 사랑하는 청소년들의 경연 축제가 될 DIMF 뮤지컬스타는 오는 29일까지 이메일(dimf@dimf.or.kr)로 접수 할 수 있으며 5월말에 열릴 본선의 뜨거운 열기에 이어 6월 24일부터 개최될 제10회 DIMF에 대한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DIMF(053-622-1945)./윤희정기자

2016-04-11

경북선비 문화아카데미 강좌 수강생 모집

최근 지자체나 사회단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인기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맞춰 즐거운 여가문화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내놓고 있는 민간자격증 무료 수강 강좌나 교양 프로그램은 신청 접수가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한다. 포항문화원(원장 배용일)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역사 문화 교양과 문화유산 전문 지식 함양을 돕는 무료 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전문가의 문화·교육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지역민들의 문화와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자는 목표로 준비해 역사문화강좌의 대중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알찬 프로그램들이다.△`경북선비 문화아카데미`수강생 모집포항문화원이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하고 있는 `2016 경북선비 문화아카데미` 강좌가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경북선비 문화아카데미`는 한국정신문화의 근간이 된 경북의 선비사상을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경북도가 운영하고 있는 교양프로그램이다.경북이 지키고 가꿔온 지역의 정체성인 유교사상을 재조명하고 선비사상을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건전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선비정신을 겸비한 모범 시민 양성을 위한 이번 프로그램은 `선비-시대정신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총 16회 교육으로 진행된다. 지역의 정체성과 영남선현들의 사상 및 문화·교육, 충효·예절, 교양 등 13번의 강의와 `조선의 5대 서원 답사` 등 답사 3회로 구성된다. 강의는 5월 12일부터 19월 6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포항문화원 제1 강의실에서 열리며 오는 29일까지 40명 선착순 모집한다.신청방법은 포항문화원 홈페이지(http://pohang.kccf.or.kr)로 접속해 신청서 양식을 다운받아 작성후 문화원 방문 혹은 E-mail(pohang4711@kccf.or.kr)) 또는 Fax(054-249-3313)로 전송 또는 직접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포항문화원 문화유산해설사 과정포항문화원의 2016년도 문화유산해설사 과정은 지역의 주요 문화유산의 답사를 기획하고 해설할 수 있는 전문적인 문화유산해설사 양성을 목적으로 개설한다.이번 양성과정은 5월 4일부터 9월 2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포항문화원 제1강의실에서 열리며 오는 29일까지 40명 선착순 모집한다.신청방법은 포항문화원 홈페이지(http://pohang.kccf.or.kr)로 접속해 신청서 양식을 다운받아 작성후 문화원 방문 혹은 E-mail(pohang4711@kccf.or.kr)) 또는 Fax(054-249-3313)로 전송 또는 직접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원 사무국 (242-4711)으로 문의하면 된다.안수경 포항문화원 사무국장은 “우리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에 대한 이해와 홍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고자 문화유산해설사 양성 과정을 준비했다”면서 “시민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11

소포클레스 비극 `안티고네` 보며 고대 그리스의 교훈 생각해보세요

▲ 포항시립연극단이 오는 14일부터 24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안티고네`의 포스터. /포항시립연극단 제공고대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는 숱한 고전들 중에서도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 함께 연극무대에서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그리스 비극의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주는 작품은 아버지이자 오빠인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두 눈을 찌르고, 아들을 침상으로 끌어들인 어머니는 자살하며, 두 오빠 폴로니케스와 에테오클레스는 테베의 통치권을 두고 다투다 서로 심장에 비수를 꽂아 죽는다. 안티고네는 이 가족의 대참사 속에서 살아남은 여인이다.포항시립연극단이 올해 첫 공연이자 제173회 정기공연으로 오는 14일부터 24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안티고네`를 올린다.극은 테베의 왕 크레온과 그의 조카이자 미래 며느리인 안티고네 사이의 갈등을 치밀한 구성과 정교한 인과관계, 치열한 논리대결 등으로 풀어낸다. 안티고네가 반역을 꾀한 안티고네의 큰 오빠인 폴로니케스의 시신은 매장을 금한 채 광야에 버리라는 테베의 왕 크레온의 칙령을 어기면서 빚어지는 갈등이 중심을 이룬다.두 인물의 갈등은 국가 권력이라는 인간의 법과 죽은 자의 시신을 마땅히 묻으라는 신의 법 사이의 대립은 인간 존재 근원에 대한 물음, 나아가 국가와 인간, 남성과 여성, 전체주의와 자유주의, 불의한 정치권력과 양심에 따른 저항 등 각기 다르게 해석하게 한다.객원 연출을 맡은 김지용 동의대 연극영화과 교수(극단 프로젝트팀 이틀 대표)는 “인간의 양심을 지키려는 안티고네와 나라의 질서를 명분으로 국가 권력을 유지하려는 크레온의 한판 대결은 오늘날 우리의 상황과도 많이 닮아있다”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관용과 용서, 배려와 조화라는 보편적인 진리를 일깨워 주고자 한다”고 전했다.김지용 교수는 부산연극제 연출상, 신춘문예 희곡부문 수상을 비롯해 연극 `청춘정담`, 뮤지컬 `Destiny` 등 다수의 연출을 맡아 경력을 인정받은 유능한 연출가다.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 왕의 딸이다. 아버지이자 왕인 오이디푸스가 스스로 눈을 찔러 실명한 채로 떠돌아 다니게 되고, 두 오빠 폴로니케스와 에테오클레스가 왕권을 놓고 다투다 모두 죽는다.그리하여 안티고네의 삼촌인 크레온이 왕이 된다.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만 성대히 장례를 치러주고 폴로니케스의 시체는 들에 그냥 버려두라는 포고를 내린다. 안티고네는 혈육의 정에 이끌려 크레온의 명령을 어기고 들에 버려진 폴로니케스의 시체를 몰래 묻어준다.이 사실을 안 크레온은 안티고네를 생매장형에 처한다. 안티고네를 연모하던 크레온 왕의 아들 하이몬도 안테고네를 따라 죽기로 결심하는데….`안티고네`는 평일 오후 7시, 토·일 오후 3시 총 10회 공연(18일 공연 없음) 하며 중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문의 포항시 문화예술과(270-5484)./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11

베르테르와 닮았고 맥베스를 반추케 하는…

엘리자베스 라밴의 소설 `비극 숙제`(문학동네)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조용히 그러나 힘있게 다가와 가슴 아픈 첫사랑과 어리숙한 시절의 실수, 그로 인해 피하지 못한 비극에 대해 속삭인다.엘리자베스 라밴은 이 소설에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 시도하면서 거기에 셰익스피어의 여러 희곡들에서 받은 영감을 더하고 있다.주인공 팀 맥베스는 자기 확신 없이 스스로의 “비극적 결함”에 이끌리며 비극적 운명으로 내달리게 되는 베르테르와 닮아 있고, 그의 이름은 셰익스피어의 희곡`맥베스`에서 따온 것이다.주인공 팀 맥베스와 덩컨 미드가 “그날”의 비밀이 담긴 녹음 CD를 매개로 소통하게 되면서 두 인물의 이야기가 각자의 시점에서 교차되고, 거기에 셰익스피어와 괴테의 고전 속 비극의 원형이 어우러져 작품에 깊이를 더한다.`비극 숙제`는 팀 맥베스와 덩컨 미드라는 두 명의 소년을 앞에 내세운 액자식 구성의 소설이다. 팀이 돌이킬 수 없는 `그날`의 일과 버네사와의 추억을 고통스럽게 복기하며 녹음해간 1인칭 시점의 CD 속 이야기와 그 CD를 들으며 비밀을 파헤치고 자신의 트라우마를 떨쳐나가는,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덩컨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흥미롭게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액자 속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진짜 비극의 주인공인 팀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속 맥베스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인물이고, 덩컨 미드는`맥베스`의 덩컨 왕처럼 예민하고 섬세하다. 팀과 버네사의 첫 만남과 이후의 삼각관계는 구성에 있어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얼마간 빚을 지고 있다. 자신감의 결여, 의심, 죄책감 같은 일상적이고도 `비극적인 결함´ 탓에 작은 실수를 반복하다가 끝내 운명적으로 비극을 맞게 되는 인물들에게서 명작이라 불리는 고전들 속 비극적 인물들이 언뜻언뜻 비칠 때 그것을 포착하는 즐거움이 남다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4-08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살만한 곳인가…

소설가 김이설(41)씨는 소외되고 결여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살 만한 곳인가를 끊임없이 묻는 작가다.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열세 살`이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올해로 등단 10년을 맞은 김 작가는 그동안 첫 장편 `나쁜 피`와 소설집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 중편 `선화` 등을 통해 사회의 최하층을 이루는 구성원들의 생존의 몸부림을 처절하게 그리곤 했다.엄마와 노숙 생활을 하다가 아비를 알 수 없는 아이를 낳게 되는 소녀(`열세 살`), 외삼촌의 폭행과 주변 남성들의 성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된 삶을 살다 죽은 지적장애인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가슴 속 상처로 안고 사는 30대 중반 노처녀(`나쁜 피`), 빚 때문에 가족과 흩어져 대리모가 된 여대생 등 남루한 현실과 그 속에서 발버둥치면서 소진해 가는 사람들(`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 화염상모반이라는 선천성 병으로 얼굴에 짙은 얼룩으로 생을 무겁게 누르는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처녀(`선화`)….작품마다 불편하고 어두운 사회문제를 파고들며 차세대 여성 소설가로 주목받으면서 동세대 작가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소설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2010년에 펴낸 첫 소설집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이후 꼬박 6년 만에 펴낸 두번째 소설집 `오늘처럼 고요히`(문학동네)가 출간됐다.“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집념 혹은 치열함을 느끼게 한다”(소설가 은희경)라는 평을 받으며 제3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부고`와 2016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으로 선정된 `빈집`을 포함해 총 9편의 소설이 수록된 이번 소설집을 통해 김이설은 폭력이 우글거리는 밑바닥 삶에 여전히 현미경을 들이대 그 세계의 진상을 선명히 감각하게 하면서 그 세계에서 한 발 떨어진 채 지켜온 우리의 평온함이라는 게 얼마나 기만적인지를 되묻는다.그같은 벗어날 길 없는 세계에서 삶은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가, 아니 그런 삶도 과연 지켜나갈 만한 것인가, 라는 둔중하고도 무서운 질문을 던진다. 그리하여 `오늘처럼 고요히`라는 제목은 수록된 소설들의 전체 이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면서 동시에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오지 않으리라는 걸 체득한 인물들이 내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바람이 된다.소설집 가장 처음에 자리한 `미끼`는 김이설 스스로 “그동안 보여준 소설의 정점 같은, 더이상 비슷한 작품을 쓸 수 없도록 여한 없이 쏟아부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폭력이 대물림되는 과정을 야성적으로 구현해낸 작품이다. 아버지가 창고에 가둬놓고 물고기를 낚아채듯 함부로 짓이기던 여자를`엄마`라 부르던 `나`가 어느 순간 또다른 여자를 끌고 와 아버지보다 더 무자비한 방식으로 여자를 창고에 던져넣을 때, 우리는 폭력의 연쇄 속에서 증폭되는 것은 오로지 더 큰 폭력밖에 없다는 선뜩한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이는 악몽보다 더 지독한 현실을 그려낸 `흉몽`을 통해서도 차갑게 전해져온다. 남편의 실직 후 불어난 빚을 갚고자 모텔에서 밤낮없이 청소 일을 하며 버텨가던 `나`에게 어느 날 남편이 찾아온다. 구취를 풍기는 돈가방 하나를 들고서. 출처가 미심쩍은 돈가방도, 횡설수설하는 남편도 원래의 자리로 돌려보내고, 참담한 삶이나마 근근이 이어나가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결말일 것이다. 그래야만 적당한 불편함을 잠시 느끼고 우리 역시 원래의 세계로 안전하게 되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이 작품들을 따라가다보면,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는 서로를 옭아매는 것 외에 서로에게 어떤 의미도 돼주지 못한다는 작가의 냉혹한 시선과 마주하게 된다. 부모님의 이혼-성폭행-친모의 죽음-애인과의 이별-중절 수술 등 끊임없이 바닥으로 휘몰아치는 상황 속에서 `나`를 위안해주는 사람은 아빠도 오빠도 아닌,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지닌 의붓엄마이며(`부고`), 가족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왔다는 그 자부심 하나로 폭언을 일삼는 아버지를 피해 `나`가 잠깐이나마 웃음짓는 순간은 동료들과 함께 시답잖은 농담을 할 때이고(`한파 특보`), 가족 중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을 간직한 `나`가 연약하나마 어떤 희미한 연결감을 느끼는 대상은 국적도 다르고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민호 엄마다(`비밀들`). 우리가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대상이 가족 아닌 타인이라는 것은 엄정한 진단이지만 동시에 폭력이 휩쓸고 난 이후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그 방향을 모색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인 희망을 가져다준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4-08

하면될까? 젊음은 아프다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로 한국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일본의 젊은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31)의 데뷔작 `희망 난민`(민음사)이 출간됐다.이 책은 저자가 사회학을 선택한 이래 줄곧 천착해 온`젊은이 문제`를 심도 있게 파고든 첫 결실이다. 그는 도쿄대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석사 논문으로 제출한 연구물을 바탕으로`희망 난민`을 세상에 내놓았고, 주요 언론은 물론 학계와 대중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희망 난민`이 화제에 오른 건 국제 NGO 단체 피스 보트(세계 평화 실현하는 세계 일주 크루즈)를 통해 현대 일본의 젊은이 문제를 절묘하게 규명해 냈기 때문이다.`희망 난민`이 출간될 당시만 해도 젊은이 연구는 학력, 노동, 범죄, 서브컬처 등의 문제와 얽혀 이뤄져 왔을 뿐 세계 평화나 환경 보호를 부르짖는 NGO 단체 등 사회 운동의 차원에서는 좀처럼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껏 젊은이는 사회 변혁의 주체로 받아들여져 왔고, 자기 찾기를 위한 방황은 당연한 미덕으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저자는 근대 이후 경제 성장이 멈춰 선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쏟아지는 막중한 기대에 위화감을 느낀다. 열악한 노동 환경과 불투명한 미래의 기로에서 외딴 섬으로 변해 가는 젊은이들을 위로해 주는 돌파구로서 자주 거론되는 새로운 공동체와 사회 운동 커뮤니티. 저자는 이런 것들이 오늘날 `젊은이 문제(빈곤과 고독)`를 해소해 줄 만병통치약처럼 거론되는 사회 분위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희망 고문을 재생산하고 꿈만 좇게 하는 공동체가 노동 시장의 변두리에 놓인 젊은이들에게 어떠한 혜택을 줄 수 있을까? 피스 보트가 제공하는 세계 여행과 사회 변혁을 요구하는 구호는, 현재 젊은이들의 목을 조이는 빈곤과 외로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졸업, 취직, 결혼 등으로 이어지는 근대적 인생 경로에서 제 기능을 상실한 통과 의례와 자아성찰의 과정을 되짚어 보며, 오늘날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공동체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친다.한 사회의 축소판이자 더 나은 미래를 요구하는 피스 보트 커뮤니티에서 114일 동안 집요하게 파고든 현장 조사 끝에 저자가 마주한 진실을 적었다.오늘날 피스 보트와 같은 사회 운동 공동체는 물론, 극우 단체나 사이비 종교 단체마저도 `희망 난민`을 위로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젊은이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사회 구조 자체가 젊은이를 자립한 존재로 이끌 수 없다면 자기 계발을 강요하는 담론과 그럴싸한 외양을 지닌 `새로운 공동체`는 사회와 개인을 개선할 수 없다. 그곳은 단지 젊은이들의 외로움과 승인 욕구만 어루만질 뿐, 미래의 빈곤과 냉혹한 현실까지 껴안지는 못하기 때문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

2016-04-08

만주와 한국을 잇는 계보

1960년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한국을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부상하게 한 급속한 산업화, 건설과 정보 강국을 견인한 속도 추구, 나아가 개발 체제에 대한 향수가 일조한 이명박·박근혜 정부 탄생에 이르기까지, 1960년대는 오늘날의 한국과 밀접하게 연결된 시간대다. 이처럼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1960년대 한국 사회를 읽는 또 하나의 독법을 제시하는 책`만주 모던: 60년대 한국 개발 체제의 기원`(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이 책은 만주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해온 한석정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가 10여 년간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결과물로서, 한국의`재건 체제`혹은 불도저식 증산, 안보 체제의 원류를 만주국 체제(1932~45)에서 찾는다.오늘날의 한국 사회와 직결돼 있는 시공간이 1960년대라면, 또 이 시대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시공간이 바로 1930~40년대 만주라는 것이다.저자는 1960~1970년대 한국에서 일어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국토개발, 반공대회, 대량 전단 살포, 표어 제작, 주민 점호 등은 모두 만주국 시대에 행해진 것이라고 말한다.오늘날의 한국 사회와 직결된 시공간이 1960년대라면, 또 이 시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시공간은 1930~1940년대 만주라는 것이다.1장은 1930년대 부산에서 시작해, 만주행 엑소더스의 출발지인 영남 지역을 거쳐 만주 펑톈 등지로 갔다가 해방 후 귀환하는 기행 형식을 통해 재건 체제 형성의 역사를 추적한다.2장에서는 만주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았던 부산을 중심으로 식민주의가 초래한 `확산`에 접근한다. 조선인의 만주 이주와 귀환, 조선과 만주의 관계, 조선인의 지위 등을 통해 1960년대 한국의 재건 체제에 이르는 개척의 흐름을 추적한다. 3장은 동아시아 발전국가의 계보에서 만주국이 차지하는 위치, 만주국을 소환한 배경인 냉전과 한일 수교 등을 짚어보고 한국 발전국가의 역사적 맥락을 논의한다. 4장은 부정적 시각 일변도의 파시즘을 분해하고 파시즘과 근대의 관계를 살핀 후 생산과 안보에 주력한 한국판 국방국가의 형성을 살펴본다.5장은 온 국토를 뚫고 메우는 직선적 건설, 속도에 매몰된 건설 시대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6장은 신체를 통한 재건 체제의 형성에 관한 것이다. 신체가 어떻게 제국, 민족, 냉전 경쟁에 헌신하게 되고 재건 체제를 형성했는지 논한다. 7장은 노래, 춤, 영화 등 예술 세계에서의 남북 대결, 만주국에서 비롯된 예술 세계를 추적한다. 8장은 결론으로서 재건 체제 형성을 되짚어보고, 만주 모던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함의를 생각해본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4-08

포항 교계, 봄부흥회·전도잔치 꽃핀다

포항지역 교회들이 4~5월 봄부흥회와 전도잔치를 잇따라 열고 교회성장을 꾀한다.이들 교회는 부흥사들을 강사로 초청해 집중적으로 말씀을 전하고 기도와 찬양을 이어간다.초청한 시민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선물도 나눠준다.포항장성교회(담임목사 박석진)는 10일 오후 7시30분 교회 본당에서`3대 신앙을 계승 합시다`란 주제로 부흥성회를 개최한다.부흥성회는 12일까지 오전 5시30분, 오후 7시30분 등 하루 2회씩 5회 진행된다.강사로는 김태영 목사(부산 백양로교회)가 나선다.김 목사는 영남신학대와 장로회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멕코믹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그는 부산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지냈으며 부울경 목회자성경연구회장, 부산진경찰서 경목실장, 월드비전 부산서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저서로는 새신자의 눈높이로, 새신자 정착 QA, 총회구역예배교제(공저)를 펴냈다.문의 (054)255-7001.포항 이동 하늘샘교회(담임목사 강정태)는 26~28일까지 교회 본당에서 심령부흥성회를 연다.심령부흥성회는 26일 오후 7시30분부터 28일까지 오후 2시, 오후 7시30분 등 하루 2회씩 모두 5회 이어진다.강사로는 이봉재 목사(울산생수교회)가 나선다.이 목사가 인도하는 집회에는 병자들이 치유되는 등 강력한 신유은사가 나타나고 있다.문의 010-5454-4046.전도잔치도 이어진다.포항충진교회(담임목사 박원택)는 24일 오전 교회 본당에서`잃어버린 우리의 가족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새생명축제를 개최한다.강사로는 최홍준 목사(부산 호산나교회 원로)로 선정했다.최 목사는 동아대 법경대학과 합동신학대학원대학을 졸업하고 R·S·T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그는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부목사로 섬기다 지난 1987년부터 2010년 2월까지 23년간 부산 호산나교회에서 담임목사로 목회를 했으며, 국제목양사역원장, 고구마글로벌미션 이사장, 러시아선교회 이사장, 부산성시화운동본부 5, 6대 본부장 등도 지냈다.교회는 참석자들에게 가족사진을 촬영해 만든 액자를 선물로 전달하고 불고기 백반을 점심으로 대접한다.문의 (054)273-5209.포항하늘소망교회(담임목사 최해진)는 5월 29일 오후 5시 교회 본당에서 `해피데이 529`를 연다.전도잔치는 대전 순복음교회 성극팀 `구원의 길, 생명의 길` 성극과 워십, 찬양, 만찬, 변임수 목사(대전순복음교회) 설교, 최해진 목사 구원 메시지 선포, 축도 순으로 이어진다.교회는 교인 1명당 5명씩 1천500여명의 시민들을 초청할 예정이다.교인들은 지난 3일 예비신자 초청 작정서를 교회에 제출했고, 교회는 주일예배,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새벽기도회마다 예비신자들을 위해 집중 기도하기로 했다.교회는 이날 `해피데이 529` 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준비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말씀은 최해진 목사가 전한다.최 목사가 인도하는 집회에는 방언과 신유 등 각종 은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말씀을 가르치는 은사 또한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최 목사는 영남신학대와 장로회 신학대학원, 평택대 상담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훼이스 신학대학원 목회상담학을 수료했다.선린대와 포항성서신학원에서 강의했으며, 예수생애 부흥사회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문의 (054)242-9182.포항지역 상당수 교회들도 이 기간 부흥회와 전도잔치를 집중적으로 열고 지역 복음화를 가속화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4-07

포항제이교회, 중직자 19명 세워

포항제이교회(담임목사 장영수·사진)는 교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장로 2명과 권사 12명, 안수집사 5명을 중직자로 세웠다. 제이교회는 최근 교회 본당에서 은퇴·추대·임직 감사예배를 드렸다.예배는 장영수 목사 집례, 에벤에셀 찬양단 찬양과 경배, 예배의 부름, `기뻐하며 경배하세` 찬송, 이명형 장로(경북 부노회장) 대표기도, 최석원 목사(경동시찰장) 성경봉독, 호산나성가대 예배특송, 전기정 목사(경북노회장) `아름다운 삶` 설교, 주용진 목사(전 노회장) 축사 및 권면, 문홍태 장로(교인대표) 인사 및 광고, `나의 최를 정케하사` 찬송, 장영수 목사 축도 순으로 이어졌다.장로·권사·안수집사 임직식에서 양성민, 이철규 안수집사가 장로로 장립하고 정화숙, 이명희, 신태숙, 안성희, 권명자, 김명희, 김명화, 박성화, 정미희, 전난미, 김미경, 천영미 집사 등 12명의 집사가 권사직분을 받았다.또 이춘우, 김광섭, 김정선, 김장훈, 이재은 집사 등 5명의 집사가 안수집사로 세워졌다.원로장로·명예권사 추대식에서는 김기환 장로가 원로장로, 김현자, 신청자, 고광자, 이귀란 권사가 명예권사로 추대됐다.권사·안수집사 은퇴식에서는 김은예, 최하양 권사와 홍기형 안수집사가 직분에서 물러났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7

“경북 천주교 14곳서 소울 스테이로 명상·휴식을”

“이제, 경북 지역 천주교 시설 14곳에서 소울 스테이로 명상과 휴식의 시간을 가지세요” 천주교 대구대교구 4대리구청 문화융성사업단(단장 원유술 신부)은 6일 경북도와 손잡고 이달부터 칠곡 한티 피정의 집 등 경북지역 천주교 시설 14곳을 활용해 가톨릭 영성을 기반으로 힐링을 제공하는 소울 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진 소울 스테이(Soul stay)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4대리구청 문화융성사업단이 지난해 경북 지역 11개 교회기관·수도원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명상·기도와 성직자 수련 등을 일반인도 체험하는 성직자 수련활동 체험 프로그램. 기존 피정 프로그램이 신자 위주로 진행됐다면, 소울스테이는 비신자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대구대교구가 운영을 맡고 경북도는 운영비를 지원하고 홍보를 돕는데, 대교구 차원의 소울스테이는 대구가 전국 처음이다.소울스테이는 2015년 대구대교구 사목교서 주제인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를 사목 현장에서 실천하려 한 4대리구 교구장대리 원유술 신부 고민에서 시작됐다. 원 신부는 영적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 모두를 소외된 이들이라 여겼고, 그들을 위해 교회가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들을 바탕으로 경북도 의원인 4대리구 신도총회장 이상구씨가 지역민을 위한 가톨릭 프로그램으로 경북도 예산을 신청하면서 구체화됐다.이번 소울 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는 14개 기관은 수도원, 피정의 집, 성당, 사회복지시설로 나뉜다.수도원에서는 수도 생활을 간접 체험하고 문학치유 등 특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구상 시인의 딸인 구자명 작가와 그의 남편인 김의규 서양화가가 자전적 글쓰기를 돕는다. 피정의 집은 대부분 수녀들이 운영하는 외딴 곳에 떨어진 휴양·기도 시설이다. 피정은 `피세정념(避世靜念, 세상을 피해 고요히 기도한다)`에서 나온 말이다. 진목정·갈평·평화계곡 피정의 집 등에서 휴식하면서 수녀들과 인생사를 상담할 수 있다. 성당은 울릉도 도동·천부 두 곳만 개방하는데 이곳에서는 바다를 보며 둘레길을 걷는 체험활동 등 천혜의 자연환경 안에서 힐링을 갖는 시간을 제공한다. 포항 들꽃마을, 민들레 공동체, 베들레헴공동체 등 사회복지시설에서는 봉사체험을사회복지시설은 장애인과 어울리며 봉사체험을 하며 인권을 생각하도록 돕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7

시민과 함께울고 웃는 연극축제 12일 막올라

대구 최대의 연극축제인 제33회 대구연극제가 오는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비슬홀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열린다. ▶극단별 참가작예전 - 양로원탈출기돼지 - 오백에 삼십한울림 - 사발, 이도다완이송희 레퍼터리 - 북경반점처용 - 여기가 집이다원각사 - 우체부가 된 천사대구연극제는 대구시민과 함께하는 연극 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대구의 민간 극단들이 참여해 연극적 역량을 선보이는 행사다. 경연부문인 공식참가작과 비경연부문인 자유참가작으로 나눠 진행돼 왔고 올해도 역시 경연 부문에 6편, 비경연 부문에 4편 등 총 10편의 작품이 관객들을 연극의 세계로 초대한다.경연 부문에 참가하는 6편 중 대상 수상작은 오는 6월 3일부터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2016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에 대구 대표로 참가한다.김종성 대구연극협회장은 “올해는 창작초연작 외에도 기존 작품을 새롭게 각색한 작품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그리고 작품의 예술성, 대중성, 완성도 집중을 위한 심사의 공정성 강화를 통해 대구를 대표하는 공연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심사발표와 시상식은 17일 연극제 마지막 날 오후 10시 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진행된다. 대상(1팀, 대구시장상)을 비롯하여 연출상(1명, 대구예총회장상), 최우수연기상(1명, 대구예총회장상), 무대예술상(1명, 대구연극협회장상), 우수연기상(2명, 대구연극협회장상), 신인연기상(1명, 대구연극협회장상)이 마련돼 있다.제33회 대구연극제 경연 부문 참가작은 다음과 같다.△극단 예전 `양로원 탈출기` (12일 문화예술회관 팔공홀)이 작품은 양로원의 노인들이 탈출을 감행하는 이야기다. 각자 양로원에서 살 수 밖에 없는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노인들이 양로원의 비리에 대항해서 또는 개인 사정 등으로 탈출할 계획을 세우나 곧 발각돼 실패를 맞는다. 최후의 결심을 하고 모종의 계획을 감행하는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극단 돼지 `오백에 삼십` (13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오백에 삼십`은 서울 한 동네에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 짜리 `돼지빌라`라는 7평 원룸에 사는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다.△극단 한울림 `사발, 이도다완` (14일 문화예술회관 팔공홀)1592년 조선의 어느 가마터. 왕실용 백자를 빼돌려 배를 불려왔던 이대감은 자신의 사기장을 물색하고, 막사발을 구워 근근이 삶을 이어가던 솜씨 좋은 늙은 노평이 물망에오르게 된다. 어느 일본인은 노평의 제자 태주에게 조선에서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조건으로 일본에 건너가기를 제안하는데….△극단 이송희레퍼터리 `북경반점` (15일 문화예술회관 비슬홀)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사장, 사모님, 주방장, 철가방은 캄차카반도행 티켓 한 장을 놓고 한바탕 벌이게 되는데….△극단 처용 `여기가 집이다` (16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더 이상 고시원이 고시생들만이 기거하는 곳이 아니게 된 오늘날, 20년 전통의 갑자고시원에는 이 시대의 여러 인간 군상들이 있다. 이들에겐 희망은 없어 보일지라도 저마다 가슴 속에 작은 꿈들을 품고 힘겨운 삶을 함께 견뎌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극단 원각사의 `우체부가 된 천사` (17일 문화예술회관 비슬홀)우체국 분류실, 오늘도 우체국 3인방의 맛깔스런 수다가 하루를 연다.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에 답장을 하고, 혼자가 된 노인에게 안부를 여쭙는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단지 우편물이 아니라 그들의 시간이자 애정이며 삶의 일부분이다.비경연부문에 참가하는 `넌버벌 구름에 걸린 구두`, `부양권 청구 소송 사건`, `변기`, `유산 분배 소송` 총 4편의 작품은 대구연극제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윤희정기자

2016-04-06

DIMF, 뮤지컬 전문가포럼 개최

오는 6월 열 번째 축제를 앞두고 있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사장 장익현)이 7일 오후 2시 대구경북연구원 18층 대회의실에서 DIMF의 지나온 10년의 성과와 현황을 바탕으로 다가올 10년에 대한 비전을 도출할 뮤지컬 전문가 포럼을 개최한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이 `DIMF, 대구`를 너머, 페스티벌을 너머`라는 주제로, 순천향대 교수이자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교수가 `DIMF 미래 비전과 자생력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대구경북연구원 오동욱 박사의 진행으로 한국 창조경제의 중심이 될 다양한 미래 신(新)산업 연구에 앞장서고 있는 고정민 한국창조산업연구소 소장이자 홍익대 문화예술 MBA 교수와 복합공연장을 뮤지컬의 메카로 만든 김희철 충무아트홀 본부장, 공연분야 각종 공모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지원부장,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잡지인 `더 뮤지컬`의 박병성 편집장, 지역 뮤지컬계를 대표해서 최원준 파워포엠㈜ 대표가 참석해 DIMF 미래 10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펼칠 예정이다.이번 포럼을 통해 뮤지컬 `축제`로서 DIMF의 역할을 넘어서 뮤지컬 아트마켓 역할 강화, 국제 인프라 구축, 축제의 구심점 역할과 뮤지컬 도시의 상징이 될 뮤지컬 전용극장 등의 다양한 운영 방안 등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이번 전문가 포럼을 계기로 DIMF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비전과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윤희정기자

2016-04-06

지극히 우리다운 한가지 `민화`에 매료되다

“갤러리를 개관하기까지 많은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는데 이렇게 저의 작품을 가장 먼저 걸게 될 줄을 몰랐습니다”포항지역 중견 민화 작가 신동옥(58·갤러리 마실대표)씨가 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갤러리 마실 오픈을 기념해 자신의 치열한 창작활동과 삶의 소산을 한 자리에 모아 세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이번 개인전에서는 `민화, 나무를 입다`를 주제로 편백·자작나무에 그린 민화작품을 비롯해 총 40여 점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이를 계승해 발전시키고자 노력해온 신씨의 노력이 담겨 있는 작품들이다.작품 내용도 책가도, 어해도, 화조도 외에도 민화가 일상에 녹아들어 티 테이블, 식탁 등으로 재탄생한 리빙아트(Living Art)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장생도 8폭 병풍도 한 점 있다.이번 전시회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은 단연 편백·자작나무에 그린 화조도다. 각각의 액자에 모란, 목련, 매화, 연꽃을 사실적으로 담아 정교한 필치와 화려한 채색이 계절의 향기를 전하기에 충분하다.신씨는 나무위에 그린 작품들에 대해 “민화가 담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와 소망을 나무에 그려 따뜻하고 정감있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했다.이어 “민화는 가장 한국적이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주제를 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그림속에 복록과 희망과 기원을 담은 백성들의 그림으로 전통적인 한국의 그림이라서 그 매력에 심취해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신동옥씨는 30여 년전 포항여성복지회관 민화 강좌를 수강하면서 민화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민우회 ·민수회·과청제 회원전, 포항미협회원전 등 여러 단체전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신씨는 그동안 한국민화협회공모전, 조선민화박물관 공모전, 포항불빛미술대전 등에서 장려, 특선을 차지하는 등 국내 민화 화단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민화작가 신동옥씨그녀는 “전통에 충실하고 익숙해져야 창작모티브를 얻을 수 있다”며 “우리 한민족의 얼이 담긴 민화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내 스스로에게는 몰입하는 감동을, 보는 이에게는 아름다움의 감동을 선사할 수 있어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갤러리 마실 개관 첫 전시를 자신의 개인전으로 열게 돼 송구스럽다는 신씨는 앞으로 갤러리 마실을 남녀노소, 일반인, 예술인 등 다양한 계층의 작품전시와 동호회전 등 열린 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에게는 문화향유권을, 지역작가들에게는 전시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연중 미술문화를 접할 수 있는 명소가 되도록 꾸밀 생각이다.신씨는 현재 포항문화원 문화학교와 송도중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4-06

경주 국악여행·향교전통혼례 시작

(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최양식)은 야외공연 및 축제행사인 경주국악여행과 경주향교 전통혼례를 지난 2일부터 개시했다. 사진 경주국악여행은 보문야외국악공연장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7시30분에 만날 수 있다. 경주를 대표하는 국악인들이 출연해 신라향가, 판소리, 사물놀이, 부채춤, 가야금 병창, 퓨전국악 등 다채로운 우리 가락을 선보인다. 9월 10일까지 총 24회를 진행한다.또 다른 24회의 공연은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여름 성수기와 추석명절의 특별공연, 그리고 각 단체의 특색을 보여주는 찾아가는 공연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행사 제목을`보문야외국악공연`에서 `경주국악여행`으로 변경했다. 특정장소에서만 공연하지 않고 여러 곳을 옮겨간다는 뜻을 반영했다.경주향교 전통혼례는 9월 중순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총 24회 진행한다. 전통혼례는 2011년부터 시작된 6년차 행사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금까지 이주여성 등 약 200쌍이 혜택을 받았다. 올해는 벌써 5월 중순까지 신청이 완료됐다.이 행사에서는 관람객도 즐겁다. 전통혼례를 간접 체험하며 혼례음식을 나눠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국악여행과 경주향교 전통혼례는 관람료 및 체험료는 없다. 문의 (054)748-7721./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5

문광부주최 `2016 생활문화동호회 활성화`사업 포항문화원 `포동 포동 번개콘서트` 선정

포항문화원(원장 배용일)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진행하는 공모 사업인`2016 생활문화동호회 활성화`사업에 최근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생활문화동호회 활성화`사업은 마을·지역·전국 단위의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문화 활동을 확산하고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포항문화원은`2016 문화가 있는 날 우리동네 생활문화프로그램`부문에`포동! 포동! 번개콘서트`를 공모, 선정돼 1천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포동! 포동! 번개콘서트`는 4~6월 문화가 있는 날인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영일대해수욕장에서 통기타, 가요, 민요, 하모니카, 난타 등 문화예술 동아리 4팀이 전통 및 퓨전 음악을 시민들을 초청해 공연을 펼친다.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지역민들에게 문화의 날을 널리 알리며 생활문화동호인들과 어울려 어울림 한마당을 즐기는 것이다.안수경 포항문화원 사무국장은 “국정기조인 `문화융성`을 지역민들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이번 사업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문화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생활문화동호회가 활성화돼 문화예술 동호회 활동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5

금속 위에 아로새긴 예술혼

▲ 금은상감단지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정완)은 오는 6월 6일 까지 특별전`금속 상감, 기술로 예술을 새기다`를 제1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5년 국립공주박물관에서 개최된 `한국의 고대 상감, 큰 칼에 아로새긴 최고의 기술`대구 전시다. 금속 상감이란 철·구리·은 등으로 만든 물건의 표면에 선이나 면으로 무늬를 만들어 홈을 내고, 여기에 기물(器物)과 다른 금속인 금·은·동 등을 박아 넣는 기법으로 물건의 장식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전시는 금속 상감 출현, 금속 상감 확립과 확산, 금속 상감 전승, 금속 상감 공유라는 주제로 진행된다.1부 `금속 상감 출현`에서는 낙랑과 중국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 금속 상감 기술의 전래 과정을 살펴본다. 대표유물로는 중국 전국시대 상감허리띠고리, 평양 출토 철경 등이 있다.2부 `금속 상감 확립과 확산`에서는 삼국시대부터 금속 상감 기술이 널리 사용돼 다양한 물건에 상감기술이 적용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특히 고대 지배층들이 소지했던 고리자루큰칼의 고리자루(環頭) 부분에 상감이 많이 보인다. 초기에는 당초무늬(唐草文) 등 단조로운 무늬가 반복되거나 단순한 기법이 사용됐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거북등무늬(龜甲文), 물고기무늬(魚文), 용무늬(龍文) 등과 같이 화려한 문양을 새기고 기술이 세련돼 진다.특히 신라에서는 구체적인 형태를 곡선 문양으로 감입(장식 따위를 새기거나 박아 넣는 것)해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가야지역에서는 다양한 문양을 조화롭게 새겨 넣어 상감을 화려하게 표현했다. 백제지역에서는 단순한 곡선의 반복으로 경쾌한 리듬감과 운동감을 표현했다. 대표유물로는 경주 천마총 출토 금상감큰칼편(신라), 경주 계림로 출토 말안장(신라), 함안 마갑총 출토 금상감고리자루큰칼(가야), 공주 송산리 출토 금상감큰칼편(백제) 등이 있다.3부 `금속 상감 전승`에서는 금속 상감 기술은 통일신라시대와 고려, 조선으로 전승되면서 한층 더 발전한다. 통일신라시대에는 금과 은의 색감 차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선과 면을 기본으로 해 물건에 세련된 문양을 표현했다. 고려시대가 되면 철제 상감 거울걸이나 대야와 같은 생활기물에도 상감 기술을 적용했다. 불교가 성행함에 따라 불교 공예품에도 많이 적용됐고, 그 가운데서도 공양구(供養具)를 중심으로 상감 공예품이 많이 만들어졌다. 조선시대에는 실생활과 밀접한 물건들이 상감 기술로 많이 제작됐다.▲ 은·동입사촛대대표유물로는 통일신라시대의 금은상감단지, 고려시대의 금상감발걸이, 사인검, 향완, 조선시대의 삼인검, 은·동입사촛대, 납상감 신선무늬 화장품단지 등이 있다.4부`금속 상감 공유에서는 고대부터 사용됐던 금속 상감 기술이 오늘날 어떻게 이어지고 활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상감 공예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각 시·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등 소수의 장인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김용운 상감입사장(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3호)의 백금상감 청동 향로, 백금·금상감 청동정병 등의 작품과 함께 작업장을 재현해 금속 상감에 대한 관람객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고자 했다.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로 우리나라 금속 상감의 오랜 역사를 이해하고, 고대 사람들의 뛰어난 기술과 장식성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울러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금속 상감의 기술로 예술을 새겨내는 장인정신도 함께 느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5

웰메이드 연극 `날보러와요` 경주공연 성료

2016년 경주예술의전당 기획초청공연, 대한민국 대표 웰메이드 연극 `날 보러와요`가 지난 2, 3일 양일간 경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날 보러와요`는 지난 1996년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수상하는 등 웰메이드 연극으로 정평이 난 작품으로서 배우 권해효, 김뢰하, 이대연, 류태호 등 최고의 배우들이 펼치는 숨 막히는 추리극으로 지난 20년간 사랑받아 왔다.경주문화재단은 웰메이드 연극에 목마른 지역 관객들을 위해 비교적 저렴하게 티켓가격을 책정해 기존 연극 팬들 뿐만 아니라 연극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숨은 관객들에게도 관람기회를 제공, 저변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일 공연 후 가진 팬 사인회에는 수백 명의 관객들이 운집했다. 9명의 주요 출연진은 친필로 사인을 해주고 기념촬영에 응해줬으며 예상 밖의 뜨거운 반응에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배우 권해효는 “서울공연에 비해 관객이 많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공연마다 거의 만석이어서 놀랐다. 경주시민들의 관심과 관람 에티켓이 상당한 수준인 것 같다” 고 말했고, 배우 류태호는 “경주로 오면서 한창 만개한 벚꽃들을 보며 즐거웠었는데, 특히 공연장이 너무 아름다운 것 같다” 며 감탄을 연발했다.이번 연극`날 보러와요`는 30대부터 50대까지의 여성관객들이 특히 많았으며, 정통연극을 보고 싶어 하는 중·장년층들의 관심도 뜨거웠다.경주예술의전당 김완준 관장은 “지난 2월`김관장의 가곡정원`, 3월`시인 정호승의 북콘서트`등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시리즈로 마티네 콘서트를 진행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이번 연극`날 보러와요`의 성료를 통해 대중성과 조화를 이룬 순수예술공연의 저변확대에도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5

인간과 자연을 노래한 시인 신동집

(재) 대구문화재단(대표 심재찬)이 운영하는 대구문학관에서는 근대문학의 부흥기인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대구·경북지역의 문인들을 다채롭게 소개하고 지역의 문단사를 선보이고 있다.문향의 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920~30년대 문인들의 조명한데 이어 1940~50년대를 소개하고자 마련했으며 올해 첫 번째 기획전시인 `신동집사진 특별전`을 오는 5일부터 7월 10일까지 4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1940~50년대 한국 문학은 해방기를 지나 50년대 전후문학을 꽃피우던 시기로 근대문학의 선구자인 이상화, 이장희, 백기만, 이육사 등을 거쳐 예향 2세대라 불리던 신동집, 이효상, 이설주, 김춘수 등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대표 시인들이 활발히 활동 시기이도 했다.이번 특별전은 1946년 등단 이후 2003년 79세의 나이로 작고하기까지 대구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인간, 존재, 자연, 자유에 대해 끝없이 연구한 시인 신동집을 소개한다.신동집은 정서가 풍부한 지성미가 살아있으며, 문학뿐 아니라 미술, 음악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고 세련된 정서에 의해 순수성보다는 존재론적 철학이 강한 시인이었다.신동집의 초기 작품은 한국전쟁의 비극적 체험을 노래한 `목숨`(1954년, `서정의 유형`에 수록)에서 볼 수 있듯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이후 독특한 구술체 어법을 시 작품에 도입하는 등 표현 기교에도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며, `모순의 물`(1963년), `빈 콜라병`(1968년), `송신`(1973년), `귀환자`(1988년) 등의 시집을 발간했고, 존재론적 의미를 탐구하는 중후한 시의 경지를 보여줬다.회고록 `예술가의 삶`(1993년)에서 “진정한 시인이라면, 비록 그의 시가 점점 너절해지고 마침내 자기의 무참을 드러내는 한이 있더라도 여전히 노래할 것이다. 심지어 자기의 비참을 노래로 퉁겨낼 용기를 가져야 한다”라고 밝힌 바와 같이 말년의 신동집은 달관(達觀)과 유현(幽玄)의 원숙한 경지에 이르며 독보적인 시 세계를 정립했다.신동집 시인의 유족(신지용 경일대 교수)에 의해 이번 전시에 선보인 시집을 비롯해 7천 여점의 자료가 대구문학관으로 기탁될 예정이다.기탁품 중에는 신동집 시인의 육필원고, 습작노트, 사진과 애장품이었던 레코드판 등이 포함되어, 대구 근대문학의 앞날에 소중한 연구·전시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대구문학관 상설전시 및 기획전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기타 자세한 사항은 대구문학관(053-430-1231~4) 또는, 대구문학관 홈페이지(http://www.modl.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4

소프라노 임선혜의 감미로운 `봄의 찬가`

국내 음악팬들에게 여느 소프라노와 다른 특별한 이미지로 각인된 소프라노 임선혜(40)가 대구 관객에게 첫 리사이틀 무대를 선보인다. 오는 15일 오후 8시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유럽을 감동시킨 고음악 최고의 프리마돈나로 격찬 받고 있는 임선혜의 리사이틀에는 성악가들의 영원한 스승이자 동반자인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가 반주를 맡아 더욱 기대를 모은다. 헬무트 도이치는 지난해 소프라노 황수미와 함께 명품시리즈 무대에 올라 성악가의 반주 역할인 피아노의 역할을 넘어 하나의 독립된 악기로 성악가와 앙상블을 이루는 것을 연주로 보여줬다.소프라노 조수미를 보며 성악가의 꿈을 키운 임선혜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독일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선발돼 칼스루에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임선혜의 유럽 데뷔무대는 우연히 찾아왔다. 그녀가 스물 셋이었던 1999년, 필립 헤레베헤가 지휘하는 모차르트 `다단조 미사`의 솔리스트 대타로 출연하게 된 것이다. 이후 유럽 고음악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임선혜는 바흐,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를 주요 레퍼토리로 필립 헤레베헤, 파비오 비온디, 르네 야콥스 등 고음악계 거장들과 함께 작업했다. 뿐만 아니라 주빈 메타, 리카르도 샤이, 마렉 야놉스키 등의 지휘로 뉴욕필, 뮌헨필, 베를린방송교향악단 등과 세계 유수의 극장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르네 야콥스와의 모차르트 오페라시리즈 5편을 비롯한 20여 편의 음반과 실황 DVD가 그래미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됐고, 그라모폰어워드 음반상, 독일 비평가상 등 음반상을 휩쓸었다. 2014년에는 아카데믹 클래식 음반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하르모니아문디에서 독집 앨범 `오르페우스`를 발매했는데, 이 앨범은 음반사가 동양인 성악가를 기획한 첫 솔로앨범이어서 화제가 됐다.헬무트 도이치는 건반 위의 마술사, 예술가곡의 마에스트로 등 여러 수식어가 붙는 피아니스트다. 그의 제자, 함께 연주한 성악가로는 요나스 카우프만, 바바라 보니, 디아나 담라우, 올해 11월 수성아트피아를 찾는 이안보스트리지 등 세계 최고의 성악가들이 즐비하다. 바리톤 헤르만 프라이와는 12년 이상 전속 반주자로 활동한 그는 22세에 빈국립음대 교수가 됐고 뮌헨국립음대를 거쳐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음대, 영국왕립음악원 초청교수로 활동하고 있다.이날 공연에서는 가곡이 꽃을 피운 낭만 가곡부터 현대 가곡을 연주한다. 1부에서는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봄의 찬가`, `송어`, `물레 감는 그레첸` 등과 슈트라우스의 가곡 `아침`, `사랑`, `세레나데` 등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독일 민중시 모음집으로 엮은 말러의 연가곡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그리고 현대 작곡가로 분류되는 로드리고, 구아스타비노 등의 가곡을 연주한다.소프라노 임선혜의 투명하고 서정적인 음색으로 노래하는 예술가곡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4

시간을 지휘하는 예술가 백남준 타계 10주기 기려

세계적인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추모하는 특별한 전시가 지방 최초로 열린다. 경주엑스포는 `백남준 10주기 추모전`(부제`Analog Welcome, Digital Archive`)을 5일부터 9월30일까지 경주엑스포 공원 내 문화센터 1층 전시장에서 개최한다.경주엑스포가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 백남준 아트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경주엑스포가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 선생의 대표작`백팔번뇌`를 비롯해 세계적인 비디오아트 작가 6명의 작품을 선보인다.이 전시는 백남준 타계 10주기를 맞이해 경주엑스포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 `백팔번뇌`에 대한 대중이해도를 높이고, 비디오아트라는 예술장르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전시는`백팔번뇌` 작품의 이미지 사진과 `시간을 지휘하는 예술가 백남준`, `백남준은 누구인가` 다큐 상영, 백남준 이후 최고의 비디오아트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작가 6인의 작품 전시 등으로 구성된다.`백팔번뇌`는 108개의 TV모니터를 통해 동·서양의 문화와 역사를 불교의 108번뇌로 표현한 작품이다.8·15광복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한국의역사적인 사건과 근대사 중요 인물, 동시대 세계역사와 문화가 함축적으로 담겨있다.1998년부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가 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또 피터 웨이베이, 데니스 보브와, 허마인 프리드, 타무라 유이치로, 서동욱, 로제리오 로페즈 쿠엔카 등 비디오아트 작가 6명의 작품도 전시한다.피터 웨이베이 작가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69년부터 TV, 비디오 설치 작품을 만들었으며 80년대에는 컴퓨터 기반의 인터액티브 설치 및 네트워크 기반 프로젝트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68년 작품 `Tapp-und Tastkino`가 전시된다.데니스 보브와 작가는 모리셔스에서 태어나 호주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 1996년~97년작 `In the event of Amnesia the city will recall...`를 선보인다.허마인 프리드 작가는 미국 코넬대와 뉴욕대에서 수학했으며 98년에 작고했다. 그는 여성적 지각과 자기 이미지에 대해 탐구하는 다큐멘터리와 예술작품을 제작했으며, 72년에 선보인 단채널 흑백영상 `Two Faces`가 전시된다.타무라 유이치로 작가는 도쿄 예술대학에서 영화·뉴미디어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사진을 출발점으로 영화, 설치, 미술, 퍼포먼스를 포함한 다양한 영상미학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Nightless Ver.5`는 2010년 작으로 컬러 단채널 영상 작품이다.우리나라 작가로 유일하게 참여하는 서동욱 작가는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수학한 작가로 국내외에서 다수의 그룹전과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2011년작 `물위의 불빛들`을 선보인다.마지막으로 로제리오 로페즈 쿠엔카는 스페인 비디오아트의 거장으로 99년부터 `낙원의 이방인`이라는 제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Voyage en Orient`는 2010년작으로 단채널 컬러영상이다.윤범모 경주엑스포 예술총감독은“백남준 기념전시는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이번이 처음이다”며 “백남준 이후 세계적 비디오아트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고 말했다.5일에는 개막식에 이어 경주엑스포 `플라잉`공연도 펼쳐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4

4월엔 삼국유사도 좋아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기성)은 올해 `4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글쓰는 여자의 공간`(타이나 슐리·남기철·이봄) 등 10종과`4월 청소년 권장도서`로`삼국유사 어디까지 읽어봤니?`(이강엽 글·김이랑 그림·나무를심는사람들) 등 9종을 선정 발표했다.출판진흥원은 좋은 신간도서에 대한 정보를 일반에 제공해 출판산업과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좋은책선정위원회를 통해 문학예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실용일반, 유아아동 분야의 책을 매달 `이달의 읽을 만한 책`과 `청소년 권장도서`로 나눠 선정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에서 볼 수 있다. 4월 추천도서는 다음과 같다.□ 4월의 읽을 만한 책`4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는 35명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탄생시킨 그 은밀한 공간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 `글쓰는 여자의 공간`(사진·타이나 슐리·남기철·이봄), 농사 현장에서 점차 사라져 가는 우리 농기구들 안에 깃든 가치를 들려주며 우리 선조의 지혜를 엿보는 `농사짓는 시인 박형진의 연장 부리던 이야기`(박형진·열화당), 각종 브랜드명을 비롯해 익숙한 단어들을 따라가며 세계 문화를 배우는`단어 따라 어원 따라 세계 문화 산책`(이재명, 정문훈·미래의창) 등 10종이 선정됐다.□ 4월 청소년 권장도서`4월 청소년 권장도서`로는 삼국유사 원전에서 초중고등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주요 이야기들을 열 가지 주제로 나누어 들려주는 `삼국유사 어디까지 읽어 봤니?`(사진·이강엽 글·김이랑 그림·나무를심는사람들), 청소년들이 문자의 기원과 가치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10대에게 권하는 문자 이야기`(연세대 인문학연구원 HK문자연구사업단·글담출판), 세상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가는 우리 신화를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이야기한`우리 신화 여행`(정해원 글·김종민 그림·우리교육) 등 9종이 선정됐다./윤희정기자

2016-04-01

어느날…예기치 못한 구덩이에 빠지다

편혜영의 네번째 장편소설 `홀(The Hole·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지난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편혜영은 빼어난 외모와 함께 매년 작품을 펴내는 성실성으로 유명한 작가다.밀도 높은 서사와 긴밀한 문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선의 법칙` 등의 작품을 펴낸 그는 이효석문학상을 시작으로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연이어 거머쥐며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작년 발표한 장편`선의 법칙` 이후 1년 만에 다시 펴낸 `홀`은 문예지`작가세계`에 발표했던 단편`식물 애호`에 살을 붙여 만들었다.소설은 느닷없는 교통사고와 아내의 죽음으로 완전히 달라진 오기의 삶을 큰 줄기로 삼으면서, 장면 사이사이에 내면 심리의 층을 정밀하게 쌓아 올렸다. 또한 모호한 관계의 갈등을 치밀하게 엮어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해냈다. 사고가 일어난 직후 벌어지는 일들과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일들이 교차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 인간에 대한 적나라한 일면이 서로 단단히 연결된 문장들로 기록됐다.특별한 일 없이 흐르던 일상은 순식간에 엉망이 되기도 한다.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재앙과 고난을 기다렸다는 듯이 편혜영은 그 시작을 알리는 방아쇠를 당긴다. 이 책은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통사고로 시작한다. 그것도 아주 심각한 교통사고. 이 사고로 오기는 아내를 잃고, 스스로는 눈을 깜박이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구가 돼버린다. 의사의 말대로 `의지`가 있어야만 겨우 살 수 있는 상태에 처한 셈이다.“완전히 무너지고 사라져서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렸다는 오기의 독백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은 오기의 일상을 한순간 뒤흔든다.이 책 대부분의 사건과 이야기는 타운하우스 형태로 지어진 오기 부부의 집에서 벌어진다. 정원을 갖춘 이 집은 소설이 진행되면서 오기와 두 여자 사이의 관계 변화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첫번째로 집은 사고 이전 오기와 아내 사이에 아무런 문제없던 시절 자유롭게 둘의 미래를 꿈꾸는 공간이었다. 그들의 미래에 어떠한 균열도 예측할 수 없으리라는 믿음 아래 두 사람은 행복과 희망을 그려나갔다. 무리한 값을 지불해야 했지만 서서히 사회에 자리를 잡아가는 오기 부부에게는 그 정도 부담감은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공간이다.두 사람의 관계가 조금씩 달라지면서 이 공간이 갖는 이미지도 서서히 달라진다. 영국식 정원을 만들겠다며 정원 만들기에만 몰두하는 아내의 변화로 인해 정원은 곧 `아내의 공간`이 돼버리고 집이라는 공간에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오기의 사고 이후에는 완전히 제 역할을 탈바꿈한다.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오기에게 자신의 전부나 다름없는 집은 마지막에 이르러 거의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이자 오히려 오기를 가둬버리는 공간으로 폐쇄적이고 황폐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다. 아내와 평생 사용할 거라고 믿고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이튼알렌의 장미목 침대”와 “티크 책상”은 불구의 몸이 된 오기에게는 짐짝 같은 존재일 뿐이다. 아내의 죽음 이후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덩굴식물은 과거 “덩굴식물로 담벼락을 뒤덮지 말라”는 오기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그 악착 같은 본성을 자랑하며 오기의 창을 잠식해오기 시작한다. 사실상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오기가 유일하게 밖을 내다볼 수 있는 통로였던 창을 말이다. 작가는 하나의 공간 안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며 공간의 이미지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치밀하게 드러낸다.크지 않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삶에의 불안과 공포가 사건이 진행될수록 서서히 오기를 조여온다. 일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일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그 시작을 알 수 없는 지난날의 삶이 덮쳐오면서 읽는 이들도 함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소설은 오기가 집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구덩이에 빠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제목처럼 걷잡을 수 없는`홀`에 빠진 것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4-01

현재의 우리와 닿아있는 도시의 역사

오늘 우리에게 `서울`은 무엇일까.`서울의 인문학: 도시를 읽는 12가지 시선`(창비)은 서울이라는 도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인문학적 깊이를 더한다. 문학, 역사학, 사회학, 건축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들여다본 서울은 여러 겹의 시간과 공간을 품은 도시이자, 갖가지 욕망으로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도시이다. 광화문, 남산, 종로, 홍대, 강남 등 서울의 여러 공간이 지닌 의미의 변화와 함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을 탐색하는 이 책은, 겉으로 보이는 풍경과 수치화된 자료 아래 감추어진 서울의 속살을 드러냄으로써 서울의 현재를 다층적이고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하며, 이를 통해 서울이라는 공간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현재를 성찰하게 한다.`서울의 인문학`을 구성하는 12가지 시선은 서울의 특정한 장소 또는 특정한 현상으로부터 서울이라는 도시, 나아가 우리 사회의 현재에 대한 탐구와 성찰로 이어진다. 공간에 새겨진 정치사회적 기억을 발굴하고, 공간을 점유하는 각 세대의 삶의 양상을 탐구하며, 공간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인간의 욕망을 성찰하고, 나와 타자를 구별짓는 시선을 반성하는 이 논의들은 공간에 대한 탐구가 결국 우리 자신의 현재를 되돌아보는 일과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류보선의 `광장의 꿈, 혹은 권력의 광장에서 대화의 광장으로`는 서울의 대표적인 광장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을 다룬다. 이들 두 광장은 오랫동안 한국사회의 사회정치적 관계가 응축되어 드러나는 공간이었으며, 특히 2002년 월드컵 이후로 우리 사회의 상징적인 장소로 부상했다. 하지만 최근의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은 애도와 재생이 아닌 대립과 갈등의 공간으로 전락해가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필자는`밀실`과 `광장`이 변증법적으로 지양되는 광장, `멈추어 서서 대화하는 곳`으로서의 광장이 필요함을 역설한다.염복규의 `서울 남촌, 100년의 역사를 걷는다`는 최근 북촌과 서촌이 문화적으로 부상하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이 덜한`남촌`을 중심으로 공간에 남아 있는 역사적 기억과 현재의 모습을 살핀다. 일제강점기`한적한 북촌` 대 `북적이는 남촌`의 대비에서 시작해 일제시기 일본인의 정착지이자 식민지배의 표상이었던 남촌에 새겨진 100년의 역사를 찾으며 그 현재적 의미를 읽어내는 이 글은 상처와 환희, 굴욕과 영광이 어우러진 남촌의 역사를 어떻게 마주하고 남촌의 장소성을 현재에 어떻게 되살려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우리에게 제기한다.조연정의 `이 멋진 도시를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는 노량진과 고시원으로 상징되는 청년세대의 `유예된 삶`의 모습으로부터 우리 사회 청년 세대가 직면한 빈곤과 절망의 현실을 논의하며, 최근 젊은 세대의 소설을 통해 서울로부터 `거절`당한 이들이 현실에 대한 체념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정조를 바탕으로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는 서울이라는 공간을 나름의 방식으로 상상하고 소유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읽어낸다.정수진의 `청계천, 서울의 빛나는 신전`은 청계천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이어진 서울의 공간 디자인을 둘러싼 `서울의 꿈`, 혹은 `권력에의 의지`를 해부한다. 모더니티를 향한 꿈이 빚어낸 청계천 복개공사와 기능적 도시계획은 그 이면에 좁은 뒷골목으로 이루어진 모더니티의 그림자를 낳았음을 이야기 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4-01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사목교서` 발표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30일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사목교서`를 발표했다.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가장 혹독했던 병인박해(1866년)의 순교 역사를 기억하며 한국 천주교회와 신자들이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며 살아가도록 권고하고자 마련된 사목교서다. 발표일인 30일은 병인순교 성인 5위(다블뤼 주교, 황석두 루카, 위앵 신부, 오메트르 신부, 장주기 요셉)의 순교일이다.사목교서에서 주교회의는 한국 교회가 100여 년간 겪은 박해의 역사, 특히 1866년부터 10년 가까이 지속된 병인박해에 대해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고통의 십자가가 얼마나 큰 은총과 영광으로 이어지는지를 깨닫게 하는 순례의 시간들”이라고 했다. 이어 주교회의는 이벽 세례자 요한, 김범우 토마스 등 박해로 희생된 신앙 선조들을 언급하며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들에 대한 기억과 존경이 하느님의 종 133위의 시복으로 이어지고 한국 교회 안에 순교의 신앙이 흐르기를 희망한다”고 했다.주교회의는 또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한 선교, 수도회의 헌신, 한국 전쟁 시기에 순교한 선교사들, 평양교구의 순교자들, 근·현대 순교자와 증거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70년간 지속돼 온 침묵의 북녘 교회가 신앙의 자유를 하루 빨리 되찾고, 헤어지고 갈라진 형제들이 서로 용서하고 진정한 일치가 이뤄지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갈구한다”고 했다.이어 주교회의는 순교 정신의 열매를 맺기 위한 실천으로 △사랑의 증거 △가난한 이들을 위한 애덕 실천 등을 제안했다. 주교회의는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까지 인류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셨다. 암울한 박해시기에 순교자들은 한 알의 밀알로 자신을 희생했다. 우리도 또 다른 밀알이 돼 인류의 구원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