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 리사이틀…30일 경주예술의전당
바이올린의 거장, 현(絃)의 여제라는 최고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올해로 바이올린을 잡은지 63년째가 된다. 대한민국이 아직도 가난한 나라였을 때 1970년대 이미 클래식 음악계의 세계적인 스타가 됐었던 인물, 베를린 필하고도 협연을 해도 마음에 차지 않아 했었다는 완벽주의자. 13살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간 후 19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 우승으로 단숨에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로 떠오른 정경화는 세계 무대에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추구해 나가는 최고의 음악인들 가운데 하나로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바이올린의 거장이다. 앙드레 프레빈, 게오르그 솔티, 리카르도 무티 등이 이끄는 정상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비롯해 라두 루푸, 크리스티안 짐머만, 스티븐 코바세비치 등과의 듀오 무대를 이어왔다.`아시아위크`가 뽑은 위대한 아시아인 20인,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선정한 최근 20년간 가장 위대한 기악 연주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갑작스런 손가락 부상으로 한동안 바이올린을 잡지 못했던 정경화는 2013년 재기해 아시아투어, 런던 로열페스티벌홀 공연, 일본 투어 등 매년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오는 30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펼쳐질 그의 리사이틀은 15년 만에 펴낸 새 앨범 `바흐: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발매를 기념해 갖고 있는 전국 투어 콘서트의 일환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클래식 음악사상 불멸의 역작 중 하나로 꼽히는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을 연주 인생 최초로 무대에 올린다. 소나타 3곡, 파르티타 3곡 등 총 6곡으로 이뤄져 연주시간만 해도 2시간이 훌쩍 넘는다. 다른 반주악기의 도움 없이 바이올린의 울림만으로 바흐의 음악 세계를 재현해야 돼 바흐 음악에 대한 깊은 통찰 없이는 도전할 수 없는 최고의 난곡으로 통한다.
정경화는 최근 서울 신사동 오드메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흐의 이 작품은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는 마치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하는 것과 같다. 모든 바이올린 레퍼토리의 정점에 위치한 바흐 음악의 위대함을 그대로 담은 곡”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