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사진전<BR>15~20일 포항문예회관<BR>일몰 직전 직후 30분 동안<BR>포항 호미곶~월포까지<BR>앵글 속 바닷가 30여점
“바다로 가다.
사라져가는 것들과 다시 뜨거워지는 것들의 온기 속을 걷는다.
늦은 오후, 시간의 경계에 서서 나는 내가 인식하지 못한 세계를 카메라로 본다.
밝음과 어둠의 인식은 빛의 체감이다.
빛이 존재하는 공간속에서 모든 형상들은 인식되어진다.
일몰이 되면 다음날 일출이 되기까지 어둠의 시간이다.
빛의 시간 끝 언저리에 나는 바다로 간다.
어둠이 공간으로 들어서면 존재하지만 인식하지 못하는 경계를 느낀다.
빛이 사라지는 시간, 바다로 간다.
움켜잡은 빛도 시간도 모두 내 것이 아니다.
그냥 흘러가는 것이다. 그곳에 서서 흘러간다. 나도 없다.”
(김주영 작업 노트 중)
포항에서 수필가이자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주영씨의 제1회 사진전이 15일부터 20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사진을 시작한 지 8년째 되는 그녀는 그동안 동아리 그룹전과 기획전에 참여해 오다 이번에 첫번째 개인전을 갖게 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The Sea`라는 주제로 최근 2년 동안 포항 호미곶에서 월포까지 늦은 시간 바닷가에서 사진작업을 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김 작가가 첫 개인전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7월. 1970년대 `명사십리`로 유명했던 포항 송도해수욕장 주변의 변해가는 풍경들과 사라져가는 골목길을 찍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처음에는 다양한 시간대에 작업을 시도했으나 `The Sea` 작업은 빛이 사라지는 시간, 일몰 직전 30분전과 일몰 직후 빛이 남아있는 시간대를 선택해서 작업했다. 그 시간대를 `magic hour `라고 한다. 그 시간에는 촬영에 필요한 빛이 충분하면서도 충분하지 않는 시간이다. 눈으로 인식하지 못한 풍경들을 카메라의 눈으로 보면서 작가는 그녀가 인식하지 못한 삶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사진작업의 범위를 작가가 살고 있는 주변 바다로 확장 하게 됐다.
김 작가는 “사진에 가장 필요한 빛이 사라져가는 시간에 사진에 나타나는 현상과 그 현상에서 삶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서 작업을 했다”면서 “이번 사진전에서는 사진으로 시(詩) 한 편을 쓰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김 작가는 또“사진을 바라보는 관객의 가슴에 한 편의 삶의 이야기 그리고 바다가 쓴 시가 한 편 그려졌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