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어둠이 별의 배후라면…” 촛불로 타오른 민의 담아

홍성식기자
등록일 2016-11-15 02:01 게재일 2016-11-15 12면
스크랩버튼
포항 출신 시인 이우근씨<BR>월간 `공정한 시인의 사회`에<BR>신작시 `들꽃` 발표
▲ 최근`공정한 시인의 사회`에 신작 시 `들꽃`을 발표한 이우근 시인.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라는 어둠을 밀어내고 새로운 세상을 밝히려는 `촛불`이 한국사회 전체에 켜진 2016년 11월. 포항 출신 시인 이우근(53)씨가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에 발표한 신작시 `들꽃`이 사람들 사이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시로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간다”는 슬로건 아래 발행되고 있는 `공정한 시인의 사회`에 이달 초 실린 이우근 시인의 작품`들꽃`은 가장 밑바닥에서 숨 쉬고 있지만, 드높은 이상이 펼쳐지는 세상을 향한 꿈을 잃지 않은 민중의 결 고운 목소리를 담고 있어 주목된다.

`한때 뜨거운 꿈도 있었지/절대 바람을 탓하진 않지`라는 시의 서두는 가난하고 핍박받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민초를 지칭하는 것이라, 1950~60년대 한국 시단의 기린아 김수영의 절창`풀`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이어지는`어둠이 별의 배후라면 땅은 우리의 막후 실력자/그래, 우리는 부드러운 폭력, 별의 배설물/의미 없는 항거의 나날들`이란 구절은 11월 한국민이 치켜든 촛불 하나하나가 가진 의미를 시적 언어로 탐색하고 있다. 단순히 보면 촛불은`의미 없는 항거`로 읽힐 수 있지만, 기실은 바로 그 촛불이 `어둠의 배후`를 밀어내는 `부드러운 폭력`이 되고 있다는 성찰의 눈길.

이우근의 `들꽃`이 보여주는 가장 큰 미덕은 마지막 대목에서 드러난다. 이 시인은`나는 없어도 우리라는 평화, 그 무모한 위안`이라고 오늘을 진단한다. 이는 `나`가 아닌 `우리`가 가지는 의미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부르지 못할 노래다.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역사는 결국 `무모한 위안`을 향해 용기 있게 걸어간 자들의 몫이 아니었던가.

2016년 초겨울. `촛불 정국`이란 한국의 현실을 시를 통해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우근 시인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2015년 문예지 `문학선`을 통해 등단했다. 시의 전문은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http://blog.naver.com/sidong6832/220852888779)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