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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1일 독도 순직 소방항공대원 6주기 추모데이···유가족·동료 ‘기억의 산책’ 진행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는 31일 본부 내 추모공원에서 ‘순직 소방항공대원 6주기 추모데이(Day)’를 개최한다. 2019년 10월 31일 독도 해상 응급환자 이송 중 순직한 고(故) 김종필 기장·서정용 검사관·이종후 기장·배혁 소방장·박단비 소방교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서다. 추모데이는 ‘기억의 산책(Memorial Walk)’ 을 중심으로 진행하며, 의전 중심의 행사 대신 유가족과 동료들이 직접 참여하는 추모 글쓰기, 헌화, 기억의 산책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기억의 산책’은 호주 뉴캐슬에서 하는 행사인 메모리얼워크와 같이 동료들이 순직 동료의 추억이 깃든 장소를 함께 걸으며 고인을 기억하는 시간으로 진행한다. 산책 구간은 종합훈련탑, 수난훈련장, 산악훈련장, 항공대 앞 풋살장 등 고인들이 평소 훈련과 근무를 하던 장소이며, 참석자들은 헌화와 함께 추모 메시지를 남기며 고인의 희생정신을 되새길 예정이다. 행사에는 유가족, 동료 대원 등 70여 명이 참석해 함께 추모의 시간을 가진다. 김수환 중앙119구조본부장은 “순직 소방항공대원의 희생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소방의 사명 그 자체였다”라며 “행사를 통해 고인들의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남은 이들이 그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29

포항 죽도동·대구 두류동, 상습침수구역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지정

상습 침수 구역인 포항시 북구 죽도동 105 일원(2.115㎢)과 대구 달서구 두류동 706-3 일원(3.74㎢)이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돼 하수저류시설과 빗물펌프장 설치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집중강우 때 하수도 용량 부족으로 인한 도시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전국 상습침수지역 17곳을 ‘2025년도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침수 피해 정도와 시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8300여억 원을 투입해 하수관로 84㎞ 개량, 펌프장 22개 신·증설, 빗물받이 설치 등 하수도시설을 확충하고 침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지정 제도는 하수도법(제4조의3)에 따라 2013년 도입했다. 집중 강우 시 하수 범람으로 인한 침수 피해가 상습적으로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지정하고, 지자체가 침수 원인 해소를 위한 하수도 확충 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국비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국비 보조율은 광역지자체 30%, 기초지자체 60%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침수가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년 10~38곳씩 총 210곳을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지금까지 1조8164억 원의 국고를 지원해 하수관경 확대, 하수저류시설 및 빗물펌프장 설치 등 하수도 확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내년도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의 도시 침수 대응 예산 규모를 2023년(1595억 원) 대비 2.5배 이상(4055억 원)으로 증액 편성하는 등 상습 침수지역의 도시침수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는 집중 강우 시 맨홀뚜껑 이탈로 인한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내년 말까지 전국 침수 우려지역에 위치한 전체 맨홀(20만7000곳)에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예산 1104억 원(2026년 정부안)을 편성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29

대구가정법원 포항지원 “딸 양육 외면한 40대 친부, 친권 전부 상실”

어린 딸을 방치하는 등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고 딸에게 재산상 불이익까지 끼친 친부에 대해 법원이 친권 전부를 박탈하는 결정을 내렸다. 2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현재 70대인 외할머니 A씨는 현재 중학생인 외손녀 B양을 출생 직후부터 홀로 양육했다. B양 친모가 집을 나가 연락이 끊겼고, 40대인 친부 C씨는 생활비와 양육비를 전혀 지원하지 않으면서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심지어 딸 명의로 휴대전화를 몰래 개통해 요금까지 연체했다. B양은 친권자인 아버지 C씨의 동의 없이는 은행 계좌 개설조차 불가능해 학교생활과 사회활동에서 불편과 차별을 겪어야 했다. 외할머니 A씨는 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했고, 공단은 A씨를 대리해 친부 C씨에 대한 친권 상실 선고와 미성년후견인으로 A씨를 선임해달라고 청구했다. 핵심 쟁점은 친권자의 방임·방치행위가 미성년자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지 여부였다. 공단은 C씨가 B양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신용과 재산에 피해를 끼쳤고, 유사한 피해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점, B양을 한 차례도 양육하지 않고 방임·방치한 점을 들어 친권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으로부터 친권상실 의견청취서를 송달받은 C씨는 이에 동의하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구가정법원 포항지원 제1가사부(주성화 부장판사)는 친부 A씨의 친권을 전부 상실케하고, B양에 대한 미성년후견인으로 외할머니 A씨를 선임하는 결정을 내렸다. 공단이 제출한 소명자료와 C씨의 행태를 근거로 C씨의 친권남용을 인정해 친권 제한을 넘어 친권을 전부 상실시킨 것이다. 법률구조공단 소속 유현경 변호사는 “부모가 사실상 양육에 참여하지 않는 조손가정에서 발생하는 현실적 문제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며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친권이 아동의 권익을 침해하는 경우 이를 과감히 제한하거나 박탈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10-29

“체감소음은…” 군 사격장 피해 주민들의 울분

“평균값으로는 체감소음을 반영할 수 없다”, “어업·축산 피해도 보상해야 한다”는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28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칠포대공사격장 소음영향도 조사용역’ 주민설명회에서다. 주민들은 질의응답 시간에 평균값 산정의 불합리, 보상 불균형과 생업 피해, 경계 설정의 불합리, 포괄적 보상 필요성 등을 강하게 제기했다. 흥해읍 칠포2리 이장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으면 사격 시 경보음이 울릴 정도인데 소음지도에서 빠져 있다. 바로 옆집은 포함되고 우리 집은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라면서 “이런 기준은 이해할 수 없고, 주민들 사이에 불신만 키운다. 차라리 마을 단위로 동일하게 지정해야 분란이 없다”고 지적했다. 용역사 측은 “기계가 자동 측정하는 시스템이라 결과는 측정치 기준으로 산출되고, 이번 재측정으로 보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용안1리 이장은 “발칸포 사격 때마다 창문이 진동하지만, 보상에서 제외되는 일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발칸포 사격 지역은 순간 최고치는 높게 나오지만 법정 산정 방식이 평균값 기준이어서 다른 소음과 더해지면 낮게 측정될 수 있다고 용역사는 설명했다. 북구 기계면 주민은 “사격의 ‘탕!’ 하는 피크 소음이 진동에너지로 바뀌어 퍼져나가면서 마을 가옥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만, 실제 피해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도 용역사는 “해상 사격의 방향성과 지형 등으로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 지형·방향성 변수까지 고려해 재측정하겠다”고 밝혔다. 축사를 운영하는 흥해읍 칠포1리 이장은 바람 방향에 따라 사격 소리가 몇 배로 커지는 탓에 소들이 놀라거나 유산하는 일이 잦은 점을 내세우면서 “수십 년간 참아왔으니 소급이 어렵더라도 심리적·생업 피해를 포함한 포괄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가축 피해는 군소음보상법 직접 대상이 아니며 국회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어민들도 “사격이 있는 날엔 바다에 나갈 수조차 없다. 하루 조업이 통째로 날아간다. 그런데도 어업 피해는 보상조차 받지 못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번 설명회는 군소음보상법 시행 이후 5년 만에 진행되는 재조사로 내년 말까지 소음대책지역 재지정을 위한 측정과 모델 검증 절차가 이어진다. 용역사는 “11월 5일 1차 측정에 이어 내년 상반기 2차 측정을 해 실측값과 예측값을 비교·보정할 예정”이라며 “지점별 차이를 ±3dB 이내로 맞춘 뒤 최종 소음 등고선을 확정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말 최종 도면 재작성 후 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추가 의견을 반영하겠다”며 주민 참여를 당부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0-28

맥주와 사랑에 빠진 청년 ‘홉’ 국산화 선봉장이 되다

푸드트럭으로 전국을 떠돌며 맥주를 팔았다. 맥주의 향과 맛에 푹 빠져서다. 아예 맥줏집을 차려서 더 깊은 맥주의 세계로 향했다. 어느 날 한 손님이 “맥주에서 나는 향기의 정체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 ‘홉[(Hob)이 맥주 향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번에는 홉의 세계로 나갔다. 28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리의 한 밭에서 만난 에이홉 대표 김진동씨(40)는 “홉은 단순한 농작물이 아니라 기술의 결정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국내 수제 맥주 시장에서 ‘홉’은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미국·독일·호주 등에서 들여오는 홉은 운송비와 냉장 보관비가 비싸고 물류 과정에 따라 품질 편차도 크다. 이런 현실이 답답했던 김 대표는 직접 홉을 재배해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주변에서는 맥주 팔던 사람이 맥주 원료 재배에 나선다는 김 대표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싸늘한 반응에 굴하지 않은 김 대표는 고향인 포항의 바람과 햇살을 믿었다. 전국의 재배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발품을 판 김 대표는 해풍이 세고 일조량이 많은 덕분에 홉 성장의 최적지인 포항 흥해읍 대련리에 터를 잡았다. 2022년 작은 시험포도 만들었다. 그는 “첫해엔 정말 엉망이었다. 철선을 잘못 걸어 줄기가 쓰러지고, 바람에 날리고, 해충까지 들끓었다”면서 웃었다. 그는 실패를 그냥 넘기지 않았고, 원인을 전부 기록했다. 김 대표의 실험 노트에는 토양 상태, 온도, 바람, 일조량까지 꼼꼼히 적혀 있었다. 홉을 단순히 농작물로 보지 않는다는 김 대표는 “홉은 씨를 뿌리고 물을 준다고 자라는 식물이 아니라 재배부터 건조, 저장, 추출까지 모든 과정이 연결된다“면서 ”향을 얼마나 보존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포항의 기후 데이터와 토양 분석, 일조량 변화를 꾸준히 기록하며 품종을 조정하고 있다. 아로마 향이 강한 ‘캐스케이드’를 심었다가도 쓴맛 중심의 ‘센테니얼’을 시험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에서 상업적으로 홉을 재배하는 지역은 강원 홍천·경북 의성·전북 부안, 그리고 포항까지 네 곳 뿐이다. 포항은 해풍과 일조량이 풍부해 ‘시트러스 계열’ 홉 품종 재배에 특히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의 목표는 단순히 홉을 재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포항의 수제 맥주 브랜드 ‘포항수제맥주’를 운영하는 이광근 대표와 손잡고 “좋은 맥주는 결국 지역에서 태어난다”는 신념을 실현하고 있다. 이광근 대표는 이미 맥주의 90%를 포항산 재료로 만들어왔다. 쌀과 과일, 물까지 모두 포항에서 나왔다. 하지만 맥주의 향을 결정짓는 핵심 재료인 홉만은 수입산이었다. 포항수제맥주의 마지막 한 칸인 홉을 포항산으로 채운 김 대표는 “직접 재배한 포항산 홉이 맥주 양조에 쓰이자 변화는 금세 느껴졌다”라면서 “비율은 아직 높지 않지만, 향의 차이는 확실했다. 수입산보다 거칠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생동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포항의 땅이 ‘우리 함께 만들어가 나가자’라고 말을 건다”며 웃음 짓는 김 대표는 ‘농부이자 실험가’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10-28

‘젠슨 황 입국출국’ 포항경주공항, 글로벌 CEO 맞이 준비 완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CEO 서밋’을 위해 경주로 향하는 글로벌 CEO와 경제인들이 전용기와 전세기로 입출국하는 포항경주공항이 손님 맞이 준비를 완료했다. 글로벌 테크 리더인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인 젠슨 황을 비롯해 틱톡 CEO 츄 쇼우즈, AWS CEO 맷 가먼, 메타 부사장 사이먼 밀너,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안토니 쿡과 울리히 호만이 포항경주공항을 이용한다. 또 금융·제조·에너지 분야 리더인 씨티그룹 CEO 제인 프레이저, 존슨앤존슨 CEO 호아킨 두아토도 포항경주공항을 통해 입출국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별도 전세기로 일본 하네다공항과 김포공항에서 포항경주공항을 오가며 주요 인사를 수송한다. 28일 3편의 전용기와 전세기가 도착했다. 사우디 리야드 공항에서 출발한 현대자동차의 보잉 737-700을 비롯해 중국 지난과 다롄에서 출발한 중국 기업 전용기가 차례로 도착했다. 공항 1층에는 11월 2일까지 ‘INVEST POHANG’ 기업홍보관이 운영된다. 이차전지·수소·철강 등 포항의 전략산업을 소개하고, 투자기업 직원 2명이 상주해 기업 상담과 안내를 한다. 1층 중앙의 대형 LED 기둥에서는 포항의 산업 경쟁력을 알리는 영상이 상시 송출된다. 2층 비즈니스라운지는 해외 기업인과 투자자들이 잠시 머물며 상담하거나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포항 기업 홍보물과 안내 자료가 비치돼 있고, VIP실 입구와 연계해 비즈니스 미팅이 가능하도록 꾸몄다. 경북도 APEC 추진단은 글로벌 CEO 전용 동선인 2번 출입문에 ‘웰컴존’을 운영하고 있다. 도착장 앞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남녀가 청사초롱을 들고 이용객을 맞이하고 있다. 출입문 옆에 설치된 LED 홍보 스크린에서는 APEC과 포항시 홍보영상이 연속 송출된다. 캐릭터 ‘동경이’와 ‘첨성이’가 있는 포토존도 마련돼, APEC 기념사진도 촬영할 수 있다. 청사 외곽에는 꽃탑, 환영 현수막과 가로등 조명등이 새로 설치됐고, 화단에는 국화가 심어졌다. 주차장 포장과 탑승교 교체, 화장실 리모델링 등 인프라 정비도 마무리됐다. 29일과 31일 오전 9시 50분에는 1층 첨성대 포토존 앞에서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음악회가 열린다. 이상훈 포항시 철도항공팀장은 “APEC이 끝나면 포항경주공항의 국제적 인지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관광객 유치와 부정기편 운항 등 후속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0-28

대구행복진흥원, '부정 기사 모니터링자료 공유' 의혹⋯문책성 인사까지

대구시 출연 기관인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이하 대구행복진흥원)이 최근 ‘부정적 기사 클릭 자제 요청’ 지시 의혹에 곤욕을 겪고 있다. 심지어 이와 관련, 문책성 인사도 단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6일 대구행복진흥원은 ‘부정 기사 모니터링자료 공유’라는 제목의 PDF 파일을 내부망을 통해 팀장급 이상 간부 30여 명에게 배포했다. 해당 문서에는 보도 일자와 함께 기사 28건의 제목, 언론사 및 기자명이 명시됐으며, 부정 기사에는 대구행복진흥원 업무를 지적한 기사뿐만 아니라 타 기관에 대한 비판 기사와 취재 수첩, 사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익명의 제보자는 “해당 기사들을 인터넷으로 조회하면 조회 수가 올라가 부정적 기사가 더 퍼질 수 있다”며 “PDF 파일로만 확인하라”고 지시했다고 제보했다. 제보가 이어지자 시민단체에서는 거센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부정 기사 목록을 작성하고 검색하지 말라고 알린다는 발상 자체가 매우 황당하고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 역시 성명을 통해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며 “대구시는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진흥원 측은 일이 발생하자 하루 만인 지난 24일 일정에 없던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자로 관련 문건을 배포한 6급 여직원을 비롯해 연말 인사가 예정된 총 8명이 자리를 이동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문건을 작성하도록 한 간부는 그대로 둔 채 말단 직원만 인사 조치해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구행복진흥원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행정사무 감사에서 부정적 기사 내용을 토대로 질의가 예상돼 참고용 자료를 정리한 것이지, 언론 통제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내부 소통과정에서 표현과 절차에 더 신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0-28

국산 콩만 그것도 ‘로컬푸드’로 만든 두부의 위엄이란···

주말엔 주중에 먹을 장을 본다. 그럴 때 꼭 장바구니에 담는 것이 두부다. 두부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품이지만, 당뇨병 환자에게는 특히 더 중요한 음식이다. 두부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으며,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콩과 소금이 만나면 두부가 된다. 콩을 갈아서 소금 간수에 절이면 두부가 되는 것이다. 이 두부는 단백질을 보충하는 가장 효과적인 음식이다. 특히 승려들에게도 두부는 필수 식품이자 맛이 있는 식사 재료였다. 육식에서 나오는 단백질 섭취가 계율로 금지되어 식물성 단백질은 훌륭한 대체 요리였다. 콩의 단백질을 가장 건강하며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은 두부다. 다만, 콩 단백질이라고 해서 완벽한 것은 아니어서 쌀과 함께 먹으면 적절하게 서로 부족한 곳을 채워줘서 궁합이 좋다. 한국의 사찰음식 중에 붉나무 소금으로 만든 두부가 존재한다. 다만 흰 두부와는 달리 붉나무 소금으로 만든 것은 회색빛이다. 그리고 이러한 두부를 이용한 두부장아찌도 존재하며, 프랑스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잡을 정도였다. 두부의 한자는 豆(콩 두)와 腐(썩을 부)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두부의 ‘부(腐)’는 썩은 것이란 뜻이 아니고 뇌수(腦髓)처럼 연하고 물렁물렁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포(泡)’라고도 하였다.”라고 설명한다. 두부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직접 가마솥에서 끓이고 눌러서 만든다고 가게 이름이 ‘옥산맷돌손두부’인 곳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풍산금속에서 영천으로 가는 길, 옥산서원 입구를 지나자마자 주유소가 나오면 바로 거기다. 창밖에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들판뷰 창가에 앉아 해물 순두부와 모두부 한 접시를 주문했다. 메뉴판에 있는 것을 다 맛보고 싶지만 참았다. 얼마 전 친구들과 가서 청국장과 들깨 순두부, 모두부전까지 시켜 나눠 먹으니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다 맛났다. 당뇨 때문에 음식을 조절하는 친구는 청국장이 찐이라고 칭찬했다. 오늘은 추어탕까지 시켜 가을을 맛보기로 했다. 음식을 내오며 사장님이 직접 만든 두부에 대한 자랑을 하셨다. 새벽 5시에 나와서 4시간 넘게 가마솥에 장작을 넣고 지펴 끓인다고 했다. 콩도 천북면에 가서 일 년 사용할 양을 계약 재배해서 저온 창고에 넣어두고 사용한다고. 수입 콩이 아니라 국산 콩만 그것도 로컬푸드라 더 안심이었다. 1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두부를 만들어 손님을 맞았다고 한다. 모두부와 함께 내온 반찬에 콩비지 찌개와 비지 샐러드가 입맛을 돋웠다. 막걸리 한 잔에 따끈한 두부가 안주로 안성맞춤이다. 해물순두부는 깔끔했고 추어탕도 담백했다. 어느 해 추석, 시어머니께서 동네 부녀회에서 각자 집에서 농사지은 콩을 모아 한집에서 두부를 만들어 나누어 오셨다. 마트에서 산 것보다 구수하고 맛이 좋아 앉은 자리에서 아직 온기가 남은 두부를 배가 부르게 먹었었다. 그날 이후 동네에서 다시 두부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니 그럴만도 했다. 옥산맷돌손두부 사장님이 건강하셔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오래도록 맛볼 수 있길 바란다. 옥산서원 입구 근처에 주유소와 마당을 함께 사용한다. 경주시 안강읍 호국로 2405, 오전 9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영업하고 첫째, 셋째 화요일이 휴무이다. 맛있는 손두부 먹고 옥산서원과 독락당도 거닐고, 정혜사지십삼층석탑에 은행잎이 노랗게 지면 더 골짜기로 차를 몰면 장산서원 위 옥산저수지에 가을이 내려와 낯을 씻는 것 구경하면 좋다. 콩도 두부도 가을이 익어간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28

“먹고 마시고 관람하라”···안동시립공연단 ‘더 레시피’

공연을 보러 갔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차림표’를 준다? 카페도 식당도 아닌 뮤지컬 공연장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지난 9월 20일 시작해 매주 토, 일요일마다 관객을 만나온 안동시립공연단의 창단 첫 공연작 ‘더 레시피’가 11월 2일 막을 내린다. 안동시 도산면에 있는 한국문화테마파크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안동의 전통 음식과 전통주를 맛보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이머시브 다이닝(Immersive Dining)’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관객 몰입형 공연을 뜻하는 ‘이머시브 씨어터(Immersive Theater)’와 고급스럽고 정성 담긴 음식을 뜻하는 ‘파인 다이닝(Fine-dining)’을 결합한 장르다. 공연은 안동의 김 선비가 잔치를 벌여 손님들에게 안동의 음식을 대접하며 벌어지는 한바탕 흥겨운 소동을 그리고 있다. 차림표의 메뉴대로 음식이 나올 때마다 관객은 손님이 되어 극의 흐름에 직접 참여하며 즐거움을 더한다. 관객 앞에는 소반이 놓이고 국화차와 다식까지 풍미를 곁들인 음식이 제공된다. 해발 880m 산자락에서 피어난 국화를 전통 방식으로 다듬어 만든 ‘금학 국화차’, 녹두가루 묵에 맨드라미와 치자 물을 들여 색을 더한 ‘청포묵채’, 맑은 쌀과 누룩으로 빚어낸 ‘전통 청주’, 안동찜닭의 시작인 ‘전계아’, 잡곡과 누룩을 발효하여 증류한 ‘안동소주’, 오미자를 담가 발효시킨 ‘오미자 음료’, 쌀가루에 꿀과 조청을 섞어 목제 틀에 찍어낸 ‘다식’까지, 조선시대 음식 조리서 ‘수운잡방’의 조리법을 재현한 음식으로 구성했다. 배우들의 춤과 노래, 전통 음식이 함께 어우러져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70분간 안동 지역의 맛과 흥을 관객에게 선사하며 제대로 된 ‘접빈객 문화’를 선사한다. 공연 마지막에는 관객과 배우 모두 오자미를 던져 박을 터트리며 막을 내린다. 터진 박에서는 ‘항상 꽃길 되소서’라는 문구가 쏟아져 내리며 관객들에게 덕담의 디저트를 제공한다. ‘수운잡방’은 안동의 유학자 김유와 그의 손자 김영이 저술한 한문 필사본 음식조리서로 광산김씨 문중에서 내려오던 조리법이 기록돼 있다. 즐겁게 먹을 음식을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을 기록한 그 시절의 ‘레시피’로, 오늘날 먹고 마시고 관람하며 안동지역의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28

동네 어린이집이 사라지고 있다

저녁을 먹고 동네 산책을 하다가 제법 규모가 있는 어린이집이 공사 중인 걸 발견했다. 처음엔 다시 새 단장을 하나 보다 여겼는데 밖에 나온 쓰레기 자루를 보니 내부를 완전히 비우는 중이었다. 궁금해 현관에 붙은 안내문을 들여다보니 ‘2026년 3월 1일 노인주간보호센터로 만나겠습니다’로 적혀있다. 저출산의 여파가 실제 내가 사는 동네 골목까지 스며들고 있다니 순간 놀랐다. 공사 중인 어린이집이 지금은 중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이 어릴 적 다녔던 곳이라 그간의 추억도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한참을 머무른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시간 연장 어린이집 교사를 구하는 채용공고를 냈던 어린이집이었다. 갈수록 줄어드는 원생 수와 경영난에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폐원을 한 거였다. 산책을 마치고 아이들에게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며 이제는 동네 가까이에 어린이집이 하나도 없는 현실을 마주한다. 그러고 보니 최근 아침에 어린이집 차량을 기다리는 부모와 아이들을 잘 못 본 듯싶다. 주위의 아파트가 적잖이 있어도 이제 저출산과 고령화는 어디 누구라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초저출산을 겪고 있는 지금,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어린이집이 사라지는 수가 해마다 2,000개 가 넘는다고 한다. 시설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원아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이다. 이미 소규모 가정어린이집은 거의 사라져 찾아볼 수도 없다. 대도시에서 그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북도 그 수가 상당하다. 경북은 최근 5년간 어린이집의 28.5% 사라졌다. 2025년 3월 기준 1234곳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50만 명 아래가 된 포항에서도 마찬가지다. 포항시 여성가족과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4년간 105개의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고 올해 10월 현재까지 30여 개의 어린이집이 폐원했다고 전했다. 현재는 국공립어린이집 15개를 포함해 224개가 운영 중이다. 곁에서 육아의 어려움을 견딜 수 있게 한 동반자 같은 어린이집이었다. 하지만 워킹맘들은 가까이에서 어린이집이 사라지면 누구보다 심각할 수밖에 없다.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있는 엄마들과의 대화도 다들 어린이집 이야기가 많다. 어린이집을 보내기 전부터 지역맘카페를 비롯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알아보느라 한 달가량은 정신없이 보낸다. 그렇게 선택한 어린이집이 폐원한다면 고민이 깊어진다. 5살 아이를 둔 30대 워킹맘 김모씨(포항시 북구 우창동)는 “이제는 가까이에서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 다른 동네 유치원으로 바꿔서 보내긴 하는데 이런 상황이 반갑지 않다. 내가 사는 아파트 맞은편 빈 건물도 수년 전에 요양원으로 바뀌었다. 옆에 있는 태권도 학원마저 위태로워 보일 정도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이 초저출산으로 인해 원생 수를 못 채우고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건 일정 부분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아이가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폐원되는 어린이집도 여러 곳이다. 갑작스럽게 육아의 공백이 발생하게 되고 그 몫은 부모에게로 돌아온다. 무조건 어린이집이 사라지고 부모들에게 고민을 안겨주기보다 필요가 있는 곳에서는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모들은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들어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28

전국 소방 총출동⋯APEC 경주 ‘안전 그물망’ 완성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가 ‘불 한 점’ 허락치 않는 철통 경계에 들어갔다. 소방청(청장 직무대행 김승룡)은 28일부터 오는 11월 1일까지 5일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 전국의 소방 인력과 장비를 경북 일대로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동원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대규모 인파와 외빈이 집중되는 만큼 단 한 건의 재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총력 대응 태세다. 이번 동원령에 따라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서 인력 700여 명과 장비 260여 대가 순차적으로 경북으로 향한다. 현장에는 하루 최대 670여 명, 200여 대의 장비가 투입돼 행사장과 숙소, 이동 동선 곳곳에 배치된다. 투입 장비는 펌프차·물탱크차·구급차는 물론, 화학·생물·방사능(CBR) 대응차와 통신 지휘 버스까지 총출동한다. 경주에 마련된 소방작전본부를 중심으로 전국 소방이 하나로 움직이는 통합지휘체계가 구축된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다국적 정상과 대표단이 참석하는 국제행사로, 단순한 화재 대응을 넘어 복합재난 대비체계를 완비해야 한다”며 “행사 종료 시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고 안전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8

‘바다 위 APEC 호텔’ 2척 영일만항 입항

28일 오전 포항 영일만항 앞바다. 햇살에 부서진 물결 사이로 새하얀 거대한 선체 한 척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또 한 척의 크루즈가 뒤이어 항만으로 들어왔다. 해양경찰 경비정이 앞을 호위했고, 부두에는 항만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잔잔한 바다 위로 배가 미끄러지듯 다가오자 항만은 묘한 긴장과 활기로 채워졌다. ‘바다 위 APEC 호텔’이라 불리는 이스턴비너스호와 피아노랜드호가 이날 오전 영일만항에 차례로 닻을 내렸다. 두 선박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인 최고경영자회의(CEO 서밋)에 참석하는 국내외 경제인 1000여 명의 숙소로 제공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임차한 이 배들은 육상 호텔에 버금가는 수준의 ‘플로팅 호텔(floating hotel)’이다. 먼저 입항한 이스턴비너스호는 일본 나가사키에서 부산을 거쳐 포항에 도착했다. 길이 183m, 총톤수 2만6594t으로 객실은 250실 규모다. 주로 일본인 숙박용으로 활용되는 이 배는 레스토랑과 라운지, 야외 풀장 등 5성급 호텔급 부대시설을 갖췄다. 피아노랜드호는 홍콩에서 제주를 경유한 6만9840t급 대형 크루즈로 261m 길이에 객실이 850실에 달한다. 중국인 숙박용으로 쓰이는 이 선박 또한 바다 전망 전용 발코니가 딸린 고급형 객실이 특징이다. 두 척 모두 객실에서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레스토랑과 바, 공연장, 수영장까지 갖춘 내부는 실제 호텔과 다를 바 없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드론 비행이 금지된 구역으로 설정돼 있으며 보안과 안전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상회의 주간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포항시는 이번 크루즈 입항을 계기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30일에는 크루즈에 머무는 경제인을 대상으로 ‘선상 투자설명회’를 열어 지역 기업과의 교류를 추진한다. 또 28일부터 영일만항 외벽에는 대형 미디어 파사드가 상영되고, 29일 영일대해수욕장 불꽃쇼,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송도해수욕장 해양미식축제, 11월 1일 낙화놀이와 미니불꽃쇼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포항시 항만과 관계자는 “이번 APEC 크루즈 입항은 포항의 바다와 도시가 세계와 만나는 상징적 순간”이라며 “영일만항 미디어 파사드, 교통·통신·안전관리 등 운영 전반에 만전을 기해 성공적인 행사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8

한국도로공사,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특별교통대책 시행

한국도로공사는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11월 1일까지 특별교통대책을 시행한다. 이번 대책은 주요 이동 경로의 교통 소통 원활화와 고객 서비스 향상에 중점을 뒀다. 세계 각국 대표단의 이동 경로인 김해국제공항에서 경주IC 구간 중 중앙고속도로 대동TG∼초정IC(양방향)에 갓길차로를 운영한다. 또 경부선, 중앙선지선, 부산포항선, 중앙선 등 총 311㎞ 구간의 고속도로 차단공사를 일시 중지(긴급공사 제외)해 교통용량을 확대한다. 사고 신속 대응을 위해 6개 지사 안전순찰반을 588명에서 676명으로 증원하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천, 경주, 서울산 등 주요 요금소 7개소에 대형 구난차를 배치한다. 주요 노선 7개소 휴게소 관리인력도 평시 184명에서 233명으로 확충하고, 홍보 데스크를 운영한다. 졸음쉼터 환경정비는 하루 3회 실시하며, 화장실 청결 관리를 위해 전문업체 추가청소를 진행한다. 고속도로 전광표지(VMS)를 통해 교통상황을 국문과 영문으로 순차 표출하고, APEC 행사장 인근 시내 구간의 교통사항도 안내한다.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은 “APEC 기간 경주를 방문하는 각국 정상과 대표단의 안전하고 원활한 이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0-28

대구·경북 기온 낮고 추워⋯낮 최고기온 12~16도

대구·경북은 28일 맑은 하늘 아래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쌀쌀한 날씨를 보이겠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낮 최고기온이 12~16도로 평년(16.6~19.5도) 보다 추운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북쪽에서 유입된 찬 공기의 영향으로 내륙 중심 아침 기온이 5도 안팎, 낮 기온이 15도 안팎으로 낮겠으니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한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군위, 영천, 칠곡, 예천, 안동, 영주, 의성, 청송, 영양 평지, 포항 등에서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떨어지며 본격적인 초겨울 추위가 찾아왔다. 울릉도·독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동해남부 북쪽 안쪽 먼바다·동해남부 북쪽 바깥 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에서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2.0m로 일겠다. 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의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 0.5∼3.5m로 예상된다. 오늘까지 먼바다 높은 물결에 유의해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 아침까지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내륙과 산지에서는 기온이 0도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서리나 얼음이 어는 곳이 있겠으니 농작물 피해가 없도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0-28

시민단체 “불법의료혐의병원 재판중에도 광고, 행정기관 적극 제재 필요”

병원의 불법대리수술 근절을 외쳐온 시민단체들이 행정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문제가 된 병원들이 기소돼 재판을 받는 등 과정에서도 각종 홍보 및 광고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관할 행정기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국민연대, 국민생명안전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의료행위를 한 병원 등의 불법 의료광고 및 대리수술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보건소 앞에서 “의료광고가 국민의 생명을 거래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서초보건소의 묵인과 복지부의 미온적 대응은 국민의 건강권을 방기하는 행정유기”라고 비판했다. 이들이 서초보건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이유는 불법의료행위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Y병원 관할 기관이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Y병원의 경우 지난해 국감에서 뿐 아니라 이번 국감에서도 다뤄지는 등 정치권에서도 주시하고 있다. Y병원의 불법 대리수술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며, 해당 병원과 관련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책임 회피와 소극적 행정이 도마 위에 올라 집중 질타를 받았다. 이번 국감에서 강중구 심사평가원장은 “대리수술과 관련된 의료법 위반 조사는 보건소 소관이라 직접 개입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관할 행정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불법의료행위 혐의가 있는 병원에 대한 조치에 나서야 향후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연대 이근철 상임대표는 Y병원이 국감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되고, 법적으로도 재판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광고를 지속해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Y병원이 자가혈소판풍부혈장(PRP) 치료와 기질혈관분획(SVF) 주사를 마치 연골이 재생되고 조직이 복원되는 획기적인 치료법인 것처럼 광고해왔다”며 “이는 명백히 의료법상 허용되지 않는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 의료기술평가과 및 관련 부서에 직접 문의한 결과, PRP와 SVF 시술은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을 돕는 보조적 치료에 불과하며, 연골 재생 효과를 입증할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복지부가 공식 공문을 통해 PRP 및 SVF 시술은 연골 재생 목적의 치료로 인정할 수 없으며, 해당 표현을 사용하는 광고는 의료법 위반임을 명시했음에도 병원은 이를 무시한 채 홍보를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자 의료기관으로서의 윤리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시민단체는 “이것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환자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한 의료 사기 수준의 행태로,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행정기관의 적극적 조치를 촉구했다. 실제 Y병원은 대리수술(유령수술) 및 무면허 의료행위, 진료기록부 허위작성 등의 혐의로 형사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병원 명의로 언론을 통한 홍보·광고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행·의정감시네트워크중앙회 김선홍 중앙회장은 “이미 의료법 위반으로 재판 중인 병원이 또다시 같은 불법 광고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할 보건소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보건행정기관이 오히려 불법을 방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할 보건소는 즉시 Y병원의 의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업무정지 및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려야 한다”며 “복지부도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불법 의료광고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들은 다수의 주요 언론 매체에서도 불법의료행위 혐의를 받는 병원들의 광고가 이어진다면서 언론 책임 또한 무겁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의료법 제56조를 들어 의료광고에서 △객관적 사실의 과장 △치료효과 오인 유발 △신문·방송 등 매체를 이용한 전문가 의견 형태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의료법상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민단체들은 서초구 보건소에 공식 진정서를 제출했다. 시민단체들은 진정서에서 Y병원 사례를 들며 “의료광고는 생명을 거래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의료기관과 이를 묵인한 행정기관, 검증 없이 보도한 언론 모두가 공범”이라며 “허위·과장 광고로 국민을 속이고 환자를 유인하는 행태가 근절될 때까지 시민사회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0-27

해병1사단 군 사격장 소음영향도 조사 주민설명회···28일·11월 6일

포항시는 28일과 11월 6일 흥해읍 행정복지센터와 장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해병디사단 군 사격장 소음영향도 조사 주민설명회를 연다. 해병1사단과 전문 용역업체 주관으로 진행하는 이번 설명회에서 주민 의견을 직접 청취해 향후 소음대책지역 재지정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흥해읍 칠포해상사격장 설명회는 28일 오후 2시 흥해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리고, 장기면 수성·산서사격장 설명회는 1월 6일 오후 1시 장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진행한다. 이번 설명회는 ‘군소음보상법’ 제정 이후 2020년~2021년 실시된 최초 조사 이후 5년 만에 진행되는 재조사로 소음대책지역 재지정을 위한 소음측정 지점 선정 협의를 주요 안건으로 다룬다. 또, 소음영향도 조사 절차 및 방법 설명, 향후 추진 일정 안내, 주민 질의응답 등을 통해 지역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예정이다. 소음측정은 사격장 주변 주민 의견을 반영한 측정 지점에서 전문 용역업체가 수행한다. 1차 측정은 올해 하반기, 2차 측정은 내년 상반기에 실시한다. 측정 결과는 정밀 모델링 과정을 거쳐 소음 등고선이 작성되며, 주민대표 및 전문가 의견 조회를 거쳐 내년 연말 최종 확정한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0-27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통합돌봄 안정적 시행방안 관련 국회토론회 개최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27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통합돌봄 내년 3월 시행 문제없나’를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내년 3월 시행예정인 통합돌봄의 본격적인 시행과 관련해 현재 준비 실태를 점검하고 안정적인 시행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통합돌봄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돌봄위기 대응을 위해 국가적 단위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기초자치단체는 이에 대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이번 행사는 이인선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위원장, 이개호 국회의원실, (재)돌봄과미래, (사)한국지역언론인클럽 등이 공동주최기관으로 참여했다. 토론회에서 발제자인 김이배 전문위원은 “지자체 의견수렴 결과, 조직과 인력, 사업비, 서비스와 인프라, 추진체계 등 모든 영역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내년 예산 증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들은 “통합돌봄 본래 취지에 부합하도록 인력과 예산이 반영될 필요가 있고, 노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대상 사업과 농어촌 방문의료체계의 확충도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조재구 대표회장은 “지자체가 통합돌봄의 수행주체로서 실질적 권한과 자원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통합돌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방분권과 현장 중심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0-27

구룡포 과메기 품질은↑가격은↓ 씨알 좋은 꽁치 어획량 40% 증가

겨울철 포항 대표 특산물인 구룡포 과메기의 품질은 더 좋아지고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 과메기 원재료인 꽁치 어획량이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고, 과메기 맛을 좌우하는 꽁치 씨알도 굵어졌기 때문이다. 구룡포 햇과메기는 지난 20일 첫 출하됐다. 20마리 한 두름 가격은 전년 보다 2000원 더 저렴한 2만3000원이다. 어획량이 늘면서 원료 수급이 원활해진데 따른 것이다. 20년간 과메기 생산·판매하는 김진희 범진상사 대표는 “몇 년 동안 꽁치 수급이 적어 원료 단가가 폭등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비싼 가격으로 과메기를 공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올해는 질 좋은 과메기를 저렴하게 판매한 덕분에 벌써 재구매가 폭증하고 있다“고 했다. 전년 대비 판매량도 20~30% 증가했다는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원양산 꽁치는 부산의 원양어선 5척이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 공해상에서 조업해 들여오는데, 어획량의 80%를 구룡포에 공급한다. 조업은 6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며, 3년 전 도입한 꽁치 쿼터제로 우리나라 전체 어선은 7500t까지 어획이 가능하다. 1척당 1500t을 잡을 수 있으며, 5척은 이미 5500t이상을 확보했다. 나머지 2000t은 11월 초순쯤이면 채울 수 있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척 당 600t씩 총 3000t을 잡은 것과 대조적이다. 꽁치 크기도 6~7년 만에 작은 크기가 아닌 ‘정상 크기’의 꽁치가 잡혔다. 꽁치는 크기별로 분류해 상자당 L(굵은 사이즈)은 4만8000원, M(중간)·M1(중간보다 작음)은 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양어선 수산물 유통업체 안영문 대표는 “작년에는 L사이즈 꽁치가 별로 없어 M, M1 크기로 과메기를 만들었는데, 올해는 중형 크기 꽁치가 충분히 확보되면서 가격이 L보다 높게 형성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L보다 M을 선호하는 이유는 1박스당 꽁치 마릿수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좌동근 구룡포 과메기 협동조합장은 “수년간 꽁치 어획량이 불안정해 걱정이 많았지만, 올해는 한숨 덜었다”고 했다. 글·사진/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10-27

경북 최초 이차전지 전시·박람회···‘국제 배터리 엑스포 2025 포항’ 11월 3일 개막

경북 최초의 이차전지 전시·박람회인 ‘국제 배터리 엑스포 2025 포항’이 11월 3일 포스텍 대학체육관에서 개막한다. ‘배터리를 넘어, 미래를 이끌다’(Beyond Batteries, Powering Tomorrow)를 주제로 내세우고 5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30여 개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정부 기관이 참여해 배터리 산업의 기술·정책·투자 분야를 아우르는 전시와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포항시는 2020년부터 매년 개최한 ‘배터리 선도도시 포항 국제컨퍼런스’의 성과의 내실을 다지고 외연을 확장해 이번 엑스포를 기술 교류·투자 상담·국제 협력이 융합된 종합 산업 플랫폼으로 한 단계 발전시켰다. ‘국제 배터리 엑스포 2025 포항’의 기업전시관은 포항의 대표 앵커기업인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을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양사는 양극재·음극재 등 핵심 소재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선보인다. 지역의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도 함께 참여해 소재·장비·공정혁신 분야의 기술 성과를 공유하고 국내외 기업 간 협업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국제컨퍼런스에는 한국·독일과 노르딕 4개국(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아이슬란드) 등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핵심 파트너국 연사들이 참여해 국가별 세션으로 배터리 재활용, 소재 기술혁신, 에너지 전환 등 핵심 의제를 다루며 산업 트렌드와 정책 방향을 공유한다. 포항시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이차전지 소재 특화단지의 위상을 높이고, 국내외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해 미래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거점을 확립할 계획이다. 특히 포항을 중심으로 한 산업 전주기 생태계와 글로벌 기술 협력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상길 포항시부시장은 “이번 엑스포는 포항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배터리 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포항의 위상에 걸맞은 수준 높은 행사가 되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27

대구·경북 강한 바람에 체감온도 ‘뚝’⋯모레까지 추워

대구·경북은 27일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전날보다 기온이 5~10도가량 큰 폭으로 떨어졌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대체로 맑겠으나 기온이 낮아 춥겠고, 일부 내륙과 산지에는 서리가 내리거나 얼음이 어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낮 최고기온은 9~14도로 예상된다. 울릉도와 독도는 오전까지 구름이 많고 5㎜ 미만의 비가 내린 뒤, 오후부터는 점차 맑아지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에서 ‘좋음’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해상은 대부분 물결이 높게 일겠다. 동해 앞바다의 파고는 0.5~2.5m, 먼바다는 1.0~4.0m로 예보됐다. 이번주는 29일까지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가 이어지다, 30일부터는 평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내일인 28일은 대체로 맑겠으며 아침 최저기온 -3~3도, 낮 최고기온 11~15도로 쌀쌀하겠다. 29일은 맑고 최저기온 -1~6도, 최고기온 15~17도로 예상된다. 30일은 오전까지 맑다가 오후부터 차차 흐려지겠고, 최저기온 2~9도, 최고기온 17~19도로 평년(17.1~20.2도) 수준을 회복하겠다. 31일은 구름이 많아 포근하겠으며, 다음 달 1일은 구름 많거나 흐린 날씨가 예상된다. 다만 상층 기압골의 발달과 이동 속도 등 기압계 변화에 따라 예보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늘과 내일은 찬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더 낮을 것으로 보이니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0-27

경주 아연가공공장 질식사고 사망자 3명으로 늘어

경북 경주 아연가공공장 작업자 질식사고<본지 10월25일자 홈페이지 보도>의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경주시 안강읍 아연가공업체 지하수조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경북 포항의 병원으로 옮겨져 고압 산소 치료를 받던 A씨가 이날 오후 4시쯤 숨졌다. 이에따라 질식사고 작업자 총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A씨 등 4명은 당일 오전 11시 31분쯤 안강읍 두류공업지역 아연가공업체 지하 수조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사고로 50대·60대 2명과 A씨가 숨졌고 다른 50대 1명은 중태였다가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 4명은 경기 환경설비제작업체 직원들로 사고 당시 아연가공업체의 지하 수조에 암모니아 저감 장치를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중이었다. 이들은 휴식을 취하던 중 1명이 수조 내부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않자 다른 작업자 3명이 찾으러 수조로 내려갔고 이후 10분 만에 관리감독자에 의해 모두 쓰러진 채 발견됐다. 사고 후 수조 내부에서는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경찰은 사고가 난 수조가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시설이어서 작업자들도 유해가스 여부를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보고 일산화탄소 유입 경로를 집중 수사중이다. 또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노동부, 산업안전공단, 가스공사 등과 함께 합동 감식을 실시한다. 경찰과 소방 관계자는 “밀폐공간에서의 작업은 반드시 환기장치 확보와 보호장비 착용이 필요하다”며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지켜졌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피현진·황성호기자 phj@kbmaeil.com

2025-10-27

APEC을 준비하는 신라의 ‘불국토’···신라천년을 담아내다

이달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북 경주시에서 21개 회원국의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추석 전에 마침 문학단체에서 경주로 문학기행을 떠나게 되면서 APEC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분주한 경주를 엿볼 기회가 있었다. KTX 경주역과 시가지 곳곳에는 분위기 조성과 더불어 도로와 고적지 어디 없이 시설물이 속속 정비 또는 보완되고 있었다. 그중에 국립경주박물관에는 석가탑과 다보탑을 본 떠 만든 경내에 APEC 연회장으로 사용할 목조 건축물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개최는 회원국은 물론 정상들에게 세계적으로 이름난 신라의 고적이 유존하는 경주를 알리는 큰 의미가 크다. 불국토 경주에는 신라의 다리가 있어서 이 기회에 들춰 본다. ‘삼국사기’ 경덕왕 조에는 ‘경덕왕 19년(760) 2월에 궁궐 남쪽 문천(蚊川) 위에 월정교, 춘양교 두 다리를 놓았다.’고 기록했다. 문천에는 신라의 다리가 여럿 있었다. 2018년 복원한 월정교(月淨橋)와 그 흔적이 남아 있는 춘양교(春陽橋) 그리고, ‘삼국유사’ 원효불기 조에 유교(楡橋)와 도화녀 비형랑 조에 귀교(鬼橋)가 그것이다. 월정교는 문천의 다리이지만 자체를 누각형으로 지었다. 화강석 교각 위에 궁궐 건물에 버금가는 우리나라 고유의 한국형 목조 건물에 기와를 얹은 지붕이다. 지붕이 있는 세계적인 다리는 스위스 루체른시 호수에 있는 카멜교다. 목조 건물이지만 월정교에 비교되지 않는다. 카멜교는 안동의 월령교처럼 직선이 아니다. 춘양교는 월정교에서 문천의 상류를 따라 약 1.2km 되는 지점에 그 터가 있다. 동쪽 국립경주박물관과 서쪽 인동왕사지가 자리한 일대의 농경지로 연결되었다. 월정교와 구조가 비슷한 배 모양의 석재 교각 밑자리를 복원해 문천에서 볼 수 있다. 유교는 신라 승려 원효가 민중 포교에 나서면서 “누가 자루 빠진 도를 허락할른지” 하면서 떠도는 가운데 태종무열왕이 듣고는 스님이 아들을 낳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찾게 했다. 원효는 이를 알고 남산을 내려와 유교를 건너면서 거짓으로 물에 떨어져 옷을 말리기 위해 요석공주가 있는 요석궁에 유숙하면서 아들 설총을 얻게 된다. 요석궁 앞에 다리가 유교(楡橋)다. 한자에서처럼 실제 느릅나무 다리인지는 모르나 월정교 복원 때 이 다리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귀교는 신라 제25대 진지왕이 음탕한 생활로 화백회의에서 탄핵되어 왕위에서 폐위된 이야기를 사실처럼 꾸민 도깨비 다리의 전설인 듯하다. 신라에는 또 현실과 이상세계를 연결하는 다리도 있었다. 불국사 청운교와 백운교는 석가여래의 세계인 대웅전으로 자하문을 통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구품연지(九品蓮池)가 있어서 청운교 백운교 사이에 홍예다리를 만들어 연지는 지금 볼 수 없지만 그 위로 홍예로 만든 아치형 무지개다리는 볼 수 있다. 신라에는 다리가 없어서 선택되고도 왕위에 오르지 못한 안타까운 사실도 있다. 신라 제37대 선덕왕은 후사가 없어 왕의 족자(族子) 주원(周元)을 즉위케 하도록 의논했는데 집이 왕궁에서 북쪽 20리에 있었다. 연락을 받고 오던 중에 마침 큰비가 내려 알천에 홍수로 인해 물을 건너지 못해 입궐하지 못했다. 그러자 상대동 김경신은 덕망이 높고 인군(人君)의 자격이 있다며 중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왕위를 계승케 한 그가 곧 신라 제38대 원성왕이다. APEC 정상회의가 끝나고 손님을 보낸 뒤 여유를 가지고 경주를 즐겨보는 것도 하늘 높은 이 가을에 신라의 고적 불국토를 만끽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권영시 시민기자

2025-10-26

황금빛 가을 인생을 무대 위로

가을의 정취 속에 지난 20일, 21일 양일간 열린 노인문화축제 ‘황금빛 가을’은 대구의 노년 문화가 얼마나 다채롭고 활력 넘치는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행사였다. 대구시 노인종합복지관(전용만 관장)이 주관한 이번 축제는 3000여 명의 어르신과 시민이 참가해 복지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변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어르신들이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직접 무대에 서고 전시에 참여하며 축제의 ‘주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무대 위의 어르신들은 배우가 되었고, 관객은 함께 그 삶의 깊이를 느끼며 나이 듦의 가치를 되새겼다. 무대 위는 난타와 하모니카, 한국무용, 가곡 등의 공연이 이어졌고, 전시장에서는 ‘일흔의 작품전’이 열려 어르신들의 예술적 감성과 삶의 흔적이 정성스레 담겼다. ‘추억의 흑백사진전’은 세대 간 공감과 대화를 이끌며, 어르신들의 기억이 지역 공동체의 역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세월의 무게를 예술로 승화한 인생의 기록이었다. 무대 밖에서도 ‘황금빛 룰렛’ 이벤트와 다양한 체험 부스가 어르신들의 손끝을 즐겁게 했고, 윷놀이 한 판의 흥겨움 속에는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온기가 흐르고 있었다. 축제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경진대회와 각각 공연수상자들을 시상하고, 풍성한 행운권 추첨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의 행운권 1등 경품은 테팔 무선 청소기였으며, 행사장을 가득 메운 어르신들의 기쁨과 즐거움,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다. 이 축제의 진정한 의의는 ‘노년 문화의 주체화’에 있다. 인생의 황혼기를 ‘활동과 표현의 시기’로 재해석하며, 노인 세대가 사회 속에서 스스로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장이 되었다. 전용만 관장이 밝힌 것처럼, 노년기는 여전히 ‘인생의 황금기’이며, 문화는 그 황금빛을 더욱 빛나게 하는 도구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어르신들의 문화 역량은 점점 더 풍부해지고 있다. 이제 노년 문화는 복지 일부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정신적 자산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젊은 세대가 배워야 할 품격은 인생의 깊이를 노래하는 이 무대에 담겨 있었다. 황혼은 쇠락이 아니라, 빛의 완성이다. 사회는 이제 복지의 틀을 넘어 어르신들이 문화의 주체로서 활력과 자존이 설 수 있는 장을 더 넓혀야 한다. 이번 축제가 남긴 가장 큰 메시지는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으며, 문화 속에서 세대가 연결되고 사회는 더 따뜻해진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황금빛 가을’ 축제는 우리 사회의 노년 문화를 성숙시킨 귀중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10-26

가을 장마에 포항 벼 수확률 ‘예년 80%→올해 10%’로 뚝

26일 오전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매산리 논을 바라보던 남상식씨(65)의 표정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10년째 벼농사를 짓는 남씨는 “폭염도 견뎠는데, 끝이 없는 이번 비는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지독한 10월 가을비가 참 잘된 벼농사를 망쳐버렸다”라면서 “식용으로 쓸 수 없는 수발아 벼 뿐”이라면서 혀를 찼다. 물이 빠지지 않은 논에 허리 높이까지 자란 벼들이 힘없이 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낟알에는 하얗게 싹이 돋았다. 손끝으로 문지르자 낟알 사이로 짧은 뿌리털이 밀려 나왔다. 진흙에 바퀴가 잠긴 콤바인의 운전석 창문에는 농민들의 눈가에 맺힌 눈물처럼 빗방울이 흘러 내렸다. 남씨 논 옆에서 쓰러진 벼를 세우던 박정훈씨(47)는 “이 정도면 벼가 다 죽은 것이다. 이삭에서 새싹이 나면 도정도 못 한다”며 “콤바인이 들어갈 수 없어 결국 사람 손으로 해야 한다. 하루 종일 일해도 한두 줄밖에 못 한다”고 했다. 박씨는 “기름값, 인건비 오른 거 고려하면 적자가 뻔하다”라면 “하늘이 원망스럽다”며 힘겨워했다. 포항에서는 8800여 농가가 5630㏊ 면적의 논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다. 10월 들어 포항에 비가 오지 않은 날은 나흘 뿐이다. 20일 넘게 이어진 비에 논이 잠기면서 도복 피해가 전체 재배면적의 15%(845ha)에서 발생했고, 잠긴 논을 중심으로 수발아 피해가 번져 전체의 25%(약 1400ha)에 이르렀다. 누적 강우량은 175㎜로 평년(7.4㎜)의 22배에 이른다. 수확도 늦어졌다. 포항의 벼 수확률은 예년 80%에 비해 올해는 10% 남짓이다. 젖은 벼는 등급이 떨어져 1등급 벼가 2~3등급으로 밀리고, 수발아가 심한 벼는 도정률이 평소 72%에서 65% 이하로 낮아진다. 흥해농협은 피해 접수에 바빴다. 김현석 센터장은 “비가 이어지면서 누운 벼에 수발아가 집중적으로 생겼다”며 “보험 접수와 보험사 현장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포항시는 수발아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 31일까지 신고를 받고 있다. 피해가 확인되면 1㏊당 약 10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재해보험 가입 농민은 별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차승형 포항시 식량대책팀장은 “자연이 만든 피해라서 행정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다”며 “비록 하늘이 만든 재난이지만,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허무하게 날려버리지 않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6

어르신들 삶의 깊이 나눈 대구 중구 건강대학

지난 17일 오전 대구 중구 건강대학에서 가을 정취 속에 어르신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시는 특별한 강연이 열렸다. ‘시조 한 수에 인생을 담다–박인로와 조선의 시인들’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특강은 대구가톨릭대 국어교육과 박상영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조선시대 시조를 통해 문인들의 삶과 사상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시조의 본질을 짚다: 개념, 형식, 역사적 흐름 강연은 시조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 형식적 특징과 역사적 전개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청중의 이해를 도왔다. 그 시절의 유행가라고도 할 수 있는 시절가조(時節歌調)의 준말인 시조는, 단순한 운문 형식을 넘어, 조선조 문인들의 철학과 감정을 담아낸 삶의 기록임을 강조하며, 문학적 가치뿐 아니라 인간적인 울림을 전하는 장르임을 일깨웠다. 여말선초에서 퇴계 이황까지: 사상과 감정의 흐름 박 교수는 여말선초의 대표 시조인 이방원의 ‘하여가’와 정몽주의 ‘단심가’를 통해 당시 정치적·사상적 배경과 시조 탄생에 대해 설명한 뒤, 이어 퇴계 이황의 ‘도산십이곡’을 소개하며 그의 유교 사상과 처사적 삶의 흔적을 시조 속에서 어떻게 엿볼 수 있는지를 재미나게 풀어냈다. 이황의 시조는 그가 44세 때 관심을 가진 주자의 ‘무이구곡가’를, 20여 년간 연구한 최종 결과물이었기에 그 감동이 배가 되었다. 즉 단순한 교훈을 넘어, 자연과 인간, 도덕과 실천의 조화를 추구한 철학적 깊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어르신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이어 노계 박인로의 ‘조홍시가’, ‘사친’ 등 ‘효’를 주제로 한 시조를 함께 낭송하며, 부모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박 교수는 관련하여 6살 육적이 부모를 생각하며 귤을 품었다는 육적회귤(陸績懷橘) 고사를 비롯해, 민손 이야기, 서포 김만중 이야기, ‘목주가’ 등 다양한 내용들을 곁들이며 ‘효’의 정신이 어떻게 문학 속에 녹아들었는지를 설명했다. 나아가 현대 작품 속에서도 ‘효’의 가치가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연결해 어르신들의 삶과 감정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고산 윤선도의 시조도 깊이 있게 다뤄졌다. 젊은 시절 작품인 ‘견회요’를 비롯해, 중년 이후에 지은 ‘산중신곡’의 ‘오우가’, ‘산중속신곡’의 ‘증반금’, ‘어부사시사’, 그리고 66세에 정계에 복귀했다가 다시 은퇴하며 지은 ‘몽천요’까지, 윤선도의 시조를 통해 그의 한평생 삶의 굴곡과 자연에 대한 애정, 정치적 현실에 대한 성찰을 함께 나누었다. 시조 속에 담긴 자연의 이미지와 인간의 내면이 어우러진 풍경은 어르신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강연은 단순한 문학 강의에 그치지 않았다. 박 교수는 조선조 양반의 한평생을 시조를 통해 되짚으며, 인간이 살아가는 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시조 속 문인들의 삶과 사상을 통해 어르신들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깊은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 이번 특강은 우리의 고전 문학을 통해 삶의 의미와 인간다움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였다. 시조라는 고전 문학이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 마음을 울리는 살아있는 언어임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던 것이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5-10-26

예천에 잠든 ‘고녕가야의 맥박’ 되살려야

경북 예천에는 고녕가야의 숨결이 고요히 잠들어 있다. 대구에서 문경을 지나 예천으로 향하는 길, 관광버스 행렬은 낙동강을 따라 나란히 흘러간다. 낙동강 서편에서 태동한 고녕가야는 오래도록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기록되었으나, 식민사학의 그늘 속에서 지워지고 왜곡되었다. 그러나 예천 또한 함창과 맞닿아 내성천 상류에 자리하며, 고대 가야 세력의 자취를 짙게 품고 있다. 예천군청 뒤 봉덕산 기슭에는 대심리 고분군이 있다. 수십 기의 무덤은 도굴의 상처만 남긴 채 봉토만 앙상하다. 안내판 하나가 “예천의 소중한 유산”이라 적고 있으나, 자세한 설명조차 없는 현실은 안타깝다. 2020년 9월 4일 국내 일간지에 보도된 발굴 기사, “원삼국, 삼국시대 묘 3기와 200여 점 유물 발견”은 잠시 희망을 주었지만, 그 후 긴 침묵이 이어졌다. 마치 땅속에서 다시 갇힌 혼처럼. 이제 문화재청과 학계가 이 침묵을 깨야 한다. 특히 ‘원삼국’이라는 명칭은 일본 학계가 만든 인위적 구분이다. 삼국의 서막을 ‘삼국시대’라 바로 불러야 한다. 이름은 곧 정신이기 때문이다. 예천 고분군의 봉토분은 가야식 양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고분 상판석의 웅장함은 창녕 비화 지역, 함창 오봉산 고분군과 닮았다. 길이 2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돌을 옮긴 고대인의 지혜와 공동체적 힘 앞에서 경외심이 일어난다. 그러나 도굴과 방치 속에서 석실만 드러난 고분은 무관심의 거울이기도 하다. 예천의 고분군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가야의 혼과 맥박이 살아 있는 터전이다. 후손들이 명당이라 여겨 세운 현대식 무덤조차 원래는 천 년 고분의 일부였다. 사철나무 무성한 봉분 앞에 서면, 작은 산봉우리로 착각했던 언덕이 사실은 역사의 증언임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복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낙엽과 흙에 덮인 모습은 서글프다. 만약 그곳이 제대로 복원된다면, 예천은 고대 국가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예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남원의 유곡리·두락리 고분군 또한 안내판이 없으면 산으로 착각될 정도로 방치돼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무덤을 파헤쳐 가야의 보물을 반출했고, 지금도 그 유물은 일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그것은 되찾아야 할 우리의 뿌리이자 혼이다. 예천은 함창과 맞닿은 땅, 곧 고녕가야의 문화권이다. 그곳의 고분은 땅속 유물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역사이며 후손에게 물려줄 정신이다. 이제 우리는 그 흔적을 복원하고, 올바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 그래야만 예천에 잠든 고녕가야의 맥박이 다시금 힘차게 뛰기 시작할 것이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