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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천년한우·황남빵⋯경주의 맛, 세계 정상의 식탁에 오르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상에 경주의 맛이 올랐다. 천년한우와 곤달비나물, 황남빵 등 지역 특산물이 세계 정상들의 식탁을 장식하며 ‘한식 외교’의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31일 경주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정상 만찬의 메인 육류 요리는 ‘경주 천년한우 간장 양념 갈비찜’. 조리를 맡은 롯데호텔은 몇 달 전부터 천년한우를 지정 브랜드로 점찍고 사전 물량 확보에 나섰다. 경주축산농협(경주축협)은 호텔 측 요청에 따라 1++ 등급 중에서도 최상급(9등급) 안심살과 갈빗살 각각 100㎏을 납품했다. 천년한우는 경주축협이 2006년부터 이어온 지역 대표 브랜드로 화식 사료를 먹이며 키워 풍부한 감칠맛과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한다. 2022년 대형 유통업체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전국 11개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하며 품질을 입증했다. 김동일 경주축협 과장은 “롯데호텔 측에서 납품을 요청하며 천년한우 라벨이 찍힌 최상급 소고기를 달라고 강조했다”며 “최대한 조건에 맞춘 것들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상에는 천년한우 외에도 경주 곤달비나물 비빔밥, 경주콩 순두부탕 등 지역 식자재가 다채롭게 올랐다. 경주의 또 다른 상징 ‘황남빵’도 외교의 매개가 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경주의 맛을 즐기시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황남빵을 보자기에 정성껏 싸서 전달했다. 시 주석은 “황남빵을 맛있게 먹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01

경주 APEC 폐막일⋯경주 전역 ‘갑호 비상’ 유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일인 1일 경주 보문단지 일대와 각국 정상 숙소 주변에는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은 각국 정상단의 출국이 마무리되는 2일까지 최고 단계인 ‘갑호 비상’ 경호·경비 태세를 유지한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경주 전역에서는 최고 수준의 경호 체계가 가동 중이다. 경찰은 정상들의 귀국 일정이 끝날 때까지 APEC 경찰 상황실을 운영하며 현장 대응을 이어간다. 1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15분까지 정상회의 2차 세션이, 오후 1시에는 공식 기자회견이 각각 열릴 예정이다. 별도의 폐막식은 진행되지 않는다. 한편, 경주 시내에서는 APEC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집회도 예정돼 있다. 오후 1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구 경주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이어 오후 2시에는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와 전장연이 공동 행진에 나선다. 행진은 구 경주역을 출발해 중앙시장네거리, 서라벌네거리, 경주팔우정공원을 거쳐 다시 구 경주역으로 돌아오는 약 5.6km 구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경찰은 주요 도심 구간에 질서 유지 인력을 배치해 돌발 상황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회의 주요 일정은 대부분 1일 오후에 종료되지만, 일부 정상의 개별 회담과 출국 일정이 남아 있다”며 “모든 일정이 끝날 때까지 시민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01

“트램방식 반대, 모노레일이 정답”⋯대구 도시철도 4호선 건설방식 두고 이틀째 대립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가 추진 중인 대구 도시철도 4호선 건설방식을 두고 동구 지역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논점은 건설방식을 AGT(자동운전 중형철도)를 채택해서다. 지난 30일부터 이틀째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는 이와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갈등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31일 오전 대구 동구청 민방위교육장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동구민이 원한다! 모노레일 추진하라’, ‘트램은 그만! 미래는 모노레일!’, ‘트램은 반대! 모노레일 답이다!’, ‘트램방식 자영업자 다 죽는다’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해 설명회가 시작 5분 만에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현장에서 이원우 신암1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신암동은 도로 폭이 좁고 주택들이 밀집해 있어 AGT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무조건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설명회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만큼 AGT 방식을 폐기하고 3호선 처럼 모노레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AGT 방식은 소음 및 분진 문제로 주민 생활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며 “이미 부산 경전철 사례에서 확인된 문제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도시철도 1회 운행 시 레일마모로 인한 쇳가루 발생량은 0.235g/㎞로 승용차 5.6대 수준의 발생량에 불과하다”며 “또한 AGT 방식은 유지관리비가 모노레일보다 약 1000억 원 절감된다”고 답변했다. 소음·분진 대책 등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주형숙 동구의원은 “주민들은 ‘끼익’ 소음 때문에 잠을 못 잔다”며 “동구는 육교와 고가차도 철거로 교통 여건이 더 열악해졌는데 왜 우리만 피해를 봐야 하느냐. 상권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 대구시가 주민 생존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준수하며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추가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날 대구 수성구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와 같은 질문에 대한 원론적인 답변도 오갔다. 신천동 주민 권기일 씨(전 대구시의원)는 “AGT보다 오랜 시간 검증을 거친 모노레일을 낫다. 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제대로 풀어가야 한다”며 “한번 잘못 건설해 놓으면 철거도 못 하고 정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예비 타당성 조사 과정에서는 모노레일로 처음에 추진했다”면서 “하지만 2015년 철도안전법 개정으로 차량 형식 승인 제도가 도입되며, 기존 3호선 모노레일 차량은 현행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히타치사가 형식 승인 면제·안전 기준 미준수·하청업체 참여 등 조건을 제시해 협의가 결렬됐으며, 국토교통부도 안전 문제를 이유로 법령 개정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 도시철도 4호선은 수성구 범어동에서 동구 봉무동을 잇는 총연장 12.56㎞ 구간으로 12개 정거장이 설치된다. 총사업비 8821억 원이 투입되며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김재욱·황인무기자

2025-10-31

사람과 문화가 만나는 자리, 경주 APEC 부대행사 현장

2025년 가을, 경주의 숲속에서 세계가 만났다. APEC 정상회의를 맞아 경주 보문단지 일대에서는 단순한 외교 무대를 넘어선, 사람 중심의 문화 교류의 장이 펼쳐졌다. 물들기 시작한 단풍 사이로 각국 대표단과 시민들이 모여들었고, 그 속에서 한국의 문화와 정서가 조용히, 그러나 강렬하게 스며들었다. 행사장 초입, 푸른 천막 아래 자리한 ‘Information&Events’ 부스는 이곳의 관문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유창한 외국어로 방문객을 맞이하며 행사 안내를 제공했다. 그 옆에는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부스가 자리해, 한국의 고등교육과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이곳을 직접 운영하며 생생한 경험담을 방문객들과 나눴다. ‘Reading Zone’ 부스에서는 책과 문화 콘텐츠가 중심이 되었다. 한국의 현대문학, 그림책, 지역 출판물들이 진열돼 있었고, 방문객들은 자유롭게 책을 펼쳐 들며 한국의 정서를 느꼈다.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책을 읽는 외국인 참가자의 모습은 마치 작은 도서관을 연상케 했다. 말레이시아 대표단 통역 자원봉사자 아리프 씨는 “책을 통해 한국의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진짜 문화를 만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반대편 잔디 광장에는 푸드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붉은 벽돌 건물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 공간은 마치 한 편의 영화 세트장 같았다. 떡볶이, 컵밥, 인삼차, 김스낵 등 한국의 대표 음식들이 외신 기자들과 대표단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푸드트럭 앞에는 정장을 입은 외국인 참가자들이 줄을 서서 음식을 주문하고, 캠핑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할랄 인증을 받은 메뉴와 지역 특산품인 문자사과, 경주빵은 큰 인기를 끌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음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며 “K-푸드 체험 중!”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APEC 미디어센터 소속 한 기자는 “음식과 분위기 덕분에 한국이 더 가까워졌다”며 “비즈니스 회의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부대행사는 대만민국과 경북의 홍보나 전시를 넘어, APEC의 핵심 가치인 ‘사람 중심의 성장’을 실현하는 공간이었다. 디지털, AI, 탄소중립 같은 산업 의제 외에도, 교육·문화·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세계에 알리는 장이 된 것이다. 행사 관계자는 “정상회의가 끝나면 기억에 남는 건 회의록이 아니라 사람과의 교류입니다. 이 부대행사는 그 교류의 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경주의 자연과 어우러진 이 행사장은, 세계가 함께 웃고 배우며 교류하는 진정한 글로벌 커뮤니티의 모습을 보여줬다. 단풍 아래에서 책을 읽고, 떡볶이를 나누며,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이 공간은 APEC의 미래를 향한 따뜻한 발걸음이었다. /피현진·박형남기자 phj@kbmaeil.com

2025-10-31

경북 초대형 산불, 인재였다···피해 주민들 국정조사 촉구

지난 3월 의성군에서 시작된 초대형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번지며 10ha가 넘는 산림과 수백 채의 주택을 전소시킨 사건을 두고 피해 주민들이 국회의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북 초대형 산불 피해주민 대책위원회는 31일 국회에 성명서를 제출하고 “이번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정부와 지자체의 구조적 관리 부실 및 대응 실패로 인한 인재(人災)”라며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즉각 구성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성명서에서 산불 발생 초기 헬기 투입과 인력 배치가 지연됐고, 중앙정부와 산림청, 소방청, 지자체 간 지휘 체계가 혼선을 빚어 피해 확산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매년 산불 위험이 경고됐음에도 불법 소각과 노후 전력선 방치 등 위험 요소에 대한 예방 조치가 미흡했다”며 “기상 악화에 따른 선제적 경계 태세와 주민 대피 체계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해 주민들에 대한 지원 역시 미흡하다고 언급했다. 대책위는 “임시 거주지 제공과 생계 지원, 복구 예산 배정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의 복구 대책은 일회성 위로금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실질적인 생활 재건 대책은 부재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국회에 산불 발생 원인 및 확산 경로에 대한 과학적·행정적 진상 규명, 관계 기관(중앙정부, 산림청, 소방청, 한국전력, 지자체)의 대응 과정 및 책임 소재 규명, 재난 대응 체계의 구조적 문제점 및 제도 개선 방안 도출, 피해 주민 지원 실태 및 복구 예산 집행의 적정성 검증, 향후 국가 차원의 산불 예방 및 기후위기 대응 정책 개선 방안 수립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이번 산불은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 재난 대응 시스템의 근본적 허점을 드러낸 중대한 사안”이라며 “국회는 헌법적 책무에 따라 즉각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고 피해 주민들의 삶이 온전히 회복될 때까지 국민과 함께 끝까지 지켜볼 것이며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31

포항제철지곡초 5학년 2반 학생들 ‘불조심 어린이마당’서 전국 2위

‘제25회 불조심 어린이마당’ 본선 평가에 경북 대표로 출전한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 5학년 2반 학생들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31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불조심 어린이마당’은 소방청과 한국화재보험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전국 시·도 소방본부가 주관하는 어린이 안전 학습 경연대회로, 초등학생들이 화재 예방과 안전 수칙을 학습하며 안전의식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로 25회를 맞은 이번 대회에서 포항제철지곡초 5학년 2반 학생들은 지난달 9일 열린 경북도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해 도 대표로 선발됐으며, 25일 열린 전국 본선 평가에서 전국 초등학교 대표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전국 2위라는 영예를 안았다. 강지원 지도교사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이 책임감과 협동심을 기르며 눈에 띄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일상에서도 안전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실천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이번 수상은 학생들이 스스로 안전의 중요성을 배우고 실천한 값진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도내 초등학생들이 생활 속 안전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확산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불조심 어린이마당’은 어린이들이 자발적으로 안전에 대한 지식을 익히고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매년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31

살충제 뿌린 귤을 교사에게?⋯대구교사노조 “심각한 교권 침해”

한 고등학교 여학생이 살충제를 뿌린 귤을 교사에게 건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31일 대구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대구 한 고등학교에서 A양이 정규수업 후 특정 교과목 기간제 교사 B씨에게 살충제 에프킬라 뿌린 귤을 건넸다. 당시 B교사는 A양이 준 귤을 아무 의심 없이 먹었으나, 이후 다른 학생을 통해 귤에 살충제가 뿌려졌다는 사실을 듣고는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B교사는 교권 침해에 따른 공식 휴가를 내고 열흘가량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 ‘교육활동 침해사안’ 신고서를 제출했고, 지난 16일 보호위원회가 열렸다. 위원회는 학생이 살충제를 뿌린 경위와 고의성 여부 등을 중심으로 심의했으며, “교사에 피해가 있었고, 학생은 교권을 침해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학생에게 뚜렷한 가해 목적성이 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성명을 내고 “교사의 신체를 직접적으로 위협한 심각한 교권 침해 사건”이라며 “교보위가 내린 판단은 현장의 교사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며 사건의 본질을 축소한 위험한 판정”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교보위의 ‘가해 목적성’ 판단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고 해당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라고도 촉구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교사 안전보호 매뉴얼을 강화하고 현장 교사 의견을 제도 개선에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0-31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중앙-지방 대등 협력관계 구축 성명서 발표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협의회)는 30일 서울 종로구 시도지사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지방정부 4대 협의체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중앙과 지방이 대등·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조재구 대표회장은 “이재명 정부의 출범과 함께 자율과 책임, 협력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 완성을 위해 중앙과 지방이 국정의 동반자로서 상호 대등하고 협력적인 관계의 확립을 논의하기 위해 공동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서 주요 내용은 △헌법 전문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을 지향한다’는 국가 운영의 기본 원칙 명문화 △포괄보조금제의 전면 도입과 국고보조사업 혁신, 보통교부세 교부율 인상 등 실질적 재정 분권을 위한 국정과제의 차질 없는 추진 △지방재정 부담이 수반되는 정책에 대해 지방정부와의 사전협의를 법률로 의무화하고, 정책 설계 단계부터 지방의 재정·행정 여건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제도적 협의 체계 마련 등이다. 조재구 대표회장은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이라는 절체절명 위기를 극복하려면 지방이 스스로 해답을 찾고 지방자치 100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권한과 재원의 이양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보통교부세율 5%p 인상 및 자치구 직접 교부와 고향사랑기부제 세액 공제 50만 원으로 상향, 기준인건비 지방교부세 감액 페널티 부과 폐지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0-31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에 가보니

최근 황성동 352-4번지 위령탑에선 위령제가 열렸다. 제17회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자를 위한 경주지역 합동위령제였다. 위령탑엔 억울하게 학살당한 795위 영령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같은 작은 숲을 두고 건너편에서는 축제 같은 마라톤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교통통제를 비롯해 도로가 불법주차 차량들로 식전 행사로 진행된 박소산 선생의 진혼무가 중반부에 들어섰을 무렵에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유족들을 포함 사람들이 많이 참석했다. 후원인 경주시와 의회에서는 경주시장을 대신해 경주시청 김종대 국장이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했으며, 최병준 경북도의회 부의장, 그리고 의회 대표로 이경희 경주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75년이 지난 지금까지 억울하게 잃어버린 가족들을 찾고 있는 중이다. 진혼무가 끝나자 위령제가 올려졌다. 잠시 개일 듯하더니 날이 다시 흐려졌다. 흩날린 비에 위령비도 유족들의 발도 젖어 들었다. 김하종 경주유족회 회장은 내빈 소개와 인사말을 이어갔다. 김하종 회장은 아흔이 넘은 고령에도 국회특별법 개정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국회의사당에서 보내고 있다. 유족회에서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진상규명, 명예회복, 배상 및 보상, 유해발굴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일식 경주유족회 재무국장의 경과보고에 이어 국회특별법추진위 사무국장인 조성규씨의 제2기 진실화해위 현황보고가 있었다. 그 중에는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적용배제가 포함되어 있다. 2기 진실화해위는 오는 11월 26일에 종료된다. 그리고 아직 해결되지 못한 많은 미제사건들은 추후 3기 위원회의 몫으로 남겨졌다. 천년국악예술단 김소원씨의 추모곡을 끝으로 헌화가 이어졌다. 유족들은 헌화를 마친 후 뒤편으로 돌아가 가족의 이름을 찾았다. 검은 벽에 새겨진 이름을 찾아 손끝으로 빗물을 닦아냈다. 그리고 한동안 울음 섞인 그리움을 쏟아냈다. 행사가 끝난 후 위령제를 위해 마련된 책자를 받았다. 책자엔 희생자 명단을 시작으로 국회특별법 추진 및 활동일지가 날짜와 시간별로 담겨 있었다. 그 외 내용 중 책자 120페이지에는 둥글마을에서 있었던 참혹한 일이 기록되어 있다. 1950년 8월 11일 아침 6시 즈음 내남지서 경찰 이홍렬과 이한우를 비롯한 민보단원 30명이 완전무장한 채 마을의 아홉 집에 들이닥쳤다. 이유도 말하지 않은 채 포박해 끌고 갔다. 이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총살. 치매 노인은 물론 임산부, 젖먹이까지 예외 없이 50여 명이 피살당한 걸로 추정된다. 그날의 증인이 된 권상원씨의 사촌형도 그 중에 포함되어 있는데 친구집에 놀러갔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함께 죽임을 당했다. 그날 사망한 사람은 60세 이상 노인이 7명, 여성이 17명, 10살 이하 어린이가 17명이었다. 민보단에 협조하지 않았던 것이 이유로 추정되나 그들을 덮은 건 빨갱이란 누명이었다. 의병이자 애국지사 선조를 둔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억울하게 끝을 맞았다. 죽인 자는 묘가 있으나 억울하게 죽은 이들은 아직도 그 유골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그토록 말하던 정의는 어디에 있을까?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30

짜장면 한 그릇에 담은 20년의 선행

봉사의 즐거움을 20년 넘게 실천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짜장면 봉사자 이정희씨(61·포항시 북구 장성동)다. 어느 날, 나이든 어르신도 짜장면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시작된 일이 이제는 그의 인생 일부가 되었다. 시작은 단순하다. 부모님을 대하듯 어르신께 맛있는 짜장면 한 그릇 대접하고 나면 뿌듯해진 마음에 즐거움이 인다. 그 즐거움에 중독되어 20년 넘게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현재 정해진 요양원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짜장면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미리 약속된 기관이 아니더라도 요청이 들어오면 흔쾌히 응한다. 처음에는 직접 조리 기구를 들고 요양원을 찾아가 즉석에서 만들었지만, 장비가 무겁고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반점에서 면을 뽑고 소스를 준비해 배달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세월이 흐르며 그의 선행은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 별다른 홍보 없이 알음알음 알려져 곳곳에서 요청이 온다. 한 번에 적게는 50인분 많게는 2~300인분이다. 한 달에 2~3곳의 요청에 응하며 지나치게 잦은 요청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제한다. 좋은 일을 하는 작은 행사나 지역에서 벌어지는 축제 때도 요청이 있으면 재료비만 받으며 봉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삼배 단장이 이끄는 한봉우리봉사단과 MOU(업무협약)를 체결해 함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포항국화원장례식장을 비롯해 여러 소상공인들과 꾸준히 협약을 맺고 있는 봉사단과 함께 짜장면 봉사뿐 아니라 다양한 나눔 활동을 병행한다. 이정희 씨는 “봉사단원들과 함께 짜장면만이 아니라 어르신들과 웃고 노래하는 봉사까지 하니 기쁨이 배가되고 마음에 책임감도 생긴다”고 말한다. 많은 병이 ‘즐겁지 못한 마음’에서 온다. 우리는 그것을 스트레스라고 부른다. 그가 봉사를 통해 얻는 가장 큰 선물은 ‘마음이 절로 즐거워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시간과 노동 그리고 비용이 들어간다. 그 모든 것을 ‘즐거움의 투자’라고 표현한다. 이정희 씨 곁에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 바로 아내다. 함께 복성루 반점을 운영하며 봉사 준비를 도맡고, 단 한 번의 불평도 없이 남편의 선행을 지원한다. 아내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렇게 오래토록 봉사를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다만 아내는 봉사의 범위가 너무 커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마음의 즐거움을 위한 봉사이지만 그것이 과해지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간혹 일부 기관에서 지나치게 잦은 요청을 할 때 곤혹스럽지만 정중히 자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 자원봉사자의 작은 행동 하나가 때로는 지역 사회를 바꾸는 큰 힘이 된다. 개인에게는 마음의 풍요와 성취감을, 사회에는 나눔의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봉사를 하는 사람일수록 표정이 밝고 온화하다. 그것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20여 년 동안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온 복성반점의 이정희 씨와 그의 아내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들의 짜장면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채우는 ‘행복한 한 그릇’이다. 그들의 꾸준한 나눔이 오늘도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데우고 있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30

물속에 잠긴 추억을 찾아, 엄마와 군위호로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에 자리한 군위댐(군위호)은 낙동강 지류인 위천을 막아 만든 다목적댐이다. 홍수 조절과 생활·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건설되었지만, 이 댐으로 인해 여러 마을이 수몰되고 그 속에 주민들의 삶과 추억도 같이 물속에 잠겼다. 그 속에는 시민기자의 외갓집도 있었다. 어린 시절, 명절이면 늘 찾던 외갓집 마당과 여름날 친구들과 물장구치던 시냇가. 이제는 모두 호수 아래 잠들었지만, 기억 속 풍경만은 여전히 선명하다. 사라진 옛 마을의 흔적을 더듬어 엄마와 함께 군위호를 찾았다. 가는 길에 잠시 길을 잘못 들어 좁은 골목에서 차를 돌리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벽화가 우리 마음을 환하게 했다. 길가에 피어 있는 하얀 들꽃에도 눈이 갔다. “저건 무슨 꽃일까?” 기자의 물음에 엄마는 차를 세우고 핸드폰으로 꽃 이름을 찾아보며 사진을 찍었다. 그 모습은 마치 순박한 소녀 같아, 그 모습을 몰래 한 컷 남겼다. 군위호는 잔잔한 수면 위로 산자락이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호수는 고요했고, 바람은 우리 뺨을 살짝 스쳐갔다. 물결을 따라 찬찬히 걸으며 추억에 잠겼다. 중간에 정원이 아름다운 카페에 들러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탁 트인 경치를 즐기며 추억 속 이야기를 나눴다. 전망대로 가면 군위호의 과거와 역사를 소개하는 설명판이 있다 하여 기대를 안고 찾았지만, 공사 중이라 자취를 감춰 아쉬움이 남았다. 그 대신,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테이블에 앉아 도시락을 나누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 시절 친척들과 음식을 나누고 웃던 기억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전망대 주변은 사진을 찍기 좋게 꾸며져 있어, 방문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추억을 남기기 좋은 장소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속에 외갓집 마당이 다시 떠올랐다. 사촌들과 뛰놀던 모습, 친척들과 음악을 틀어놓고 춤추며 웃던 여름밤, 늘 따뜻하게 맞아주시던 외할머니의 미소까지. 비록 마을은 물속에 잠겼지만, 그 시절의 추억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30

10년간 58억 썼지만···해수부 플라스틱 어상자 정책, 실효성 논란

해양수산부가 수산물 위판장의 위생 강화를 목표로 지난 10년간 총 58억 원의 국비를 투입해 플라스틱 어상자 737만 개를 임차 지원했지만, 여전히 전국 위판장에서 사용되는 어상자의 대부분은 나무나 스티로폼으로, 위생과 안전 문제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해양수산수가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수부는 2014년부터 위판장의 비위생적인 나무 어상자 사용을 개선하기 위해 플라스틱 어상자 임차비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10년간 737만 개의 플라스틱 어상자를 보급하고도, 실제 사용량은 2015년 591만 개에서 2024년 647만 개로 56만 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재 전국 위판장에서 사용되는 어상자는 총 2706만 개에 달하지만, 이 중 플라스틱 어상자는 23.9%에 불과한 것. 특히 전국 210여 개 위판장 중 플라스틱 어상자를 사용하는 곳은 단 9곳(11.5%)에 그쳐, 대부분의 위판장이 여전히 나무나 스티로폼 상자를 재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수부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나무 어상자를 플라스틱으로 전면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6년도 예산은 지난해와 동일한 7억9800만 원 수준이며, 임차 방식에서 구매 방식으로 사업 방식을 바꾸는 데 그쳤다. 문제는 어민들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임차 방식일 때 개당 국비 지원금은 612원이었지만, 구매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400원으로 줄었다. 반면 어민 자부담은 기존 612원에서 2200원으로 3.6배 증가했다. 이는 플라스틱 상자 구매단가 3000원 중 국비 400원, 지자체 부담 400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여기에 세척, 회수 등 관리비용까지 포함하면 어민이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약 3000원에 달한다. 현장 어민들은 정부 정책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한 어민은 “임차도 부담돼서 못 쓰는데, 더 비싼 플라스틱 상자를 어떻게 사냐”며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탁상에서 만든 계획으로는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같은 시기 농림축산식품부는 플라스틱 상자 임차 지원사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 2014년부터 1315억 원을 투입해 총 6억5700만 개를 지원했으며, 이를 통해 사용 습관 정착과 규격화에 성공했다. 임미애 의원은 “농식품부처럼 충분한 물량을 지원하고, 위판장 현대화사업과 연계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단순 교체 지원이 아닌 어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위생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의 목표는 ‘보급 실적’이 아니라 ‘현장의 변화’여야 한다”며 “해수부는 실효성 없는 사업 전환보다 어민의 부담을 줄이고 수산물 품질을 높이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30

“원더풀” 세계가 반하다… 시·공간 넘나드는 천년 고도의 매력

2025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대표단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천년고도의 품에 안겼다. 30일 경주의 대릉원 앞에는 다양한 언어가 뒤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들은 경주에서 관광이 아닌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경험을 하고 있었다. 대릉원은 그 여정의 시작점이었다. 고요한 아침 안개가 고분 위를 감싸 안을 때 신라의 숨결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고분 사이를 걷던 태국에서 관광객들은 “이곳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다. 마치 시간의 층을 밟고 있는 느낌”이라며 감탄했다. 그는 천마총 내부를 관람한 뒤 “고대 신라인들의 미적 감각과 장례문화가 이렇게 정교할 줄은 몰랐다. 이곳은 무덤이 아니라 예술의 전당”이라고 “원더풀”을 외쳤다. 황리단길은 경주의 또 다른 얼굴이다. 전통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상점들이 늘어선 이 거리는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공간이다. 이 곳에서 만난 프랑스 관광객들은 “이 거리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아요. 골목마다 감성이 흐르고, 창 너머로 보이는 기와지붕은 마치 영화 속 장면 같아요”라며 “경주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도시예요. 사람들도 친절하고, 모든 것이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에요”라고 전했다. 황리단길 도자기 공방에서 직접 만든 찻잔을 들고 있던 캐나다 대표단 관계자는 “이 작은 잔 하나에도 수백 년의 전통이 담겨 있다는 게 놀랍다. 캐나다에서는 보기 힘든 정성과 섬세함이다”면서 “경주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문화의 깊이를 느끼게 해주는 곳”이라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미국에서 온 사라 윌리엄스(45)는 첨성대 앞에서 하늘과 땅이 맞닿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 고대 천문대의 단아한 실루엣을 신기한 듯 한동안 처다봤다. 그는 “첨성대는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유산이라는게 느껴진다. 이곳에서 별의 움직임을 관찰했던 고대인들의 숨결이 느껴진다"며 “인근 동궁과 월지에서 펼쳐진 야간 조명쇼도 환상적이었다”고 즐거워했다. 현재 SNS에서는 ‘#경주러버’, ‘#황리단길감성’, ‘#GyeongjuDream’ 등의 해시태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찍은 경주의 사진과 영상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APEC 사무국 관계자는 “경주는 회의 장소로서도 훌륭했지만, 참가자들이 도시 자체에 감동받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문화외교가 실현된 것 같았다”며 “경주의 유산은 단순히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주는 APEC이라는 국제행사를 통해 세계인들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세게인들은 경주의 진면목을 발견했고, 이 도시를 마음의 안식처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30

배움으로 피어난 노년의 행복, 함께하는 지역의 힘⋯‘2025 고산 어르신 가족 축제’

대구 고산노인복지관(관장 박헌수)이 주관한 ‘2025 고산 어르신 가족 축제’가 지난 24일 고산노인복지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 해 동안 배우고 익힌 어르신들의 성과를 가족과 이웃,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날 무대에는 전통무용, 합창, 악기 연주, 댄스, 체조 등 17개 팀이 참여해 열정과 끼를 마음껏 펼쳤다. 약 300여 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한 공연은 배움의 결실이자 노년의 열정이 빚어낸 감동의 무대였다. 또한 서예, 수묵화, 수채화, 문인화, 캘리그라피, 천아트 등 1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어르신들의 삶의 이야기와 세대 간 공감의 메시지를 전하는 따뜻한 장이 되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복지관의 다양한 사업을 알리는 홍보 부스와 가족 단위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지역주민들의 참여 열기가 더해졌다. 응원 문구 캘리그라피, 뱃지 만들기 등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학습성과 발표회가 아니라, 어르신들이 배움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새롭게 열고 세대 간 소통을 이어가는 ‘살아 있는 평생학습의 장’이었다. 노년의 배움은 단지 여가가 아니라, 삶의 활력이며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이다. 고산노인복지관이 추진해온 다양한 교육과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지역사회의 품격을 높이는 귀한 일이다. 박헌수 관장은 “어르신과 가족, 지역주민이 함께 만들어낸 화합의 무대였다”며 앞으로도 세대가 어우러지는 지역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이번 축제는 어르신들의 배움과 지역사회의 연대가 만나 이뤄낸 결실이었다. 지역의 발전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피어난다. 고산노인복지관의 이번 축제가 보여준 ‘배움과 나눔, 그리고 세대공감의 힘’이 수성구를 넘어 대구 전역으로 확산이 되길 기대한다. 어르신의 열정이 지역의 희망이 되고, 공동체의 따뜻한 품이 세대를 잇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10-30

대구경북언론위원회, 제7기 시민언론아카데미 개강

사단법인 대구경북언론위원회(회장 문종규)는 지난 29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제7기 시민언론아카데미’ 개강식을 열었다. 이번 아카데미는 언론의 본질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건전한 미디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된 교육 과정으로, 시민들이 직접 언론의 구조와 기능을 배우며 올바른 뉴스 소비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7기 과정에는 권정태 씨를 비롯해 21명의 시민이 등록했으며, 개강식에는 문종규 회장, 김선완 수석부회장, 이수만 사무총장 등 임원진이 참석해 수강생들을 격려했다. 교육은 총 3일간 진행된다. 첫날에는 박영석 전 MBC 사장이 ‘뉴스와 정보의 홍수 시대, 생각을 잠식하는 알고리즘’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안목이야말로 현대 시민의 필수 역량”이라며, 알고리즘이 여론 형성과 사고방식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대현 전 매일신문 편집국장 겸 논설위원장은 ‘위기의 지역 언론, 그 탈출구는 어디인가’를 주제로 강의하며 지역신문의 재정 악화와 구독자 감소 등 현실적 위기 요인을 짚고, 지역 언론의 자생력과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둘째 날 오전에는 김선완 수석부회장이자 전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가 ‘언론의 본질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언론의 사명과 기능, 그리고 독자의 확증 편향이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방종현 대구문인협회 부회장이자 경북매일신문 시민기자단 단장이 ‘지역 언론과 시민기자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방 부회장은 “시민기자는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풀뿌리 언론의 중심”이라며, 시민기자의 자세로서 기록자·감시자·중재자이자 공감자의 역할을 강조할 계획이다. 마지막 날에는 수료식과 함께 제29차 지역발전토론회가 열린다. 윤용희 전 경북대학교 교수가 ‘2026년 지방선거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며, 지역 정치의 흐름과 향후 과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문종규 회장은 “시민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지역사회의 공정한 여론 형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언론위원회는 앞으로도 시민 참여형 언론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와 언론이 상생하는 소통의 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10-30

“APEC 기간 외국인 혐오 집회·시위 용납 못해”

경찰청은 31일과 11월 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국·외국인에 대한 차별·편견이 담긴 혐오 표현을 하는 집회·시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집회신고, 현장 대응, 사후 조치까지의 전체 과정을 혐오 집회·시위의 행위 태양과 불법 양상에 따라 체계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악의적 사실관계 왜곡, 허위 정보 생성·유통에 대해서는 지난 14일 발족한 ‘허위 정보 유포 등 단속 전담팀을 중심으로 정보통신망법과 전기통신기본법 등 관련 법령을 적용해 대응할 예정이다. 앞서 윤호중 행정안전부장관은 지난 10일 “경찰이 혐오 집회·시위에 적극 대응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하며 ‘특정 국가·국민 대상 혐오 집회·시위에 대한 효과적인 법 집행 대책’을 국가경찰위원회에 안건으로 토의에 부친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이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위상이 높아지며 방한 외국인 수가 크게 늘고 있으나, 혐오 집회·시위로 인해 외국인들이 불안감을 느끼거나 관광업계·상인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등 국가 경제·외교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회적 우려 확산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국가경찰위원회와 경찰청은 지난 20일 제574회 국가경찰위원회 정기회의에서 해당 안건에 대한 대책을 깊이 있게 심의한 후 세부적인 내용을 보완해 최종적으로 대책을 확정했다. 국가경찰위원회는 이번 대책이 모든 외국·외국인을 보호 대상으로 삼는 것이며, 혐오 집회·시위에 대한 금지·제한은 세계적ž보편적 규범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30

비접촉 교통사고라도 구호·신고 조치 않으면 면허 취소···중앙행정심판위 “처분 적법”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람을 다치게 하는 비접촉 교통사고를 낸 뒤 필요한 조치와 신고를 하지 않은 운전자에 대한 운전면허 취소 처분이 적법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최근 비접촉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후 필요한 조치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A씨의 행정심판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30일 밝혔다. 1차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던 A씨는 2차로에서 피해자가 운전하던 이륜자동차와의 안전거리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2차로로 진로를 바꿨고, 피하려던 피해자가 이륜자동차를 급제동하면서 넘어지는 사고가 났다. A씨는 피해자에게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와 200만 원이 넘는 물적 피해를 입게 하고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와 신고를 하지 않았고,. 관할 경찰청장은 A씨의 제1종 보통운전면허를 취소했다. A씨는 차량간 접촉이 없어 사고의 발생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운전면허 취소처분은 위법·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앙행심위는 A씨가 사고 현장 30m 앞에 정차한 뒤 사고 현장으로 와서 피해자의 이륜자동차를 일으켜 세우고 약 2분간 머물다가 그냥 간 것으로 확인돼 자신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이유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로교통법’에서는 운전자가 사람을 다치거나 죽게 하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에는 △즉시 정차해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 제공 △사고가 일어난 곳, 사상자 수 및 부상 정도, 손괴한 물건 및 손괴 정도, 그 밖의 조치사항 등을 경찰에 지체없이 신고 등을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조치 또는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시·도경찰청장은 해당 운전자의 모든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 있고, 운전자는 4년 동안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다. 소영 중앙행심위원장은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에는 반드시 ‘멈추고, 구호하고, 신고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면 운전자의 법적 불이익과 피해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30

자유수호 희생자 합동위령제, 반공순국청년동지 위령비서 엄수

한국자유총연맹 포항시지회는 30일 오전 포항시 북구 덕수동 수도산 반공순국청년동지 위령비 앞에서 ‘2025년 자유수호 희생자 합동위령제’를 거행했다. 위령제는 광복 이후 반공전선에서 공산주의자들과 싸우다 산화한 반공애국인사 고(故) 이상현 외 129위 영령의 넋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위령제에는 유족과 자유총연맹 회원, 포항시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경과보고를 맡은 권기형 한국자유총연맹 부회장은 “이 위령비는 해방 이후 6·25 전쟁을 전후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하신 포항 출신 129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며 “1963년 포항시의회에서 건립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같은 해 11월 10일 제막식을 하고 첫 합동위령제를 거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79년부터는 자유총연맹이 주관해 매년 봉행해오고 있다”며 포항시와 시의회의 지속적인 협조에 감사를 전했다. 김유성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오늘의 자유와 번영의 밑거름”이라며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오직 그분들의 헌신 덕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30

대구경찰, 베트남 거점 불법 대포유심 유통 조직 35명 검거⋯13명 구속

보이스피싱 조직에 불법 대포유심을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서부경찰서는 30일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대포유심을 유통해 약 30억 원의 범죄수익을 챙긴 베트남 총책 A씨와 국내 총책 B씨 등 조직원 35명을 검거하고, 이 중 1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기통신사업법’ 및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 및 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조직은 2022년 3월부터 베트남과 국내에 사무실을 두고 텔레그램 등 메신저로 모집책과 하부조직원을 관리하며 대포유심 명의자 76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572개의 회선을 개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023년 4월 수사에 착수해 금융계좌 추적 등을 통해 상·하부 조직원을 특정했다. 이어 7월부터 국내 관리책을 시작으로 베트남 총책 A씨와 국내 총책 B씨 등 주요 조직원 25명과 대포유심 명의자 10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또 유통된 대포유심 회선에 대해 통신사에 이용 중지를 요청했다. 수사 과정에서 베트남으로 도피한 조직원 2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국제공조를 진행했으며, 베트남 영사관과의 실시간 협력으로 김해공항 입국 시 검거 후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대포유심은 전기통신 질서 교란뿐만 아니라 피싱범죄 등 2차 범죄의 도구로 악용돼 사회적 피해를 양산한다”며 “개인 명의로 개통한 유심을 타인에게 제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0-30

APEC 기념 불꽃·드론쇼, 포항 하늘을 수놓다

“빛으로 깨어난 도시, 포항의 밤하늘이 세계를 울렸다” 29일 밤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어둠이 내린 하늘 위로 1000대의 드론이 떠올랐다. 드론이 만들어내는 형상은 마치 거대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I LOVE POHANG’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포항의 상징물, APEC 정상회의 로고,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형상화한 그림들이 차례로 펼쳐졌다. 관람객들은 휴대폰을 들어 연신 하늘을 담았다.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김지은씨(38)는 “포항이 세계 속 도시로 다가온 기분이었다”며 “지난 6월 비로 취소됐던 불꽃축제 때 아쉬움이 컸는데 오늘 이렇게 멋진 무대를 보니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고 웃었다. 드론쇼가 끝나자 무대 조명이 서서히 꺼지고 국악 선율이 잔잔히 흘렀다. 관객들의 시선이 바다 쪽으로 향한 순간 “3, 2, 1” 카운트다운이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영일만 앞바다의 두 척 바지선에서 불꽃이 폭발하듯 솟구쳤다. 약 1만5000발 규모의 불꽃이 국악 리듬에 맞춰 하늘을 수놓으며 밤바다 위에 포항의 미래를 비췄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을 주제로 한 불꽃 쇼는 앞선 드론 영상과 이어져 하나의 완성된 서사로 빛났다. 행사장 한쪽에는 국내외 기업인과 초청 인사들이 머무는 ‘APEC 경제인 존(Zone)’이 별도로 운영됐다.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국제 행사를 지켜본 한 참석자는 “포항이 산업 도시를 넘어 글로벌 해양도시로 성장하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초청 경제인뿐 아니라 시민과 관광객들도 몰려들며 행사장은 열기로 가득 찼다. 당초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규모 불꽃·드론쇼가 경호와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되면서 관광객 상당수가 포항으로 향한 것도 인파가 몰린 원인으로 꼽혔다. 대구에서 친구들과 함께 온 대학생 박성훈씨(23)는 “불꽃이 물 위에 반사될 때 정말 그림 같았다. 포항이 이렇게 멋진 도시였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며 “APEC을 계기로 도시가 한층 활기를 띠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APEC 정상회의 기념 포항 불꽃&드론쇼’는 포항시가 준비한 공식 기념행사다.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포항의 산업·문화·해양도시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장 주변 도로는 오후 5시부터 교통이 통제됐고 해병대, 소방, 경찰, 자원봉사자 등이 배치돼 안전 관리에 나섰다. 포항시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포항의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K-해양도시’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자리”라며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안전하고 감동적인 축제를 선보이기 위해 모든 인력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무대의 시작은 EDM 브랜드 ‘DROID ASIA’ 소속 DJ 카주쇼타임이 열었다. 강렬한 사운드와 조명 연출이 어우러지자 해변 전체가 거대한 클럽으로 변했다. 관객들의 환호가 밤하늘을 메웠다. 뒤이어 소리꾼 이희문 오방신과가 무대에 올라 전통의 울림으로 공연의 흐름을 이어갔다. 이들은 2024년 ‘타이니 데스크 코리아’에 출연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무대로 주목받은 국악 크로스오버 팀이다. 불꽃과 음악이 절정에 이르자 외국인 관광객들도 함께 환호했다. 캐나다에서 온 리사 브라운(34)은 “국적이나 성별, 나이를 떠나 모두가 같은 리듬에 몸을 맡기고 하나가 된 순간이었다”며 “포항의 에너지를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잊지 못할 밤이었다”고 전했다. 무대의 마지막은 포항의 상징 ‘철’을 모티브로 한 그랜드 로보틱 퍼포먼스 ‘이아피, 포항 i’가 장식했다. 무대 옆에 잠들어 있던 거대한 철의 형상이 불꽃과 함께 깨어나며 포항의 상징성을 드러냈다.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지자 관객들은 순식간에 매료됐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계 경제인들에게 포항을 알리고, 산업·문화·관광 교류를 활성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품격 있는 도시 브랜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9

포항불꽃쇼 가는 길 극심한 교통체증 ⋯ 영일대해수욕장 방향 가는 운전자들 외곽도로 우회해야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기념하는 ‘포항불꽃쇼’가 열린 29일 저녁 포항시가지 전역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다. 불빛 축제가 시작되는 시간과 기업체 및 공공기관 퇴근시간이 겹치면서 이날 오후 6시30분 현재 축제장인 영일대해수욕장으로 가는 도로 전체가 주차장이 되다시피해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포항시는 1회 추경에서 확보한 경북도비 3억 원과 시비 3억 원으로 평일인 29일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영일대해수욕장에서 ‘포항불꽃쇼’를 연다. 영일대해수욕장 앞바다에 바지선을 띄워 15분 동안 불꽃쇼를 펼쳐지고 이어 1000대의 드론이 빛으로 밤하늘을 수놓는다.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알리는 문구와 이미지도 활용한다. 움직이는 대형 기계 예술 작품인 포항문화재단의 이아피(Iahfy) SF 퍼포먼스도 보탠다. 하지만 축제가 열리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축제장으로 도로 길목마다 교통체증이 시작돼 차량들이 거의 멈추다 시피하며 거대한 주차장이 돼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불빛축제를 보러가는 외지 관광객들과 퇴근시간 차량이 한꺼번이 몰리면서 극심한 체증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부득이 영일대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능 차량들은 시가지 우회도로를 이용하거나 가는 시간을 조정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10-29

“제발 일하고 싶어요”… 구직 향한 간절한 발길들

29일 포항시 남구 만인당에서 열린 ‘2025 포항일자리박람회' 현장은 수백 명의 구직자로 북적였다. 연령대와 사연은 구직자들 마다 달랐지만 취업에 대한 갈망은 뜨거웠다. 저마다 이력서를 손 꼭 쥔 구직자들은 이번 면접이 마지막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표정이었다. 포항시와 대구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이 마련한 일자리박람회에는 포스코RP테크, 지멘스 헬시니어스 등 제조업·서비스업 분야 52개 기업이 281명을 선발하기 위해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층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구직자들은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구인 정보 게시대를 긴장된 표정으로 오가며 채용정보를 확인했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지원자들은 연신 한숨을 내쉬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증명사진 촬영 부스에서 이력서에 넣을 사진을 찍은 김태구씨(63)는 3년 전 퇴직 전까지 30여 년간 포항에서 기계정비업에 종사했고, 최근까지는 당진제철소 등 타지로 일을 하러 다녔다고 했다. 그는 “정비사 모집 공고는 많지만 이제는 몸이 힘들어 편한 일을 하고 싶다”면서 “1종 대형운전면허증 외에 별도의 자격증이 부족한 탓에 그토록 원하는 운전직 면접에서 떨어졌다”며 고개를 떨궜다. 환경미화원 채용공고에 관심을 보인 대학생 이희정씨(26·포항시 남구 연일읍)는 ”어린 시절부터 깨끗한 도시를 만드는 보람 있는 일을 하는 게 꿈이었다“면서 “젊다고 힘든 일을 못 하는 건 아닌데 불합격 통보를 받으니 가슴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산업안전관리를 전공한 대학 졸업예정자 김대현씨(24·포항시 북구 두호동)는 포항의 한 폐수업체 면접에서 성실함과 열정을 어필했다. 그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일할 자신이 있다”고 호소했다. 행사에 참여한 전자산업 관련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행사장에 사람은 많지만, 우리가 찾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귀뜸했다. 일반 신입이 회사에 적응하기는 어렵고, 최소 3년 이상 경력 있거나 관련 자격을 필수로 갖춰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인사담당자는 “오늘 1명이 지원했지만,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포항은 철강산업 중심지라서 전자산업 인력이 거의 없어서 헤드헌터를 통해 적임자를 찾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했다. 포스코 노무협력실 문형석 과장이 ‘나의 길을 설계하다’라는 제목으로 청년을 위한 진로 내비게이션 특강을 통해 “자기 이해에서부터 취업이 시작되고, 개인의 적성과 성향, 직업 가치관, 핵심역량 등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부합하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0~30대 청년층에게는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일자리박람회에서는 실제 면접 환경에서 즉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의면접 체험과 게임형 강점 진단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다. 퍼스널컬러 진단, 이력서 첨삭 코칭 등의 부대행사에도 구직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포항시 일자리청년과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구직자가 늘었다”면서 "청년, 중장년, 여성 등 수요 맞춤형 프로그램은 호응도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10-29

초록우산 경북본부, 구미그린리더클럽과 보호 아동 자립 지원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본부장 박정숙)는 지난 28일 구미그린리더클럽(회장 이규왕)과 함께 구미 지역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한 후원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구미그린리더클럽 곽명수 위원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북서부지소를 통해 법무보호대상자 자녀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1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이 후원금은 보호대상자 가정 회복과 자녀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돕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구미그린리더클럽 배현종 위원은 새빛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아동 9명에게 새 신발을 선물하며 따뜻한 나눔을 실천했다. 구미그린리더클럽 곽명수 위원은 “법무보호대상자 가정의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성장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아이들의 자립을 응원하는 나눔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구미그린리더클럽 배현종 위원은 “아이들이 구멍 난 신발을 신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쓰여 초록우산을 통해 아동 신발을 지원하게 되었다”며 “예쁜 신발을 신고 아이들이 더욱 활기차고 자신감 있게 생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초록우산 박정숙 경북본부장은 “지역의 따뜻한 관심이 아이들의 성장과 자립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아동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그린리더클럽은 초록우산의 중·고액 후원자 모임으로, 구미 지역 아동의 행복한 성장을 돕기 위해 매달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와 함께 기부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아동 안전우산 지원, 신발 및 실내화 지원, 취약계층 아동 장학금 지원 등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5-10-29

틈새 건강 지킴이 홍상완 교수 특강

건강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의 생활 전선에서 일부러 시간을 내어 운동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직장 생활에 매인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도 틈새 운동은 필요하다. 지난 22일부터 2일간 대구예술대학교 시니어아카데미(학장 김태호)에서는 평생을 체육교육에 바치고 요즘은 ‘생활에 활력을 주기 위한 간편 건강 활동의 실제’라는 제목으로 명 강의를 펼치고 있는 홍상완 대구교육대학교 명예교수를 모시고 건강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토속 지역 사투리의 구수한 입담으로 ‘인명 재천(人命 在天), 건강 재아(健康 在兒)’라는 말로 시작하여 건강 강좌가 진행되는 도중 간간이 하모니카로 ‘오빠 생각’‘고향의 봄’ 등 우리 가요를 연주하여 지루하지 않고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홍 교수는, 평소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걷기 운동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1만 보 이상을 걸어야 효과가 있다는 것은 편견이며 4천 보부터 5천 보, 6천 보, 1만 보등 각 구간마다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였다. 틈새 운동에는 계단 오르기, 의자에 앉아서 두 다리 뻗기, 보행 중에도 멀리 보고 걷기, 점심시간에 10~15분 정도 걸어서 식당 가기, 종아리 운동, 조탁법, 목운동, 목 밑 림프절 마사지 하기, 상초, 중초, 하초 두드리기, 스쿼트 등 다양하며 틈새 운동의 효과는 건강 증진, 수명 연장, 활기참, 의욕적임, 외로움 극복이 있다고 설명하였다. 일반 가정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틈새 운동 실습에는 건강 박수 치기와 일본인 교수가 연구한 ‘발목 펌프 운동’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시범을 보였다. 박수는 주먹 박수, 봉우리 박수, 손등 박수, 손가락 박수, 먹보 박수, 손바닥 박수, 달걀 박수 등이 있으며 종류마다 효과를 주는 부위가 다름을 설명하였다. 예를 들어, 주먹 박수는 50회 이상이면 뇌를 활성화 시켜 주고 어깨통증 완화, 뇌졸중과 치매 예방에 효과 있으며 손바닥 박수는 내장 기능, 오장 육부, 변비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두 번째 실습은 발목 펌프 운동이다. 직경 6~10 cm 원통형의 파이프나 목재, pvc 수도관 등으로 30~35cm 이상의 도구만 있으면 된다. 운동 방법은 누워서 하거나 앉아서 할 수 있으며 한 쪽 발은 봉 위에 걸쳐 두고 다른 쪽 발은 20~30cm 정도 씩 위로 쳐들었다가 운동 기구에 떨어뜨린다. 처음에는 무리하지 않게 아침, 저녁 2회 정도 양발 합계 200번 이상 하되, 차츰 횟수를 늘려 1회 500~600번 이상 실시한다. 발을 올릴 때는 공이 땅에 떨어졌다 퉁겨지듯이 발목이 운동 기구에 부딪힐 때의 반동으로 올리면 소리도 약하고 힘도 절약된다고 한다. 봉은 스폰지나 수건을 감아 사용하면 발목이 아프지 않아 좋다. 발목 운동의 효과는 현대인의 보행 부족을 해소하고 전신의 혈액을 시작으로 체액의 순환을 좋게 하며 체내의 노폐물이 신장을 거쳐 여과 정화되며 많이 할수록 건강에 효과가 크다고 한다. 김화순 회장을 비롯한 시니어 학생들은 당장 쾌식, 쾌변, 쾌면, 혈압 안정, 다이어트, 의사가 고칠 수 없는 난치병까지 개선된다고 하니 당장 한번 실시해봐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5-10-29

이인지구 공사장 한복판 ‘어린이공원’⋯‘위험한 놀이터’로 방치

27일 오전에 찾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지구 도시개발구역 현장 공터 한복판에는 ‘이인8 어린이공원’이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미끄럼틀등 놀이시설은 제 모습을 갖췄지만, 주변에는 공사 자재와 돌무더기, 굴착기와 덤프트럭도 있었다. 출입을 막는 울타리나 안전 표식은 없었다. ‘이인8 어린이고원’이 공사 한복판에 놓인 ‘위험한 놀이터’가 된 셈이다. ‘이인8 어린이공원’은 포항시가 2011년 실시계획을 인가한 이인지구 도시개발구역 사업의 일부로 이인리 산176 일원에 1672㎡ 규모로 조성 중이다. 2012년 착공 이후 공정이 지연되면서 전체 사업이 준공되지 않아 어린이공원은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준공 전까지 시설물의 관리와 안전 책임은 시행 주체인 조합에 있다. ‘이인8 어린이공원’ 도 포항시로 이관되기 전이어서 현재의 관리 의무 역시 조합에 있다. 그런데도 현장은 사실상 방치돼 있어 안전사고가 나면 책임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아파트 주민 김모씨(51)는 “이용 제한도, 안내문도 없는 상태에서 아이들이 드나들까 봐 불안하다”라면서 “겉보기에 완공된 것처럼 보여 오히려 더 위험하다. 행정은 사고가 나기 전까진 움직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진엽 계명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이인8 어린이공원'처럼 도시개발구역 내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관리 주체가 정해져 있으며, 조합이 안전관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면서 “임시로라도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거나 관리원을 배치하는 등 안전 확보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해당 어린이공원은 전체 사업이 아직 준공되지 않아 법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며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공정률을 고려하면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이 안전조치를 즉시 취하도록 요청하고 현장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9

도시철도, 무임수송 손실 국비보전 촉구 공동 기자회견 열어

대구교통공사는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대표자협의회 및 국회의원 3인과 함께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 개선 및 국비보전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무임수송으로 인한 재정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는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전국 6개 도시철도 기관(대구·서울·부산·인천·대전·광주)의 무임수송 손실액은 총 7228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누적 결손금은 29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운영기관들은 국회에 계류 중인 국비보전 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강력히 요청했다. 또 개정안 통과를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추진하며, 11월까지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확보할 계획이다. 대구교통공사 김기혁 사장은 “무임수송제도는 정부의 정책적 결정으로 도입된 교통복지정책인 만큼, 국비 보전을 위한 법 개정이 시급하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정준호 의원과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함께 참여해 무임수송 손실 문제의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무임수송 제도가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하며 “지속적인 재정 지원 없이는 서비스 유지와 확충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