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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스트리아 슈니첼보다 맛있는 ‘그냥’의 돈가스

동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입국해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독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떠나기 바로 전, 개그맨 유재석이 하는 유튜브 ‘풍향고’에서 우리가 가려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를 먼저 다녀와서 정독했다. 풍향고팀은 패키지인 우리와 달리 자유여행이었고 핸드폰으로 검색 따위 안 하고 숙소도 식사도 기차도 무작정 닥치는 대로 해결했다. 오스트리아에 가면 슈니첼은 꼭 먹어야 한다고, 유명한 맛집 앞에 줄을 섰다가 예약한 사람만 입장 가능하다고 하니 아쉬워하다가 근처 줄 없는 식당에서 맛보았다. 맛있다고 하면서 케첩과 잼을 뿌리거나 가져간 튜브 고추장을 곁들여 먹었다. 우리 패키지는 모차르트가 살았던 짤즈부르크를 둘러보고 모차르트 어머니의 생가가 있는 할슈타트 호수 보러 가는 길, 산골 작은 읍내같은 곳에서 점심으로 먹었다. 풍향고 팀이 먹었던 그 슈니첼을 우리도 먹는다니 기대가 컸다. 화장실이 급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달려갔다. 손을 씻고 내 자리로 오니, 수프와 샐러드와 빵이 놓였다. 따뜻한 수프는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대량 생산한 것 같은 라면 스프 맛이 났다. 그래서 다들 맛있다며 먹었다. 샐러드도 경양식집의 그 샐러드였다. 빵도 달콤해서 금방 해치웠다. 그러자 본식 메뉴인 슈니첼을 들고 종업원이 들어왔다. 우와아~~, 크기가 얼마나 큰지 서울 남산에서 본 세숫대야 돈가스만 했다. 혼자 먹기엔 진짜 컸다. 우리나라 돈가스와 닮았는데 다른 점은 레몬 4분의 1조각과 감자 튀김이 사이드에 잔뜩 토핑으로 얹혔다는 것, 또 돈가스 소스가 없었다. 슈니첼 맛집이 아닌지, 칼로 썰어 한 입 먹었더니 짜다. 또 돼지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나서 내 입에는 맞지 않았다. 옆에 함께 나온 감자튀김에 캐첩을 뿌려 배를 채웠다. 옆에 일행들은 반 정도 먹고 남겼다. 워낙 크기가 한국인 여행객들이 다 먹기엔 컸다. 그 위에 돈가스 소스와 오뚜기 수프와 단무지나 깍두기가 있었다면 남기지 않았을지 모른다. 여행에서 돌아와 포항제일교회 근처 돈가스 맛집 ‘그냥’에 갔다. 이 집은 메뉴가 돈가스 하나뿐이다. 오르막길에 자리한 곳이라 모르는 사람은 간판도 못 보고 휙 지나쳐 간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니 봄이라고 사장님이 키우는 화분에 꽃이 만발했다. 수선화가 꽃대를 올렸고 연보랏빛 긴기아난이 향을 내뿜었다. 칼랑코에도 햇살을 향해 목을 길게 뽑고 곧 꽃을 피울 기세다. 창가 자리에 앉아 기다리니 따뜻한 물과 기본 반찬 세 가지가 나왔다. 쫑쫑 썬 고추장아찌와 부채를 편 듯 다소곳한 단무지, 잘 익은 깍두기였다. 뒤이어 돈가스 접시가 입장했다. 사각의 접시는 가장자리가 레이스 뜨기 무늬를 닮아 그 자체로 우아했다. 소스를 가득 부었고 그 위에 익은 양파를 토핑했다. 사이드에는 양배추샐러드에 참깨드레싱을 뿌려 고소한 향이 풍겼다. 샐러드 주위에 빨간 딸기와 초록 브로콜리를 둘러 꽃 같았다. 귤 반쪽에 달걀 반쪽과 파인애플 반쪽이 앙증맞게 입맛을 당겼다. 고기 냄새에 민감해서 어지간한 집의 돈가스는 입에 맞지 않는다. ‘그냥’의 돈가스는 어떨까 조심스럽게 썰었다. 소스와 함께 한 입 맛보았다. 오스트리아의 슈니첼과 달리 짜지도 비리지도 않았다. 양배추 채가 얌전하고 가지런해 기계로 썰었냐고 사장님께 여쭈니 손으로 해야 일정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소스도 직접 이것저것 넣고 빼보며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맛이라고 한다. 천연 재료만 넣었다고 자랑이 길었다. 나름 장인정신으로 만든 돈가스였다. 그냥 사장님이 할슈타트에 가서 오픈하시면 대박 날 집이 확실하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6-03-23

전쟁과 파병 반대 시민 성명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직후 유가 급등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기름값이 2000원에 육박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마다 차량 행렬이 이어지며 혼잡을 빚었다. 정부의 긴급 개입으로 기름값은 잠시 안정세를 보였으나, 석유 의존도가 높은 생활필수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며 일부 품목의 품귀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렇듯 사소한 일상용품까지 이미 우리는 하나의 세계로 묶여있다. 지난 19일 오전 11시, 경주시청 앞에서는 이란 전쟁 및 파병 반대 시민성명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경주 지역 8 개 정당과 시민단체가 연합해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황성동 시의원 출마 예정자 문연지 씨, 진보당 경주시위원회 여호수 위원장, 시민사회위원회 김성대 위원장 등이 발언자로 나섰다. 참가자들은 “국민의 이름으로 파병을 거부한다”, “전쟁 공조 아닌 평화를 선택하라”는 구호를 세 차례 제창한 뒤, 문연지 씨가 첫 발언자로 나서 “전쟁 도구가 된 군대가 아닌,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며 미국의 외교적 압력에 휘둘리지 않는 독자적 결정을 촉구했다. 이어 경주겨레하나 최성훈 대표는 “국제법 위반 소지가 분명한 이번 전쟁에 동조한다면 청년들의 목숨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며 파병 반대를 호소했고, 환경단체 대표들은 “전쟁은 생태계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 건물 전광판에는 “경주시 초등학생 입학축하금·중고교 교복비 지원 안내” 광고가 반복 송출되었다. 한 참가자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학교 잔해 아래 깔린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이 광고를 보니 참담하다”며 전쟁의 비극성과 일상 속 평화의 소중함을 대비시켰다. 회견 말미에는 시민사회단체 공동명의 성명서가 낭독되었다. 성명서는 “대한민국 헌법 제5조 1항(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파병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하며 마무리되었다. 시민 김모(65) 씨는 “전쟁 소식만 들려도 숨이 턱 막히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정치인들은 군인과 국민의 생명을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먼저 지켜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총칼이 아닌 희망 가득한 내일을 물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6-03-23

그림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곳곳에 봄이 넘실대고 있다. 언제 떠나도 자연과 함께하기 좋은 때다. 한결 상큼해진 공기와 수줍게 얼굴을 내민 꽃을 마주하며 흥해어리골작은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림책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다. 지난 금요일이 첫 시간이었다. 조금 일찍 도착한 작은 도서관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곧 강사님이 도서관 문을 열고 수업할 그림책을 가방 가득 챙겨오신 모습이 보였다. 강사님은 수업할 몇 권이 아니라 가방 가득 챙겨오신 그림책을 책상 위에 펼쳐놓는다. 오늘 여행을 떠날 그림책은 프랑스 작가 에릭 바튀의 책들이다. 그림책을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오랜만에 펼치다 보니 작가들의 이름이 익숙하지 않다. 강사님도 이 작가는 잘 모를 수도 있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에릭 바튀는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라고 하셨다. 작가의 생각을 가장 잘 나타내는 책이라고 소개하면서 ‘공기처럼 자유롭게’를 먼저 읽어주신다. 책을 보니 파란색과 초록색 붉은색 등의 색이 잘 드러났고 다른 그림책에 비해서 사람들은 작게 그렸다. 이어진 책들도 색깔은 다양하게 그려졌고 군데군데 프랑스의 삼색기도 작가는 세심하게 그려 넣었다. 스무 권 가까이 펼쳐놓은 책들을 보니 그중 ‘새똥과 전쟁’이라는 제목의 책이 눈에 띈다. 지금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 떠올랐다. 강사님이 읽어주신 책을 보며 전쟁이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하지만 전쟁은 왜 하는지, 피해자는 누구이고 전쟁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스갱아저씨의 염소’는 작가의 첫 책이었는데 안전한 울타리 안을 택할 것인지 위험하지만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기에 좋은 책이다. 책상 위에 펼쳐진 책들을 강사님은 계속 읽어나갔다. 처음엔 이 책들을 다 읽어주실 줄 몰랐는데 2시간 동안 읽어 내려갔다. 이야기 할머니 앞에 모여든 유치원 아이들처럼 이야기에 집중했다. 작가는 책에서 답을 내리지 않았다. 독자들이 자신이 느끼는 대로 답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책 군데군데 프랑스 삼색기를 그려 넣었고 태양, 나무, 달, 동물도 많이 보였다. 작가의 자연에 대한 애착을 그림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림책은 어린아이들이 있는 엄마들에게 관심이 많지만 어릴 때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그림책이 이제는 자신이 좋아져서 책을 읽게 된다고 수업에 참여하신다는 분이 두 분 계셨다. 돌아보면 시민기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이 있어 도서관을 더 부지런히 다녀야 했다. 그때 그림책에도 처음 입문을 했다. 그림책을 읽던 중 아이들보다 스스로가 더 감명받은 적도 많았다. 지나가 버린 어린 시절과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그리고 지금 나의 삶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노 요코의 그림책 ‘백만 번 산 고양이’이나 ‘두 사람’, ‘알사탕’ 등의 책을 만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한 개라도 백 개인 사과’와 ‘내 이름은 자가주’도 다시 읽으니 저절로 마음이 반짝반짝한다. 그 덕에 문외한이던 미술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그림책 속에는 사람과 세계가 들어 있었다. 그림책에는 나이도 성별도 없다. 책을 읽다 보니 어린아이부터 100세까지 보는 책이라는 게 맞는 말이다. 봄과 함께 그림책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허명화 시민기자

2026-03-23

포항해경, 봄 행락철 ‘해상 안전 특별대책’ 추진

봄철 행락객 증가와 안개가 짙게 끼는 ‘농무기’ 시즌을 맞아 포항해양경찰서가 선제적인 해상 안전관리에 나선다. 포항해양경찰서는 다중이용선박 이용객 급증에 대비해 사고 예방 활동과 특별단속을 병행하는 ‘선제적 안전관리 대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해경은 특히 봄철 잦은 안개로 인한 시계 제한 상황에서 발생하기 쉬운 선박 간 충돌 사고를 막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안전 속력 준수, 레이더 및 견시(가까이서 살핌) 강화, 무선설비(VHF) 청취 등 기본 안전수칙 이행을 강력히 유도하기로 했다. 현장 밀착형 예방 조치도 강화된다. 각 파출소는 낚시어선업자 간담회와 현장 임검을 통해 ‘기관 손상 예방 자가 점검표’와 ‘조종·경고 음향신호 안내문’을 직접 배부하며 사고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집중 단속도 예고됐다. 해경은 23일부터 12일간 홍보·계도 기간을 가진 뒤 4월 6일부터 54일간 △음주운항 △과승 △구명조끼 미착용 등 ‘3대 안전 저해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이근안 포항해양경찰서장은 “행락객이 몰리는 시기에 맞춰 현장 중심의 예방 활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안전한 바다를 위해 해양 종사자들의 철저한 법규 준수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23

대구안실련, 소방안전 시스템 개편 없인 대형 사고 반복⋯구조 개혁 촉구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안실련)이 최근 발생한 대전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 대형화재를 단순 사고가 아니라 현행 소방안전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이라고 비판했다. 대구안실련은 23일 성명을 통해 “이번 화재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인한 급격한 연소 확산, 공장 내 위험물질 존재, 점심시간에 따른 대피 지연, 반복된 증축으로 인한 복잡한 건물 구조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되며 피해를 키웠다”며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은 표면적 원인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문제는 현행 소방안전 시스템 자체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대한민국의 소방제도가 법적 기준 충족 여부에 초점을 맞춘 ‘형식 중심(Compliance-based)’ 구조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설비가 규정대로 설치되면 적법으로 간주되지만, 실제 화재 상황에서 해당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검증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 화재 위험 분석과 실제 제어 가능성을 기준으로 설계하는 ‘성능·위험 기반(Performance + Risk-based)’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성능 중심 소방체계 전환 △시스템 인증제 도입 △실작동 중심 유지관리 체계 구축 △설계 책임 명확화 △실증 기반 기준 개편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대구안실련 관계자는 “이번 화재는 설치 중심 행정 시스템이 만든 구조적 재난이다”며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사한 대형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23

보상 근거 없는 ‘호미곶항 정비공사’ 피해···호미곶 해녀들 “피해 입증도 막막합니다”

2021년 4월 시작한 포항 호미곶항 정비공사 이후 호미곶 해녀들이 성게·전복 등 채취물 급감했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보상받을 길은 막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공사가 국가어항 공사라는 이유로 제도적인 보상 근거가 없고, 정비공사와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해야 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해양 분야 전문가는 “해녀들이 겪는 생산량 감소는 해조류 감소와 연결된 구조”라면서 “성게와 전복 등은 해조류를 먹이로 하기 때문에 해조류 서식 환경이 약해지면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공사 과정에서 해저 퇴적물이 교란되면 부유물질이 증가하고, 탁도가 높아지면서 햇빛 투과가 줄어 광합성이 저해될 수 있다”며 “부유물질이 다시 가라앉으며 바위 표면을 덮으면 해조류 포자가 붙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고, 결국 해조류 성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변화가 성게·전복 등 채취물 감소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라면서도 “공사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동해안 전반에서 나타나는 생산량 감소를 특정 공사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수온 상승과 기후변화가 더 큰 구조적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법적 대응도 쉽지 않다. 익명을 원한 법률 전문가는 이번 사안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이 아니라 공익사업에 따른 손실보상 문제로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보상 여부는 어촌계 등에 부여된 어업권이 존재하는지와 그 권리가 침해됐는지에 달려 있다”며 “국가어항처럼 어업이 제한된 구역, 즉 한정어업 형태라면 보상 대상이 아니라는 해양수산부 논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마을어업권이 실제로 인정되고, 그 권리가 공사로 인해 침해된 경우라면 보상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이미 공사가 진행된 상황에서 보상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고, 시간과 비용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다만, 정비공사로 생업 자체가 어려워진 수준이라면 생존권 문제로 접근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공익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전 협의를 통해 보상과 지원이 논의되지만, 사업 진행 이후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제도적 대응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 발생 이후 주민이 직접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방식이라 현실적 부담이 크고, 이로 인해 현장에서 제기되는 피해가 제도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공사로 인한 피해 여부를 행정이 먼저 조사하고, 원인이 확인되면 제도 보완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제도가 없다는 이유로 대응이 지연되는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자체와 중앙부처 사이에 입장 차이가 생기면 국무총리 산하 행정협의조정 절차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며 “포항시가 해녀 피해와 공사 간 관련성을 조사한 뒤 해수부에 문제를 제기하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 조정 절차에 부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23

대구 지하철 1호선 진천역 입구 화재⋯1시간 10여 분 만에 완진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진천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는 등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약 1시간 20분 만에 큰 불길을 잡고 현재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23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분쯤 달서구 진천역에서 “연기가 뿌옇게 올라온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12시 9분 현장에 도착해 진화 작업에 나섰고, 약 35분 뒤인 12시 40분쯤 초진을 완료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함께 역사 내부에 찬 연기를 배출하는 작업을 진행해 오후 1시 22분 완진됐다.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인력 96명과 장비 34대가 투입됐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화재로 진천역을 지나는 도시철도 1호선 열차는 한동안 무정차 통과 조치가 내려졌다. 대구시는 낮 12시 3분쯤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진천역에서 연기가 발생해 열차가 무정차 통과 중이니 인근 역을 이용해달라”고 안내했다. 화재는 역사 내 환기실에서 진행되던 공사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냉각탑 수리를 위해 절단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튀어 내장재에 옮겨붙으면서 다량의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내부 공사 중 불꽃이 튀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불은 1차적으로 진화됐고, 잔여 연기와 가스가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열차는 무정차 통과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23

포항형 의료·요양 통합돌봄 본격 출범···방문 의료·재가요양 등 현장 중심 서비스 확대

포항시가 23일 ‘의료·요양 통합돌봄 출범식’을 열고, 지역 중심 통합돌봄 체계 구축에 본격 나섰다.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에 맞춰 추진한 것으로, 기존의 분절적 돌봄 서비스를 통합해 지역사회 중심으로 연계하는 새로운 돌봄체계 구축을 의미한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읍면동과 보건소, 의료·요양·복지기관 간 연계를 강화하고, 퇴원 환자 지역사회 연계, 방문 의료, 재가요양, 일상 돌봄 등 현장 중심 서비스를 확대한다. 또, 지역사회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돌봄 공백과 서비스 중복을 줄이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통합돌봄 환경을 조성해 나간다. 장상길 포항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출범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시민이 살던 곳에서 존엄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의료·요양·복지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통합돌봄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2024년부터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 사업에 참여하며 지역 맞춤형 통합돌봄 모델을 구축해 왔으며, 포항시의사회를 비롯한 보건의료단체와 내집에서의원, ㈜나눔과돌봄사회서비스센터, 퇴원환자 협력병원 5개소, 노인맞춤돌봄기관, 종합사회복지관, 지역자활센터 등과 협력해 기반을 마련해 왔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3-23

경북경찰청, 드론 공중순찰 도입…범죄예방 활동 입체화

경북경찰청 기동순찰대가 드론을 활용한 공중순찰 체계를 도입하고 범죄예방 활동을 입체적으로 강화한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20일 구미 규림드론교육원과 ‘드론을 활용한 범죄예방 공중순찰 협력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기동순찰대장 정문용 경정과 황선도 규림드론교육원 원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광역성과 기동성을 갖춘 기동순찰대의 예방 활동 범위를 지상 중심에서 공중까지 확대해 보다 촘촘한 순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민간 드론 전문 교육기관과 협력해 지역사회 중심의 치안 활동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다. 기동순찰대는 드론 공중순찰을 ‘POL-EYE’라는 이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police’와 ‘eye’를 결합한 명칭으로, 하늘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켜보는 경찰의 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 기관은 앞으로 드론 공중순찰 운영 협력과 운용 기술 및 교육 교류를 비롯해 범죄예방 활동, 실종자 수색 지원, 공동체 치안 활동 추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정문용 기동순찰대장은 “드론 공중순찰은 기존 지상 중심 순찰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치안 활동 모델”이라며 “민관 협력을 통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예방 치안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3-22

(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수성못에서 ‘팔경’을 찾다

중국에는 ‘소상팔경(瀟湘八景)’이 있고, 우리나라엔 ‘관동팔경(關東八景)’이 있다. 예부터 이름 좀 깨나 날린다는 동네는 너도나도 ‘팔경’을 내세웠다. 중국 동정호의 비경을 그린 ‘소상팔경도’가 고려 시대에 수입된 이후, 우리 선비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아니, 남의 나라 물가만 예쁘냐? 우리 집 앞마당도 끝내준다!” 하며 붓을 들기 시작한 것이 팔경 문화의 시작이다. 송강 정철 선생은 강원도에서 ‘관동별곡’을 읊으며 총석정, 경포대 등 여덟 곳을 찍어 ‘관동팔경’이라 이름 붙였다. 그 시절 사대부들에게 팔경은 단순한 명승지가 아니었다. “나 이 정도 경치 보며 노는 사람이야”라는 일종의 ‘플렉스(Flex)’였고, 정자 하나 지어놓고 시 한 수 읊는 시회(詩會)는 요즘으로 치면 힙스터들의 루프탑 파티나 다름없었다. 전주, 삼척, 안동, 남해, 군산···. 전국 방방곡곡이 ‘팔경 경쟁’에 뛰어들며 지역의 자부심을 세웠다. 우리 대구도 빠질 수 없다. 서거정 선생은 일찌감치 ‘대구 10경’을 선정했다. 그중 제2경이 ‘입암조어(笠巖釣魚)’, 즉 건들바위 앞에서 낚시하는 즐거움이다. 지금이야 건들바위 앞이 매연 가득한 도로지만, 옛날엔 신천 물줄기가 굽이쳐 들어와 커다란 웅덩이를 이뤘다니, 거기서 낚싯대 드리우고 세월을 낚던 서거정 선생의 뒷모습이 자못 부럽기까지 하다. 제10경인 ‘침산낙조(砧山落照)’는 또 어떤가. 오봉산에 붉게 지는 해를 보며 감성에 젖었을 선조들의 모습은 요즘 인스타그램 ‘노을 맛집’ 인증샷을 찍는 청춘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자, 그런데 명색이 대구의 랜드마크인 ‘수성못’이 이 팔경 레이스에서 소외되어서야 되겠는가? 한국관광공사가 ‘야간관광 100선’으로 공인한 이곳을 위해, 필자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이름하여 ‘수성 팔경’이다. 시인 묵객들이 산천을 유람하며 이름을 붙이던 그 호기를 담아, 필자가 새로 짠 ‘사언율시(四言律詩)’ 버전의 수성못 탐방기를 소개한다. 제1경 지중고도(池中孤島):둥지 섬에 학이 무리 지어 춤춘다. 고고한 학의 자태를 보노라면 “너희가 진정한 수성못의 주인이다” 싶어 고개가 숙여진다. 제2경 구압선유(龜鴨船遊):거북이 배와 오리배가 물 위를 유유히 노닌다. 연인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페달을 밟는 모습은 가히 수성못의 백미다. 사랑은 역시 ‘노동’인 법이다. 제3경 화류춘앵(花柳春櫻):봄날 벚꽃 구경에 인산인해다. 꽃보다 사람이 많지만, 그 속에서 ‘건달꽃(벚꽃)’의 화사함을 즐기는 것이 봄의 도리다. 제4경 야경분수(夜景噴水):달빛 아래 뿜어지는 분수는 휘황찬란하다. 밤공기를 가르는 물줄기에 근심도 씻겨 내려간다. 제5경 연리지목(連理枝木):두 몸이 하나 된 부부 나무. 솔로들에겐 눈꼴시려울 수 있으나, 사랑의 오묘함을 증명하는 자연의 신비다. 제6경 난간시건(欄干施鍵):선남선녀의 자물통 맹세. “우리 사랑 영원히!”라고 걸어둔 자물쇠들이 난간의 무게를 위협한다. 부디 그 열쇠, 못 속에 던지진 마시라. 수질 오염된다. 제7경 상화시비(尙火詩碑):“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읊조리던 이상화 시인의 우국충정. 못가를 걷다 잠시 숙연해지는 포인트다. 제8경 왕양노수(王楊老樹):이 모든 풍경을 묵묵히 지켜봐 온 왕버들 노거수. 수성못의 산증인이자 가장 어른스러운 풍경이다. 시민기자가 선정한 이 ‘수성못 팔경’이 널리 알려져, 수성못을 찾는 이들에게 소소한 재미가 되길 바란다. 혹시 아는가? 훗날 어느 시인이 이 팔경을 따라 걷다가 “방종현이 참으로 장난스럽지만 예리하게 잘 뽑았구나!” 하며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켤지. 수성못이 단순히 걷는 곳을 넘어, 이야기가 흐르는 ‘진정한 명소’가 되기를 염원해 본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3-22

수필사랑문학회, ‘600회 토론’금자탑 세웠다

척박한 문학의 토양 위에서 오직 ‘글쓰기’라는 일념 하나로 뭉친 이들이 600번째 뜨거운 담론의 장을 펼쳤다. 지역 수필 문학의 산실로 자리매김한 수필사랑 문학회가 그 주인공이다. 수필사랑문학회(회장 정근식)는 지난 19일 대구 남구 소재 매일가든에서 회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 600회 토론 기념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지난 2001년 창립 이후 사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이어온 문학적 열정을 되새기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기념식의 하이라이트는 오랜 시간 회원들의 창작 눈높이를 끌어올려 준 신현식 지도교수에 대한 감사의 순서였다. 회원들은 정성껏 준비한 꽃다발을 전달하며, 문학적 스승에 대한 깊은 존경과 신뢰를 표했다. 신 교수는 그간 회원들의 작품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살피며 문학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헌신해 왔다.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세 시간 동안 이어진 본 행사에서는 기념식의 열기가 고스란히 토론회로 이어졌다. 이날 토론대 위에는 무철 양재완 수필가의 ‘직업 아닌 직업’을 포함해 총 14편의 신작 수필이 올랐다. 참석자들은 한 달간의 고뇌가 서린 작품들을 놓고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 담긴 함의를 분석하며 날 선 비평과 따뜻한 격려를 주고 받았다. 작품의 구성과 주제 의식은 물론 현대 수필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장내를 가득 채웠다. 수필사랑문학회의 발자취는 곧 지역 수필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2001년 7월 첫발을 뗐을 당시, 홍억선 한국수필문학관 관장의 지도로 기틀을 잡았으며 2017년부터는 신현식 수필가가 그 맥을 이어 창작 지도의 전문성을 강화해 왔다. 그간의 성적표는 눈부시다. 600회에 이르는 토론 과정을 거쳐 간 작품은 약 4800여 편. 이를 수필집으로 환산하면 무려 110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동인지 ‘수필사랑’ 역시 37호까지 발간하며 꾸준한 기록 정신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내공은 대외적인 성과로도 증명됐다. 매일신문 신춘문예 등 주요 일간지 공모전에서 다수의 당선자를 배출했음은 물론 권위있는 ‘평사리 토지문학상’에서만 2025년 기준 총 8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며 전국적인 위상을 공고히 했다. 현재 문학회는 매월 3·4주차 목요일마다 거르지 않고 정기 토론회를 운영 중이다. 특히 등단반과 심화연구반을 이원화해 예비 작가에게는 체계적인 기초를, 기성 작가에게는 치열한 자기 갱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수필 산책’과 정기적인 문학기행을 통해 현장에서 글감을 발굴하는 등 살아있는 문학 활동을 지향한다. 정근식 회장은 발언을 통해 “600회라는 숫자는 결코 한두 사람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기적 같은 기록이다. 매 순간 마감의 고통을 이겨내고 토론장에 발걸음을 해준 회원들의 숭고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수필사랑문학회가 지역 문학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수필가들의 영원한 고향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학이라는 공통분모로 맺어진 이들의 끈끈한 유대감은 기념식 이후 이어진 교류의 시간에서도 빛을 발했다. 글쓰기가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이라면, 토론은 그 외로움을 함께 나누는 치유의 과정임을 증명한 뜻깊은 하루였다. 600번의 만남이 쌓아 올린 이들의 문학적 금자탑이 앞으로 또 어떤 향기로운 수필의 꽃을 피워낼지 지역 문단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3-22

(이사람) 고향 찾아 안경점 연 정지현 사장

대구 경제가 어렵다. 대로변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빈 점포가 즐비하고 인기 없는 빌딩은 경매로 넘어가는 곳도 종종 눈에 띈다. 지난주엔 시내를 벗어나 청도를 가보았다. 시골이어서 그런지 주말인데도 시내가 무척 조용하다. 왕래하는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역시 대구와 같이 여기도 경제가 무척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대구 시내처럼 빈 점포는 보이지 않았다. 상인들의 말에 의하면, 대부분 건물이 자기 소유라 점포세를 주지 않아 그나마 현상 유지는 된다고 한다. 옛날 이곳 역전 삼거리는 대구 반월당보다 땅값이 더 높았을 정도였다. 마침 점포 외부가 유난히 예쁜 장식을 해놓은 안경점이 눈 안에 들어왔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더욱 밝고 예쁘게 꾸며 놓았다. ‘작지만 알찬 가게’라는 게 이 가게의 자랑이다. 마침 손님이 없어 혼자 점포를 지키고 있는 젊은 여사장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안경학과 정규 학사과정을 나온, 올해로 20년째 안경사 경력을 갖춘 베테랑 안경나라 정지현(41) 사장이다. 정 사장은 대구 시내에서 안경점을 개업하여 일하던 중 농사짓는 부모님 건강 때문에 고향으로 온 게 벌써 7년째라 한다. 정 사장은 고향에 내려와 보니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많고 형편이 어려워 안경을 제 때에 바꾸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모두가 내 부모 같아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효성이 지극하고 노인들을 대하는 자세가 아름다워 마음이 흐뭇했다. 영업은 대구에 비하면 좀 저조하다고 했다. 그러나 “당장의 수입보다 내 고향 어른들께 양질의 안경을 직접 제공하여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다 보니 나날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다.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 나도 안경 알을 갈기로 마음먹었다. 평소 즐겨 다니던 단골 가게보다 훨씬 싼 가격이라 놀랐다. 정 사장은 “일부 지역주민이 청도에 있는 안경점을 믿지 못하고 대구로 나갈 때가 제일 섭섭하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과 양질의 서비스를 해줘도 대구로 가면 더 나을 거란 오해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 대구의 상당수 고객이 입소문을 타고 거꾸로 청도로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부는 일가친척까지 대동해 올 때는 자신의 진실을 알아주는 것 같아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고향 사람들의 눈 건강을 책임지고 지키기 위해 묵묵히 저렴한 가격과 양질의 서비스로 꾸준히 봉사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3-22

주민과 함께 여는 새로운 행정의 장

대구 수성의 중심, 만촌2동이 새로운 도약의 문을 열었다. 지난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2동 행정복지센터 신청사 개소식이 많은 주민과 내빈 등의 축하 속에 성대히 개최됐다. 이날 개소식은 전통의 흥과 공동체의 기원을 담은 고산농악단의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인칸토 솔리스트 앙상블의 품격 있는 공연과 내빈 소개, 테이프 커팅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에 준공된 만촌2동 행정복지센터는 작년 12월 건립됐으며, 총사업비 102억 원을 투입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 건물이다. 연 면적 약 914평, 부지면적 약 322평에 달하는 이 건물은 기존 동 행정복지센터보다 약 3배 넓은 복합 주민시설이다. 1층은 민원실, 2층은 행정사무실, 3층은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4층은 예비군 동대와 다목적 강당·주민 행사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오후 4시부터는 청사 관람에 이어 김대권 구청장이 참여하는 ‘행복 수성 공감토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최진태 구의원과 조경구 시의원, 김중근 위원, 박영환 주민 자치위원장 등 지역 인사들이 함께해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날 행사에서 주민들은 생활 속 불편과 지역 현안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털어놓았고, 구청장 등은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공동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한해동 수성구 노인지회장은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고 시설이 낙후된 노인지회 건물의 현실을 언급하며 노인들의 편의를 위한 개선을 건의했다. 또 다른 주민은 기존 행정복지센터 건물이 비어있는 상황과 관련해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시설의 개소를 넘어 지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공동체적 대화의 장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정은경 만촌2동장은 “앞으로 행정복지센터가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행정 서비스와 지역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문을 연 만촌2동 행정복지센터는 단순한 공공청사가 아니라, 주민이 주인으로 참여하고 소통하며 미래의 행복한 수성을 함께 만들어가는 희망의 공간이다. 행정이 사람 속으로, 주민이 중심으로 다가서는 변화의 현장이 이제 만촌2동에서 시작되고 있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3-22

“고장 나면 열흘씩 ‘먹통’”⋯대구 가창 주민 분통, KT 대구경북본부 대응 도마

대구 도심과 인접한 외곽 지역에서 통신 장애 발생 시 복구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주민 증언이 잇따르면서 KT의 지역 서비스 대응 체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거주하는 70대 주민 A씨는 “이 지역은 사실상 KT 회선 하나에 의존하는 구조”라며 “한 번 고장이 나면 수리까지 일주일에서 열흘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접수를 해도 ‘대기 순번이 밀렸다’는 답변만 돌아온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A씨는 특히 “노인들에게 TV와 인터넷은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라며 “며칠씩 서비스가 끊기면 일상 자체가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 나온 기사들은 미안하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결국 불편은 이용자 몫”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례는 단순 민원을 넘어 농촌·외곽 지역 통신 인프라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지역은 통신망 선택권이 제한돼 특정 사업자 의존도가 높은 만큼, 장애 발생 시 피해가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러한 ‘지연 대응’ 문제는 과거 사례와 맞물리며 신뢰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경북 울릉도에서 발생한 정전 사태 당시에도 통신 장애가 장시간 이어지며 주민 불편이 가중된 바 있다. 당시 전력 문제에서 비롯된 사고였지만, 통신망 백업과 긴급 대응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역 사회에서는 “광역도시인 대구에서도 기본적인 통신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제공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 지역 특성상 통신 장애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사회적 고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농촌 지역 통신망 유지·보수 인력 확충과 장비 보강, 장애 대응 우선순위 재조정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정 사업자 의존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공공성 관점에서의 서비스 관리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KT 측은 “지역별 장애 대응 인력과 장비 여건에 따라 복구 시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반복되는 민원과 관련해 서비스 품질 개선 필요성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민들은 “통신은 이제 생필품 수준”이라며 “거주 지역을 이유로 서비스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22

구룡포 농협, 최저가 낙찰 뒤 잇단 설계변경··· “처음부터 짜고 친 것 아니냐” 의혹

포항 구룡포농협이 발주한 본점 신축 공사가 최저가 낙찰 이후 잦은 설계변경과 공사비 증액으로 이어지면서 ‘업체 봐주기’ 및 ‘사전 모의’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대지 489평에 연면적 781평 규모의 이 공사는 100억(건축 55억, 인테리어, 소방, 기계 45억)원 규모로 설계돼 2024년 12월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공고됐다. 당시 6개 업체가 참여해 수주 경쟁을 벌였으며 입찰 결과, 건축부분은 대구 소재 J건설이 약 34억원(약 61% 수준)에 낙찰받았다. 하지만, 이 낙찰률을 두고 역내 건설업계에서는 “정상적인 시공을 하기는 어려운 선”이라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다. 수주에 나섰던 한 건설업체 관계자도 “이 금액으로 공사를 완수한다는 것은 사실상 적자를 감수하겠다는 것 말고는 이해가 안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추후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비 증액을 염두에 두고 덤핑 입찰을 한 것은 아닌지 여러 말들이 오갔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 그런 의심은 현실이 됐다. 최근 공사를 완료하고 이달말쯤 오픈을 준비중인 구룡포농협은 공사 초기부터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증액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구룡포농협에 따르면 그간 터파기 작업때 8000만원을 비롯해 설계변경을 통해 건축 부분 2억여원 등 2억8000만원을 증액, 시공사에 지급했다. 인테리어, 전기공사 공사비 증액 부분은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또한 상당 금액이 증액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구룡포농협은 건축공사비에서 일부 증액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다 사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정이라는 것도 업체 측을 두둔하는 변명에 불과했다. 단적인 것이 터파기 당시 8000만원 증액 건이다. 공사입찰 현장설명서에는 ‘민원·안전은 시공사 책임”이라고 명시되어있었으나, 공사 초기 주변 상가, 건물 금가기의 민원이 제기되며 공사가 늦어지자 이를 빌미로 증액시켜줬다. 조합원 A씨는 “구룡포 농협은 조합원 자산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공사비 증액 문제는 곧 조합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공사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유난히 본점 공사를 둘러싸고 의혹이 지속되고 있다”며 상급기관의 감사를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은 단순한 개별 사업을 넘어, 공공 및 준공공기관에서 널리 활용되는 ‘최저가 입찰제’의 구조적 한계라고 지적한다. 최저입찰제 경우 자제품질저하와 공기단축 강행으로 인한 부실공사는 불가피하며 결국 설계변경 등으로 공사비 증액해 줄 수 밖에 없다는 것. 또 원청 손실을 하도급업체에 전가하는 것은 말썽의 근본 원인이 되며, 이는 바로 ‘최저가 낙찰’에서 비롯된다.   지역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최저가 입찰 방식 경우 낙찰 당시에는 예산을 절감한 것처럼 보이지만, 공사 과정에서 비용이 늘어나 실질적인 절감 효과는 미미하다”며 적격심사제 도입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실 시공 및 건설안전사고 집중 방지와 대처, 시공업체와의 거래를 통한 공사비 증액 차단 등을 하려면 종합심사낙찰제 방식이 최적의 안이라고 지적했다. 글·사진/최진호 선임기자

2026-03-22

[인터뷰] 각설이 엿장수·연극배우·방송 MC···‘대게 쏙 빼닮은’ 영덕대게축제 총감독 이재선

26일 개막하는 제29회 영덕대게축제를 기획·진행하는 총감독은 48살의 배우 이재선씨다. 대구 중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에 있는 지하 1층 극장에서 올리는 1인 단편극 ‘이등병’은 800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다. 지역방송에서도 구수한 사투리로 진정성을 담아 임하기에 팬덤을 형성할 정도다. ‘향토 예능인’으로 통하는 배우이자 방송인이 영덕대게축제 총감독을 맡았다는 자체가 화제가 됐다. 지난 18일 비 내리는 해파랑공원에서 만난 이재선 총감독은 “제 인생 자체가 대게를 쏙 빼닮았기에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알에서 부화한 뒤 여러 차례 탈피하면서 성장하는 대게와 이재선 총감독의 인생은 쏙 빼닮았다. 고교 졸업 후 스포츠센터 수영강사를 시작으로 PC방 주인, 프로골퍼 지망생, 각설이 엿장수, 이벤트 MC, 늦깎이 연극예술과 대학생, 대구시립극단 단원에 이르렀다. 고정적인 월급에 정년도 보장되는 시립극단 단원이 된 그는 대학 시절 천착한 신체극으로 각종 연극제에서 호평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공연예술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는 ‘공씨의 헤어살롱’이라는 가면극의 주인공으로 코믹 신체극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월수입 500~600만 원을 마다하고 늦깎이 대학생을 거쳐 연기자의 꿈을 실현한 보람을 그때 느꼈다. 15년 전에는 대구시립극단에 사표를 냈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선장 잭 스패로처럼 아내와 딸, 아들을 데리고 지구 반대편인 남미의 콜롬비아로 훌쩍 떠났다. 콜롬비아에서 대학을 졸업한 딸은 다국적 기업에 취업했고, 아들은 건축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2015년 3월에는 콜롬비아 가족 여행기를 담은 ‘아싸라비아 콜롬비아!’라는 제목의 책도 냈다. 현재의 이재선 총감독은 여전히 배우, 방송인, 이벤트 기획자 등 ‘멀티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삶을 성장을 위한 탈피의 자산으로 삼은 이재선 총감독은 “‘영덕 장터에서 엿을 팔았던 이재선이 대한민국 대표 축제인 영덕대게축제 총감독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하며 PT를 시작할 때 울컥 올라오는 게 있었다”라면서 “그런 초심으로 영덕대게축제를 성공시키고 싶다”고 했다. 20년 넘게 엿장수, 이벤트 기획자, 방송인으로 지역의 축제를 경험한 이재선 총감독은 주민과 상인이 만족하는 축제를 꼭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미리 선정한 ‘동행가게’와 ‘가격정찰제 모니터링 봉사단’을 통해 바가지 요금 근절과 친절한 서비스를 보여주면 고객들이 영덕과 영덕대게를 신뢰하고 찾을 것으로 믿는다”라면서 “동행가게 홍보 영상 제작에 직접 진행자로 참여해 홍보한 결과 반응이 너무 좋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재선 총감독은 특히 대게 주산지에서 잡는 재미와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영덕대게낚시와 통발잡이 체험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고, 29년 역사와 이야기를 머금은 영덕대게축제를 새롭게 조명하는 공연도 특별하게 준비했다. 이재선 총감독은 “걱정과 설렘 속에 준비한 영덕대게축제가 모두를 행복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부디 날씨가 도와주길 바란다”고 소원을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3-22

경북산불 1년, 국가의 길을 묻다

1년 전 경북 북부 산림 10만 4000㏊를 집어삼킨 초대형 산불은 꺼졌지만,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시커먼 잿더미 속에 갇혀 있다. 국가적 재난 수습을 위해 제정된 ‘산불특별법’은 피해 주민의 일상 복구는 외면한 채 산림 규제를 완화해 민간 자본의 개발 길을 터주는 ‘특혜법’으로 전락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의성·안동·영덕 등 피해 현장을 점검한 결과, 주민 10명 중 6명(62.4%)은 여전히 24㎡(약 7평) 남짓한 임시 컨테이너에서 두 번째 봄을 맞고 있었다. 주택 재건축 비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보상 체계 탓에 전소 피해자의 42.1%는 집 짓기를 포기했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은 수천 평 규모의 공장시설이 전소됐음에도 정부 지원금이 재건 비용의 1~2% 수준에 불과한 법정 지원금 상한액에 묶여 재건은 커녕 도산 위기로 내몰린 상태다. 과수 농가의 상황은 더 처참하다. 묘목을 심어 수확까지 최소 5~7년의 소득 공백이 예상되지만, 특별법 시행령이 보장하는 긴급 생계 지원은 고작 6개월뿐이다. 극심한 주거 불안과 경제적 몰락 속에 피해 주민 87%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의심 수준을 보이는 등 정신적 내상은 깊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생존의 기로에서 신음하는 사이 산불특별법은 산림 규제를 허무는 ‘고속도로’가 됐다. 특별법 61개 조항을 전수 분석한 결과, 주민 지원 조항은 대부분 “지원할 수 있다”는 식의 선언적 재량 규정에 그친 반면 민간 투자자를 위한 조항은 “수용할 수 있다”, “협의가 완료된 것으로 본다” 등 행정 절차를 강제하는 ‘간주·의제’ 규정으로 채워졌다. 특히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45일 내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으로 통과된 것으로 보는 ‘간주 처리’ 조항과 민간 사업자에게 토지 강제 수용권을 부여한 조항은 전례 없는 ‘특례’라는 지적이다. 법 통과 직후 경북도가 청송과 영덕에 골프장 조성을 포함한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전국의 85개 시민단체는 “산불을 빌미로 한 난개발 면죄부”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간벌 위주의 정책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고 지적하며 이제라도 ‘진화’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개발’ 중심에서 ‘존엄한 회복’으로 국가 재난 대응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잿더미 위에서 주민들은 묻는다. 국가가 말하는 ‘특별한 지원’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22

대구·경북 22일 구름 많고 큰 일교차⋯건조 속 화재 주의

대구·경북은 22일 구름이 많은 가운데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하루가 되겠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낮 최고기온이 15~20도라고 예보했다. 건조특보가 발효된 대구(군위 제외)와 경북 안동, 포항 등에서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다. 바람도 다소 강하게 불면서 작은 불씨가 큰불로 번질 수 있어 산불 및 각종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으로 예상된다. 해상에서는 동해 앞바다의 물결이 0.5~1.0m로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동해 안쪽 먼바다에서는 파고가 0.5~1.5m로 전망된다. 이번 주는 대체로 흐린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뚜렷한 비 소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은 대체로 맑고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7도, 낮 최고기온은 13~21도로 예보됐다. 아침 기온이 0도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일교차가 15~20도로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여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또 이날 오후부터 밤사이 동해안을 중심으로 순간풍속 시속 55㎞(초속 15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을 유지하겠다. 동해와 남해 앞바다의 물결은 0.5~2.0m로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동해 안쪽 먼바다에서는 파고가 0.5~2.5m로 예상된다. 24일은 대체로 흐리겠고 울릉도·독도는 맑다가 오전부터 차차 흐려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7도, 낮 최고기온은 13~19도로 전망된다. 25일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지겠으며 아침 최저기온은 1~7도, 낮 최고기온은 14~19도로 예보됐다. 26일은 맑은 가운데 아침 최저기온은 2~9도, 낮 최고기온은 14~22도로 예상된다. 27~28일은 구름이 많거나 흐린 날씨가 이어지겠다. 아침 기온은 2~10도, 낮 기온은 13~22도로 평년(최저기온 1~7도, 최고기온 14~19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새벽부터 아침 사이 서리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농작물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22

“철강은 안보다”···포스코·현대제철 노조, 국회서 공동전선 구축

대한민국 철강산업 위기를 ‘국가산업안보 비상사태’로 규정한 노동계가 처음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는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철강산업은 단순 산업이 아닌 국가 안보의 핵심”이라며 정부의 즉각적인 정책 대응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이상휘·권향엽·김정재·이인선·강명구·김장겸 국회의원과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 송재만 포항 현대제철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노조는 현재 상황을 ‘경기 침체 수준을 넘어 산업 생태계 붕괴 위기’로 진단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배출권 비용과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동발 리스크로 인한 유가·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국가 기간산업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대 노총 소속이자 업계 1·2위 사업장 노조가 함께 나선 점을 두고 “경쟁과 진영을 넘어선 역사적 선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조는 “철강은 방산·자동차·조선·건설 등 전 산업의 뿌리이자 공급망 핵심”이라며 “철강 붕괴는 곧 국가 경제와 안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정부에 3가지를 요구했다. 먼저,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다. 노조는 “전력비 비중이 절대적인 산업 구조상 전기료 폭등은 곧 생존 문제”라며 에너지 비용 지원 정책을 촉구했다. 또, 탄소배출권 제도의 합리적 개선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일방적 규제는 친환경 전환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며 업계 상황을 반영한 할당 기준 재설계를 요구했다.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철강 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도 촉구했다. 노조는 “주요 철강국은 대규모 재정 지원으로 기술 전환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국내 역시 R&D와 인프라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금이 철강 안보를 지킬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통해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위원장과 송재만 지회장은 공동 낭독문에서 “현장 노동자들이 먼저 연대의 손을 내밀었다”며 “정부가 철강산업을 국가 산업안보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19

“호미곶항 정비공사 설명회 4차례”···끊긴 전달체계, 해녀는 몰랐다

속보 = 2021년 4월 시작한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항 일대 ‘호미곶항 정비공사’에 따른 환경 변화로 채취물 급감을 호소하는 해녀들(본지 3월 17일 자 1면 보도)에게는 공사 추진 과정에서 의견 반영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민설명회 등의 의견 수렴 절차는 진행했지만, 바다에서 생계를 잇는 해녀들에게는 공사 내용과 공사에 따른 영향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전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9일 경북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주민설명회는 2018년 2차례, 2019년 1차례, 2020년 1차례 진행됐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이후에도 어촌계장과 선주협회 등을 통해 지속해 의견을 청취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달은 어촌계와 선주협회 등 대표 단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해녀 정미자씨(76)씨는 “바다 일은 대부분 어촌계 중심으로 움직인다”라면서 “공사 같은 것도 어촌계를 통해 이야기 듣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그런 설명을 제대로 들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해자씨(85)씨는 “공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작업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사라는 설명은 듣지 못했다”며 “나중에 생산량이 줄어든 뒤에야 상황을 알게 됐고, 처음부터 알았다면 대응할 수 있었을 텐데 시점을 놓쳤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바다 특성상 영향 범위를 특정 구간으로 한정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녀들은 “위쪽부터 바깥 물등대까지 전부 우리가 작업하는 바다”라며 “공사가 한쪽에서 이뤄져도 물살을 타고 영향이 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해녀들은 생산량 감소를 겪고 어촌계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탓에 대응 시점을 놓쳤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뒤늦게 이야기해도 달라지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서덕준 구만1리 어촌계장은 “주민설명회에 선주협회와 어촌계 등은 참석했지만 해녀 등 생산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며 “공사 추진 과정에서 해녀들이 뒤늦게 상황을 알게 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 계장은 “해녀들이 피해를 호소하자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생산 관련 자료를 정리해 전달했고, 피해 입증을 위해 필요한 자료 확보를 도왔다”고 해명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수청 관계자는 “주민설명회 개최와 관련해 지자체와 어촌계·수협 등에 공문을 보내 주민 참여를 안내했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19

대구참여연대,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이용자 1만여 명 집단소송 제기

대구참여연대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피해 쿠팡 이용자 1만 2598명을 모집해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19일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태가 쿠팡의 전반적인 보안 관리 부실에서 비롯됐다”며 “특히 퇴사한 개발자가 시스템 백업용 서명키를 탈취했음에도 이를 회수하지 않았고, 해당 키의 유효기간을 5~10년으로 설정해 장기간 악용 가능성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6월 고객이 개인정보 유출 의심 신고를 했음에도 쿠팡 측이 이를 부인하며 사실 확인에 나서지 않았고, 약 7개월이 지난 뒤에야 사태를 인지했다”면서 “관계 기관에는 실제 피해 규모인 약 3300만 건의 극히 일부인 약 4500건만 신고하는 등 사실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쿠팡은 개인정보처리자로서 이용자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 출입번호 등 민감한 정보를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장기간 방치한 점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자 불법행위이다”고 덧붙였다. 대구참여연대 관계자는 “쿠팡의 급성장은 밤낮없이 일하는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쿠팡은 이윤 창출에만 몰두했을 뿐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한 투자에는 소홀했다”며 “이에 1인당 20만 원의 위자료를 우선 청구하고, 쿠팡의 책임 있는 반성과 배상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