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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가 매칭하지 않았다면?···생후 4개월 영아 돌보미 ‘아동학대’ 의심 신고

'아동 안전이 최우선···포항시, 아이돌보미 관리 철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4일 배포한 포항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아이돌보미의 전문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는데도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발생한 사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올해만 3월과 7월 2차례에 걸쳐 포항시가족센터 소속 아이돌보미 대상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했고, 마음 건강 지원 사업을 통해 인·적성 검사와 심리 안정 프로그램까지 진행했는데, 아동학대 의심 신고 사례가 발생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내용은 이렇다. 포항시 북구 창포동에서 생후 22개월과 4개월 자녀를 키우는 주부 A씨가 지난 1일 맘카페에 아이돌보미의 학대가 의심되는 홈캠 영상과 함께 시간대별로 아이돌보미의 생후 4개월 영아 학대 의심 정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울고 있는 영아를 달래지 않고 방치하거나 거칠게 역류 방지 쿠션에 눕히고,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영아를 의자에 앉혀 놓거나 아이 혼자 두고 자리를 비우는 등의 행동들을 지적했다. 포항시는 3일 조정위원회를 열어 아이돌보미의 의견을 청취한 뒤 ‘활동 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고, A씨가 경찰에 신고한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자격 취소 등의 강력한 행정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돌봄 대기 해소를 위해 긴급·단시간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여성가족부가 도입한 ‘AI(인공지능) 기반 일시 연계 방식’이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이 됐다고 포항시는 지적했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생후 3개월부터 만 12세까지 받을 수 있는데, 수요가 많아서 정기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많게는 6개월에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과정에서 주말이나 긴급한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걸쳐서 아이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평일에는 아이돌보미를 보유하고 있는 민간 위탁 기관인 포항시가족센터가 아이돌보미와 일시 연계를 신청한 가정과 매칭을 해준다. 가족센터는 아이돌보미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영아들의 경우에는 경력자 위주로 배치하는 등 운영의 묘를 발휘할 수 있다. 반면에 AI는 아이돌보미의 경력 등 특성과 관계없이 일시 연계를 신청한 가정 주변에 거주하면서 돌봄서비스 업무를 하지 않고 있는 아이돌보미에게 곧바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돌보미가 돌봄서비스를 수락하면 자동으로 연계되는 방식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에 포항시는 포항시가족센터를 통해 1540가구, 2784명의 아동에 대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했지만, 6월 말 기준 대기 가정 수는 257가구에 달한다. 그나마 포항시가족센터가 올해 124명의 아이돌보미를 추가로 채용해 대기 가정 수와 대기 시간을 다소 줄였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04

경산시선관위 타인 명의로 국회의원에 수천만 원 후원 한 기부자 고발

경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타인 명의로 국회의원 후원회에 거액의 정치후원금을 기부한 혐의로 A산업 대표 B씨와 해당 기업 계열사 직원 C씨를 대구지방검찰청에 형사고발했다. 4일 경북선관위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8월쯤 C씨에게 “국회의원 4명(대구지역 의원 3명, 비례대표 1명)의 후원회에 각 2000만 원씩 총 8000만 원을 기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C씨는 A산업과 그 계열사 임직원 60명의 명의를 무단으로 사용해 각 후원회에 100만~200만 원씩 송금하는 방식으로 기부를 실행했다. 이 방식은 정치자금법에서 정한 개인 기부한도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기부 명의 역시 허위로 판단된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법 제2조 제5항에서는 누구든지 타인의 명의나 가명을 사용해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2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법 제11조는 개인이 국회의원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을 연간 총 2000만 원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하나의 후원회에는 500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부과된다. B씨와 C씨는 이 두 조항을 동시에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선관위는 이들이 명백한 공모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선관위 관계자는 “후원금 기부는 대한민국 정치문화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수단이지만, 법적 절차와 한도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명의 도용 기부는 후원회뿐 아니라 정치권 전반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04

재선충에 속절없이 무너진 포항의 숲 ‘붉은 비명’만 남았다

21년 전 포항에서 처음 보고된 소나무재선충병은 여전히 숲을 갉아먹고 있고, 푸르름을 내뿜던 소나무는 붉게 물들며 신음하고 있다. 지난 2일 호미 반도의 시작점인 포항시 남구 동해면 금광리에 들어서자 도로 갓길 옆 생을 마감한 소나무가 눈에 띄었다. 가지는 말라비틀어졌고, 줄기 껍질은 일그러져 벗겨지고 있었다. 한때 산 전체를 감싸던 짙은 녹음은 사라지고 검붉게 드러난 나무 뼈대들이 황량하게 서 있었다. 동해면 임곡리로 들어서자 야트막한 산등성이 위로 우람했던 소나무들이 병든 모습으로 서 있었다. 자연사한 것이 아니라 병든 채 숨이 끊긴 나무처럼 처연했다.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 관광지 주변 산도 병세가 깊었다. 바람에 떨어진 솔방울과 솔잎들이 바닥을 덮었고, 앙상한 가지들은 방향을 잃은 채 뒤엉켜 있었다. 반쯤 마른 나무들은 건강한 줄 착각하게 하지만 가까이 보면 침엽수 고유의 윤기가 사라진 지 오래다. 임곡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A씨는 “펜션 바로 옆에 있는 소나무가 7~8년 전부터 조금씩 말라가기 시작했고, 줄기까지 새까맣게 벗겨져선 죽어버렸다"면서 "함부로 베어낼 수도 없고,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흥환간이해수욕장 근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라던 해송 군락이 사라지고 죽은 나무 몇 그루만 앙상하게 남았다. 그 위로 날아든 까마귀 한 마리가 연신 껍질을 쪼아댔다. 생명을 잃은 나무 위에서조차 또 다른 생명이 생존을 위해 파고들었다.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벌목지에는 낙석 방지막이 설치돼 있다. 급경사지에 나무가 사라지자 토사 유실을 막기 위해 급히 조치한 것이다. 그러나 벌거숭이 된 산은 여전히 무방비하다. 낙엽이 깔렸어야 할 땅엔 잘린 나무의 흔적만이 흩어져 있다. 발산리 한 야산은 전체가 이미 벌목을 마친 상태다. 줄지어 자란 소나무들은 사라지고 휑한 경사면만 남았다. 나무 하나 없는 산은 속살을 훤히 드러낸 채 하염없이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었다. 호미곶면 대동배리로 접어들면 고사한 소나무 위로 담쟁이덩굴이 자리를 잡고 올라간다. 살아 있는 나무를 덮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죽은 나무에 남겨진 줄기를 덮는 덩굴은 묘한 공허감을 안긴다. 30년 넘게 마을에 거주한 김모씨(70)는 “바위 위에 바람이 불고 태풍이 와도 꿋꿋하게 서 있던 소나무도 순신간에 재선충에 감염돼 사라져 쓸쓸하기만 하다”며 한때 마을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소나무 이야기를 전했다. ‘지뢰 매설지역’이라는 붉은 경고판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도 재선충에 말라 죽은 소나무들이 여전히 우두커니 서 있었다. 가지를 잃고 비틀린 채 하늘을 향해 뻗은 나무들은 마치 살려달라 외치는 듯 침묵 속에서 비명을 질렀다. 호미반도 둘레길을 걷던 이명자(58)·박진호(62) 부부는 “때 아닌 단풍인 줄 알았는데, 말라 죽은 소나무였다"라면서 "우리가 기억하는 포항은 푸른 바다에 초록 소나무였는데 지금은 죽음의 색으로 덮였다”며 아쉬워 했다. 호미곶 해맞이광장 인근의 일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명소의 해송들도 고사한 채 남아 있었다. 일부는 반쯤 마른 상태였고, 일부는 이미 잘려 흔적만 남았다. 사진작가 이윤재씨(43)는 “SNS에 해송 사진 올리면 다들 감탄했는데 이젠 그 자리에 병든 나무만 남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장기읍성 뒷산으로 가보면 푸른 대숲과 고사목이 기이하게 공존한다. 붉게 물든 고사목이 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푸르른 대나무와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산 아래 민가까지도 재선충 피해가 번져 있었다. 50년 넘게 이 마을을 지킨 오모씨(75)는 “어릴 적 저 산에 소풍도 가고 도토리도 주웠다. 지금은 다 말라서 겁난다. 마을 쪽으로 벌레가 내려오면 어쩌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숲이 푸르니까 그래도 숨통은 트인다"며 한숨지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구룡포에서 장기까지 이어지는 구간의 바다 쪽은 동해의 짙푸름이 반짝이지만, 반대편 산들은 죽은 소나무로 검붉게 뒤덮였다. 반짝이는 바다 풍경과 병든 산의 대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침묵하게 만든다. 과연 같은 시공간인지 믿기 어려울 만큼 격차가 크다. 포항시 북구 기계면의 산들도 예외는 아니다. 곳곳에서 벌목이 이뤄졌지만 이미 감염이 번진 뒤였다. 등산로 입구는 벌겋게 고사한 나무로 둘러싸여 있었고 뒷산까지 감염 흔적이 역력했다. 2대째 복숭아를 재배하는 정모씨(55)는 “처음 재선충이 발생했을 때 방재를 요청했지만, ‘순서대로 한다’는 이유로 미뤄졌고, 결국 산 곳곳으로 퍼졌다”고 말했다. 신광면 비학산은 학이 날개를 펼치는 듯한 능선으로 이름 붙여졌지만, 지금은 재선충 피해로 날개 끝이 썩어 들어간 듯하다. 인접한 야산까지 피해가 확산한 상태였다. 정상부터 시작된 고사 현상이 산 전체로 퍼지고 있었고 녹색의 생명력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죽음의 냄새가 배어 있었다. 포항시 녹지과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은 길이 약 1mm의 실처럼 가는 선충으로 단 3~5일 만에 성충이 돼 빠르게 번식한다”며 “이 재선충은 스스로 이동하지 못하고 북방수염하늘소나 솔수염하늘소 같은 매개충이 옮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하늘소는 겨울 동안 소나무 속에서 월동한 뒤 봄에 우화해 건강한 소나무를 가해하고 이 과정에서 재선충이 함께 전파된다”고 덧붙였다. 방제 방식에 대해서는 “초기에는 감염목만 베어내는 ‘단목 방제’를 실시했지만, 지금은 감염 확산이 심해서 감염목 주변의 미감염목까지 함께 제거하는 ‘모두베기’ 방식으로 전환했다”며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동해면, 장기면, 호미곶면 등은 현재 방제 특별구역으로 지정돼 있고, 해당 지역은 모두베기와 수종 전환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베어낸 자리는 법에 따라 3년 이내에 반드시 조림해야 하며 재감염 방지를 위해 소나무가 아닌 다른 수종을 심고 있다”며 “산사태 우려와 관련해 시민들이 걱정할 수는 있지만 나무를 베어낸 뒤에도 뿌리는 그대로 남아 있어 2~3년 동안 토양을 단단히 붙잡아준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항공 방제는 익충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에 시행하지 않으며 매개충의 활동 시기에 맞춰 드론을 활용한 국지적 방제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도 이미 여러 차례 방제해 재선충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04

포항시, 1조 원 규모 호미반도권 관광개발 본격화

포항시가 추진 중인 ‘호미곶 골프&리조트 조성사업’과 ‘코스타밸리 관광휴양지구 개발사업’이 각각 지난달 10일과 24일 열린 도시관리계획위원회 심의에서 토지적성평가를 최종 통과, 동력이 붙기 시작했다. 포항시도 본격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총 1조원이 투입되는 이 두 사업은 체류형 관광 인프라 확충과 지역 일자리 창출, 해양관광 특구 지정 등 호미반도권 광역 관광개발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먼저 남구 장기면 두원리 일원 약 165만㎡ 부지에 들어서는 ‘코스타밸리 관광휴양지구’는 2028년까지 총 8677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복합관광 단지다. 이 사업은 앞서 경북도 제7차 권역별 관광 개발계획과 포항시 2030 도시기본계획에 반영된 것으로, 500실 규모의 호텔·콘도 숙박시설을 비롯 골프장, 펫파크, 스마트 레이싱, 딥다이브, 푸드테크 관광센터 등을 갖춘 대형 복합 레저시설로 조성된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 흐름에 발맞춰 세계 장수마을 ‘블루존’ 개념을 도입한 웰니스센터와 온천시설이 결합돼 아시아 최고 수준의 장기체류형 리조트로 개발된다. 이 사업은 국내 최대 민간 관광단지 운영사인 ㈜모나용평과 토지소유주인 ㈜중원이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코스타밸리모나용평㈜’이 주관한다. 시행사가 이미 사업지 대부분의 토지를 이미 확보해 안정성과 실현 가능성이 크다. 남구 호미곶면 구만리 일원 127만㎡ 부지에 총 사업비 1745억원을 들여 조성할 ‘호미곶 골프&리조트’는 2007년 9홀 규모 골프장 조성계획이 고시된 이후 장기간 지연됐던 지역 숙원 사업이다. 2021년 민간사업자 승계를 계기로 18홀 골프장과 고급 리조트를 포함한 관광휴양단지로 재편됐다. 이 사업 역시 현재 사업 부지의 99%가 확보된 상태다. 빠른 시일 내 착공, 2027년 말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포항 최초의 골프빌리지를 비롯 다양한 관광·휴양·레저시설이 계획돼 있다. 포항시는 2건 모두 내년 초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해당 지역 주민들은 관광 활성화와 지역 소득 창출에 기대를 걸며 대체적으로 사업계획을 환영하고 있다. 정모씨(62·호미곶면)는 “호미곶에는 호미곶 광장 말고는 특별한 관광자원이 없었는데 골프장 등 복합관광 단지가 들어서면 연중 호미곶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역경제도 활성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2건 사업이 포항 관광 투자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후속 행정절차를 신속히 마무리 짓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는 방침으로 있다”고 밝혔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8-04

지방도 건설 토지 보상 업무, 시·군보다 전문기관이 맡아야

경북 주요 도시를 연결해 간선도로망을 이루는 ‘지방도’ 건설사업 주체인 경북도는 토지 등에 대한 보상업무를 기초단체인 시·군에 위임했다. 예산을 주는 경북도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일선 시·군은 달갑지 않다. 타 업무를 병행하는 보상 담당 공무원의 업무 과부하, 전문성 부족, 잦은 인사이동 때문이다. 보상이 지연되면 사업이 늦어지면서 비용도 추가되고, 결국 주민 피해로 돌아간다. 김진철 경북도 도로행정팀장은 “보상업무는 까다로운 민원을 직접 다뤄야 하는데다 전문성이 필요한 탓에 기초단체 공무원들이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경북도는 5년여전부터 보상 분야 전문인력을 갖춘 경북개발공사 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지방도 및 국가지원지방도, 재해복구·예방사업 등에 대한 보상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개발공사도 위탁업무 수용에 한계가 있어 여전히 일선 시·군에 보상업무를 맡기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경북도 도로계획팀 관계자는 “지방도 건설사업은 주로 기초단체의 요구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군이 보상업무를 담당하는 조건으로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신속한 지방도 건설을 원하는 지자체는 자발적으로 보상업무를 맡기도 한다. 영양군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영양읍 무창리와 기산리를 잇는 3.9㎞ 구간의 지방도 건설사업의 보상업무를 진행한다.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보상업무를 자원했지만, 6개월 마다 바뀌는 공무원이 아닌 보상업무를 대행해주는 용역회사에 일을 맡겼다. 김미분 영양군 건설행정팀장은 “전문성이 필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보상업무를 기초단체 공무원이 맡는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용역회사를 찾는 것도 무척 힘이 든다”면서 “궁극적으로는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경북개발공사 등이 신속하게 보상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기초단체가 경북개발공사에 위탁한 사례도 있다. 포항시는 아파트 사업시행자가 300억 원을 지원해 건설하는 ‘양학동~흥해 대련 간 도시계획도로’의 보상업무를 경북개발공사에 맡겼다. 송하동 도로시설과 주무관은 “140억 원 상당의 보상업무 물량을 담당 공무원 1명이 처리하면 사업 지연과 주민 피해가 발생한다는 판단에 발 빠르게 위탁했는데, 보상업무에 전문성이 담보됐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경북개발공사 등의 인력을 대폭 확충해 기초단체의 보상업무를 위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역의 한 감정평가사는 “보상업무 전문성 확보와 시·군의 부담 경감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경북개발공사와 같은 전문기관이 담당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상은 결국 민원인데, 법적인 절차에만 치중하는 전문기관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갈등 발생 소지가 있다”라면서 “설계 변경이나 보상 필지 조정 등 실무에서 생기는 문제 해결에 시·군 공무원이 참여해 보완하는 구조도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한섭 경북개발공사 보상사업처장은 “경북개발공사와 같은 보상업무 전문기관이 지방도 등의 보상업무를 전담하는 게 맞다”면서도 “우리 업무에도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인력 충원 등의 문제는 광역단체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04

대기업건설사, 43억원 3개월 대출연장보증에 15억4천만원 받아가…부당이득 논란

국내 시공능력평가 5위에 해당하는 대기업 건설그룹의 계열사인 D건설이 대구의 한 골프장(이후 A사)을 상대로 이른바 갑질을 통한 부당이득을 취한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D건설은 책임준공을 조건으로 2020년 A사와 군위군 소재 골프장 조성공사(총 공사비 710억원)를 계약 체결해 진행하던 중 2023년 A사에 대한 대주단(대출금융기관협의체)으로 참여해 공사비 외 대출이자 수익까지 올렸다. D건설은 당시 전체 대출금 820억 중 43억을 대출해 줘 금융사를 포함한 19개 대주단의 일원이 됐다. 그러나 D건설은 2024년 대출 기간 만기가 도래하자 A사의 대출 연장 요청에 19개 대주단 중 유일하게 연장 불가를 통보하고, 신탁사에 공매 진행을 요청했다. A사는 D건설을 찾아 골프장 공사까지 한 회사이고, 그것도 대주단 19개 중 18개가 대출 연장에 동의한 것임을 설명하고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자 D건설은 대출 기간 연장 조건으로 15억4000만원의 현금 담보와 함께 2024년 12월 9일까지 대출금 43억원의 미상환시 이 담보를 몰취한다는 단서가 달린 합의서를 요구했다. 당시 D건설은 이 조건에 대해 다른 18개 대주단으로부터 미리 동의를 받은 것이라고 A사에 알렸다. 다급했던 A사는 어쩔 수 없이 2024년 9월 9일 합의서 작성 후 15억4000만원을 D건설 법인통장으로 보내줬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서야 A사는 2024년 9월 12일 3개월 기한으로 대주단 전체 대출 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다. 만기일은 2024년 12월 12일이었다. A사는 만기일을 하루 앞둔 2024년 12월 11일 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 D건설의 43억원 등 대주단 대출 820억원을 모두 상환했다. 이후 A사는 D건설에 대출연장 당시 담보로 보내 준 15억4000만원을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D건설은 2024년 9월 9일 별도 작성한 합의서를 빌미로 아직까지 골프장에 돌려주지 않고 있다. A사는 “2024년 9월 9일 D건설과 합의서를 작성했어도 2024년 9월 12일 19개 전체 대주단이 다시 협의해 2024년 12월 12일까지로 상환기간을 변경했고 D건설도 이에 동의했다”면서 “이 경우 담보 몰취의 효력 발생 시기도 변경돼야 함에도 인정해 주지 않고 있는 것은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불법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또 D건설이 대출 기간 연장 당시 해당 조건에 대해 다른 대주단도 동의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며 거짓의 합의서를 요구한 만큼 무효라고 했다. 법률전문가 및 금융권 관계자도 “대출이자 수익을 주목적으로 하는 금융권에서는 대출이자가 연체되거나 공사가 중단되면 공매가 진행되나, 이 골프장 건은 정상적으로 이자가 지급되는 등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D사가 공매를 진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라고 했다. A사 관계자는 “D사로 공매에 넘겨버리는 바람에 연체가 걸려 이자마저 종전 9.5%에서 3%나 오른 연 12.5%를 적용받았다”면서 “이때부터 직원들의 급여 지급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며 “D건설은 지급수수료 1%도 더 챙겼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이 골프장 건설을 한 업체인데 이럴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골프장을 시공한 대기업 건설사가 대출금 43억원 3개월 연장 조건으로 15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그것도 논란이 있음에도 사흘 만에 어려운 지방의 중소기업 재정 상태는 감안치 않고 꿀꺽 먹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전형적인 원청사의 갑질이자 횡포”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A사의 주장에 대해 D건설사 측은 “합의서에 따르면 12월 9일까지 당사의 채무가 전액 해소되지 않으면 위약 벌 형태로 담보를 몰취하도록 돼있고, A시행사의 채무는 최종적으로 변제 기일 보다 3일 넘긴 12월 12일에 해소된 만큼 위약금을 받지 않겠다고 결정하지 않으면 경영진은 배임에 해당되기에 규정대로 진행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합의서 체결 과정을 대주단에게 공유하였을 뿐만 아니라 승인 공문도 받았고, 담보 지급 후 계약 연장 건은 시행사에서 먼저 제시한 내용이며 녹취도 있는데 이에 거짓 합의서라고 함은 시행사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밝혀왔다. /임창희기자

2025-08-04

집중호우에 주민들 “비만 오면 불안해요”

지난 3일밤 시작된 집중호우가 4일까지 경북 전역을 강타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경주 감포에서는 시간당 62.5㎜, 고령 62㎜, 달성 50㎜, 성주 45.5㎜, 경산 44㎜, 칠곡 39㎜, 영천 신녕 36.5㎜, 안동 34.4㎜, 청도 금천 33.5㎜, 김천 대덕 29㎜ 등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하천 범람과 산사태 위험이 현실화 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경북 주요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경북 고령 196.5㎜, 경주 토함산 109.5㎜, 성주 101.5㎜ 경산 99㎜, 대구 달성 148㎜ 등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밤부터 4일 새벽 사이 총 27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고령에서만 13건의 침수 및 구조 요청이 있었다. 구미에서는 야영객 4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영양, 상주, 고령, 성주 등 4개 시·군에는 14세대 18명이 마을회관 등지로 대피했다.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서도 산사태 경보가 발령돼 주민 65명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경산, 경주, 포항 등지에서는 도로 장애 등의 피해가 잇따랐고, 의성군은 새벽 3시경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부 도로는 유실되거나 통제됐으며 하천변 주차된 차량들이 떠내려가는 피해도 보고됐다. 호우특보는 4일 오전 비가 잦아들면서 모두 해제됐다. 고령군에 내려졌던 홍수주의보도 해제됐다. 다만 고령군과 성주군에는 산사태주의보가 여전히 내려져 있다 호우가 계속되는 동안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고령군 대가야읍의 이모씨(68)는 “밤새 비가 쏟아지는데 창밖을 보는 게 무서웠다”며 “하천 수위가 너무 빨리 올라가서 대피할 준비까지 했다”고 말했다. 성주에서 농사를 짓는 윤모씨(60)는 “밭이 물에 잠겨 수확은커녕 복구도 엄두가 안 난다”며 “올해는 정말 끝났다”고 말했다. 성주군 주민들도 “밤마다 경보음과 스마트폰 재난문자가 울릴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는다”며 “정신적으로 너무 지친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5일 새벽까지 경북 남부에 최대 80mm, 중·북부에는 6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수 있다”며 저지대 주민들에게 침수 피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04

사진으로 보는 광복 80년 대구 북구 80년

대구시 북구(청장 배광식)는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에서 대한민국 광복 80주년 및 북구 8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 ‘사통팔달로 通(통)하다’ 를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1950년대 금호강 백사장에는 드럼통에 삶아낸 빨래가 햇살에 마르곤 했다. 그 사이 모래밭에서는 아이들이 두꺼비 집을 지었고, 축제 날이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들이 풍악을 울리며 팔거천 나무다리를 살금살금 건너곤 했다. 지게꾼과 자전거를 탄 삼촌, 중년 신사들도 불어난 물살을 피해 조심스럽게 무태 금호강의 나무다리를 건넜다. 이처럼 강변의 삶과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 대한민국 산업화 여기서 출발하다 골목마다 기계 소리가 대구의 새벽을 채웠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며 실을 잣던 누이들, 얼굴에 새까만 탄가루를 묻힌 채 땀 흘리던 형님들. 그들이 세운 대한민국 최초의 안경공장, 겨울을 따뜻하게 만든 대성연탄, 지우개 시장을 석권한 화랑고무, 최고 품질의 섬유를 생산한 제일모직. 이 모든 것이 대구 북구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산업화의 초석이 되었다. □ 북구에서 축제가 열린다 1948년 고성동에 대구종합운동장이 건립되며 지역 축제의 서막이 올랐다. 이승엽 선수가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달성하던 날, 대구 시민들은 잠자리채를 들고 희망에 부풀어 환호성을 질렀다. 해방 기념일, 경부고속도로 개통식, 어린이날 등 역사적 순간마다 대구종합운동장은 시민들의 잔치판이 되었다. □ 도시화, 변화의 바람이 불다 1960년대 근대화·산업화의 물결은 북구에도 거센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사람과 문화가 가장 먼저 교류하던 대구역과 대구역광장은 소통의 중심지로 번성했으나, 지금은 옛 모습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 시절 삶의 흔적은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아 그날의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공장 지대는 학교와 도서관, 관공서로 탈바꿈했고, 너른 들판은 주거단지로 변모했다. □ 행복이 흐르는 금호강 새 시대 꽃 피다 대한민국 광복 80년, 북구 설립 80년. 산업화의 출발점이던 북구는 이제 금호강을 따라 행복이 넘치는 새시대의 꽃으로 거듭나고 있다. 함지산 선사인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이곳은 공단의 북구를 거쳐 금호강 팔거천 동화천과 함께 미래를 여는 행복의 북구로 진화하고 있다. 사통팔달 관문 도시이면서 사람, 자연 문화예술 첨단산업이 어우러진 스마트 문화도시, 과거의 흑백사진 속 꿈과 희망이 오늘의 행복으로 피어난 이곳, 대구광역시 북구는 오늘도 새로운 내일을 향해 나아간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5-08-03

가야산의 동천(洞天)을 찾아서

동천의 근원은 당나라 현종 때 도교의 사마승정(647~735)이 기록한 천지궁부도에 기원하며,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고구려 보장왕(642~668) 때로 산천에서 경치가 매우 빼어난 곳을 이른다. 또한 이중환의 ‘택리지’ 산수편에는 ‘최치원이 남해 금산에 노닐고 바위에 금산동천이라고 암각 해놓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시문에 나타난 선비들의 이상향은 바로 자연 속에서 일상의 고단함을 벗어던지고 이상적인 세계로 가는 길, 바로 선(仙)을 간절히 동경한 것 같다. 전국에는 약 200여 개 동천이 있는데 경북과 경남에서만 140개 정도 있다고 하니 내가 살고 있는 고장에 아름다운 풍경이 많다는 것이 행복하다. 오늘은 그 중 한 곳인 가야산에 숨겨진 동천을 찾아 소개한다. 가야산은 성주군과 고령군, 거창군과 합천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봉은 상왕봉으로 치인리계곡과 백운동계곡 그리고 홍류동계곡이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 숨겨진 동천의 석문은 홍류동계곡 상류 쪽 해인주유소 앞마당 입구에 있다. 계곡으로 이어지는 샛길 아래에 옥류동천(玉流洞天)이라 암각되어 있다. 크기는 대략 가로 1m 세로 70cm이다. 고운 최치원이 당나라에서 귀국한 뒤 십여 년간 조정에 참여하며 신라 사회의 모순을 개혁하고자 하였으나 실패하고 가야산에 들어와 명명한 명소들. 무릉교, 칠성대, 홍류동, 자필암, 음풍뢰, 취적봉, 완재암, 광풍뢰, 제월담, 분옥포, 낙화담, 첩석대, 회선암, 학사대까지 현재 석문은 8개가 발견되었다. 이후 고려와 조선의 선비들이 앞 다투어 명소를 찾아 둔세시의 차운시를 남겼으며 이때부터 동천의 문화는 우리 고유의 선비문화로 이어져 ‘구곡’과 ‘팔경’ 문화를 낳았다. 특히 가야산은 고운 선생과의 인연이 특별하다. 신라를 뒤로하고 왕건의 세력에 동조할 수 없었던 그는 말년에 가족 모두를 데리고 산에 안겼다. 그리고 동천에서 만난 나무와 바위, 계곡의 물소리와 바람 소리는 그의 현실 세계의 상처를 씻겨주고 마음을 달래어 평안을 선물하였다. 그 결과 그는 유·불·도에 대한 깊은 조예가로 계곡 바위에 갓과 신발만 남겨둔 채 홀연히 신선이 되었던 것이다. /김성두 시민기자

2025-08-03

대구서 시작한 순 문예지 ‘죽순’ 창립 80년

1945년 8월 15일 해방 후 대구에서는 일본 강점기에 빼앗긴 한글과 우리말을 되찾고자 전국 최초로 시 전문지 ‘죽순(竹筍)’이 발간됐다. 전국 최초의 시 전문지 죽순 발간의 주역이 모인 죽순문학회(회장 문성희)가 올해로서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죽순문학회의 80년 자취를 되돌아 보았다. 조국 광복을 맞은 1945년, 석우 이윤수 시인을 중심으로 그해 10월 뜻을 같이하는 문인들이 모여 죽순시인구락부가 창립된다. 이것이 죽순문학회의 출발점이다. 이듬해인 1946년 5월 1일 시 전문 월간지 ‘죽순’(4․6배판 46면)의 창간호가 드디어 발간(1000부)된다. 창간호 때부터 1949년 7월 12집을 발행할 동안 죽순 회원은 모두 23명으로 늘어났다. 당시 전국에서 활동하는 시인이 67명 정도였으니 대구를 중심으로 문예활동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죽순’ 창간호에는 발행인 이윤수를 비롯하여 유치환, 이응창, 오란숙, 박목월, 이호우, 이영도, 김동사 등 17명이 시를 게재했고, 호를 거듭할수록 참여 동인이 늘어나 1949년 12집으로 종간될 때까지 3년 2개월 동안 60여 명의 시인이 235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러나 ‘죽순’은 용지난과 원활치 못한 당시의 전기 사정으로 1949년 제4권 3호(11집)에 임시 증간호를 더하여 열두 권으로 종간을 선언하고 동면에 들어갔다. 1947년 석우 이윤수가 운영하는 명금당에 다시 동인들이 모였 다. 김소운이 죽순시인구락부에서 상화시비를 세우자고 제안했다. 이에 회원들이 동의하면서 1948년 3월 8일 대한민국 최초로 달성공원에 상화 시비가 건립된다. 1950년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죽순문학회 회원들은 문학 수도 대구를 중심으로 국군의 활약을 작품화하는 활동에 참여했다. 군인들의 사기 증진을 위해 문인들 중심의 문충구국대도 만들었다. 상고예술학원 설립에도 참여, 전시문단을 형성하여 종군작가단, 전선시첩 등 각자의 영역에서 전쟁을 기록하고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죽순’ 지 종간에도 죽순문학회 동인들은 매년 3월 14일이면 상화시비를 탐방하며, 시비건립 기념행사를 가지면서 재기를 다졌다. 1979년 마침내 복간을 했다. 1986년 서울 죽(竹)식당에서 황금찬, 이석, 이윤수, 장수철, 김요섭, 조병화가 만나 제1회 상화 시인상을 제정했다. 1986년 제1회는 이설주 시인이 수상을 한데 이어 2008년 제23회 수상자 정호승에 이르기까지 죽순문학회가 혼신의 힘으로 시상을 이어갔다. 이후 이상화 기념사업회가 발족함에 따라 죽순문학회는 현창사업을 더욱 빛내기 위하여 이 상을 기념사업회에 이관했다. 그럼에도 ‘상화’와 ‘죽순’, ‘죽순’과 ‘상화’는 이런 인연으로 끊을 수 없는 관계가 지속되었다. 이 상의 운영위원으로 하오명 시인과 장호병 시인이 다년간 참여했고 송영목 시인이 심사를 맡기도 했다. 특히 죽순의 긴 역사와 함께 한 상화시인상을 이상화기념사업회에 이관하는 데는 쉽지 않은 결단이 필요했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을 때 죽순시인구락부 동인들이 의기투합해 달성공원에 상화시비를 세웠고, 상화시인상을 제정했으며 또 상화시 전국백일장도 열었다. 1대부터 7대까지 죽순문학회를 이끌어 온 회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죽순을 창립한 이윤수 회장이 1대를 맡았고 윤장근 소설가는 2대 회장을 맡아 ‘죽순문학상’을 제정했다. 3대 손영목 평론가는 ‘죽순시인상’을, 4대 하오명 수필가는 ‘죽순 카페’를 구축하고 ‘한국의 문학비’를 발간하였다. 5대 장호병 수필가와 6·7대 김창제 시인은 ‘석우 이윤수 문학상’을 제정하였다. 죽순 회원 50명은 상화의 나라 사랑과 민족정신 그리고 석우 이윤수 시인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지금도 문학활동에 정진하고 있다. /손수여 시민기자 <자료제공=문성희 죽순문학회 회장>

2025-08-03

가치관이 반듯해야 한다

지난 달 두류공원에서 열린 ‘치맥 축제’ 현장을 찾았다. 많은 인파가 모였다. 볼거리 공연과 먹거리가 넘쳐나는 풍성한 잔치였다. 대구지역 명소 소개와 대구 10미(味)까지 맛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심지어 타 시도에서도 지역 홍보에 참여했다. 그런데 광고성 일부 현수막에 “인맥보다 치맥이다”이란 글귀가 보였다. 이게 무슨 말인가? 사전 상 ‘인맥(人脈)’이란 “학문, 출신, 경향, 친소 등의 한 관계로 얽힌 인간관계”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 말은 사람 중심이란 말이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먼저다. 어떻게 사람이 아닌 ‘개, 소, 말’이 먼저인가? 아무리 ‘황금만능’이라고 하지만 ‘사람’보다 ‘물질’이 먼저인 것은 아니다. ‘치맥’은 무엇인가? 다른 어떤 의미가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어 chicken과 ‘맥주’의 앞말을 딴 합성어다. 이런 말을 만들어 ‘인맥’에 대비시킨 것을 대수롭지 않게 ‘언어 유희’라 웃어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자라는 꿈나무들에게나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려는 많은 외국인에게 이 말은 결코 좋은 구절이 될 수 없다. 요즘에는 지구촌, 세계 곳곳에 한류 타고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 실용성’이 인정받고 ‘한국어’를 제1의 외국어로, 국제공용어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만약에 우리 국민 모두가 분별력 없이 이런 언어문화에 빠진다면 나라 모양이 어떻게 될까? 자칫 ‘개판인 세상’이 아니 되겠는가? 최근 들어 정치권에서도 여야 할 것 없이 당대표 경선으로 표심을 다지기 위해 고심하고 입후보자들은 ‘치맥 축제’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가 되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세심하게 바라보는가? 가치관이 반듯해야 한다.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는 나라가 복지국가, 문화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인맥보다 치맥이다” 이 말의 거부감 때문에 나는 좋아하던 맥주도 치킨도 먹기가 싫어졌다. 사람 사는 세상에 ‘인맥 없는 치맥’은 무엇을 위한 잔치인가, 의구심이 솟구쳤다. 우리는 언제 다시 “치맥을 나눈 탄탄한 인맥”을, “숙성된 맛 치맥, 성숙한 멋 인맥”을 볼 수는 없을까? 졸속한 행정이나 얄팍한 장사꾼으로 얼룩진 무늬 걷어내고 천년 고목의 결 고운 나이테처럼 반듯한 세상,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 그리운 세상이다. 사람이 먹는 치킨과 맥주이다. 치맥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인맥을 넓혀주는 ‘치맥축제’가 되어야 한다. 지난해보다 많이 달라진 홍보 현수막 구절에서 희망이 보인다. 그래서 한국문화를 창조하고 선도하는 성숙한 시민의 ‘파워풀 대구’를 보고 싶다. /손수여 시민기자

2025-08-03

영천 화장품 원료 제조공장 폭발로 1명 실종·3명 중경상

3일 낮 경북 영천의 화장품 원료 제조공장에서 폭발 사고로 큰불이 났다. 공장 관계자 1명이 중상을, 2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소방 당국은 파악했다.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42분쯤 영천시 금호읍 구암리 채신공단 내 화학 물질인 화장품 원료 제조 공장에서 위험물 폭발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당국은 신고 접수 16분 뒤 관할 소방서 전체 인력이 동원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거센 불길과 부식성이 강한 증기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공장 내부로 진입하는 데 애를 먹었다.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공장 관계자 A씨(50대)가 화상(중상)을, B씨(18) 등 2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다른 공장 관계자 1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폭발 충격으로 공장에서 300여m 떨어진 편의점 유리가 파손되고 아파트 창문이 흔들리는 등의 피해도 발생했다. 영천시는 ‘공장에서 위험물이 폭발했으니 인근 주민은 남부동행정복지센터, 금호체육관 등으로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불이 난 공장은 과산화수소 등 화학물질인 화장품 원료를 제조하는 곳으로 파악됐다. 과산화수소는 산화성 액체로 가열하거나 금속 촉매와 접촉하면 화재를 일으키거나 폭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소방 관계자는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공장에서 폭발 신고가 접수됐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2025-08-03

바다에 불법 평상… 양심 없는 일부 민박업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 해변이 일부 민박 업주들의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 공공의 재산인 바다가 사익을 위한 도구가 된 것이다. 지난 2일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이 몰린 오도리 해안도로 옆 수심이 얕은 해루질 포인트에는 5~6개의 평상과 파라솔이 놓여 있었다. 민박집 업주가 하루 5만 원의 임대료를 받고 빌려준 것이다. 민박집 업주는 “4인 기준 자릿세는 5만 원”이라며 “낮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 사용할 수 있다. 예약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평상에서는 삼겹살을 구워 먹기도 하고, 남은 음식을 바다에 버리기도 했다. 불법으로 구조물을 설치한 뒤 돈을 받고 있는 것이다. 공유수면법 제8조에 따르면, 공유수면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려 할 때 반드시 점용·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평상과 파라솔은 명백히 인공구조물에 해당하고, 허가 없이 설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민박 업주들의 불법 행위는 바다 경관을 해치고,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마을의 한 주민은 “파라솔도 공유수면 점용 대상인데 허가 없이 장사하는 상황”이라면서 “파도나 강풍으로 사고 위험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관광객들도 눈살을 찌푸린다. 인천에서 찾았다는 피서객은 “기대했던 시원한 풍경 대신 평상이 점령해 속상하고, 음식물 쓰레기가 보여서 불편하다”라면서 “삼겹살 굽는 냄새도 심한 탓에 바다인지 식당인지 모를 정도"라고 꼬집었다. 양심적으로 영업하는 민박집 업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마을 주민은 “불법이라고 모두 말렸으나 일부 업주들이 끝내 불법 구조물을 설치했다”며 “평상에서 음식을 먹고 쓰레기를 그대로 바다에 버리는 게 제일 큰 문제”라며 걱정했다. 특히 “행정당국이 단속을 나오면 잠시 시설물을 철거했다가 곧바로 영업을 다시 시작한다”면서 “불법으로 설치해놓고도 떳떳하게 온라인 광고까지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공유수면에는 반드시 허가가 필요하고, 읍사무소의 계도에도 철거하지 않으면 고발할 수 있다"며 "고발장이 접수되면, 강제 철거 등의 조치를 한다”고 설명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민원이 접수됐는데, 해당 위치에서 영업하면 불법이라는 점은 분명히 전달했다”면서 “최근에도 여전히 해당 장소에서 장사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정확한 확인을 거쳐 현장 단속을 하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03

포항 동부초 갈등 풀 실마리?···정치권, ‘대화·협의’ 주문 가세

속보 = 포항시와 포항교육지원청이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포엑스) 2단계 확장을 위한 동부초 이전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본지 7월 1일 자 5면 등 보도>하고 있는데, ‘대화’와 ‘합의’를 촉구하는 지역 정치권이 가세해 관심을 끈다. 박용선(포항 5)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은 포항시가 포항교육지원청과 합리적인 논의를 거쳐 현재의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양측이 소통해야 입장 차이를 줄일 수 있다”라면서 “하루 빨리 협의하고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특히 “며칠 전에도 포항시와 직접 만나 소통하면서 서로 원하는 조건을 협의하라고 포항교육지원청에 주문했다”라면서 “대화가 진전을 이루면 포항시장과 경북도교육감을 만나 중재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임주희(오천) 포항시의회 경제산업위원장은 동부초 학부모와 총동창회, 교육지원청 등 이해당사자 간의 입장 차를 인정하면서 합의점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 위원장은 “학부모와 총동창회 차원에서 뜻을 모아서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달 중순쯤에 포항시, 포항교육지원청이 모인 자리에서 합의점을 찾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지역의 한 정치인은 포항시와 포항교육지원청에서 보다 더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그는 “동부초와 학생들의 교육환경도 중요하지만, 교육 자체가 포항 전체 발전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포엑스 2단계 확장이 완료되면 고용 창출 등 포항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포엑스가 포항의 산업 다변화와 관광 활성화를 이끌 핵심 기반 시설이 될 것이라는 점을 내세워서다. 이 정치인은 “과거 일부 시민들의 이권 다툼으로 송도초 신축 이전도 무위로 돌아갔다”라면서 “포엑스 2단계 확장은 포항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사업인 만큼, 지난날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호소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포항시와의 갈등이 지속되길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조만간 포항시와 만나서 최대한의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03

대구 서문시장 등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해양수산부가 전통시장 활성화와 내수 승인을 위해 8월 1일부터 5일까지 전국 전통시장에서 ‘온누리 상품권 환급행사’를 진행한다. 행사에 참여하는 점포에서 ‘국산 수산물’ 구매 시, 참여 합산 금액에 따라 온누리 상품권으로 즉시 환급을 받을 수 있다. 3만4000원 이상 구매 시 1만 원, 6만7000원 이상 구매 시 2만 원의 온누리 상품권이 지급된다. 행사 기간 중 농림축산 식품부는 4일~ 8일까지 축산물도 같은 혜택이 적용된다. 행사 기간 중 한 사람당 수산물, 축산물 자체 최대 2만 원까지 환급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이번 행사는 대구에서 서문시장(2지구 건해산물 상가), 신평리시장, 관문상가시장, 신매시장, 와룡시장에서 진행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 환급 활동을 통해 이번 여름, 알뜰한 장보기가 가계에도 보탬이 되고 전통시장도 활성화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급 불가 항목 (환급 제외 대상으로 환급 시 부정 환급으로 간주 될 수 있음) △본인 확인 수단 미지참 시, 환급 불가 △제로페이 수산대전 모바일 상품권으로 구매한 품목 △정부 비축 수산물 방출 품목 △일반 음식점에서 구매한 품목 △법인 및 사업자(개인, 기업) 카드로 구매한 품목 △수입산 및 비 수산물 품목 △행사 기간 외 구매 영수증 등이다. (중복 환급 방지를 위해 본인 확인은 필수) △점포에서 손님 대신 대리 수령 불가. △한 분이 여러 장 가져와 가족 이름으로 대리 수령 불가. 환급 불가 항목 (환급 제외 대상으로 환급 시 부정 환급으로 간주 될 수 있음) △본인 확인 수단 미지참 시, 환급 불가 △제로페이 수산대전 모바일 상품권으로 구매한 품목 △정부 비축 수산물 방출 품목, △일반 음식점에서 구매한 품목, 법인 및 사업자(개인, 기업) 카드로 구매한 품목 △수입산 및 비 수산물 품목 △행사 기간 외 구매 영수증. 등이다. 궁금한 사항은 1877-2430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8-03

포항 AI컴퓨팅센터, 수냉식 냉각으로 두토끼 잡나

NHN클라우드, 텐서웨이브 등이 참여해 2027년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구축하는 글로벌 AI컴퓨팅센터에서 사용할 GPU(그래픽처리장치)가 현재 최첨단인 엔비디아(NVIDIA) B200(블랙웰 기반 아키텍처)으로 채택될 경우 발열 해소에 ‘직접 액체 냉각’ 방식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AI컴퓨팅센터는 전기요금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공기 대신 액체로 열을 식히는 방식이 에너지·냉각 효율이 매우 높아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NHN클라우드의 수냉식 시스템은 GPU 위에 냉각판을 붙여 내부에 냉각수를 직접 흐르게 해 열을 빠르게 흡수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GPU 확보 사업(1차 추경, 1조4600억 원) 참여자로 NHN클라우드와 카카오, 네이버클라우드를 선정해 첨단 GPU 1만3000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엔비디아(NVIDIA) B200 1만80장, H200(Hopper 기반 아키텍처) 3056장을 연내에 도입하는데, B200은 H200에 비해 연산성능이 2.25배 높다. 이번 국가사업에서 NHN클라우드는 정부가 활용하는 최신 GPU 엔비디아 B200의 75%(7656장)를 직접 구축하는데, 연산성능은 높지만 발열이 심해 강력한 냉각 시스템을 요구하는 B200의 과열을 잡는 수냉식 시스템을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 이처럼 1GW급 초고성능 AI 연산 인프라로 확장될 포항 AI컴퓨팅센터가 GPU를 B200으로 채택할 경우 높은 연산성능과 전기 효율로 강점을 지니게 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AI 인프라 전문 기업인 텐서웨이브(TensorWave)가 고성능 최신 GPU 기반의 클라우드 서버 구축과 데이터센터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텐서웨이브가 현재 시점에서 최고 성능인 B200을 탑재할 예정이어서 NHN클라우드의 수냉식 냉각 시스템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시도 발 빠르게 지원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분산에너지특별법’에 따른 전기요금 차등제 적용과 요금 인하 방안을 산업부에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전력계통 영향평가도 5개월 안에 완료할 수 있도록 154kV급 40MW 전력설비 구축을 전제로 한전과 협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친환경 전력공급 방안으로 에이치에너지와의 협의로 RE100 대응을 위한 저가 전력구매계약(PPA) 방식도 진행하는데, 장기계약 형태로 전기를 공급받는 동시에 초기 투자비 완화를 위한 맞춤형 요금제 적용을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벤처투자 기업으로 AI, 사이버 보안 등 첨단 분야에 대한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했던 트랜스링크캐피탈이 투자사로 참여한다. 박은혁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 교수는 “수냉식 시스템이 공랭식보다 관리가 어렵거나 누수 때 위험성이 있지만, 수냉식 시스템이 월등하게 유리하다”라면서 “글로벌 AI컴퓨팅센터의 큰 장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03

의대협 비대위원장 사퇴⋯의대생들 “무책임하다” 비판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해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교육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협 비대위는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어 이선우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가결했다. 비대위 역시 해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의대협의 집단행동은 종료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의대협은 2020년 의료계 총파업 이후 해체됐다가 지난해부터 1년 5개월 동안 이어진 의정갈등 속에서 의대생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의대생 집단행동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수업 거부 등 강경 투쟁을 하면서도 의대생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지난달 학교 복귀 선언 전에도 협의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위원장은 사퇴나 향후 계획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별도 공지 없이 사퇴했다. 이 위원장이 학교별 학사 일정, 특혜 논란 등 남은 문제를 마무리 짓지 않은 채 ‘조용한 사퇴’를 한 데 대해 일부 의대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의대생과 전공의 약 500명이 있는 온라인 대화방에서는 학교 복귀 선언 3주 만에 사퇴를 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학교가 학칙을 바꿔가며 복귀의 길을 터주고, 의사 국가시험(국시)도 추가로 치르게까지 해줬지만, 장기간 이어진 의정갈등에 대한 사과 없이 의대협 비대위가 사실상 해산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8-01

독립운동의 숨결이 살아있는 오미 광복운동 기념공원

경북북부보훈지청이 안동시 풍산읍에 위치한 오미 광복운동 기념공원을 2025년 8월 ‘이달의 우리 지역 현충시설’로 선정했다. 이번 선정은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그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로 오미 광복운동 기념공원은 2008년 10월 조성돼 안동 오미마을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한 교육·추모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공원 내에는 불꽃 형상의 기념탑이 우뚝 서 있는데, 이는 독립운동가들의 기개와 애국애족 정신이 영원불멸의 불꽃처럼 온 세상을 밝힌다는 상징을 담고 있다. 또한, 탑 주변에는 의열단원으로 일본 궁성에 폭탄을 던진 김지섭(건국훈장 대통령장), 만주 하얼빈에서 순국한 김만수(건국훈장 독립장), 극동민족대회에 참여한 김재봉(건국훈장 애국장) 등 오미마을 출신 24명의 독립운동가들의 양력과 업적이 새겨져 있어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한다. 오미마을은 안동 지역의 작은 마을이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많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항일정신의 산실’로 평가받는다. 2009년 9월에는 국가보훈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독립운동 현충시설로 지정되며 그 역사적 가치가 인정받았다. 지청 관계자는 “오미 광복운동 기념공원은 지역민의 자긍심이자 후손들에게 역사 교육의 장으로 매우 중요한 시설”이라며 “앞으로도 현충시설을 중심으로 다양한 보훈 사업과 프로그램을 통해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역사 체험 프로그램, 답사 활동, 문화해설사 양성 과정 등이 공원과 연계되어 진행되면서, 오미 광복운동 기념공원은 단순한 기념 공간을 넘어 체험형 역사 학습의 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잊혀진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01

경북 동해안 고수온 주의보 발령…양식업계 ‘비상’

경북 동해안 일대에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지역 양식업계와 행정당국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수온 상승으로 인한 양식 어류의 집단 폐사 가능성이 높아져 관련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일 오전 10시 경주, 포항,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지역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는 해당 지역의 표층 수온이 28도에 도달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양식 어류에게 치명적인 스트레스를 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으로 측정된 각 지역별 표층 수온은 포항 월포 28.1도, 포항 구룡포 하정 27.9도, 영덕 23.8도를 기록했다. 특히 포항 지역의 경우 주의보 발령 기준인 28도를 넘어서면서 양식업계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고수온 특보 체계에 따르면, 수온이 25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고수온 예비특보를, 28도에 도달하면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한다. 만약 28도 수온이 3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고수온 경보로 격상된다. 수산 전문가들은 수온이 25도를 넘기 시작하면 양식 물고기가 스트레스를 받아 생육에 지장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고수온 환경에서는 어류의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산소 용해도가 감소해 집단 폐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까지 포항 지역 양식장에서는 물고기 집단 폐사가 눈에 띄게 증가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양식 어민들과 행정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며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양식 어민들에게는 사전 예방 조치를 당부하고 있으며,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준비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지역 양식업계는 고수온이 지속될 경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며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고수온 현상이 빈발하면서 양식업계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