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필리핀 방문 때 한국 인도 요청 한국 정부 송환 노력 기울인지 9년여만 결실 마스크 쓰지 않고 고개 빳빳하게 든 채 송환 경기북부경찰청 “공범 확인, 철저 수사” 약속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현지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마약왕’ 박왕열(48)이 25일 국내로 송환됐다.
박왕열은 국내로 마약을 유통한 혐의에 대해 수사와 재판을 받은 뒤,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가게 된다.
정부가 송환 노력을 기울인 지 9년여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초 필리핀과의 정상회담에서 인도 요청을 한 지 약 3주 만이다.
그동안 한국 사법 시스템을 조롱하며 필리핀에서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하던 그는 결국 대통령까지 개입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와 수사와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이날 임시 인도 방식으로 국내 압송된 박왕열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뒤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
10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그의 손에는 천에 가려진 수갑이 채워졌다. 통상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이는 범죄자들과 달리 고개를 꼿꼿이 들었다.
경찰과 법무부 직원 수십명에 둘러싸인 박왕열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피해자나 유족에게 할 말 없냐‘, ’필리핀 교도소에서 호화 생활을 했느냐‘, ’국내로 송환된 심경이 어떤가‘ 등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3분 만에 호송차에 실려 인천공항을 떠난 박왕열은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향했다. 그동안 박왕열의 범죄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관서 3곳 중 하나인 경기북부청이 관련 사건을 병합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유승렬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여러 수사를 통해 다수의 공범을 확인했고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포 당시 압수했던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철저히 분석하고 공범자를 조사해 마약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고, 신속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며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여죄 여부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