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죄책 무겁지만 처벌불원·정신상태 고려”⋯징역 3년·집유 5년
사업 부도 위기 속 극심한 불안감에 잠자던 아내를 흉기로 찌른 남성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영철)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2년간 보호관찰과 함께 범행에 사용된 부엌칼 몰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3일 오전 6시 29분쯤 대구 수성구 자택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내 B씨(44)의 쇄골과 가슴, 목 등을 수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식자재 마트 자금 관리를 맡아오다 사업이 부도 위기에 몰리자 “채권자들이 가족을 해칠 수 있다”는 불안에 사로잡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다 같이 죽는다”는 생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격렬히 저항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살인은 인간의 생명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로 미수에 그쳤더라도 죄책이 매우 무겁고, 피해자가 입은 신체적·정신적 피해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부양해야 할 자녀가 있는 점, 음주운전 벌금형 외에 전과가 없는 점을 고려했다”며 “범행이 피해자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경제적 파탄 위기에서 비롯된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이뤄진 점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