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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약왕’ 박왕열, 국내 임시 인도⋯한·필 공조로 1개월 만에 성사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6-03-25 11:05 게재일 2026-03-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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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 복역 중에도 마약 유통 의혹
정부 “조직 실체·범죄수익 끝까지 추적”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이 25일 국내로 임시 인도됐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필리핀에서 ‘마약왕’으로 불리며 복역 중이던 박왕열(48)이 국내로 임시 인도됐다.

법무부는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중심으로 필리핀 당국과 공조해 박왕열을 25일 오전 국내로 임시인도받았다고 밝혔다. 임시인도는 피청구국이 자국의 재판이나 형 집행을 일시 중단하고 범죄인을 청구국에 넘겨 수사를 진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박왕열은 2022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으로 징역 52년에서 60년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다만 수감 중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외부와 접촉하며 한국으로 마약을 유통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를 거점으로 한 마약 범죄가 국내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번 송환은 정상외교와 수사당국 간 협력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로 평가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초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필리핀 측에 임시인도를 요청한 데 이어, 법무부와 검찰·경찰이 실무 협의를 신속히 진행하면서 약 한 달 만에 절차가 마무리됐다.

법무부는 임시인도 청구 직후 검찰국장을 현지에 파견해 필리핀 법무부 장관과 면담을 진행하고 장관 친서를 전달하는 등 협조를 요청했다. 이후 양국은 임시인도 조건과 호송 방식 등을 놓고 수차례 협의를 이어간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

호송 과정도 강화됐다. 검찰·경찰·교정당국 등 10명 규모로 꾸려진 호송팀에는 의료 인력과 교정 기동순찰팀이 포함돼 비행 중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과거 탈주 전력 등을 감안해 이동 경로 역시 사전에 면밀히 조율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박왕열을 상대로 국내외 공범과 유통망 전반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필리핀을 거점으로 한 마약 밀수·유통 구조를 규명하는 한편, 범죄수익 추적과 환수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국민을 위협하는 초국가 범죄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하겠다”며 “필리핀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추가 범행도 철저히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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