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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으로 평생교육 배운다

대경대 평생교육원 요리·오페라 강좌 등 개설 【경산】 대경대학 평생교육원이 이색적으로 `1만원 평생교육 강좌`와 `평생교육 배달제도`로 대구·경북 지역민의 교양, 창업교육 확대에 나선다.1만원으로 즐길 수 있는 교육 강좌는 매주 유명 세프에게 쉽게 배우는 중식요리와 유명 셰프와 함께하는 서양요리, 오페라 100배 즐기기 등이며 평생교육 배달은 대경대 평생교육원 수강자가 원하는 강좌와 시간, 장소를 선택하는 현장강의로 최소인원을 충족하면 가능하다.대경대 평생교육원은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수강생에게 다양한 평생교육강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평생교육 배달 시스템을 가동하게 됐다”면서 “이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민이 자신의 삶과 사회생활에 활력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대경대 평생교육원은 웰빙, 자격증, 전문창업, 교양과정으로 강좌를 세분해 수강생의 강좌 선택 폭을 넓혔다.웰빙 강좌는 `복어조리자격증 및 복 응용요리` `약선건강요리` `두피 및 탈모관리` `수지침` 등 실생활 속 건강을 찾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자격증 과정은 6~8주 강좌인 `병원코디네이터 양성과정` `심리상담사 2급` `아토피 상담사` 등 취업이 가능한 10여 개의 강좌가 있다.또 악기연주와 스마트폰 활용, 사진촬영 등 실생활 강좌부터 `Pretty woman 줌마렐라 변신 프로젝트` `매력적인 발성과 교양 있는 말솜씨` 등 교양강좌는 다양한 여가생활 콘텐츠를 받을 수 있으며 주부의 발성, 매너 등을 향상하는 이색강좌도 있다.이번 대경대학 평생교육원 강좌 프로그램은 30일까지 선착순으로 마감될 예정이며 12월 1일 개강한다.강좌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대경대학 홈페이지(http://edu.tk.ac.kr)나 전화 053) 759-7997로 하면 된다./심한식기자

2011-11-21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김현욱시인돼지는 돌고래나 원숭이만큼 영리하며 깔끔하다. `동물 행동`이라는 학술지에 따르면, 먹이를 숨긴 장소를 기억하거나 거울에 비친 모습을 이용해 주변 상황을 이해하며 먹이를 찾을 줄 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인식하는 동물은 돌고래, 원숭이 등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돼지가 더럽고 지저분하다는 오해와 편견도 인간 중심의 시각에서 비롯됐다. 몸을 식힐 수 있는 땀샘이 없어서 돼지는 진흙탕에서 자주 뒹군다. 물론 멧돼지의 얘기다. 우리가 흔히 쓰는 돼지는 가축화된 멧돼지를 가리킨다. 집단사육을 위해 `우리`에 갇힌 돼지가 몸을 식힐 방법은 오물을 뒤집어쓰는 것이다. 그러면서 `더럽고 지저분하다`라는 누명도 동시에 뒤집어쓰게 됐다.돼지의 가축화는 근동 또는 중국에서 멧돼지를 기르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기를 얻기 위해 사육됐지만 가죽은 방패, 뼈는 도구와 무기, 털은 솔을 만드는 데 쓰이기도 했다. 이처럼 인간에게 유용한 돼지가 인간의 유전자와 흡사하다는 연구 결과는 자못 흥미롭다. 일리노이대학 로런스 슈크 교수는 “돼지의 심장, 치아 등은 인간과 유사하고 거짓말도 하고 알코올도 섭취한다”고 말했다. 돼지의 방광 추출물이 탁월한 재생능력을 가졌다는 사실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돼지의 췌장을 이식해 당뇨병 완치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으니 그야말로 돼지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귀물(貴物)이다.`돼지`는 수많은 신화와 설화, 문학, 예술작품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삼국사기`고구려본기 유리왕 21년의 기록에 따르면, 하늘에 제물로 바치려고 기르던 돼지가 달아나니 왕이 신하를 시켜 뒤쫓게 했다. 신하는 국내성 위내암에서 돼지를 붙잡은 뒤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산수가 깊고 험하며, 오곡을 심기에 알맞고 물고기 등이 풍부합니다. 국도를 옮기면 좋겠습니다” 왕은 직접 가서 지세를 보고 도읍을 옮겼다. `고려사`에도 고려가 뒷날 돼지가 누운 곳으로 도읍지를 옮겼다는 기록이 나온다. `토황소격문`과 `계원필경`으로 유명한 최치원이 금돼지의 아들이라는 설화도 전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돼지는 대체로 부와 복의 상징이다. 반면에 서양은 돼지를 자만, 탐욕, 육욕, 질투, 폭식, 분노, 태만 등 일곱 가지 죄의 상징으로 받아들인다. `신약성서`에 예수가 악한 귀신들을 돼지 떼에 들러붙도록 허락한 `거라사 돼지` 이야기 때문이다.다행스럽게도 1952년 출간된 엘윈 브룩스의 동화 `샬롯의 거미줄`에서 꼬마 돼지 `윌버`는 거미 `샬롯`에 의해 `대단한 돼지`, `근사한 돼지`, `눈부신 돼지`로 거듭난다. 사랑스럽고 영리한 꼬마 돼지 `윌버`의 이미지는 독자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어서 1972년 발표된 로버트 뉴턴 펙의 자전소설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또한 빠뜨릴 수 없는 작품이다. 1920년 대공황의 그늘이 짙은 미국 버몬트 주의 한 시골에서 펼쳐지는 한 소년의 성장기는 오늘날에도 깊은 감동을 준다. 주인공 로버트가 태너 아저씨에게 선물로 받은 아기 돼지 `핑키`는 순백처럼 하얀 몸에 사탕처럼 달콤한 핑크빛이 감도는 돼지였다. 태어나 처음으로 무엇인가를 소유해본 로버트는 온갖 정성으로 `핑키`를 돌보지만, 어두침침한 12월의 어느 이른 아침, 궁핍한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빠와 함께 `핑키`를 도살한다. `핑키`의 죽음을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로버트는 부쩍 성장한다. 로버트가 열세 살이 되던 해, 헛간에서 숨을 거둔 아빠를 발견하고도 로버트는 의연하게 말한다. “괜찮아요. 오늘 아침에는 푹 주무세요. 일어나지 않으셔도 돼요. 내가 아빠 일까지 다 할게요. 더 이상 일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제 푹 쉬세요” 그날 하루만큼은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는 날이었다.한미 FTA 비준을 앞두고 온 나라가 옥신각신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의 농축산 인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이 예사롭지 않게 읽히는 이유다.

2011-11-18

은퇴 이후

이원락포항장성요양병원장19세기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65세에 은퇴하는 것`을 법제화했는데, 그 시대의 평균 수명으로 보면, 일생 동안 직장생활이 가능했다. 오늘날은 의학의 발전 등으로 수명이 연장돼 장수가 가능하다. 즉 은퇴이후에도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은퇴생활은 조용히 앉아서 쉬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 은퇴자에게 흔들의자를 선물하는 것은 큰 결례가 된다.그 나이에는 이후로도 기나 긴 삶을 앞에 두고 있으므로, 일찍이 활동을 중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자가 되는 것은 현실에서 도피나 가출이 아니라, 노후의 길고 거대한 삶이라는 여행의 일부분으로서, 하나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나이를 말한다.노인은 절반이 비어버린 잔이 아니고, 절반이나 찬 잔을 말한다. 지금도 잔의 비어있는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현재 상황을 잘 이용해야 한다. 10층에서 추락하여 각층을 지나면서도, 땅에 부치기 전까지는 층을 지날 때마다 “아직까지는 괜찮아, 아직 거리(시간)가 남아있어!”라고 하는 깨어 있는 정신이 필요하다.은퇴 이후는 인생에서 정리를 위한 중요한 기간이지만 섭섭하게도 인생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 준비가 없으면 누군가에겐 차가운 한 겨울 밤에 길 잃은 나그네 같을 수도 있고, 또는 뜨거운 사막에서 물을 찾아 헤매는 자가 될 수도 있다.은퇴 이후 기간을 마치 휴가처럼 생각한다면 큰 실수다. 긴 휴식 기간이 아니다. 빈 시간을 메우는데 노력하지 않으면, 진실로 그때는 매일 매일이 공휴일이나 일요일로 변해 버린다. 날마다 우중충하고 공허를 느낀다. 가고는 싶으나, 오라는 데가 없다.그러나 인생에서 은퇴기간을 잘 이용하면 온전한 자유를 갖게 되는 특혜 받은 기간이 될 수도 있다. 노력하면 일생 중에서 가장 풍요로운 시간을 만들 수도 있다. 준비를 잘재면 그 노인은 그의 생애에서 황금기가 될 수도 있다.영화에서는 노령의 배우가 주로 조용한 단역을 맡지만 주역을 맡는 경우도 더러 본다. 인생살이에는 노년이라도 나의 배역, 역할, 할 일이 있다. 그러므로 은퇴자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아주 작은 부분일지라도 타인에게 이바지해야 하는 배역을 맡을 생각을 해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는 사회에서 봉사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다른 이에게 시간을 나누는 것은 결국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보통 오랜 시간 또는 평생이 걸려야 겨우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시간의 할애는 과거에 그가 어떤 직업과 직위였는가 와는 무관하게, 평등성이 완벽하게 이뤄지는 영역이다. 제공한 시간의 양이나 활동의 질 만이 문제가 된다. 노인에게 있어서 이런 종류의 일은 젊은 시절만큼 할 수 있다.봉사자가 갖고 있는 마음의 넉넉함은 할애한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크게 감동시킨다. 봉사의 기쁨을 느끼는 강도는 요청이 있을 때 그곳으로 달려가는 속도와 비례한다.나이든 사람들은 혼탁해지는 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사랑과 선함이 되돌아오도록 하는 기술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노인이라는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자기에게 후회를 안겨 주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는 스스로가 책임져야 하는데 노인도 마찬가지이다.퇴임을 한다는 것은 연회석상에서, 과일이나 과자 등 후식을 먹는 뒷부분의 시간이다. 은퇴란 인간의 삶에서 사랑의 불꽃을, 늙은 후기에 다시 한 번 점화하는 때다. 이때는 사랑을 정열보다는 이성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며 이로서 마무리 역할을 잘 담당하게 된다. 늙은 후에 전개되는 새로운 삶에서 가능한 한 의미 있는 내용을 가지도록, 평소에 좋은 방법으로 채곡채곡 채우도록 노력하자.인생은 은퇴하면서 멈추거나 끝나는 게 아니다. 인생의 후반부이지만, 이제 새로이 시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2011-11-18

단풍잎으로

일본을 방문해 보면 한 마을에 하나의 상품을 세계의 최고로 만드는 일촌일품(一村一品)의 상품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저 물건을 팔기 위한 상술이 아니라 어디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고급품들이라 많은 관광객들의 시선과 관심을 사로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방마다, 도시마다 특성을 살린 관광상품이 있긴 하지만 그 다양성이 단조롭고 장기적 성장이 희박한 지경이다. 경북 지방 같으면 경주 황남빵, 영덕 대게, 상주 곶감, 안동 간고등어 등이 거의 전부이다. 일본의 한 예를 들면 전체 면적의 89%가 산지(山地)인 일본 남부 도쿠시마현 가마카쓰 마을. 2천명 인구 중 절반에 가까운 946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단풍나무 잎 등 여러가지 나뭇잎을 닦고 포장하느라 마을 주민이 총 동원되는 일들이 한창이라 한다. 나뭇잎은 평범했지만 쓰임새가 요긴했다. 바로 일본 요리에는 빠질 수 없는 장식잎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10여장의 나뭇잎을 포장한 팩을 500엔(약 7500)에 판다. 한 마을 기업인이 각종 나뭇잎을 상품화 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기업인 이로도리는 일본 전역의 요리집에서 들어오는 장식잎 주문과 시세 정보를 농가에 알려주고 나뭇잎을 위탁 판매한다. 장식잎 유통을 처음으로 체계화 했다. 지금도 7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5억엔(약 45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는 6만여 개의 마을기업이 설립돼 농가 소득 증대와 마을 살리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마을기업은 초보 단계다. 행안부는 2011년 248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500여개의 마을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아직 미비한 편이라 한다. 일본 산골마을 `단풍잎의 기적`처럼 꾸준한 사업이 필요하다. 일회성 지원보다는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자립형 사업이 급선무이다. /손경호(수필가)

2011-11-18

갈등과 소통

정장식대구대 석좌교수삼성경제연구소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각종 갈등으로 인한 국부의 손실을 대충 GDP의 30%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년 간 국민소득을 대략 1조 달러 즉 일천 조 정도로 보면 3천 억 불 즉 300조 정도가 각종 갈등으로 없어지는 셈이다. 우리나라 한 해 예산규모이다.이러한 갈등은 크게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원인에 기인한다고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바로 이념적, 지역적, 세대간, 계층간의 갈등이다. 먼저 이념적으로는 보수와 진보 즉 우성향이냐 또는 좌성향이냐의 색깔논쟁이다. 지난 DJ정권과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그리고 지금의 MB정부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역사편찬에 있어서의 왜곡과 심지어 FTA논쟁까지도 이러한 색깔과 관점의 차이에 근거하고 있다.그 다음으로는 지역갈등이다. 정권의 주체가 바뀔 때마다 특히 인사의 편중현상에 따라 이러한 지역갈등은 더욱 심화되기 마련이다. 모두들 이야기하기를 꺼려서 그러하지 정부부처, 언론매체, 심지어 공기업에 이르기까지 눈에 안 보이는 이러한 지역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세대 간에도 마찬가지로 깊은 불통의 벽이 도사리고 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배움 역시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20~30대 젊은 세대들의 사고나 행태들을 50~60대가 이해할 수가 없다. 휴대폰 하나만 들고 생활의 대부분을 해결하고 있는 자식세대를 아버지세대가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법이다.계층간의 갈등 역시 점점 깊어만 가는 형국이다. 소위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서로간의 형편이 어떠한지는,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지난 10년간 꾸준히 나빠지고 있는 통계가 웅변으로 증거해 주고 있다. 어쩌면 IMF때 보다 더 어려워하고 있는 것이 오늘 이 순간의 서민들의 생활이 아닌가 싶다. 장사가 안 되어도 이렇게 안 되기는 처음이라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소리와 대기업독식으로 벌어먹을 먹거리가 없다는 중소기업들의 장탄식이 이어지고 있다.국민들의 사정이 이러할진대 이러한 원성과 탄식들이 제대로 알려져 정책적인 수단으로 해결방안이 마련되면 문제될 것이 없으나 형편은 그러하지 못하다. 당국은 실상을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 나라 청년들의 실업현상을 조금이라도 걱정하고 있었더라면, 기획재정부 장관의`고용대박`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표현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책상머리에 앉아 숫자놀음을 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나타낸 정말 분노가 치미는 에피소드이다.어느 사회든지 갈등과 대립이 없는 인간사회는 없다. 이 갈등과 대립을 진지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소통이다. 이 소통을 위해서는 제일 필요한 것이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역지사지의 정신일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양보와 나눔의 정신이 아닌가 싶다. 자기 것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문제해결이 쉬워진다. 그리고 나누어야 한다. 어떻게 혼자만 독식을 해야 하는가.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현상은 이러한 나눔의 정신이 밑바탕에 깔릴 때에야 보다 쉽게 풀려질 수 있을 것이다. 진보와 보수의 복지논쟁도 마찬가지이고 경상도든 전라도든 지역 간에도 골고루 잘 살아야한다. 대기업과 함께 중소기업도 잘 되어야하고 부자들도 잘살아야 하지만 서민들의 생활도 나아져야 불만이 없게 된다.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한 진단과 처방만이 해답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2011-11-17

`카게무샤`를 다시 생각한다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일본의 유명 감독 구로자와 아키라가 만든 영화중에 `카게무샤`라는 게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 대중문화를 수용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선을 보인 일본영화가 바로 이`카게무샤`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6세기 중엽, 일본에서 중앙 정부의 힘이 약해지자 각 지방의 영주들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벌인다. 이른바 전국시대 말기다.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오다노부나가와 다케다 신켄이 그들이다. 이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250년 에도 막부 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우리들에게도 낯익은 인물이지만, 이 영화의 주 무대는 다케다 신켄 집안이다.다케다 신켄은 `산과 같다`는 풍설처럼 굳건한 무장이다. 그러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성을 공략하다 저격을 받아 죽게 된다. 용맹 무쌍한 다케다 신켄의 죽음은 이 집안의 멸망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탓에 그의 가신들은 `카게무샤`를 내세우기로 한다.여기서 이`카게무샤`란 그림자 무사란 뜻이다. 일본에서는 암살이나 저격이 심했던 탓에 진짜를 대신하는 가짜를 내세워 진짜를 보호하곤 했다. 다케다 신켄이 죽게 되자 가신들은 그를 닮은 가짜를 내세워 아직도 그가 살아 있는 양 꾸며 위기를 모면하고자 한다.이때 죽은 영주를 꼭 닮은 까닭에 `카게무샤`로 선택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무식한 좀도둑에 불과한 자였다. 영화에서 이름조차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비천한 신분의 좀도둑이 어떻게 나면서부터 엄혹한 훈육 과정을 밟은 다케다를 대신할 수 있는가?비록 `카게`라 해도 생긴 것만 영주 같아서는 영주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다케다의 그림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행동거지, 마음속까지 다케다에 가까워져야 한다.다케다는 자신이 죽은 이후의 사태를 염려해서 자신의 죽음을 3년 동안 비밀에 부칠 것, 함부로 병사를 일으켜 움직이지 말고 영토를 굳건히 지킬 것을 주문했다. 좀도둑에 불과한 카게가 과연 이 과업을 완수할 수 있을까?시간이 흘러 마침내 카게에게 자신감이 붙는다. 그러자 불행이 찾아든다. 다케다 신켄만이 탈 수 있다는 말 위에 올라타다 그만 부상을 입게 되고, 이 사건 때문에 카게의 본색이 탄로나고 만 것이다. 다케다 신켄이 어떤 전투에서 입은 칼자국이 카게에게는 없었던 것이다.결국 카게는 쫒겨나 좀도둑 신세로 돌아가고 다케다의 어리석은 아들 카쓰요리는 병사를 일으켜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다 노부나가의 연합군과 싸우기 위해 병사 2만5천명을 이끌고 나카시노 벌판으로 향한다. 이 전투는 역사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케다 신켄이 자랑하던 기마부대를 저편 연합군의 총이라는 신병기 앞에 맥없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이 영화는 장려하면서도 허무하다. 그러면서 과연 가짜는 어디까지 진짜가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제출해 놓는다.가짜는 자신을 진짜로 간주하고 그 생각을 밀고 나가 신념에까지 이르고 마침내 자기 최면을 걸 정도가 되면 진짜가 될 수 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예를 들어 공부를 잘 안 하고 또 못하는 교수가 있다. 그런데 이 교수는 진짜가 되고 싶다. 그런 학문 수준에 도달하고 싶다. 또는 진짜로 대접 받고 싶다. 학계에서 뭔가 있는 사람으로 행세하고 싶다. 또 자신이 그런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을 학식 높은 교수로 믿기까지 한다. 그럼 그 사람은 진짜 그런 교수가 될 수 있나?그럴 것 같지 않다. 어제였던가? 안철수 씨가 지금으로 쳐서 1500억 원에 달하는 재산을 사회를 위해, 불우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내놓겠다고 했다. 이`무서운` 행동 앞에서 말들이 많은 것 같다.그러나 가짜는 결국 가짜로 돌아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돈`의 문제를 놓고 우리 사회는 지금 누가 진짜인가 하는 질문을 받는 상황에 처해 있다. 흥미로운 시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011-11-17

행복지수의 함수관계

세월이 갈수록 살아가는 형편이 좋아지고 있다. 유원지나 관광지에 가보면 먹고 즐기는 모습에서 우리의 생활상이 향상되고 있음을 느낀다. 집을 떠나 야외에 갈 때 차리고 간 음식만 보더라도 먹거리 준비에 현저한 차이가 난다. 옛날에는 소풍이라고 해서 야외에 나가면 준비한 음식은 고작 김밥에 음료수 몇 통이면 끝났다. 이제는 많이 달라졌고 풍성하다. 보온밥에 고기구울 도구며 그밖에 치킨, 족발, 술과 음료수 모두가 냉동시설이 된 곳에 담아 쇠고기, 삼겹살, 오리 등 구워 먹는 것도 추짐하다. 씀씀이가 커졌고 언제나 넉넉한 마음에 손 쓰는 것 아까운 줄 모른다. 지난 한 해 한국 중·상류층의 행복지수는 오른 반면 하층의 행복지수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심리학회는 연차학술대회를 앞두고 전국 성인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 한국인의 행복지수`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한국인의 평균 행복지수는 지난해 보다 낮았다. 경제수준별로는 자신이 상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행복지수가 지난해보다 상승했고 중층도 높은 지수를 나타냈다는 통계가 나왔다. 그러나 하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지수는 평균 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떨어졌다. 직업별로는 화이트 칼라 직군이 가장 높고 유일하게 수치가 상승됐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남성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았다. 이러한 설문조사에 나타난 바로 노인층의 평균치가 밑돌아 노인계층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현실에 비춰 볼 때 한국사회는 40대 이후로 나이가 들수록 행복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소득 낮고 농어촌에서 일하는 사람과 나이 많을수록 살아갈 대책이 막연하다는 것이다. 노인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생활문제, 건강문제 등이 적신호이다. 희망도 없이 끼니만 떼우는 비참한 현실은 누가 감당할까. /손경호(수필가)

2011-11-17

영주 내년 중등 입학배정 `진통`

【영주】 영주교육지원청이 2012년 중학교 입학 배정 방법을 현행 일괄 배정에서 자율 지원 방안으로 변경하려 하자 지역 사립중학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영주교육지원청은 매년 입학 배정후 선호학교 미배정에 따른 학생과 학부모들의 민원이 잇따라 제기돼 학교 배정 변경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사립 중학교측은 영주교육지원청이 추진하려는 배정 방안은 교육시설, 주변환경, 교육행정 지원책이 비교적 우세한 공립학교의 선호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해 사립학교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킨다며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또한 의무 교육화된 중등 교육이 공립과 사립간 양극화 현상을 빚어 사학 중등교육 존폐 문제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영주교육지원청이 제시한 배정 방안을 보면 1, 2, 3 지망학교 선정 기준을 두고 있다. 1지망에 실패후 제 2, 3지망 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은 표면으로 나타난 서열화 현상으로 자괴감 등이 팽배해 질 수 있어 현행보다 더욱 심각한 민원 발생의 원인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사립 중학교들은 영주교육지원청이 배정 방안 변경을 추진할 경우 2012년도 입학생 모집을 포기할 수 있다는 강경론을 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이에 대해 영주교육지원청은 희망 지원교 배정 방안은 성적순 등 특정한 수단에 의한 배정이 아니라 말뜻 그대로 희망학교 입학의 기회를 높여주기 위한 방안으로 사학 중등이 우려하는 학교별 서열화 등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교육청은 또 지난 10월초 시행한 관내 추첨 배정 초등학교 6학년 재학생 전원 및 교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서 94% 찬성, 반대 6%로 조사돼 배정 방식 변경에 긍정적으로 평가됐다고 제시했다.교육청 관계자는 “각급 중등학교장 및 사립 재단 이사장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11-11-17

최초의 전통 한옥 예배당 영천 자천교회

30년 가까이 문화재 위원을 하면서 한옥 예배당 건물을 문화재로 지정한 것은 자천교회가 처음이다.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 자락에 위치한 자천교회(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452호)는 1895년 대구ㆍ경북지방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안의와(安義窩, James. E. Adamas)목사가 1898년 4월 전도차 대구에서 영천을 거쳐 청송으로 순회하던 중 영천과 청송의 경계지점인 노귀재에서 `권헌중`을 만나게 되고 그를 선교하여 그해 10월 영천 화북면 자천동의 초가삼간을 구입하여 서당 겸 기도소로 사용하면서 비롯된다. 이후 1909년 선교사 `어도만`이 신자와 합심하여 지금의 예배당을 신축하였다고 한다.이 건물은 우진각지붕(모임지붕)의 단층 목조 한옥 교회당으로 영천-청송 간 국도에 인접한 자천마을 안쪽에 토석담장을 둘러 일곽을 이룬 대지위에 목조 종탑을 앞에 두고 동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건물의 평면은 장방형으로 정면 2칸, 측면 4칸이며 천장은 지붕틀이 그대로 노출된 연등천장이고 상부 천장 지붕틀은 절충식 트러스구조로 다소 조잡하다. 자세히 보면 부재의 치목기법이 거칠고 투박하여 결구수법도 격식에 맞지 않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구조미를 느끼게 한다. 예배당의 건물 외벽은 막돌 초석위에 네모기둥을 세운 목조 심벽구조로 창틀 하인방까지는 흙벽에 시멘트 몰탈 뿜칠 마감을 하였고 상부는 회반죽마감 하였다.이 건물은 내부공간구성이 매우 흥미롭다. 예배당 가운데 세운 열주에 판자 칸막이를 하여 실내 공간을 양분해 놓았다. 전면에서 신도석을 바라보면 남녀모두 다 보이지만 신도석에서는 남녀 서로 볼 수 없으며 전면의 목사님밖에 보이질 않는다. 또한 남ㆍ녀 신도석 뒷공간은 한단 높여 이곳을 전면이 트인 1칸 온돌방으로 꾸며 남ㆍ녀 노인들을 배려한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니까 이 건물은 당시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는 시대 상황을 잘 반영하여 남녀유별(男女有別)하고, 젊은이는 마룻바닥에 앉고 따뜻한 온돌방은 어르신들이 앉도록 어른을 공경하는 장유유서(長幼有序) 정신을 갖춘 유교사상이 깃든 우리나라 최초의 신식 예배당인 셈이다.자천교회는 약 100년 전 개신교 전파의 교회사적 유산으로 경상북도에서 현존하는 거의 유일한 한옥 교회당 건물로서 비교적 원형이 잘 보전되어 있으며 개신교 선교 초기의 시대적 건축 상황과 교회건축의 토착 과정을 잘 반영하고 있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자료이다. 2003년 12월 문화재 지정이후 성지순례를 위한 종교인은 물론 일반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며, 최근에는 역사 및 한옥 체험을 하는 수련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2007년 교회동편에 위치한 `口`자형 전통한옥을 기증 받아 이곳을 교회 박물관과 신성학당(新星學堂)이라는 교회 교육관으로 꾸며 놓았다. 기증을 받은 전통 한옥과 함께 자천교회가 기독교 역사 체험과 동시에 한옥 체험이 가능한 수련 장소로 재탄생한 것이다./영남이공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2011-11-17

선거철의 新黨病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선거 때가 되면 도지는 고질병이 두 가지 있다. 개인적으로는 출마병(出馬病)이 있다면 집단적으로는 신당병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출마병은 정치에 물든 사람에게는 평생 낫지 않는 병이라면 신당병은 정치 무책임증과 국민기망증이 겹쳐져 주기적으로 도지는 병이라 할 수 있다. 출마병의 극치는 가족적 비극이면서 사회적 비극이 되는 것이다. “아버지가 당선되면 나라가 걱정이고 아버지가 낙선되면 집구석이 망한다”던 항간의 우스갯소리가 이같은 사정을 말해주는 것이다. 신당병의 극치는 정치적 비극이면서 국민적 비극이라 하겠다. 장난감 집을 짓듯 새로 만들었다 부숴버리고, 이것 만들었다 다시 저것 만들고, 이름도 이랬다 저랬다 마구 붙였다 뗐다하는 바람에 “어느 당이 어느 당인지 알 수 없다”는 유권자의 비명은 한국 민주주의의 비극인 것이다.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 병들이 한창 창궐하고 있다. 여야의 전현직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시민단체의 회원들과 대학교수 기업인 등 각계의 정치지망생들이 정당과 선거구에서 벌써부터 혼란의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 출마병이 병세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정당도 여당인 한나라당의 경우 이대로는 승리한다, 못한다로 나뉘어 분당이다, 재창당이다 하는 소음을 내고 있고, 야당인 민주당은 지난 서울시장선거에선 후보도 내지 못하더니 통합신당을 만든다며 합당의 방법론을 두고 당내외의 분란에 휩싸여 있다. 신당병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물론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출직 후보로 나서거나 정당을 만드는 것은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내에서 자유에 속한다. 그러나 정당정치를 채택하는 우리의 경우는 후보 개인의 자질과 능력을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 못잖게 정당에 대한 정강 정책을 분석하고 정당에 의한 책임정치를 중시하고 있다. 정치의 대원칙은 정당정치에 의한 책임정치의 구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책임정치 원칙과는 달리 최근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을 계기로 진보와 보수 성향을 막론하고 시민단체 출신 인물들이 정치판에 쏠리는 현상은 새로운 출마병으로 진단될 수 있다. 이러다가는 시민단체 회원이면 누구나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않을지 모르겠다. 시민단체는 정치권의 감시를 임무로 하는데 정치권으로 다 가버리면 누가 남아 시민운동을 할 지 알 수 없다. 설사 남아서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해도 앞날의 정계진출의 발판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몰두한다면 시민운동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신당의 경우도 야당에서 추진되는 통합신당의 논의는 인물들만 놓고 보면 노무현 정권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의 재건작업과 흡사하다. 다만 그 때와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당시 친노 시민단체 인물들까지 본격적으로 이 당에 합류하면서 참신한 정치세력인양 당명을 바꾸려는 정도랄까. 그렇다면 공천 과정에서는 그 때에 비해 어느 정도 물갈이가 될 지 모르나 총선과 대선에서 통합신당은 결국 옛 열린우리당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는 셈이다.여당의 경우는 이제 MB정권이 끝나는 판에 다음 대선주자와의 관계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계산하는 분당 수준의 신당논의라 할 수 있다. 친박(親朴) 세력과 반박(反朴) 세력간의 정략적 판단에 따라 당을 그대로 두거나 분당을 하자는 것이다. 새로운 인물 영입(특히 젊은 층)과 친서민·친청년 정책으로 당을 쇄신하자는 세력은 당을 리모델링하는 정도로 끌고 가자는 것이다. 당내 친박세력과 당외 친박세력을 모아 창당하자는 논의, 당내 반박세력과 당외 보수 반박세력을 합쳐 새로운 당을 만들자는 논의는 MB정권의 실패를 털어버리고 자신들이 내세우는 인물과 간판으로 심판을 받자는 것이다. 그러나 여권의 신당 논의도 결국 국민과 함께한 정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다. 과거 잘못에 책임지는 각오 없이 선거 때만 되면 가면을 쓰고 국민을 속이는 정당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2011-11-16

선운사 상사화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우는 도솔산 선운사는 전북 고창군 아산면에 있다. 고창하면 옛부터 많은 석학과 문인, 언론인, 국악인 등을 배출시킨 문향과 국악의 고장이라 불리운다. 선운사는 전북 김제에 있는 금산사와 더불어 조계종의 도내 2대 본사로 한국의 명승고찰로 유명하다. 선운사 창건은 577년 백제 위덕왕 24년에 검단선사와 신라의 국사이자 진흥왕의 왕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선운사는 창건 당시 한때 89암자에 3천 승려가 수도하는 국내 제일의 가람이었다고 한다. 일주문 근처에서 부터 천연기념물 제184호 동백나무숲이 관람객을 반긴다. 수령 500여년의 동백나무 3천여주가 5천평에 군락을 이루며 수줍은 듯 반기는 동백꽃은 개화시기는 봄철 3월말경이다.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상사화(相思花)는 여름에 연붉은 자주색 꽃이 핀다. 꽃이 필 때 잎은 이미 말라 있어 꽃은 잎은 서로 만나지 못하는 운명이다. 산과 들에 서식하는데 관상용으로 정원에서 가꾸기도 한다. 식물도감에 의하면 중국이 원산지며 일본에서는 야생화한 꽃이다. 상사(相思)란 말은 서로 말없이 생각만 한다는 의미이다. 수술은 6개이며 암술은 1개로서 열매를 맺지 못한다.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 같아서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으므로 잎은 꽃을 생각하고 꽃은 잎을 생각한다고 하여 서로 만나지 못함을 애석하게 생각하여 상사화라 한다. 양길섶을 따라 무수히 피어 있지만 나그네는 그런 사연도 모르는 채 그냥 지나간다. 사찰 입구에서부터 이 고장의 명산품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보양 효과가 있고 피부를 곱게, 머리를 검게하는 복분자, 차나무 어린 잎이 참새혀끝만큼 자랐을 때 따서 만든 작설차-선운사의 명물이요 진귀식품이다. 고인돌은 세계문화유산이고 고창읍성과 고창의 자기와 자수는 세계적 수준이다. /손경호(수필가)

2011-11-16

지역경제 활성화 요건

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국내외적 어려운 경제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고용 및 주택시장 침체가 심하다. 최근 경제 성장세가 다소 강화되고 있다고 하나 유럽 금융위기에 대한 짙은 우려가 가시지 않는 한 `더블딥(경기 회복국면에서 다시 침체)`의 불안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웃나라인 일본은 부동산 버블붕괴로 인한 장기불황, 국제적인 금융위기, 쓰나미·핵발전소 사고여파 등으로 인해 힘들게 경제를 버티고 있다. 중국도 달러는 쌓이지만 미국, 유럽, 남미 등으로의 수출이 줄어들면 실업자가 쏟아질 것이고 부동산 버블에 발목이 잡혀 경착륙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수출에 목을 메어온 한국경제는 국제경기가 나빠지거나 최악으로 돌입한다면 큰 피해를 입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행스런 점이 있다면 IMF 당시 보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현금을 많이 확보하고 있고 주된 교역상대국인 중국이 건재하다는 것이다.국내외경제에 대한 다양한 예측과 염려 속에서, 첨단의 산업도시이자 지방 중도시인 포항으로서도 경제·산업활성화가 화두일 수밖에 없다. 여러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지만, 포항으로서 중요한 것은 활발한 기업도시가 되는 것이고 첨단산업클러스터를 이루는 것이다. 이 말은 기업하기 좋은 여건이 갖추어져 기존의 철강산업을 포함하여 새로운 경제 및 산업활동들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포항이 기존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도시기반시설에서부터 다양한 세제혜택에 이르는 완비되어야 할 사항들이 많다. 하지만 그 이전에 필요한 것은 포항의 기업 및 산업적인 여건이 기업 내지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지 객관적으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으며, 이들을 전략적으로 이해하고 원하는 것들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제한적인 재정, 대내적인 정치경제상황 등의 극복 하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기에 어려움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포항시가 이미 추진하고 있는 부분이 많지만, 기업을 유치하고 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여건들을 몇 가지 예를 든다면, 산업단지의 적기공급과 과감한 할인,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개선, 기업유치를 위한 원스톱 종합지원시스템 구축, 다양한 기업사랑운동 전개, 외국인 정주환경 강화를 통한 국제적 환경 강화 및 인재 유인 등이라고 본다.포항이 대기업으로 인해 성장했고 대기업의 유치와 경쟁력 강화가 언제나 필요한 것이지만,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들이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제가 좋지 않음으로 대형 SOC사업의 유치도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도시미화 및 관광산업육성을 위한 노력들도 중요하다고 본다.하지만, 모든 도시가 기업유치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입지를 찾는 기업에 비해 유치를 원하는 나라와 도시는 국내외에 수 없이 많고 각종 조건과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기업의 성공적인 유치도 개발이냐 보전이냐, 혹은 얼마만한 보상이 주어지느냐 등에 대한 대내적인 첨예한 대립의 극복 하에 어렵게 이루어짐이 현실이다.또한 모든 도시가 구겐하임뮤지엄과 같은 `빌바오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디트로이트의 모노레일시스템인 피플무브, 잉글랜드 셰필드의 대중문화센터, 독일 라이프치히의 예술박물관은 큰 기대와는 달리 실패했다. 빌바오효과가 성공적으로 얻어지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은 물론이고 우수한 기획과 지역사회의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포항은 수도권에서 먼 교통상의 불리함이 큰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더구나 국내외적 경제불황 가운데 있다. 이러한 불리한 점들을 극복하고 포항이 경쟁력있는 기업도시, 첨단산업도시, 그리고 문화관광도시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자체, 시민, 그리고 기업들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혁신적인 전략들을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수행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2011-11-15

안동과학대 저소득층 장학금 확대

북부지역 전문대 중 최다인원 최고금액 【안동】 안동과학대학이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의 하나로 저소득층 장학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올해 대학 정보공시(2011년도 기준)에 따르면 안동과학대학이 경북 북부지역의 전문대학 중에서 장학금 수혜인원과 장학금 총지급액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안동과학대학은 지난해 4천866명(중복 수혜자 포함)의 학생에게 46억9천8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특히 대학 교비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지출된 장학금은 2009년 1억6천971만원이던 것이 지난해 1억8천78만원에서 올해 4억2천301만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전년 대비 대학 교비에서 지원한 올해 저소득층 장학금이 무려 134%나 확대된 셈이다.또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역량강화사업 국고지원금에서도 2009년 6천745만원, 지난해 8천200만원에서 올해는 1억3천870만원을 저소득 장학금으로 지급했다.안동과학대학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의 학비부담을 줄이고 더 많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장학금제도를 신설하고 있다.지난해에는 본인의 노력에 따라 자신이 납부한 등록금 이상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1인당 장학금 수혜 규모를 제한했던 `등록금 상한제`를 폐지했다.또 장애학생과 북한이탈국민, 다문화가족 등을 위한 장학제도를 도입했으며, 내년부터는 복지장학 지급률을 상향하는 등의 노력으로 현재 등록금 수입의 20%인 장학금 지급률을 22%로 높일 계획이다.김규택 안동과학대학 총장은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우선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금 지원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다양한 장학금제도를 신설할 방침”이라며 “장학금 확대로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 기회를 박탈당하는 학생들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2011-11-15

뜻(志)을 높게

우리 주변엔 자신의 꿈을 키워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첫째 부모요, 스승이며, 선배와 친지도 많은 편이다. 미국 동부지방을 여행하면서 나다나엘 후손이 쓴 `큰바위 얼굴`의 현장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유년시절에는 모두가 고만고만 자라지만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어떤 꿈을 갖고 성장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운명이 달라진다. 일본의 재일동포 3세인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제1인자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손 회장은 재산가로 일본 전체의 4위의 부자요 연매출 43조원의 아시아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일본 근대화의 영웅이자 롤모델이다. 그의 생활목표인 인생의 좌우명은 `뜻(志)을 높게`라는 것이다. 그의 나이 16세에 한 남자를 만났다. 그의 이름은 사카모도 료마라는 사람이라 한다. 역사소설의 주인공이었다. 료마는 최하급 무사로 태어났으나 강력한 의지와 비전으로 일본 근대화를 이끈 개혁자이자 탁월한 비즈니스맨이다. 손 회장은 료마의 삶에 비추어 보니 그 자신이 한심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인종차별이니 계급차이니 하는 것은 고민의 대상이 되질 않았다. 남다르게 살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뭔가 큰 일을 하고 수많은 사람을 돕고 싶었다. 인생을 불사를 만한 일에 이 한 몸 부서져라 빠져들고 싶었다. 그 뭔가를 꼭 이루겠다`는 결심만큼은 가슴 깊이 강렬하게 자리잡은 것이다. 그는 자신의 가족의 사리사욕이 아닌 수천만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뭔가 큰일, 금전욕 따위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이 있어 다행”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만한 값진 일을 해내기로 굳은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그의 뜻이요 열여섯 소년이 품은 삶의 포부였다. 좌우명 `뜻을 높게`는 그렇게 그의 중심이 되고 있었다.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인생표어가 우리에게도 친숙한 말이 있다.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는 말이다. 경북 청소년수련관에도 크게 쓰여있다. 기억하자. /손경호(수필가)

2011-11-15

도올 김용옥 교수에게 보내는 질문

이대환 `ASIA`발행인·작가정말 늦어졌지만 더 늦기 전에 이제는 말해야겠다. 오래 가슴에 묻어둔 그 말을 문득 깨운 것은 10월26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사진 한 장이었다. 사진의 배경은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 사진의 주인공은 도올 김용옥 교수. 사진에 잡힌 장군과 교수의 모습은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뒤에서 도올을 내려다보는 이순신 장군은 투구로 머리와 목을 가리고 갑옷을 입고 오른손에 큰 칼을 쥐고 있는데, 도올은 투구 대신 검은색 털모자와 목도리로 머리와 목을 가리고 갑옷 대신 초상집 상주 느낌을 풍기는 흰색 두루마기를 입고 오른손에는 큰 칼 대신 큼직한 방패 같은 피켓을 쥐고 있었다. 아마도 도올의 친필이었을 피켓의 전문은 이랬다.`인류사회의 古典조차 강의 못하게 하는 사회. 이 땅의 깨인 사람들아! 모두 투표장으로 가시요!`그러니까 도올은 언론들이 박빙 승부라고 예측한 서울시장 투표일에 거기 나와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서양 고전에 통달한 것으로 알려진 늙은 교수가 무슨 사연으로 고독한 시위를 벌여야 했던가? 그의 EBS 특강과 관련된 일이었단다. EBS와 도올은 본디 `도올 김용옥의 중용, 인간의 맛` 강의를 36부작으로 가자고 약속했는데, 갑자기 EBS가 도올에게 절반으로 줄여 18부작으로 조기 종영하겠다고 통보했단다. 그 이유는 `거친 표현 및 특정 종교에 대한 비방`이라 했다.도올의 그 강의를 전혀 듣지 않은 나로서는 얼마나 표현이 거칠었고 얼마나 특정 종교를 비방했는가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한다. 다만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고독하게 서 있는 도올의 모습은 이미 중용(中庸)의 도나 중용의 인간적인 맛으로부터 한참 떨어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필이면 서울시장 투표일만 골라서 `투표장으로 가시요!`라는 퍼포먼스를 벌였으니 한낱 정치적으로 계산된 몸짓에 불과해 보였고, 이른바 범야권이든 범진보든 그들을 향하여 “나는 변함없이 당신들의 동지이니 나를 기억하시요!”라는 침묵의 고함으로 들려오기도 했다.이른바 `스타`의 언행에는 마치 자기 성감대에 강렬한 자극을 받은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대는 디지털세대의 재바른 손가락들이 도올의 그 사진에다 `한마디 재담`을 달아서 SNS라는 사이버세계로 얼마나 퍼 날랐을까? 나도 경악했던 `나경원의 1억원 피부마시지`만큼 퍼 날랐을까? 그러나 이쯤에서 도올에게 보내려 했던 너무 늦어진 질문을 던져야겠다.“도올 교수님. 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기였지요. 그때 당신은 노 대통령 평양방문단 일원으로 평양에 갔지요. 가서, 민노당 당수와 함께 평양 권력자들이 자랑해대는 `아리랑축전`을 관람하지 않았습니까? 그 소감을 당신은 서울의 한 신문에 기고했지요. 그날 그 신문을 뒤져보면 다 나오지만, 당신은 북한 어린이들과 소년소녀들이 일사분란하게 이뤄낸 거대한 카드섹션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당신의 그 글을 읽은 그때, 나는 분노해서 다음과 같이 묻고 싶었습니다. 도올 교수님, 당신에게도 어린 손자나 손녀가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당신의 귀한 따님이 서울 어느 호텔에서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지금쯤 당신의 손자손녀가 몇 살인지 궁금한데요, 가령 평양의 카드섹션 조련에 동원된 그 또래라고 합시다. 만약 한국에서 당신의 귀엽고 귀한 손자손녀가 공부고 놀이고 뭐고 다 박탈당한 채 몇 달 동안이나 땡볕 운동장에 동원돼서 `조국의 명예를 위하여` 가끔 오줌까지 싸가면서 병사처럼 혹독하게 그 위대한 카드섹션 조련을 받고 있다면, 정말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할아버지 도올은 손자손녀의 인권을 위하여 1인 시위 정도가 아니라 `인간의 이름으로 용서할 수 없는, 천인공노하는 군사독재정권의 아이들 인권침해`라 외치며 더 주목 받는 퍼포먼스를 벌여야 마땅할 것이다. 만약 도올이 그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경우는 비겁한 할아버지고 찬성하는 경우는 나쁜 할아버지겠는데, 광화문 광장에서 그런 시위를 할 수 있는 이 나라는 결코 그따위 카드섹션을 위해 어린이들과 소년소녀들을 기만하거나 박해하지 않는다.

2011-11-14

겨울이 오면 겨울바람이 분다

이경우대구본부장처음 그가 사표를 내고 총선을 준비한다고 할 때는 말리고 싶었다, 아니 말렸다. 그러나 그는 완강했다. “어차피 한 번 뿐인 인생인데,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런 기회가 다시 오겠습니까? 그러니 선배, 우리 세상 한 번 바꿔 봅시다” 했다. 나는 그의 용기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잘 나가는 부서의 빛나는 임무를 맡은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중앙부처의 나름 보람차고 더구나 앞으로 10년간은 정년이 보장되는 철밥통을 깨고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그의 용기가 장했다. “한편으로는 무모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이것이 내가 세상에 기여하는 한 방법입니다. 중앙의 대형 로펌에서 거액 연봉을 받으며 편안하게 살 수도 있지만 그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중앙 경제부처에서 고위직으로 있다가 내년 총선을 위해 과감히 뛰쳐나온 경우다. 이미 많은 준비를 한 듯 그는 자신이 출마할 지역구의 현역 의원 뿐 아니라 출마예상자들의 명단과 그들의 신상까지 꿰뚫고 있었다.“대구를 바꾸기 위해서는 내가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 특히 내 지역은 내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골목골목, 유권자 한 사람까지. 나는 그들과 일대일 면대하면서 소통한다. 내가 직접 손을 잡아보면 그들이 얼마나 변화를 갈망하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는 이미 이 지역에서 여러차례 선거에 나서 지역민들에게 친숙해져 있다. 그만큼 지역민과 가슴으로 소통하고 있으니 2040이라거나 SNS 등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자천타천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겠다고, 또는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총선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전에 없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선거 때면 으레 등장하는 그 인물이 그 인물 식의 재탕 보다는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할 조짐도 보인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직접적인 계기는 아무래도 지난 10·26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이 될 것이다. 그의 당선이 보여준 SNS의 힘, 젊은 세대의 참여와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열망이 내년 총선에 투영될 움직임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지율에서 부동의 1위였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앞질렀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정치권은 분석한다. 그것이 출마하겠다는 새인물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는 원인이라는 것이다.이런 변화의 바람은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영남권에까지 후보 물갈이론으로 표출되고 있다. 물갈이를 통해 변화를 수용하고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지역에서는 꿈쩍도 않는다. 친이로서는 이 정권이 끝나기 전에 뱃지를 달아야 하고 친박으로서는 자신이 당선돼야 박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들이다. 그래서 지역 바깥에서만 물갈이론의 태풍이 일 뿐 안에서는 요지부동이다. 몸을 던지는 사람은 없고 모두 자기가 먼저 살아야겠다고 설쳐대는 꼴이다.지역의 한 현역의원은 이런 바람에 대해 “언젠들 바람이 불지 않은 적이 있었느냐?”고 되레 반문한다. 겨울이면 삭풍이, 봄에는 봄바람이 계절따라 불어오듯 선거철이면 선거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바람이 불었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오히려 지금보다 훨씬 위력이 강한 폭풍이 불었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선거때마다 현역 의원의 절반이 공천에서 탈락했고 국회에서 초선의 비율이 17대에선 63%가, 18대 현 국회에서는 49%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내년 총선이 힘드는 것은 그런 물갈이의 주체가 분명하지 않다는 데 있다. 누가 과연 조자룡의 헌 칼 쓰듯 쾌도난마식으로 물갈이를 주도할 것인가. 그것이 우후죽순 새인물이 등장하는 한 변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 다 같이 망하는 꼴을 눈뜨고 당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