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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목횟집...권순자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11-15 20:04 게재일 2011-11-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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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힌 바다, 암암리에 출렁대는 집

심해의 비늘이 서늘히 빛나고

지느러미는 바다를 향해 헤엄친다

지친 뼈를 멈춰 물결에 몸 맡긴 채

진물이 빠지도록 꽃잠 꿈을 꾼다

산산이 찢어지는 비늘은 그림자가 없다

낮달 환한 상처는 이마를 쓸고 가고

입을 벌리는 영혼의 붉은 눈

한번의 외출은 유리항아리 속 구름이다

형체 없이 사라질 찬란한 물방울

바다를 향해 던지는 우울한 눈빛은

노을빛으로 익어 있고

삶의 얼룩만이 환영처럼 남아 뼈째 누워 입 벌리고

하늘을 맴도는 갈매기

조문중이다

어스름 타고 물때에 너울대는 바다의

검은 입이 울음을 내지른다

심해의 비늘과 지느러미가 바다를 향한 그리움에 한없이 헤엄치고 있는 곳. 지금은 그 푸른 바다가 신항만 공사로 매립되고 지워져버렸지만 시인의 가슴 속에는 영원히 살아있는 무한한 푸른 생명의 공간이다. 비록 이 시에서는 어둡고 답답한 상처로 감싸여 있는 곳이긴 하지만 바다는 영원히 싱싱한 생명 공간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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