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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전통 한옥 예배당 영천 자천교회

영남이공대 교수
등록일 2011-11-17 20:30 게재일 2011-11-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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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예배당,처마밑에 걸린 예배당 편액
30년 가까이 문화재 위원을 하면서 한옥 예배당 건물을 문화재로 지정한 것은 자천교회가 처음이다.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 자락에 위치한 자천교회(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452호)는 1895년 대구ㆍ경북지방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안의와(安義窩, James. E. Adamas)목사가 1898년 4월 전도차 대구에서 영천을 거쳐 청송으로 순회하던 중 영천과 청송의 경계지점인 노귀재에서 `권헌중`을 만나게 되고 그를 선교하여 그해 10월 영천 화북면 자천동의 초가삼간을 구입하여 서당 겸 기도소로 사용하면서 비롯된다. 이후 1909년 선교사 `어도만`이 신자와 합심하여 지금의 예배당을 신축하였다고 한다.

이 건물은 우진각지붕(모임지붕)의 단층 목조 한옥 교회당으로 영천-청송 간 국도에 인접한 자천마을 안쪽에 토석담장을 둘러 일곽을 이룬 대지위에 목조 종탑을 앞에 두고 동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건물의 평면은 장방형으로 정면 2칸, 측면 4칸이며 천장은 지붕틀이 그대로 노출된 연등천장이고 상부 천장 지붕틀은 절충식 트러스구조로 다소 조잡하다. 자세히 보면 부재의 치목기법이 거칠고 투박하여 결구수법도 격식에 맞지 않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구조미를 느끼게 한다. 예배당의 건물 외벽은 막돌 초석위에 네모기둥을 세운 목조 심벽구조로 창틀 하인방까지는 흙벽에 시멘트 몰탈 뿜칠 마감을 하였고 상부는 회반죽마감 하였다.

이 건물은 내부공간구성이 매우 흥미롭다. 예배당 가운데 세운 열주에 판자 칸막이를 하여 실내 공간을 양분해 놓았다. 전면에서 신도석을 바라보면 남녀모두 다 보이지만 신도석에서는 남녀 서로 볼 수 없으며 전면의 목사님밖에 보이질 않는다. 또한 남ㆍ녀 신도석 뒷공간은 한단 높여 이곳을 전면이 트인 1칸 온돌방으로 꾸며 남ㆍ녀 노인들을 배려한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니까 이 건물은 당시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는 시대 상황을 잘 반영하여 남녀유별(男女有別)하고, 젊은이는 마룻바닥에 앉고 따뜻한 온돌방은 어르신들이 앉도록 어른을 공경하는 장유유서(長幼有序) 정신을 갖춘 유교사상이 깃든 우리나라 최초의 신식 예배당인 셈이다.

자천교회는 약 100년 전 개신교 전파의 교회사적 유산으로 경상북도에서 현존하는 거의 유일한 한옥 교회당 건물로서 비교적 원형이 잘 보전되어 있으며 개신교 선교 초기의 시대적 건축 상황과 교회건축의 토착 과정을 잘 반영하고 있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자료이다. 2003년 12월 문화재 지정이후 성지순례를 위한 종교인은 물론 일반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며, 최근에는 역사 및 한옥 체험을 하는 수련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2007년 교회동편에 위치한 `口`자형 전통한옥을 기증 받아 이곳을 교회 박물관과 신성학당(新星學堂)이라는 교회 교육관으로 꾸며 놓았다. 기증을 받은 전통 한옥과 함께 자천교회가 기독교 역사 체험과 동시에 한옥 체험이 가능한 수련 장소로 재탄생한 것이다.

/영남이공대 교수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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