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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소통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11-17 23:30 게재일 2011-11-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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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식대구대 석좌교수
삼성경제연구소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각종 갈등으로 인한 국부의 손실을 대충 GDP의 30%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년 간 국민소득을 대략 1조 달러 즉 일천 조 정도로 보면 3천 억 불 즉 300조 정도가 각종 갈등으로 없어지는 셈이다. 우리나라 한 해 예산규모이다.

이러한 갈등은 크게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원인에 기인한다고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바로 이념적, 지역적, 세대간, 계층간의 갈등이다. 먼저 이념적으로는 보수와 진보 즉 우성향이냐 또는 좌성향이냐의 색깔논쟁이다. 지난 DJ정권과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그리고 지금의 MB정부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역사편찬에 있어서의 왜곡과 심지어 FTA논쟁까지도 이러한 색깔과 관점의 차이에 근거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지역갈등이다. 정권의 주체가 바뀔 때마다 특히 인사의 편중현상에 따라 이러한 지역갈등은 더욱 심화되기 마련이다. 모두들 이야기하기를 꺼려서 그러하지 정부부처, 언론매체, 심지어 공기업에 이르기까지 눈에 안 보이는 이러한 지역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세대 간에도 마찬가지로 깊은 불통의 벽이 도사리고 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배움 역시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20~30대 젊은 세대들의 사고나 행태들을 50~60대가 이해할 수가 없다. 휴대폰 하나만 들고 생활의 대부분을 해결하고 있는 자식세대를 아버지세대가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계층간의 갈등 역시 점점 깊어만 가는 형국이다. 소위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서로간의 형편이 어떠한지는,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지난 10년간 꾸준히 나빠지고 있는 통계가 웅변으로 증거해 주고 있다. 어쩌면 IMF때 보다 더 어려워하고 있는 것이 오늘 이 순간의 서민들의 생활이 아닌가 싶다. 장사가 안 되어도 이렇게 안 되기는 처음이라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소리와 대기업독식으로 벌어먹을 먹거리가 없다는 중소기업들의 장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의 사정이 이러할진대 이러한 원성과 탄식들이 제대로 알려져 정책적인 수단으로 해결방안이 마련되면 문제될 것이 없으나 형편은 그러하지 못하다. 당국은 실상을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 나라 청년들의 실업현상을 조금이라도 걱정하고 있었더라면, 기획재정부 장관의`고용대박`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표현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책상머리에 앉아 숫자놀음을 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나타낸 정말 분노가 치미는 에피소드이다.

어느 사회든지 갈등과 대립이 없는 인간사회는 없다. 이 갈등과 대립을 진지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소통이다. 이 소통을 위해서는 제일 필요한 것이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역지사지의 정신일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양보와 나눔의 정신이 아닌가 싶다. 자기 것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문제해결이 쉬워진다. 그리고 나누어야 한다. 어떻게 혼자만 독식을 해야 하는가.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현상은 이러한 나눔의 정신이 밑바탕에 깔릴 때에야 보다 쉽게 풀려질 수 있을 것이다. 진보와 보수의 복지논쟁도 마찬가지이고 경상도든 전라도든 지역 간에도 골고루 잘 살아야한다. 대기업과 함께 중소기업도 잘 되어야하고 부자들도 잘살아야 하지만 서민들의 생활도 나아져야 불만이 없게 된다.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한 진단과 처방만이 해답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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