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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간정(玉磵亭)과 모고헌(慕古軒)

조선시대에는 전망이 훌륭한 곳에 정(亭)을 많이 세웠다. 정자 건축의 공간구성은 예나 지금이나 그 본질적인 차이는 있을 수 없다. 정자건축을 통해 우리는 한국의 전통건축이 자연과 조화되고, 심지어는 자연 그 자체로 동화되어 버리는 특성을 엿볼 수 있다.영천 화북면 횡계리 횡계천변에 옥간정(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70호)과 모고헌(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71호)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이야 보현산 천문대로 가는 도로(별빛로)가 정자 뒤로 나 있지만 그 옛날에는 산속 좁은 오솔길 밖에 없었다.옥간정은 조선 숙종 때 성리학자인 정만양과 규양 형제가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숙종42년에 세운 정자이며, 보현산을 배산해 좌우에 선곡제와 두리봉을 거느리고 전면으로 계류를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정남향으로 터를 잡고 있다. 대지의 고저차를 이용해 정자의 전면은 다락집으로 꾸미고 배면은 단층으로 비교적 아담하게 꾸몄다. 사주문을 들어서서 풍뢰당 측면을 끼고 들어가면 정면 3칸, 측면 4칸반의 `ㄱ`자형 누각 건물의 옥간정 배면 마당에 서게 된다. 이곳에서 앞쪽을 흐르는 홍류에 내려가기 위해서 옥간정 좌측으로 좁은 협문을 내놓았다. 이 문을 내려와 작은 배를 타고 그 옛날 정만양 형제가 계곡을 오르내리며 정담을 나눴다고 전한다.한편, 모고헌은 옥간정에서 서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횡계서당 내에 있다. 동생 정규양이 숙종 27년 이곳에 집을 짓고 태고와(太古窩)라 했으나 영조 6년 문인들이 개축해 모고헌으로 고쳤다. 서당 맞은편 계류변 절벽위에 위치한 정자 뒤편에는 오래된 향나무 한 그루가 건물의 역사를 말해 준다. 계곡 측에서 보면 중층 누각건축이지만 뒤에서 보면 단층 건물이다. 정자의 전면에만 계자난간을 세워 개방하고 나머지 3면은 판벽과 판문으로 폐쇄한 정면 2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사면에 툇간을 돌리고 그 가운데 온돌방을 둔 독특한 평면구성을 갖추고 있다. 전라남도 담양에 있는 명승 제40호 `소쇄원`과 유사한 평면구성이다.올 1월6일부터 1년 동안 게재한 `최영식의 문화재산책`에서 필자는 우리에게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문화재를 찾아내어 이것을 독자들과 함께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문화재를 통해 우리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전통은 모방과 답습으로 이뤄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필자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우리는 늘 과거의 전통은 앞으로의 전통을 창조하는데 필요한 밑거름이 되게 해야 한다는 말로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영남이공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2011-12-29

죽음의 공포 `왕따`학교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학교 내의 왕따가 우리의 어린 자녀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순진한 어린 초중교생들이 입에 올리기조차 싫은 잔인한 폭력과 협박으로 친구를 왕따시키는 바람에 고통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지만 학교와 사회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선생님도 학부모도 아무른 낌새를 채지 못했고 피해학생은 자신의 고통과 공포를 다른 친구에게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2010년 실태조사에 의하면 학교폭력으로 자살충동을 느낀 학생이 전체학생의 무려 30.8%, 죽을 만큼의 고통스러움을 호소한 학생은 13.9%에 달했다. 이 통계대로라면 우리의 학교는 더 이상 학교가 아니다. 일반 성인사회보다 더 무서운 공포의 집단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학교의 공포를 벗어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이런 학교에서 자라난 2세들이 만들어 낼 미래의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 생각할수록 암담한 마음, 어두운 생각만 맴돌 뿐이다.때묻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 왜 이렇게 난폭하고 잔인하게 변해가고 있으며, 왜 피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고통을 부모와 선생님에게도 호소하지 못하고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폭력물에 대한 노출과다, 가정과 학교의 붕괴가 근본원인이라고들 한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가해학생이나 교사,학부모들이 왕따를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해학생의 경우는 가정폭력이 학습되는데서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다. 물론 이같은 원인 분석은 보는 관점에 따라 타당한 측면이 있다.그러나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 완벽한 학교, 완벽한 가정을 가질 수는 없다는 측면에서 왕따 폭력은 1차적으로 학교내의 교사와 학생의 문제다. 무엇보다 가해학생과 그를 둘러싼 학내의 분위기가 왕따에 대한 죄의식을 갖지 못한다면 이같은 왕따 범죄는 영원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피해학생이 교사에게조차 자신의 위급하고 고통스런 처지를 호소하지 못한다면 왕따학교는 구제불능의 늪속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가해학생과 그 주변이 왕따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학교내의 소통마비가 가장 큰 원인이다. 피해학생이 자신의 힘든 처지를 교사에게 호소하지 못하는 것은 방관과 이기의 벽으로 둘러싸인 소통부재가 핵심 원인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있는 소통의 문제가 바로 학교의 문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지금 학교에서는 무료급식 문제에 이어 학생인권 조례 문제가 가장 큰 이슈다. 급식의 문제나 학생인권의 문제가 중요한 의제임은 분명하고, 특히 학생인권 문제는 학생을 공포로 몰아넣는 왕따의 핵심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학생인권 조례의 주요내용을 보면 체벌, 두발자유화와 휴대폰 사용, 교내 집회허용 등에 초점이 모아졌을 뿐 학생인권 침해에 가장 심각한 문제인 왕따 관련 규정은 전혀 언급이 없다. 전교조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진보 교육을 부르짖는 교직자들의 인식이 교육현실과 얼마나 괴리돼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왕따의 피해와 가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교사의 역할이나 학생들의 자구노력, 학부모와 동료학생들의 피해구제 등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없음을 반영하는 것 같다. 바로 이 문제에 대한 학교구성원간의 소통이 없는 반증인 것이다.학교의 왕따 문제는 학교와 가정, 사회에 모두 책임이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그같은 범죄가 일어 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과 훈육의 책임을 진 교직자들에게 1차적 책임이 있다고 하겠다. 가정과 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촉구하는 것도 교직자들의 몫이다. 특히 전교조가 설립된 후 교사들이 단순한 월봉 노동자로 인식되는 학교분위기가 학교내 소통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음도 알아야 한다. 왕따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 소통을 위한 교직사회의 각성이 요구된다.

2011-12-28

마음의 사색

오늘날 우리 사회나 생활에서 자주 쓰는 말 가운데`자신과의 싸움`이란 용어를 자주 쓴다. 자신에게 이기지 못하면 결코 남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주로 이런 용어는 입시를 앞둔 수험생이나 출전을 기다리는 운동선수들에게 흔히 쓰이는 말이다. 그리고 육체적 고장으로 인하여 수술을 하기로 한 허약한 마음의 위안제가 되기 위해서 덕담으로 하는 말이다. 일찍이 중국의 전술가 손무의 병법(兵法)에서도 여러차례 거론된 말이지만 말 보다는 사실 자기 자신을 다스리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다.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하나 나약한 인간의 심리적 변화에 종잡을 수 없을만큼의 시행착오가 생기고 심중의 굳은 결의가 자주 바뀌는 탓에 인간은 그만 무너져 버리고 만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란 말이 이런 연유에서 생긴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서로서 명나라 때 홍자성이 지었다는 `채근담`은 원래 유교·불교·도교를 골고루 바탕으로 한 책인데 불교 승려였던 한용운이 풀이한 책이다. 조선 후기 북학파의 일원인 이덕무가 쓴 선비가 지켜야 할 예절을 정리한 사소절(士小節) 같은 수신(修身)에 관한 책들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는 수신에 관한 말씀처럼 사람은`작은 행실에 조심하지 않으면 큰 덕(德)을 허물게 된다`고 했다. 이미 흘러간 고리타분한 이야기 같지만 문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는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옛 것에 더 비중을 차지하는 지혜에 관한 책자가 마음의 구석을 파고 들고 있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세상살이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도 틈틈이 내면과 외면을 다스려야 하는 것은 정말 정리해야 할 덕목이다. 생각이 바르게 정립되어야 한다. 생각은 모든 정신작용의 근원이 되고 그 정신작용의 총체가 생각이고 판단이다. 마음에 느끼는 의견·욕망·관심이 생각이고 사람의 의식·감정·생각 등을 마음이라 한다. 마음을 곧게. /손경호(수필가)

2011-12-28

“홀몸 노인들에 사랑의 선물”

고령 덕영노인복지센터 `일일찻집` 열어 【고령】 고령군 덕영노인복지센터(센터장 법인스님)는 `외로운 홀몸노인을 위한 사랑의 일일찻집`행사를 개최했다. 덕영노인복지센터장을 비롯해 직원, 자원봉사자들은 는 지난 26일 고령축협 3층에서 풍선과 꽃꽂이로 행사장을 꾸미고, 직접 차와 다식을 만들어 준비했다.또 오후 4시와 7시에 국악공연과 스포츠 댄스, 전자현악기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을 펼쳐 일일찻집 행사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곽용환 고령군수를 비롯한 이왕조 축협장, 황은섭 농협지부장 등 각계 기관단체장과 딸기조합 관계자들이 행사의 취지를 이해하고 행사장을 방문해 차를 마시며 훈훈한 정을 나눴다.센터장인 법인 스님은 “요즘 들어 남을 돕고자 하는 행사가 줄어 외롭게 사는 홀몸노인들이 이 겨울을 보내려면 힘이 드는데 물질적인 것보다는 그들이 진정 필요한 게 무엇인지 관심을 가져 주는 게 행사의 목적이다”며 “일일찻집행사 수익금은 전액 고령군에 성금으로 기탁하겠다”고 밝혔다.자원봉사자회 담수회 이경애 회장은 “행사장을 직접 꾸미고 차와 다식을 만들면서 느낄 수 있었던 행복감으로 이렇게 하루 종일 봉사하는 것은 전혀 힘들지 않아요. 우리들의 작은 봉사로 더 많은 홀몸노인들에게 관심이 돌아간다면 더욱 좋겠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김종호기자 jhk@kbmaeil.com

2011-12-28

칠곡군 공장 신설 쉬워진다

【칠곡】 칠곡군은 공장신설에 따른 각종 인허가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군은 지난 2003년부터 공업단지와 공업지역을 제외한 계획관리지역 등에서 개별공장 신설 및 증설 등을 관례로 불허해 왔으나 내년 1월2일부터 이 규제를 일부 완화한다고 밝혔다.기업활동 규제 분야에 대해 계획관리지역 내 공장 집단화 지역 2개소(지천면 금호리, 기산면 영리)를 추가해 22개소로 확대 지정했다. 또 집단화 지역에 있는 기존 창고에 대해서도 지난 10월 31일 이전에 준공된 건축물은 공장으로 용도 변경해 주기로 했다.또한, 공장 증설 시에도 계획관리지역 내 2002년 12월 31 이전 준공된 공장에 대해 부지면적의 50% 안의 범위에서 증설해 왔으나, 집단화 지역 2개소를 추가해 22개소로 확대 지정했다.제조시설 면적 500㎡ 이하인 영세 소기업의 제2종 근린생활시설(제조업소)의 기존 공장등록도 환경관련법에 적합하고 올해 10월 31일 이전 준공 건축물이면 공장등록이 가능하게 완화했다.하지만, 군은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고자 개별공장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허락하지 않을 방침이지만 2만㎡~30만㎡ 규모의 집단 공장부지 개발은 허가한다는 방침이다.군은 지난해 1차 완화 시 3만㎡~30만㎡로 정해 지구단위 계획에 따른 기반시설을 개발업자가 자부담으로 설치하도록 유도해 왔으나, 이와 관련한 조성경비의 증가와 지구단위계획 승인에 따른 조성기간 지연 등으로 사실상 창업이 어려워 하한선을 2만㎡로 낮췄다.이번 규제완화는 공장신설을 위한 행정절차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있어 지역에 우량기업 유치를 통한 고용창출, 세수확대, 경제활성화 등이 기대된다.칠곡군 가산면의 한 사업주는 “그동안 칠곡군의 개별공장 규제정책 때문에 공장설립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조치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김용호기자 kim112@kbmaeil.com

2011-12-28

IT와 유토피아

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많은 이들이 가상현실(Virtual Reality)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컴퓨터가 지금보다 10배 정도만 발전된다 해도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이 가상현실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몇 년간 학생들에게 가상현실 내지 사이버공간(Cyber Space)을 설명하며 예를 들던 것들이 있다. 첫 번째는 주거시설에 관한 것이다. 가령 내가 하루 일을 끝내고 집에 도착하게 되면, 자동인식에 의해 문이 열리고, 피곤을 가셔줄 부드러운 바람이 온몸을 감싸며, 감미로운 음악이 집안을 채운다. 난 소파에 몸을 뉘어 맑은 공기 속에 한잠 잘 수도 있고, 메시지 남긴 멀리 사는 친구와 실제상황 그대로의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가보고 싶은 장소, 예를 들어, 갈매기 나는 산타모니카 비치, 아름다운 야경과 라이브쇼를 자랑하는 라스베가스를 방문할 수도 있고, 할리우드의 `백투더퓨처 라이드`, 매직마운틴의 `롤러코스터`의 짜릿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 나만의 공간에서 휴식하면서, 식도락과 문화를 즐기고, 그리고 세계의 많은 이들과 대화하며 연계를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소용되는 에너지는 최적의 상태로 유지되고 공급되며, 배출물들도 집안단위 그리고 마을단위로 재생되거나 최소단위로 버려지게 된다.학생들에게 들려주던 두 번째 이야기는 꽤 오래전 미국드라마인 `환타지 아일랜드`에 관한 것이다. 지금도 주인공들의 얼굴이 생각나는데, 이들은 태평양의 한 섬을 다양한 시설과 함께 아름답게 꾸미고 관광객들을 초대한다. 그들은 대개 40대 이상의 중장년 남녀들로서 그 섬은 이들에게 과거의 아름답거나 안타까운 추억들을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고객들은 물론 많은 돈을 지불하고 신청을 하는 것이지만, 이 섬은 이들의 추억을 그 당시 그대로의 상황과 등장인물들과 함께 재현해준다.물론 고객들은 이것이 꾸며진 사실임을 알지만 모두들 푹 빠져 들어간다. 물론 나름대로의 지켜야할 룰이 있고 많은 돈을 지불하지만, 정말 좋은 시간이었음을 고백하며 행복해하며 그 섬을 떠나게 된다.요즈음 필자는 U-City 혹은 Smart City에 관심이 많다. 이러한 것들은 이미 설명한 가상현실이나 사이버공간과도 관련이 있지만, 좀 더 중점을 두는 것은 정보통신과 에너지공급 등의 네트워크, 최적화, 자동제어 등에 더욱 관심이 크다고 본다.현재 핸드폰만해도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기능들이 개발되어 화상통화, 인터넷, 위치정보 및 길안내, 교통상황, 공공교통 출도착 등이 스마트폰을 통해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발전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우리가 몇 년전만 해도 머릿속에서나 그려왔던 첨단의 편리한 기능들이 이미 많은 부분 구현되고 있다고 보아진다. 이러한 기술들이 좀 더 발전하고 주거에 그리고 도시에 적용이 되면 자연히 U-City와 Smart City가 구현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이 미래의 도시에서는 우리 인간이 생활하기에 모든 것이 편리하고, 편안하고, 최적화 돼있다. 그때는 생산과 소비과정에서의 낭비도 없고, 환경오염의 문제나 천연재해나 사고의 위험도 거의 없는 시대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각자에 맞는 주거와 직장의 환경을 꾸며나가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러한 `유토피아`와 같은 도시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최첨단의 IT기술들이 주거며 도시에 잘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건설분야는 다른 분야와는 달리 전통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며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둘째, IT기술이 모든 사람과 모든 나라와 지역에 골고루 공급될 만큼 세상이 형평적이냐에 대한 의문이 있다. 지역격차와 빈부의 차이가 크게 존재하며, 새로운 기기를 다룸에 있어서도 교육격차, 세대차가 크게 존재 할 수 있다.셋째, 정말 이러한 IT기술의 적용이 다양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각자 다른 가치기준하에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을 모두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다.

2011-12-27

부자 노숙인

세상에 떠돌아 다니는 말 가운데 `부자 거지`란 말이 있다. 거지란 말이 붙어서 사실 거지가 아니라 부자다. 다만 가진 재산 가운데 부동산은 많지만 생산성 있는 동산이 없어 생기는 소득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남들은 재산이 많아서 부러워 하고 있지만 생활하기가 매우 곤란을 느낄 때마다 많을 것이다. 지난 9월에 인천의 한 번화가에서 일어난 사건이 생겼다. 경찰 수사관 모두가 어리둥절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한 50대로 보이는 사람으로부터 신고가 들어왔다. 시가 500만원이 넘는 금장 손목시계와 현금 500만원이 든 검은색 가방을 도둑맞았다는 것이다. 피해자 모씨는 오전 5시경에 한 건물 야외공간에서 술에 취해 계단에 앉아 있는 사이에 가방을 옆에 두고 깜빡 잠이 든 사이에 가방을 도난 당했다는 것이다. 경찰관이 피해자에게 거주지를 묻자 “집은 없고 1년 전부터 인천 시내 공원, 빌딩 등을 돌아다니며 노숙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노숙인인 피해자가 잃어버린 현금 출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아연실색했다고 한다. 수년 전 부모에게 상속받은 부동산을 보상받아 50억원 대의 재산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상금을 은행에 예치해 한 달에 이자로만 1천만원 이상 받아 넉넉하게 생활한 것이다. 미혼으로 부양가족도 없고 늘 현금 500만원씩은 늘 갖고 다닌다는 것이다. 많은 돈이 있는데 왜 노숙하느냐는 경찰관의 질문에 집이나 여관에서는 답답해서 도무지 잠을 잘 수 없어서 노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폐쇄회로를 분석한 결과 새벽 운동을 나온 이 동네 주민을 붙잡고 사실을 확인한 후 이미 써버린 100만원을 빼고 나머지 400만원과 시계를 회수해서 주인에게 돌려줬다. 50억원대 재산을 가진 노숙인이 있을까, 없을까 하는 것이 한 때 유행처럼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막대한 재산을 가진 노숙자가 있는 일이 상상하기도 쉽지 않다. 무슨 사연이 또 있는지 알기 힘든다. /손경호(수필가)

2011-12-27

`봉화잡곡 산·학·연협력단사업` 농촌진흥청 평가 최우수

봉화군농업기술센터 【봉화】 봉화군농업기술센터(소장 박만우)는 2011년도 농촌진흥청 지역전략작목 육성사업으로 추진한 봉화잡곡 산학연협력단사업이 전국 56개 사업단 중 최우수 사업단으로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산학연협력단사업은 `작지만 강한 농업`실현과 경쟁력 있는 특화작목육성을 위한 대학교수, 연구지도원, 농업인 등으로 이뤄진 산·학·연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으로 단계별 농촌현장 맞춤형 종합컨설팅 추진하고 있다.또한 유통구조개선 및 상품개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단계 3년간, 사업성과에 따라 3단계 9년간 추진한다.봉화군농업기술센터에서 주관한 경북잡곡산학연협력단사업은 2009년부터 1단계 3년차 사업으로 봉화잡곡의 브랜드정착과 포장재개발, 농업현장 종합컨설팅 및 대도시 공격적 마케팅을 통한 잡곡기능성 부각, 봉화잡곡의 소비자 인지도 증진 및 상품화개발 등으로 농업인 소득증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산학연협력단사업 평가는 도 단위 평가와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중앙단위 사업성과 발표 및 현장평가 점수를 합산하여 5단계 사업단으로 구분된다.우수사업단은 2단계 사업단 운영을 위한 사업비 증액과 농촌진흥청장 상패 및 시상금이 부여되며 전국 최우수로 선정된 사업단은 2012년도 사업비 80% 증액과 시상금이 주어진다./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11-12-26

홍고추 수매 품종 선정 논란

영양고추유통公 알려지지 않은 업체 종자 선택수매 희망농가들 혼란 야기 특혜 의혹도 일어 【영양】 영양고추유통공사(사장 박창환)가 홍고추 수매 품종을 선정하기 위한 심의위원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특정업체의 고추 품종을 선정해 파장이 일고 있다.영양고추유통공사는 지난 21일 홍고추 수매 품종 심의위원회의를 개최해 품질계 2종, 역병내병계 18종(순한 맛 9종, 매운맛 9종) 등 총 20종의 홍고추 수매 품종을 선정했다. 최종 결정은 27일 이사회에서 결정된다.영양고추유통공사의 최종 선정을 앞두고 올해 새롭게 선정될 다수의 품종들이 지금까지 고추 종자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품종들이다. 고추시장재배방법과 수확량 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공기관이 특정 업체의 고추 품종을 관내 농민들에게 재배하도록 권장하는 것은 홍고추 수매계약 희망농가들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특혜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영양군의 홍고추 수매 품종은 먼저 시험재배와 품질 검사 등을 한다. 그 뒤 수확량과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 등의 검증과 시교를 거친 후 영양고추시험장의 시험성적표를 토대로 영양고추유통공사와 심의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선정된다.그러나 아직도 일부 농가에서는 품질이 떨어지고 병충해에 약한 품종을 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기후에도 맞지 않는 품종을 심어 낭패를 보는 일이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영양고추유통공사에서 알려지지 않은 품종을 관내 농가에 권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국내 메이저급 종묘회사인 H사 관계자는 “국내 메이저급 회사들의 병충해에 강하고 품질이 우수한 검증된 고추종자가 많은데도 굳이 알려지지 않은 특정업체의 종자를 선택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농민들은 물론 업자들도 모르는 생소한 고추종자를 농가에 권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만약 불량종자로 인한 피해가 발생 했을 경우 금전적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홍고추 수매 희망농가 이모(53·대천리)씨는 “고추농가들이 토양, 비료, 퇴비, 수질, 농약 등 자신들의 농업환경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농민이 고추품종을 결정했으면 한다”며 “매년 홍고추 수매 품종 선정논란이 제기되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만큼 영양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고추품종이 50여 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두 풀어 받아 주고 고추유통공사에서는 수매조건을 강화하는 등의 방식이 올바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한편, 영양고추유통공사의 홍고추 수매계약 희망농가는 반드시 수매품종 중에서 종자를 선택해 재배해야 하며 홍고추 수매계약 시 고추종자 빈 봉지도 함께 첨부해야 한다./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11-12-26

영천~군위 국도 28호선, 영천~청송 노귀재구간 27일 개통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경북 영천에서 군위를 연결하는 국도 28호선 24.34㎞와 영천에서 청송을 연결하는 국도 35호선 5.88㎞ 노귀재 구간을 4차로로 확장해 27일 오후 4시부터 전면 개통한다고 23일 밝혔다.노귀재터널사업은 총길이 5.88km에 터널길이는 0.95km이며 교량, 암거 등 주요구조물 17개소 등 총사업비 688억3천500만원이 투입됐다.이번 국도 확장공사는 경북 영천시 서산동에서 군위군 고로면을 연결하는 국도 28호선 3개공구와 영천시 화북면과 청송군 현서면을 연결하는 국도 35호선 구간으로, 착공 9년만에 완전 개통하게 됐다.이에 따라 경북내륙 지역의 차량이 대구나 포항 등지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국도 28호선 구간은 영천시 국도 대체 우회도로와도 직접 연결돼 이 일대 교통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또 노귀재구간 개통으로 겨울철 폭설로 인한 교통 통제 등 불편이 해소되고 국립공원 주왕산 등 경북 북부지역의 접근성이 좋아져 관광객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이번 개통구간은 특히 친환경도로로 야생동물 이동통로 4곳을 설치하고 이동통로 주변으로는 동물 유도 울타리도 함께 만들었다.이번 개통으로 영천시에서 군위군까지 도로거리는 약 4㎞, 운행시간은 12분가량 단축됐다. 영천시 화북면과 청송군 현서면 구간도 약 1.2㎞ 단축됐고 운행시간 역시 15분 정도 줄게 됐다.한편 노귀재터널 개통에 따라 청송 부남면의 삼자현 터널(4.4km)도 지난 11월부터 2년간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갔다.부산국토청 관계자는 “국도 28호선과 35호선 확장 개통을 통해 경북 일대 교통체계가 개선돼 물류비용을 아끼고 겨울철 교통두절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청송 김종철기자·영천 최원준기자

2011-12-26

청도 소싸움 `승강제 시스템`으로 열린다

【청도】 청도소싸움경기가 총 16회차 32일간 313경기를 마치고 24일부터 휴장에 들어갔다.휴장기간은 24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이며 2012년 소싸움경기는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승인받은 2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2011년 소싸움 경기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2012년 경기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2일 소싸움경기장 세미나실에서 청도투우협회, 우주, 심판, 조교사 등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하고 개장 후 지금까지 경기성과 분석 및 내년도 경기활성화를 논의했다.이날 간담회에서는 내년 소싸움 경기진행 방식을 변경하기로 했다. 2012년부터는 160두의 싸움소가 특선 20%, 우수 50%, 선발 30%로 나눠 우수한 싸움소는 승급해 위쪽으로 올라가고 능력이 떨어지는 싸움소는 밀려나는 승강제 시스템을 도입해 더욱 경기사업을 박진감 있게 진행할 방침이라는 것.휴장 기간에 싸움소능력검사를 위한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2012년 출전여부를 판정하는 주요한 경기로 우권은 발매하지 않기 때문에 경기가 민속대회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기일정은 24, 25일 801㎏ 이상 갑종경기를 시작으로 내년 1월 7·8일 701~800㎏의 을종소 경기, 1월 14·15일 600~700㎏의 병종소 경기가 열린다.이와 함께 신규 심판과 조교사에 대한 교육도 병행해 경기활성화에 따른 심판과 조교사의 능력 또한 향상시키는데 역점을 두었다.청도군 관계자는 “휴장기간이지만 싸움소 능력검증 경기가 주말마다 계속 열린다”며 “평소와 같이 응원전도 펼쳐보고 싸움소에 대한 묘한 매력과 경기에 대한 애착 등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승택기자 lst59@kbmaeil.com

2011-12-26

최고의 학교

김현욱시인·포항교육청영재교육원 팀장각 대학의 수시 결과가 발표된 모양이다. 스물네 명의 학생을 서울대에 합격시킨 지역의 모 고등학교 신문 기사가 눈에 띄었다. 울릉도에서도 57년 만에 서울대 합격자가 나와 섬 전체가 떠들썩하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서울대 합격생 수는 그 학교가 명문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왜 그럴까?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실시한 `2011 세계대학평가`에서 서울대는 124위, KAIST는 94위, 포스텍이 53위를 차지했다. 세계 100위권에도 못 드는 서울대지만, 한국에서는 대우가 남다르다. 한국인에게 서울대는 출세와 성공의 상징을 뜻한다. 이미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서울대 출신의 영향력은 지대(至大)하다. `서울대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 더해 무엇하겠는가. 각고의 노력으로 서울대에 입학한 수재들을 깎아내릴 생각은 전혀 없다. 모쪼록 이 사회를 이끌어 갈 건강한 주역으로 거듭나길 바랄 뿐이다. 좀도둑보다는 똑똑한 도둑이 더 무섭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봐왔으니 말이다. 초등학생이 중·고등학생이 되면 입시모드로 바뀐다. 그때부터는 모든 지향점이 입시로 귀결된다. 인성이니 창의성이니 상상력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어느 초등교사가 “초등학교 때 아무리 공들여봐야 말짱 도루묵!”이라더니 딱 그 꼴이다.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다르게 보는 눈을 갖게 하는 교육은 입시라는 괴물 앞에 속수무책이다. 그런데도 서울대 몇 명, 명문대 몇 명, 대학 진학률 몇 퍼센트로 명문이니 기적이니 운운한다. 웃지 않을 수 없다.일본 오사카 와카야마현에 있는 기노쿠니 학교는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대안학교다. 이곳은 산속 깊이 위치한 자연친화형 학교다. 일명 `일본의 서머힐`이다. 아이들은 5일간 학교 안 기숙사에서 생활하다가 주말에는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월요일 아침, 산길을 따라 다시 등교한다. 맑은 공기와 넓은 운동장,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곳, 전교생 240여 명에 무학년제로 운용하는 학교. 그곳이 바로 기노쿠니 학교다. 선생님들끼리도 직급이나 상하 구분이 없다. 중요한 일은 교직원 전체회의에서 결정한다. 기노쿠니 학교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프로젝트 수업`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관심과 흥미에 맞춰 1년간 연구주제를 정하고, 같은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주제에 맞는 수업을 진행한다. `농장반`, `목공반`, `독버섯 연구반` 등 프로젝트의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호리 신이치 기노쿠니 학교장은 이렇게 말한다. “보통 선생님들이 내는 문제의 답은 하나밖에 없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맞고 틀린 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상상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창의력 교육의 메카라고 불리는 영국의 프라이어리 학교는 영국 정부가 인정한 창의성 학교이다. 이 학교는 교재가 그림이다. 한 가지 그림을 통해 언어, 수학, 역사, 미술, 음악 등 여러 가지 과목을 가르친다. 한마디로 통합교육을 하는 것이다. 프라이어리 학교가 이러한 그림 수업을 한 이후에 학생들은 각종 창의력 대회에서 수상했고, 이런 수업 방식은 영국 정부로부터 창의적 커리큘럼으로 인정받았다. 영국은 이러한 창의력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수년 뒤 영국은 물론 세계를 이끌 주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창의력은 미래 사회의 성공 키워드이며, 이것은 바로 학교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을 그들은 이렇게 실천하고 있다.서울대 몇 명 합격이라는 현수막을 보면서 세계 최고의 학교, 기노쿠니와 프라이어리 학교를 떠올렸다. 특정 대학에 얼마나 들어갔느냐로 명문을 가늠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제 우리도 `창의적 커리큘럼`을 자랑하는, 학생들이 행복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최고의 학교를 가질 때가 됐다.

2011-12-23

칭찬교육

칭찬은 좋은 점을 잘 한다고 추어주는 말을 가리킨다. 고래도 칭찬하면 춤을 춘다는 말이 있듯이 칭찬은 보약이요 활력소이며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이다. 칭찬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피차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또한 감사받는 유일한 선물이다. 그래서 칭찬은 미덕의 반영이라는 말도 있고 칭찬은 고매한 정신적 소유자에겐 자극이 되지만 심야한 사람에게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목표가 되는 것이다. 칭찬하는데는 지체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자기를 칭찬해 주는 사람들을 칭찬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바슐라르가 말하기를 “물질의 힘을 깨우려면 칭찬이 절대적이다. 칭찬이 마술적인 작용을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것은 인간 심리학에서 뚜렷이 드러난다”고 했다.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칭찬받기 위해서 남을 칭찬하지만 사람은 때때로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칭찬을 즐긴다. 한 아이가 어머니에게 실토한 내용이 있다. 성적은 최하위권이고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꾸중 듣기는 예사이고 반 친구들이 자기를 `바보`라고 부른다는 얘기를 했다. 과목 전체 평균이 40점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안 어머니는 마음이 무너져 버렸다. 맞벌이를 하느라고 아이의 공부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것을 늘 미안하게 생각하던 일이었다. 풀이 죽은 아이의 모습을 보며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참고서와 문제집을 구해왔다. 먼저 어머니가 공부를 하고 꾸준하지 못하고 정서불안한 아들과 함께 책상에 앉기 시작했다. 짜증내지 않고 공부 습관을 들이지 못한 것도 어머니 탓이라고 생각하고 함께 책상에 아 서로 얘기하면서 칭찬을 퍼붓기 시작했다. 한 달치 목표를 세우고 과목당 60점으로 정하고 1시간 책상에서 보내는 시간도 목표로 삼았다. 시험결과가 나타날 때마다 오답을 중심으로 잘못된 판단을 계속 칭찬해 가면서 답을 정리해 나갔다. 엄마의 격려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아들에 대한 믿음과 칭찬이 우등생이 됐다. /손경호(수필가)

2011-12-23

농산어촌 `명문고` 저력이 바로 이것

대가야고 명문대 대거 합격 쾌거 【고령】 대가야 고등학교(교장 최진국)는 2012학년도 대학입학 수시모집에서 서울대학을 비롯한 전국의 명문대학 합격생을 배출하며 농산어촌 명문고의 저력을 발휘했다.서울대학교 이신애(농생명 과학대학), 연세대 이주희(이과대)·나성심(생명시스템 대학), 고려대 서나래(보건대학)·이수진(문과대학) 학생이 최종 합격했다.이밖에 서강대 1명, 한양대 2명, 중앙대 1명, 한국외국어대 1명, 경희대 5명, 건국대 5명, 인하대 1명, 인천대 4명, 아주대 2명, 단국대 2명, 국민대 1명, 서울과학기술 대학 1명 , 경기대 1명 등 수도권 대학에 대거 합격했다. 또 춘천교대 1명, 경북대 13, 부산대 9명, 충남대 1명, 경상대 14명, 부경대 4명등 지방명문대학에도 대거 합격했다.대가야고는 농촌지역의 열악한 교육환경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대가야교육원 수강과 청운실 운영, EBS 교육방송 시청을 비롯해 방과후학교 운영과 기숙사 내 독서실 심야개방, 교과교실제 자율학교운영 등의 학력신장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효과를 거뒀으며 경북도교육청 지정 농산어촌 명품고로 선정되기도 했다.농촌지역의 큰 과제인 우수학생의 타 시·군 전출은 현격히 줄었고, 오히려 농산어촌 소재 학교에 주어지는 대입 전형제도의 유리한 점을 활용하고자 인근 도시지역에서 전입을 문의해 오고 있어 대가야 고등학교는 농산어촌 명품교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고령/김종호기자

2011-12-23

크리스마스 캐럴

조현명시인어느 날 우울증이 찾아왔다. 도저히 항변해 볼 수 없는 대상에게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내가 참으면 그만이다`라는 생각으로 상처를 덮어버렸는데 그게 어느 날 모습을 달리해 찾아온 것이다. 무언가 마구 두들겨 패기라도 해서 해소해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장소도 여건도 없어 답답했다. 그러던 중 음악치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기분 좋게 하는 음악이 없을까 알아보았다. 그 때 문득 크리스마스 캐럴이 떠올랐다. 계절이 초여름이어도 어때 그냥 차안에서 듣는 건데 라고 생각하며 될 수 있으면 어린이들의 앳된 목소리로 된 캐럴을 계속 듣고 들었다. 왠지 듣고 나면 기분이 좋아졌다. 근본적인 치유는 독서를 통해 일어났지만 크리스마스 캐럴 듣기가 아주 효과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라디오를 통해 들은 것이지만 앞의 이야기와 무관하지 않는 사연이 하나 있다. 이제는 훌쩍 커버려 직장인이 되었지만 어릴 때는 할머니와 단둘이 가난하게 살았으므로 크리스마스가 가장 외롭고 쓸쓸했다고 하는 한 사나이의 이야기였다. 그는 성탄절만 되면 다락방에 올라가서 라디오를 틀어 캐럴이 나오는 주파수를 맞추어가며 들었는데, 그러면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고 혼자 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아 외로움과 쓸쓸함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개비를 그었을 때 불꽃 속에 따뜻한 장면이 떠올랐듯이 캐럴은 가난하고 쓸쓸한 사람들에게 풍성한 꿈과 아름다움 따뜻함이 되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것인지 모른다.가까운 옛날에는 레코드 가게가 많이 있어 길거리마다 캐럴이 흘러나오곤 했던 기억이 난다. 12월 초만 되어도 벌써 캐럴이 넘쳐났었다. 상업적이다. 퇴폐적이다라고 사람들은 목소리들을 높였지만 그래도 나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좋았다.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특히 어린아이들의 꾸밈없고 깨끗한 목소리는 눈과 사슴의 눈망울을 닮았다. 성탄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지 모르나 순수함과 신비함과 기쁨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노래로 이것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도 드물다.캐럴은 1223년 성 프랜시스(St Francis. 1181-1226)가 마구간 앞에서 사람들과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행사를 열었을 때 부른 춤과 노래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당시 캐럴(Carol)은 원형무용곡(둥근 원을 만들어 추는 춤곡) 이었다. 프랑스에서 싹튼 캐럴은 15세기 영국으로 건너가 유행하여 대중가곡이 되었다. 그때 크리스마스를 음악의 주제로 삼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관계없었던 캐럴이 결국 현재의 `크리스마스 캐럴`이 되었다. 춤곡에서 유래했으므로 경쾌했으며 내용은 종교성을 담고 있어 동전의 양면처럼 종교성과 세속성이 붙어있는 장르로 지금까지 발전해왔다. 지금 부르거나 들려지는 캐럴 중에 교회용과 세속용을 분명히 구분할 수 있는 것도 그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나 `기쁘다 구주 오셨네.` ,`참 반가운 신도여` 같은 곡은 교회용이고, `징글벨`이나 , `산타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라파팜팜` 같은 곡은 세속용이다.영국을 중심으로 한 초기 캐럴과 이후 교회를 중심으로 발전한 교회 캐럴은 17세기에 일어난 종교적 갈등으로 인해 한때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다가 1831년 J. W. Parker 에 의해 크리스마스 캐럴집이 출판되었고, 파커의 이 캐럴집이 크게 유행하면서 캐럴이 사람들 사이에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저들 밖에 한밤중에-The first Noel` `천사 찬송하기를` 같은 곡이 이때 등장하였다. 이후 팝송 형태의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같은 곡이 나오면서 현대화되었다.12월의 거리에 캐럴이 줄어든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가난한 마음을 풍성하게 하고 추워서 쓸쓸한 거리를 따뜻하게 채워주던 캐럴을 다시 틀면 어떨까. 그나마 해마다 트리를 장식하고 불빛을 밝혀주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 올해는 북한을 향해 비무장지대 가까운 곳에 작년보다 2개나 더 높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운다고 한다. 경쾌하고 아름다운 캐럴도 북한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는 날을 기다려본다. 예수 탄생의 의미를 굳이 연결하지 않더라도 그래서 세속적인 음악이라 하더라도 마음을 풍성하고 따뜻하게 해주는 그런 캐럴이 비무장지대를 너머 동토에도 깊이깊이 울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11-12-22

높은 사람이 세상을 떴다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어제 저녁에는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과의 교수들이 한 학기를 정리하면서 두 분 선생님의 학술발표를 듣고 토론하고 저녁에는 종강 모임을 갖는 날이었다. 일은 그렇게 흘러갔다. 저녁이 되자 선생님들이 종강 뒤풀이를 하기 위해 낙성대가 있는 한 음식점에 모이게 되었다. 이런 자리가 되면 세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환담을 나누고 회상도 하고 현안에 대한 의견도 모으기 마련이다.누군가 이 자리에서 81학번 동창이 하나 유명을 달리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얼마 전에 동창회에서 문자를 보내왔다는 것이었다. 누군데? 라고 물었던 사람이 세상을 떠난 사람의 이름을 듣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아니, 그 친구가 세상을 떠났단 말야! 우리랑 학번은 같아도 나이가 두 살은 위였는데.기억나지? 그 친구. 학교 다닐 때부터 워낙 독특했잖아.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해왔다고 하더라구. 30년을 계속 한가지 일을 해왔던 거야.선배격 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분은 여자였고, 밤에 어딘가에서 떨어져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걸 발견해서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늦었다고 했다.그러고 보니 인생은 참 짧고도 허망하다. 바로 며칠 전에 이 돌아가신 분이 연락을 해서 81학번 동창들이 모였었다고 했다. 한 일곱 명 정도가 모였는데, 아무래도 이 친구가 마지막 인사를 하느라고 그렇게 모이도록 한 게 아니냐고들 했다. 바로 앞에 죽음이 가로놓여 있는데, 그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이 생의 한 가운데 있는 것처럼 즐거워하고 슬퍼하는 것이다.그러기에 우리 삶은 언제나 죽음을 예비해 두고 있고 죽음 위에 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로부터 삶에 대한 어떤 태도가 발생하게 된다. 하나는 삶 자체를 중시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삶의 의미를 어떤 초월적인 것으로부터 연역해 내는 것이다. 후자의 태도는 결국 종교로 통한다.어느 쪽이나 삶을 가치 있게 사는 것이 중요하지만, 전자의 측면에서 보면 삶은 누군가에게 그 의미를 묻지 않고도 진지하게 풀어나가야 하는 어떤 과제 같은 것이 된다. 삶은 이 과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바로 이틀 전에 우리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북쪽을 오랫동안 통치해 온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그는 현지지도를 다니는 열차칸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했다. 텔레비전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북쪽 사람들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비춰지고 있었다.그러나 이 사람의 죽음의 소식을 접한 필자의 동료 한 사람의 반응은 너무나 차가웠다. 잘 되었다는 것이다, 그보다 이 추운 날씨에 그의 죽음으로 인해 더 고생할 북쪽 사람들이 안 되었다는 것이다.필자는 생각했다. 이 사람의 존재로 인해 북쪽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말 못할 고생을 했지만, 이 사람 자신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형식을 살아내느라 그렇게 군림해 왔던 것은 아닐까 하고.그러면서도 이 사람의 삶을 절대로 긍정할 수가 없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비자각적인 행위 과정이었다 할지라도 바로 그런 삶 때문에 고통받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한 노동운동가의 죽음과 한 철권 통치자의 죽음이 교차하는 장면을 보면서 필자는 삶이란 얼마나 허망하면서도 준엄한 것이냐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또 바로 며칠 전에는 포스코를 개척한 박태준 회장이 세상을 떠났는데, 그때 필자는 생각했다. 삶을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것은 일념, 즉 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여기에 오늘 필자는 한 문장을 더 추가한다. 자신의 삶을 타자들의 삶에 비추어 옳고 정당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야말로 정말 중요하다.

2011-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