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학생들에게 가상현실 내지 사이버공간(Cyber Space)을 설명하며 예를 들던 것들이 있다. 첫 번째는 주거시설에 관한 것이다. 가령 내가 하루 일을 끝내고 집에 도착하게 되면, 자동인식에 의해 문이 열리고, 피곤을 가셔줄 부드러운 바람이 온몸을 감싸며, 감미로운 음악이 집안을 채운다. 난 소파에 몸을 뉘어 맑은 공기 속에 한잠 잘 수도 있고, 메시지 남긴 멀리 사는 친구와 실제상황 그대로의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가보고 싶은 장소, 예를 들어, 갈매기 나는 산타모니카 비치, 아름다운 야경과 라이브쇼를 자랑하는 라스베가스를 방문할 수도 있고, 할리우드의 `백투더퓨처 라이드`, 매직마운틴의 `롤러코스터`의 짜릿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 나만의 공간에서 휴식하면서, 식도락과 문화를 즐기고, 그리고 세계의 많은 이들과 대화하며 연계를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소용되는 에너지는 최적의 상태로 유지되고 공급되며, 배출물들도 집안단위 그리고 마을단위로 재생되거나 최소단위로 버려지게 된다.
학생들에게 들려주던 두 번째 이야기는 꽤 오래전 미국드라마인 `환타지 아일랜드`에 관한 것이다. 지금도 주인공들의 얼굴이 생각나는데, 이들은 태평양의 한 섬을 다양한 시설과 함께 아름답게 꾸미고 관광객들을 초대한다. 그들은 대개 40대 이상의 중장년 남녀들로서 그 섬은 이들에게 과거의 아름답거나 안타까운 추억들을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고객들은 물론 많은 돈을 지불하고 신청을 하는 것이지만, 이 섬은 이들의 추억을 그 당시 그대로의 상황과 등장인물들과 함께 재현해준다.
물론 고객들은 이것이 꾸며진 사실임을 알지만 모두들 푹 빠져 들어간다. 물론 나름대로의 지켜야할 룰이 있고 많은 돈을 지불하지만, 정말 좋은 시간이었음을 고백하며 행복해하며 그 섬을 떠나게 된다.
요즈음 필자는 U-City 혹은 Smart City에 관심이 많다. 이러한 것들은 이미 설명한 가상현실이나 사이버공간과도 관련이 있지만, 좀 더 중점을 두는 것은 정보통신과 에너지공급 등의 네트워크, 최적화, 자동제어 등에 더욱 관심이 크다고 본다.
현재 핸드폰만해도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기능들이 개발되어 화상통화, 인터넷, 위치정보 및 길안내, 교통상황, 공공교통 출도착 등이 스마트폰을 통해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발전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우리가 몇 년전만 해도 머릿속에서나 그려왔던 첨단의 편리한 기능들이 이미 많은 부분 구현되고 있다고 보아진다. 이러한 기술들이 좀 더 발전하고 주거에 그리고 도시에 적용이 되면 자연히 U-City와 Smart City가 구현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미래의 도시에서는 우리 인간이 생활하기에 모든 것이 편리하고, 편안하고, 최적화 돼있다. 그때는 생산과 소비과정에서의 낭비도 없고, 환경오염의 문제나 천연재해나 사고의 위험도 거의 없는 시대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각자에 맞는 주거와 직장의 환경을 꾸며나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유토피아`와 같은 도시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최첨단의 IT기술들이 주거며 도시에 잘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건설분야는 다른 분야와는 달리 전통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며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둘째, IT기술이 모든 사람과 모든 나라와 지역에 골고루 공급될 만큼 세상이 형평적이냐에 대한 의문이 있다. 지역격차와 빈부의 차이가 크게 존재하며, 새로운 기기를 다룸에 있어서도 교육격차, 세대차가 크게 존재 할 수 있다.
셋째, 정말 이러한 IT기술의 적용이 다양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각자 다른 가치기준하에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을 모두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