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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 현무지역대 이성빈 일경

등록일 2013-10-21 02:01 게재일 2013-10-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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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만에 입도성공, 눈물보이신 할머니 보며 <br>초심 잃지않고 한결같은 `독도 사수` 다짐해

차가운 새벽바람 사이를 가르며 우리 현무지역대의 우렁찬 구호가 독도 사방에 울려 퍼지고 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헬기장에서의 체조와 구보로 힘찬 아침을 맞고, 이제 막 날기 시작한 어린 괭이갈매기들도 어색한 비행 연습을 하면서 하루를 맞는다.

아침 인원점검이 끝나면 근무표를 보며 오늘의 일정을 숙지하고 울릉도에서 독도를 방문하는 여객선들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하루에도 여러 번 돌변하는 독도 인근 파도 때문에 혹시나 여객선이 접안을 하지 못할까 걱정되기도 한다.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간절한 마음 덕분인지 오늘은 파도가 잠잠해 접안이 가능할 것 같다. 우리 독도경비대의 동료 괭이갈매기 들도 분주히 날아다니는 걸 보니 손님 반길 준비를 하는가 보다.

오전 10시, 높은 파도를 뚫고 씨라워호가 접안에 성공해 240여 명의 관광객들이 독도를 밟을 때 일이다. 할머니 한 분이 배에서 내리자마자 독도를 보며 흐느끼기에 달려가 무슨 일인지 여쭈었다. 독도를 밟고자 작년부터 5번 배를 탔지만, 날씨 탓에 모두 실패하고 마침내 오늘 독도 땅을 밟게 됐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생전에 독도를 못 밟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이제야 사라진다고 했다. 관광객들은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아쉬웠는지 연신 손을 흔들어 주신다. “독도경비대! 파이팅! 수고하세요!” 일본이 터무니없이 역사를 왜곡하면서 독도는 일본 땅이라 주장하지만, 독도는 우리 대한민국의 땅이라는 명백한 사실은 바로, 독도는 `대한민국 경찰`이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우리나라 국민 수백 명이 독도를 방문하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이곳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소한 행동부터가 진정 우리 국민이 우리 땅에서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고 믿는다.

저녁 8시, 노을지는 건너편 서도를 바라보며 후임 한 명과 관측근무를 서고 있다. 찬바람이 뺨을 쳐대고 있지만 우리는 오른쪽 어깨에 멘 총 끈을 꽉 쥔 채, 서로 솔직담백한 이야기 주머니를 풀어본다. 독도경비대로 지원하게 된 동기와 근무하면서 느낀 점, 그리고 달콤했던 첫사랑이야기 등을 주고받다 보니 어느덧 근무시간 종료가 코앞이다. 독도경비대로 지원해 처음 독도에 발을 딛던 순간과 그때의 전율을 잊지 않고,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과거 독도 의용수비대 선배님들과 국민의 염원을 이어받아 우리 땅 독도를 굳건히 사수할 것을 맹세한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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