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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포스코·포스코이앤씨 “중소협력사와 함께 나아간다”

포스코와 포스코이앤씨가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선정하는 2023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번 평가 결과로 포스코는 5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게 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021년부터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해 신규 최우수 명예기업에 선정됐다. 지난 8일 개최된 제80차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대·중견기업 218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를 확정 공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포스코를 포함해 상위 44개사가 최우수 등급으로 결정됐다. 이 기업들에게는 공정위 직권조사 면제, 공공입찰 사전심사 가점 등 정부차원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 동반성장지수 동반성장지수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촉진을 목적으로 대·중견기업의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해 계량화한 지표다.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주관하는 ‘동반성장 종합평가’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를 합산해 산정하고 있으며, 평가에 따라 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총 5개 등급으로 나눈다. 포스코는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상생협력을 적극 실천한 점을 인정받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는 강건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 성과공유제, 동반성장지원단 등 8대 대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해 중소기업과의 지속적인 동반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 동반성장 8대 대표 프로그램으로 △성과공유제 △스마트화 역량강화 △1~2차 대금직불체계 △철강ESG상생펀드 △PHP봉사단 △포유드림 잡매칭 △동반성장지원단 △벤처육성이 있다. ◆ 포스코 성과공유제 도입 20주년 성과공유제는 2004년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제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개선 과제를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다. 개선 과제 수행을 통해 중소기업은 기술력 확보와 동시에 수익성을 높이고, 포스코는 전문성과 역량있는 중소기업을 통해 우수한 제품을 공급받는다. 장기적으로 포스코와 중소기업의 상호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점에서 산업계 동반성장을 대표하는 표준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는 지난해까지 2316개사와 국산화, 원가절감, 안전환경, 매출확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총 5521건의 개선 과제를 수행해 누적 8031억 원을 중소기업 성과보상으로 지급했다. ◆ 스마트공장 구축 통한 생산성 향상 지원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지원하는 ‘스마트화 역량강화’는 포스코 고유의 혁신 기법인 QSS(Quick Six Sigma)를 통해 중소기업 임직원들의 혁신 마인드를 배양하고, 그 토대 위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함으로써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는 2013년도부터 지난해까지 총 393억 원을 출연해 2234개의 거래·미거래사를 지원했다. 매출액 증대, 생산 리드타임 감소와 같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수혜 기업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중소기업 고민 해결사’ 동반성장지원단 올해 출범 4년 차를 맞이하는 ‘동반성장지원단’은 각 분야에서 오랜 근무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포스코 직원들로 구성된 중소기업 지원 조직이다. △스마트공장 구축 △설비·공정 개선 △품질·기술 혁신 △ESG 현안 해결 등 총 4개 분야에서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해 중소기업의 혁신을 돕고 있다. 2021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약 100여 곳의 중소기업이 참여해 300여 건의 과제를 수행해 약 339억 원의 재무효과를 거뒀다. 포스코는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이 곧 대한민국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경영역량, 제품 품질,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 포스코와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동반성장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 포스코이앤씨, 3년 연속 최우수로 ‘최우수 명예기업’ 포스코이앤씨는 2020년부터 자체적으로 △공정 △공존 △공감 △공유 △공생 등 동반성장 5대 브랜드를 도입했다. 중소협력사를 위한 실질적인 동반성장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소통활동을 전개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성과공유제’ 운영으로 협력사의 기술력 제고는 물론 장기공급권, 단가계약 등의 성과보상을 통해 다양한 판로를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중소협력사와 2008년부터 지금까지 총 115건의 기술협약을 체결했고, 1605억원의 성과보상으로 협력사의 수주 경쟁력 및 매출 증대에 기여해 오고 있다. 또한 ‘동반성장지원단’을 통해 안전, 품질, 리모델링 교육 및 안전, ESG 컨설팅 등 포스코이앤씨가 보유한 역량 및 인프라를 활용해 협력사를 지원한다. 원자력, 해상풍력, 이차전지 등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 분야의 공동기술개발을 통해 중소협력사의 기술역량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이외에도 포스코이앤씨는 2020년부터 협력사의 적정이윤 보장을 위한 저가제한 낙찰제를 도입해 운영해 오고 있다. 협력사의 안전사고 예방 및 탄소 감축 실천을 위한 태양광 이동식 근로자 휴게실 지원, 협력사 유동성 제고를 위한 금융지원 등 중소협력사와 상생협력을 위한 다양한 동반성장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앞으로도 비지니스파트너인 중소협력사와 지속적인 상생협력을 통해 강건한 공급망 생태계를 조성하고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4-10-09

대박 난 ‘구미푸드페스티벌’… 성숙한 시민의식 빛났다

첨단산업도시인 구미의 대표 음식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음식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사실상 없음에도 구미에서는 푸드페스티벌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구미는 1969년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전국에서 일자리를 찾기위해 많이 사람들이 찾아 온 곳이다.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전국 각 지역의 음식이 존재하게 됐다. 구미 토박이인 김장호 시장은 전국의 음식이 모여있는 구미만의 특색을 살려 ‘구미푸드페스티벌’을 만들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구미푸드페스티벌은 시민들과 함께 성장하면서 말그대로 대박이 났다. 구미푸드페스티벌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현장에서 찾아봤다. □ 음식에 트렌드를 담다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구미시 송정맛길(복개천)에서 열린 제3회 구미푸드페스티벌에는 지역 60개 음식점이 참여했다. 대부분의 음식축제에서는 대표 음식을 판매하는데 그치지만, 구미푸드페스티벌은 다르다. 음식에 트렌드를 담았다. 삼겹살을 구우며 도심 속 캠핑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삼겹굽굽존’이 대표적이다. 인조잔디가 깔린 이곳에서 조리해 먹는 삼결살은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또 요즘 젊은 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정호영 셰프와 함께하는 구미 미식존’을 만들어 운영했다. 구미 미식존에는 푸드페스티벌에 참가하는 60개 업소 중 정호영 셰프팀에서 선정한 10개 업소가 ‘구미의 맛’을 현대적인 트렌드로 해석한 음식들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다른 참가 음식점들도 각양각색의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이면서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밖에도 한식대가 7명, 일본 젠다마요리연구회 7명이 참여한 한·일 음식교류전도 눈길을 끌었다. 한·일 음식교류전에서는 한국의 도토리 쇠고기말이와 일본의 타코야끼, 화과자(스하마)를 체험할 수도 있어 큰 관심을 받았다. □ 한 자리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다 구미푸드페스티벌의 가장 큰 장점을 바로 한 곳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전에 구미지역 음식점 중 엄격한 심사를 거쳐 맛집 60곳을 선정해 참여시켰다. 선정된 60곳 맛집의 음식도 다양하다. 복어요리를 비롯해 백숙, 떡볶이, 닭갈비, 통닭, 국수, 칼국수, 쌀국수, 알탕, 버거, 닭발, 삼결살, 냉삼겹, 막창, 추어탕, 케밥, 회, 찜요리, 초밥 등 다양한 메뉴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특히, 가격도 저렴하게 판매해 방문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또 우리밀로 만든 베이커리와 베이쿠미, 지역 농산물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대구에서 연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노정욱(26)씨는 “여러 축제장을 가봤지만 구미처럼 한 곳에서 다양한 음식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은 없는 것 같다”면서 “음식의 맛, 가격, 위생과 더불어 친절함도 모두 만족한다. 내년 축제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 눈과 귀가 즐거운 푸드페스티벌 이번 구미푸드페스티벌은 ‘맛남, 그 이상의 즐거움을 만나다’라는 주제답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넘쳐났다. ‘포크페스티벌’에서는 유리상자, 동물원, 여행스케치, 마로니에 등 국내 대표 포크 뮤지션들이 가을 감성을 더했고, 행사장 중간지점에 마련된 이벤트 존에서는 버스킹 공연과 ‘쉿!(무소음) EDM파티 가면무도회’로 축제의 열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또 ‘구미어울림마당극큰잔치’와 ‘구미전국가요제’도 함께 열려 축제에 풍미를 더했다. 또 구미 수제맥주 마시기 대회, 구미빵 먹고 휘파람 불기 등 지역 특화 먹거리를 이용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돼 호응을 이끌었다. 가족단위의 방문객을 위한 ‘키즈랜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 곳에서는 에어바운스, 과학 체험, 쿠킹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이 마련돼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밤에는 복개천 주차장 가로수길에 조성된 은하수 점등이 도심 야경과 어우러지면서 야외 음식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축제를 빛내다 구미푸드페스티벌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축제장이 송정 복개천 주차장이다보니 접근성은 뛰어나지만, 축제장을 찾는 인파를 감안하면 주차시설이 부족하다. 지난해도 15만여 명이 축제장을 찾으면서 인근 도로는 심각한 정체현상을 빚었다. 구미시민들도 1회, 2회 페스티벌을 거치면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교통이 원할하게 소통했다. 특히 지난해 15만여 명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축제장에서도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야외 축제임에도 흡연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구미푸드페스티벌에는 가족단위의 방문객이 많아서인지 야외 축제임에도 흡연자의 모습은 없었다. 흡연실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았음에도 흡연자들은 축제장을 빠져나가 흡연하면서 비흡연자, 특히 어린이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또 축제장이 주거지역이라 소음 등의 민원요소가 있지만,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이 서로 이해하고 상생하자는 마음으로 축제가 준비되면서 민원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상인들도 인근 주민들의 이러한 배려에 보답하고자 축제를 오후 8시에 마감해 저녁시간 소음을 없앴다.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자신들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직접 프레시존에서 분리수거를 하고 테이블과 주변을 정리하는 등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면서 구미푸드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구미시와 관계자들의 노력도 한몫을 했다. 친환경 청결 축제를 위해 프레쉬존을 설치해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보관하도록 이끌었다. 또 시간별로 쓰레기를 수거해 축제 기간 냄새와 거리미관에 소홀함이 없도록 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 음식의 자부심을 높이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구미푸드페스티벌을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구미 대표 축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다음달 1일 열리는 라면 축제도 즐길 거리와 낭만이 가득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4-10-06

“건강·웰빙축제도 즐기고 ‘풍기 보약’ 인삼요리도 맛보세요”

500여 년 소백산 기슭 골골마다 인삼향이 감도는 고장 영주시. 조선 중종 36년인 1541년에 풍기군수로 부임한 주세붕에 의해 재배삼의 시배지가 된 풍기, 500여 년을 이어오며 인삼의 생명력, 인류 행복, 미래 산업으로 성장을 거듭하며 발전해 오고 있다. 영주풍기인삼축제는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려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회복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삼이 먹을거리로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으로 나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 축제는 영주시 풍기읍 남원천 및 인삼문화팝업공원 일원에서 5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 ‘명예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풍기인삼축제는 매년 인삼채굴 시기에 맞춰 품질 좋은 인삼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기회 제공과 지역 특징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대표 건강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한국 인삼 자존심, 천년건강 풍기인삼 영주시 풍기읍은 예로부터 기후가 서늘하고 배수가 잘되는 마사토를 지녀 품질 좋은 삼이 나기로 명성이 높았다. 조선 중종 때 풍기군수를 지낸 주세붕은 백성으로 하여금 소백산에서 자생하는 산삼 종자를 이곳에 심어 재배인삼의 시배지가 됐다. 영주는 북위 36.5도에 위치해 평균 7시간이 넘는 일조량과 11.9도의 높은 일교차가 특징인 지역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인삼은 조직이 치밀하고 저장성 또한 우수해 가공에도 적합한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면역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유효사포닌 함량이 36종으로 미국산 19종, 중국산 15종에 비해 월등히 높아 인삼 가운데서도 최고로 손꼽힌다. 영주 풍기인삼으로 만든 가공식품은 산지에서 직접 가공해 신선도가 높고 오랜 시간 재배해 온 역사를 바탕으로 가공 기술이 뛰어나다. 영주에서는 삼포에서 캔 수삼과 캐낸 수삼을 쪄서 말린 홍삼, 6년근 홍삼에서 추출한 홍삼농축액, 홍삼을 벌꿀에 당침해 원형을 살린 홍삼 정과와 홍삼절편, 홍삼엑기스, 홍삼 뿌리제품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 2024 경북영주 풍기인삼축제 올해로 27회째를 맞는 경북영주 풍기인삼축제는 16세기부터 오늘날까지 풍기의 문화와 역사를 일군 인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지역 대표행사다. 인삼 수확기에 맞춰 열리는 축제는 품질 좋은 인삼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기회 제공과 인삼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채로운 기획전시와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축제 첫날 고을의 번영과 인삼의 풍년을 기원하는 풍기인삼 개삼터 고유제, 이색 볼거리인 풍기군수 주세붕 행차 행렬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풍기인삼 대제와 전국 우량인삼 선발대회, 인삼깎기 경연대회, 소백산 영주풍기인삼가요제, 마당놀이 덴동어미전 등 공연이 펼쳐진다. 체험 행사로 인삼병주 만들기와 인삼요리 전시 및 체험, 인삼 경매 등이 열린다. 무대공연에는 퓨전 국악공연, 덴동어미 화전놀이, 인삼인형극, 주민자치 동아리와 지역 문화 예술인 공연, 개·폐막식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축제장에서는 인삼을 통째 튀겨낸 인삼 튀김, 마삼족발보쌈, 인삼정과, 인삼차, 인삼으로 만든 다양한 웰빙 인삼요리를 맛볼 수 있어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특히, 올해 풍기인삼축제는 한국관광공사 2024 지역축제 수용태세 개선사업에 선정돼 새로운 인삼먹거리 개발과 홍보도 진행된다. 풍기인삼축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코레일과 연계한 반값으로 즐기는 풍기인삼축제 상품을 코레일앱 등에서 구매하면 최대 50%의 운임 할인과 영주사랑상품권 1만원이 지급된다. 연계행사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인삼축제 개막일인 5일에는 문수면 무섬마을에서 2024영주 무섬외나무다리축제, 영주 원도심 야행 ‘관사골에 비친 달빛’이 함께 열려 영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동의보감에는 “인삼은 오장의 부족한 기를 채워주고 정신과 혼백을 안정시켜 눈을 밝게 하며 허약하고 기운이 약함을 보한다” 는 인삼의 효험을 기록하고 있다. 박남서 영주시장 인터뷰- 박남서 영주시장 500년 인삼 재배 역사 바탕으로 국민에게 신뢰 쌓는 축제로 육성 -영주풍기인삼축제의 성격은. △경북영주풍기인삼축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의 명성에 걸맞게 판매 위주의 행사가 아니라 풍기인삼에 대한 역사를 스토리텔링 하고 있다. 풍기인삼의 역사와 풍기인삼 재배 농가, 상인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영주 지역이 가진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해마다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기대되는 축제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다. 500여년의 인삼재배의 긴 역사를 바탕으로 집약된 기법과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 그리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쌓아가는 축제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풍기인삼의 경쟁력은. △영주시는 풍기인삼 품질향상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삼생산 기반 조성과 산업화와 마케팅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풍기인삼 시험장에서는 유기농 인삼을 생산, 공급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 있다. 매년 개최되는 영주풍기인삼축제는 풍기인삼을 널리 알리고 판매하는 것은 물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파급 효과를 가져와 지역경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영주시의 이 같은 노력은 문화체육관광부 명예문화관광축제 선정, 한국관광공사 2024 지역축제 수용태세 개선사업 선정으로 이어져 발전 토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영주풍기인삼의 품질이 좋은 이유가 있다면. △영주는 지리적으로 소백산 줄기를 따라 이어진다. 위도 36.5도의 위치. 온대와 한 대의 경계로 하루 15℃ 이상 일교차가 나는 소백산 산기슭에서 생산되는 영주의 농특산물은 조직이 단단해 빨리 상하지 않고 당도도 뛰어나다. 영주는 소백 산록의 풍부한 유기질을 함유한 토질과 고산 분지형의 지형, 높은 일교차 등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품질 좋은 인삼을 생산하는 고장이다. 이러한 역사성을 바탕으로 영주 풍기인삼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의 명성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인삼 산업발전을 위한 계획은. △영주 풍기인삼은 사과, 한우와 더불어 영주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소득원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인삼을 이용한 가공식품의 메카로 풍기인삼의 해외수출이 급신장하면서 글로벌 특산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풍기인삼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역사성에서 비롯된 집약된 기술과 현대적인 농법을 접목하기 위한 농업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현장체험, 관광, 가공 등 다한 분야에 접목시켜 6차 산업으로 부가가치를 증대시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풍기인삼의 명성을 갖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4-10-01

대구 유일 ‘더블 초역세권’ 품은 도심 속 자연친화 아파트

DL이앤씨는 지난 27일 대구 남구 대명동 2017-2번지 일원 대명2동 명덕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선보이는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의 주택전시관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대구에서 유일한 1·3호선 더블 초역세권에 들어서는 데다 브랜드 가치에 맞춰 차별화된 상품 설계가 적용돼 수요자들의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는 지하 2층∼지상 35층, 17개 동, 전용면적 39∼110㎡ 총 1758가구의 대단지로, 이중 전용 59∼84㎡ 1112가구를 일반 분양으로 공급한다. 일반분양 물량은 △59㎡ 482가구 △84㎡A 223가구 △84㎡B 400가구 △84㎡C 7가구 등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위주로 이뤄진다. 단지의 청약 일정은 오는 10월 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8일 1순위, 10일 2순위 접수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는 10월 17일, 정당 계약은 10월 28일∼30일 3일간 진행된다. 일반공급의 경우 대구 또는 경북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청약통장 가입 기간 6개월 경과, 지역별·면적별 예치금액을 충족한 경우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앞의 요건을 충족했다면 유주택자나 세대원 모두 1순위 청약접수가 가능하고, 재당첨 여부 및 과거 당첨사실과도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전 주택형 시스템 에어컨, 발코니 확장이 무상으로 제공되며,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혜택을 통해 수요자들의 자금마련 부담을 덜었다. 주택전시관 운영시간 및 청약 방법의 자세한 내용은 e편한세상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대구도시철도 1·3호선 명덕역 더블 초역세권…초·중·고도 가까워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는 대구에서 유일한 대구도시철도 1·3호선 더블 초역세권 단지다. 대구도시철도 1·3호선 명덕역 바로 앞에 들어서며, 단지 북측에 진출입로가 계획돼 있어 역으로의 접근성이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2호선 환승역인 반월당역도 반경 1㎞ 내에 위치해 대구 전역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주변 북대구IC와 이어지는 신천대로, 신천동로가 인접하며, 파동IC와 이어지는 앞산순환로, 앞산터널로의 이동도 편리한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는 교육 환경도 우수하다.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직선거리 300m 거리에 대구영선초가 위치한다. 또 반경 1㎞ 내에 경상중, 대구제일중, 경구중, 경북예고, 경북여고, 대구고 등 다수의 중·고교가 밀집해 있다. 대구교육대, 계명대 대명캠퍼스, 영남대 대구캠퍼스, 영남이공대 등 주요 대학도 가깝다. 올해 완공 예정인 ‘대구 대표 도서관’을 비롯해 구립 도서관인 ‘이천어울림도서관’과 ‘남구 스마트도서관’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주변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대구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반월당역 상권과 지하상가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 더현대 대구, 동아백화점 쇼핑점, 탑마트 대구점 등이 자리해 있고 중앙로, 동성로, 교동 거리 등이 가까워 다양한 편의·문화시설을 누릴 수 있다. 영남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등 대형 병원도 가깝다. 쾌적한 주거환경도 돋보인다. 단지 동쪽 대봉교를 통해 신천 진입이 용이해 산책, 조깅, 자전거 타기 등을 즐길 수 있다. 대봉교 부근에는 파도풀과 유수풀 등을 갖춘 ‘신천 사계절 물놀이장’이 올해 개장해 사계절 내내 다양한 여가 생활을 누릴 수 있다. △ e편한세상 조경 브랜드 ‘드포엠(dePoem)’ 적용,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DL이앤씨의 주택 브랜드인 ‘e편한세상’은 비즈빅데이터연구소에서 발표한 4년 연속 스마트 아파트 브랜드 1위 달성과 더불어,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 총 12회 수상, 소비자가 선정한 품질만족대상 7년 지속 수상,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 대상 총 10회 수상 등으로 대한민국 대표 주거 브랜드로서의 가치와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는 이러한 브랜드 가치에 걸맞게 차별화된 상품을 적용해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우선, 동간 거리를 최대한 확보하고 지상 공간에 조경 공간을 크게 늘려 쾌적한 주거환경은 물론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했다. 특히 조경의 경우 e편한세상의 프리미엄 조경 브랜드인 ‘드포엠(dePoem)’을 적용한다. 드포엠의 대표 공간인 ‘드포엠파크’는 잔디마당과 수경시설이 있는 공간으로 단지 중심에 조성할 예정이다. ‘로비계절정원’은 동 출입 시 풍성한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특화 정원으로 꾸민다. ‘미스티포레’는 미스트분사시설, 휴게시설 등이 미세먼지 저감 식재와 어우러진 상쾌한 숲으로 조성한다. 또 어린이 놀이터인 ‘드포엠플레이’는 조합놀이대와 놀이시설물, 파고라 등 시설과 식재가 조화를 이루는 자연친화적인 복합놀이정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라이프스타일 맞춤 주거 플랫폼 ‘C2 하우스’ 및 넉넉한 수납공간 적용 세대 내부에는 e편한세상만의 라이프스타일 맞춤 주거 플랫폼인 ‘C2 하우스’를 적용한다. C2 하우스는 최소한의 내력벽 구조만 남겨둔 가변형 구조로 설계해 고객의 취향에 따라 자유로운 구조 변경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넉넉한 수납공간과 효율적인 가사 동선을 고려한 설계로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도를 자랑한다. 전용 84㎡A, C타입의 경우 4베이(Bay) 판상형 구조를 적용해 맞통풍이 가능하며, 전용 84㎡ 전 주택형에 현관 팬트리, 안방 파우더룸, 드레스룸 등 넉넉한 수납공간을 마련한다. 현관 팬트리의 경우 유아차, 자전거, 각종 레저 용품을 충분히 보관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으로 설계한다. 주방의 경우 전 주택형(임대 세대 제외)에 일반 창문보다 넓은 ‘와이드 주방 창호’를 적용해 개방감을 더했다. △실내골프연습장, 게스트하우스 등 차별화된 커뮤니티 공간 조성 단지 규모에 걸맞은 커뮤니티센터도 눈길을 끈다. 입주민의 쉼터인 라운지카페(작은도서관)와 입주민 건강을 위한 스크린이 적용된 실내골프연습장, 피트니스, 스포츠코트, 건식사우나, 스터디룸, 키즈라운지 등 가족 모두가 누리는 최신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된다. 아울러 게스트하우스와 같이 차별화한 공간도 조성해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아파트보다 2배 두꺼운 ‘60T 바닥 차음재’를 적용해 층간 소음을 최소화했으며,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인 ‘스마트 클린케어 솔루션’을 도입한다. 지하 주차장은 세대당 1.3대의 넉넉한 주차 대수로 설계하며, 충분한 전기차 충전기를 마련한다. 아울러 각 동의 지하 1층은 택배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주차장 높이를 확보해 안전한 단지 내 환경을 갖출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트는 대구에서 희소성 높은 더블 역세권 입지에 위치해 편리한 생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데다 주변에 예정된 다양한 개발호재로 높은 미래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며 “대규모 조경 특화 설계 등 수준 높은 상품들을 선보일 예정인 만큼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의 주택전시관은 대구시 수성구 동대구로 283 일원(범어네거리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2026년 1월 입주 예정이다.

2024-09-29

시민 누구나 일상 속 문화예술 누리도록… 품 넓히는 포항

포항은 철강 산업 도시와 법정 문화도시의 이미지가 공존하는 독특한 도시다. 포항문화재단은 시민들의 인식 변화를 촉진하며, 시민 누구나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또 사회계층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며 시민들이 문화예술 경험을 통해 함께 창조하는 문화 공동체 구축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포항문화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문화 예술의 접근성 향상을 통한 함께 행복한 문화도시 정책’을 살펴본다. △ 누구나 누리고 즐길 문화권리, 문화 접근성 문화 접근성은 모든 시민이 사회적, 경제적, 물리적 제약 없이 문화예술을 누리고 즐길 수 있도록 보장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문화예술 행사에 대한 접근성을 넘어, 문화적 소외를 겪는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현대사회에서 문화 접근성의 필요성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저소득층, 장애인, 노인, 청소년, 이주민, 다문화가정, 여성 가장 등 사회적 약자층은 경제적 불균형, 물리적 장애, 사회적 고립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평등하게 문화예술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문화기본법 제4조를 통해 모든 국민이 문화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히, 포항과 같은 중소도시의 경우 경제적 제약, 사회적 인식 부족, 충분하지 못한 인프라 등의 차별 요인이 복잡하게 작용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지역 사회가 문화적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사회적 포용을 증진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방 소도시에서도 누구나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통합과 포용성을 증진하며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만드는 과정일 것이다. △ 문화로 더 가까이, 포항문화재단 문화 접근성 사업 문화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은 시민이 단순히 문화예술을 즐기는 것을 넘어 사회적 통합과 포용성을 증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면 문화적 이해와 교육 부족으로 인한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요인을 제공하게 된다. 따라서 최근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문화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1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 포항시는 최근 지역 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문화 접근성 사업을 통해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해 오고 있다. 문화 접근성 사업을 주관하는 포항문화재단은 지역 간, 계층 간 문화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문화시설 등의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하고 문화적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도시 외곽 지역에 생활권 문화거점 연결망을 구축해 주민들의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 누구나 접근 가능한 객석으로의 초대,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사업’ 포항문화재단은 올해 처음으로 지역에서 물리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포항문화예술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한 무장애 활성화 접근성 ‘배리어 프리’ 공연장 접근성 서비스 활성화 교육에 이어 ‘배리어 프리 공연’도 개최했다. ‘배리어 프리(barrier-free)’란 영문 그대로 직역하면 장벽(barrier)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자는 의미다. 매년 60여 회의 공연을 기획·선보이고 있는 포항문화재단은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문화거점인 문화예술회관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지난 8월에는 안동문화예술의 전당, (재)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와 공동기획으로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연과 객석을 열고 운영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역 장애인들의 문화향유권 보장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배리어 프리 연극 ‘하늘, 바람, 바다’를 공동 기획해 안동, 대구 달서에 이어 지난 8월 29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무료관람 행사를 연 바도 있다. △ 10분 생활문화권역, 동네 문화놀이터 ‘삼세판’ 시민문화거점 조성 및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 ‘삼세판’은 포항의 골목골목에 다양한 문화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삼삼오오 모여 세상을 바꾸는 문화판’이라는 의미를 지닌 삼세판은 이름 그대로 서너 명의 시민만 모여도 자신의 동네 공간에서 하고 싶은 문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주민이 거주하는 생활권 내 동네 카페, 책방, 도서관, 마을 숲, 빈 점포 등의 공간을 다양한 주민이 운영 주체가 된 일상적 문화거점으로 활용하는 ‘10분 생활문화권역’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삼세판 동네 거점으로 선정되면 일부 시설비와 동네 주민들이 원하는 문화활동 프로그램비를 지원받는다. 삼삼오오 모여 함께 책을 읽거나, 도예, 그림, 자수 등 취미를 함께 배우거나, 공통의 문화활동을 통해 새로운 관계 주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삼세판 사업은 2024년 9월 현재 총 55개의 문화거점을 운영·지원하고 있으며, 연간 60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6500여 명의 시민들이 문화 혜택을 누렸다. △차별 없는 문화권 보장, ‘포항형 문화안전망 특화사업·문화로 사회연대’ 포항문화재단은 지역 사회의 특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항형 문화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진과 코로나19 등의 재난을 겪으며 무너진 지역 사회의 일상회복을 위한 문화프로젝트로 시작했다. 사업의 코어그룹인 ‘문화재생활동가 F5’를 매년 선발·교육해 사회적 재난 연구 및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다양한 그룹이 연계해 지역 이슈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인문 활용 심리지원과 다양한 지역자원과의 연결을 통해 문화적 치유와 연대를 추구하는 ‘문화로 사회연대’ 지역거점센터 사업이 선정돼 맞춤형 처방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실효성 있는 보편적 문화안전망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포항문화재단은 ‘문화로 사회연대’ 지역거점센터 선정을 계기로 지역사회 자원과의 연결·협력·매개를 통한 시민의 관계회복을 지원하는 지역문화안전‘망’으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 상상력·창의력의 장벽을 뛰어넘다… ‘예술 놀이터 만지작만지작’ 여름방학 기간이었던 지난 8월 포항문화예술팩토리 아트갤러리는 웃고 뛰어노는 아이들의 움직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포항문화재단 문화예술팩토리가 마련한 기획전시 ‘예술 놀이터 만지작만지작’에 하루평균 400여 명의 어린이가 전시체험에 참여하는, 이른바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예술 놀이터 만지작만지작’은 ‘모든 아이들은 예술가다’라는 파블로 피카소의 명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어린이들이 물리적·심리적 장애물 없이 자유롭게 작품을 만지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실과 바늘, 천조각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아이들이 직접 작가가 돼 작품을 만들어가는 참여형 놀이작품을 구현한다. 이는 ‘예술작품은 만지면 안 된다’는 전통적인 관람형 전시를 넘어 지역의 어린이들이 창의적인 예술활동에 직접 경험하게 하는 새로운 접근이다. △ 지역 아동과 청소년들의 꿈의 향연,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 포항문화재단은 음악을 통해 지역 아동과 청소년들이 협력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2013년 첫 운영을 시작한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은 취약계층 아동을 우선적으로 선발해 음악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이 문화적 소외를 겪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8개 파트에 청소년 단원 등 20여 명으로 구성돼 활동 중이다. 단원에게는 교육 기간 악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예술 강사로부터 역기 연주법과 다양한 앙상블 교육을 통해 정기연주회까지 이뤄진다. 지역의 다양한 곳에 찾아가는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문화, 다양성의 사회를 품다 문화 접근성 사업은 단순히 특정 계층을 위한 복지가 아닌,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 창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게 된다. 포항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다양한 문화 접근성 사업은 지역 특성에 맞춘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포항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계층을 포용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시민이 차별 없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고민과 과제연구가 필요하다. 다양한 사회적 약자층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 개발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행정·제도적 뒷받침도 수반돼야 한다. 지역 사회와의 협력, 정부의 정책적 지원, 그리고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통해 문화로부터 소외된 시민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의 문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9-29

역사강사 최태성, 경주박물관을 안내하다

“세계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다. 여행을 하다보면 그 도시가 궁금해진다. 그럴 때 나는 박물관을 찾는다. 박물관은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예술이 응축돼 모여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28일 오전 10시 40분. 경주화백컨벤션센터 3층에서 열린 역사강사 최태성사진의 강연회엔 간간히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임에도 1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멀리 경기도 용인에서 새벽 4시에 출발한 가족들부터 울산, 안동, 구미, 포항, 경주에서 최 강사의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여든 청중들은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강연에 쫑긋 귀를 기울였다. ‘경주의 재발견-국립경주박물관 속 경주’라는 타이틀의 강연회엔 주낙영 경주시장과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 배진석 경상북도의회 부의장, 최영기 경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주낙영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해마다 역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이끌어내는 이런 자리를 가질 수 있어 더없이 즐겁다”며 “신라 역사의 대중화를 이끄는 최태성 강사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했다. 이동협 의장과 배진석 부의장 또한 “가족들이 함께 경주의 아름다운 유적과 유물을 즐기시길 바란다”고 했고, 이번 강연을 주최한 경북매일신문의 최윤채 대표는 “에이팩 (APEC) 개최지인 경주가 더 큰 역사문화도시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태성 강사의 강연은 제목 그대로 경주박물관의 핵심 유물을 효과적으로 관람하는 방법이 주된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주박물관 100% 즐기기’. 경주박물관엔 자그마치 27만여 점의 신라 관련 유물이 전시돼 있다. 제대로 꼼꼼히 살펴보려면 며칠이 걸려도 모자랄 터. 하지만, 박물관 견학에 그만한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니, 경주박물관의 핵심 유물을알기 쉽게 설명하고, 그 유물이 전시된 공간을 알려준 최 강사의 이번 강연은 향후 경주박물관을 찾을 이들에게 유용한 ‘가이드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박물관 초입에 자리한 성덕대왕신종과 신라역사관의 ‘토우를 붙인 항아리’ 황남대총과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관 등의 유물, 신라 청년들의 다짐과 각오를 돌에 새긴 ‘임신서기석’, 불교왕국 신라의 주춧돌을 놓았다고 평가받는 이차돈의 순교비, 얼굴무늬 수막새 등이 최태성 강사가 ‘빼놓을 수 없는 경주박물관의 핵심 유물’이라고 지적한 것들이다. ‘경주의 재발견-국립경주박물관 속 경주’ 강연회엔 적지 않은 초등학생들이 참석했다. 최 강사는 부모와 함께 강연장을 찾은 아이들에게 성덕대왕신종의 소리를 들려주고, 간단한 역사 상식 문제도 출제함으로써 어린 학생들의 역사적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당연지사 아이들은 이런 시간을 즐거워했다. 최 강사는 구미에서 온 한 가족 앞에서 “이분들은 벌써 5년 가까이, 30번 이상 내 강연회를 찾아다니며 한국 곳곳의 역사를 공부하고, 그 지역을 여행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말에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1시간 넘게 이어진 강연회는 ‘웃음 속에서 역사 지식을 담아가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을만했다. 어른과 아이들 모두가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최태성 강사를 좋아하는 아들과 함께 포항에서 왔다는 아버지는 “경주박물관에 몇 번 갔지만, 갈 때마다 어디서 무엇부터 봐야하는지 막막했는데 앞으로는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흥미롭고 의미 있는 이야기 잘 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4-09-28

39세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온갖 역경 딛고 ‘석경 화법’ 완성

먹을 듬뿍 머금은 큰붓이 한지에 마찰음을 내며거친 사선(斜線)으로 뻗쳐 내려간다.발묵(發墨)한 먹이 종이에 스며들자붓을 곧게 세워 허공으로 뻗친 가지를 그리기 시작한다.두어 번 큰 붓질에 고목의 태점(苔點)들이 뚜렷하고,세필(細筆)이 가해지면서한 그루 고매(古梅) 모습이 완연하다.아교로 갠 붉은 물감을 점점이 입히는 홍매 채색,흑과 홍의 극적인 대비에보는 이들은 절로 감탄이다.나뭇가지들은 화점(花點)으로 이어지고,고목은 태점으로 연결되며홍매화 가지의 암향(暗香)이허공중으로 스민다. 대대로 유학 가문에서 성장한 석경(石鏡) 이원동에게 서예는 일상이요, 한학은 생활이었다. 어른들 손엔 언제나 경전이 들려 있었고, 집안엔 늘 묵향이 배 있었다. “기억하기를, 연필보다 붓을 먼저 쥐었고, 동화책보다 천자문을 먼저 읽었습니다.” 어릴 적 석경은 희미하게나마 서예와 한학을 운명처럼 받아들였다고 한다. 소질도 있었지만 워낙 글쓰기와 한문을 즐겼기 때문에 이 일이 평생 업(業)이 될지 모르겠다는 막연한 확신 같은 것이 있었다. 청년 시절 석경이 서예가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인데, 뜻밖의 한 사건이 그를 묵연(墨硯)의 세계로 이끌었다. “고등학교 때 미술교사가 천석(千石) 박근술 선생님이었어요. 어느 날 호출을 받고 작업실로 뛰어갔는데 선생님은 대나무 그림을 그리고 계셨습니다. 그때가 5월로 꽤 쌀쌀한 날씨였는데, 러닝셔츠 차림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작업하시는 겁니다. 그 모습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글씨를 좀 쓰네’라는 주위의 칭찬에 들떠 손재주만 믿고 있었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화선(畵禪)일치’의 경지를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박근술은 석재(石齋) 서병오에 이어, 죽농(竹農) 서동균을 사사해 대구 서화계의 도도한 맥을 잇는 우뚝한 봉우리였다. 그길로 석경은 반(半) 학생, 반 제자가 돼 천석으로부터 서예와 문인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훌륭한 스승 밑에서 그의 서예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고, 마침내 그는 간절히 원하던 동국대 불교미술과에 진학하게 됐다. ◆ 대나무 화법 깨버린 대상작 오랫동안 회자 대학 졸업 후에도 석경은 대구를 떠나지 않고 서예와 문인화 작업에만 몰두했다. 그런 한편, 그는 무애자재한 ‘붓의 길’을 얻기 위한 구도(求道)의 방편으로 세상을 주유하기도 했다. 대가들의 작품 세계를 알기 위해 유명 작가, 예술인들을 찾아다녔고, 한때는 지리산 한 암자에서 외부와 문을 걸어닫은 채 좌선(坐禪)에 들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석경 화업 인생에 큰 획을 긋는 1998년이 다가왔다. 그해 석경은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 부문에서 영광의 대상(大賞)을 거머쥐었다. 그 당시 서예와 문인화가 통합 운영되던 시절이어서 예술계 관심은 미술대전에 집중됐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 공모전에서, 석경은 서화계 내로라는 3000여 명 고수들을 제치고 대상을 차지했다. 그의 나이 39세, 본격 붓을 잡은 지 20년 만이었다. 그의 수상은 영남지역 서예를 일으킨 석재 서병오 문중의 경사요, 전국대회의 대상은 죽농 서동균 타계 이후 반세기 만에 이뤄낸 ‘사건’이었다. 당시 서예대전 출품작은 대나무(竹)였는데, 그 화법이 너무 독톡해 화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이때부터 석경에게 ‘대나무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게 되었다.) 기존의 대나무 그림이 줄기(竿)-가지(枝)-잎(葉)-마디(節)로 이어지는 패턴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석경은 이 틀을 과감히 깨버렸다. 석경의 대나무는 잎이 먼저 그려진다. 잎은 구도(構圖)의 소품이자 작가의 화의(畵意)를 드러내는 수단이다. 석경의 댓잎 배열은 구도상 공간배치를 잡아주는 소품이 아니라, 그가 지향하는 정신세계의 표현, 즉 화격을 보여주는 언어가 됐다. 가로, 세로 한지에 죽엽이 자리를 잡으면, 잎 사이를 뚫고 줄기가 순식간에 댓잎들을 관통하며 그림이 완성된다. 줄기는 이상과 관념들을, 번뇌와 고뇌들을 한 흐름으로 꿰뚫으며 작가의 지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거침없이 뻗어나간 줄기는 수도자의 게송(偈頌)이요, 선승의 깨달음의 일갈(一喝)인 것이다. 평론가 이인숙은 “초기 필획과 여백의 이중주에 머무르던 석경의 묵죽이 후기에 이르러 담묵(淡墨), 선염(渲染)의 죽영(竹影)이 들어가 공간이 깊어지고 여백의 밀도가 높아진 삼중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역 서단의 한 작가도 “석경의 죽(竹)에는 석재(石齋)의 웅장하고 호방함, 죽농의 아름답고 세련됨, 천석의 깔끔하고 간결함이 잘 녹아있다”고 평했다. 석경은 이 모든 것에 아울러 꼿꼿함과 소쇄함을 더해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 냈다. ◆ 한때 생활고 시달리며 노동판에서 노역도 불혹(不惑)도 안 된 나이에 미술대전 대상을 받으며 석경은 순식간에 화단의 블루칩으로 부상했다. 전화통이 불이 날 정도로 하루 종일 전화를 받았다. 축하 전화가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서울 문화계 쪽이나, 주류 서예단체의 러브콜도 상당수였다. 그들은 목돈을 제시하며 기획전, 초대전으로 그를 유혹했다. 수도권 주류 문화계에서는 ‘명망가’로 향하는 급행티켓을 제시했다. 그러나 ‘맹수는 무리지어 다니지 않는다’는 스승의 유훈에 따라 그는 시류와 타협을 거부했다. 오히려 은둔을 자처해, 세상으로 향하는 모든 길을 차단해 버렸다. 이후 10년 동안 두문불출 작업에만 전념했다. 자신만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세상의 ‘주류’를 외면한 후유증은 너무 컸다. 세상이 보내온 환대를 거절한 것은, 사실상 세상을 적으로 돌린 것이어서, 모든 공적인 활동, 전시의 길이 막혀버렸다. 스스로 자처한 궁핍과 고립은 오로지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도저히 가족을 건사할 길이 없어 막노동판에 나갔다. 공사판 생활 그 몇 년 동안 몸은 고되고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은 오히려 편안해, 영혼이 투명하고 맑아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제자들과 지인들이 ‘대상 작가가 막노동을 하느냐’며 우려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당시로써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나중에는 그것 역시 근육이 돼, 오히려 주변의 제약이나 화단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마음껏 자신의 서화 세계를 펼쳐나갈 수 있는 힘이 됐다. ◆ 도전, 또 도전… 해마다 새로운 화풍 선보여 화가들은 쉴 새 없이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작업 경지를 넓혀가고, 피아니스트들도 끊임없이 새 주법을 시도하면서 마스터로 성장해 간다. 서예가들도 작품의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자기의 작업 세계를 확장해 간다. 대나무 작품으로 대상을 받은 후, 석경에게 따라다니는 ‘대나무 작가’ 꼬리표는, 그에게는 되레 굴레였다. ‘그림이나 화풍에 어떤 작가가 떠오르면 그 작가는 이미 죽은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석경은 철저하게 자신을 객관화했다.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한 그는 대나무 장르 한 분야에서만 4, 5번의 변주(變奏) 과정을 거쳤다. 서법에서도 전서, 예서에 편식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했다. 매난국죽 문인화 가운데서도 다수가 외면하는 ‘국화’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그뿐만 아니라 능소화, 장미, 포도 등 다양한 소재를 발굴하여 문인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석경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정형화된 문인화의 틀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패기 넘치던 시절 화두로 삼았던 ‘서화(書畵)일치’를 되새겨, 서예에 회화적인 요소를 도입한 것이다. 한때 동양화에도 소질을 보였던 그였기에, 이런 그의 재능이 징검다리가 되어 글과 그림의 접목이 자연스레 이루어졌다. 이런 그의 작풍(作風)은 보랏빛 담묵을 배경으로 그린 국화나, 천연색 녹색 죽영(竹影)을 과감하게 도입한 죽엽도에서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화선일치 반세기 맞아 작품에만 몰두 많은 예술가들이 ‘장르 외도’를 하고 끊임없이 변신을 모색한다. 그 과정에서 ‘버려지고 취하는 것들’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확립해나가는 것이다. 그런 수많은 취사(取捨)의 갈림길에서 석경은 끊임없이 장르를 파괴하고 구도를 깨뜨리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다. 한때 그는 전통 문인화의 틀을 깨보려고 힘썼다. 그러나 그는 지금 크게 의미 없었던 것이 아닌가 회의한다. 다시금 정통 문인화법으로 회귀했지만 그는 아직도 정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화업(畵業) 50년을 맞은 석경, 그는 오늘도 대구 대봉동 서실에서 조용히 먹을 갈아 붓을 세우고 있다. 20여 년 전 대상 작가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때, 그 역시 세속의 영화에 관심이 없기야 했겠나. 그러나 지금은 에둘러온 지난날 길을 되짚어보며 ‘그냥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할 뿐이다. “아마 제가 서울로 갔더라면 시류(時流)와 영합해 대중이 원하는 그림만 그리는 장사꾼이 되었을 겁니다. 아니면 대중매체, 매스컴의 화려한 조명 밑에서 위선(僞善)의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랬다면 돈과 명예는 얻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평안이나 잘살았다는 자부(自負)는 없겠지요.”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09-26

‘청정 봉화’ 송이솔밭·내성천 특설무대서 펼쳐지는 문화축제

올해로 28회째를 맞이하는 ‘봉화송이축제’가 오는 10월 3일부터 10월 6일까지 4일간 봉화읍 내성천 및 관내 송이산 일원에서 개최된다. ‘송이향에 반하고, 한약우 맛에 빠지다’라는 슬로건으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체험, 공연, 전시 부대, 연계 행사 등 약 24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올해 축제는 천혜의 환경에서 자란 봉화송이를 알리고 청정 봉화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힘썼다. 지역주민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를 만들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풍성한 체험프로그램으로 고품격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박현국 봉화군수(봉화축제관광재단 이사장)는 “이번 송이축제는 송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버섯 등 품질 좋은 우수 임산물도 많이 준비돼 있다”며 “가을문화 축제인 봉화송이축제의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테마(청량문화제, 목재문화, 세계문화 등)의 체험, 전시관을 운영하는 만큼 가족, 친구와 좋은 추억 쌓아가시길 바란다 ”고 밝혔다. □ 송이향에 반하고, 한약우 맛에 빠지고 봉화송이축제 대표 주제 체험인 송이 채취체험은 축제기간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축제 참가자들은 직접 송이를 채취하며 자연의 선물인 송이를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송이 채취체험은 선착순으로 접수되며 체험은 하루 두 차례 무료로 진행된다. 회차마다 50명씩 참여할 수 있다. 봉화송이와 한약우에 관련된 퀴즈를 통해 숲속도시 봉화를 알아보는 ‘도전! 송이 골든벨’은 10월 5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내성천 특설무대 앞 잔디광장에서 펼쳐진다. 또한 축제 기간 중 진행되는 게릴라 이벤트인 ‘송이 한송이 챌린지’는 뽑기, 딱지치기 등 남녀노소가 쉽게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게임으로 축제장 서편에서 진행되며 다양한 경품이 준비돼 있다. 이외에 송이 가요한마당, 목재문화축제 등 7개의 체험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송이판매장터와 송이 한약우 식당 등 다양한 먹거리들도 판매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품질 좋은 등급별 송이를 구매할 수 있는 송이 마켓, 안동 봉화축협과 봉화한약우작목회에서 주관하는 한약우 홍보관 및 판매 마켓이 개설된다. 봉화군의 우수 농특산품을 직접 비교하며 구매할 수 있는 농·특산물 먹거리 마켓, 송이와 한약우의 화려한 조합으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송이 한약우 셀프 식당도 운영돼 봉화 송이와 한약우를 활용한 미식 경험을 즐길 수 있다. □ 오색오미 비빔밥 퍼포먼스, 다채로운 공연 개막 첫날인 10월 3일 오후 12시 30분 내성천 특설무대 앞 잔디광장에서는 ‘제3회 오색오미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봉화군 우리음식 연구회 주관으로 봉화송이와 한약우를 비롯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하고 신선한 나물을 재료로 만든 비빔밥을 무료로 나눠주며 관광객과 지역민들이 하나로 화합하는 자리를 만든다. 축제 기간 동안 다채로운 공연행사도 이어진다. 축제 첫날인 3일 오후 7시부터는 송이축제의 성공적인 개최 염원을 담은 개막선언과 함께 최우진, 채희, 김소유, 정미애, 진해성이 출연해 멋진 공연을 선보이며 송이축제의 화려한 막을 올릴 예정이다. ‘몽룡전’뮤지컬, 봉화 샤이닝 스타 콘서트 등 지역 문화 예술인이 참여하는 다양한 공연도 마련돼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는 코미디 토크쇼 ‘톡까놓고 말해보쇼 시즌2’도 열린다. 개그콘서트에 출연했던 유명 개그맨 총 9인의 화끈하고 열정 넘치는 토크쇼가 펼쳐져 즐거움과 함께 지역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느껴볼 수 있다. 축제 마지막날인 6일에는 내성천 특설무대에서 지역주민, 관광객들과 함께 제28회 봉화송이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공연행사가 진행된다. 황인욱과 송하예, 경서예지, 한강, 배아현이 출연하며, 올해 축제의 끝맺음과 내년 축제에 대한 기대를 담아 가을 밤하늘을 밝히는 불꽃쇼를 끝으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 넘쳐나는 볼거리와 즐길거리 ‘숲속도시 봉화’브랜드에 알맞은 목재 친화도시 및 도시 재생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목재문화축제를 함께 열어 목재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봉화송이축제의 대표적인 연계문화행사인 청량문화제에서는 고유의 전통민속놀이를 재연한다. 봉화군민과 관광객이 화합할 수 있는 삼계줄다리기, 한시백일장, 보부상 공연, 서예 전시 및 체험, 우리음식만들기, 전통민속놀이체험 등 다양한 문화행사 및 체험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지역의 많은 문화단체들이 준비한 전시 및 체험행사를 즐겨볼 수 있다. 이밖에도 베트남 홍보관, 성이성문화제, 2024 어린이집 연합운동회 등 다양한 전시, 문화, 체육 연계 행사도 열려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할 계획이다. □ 지속 가능한 축제를 위한 노력 올해 송이축제는 지역 사회 단체의 협력을 통해 지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주민 화합형 축제로 계획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상업 중심형 축제에서 벗어나 체험형 축제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예방중심 안전관리 강화로 군민과 관광객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 구현을 목표로 철저한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 관련 유관기관과 연계 및 협력해 안전사고 예방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바가지 요금 근절을 위해 가격 표시제를 추진하고 고객편의 및 친절, 위생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입점 자격 요건을 강화해 관광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관광 친화도시 이미지를 조성해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4-09-25

내과·가정의학과·정형외과 등 주요 과목 전문의료진 상주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간의 갈등으로 제때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갈등의 매듭이 속히 풀리기를 기다리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이런 때일수록 근처에 대형 병원이 없는 농어촌 지역의 공공 의료서비스는 그 중요성이 커진다. 고령화와 저출생이라는 사회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필수 공공 의료의 필요성은 거듭 재론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시기에 청송군 보건의료원이 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과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주목받고 있다. 지역 의료의 공백을 해소하고, 공공의료의 모범사례로 도약하려는 청송군 보건의료원이 집중하고 있는 각종 의료 서비스와 관련 사업들을 아래에서 자세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 산부인과 등 지역민 위한 다양한 의료 서비스 제공 청송군 관계자에 따르면 청송군 보건의료원은 단순한 보건소의 기능을 넘어서고 있다. “농촌 지역 유일의 종합병원 역할을 수행하며 다양한 진료 과목을 제공하고 있어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송군 보건의료원은 내과,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등 주요 과목에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다. 여기에 소아청소년과, 재활의학과, 치과 등의 진료도 폭 넓게 제공함으로써 청송군 지역민의 건강에 관한 다양한 요구들을 해소함과 동시에 먼 곳으로 진료를 받으러 다니기에 여의치 않은 이들의 의료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지난 9월 6일부터 청송군 보건의료원은 매주 금요일 산부인과 진료를 시작했다. 그동안 부족한 의료진으로 인해 산부인과 진료가 중단돼 산부인과 관련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지역 주민들은 인근 지역으로 진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 불편을 겪은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청송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과 협약을 체결해 임산부와 여성들을 위한 산부인과 진료를 다시금 재개하게 됐다는 것이 관련 담당자의 설명이다. 청송군 보건의료원의 산부인과 진료는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산부인과 장원규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송군은 “산부인과 진료가 다시 시작된 것은 임산부와 가임 여성에게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 여성들의 건강관리와 출산율 증가에도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 고령화 대응과 의료 접근성 개선으로 농어촌 모범사례 비단 청송군만이 아니다. 한국 대부분의 농어촌 지역은 고령 인구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의료의 접근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청송군은 전국 최초로 농어촌 버스를 무료로 운행하여 군민들이 병원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청송군 관내를 운행하는 모든 시내버스가 보건의료원을 경유하게 함으로써 주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보건의료 서비스 이용을 활성화한다는 것이 청송군의 복안이다. 이 정책은 주민들 역시 반기고 있으며, 무료 농어촌 버스 이용 만족도 또한 높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정책으로 인해 접근성이 보다 좋아진 청송군 보건의료원은 전국 15개 지역 공공의료원 중 유일하게 인근 종합병원과 진료 부문을 위탁 체결해 다양한 진료 과목과 응급실, 입원실을 운영 중이다. 특히, 안과 등 접근하기 어려운 과목은 안동성소병원과 협력해 월 1회 ‘찾아가는 특별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시간 부족 등의 각종 여건 문제로 병원을 찾기 어려운 지역 어르신들에게 호평받는 의료 서비스로 자리매김 중이다. 여기에 “청송군 보건의료원은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실과 닥터헬기를 통한 긴급 환자 이송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부연이다. □ 다양한 건강증진 사업과 맞춤형 복지사업도 함께 추진 청송군 보건의료원은 최근 급식시설의 현대화, 최신 의료 장비 도입 등도 의욕적으로 진행했다. 자동혈구분석기, 고압증기멸균기 등의 장비는 신형으로 교체됐고, 물리치료실 증축과 체외충격파치료기, 로봇 고출력 레이저치료기 등 전문 치료 장비도 확보해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에 가일층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건강증진 사업을 추진하고, 주민맞춤형 복지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대상포진 예방접종 사업을 실시했다. 이는 고령층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건강한 노후 생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AI-IoT 기반의 어르신 건강관리 사업, 재가 치매 환자 돌봄사업 등 다양한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고 청송군 관계자는 말한다. 치매 가족을 위한 1박 2일 ‘엄마와 하룻밤’ 프로그램도 부모와 자식 세대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청송군은 전했다. 고령화 문제와 함께 21세기 한국 사회의 가장 주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인 저출생 문제의 해결에도 나서지 않을 수 없다. 청송군은 출산 지원을 확대해 첫째 자녀 출산시 200만 원, 둘째 자녀 이상은 300만 원의 ‘첫 만남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난임 부부 지원사업도 체외수정 및 인공수정 시술비 지원을 총 25회로 더 넓게 확대했고, 산모와 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의 소득 기준을 폐지했다. 더불어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 대상자의 소득 기준 폐지, 출산·육아용품 무료 대여방 증축 등을 통해 아이를 낳아 기르기 좋은 출산 친화환경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 청송군의 설명이다. 이러한 제반의 공공 의료사업과 관련해 윤경희 청송군수는 “언제나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최신 의료장비 도입과 다양한 건강증진 사업을 통해 지역민의 건강과 복지를 꾸준히 챙겨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종철·홍성식 기자

2024-09-24

“APEC 유치 성원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로 보답”

경주 문화예술축제인 제51회 신라문화제가 가을축제 만족도를 높여 지난해와 달라진 내용으로 찾아온다. 올해는 예술제와 축제로 구분해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축하하고 내년 성공개최 기원을 담아 어느 해보다 뜻깊은 행사로 구성했다. 이번 축제는 안전상의 문제로 개막식 장소를 월정교에서 대릉원으로 변경하고 금관총 주변에 푸드트럭존을 신설, 스마트 QR 주문 및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봉황대 법장사 뒤편에 ESG 존을 마련해 친환경 체험 공간과 반려견 동반 구역을 새롭게 준비했다. 신라예술제는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주제공연 및 미술, 사진전시, 체험행사 등의 콘텐츠로 경주 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펼쳐진다. 이어 신라문화제(축제)는 10월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신라복판타지 패션쇼, 실크로드 페스타, 화랑힙합 페스타, 달빛난장 등으로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를 선사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올해 신라문화제는 무더위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APEC 정상회의 유치에 끝까지 성원을 해준 모든 분들에게 문화·예술로 보답하고자 수준 높은 콘텐츠로 준비했다”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9~10월에 신라문화제에 반드시 오셔서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가득 담아 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 개막식 월정교에서 대릉원 변경 올해 신라문화제 개막식은 대릉원에서 개최된다. 지난 2년간 월정교 수상 객석에서 진행했던 ‘화백제전’의 하천 지반 등 안정상 문제 우려에 따른 조치다. 경주시는 화백제전을 대신해 신라복판타지 패션쇼를 선보인다. 패션쇼는 신라 스토리를 담은 슈퍼모델 100인의 신라복쇼와 함께 미디어아트, 라이트쇼, 드론 등을 결합한 멀티미디어쇼로 진행된다. 쇼는 주요 내빈의 신라 상징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신라의 태동을 상징하는 박혁거세, 강한 국력의 진흥왕, 한반도 최초의 여성 군주인 선덕여왕, 김유신 생애, 문무왕APEC 등의 세부 내용으로 펼쳐진다. 특히 황리단길을 찾아오는 관광객을 대릉원 안으로 끌어들이고, 다시 봉황대로 퍼져나가게 해 ‘황리단길-대릉원-중심상가’를 잇는 새로운 축제관광 벨트를 만들어 낸다는 게 경주시의 올해 전략이다. □ 지역 상권과 동반 성장하는 상생형 축제 신라문화제 기간에만 즐길 수 있는 감성 낭만 야시장인 ‘달빛난장’이 봉황대 광장과 금관총 일원 등에서 진행된다. 판매 공간은 총 3개 구역, 41개 규모로 진행된다. 감성판매존은 나무부스와 파티라이트를 활용한 공간으로, 모던판매존은 네온을 활용한 공간으로 꾸려진다. 여기에 올해는 금관총 일원에 푸드트럭존을 신설해 스마트 QR 주문 및 결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 떡볶이, 어묵 등 간단한 요깃거리가 가능한 분식류부터 부대찌개, 제육볶음 등 입맛을 자극할 식사류, 케밥과 양꼬치 등 글로벌한 먹거리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취식공간도 총 3개 구역, 190개 규모로 마련했다. 차도 위 파라솔 공간인 레트로가맥존, 나무팔레트와 파티라이트 공간인 감성피크닉존, 캠핑테이블과 LED 공간인 신라라운지존은 방문객들이 축제장에 오래 머무르며 소비할 수 있게 준비했다. □ MZ세대 겨냥 화랑힙합 ·실크로드 페스타 실크로드페스타는 해외 2팀을 포함해 전문거리 예술팀 30개 팀이 70회 정도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봉황대 광장을 비롯해 공연 구역을 총 7곳으로 마련해 광장을 거닐며 공중극, 서커스, 마임, 마술, 버블쇼 등 다양한 공연을 제공한다. 특히 올해에는 봉황대 법장사 뒤편에 ESG존을 마련해 친환경 체험 공간과 반려견 동반 구역을 신설했다. 친환경 체험공간인 ‘그린어스 존’은 문정헌 뒤 잔디밭에 마련돼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체험부터 멸종위기 동물을 캐릭터로 한 에코백 제작까지 친환경을 소재로 재미를 더한 체험이 가능하다. 또 반려견 동반 구역은 그린어스 존 옆에서 반려견 TV를 관람하고 미로 체험을 하는 등 색다른 즐길거리로 채워진다.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화랑힙합페스타는 요즘 힙합씬에서 가장 핫한 출연진으로 섭외했다. 출연진은 비와이, 비오, 자이언티 등 8팀이다. 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 시민축제단 운영 올해 초 공개모집을 통해 축제 SNS홍보단(시민서포터즈) 207명, 실크로드 페스타(시민프로듀서) 85명, 친환경 그린리더(화랑원화단) 48명을 구성했다. SNS홍보단인 시민서포터즈는 인스타, 유튜브, 블로그 등 SNS를 통해 신라문화제와 시정에 관한 홍보활동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크로드페스타 시민프로듀서는 생활문화, 체험예술, 마을축제로 팀을을 나눠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축제 기간 시민들과 함께 호흡한다. 친환경 그린리더 화랑원화단은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친환경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으며, 축제 기간 친환경 체험·전시뿐만 아니라 축제장 플로깅 활동을 선보인다. □ 시민과 나눔의 장으로 승화 신라예술제가 28일과 29일 이틀간 경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개최된다. 한국예총 경주지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7개 예술협회가 힘을 합쳐 수준 높은 경주예술을 선보이는 축제다. 오는 28일 오후 7시 열리는 개막식은 일본 오이타현의 문화교류 공연을 시작으로 드론라이트쇼와 주제공연 ‘신라의 빛’이 차례로 펼쳐진다. 드론라이트쇼와 함께 하늘에 금빛이 찬란하게 빛나고, ‘신라의 빛’ 주제공연을 통해 시민 마음에 희망의 빛을 띄운다. 체험 프로그램은 28일부터 29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경주예술의전당 분수광장에서 열린다. 한국예총 경주지회 7개협회의 다양한 체험은 물론 플리마켓, 지역명인, 전통놀이 체험, 예술피아노 등의 20여개 체험이 분수광장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4-09-23

‘계단식 성장 맞춤형 정책’ 으로 창업 기업 지원 체제 구축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구미시가 창업특화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구미시는 민선8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글로벌 유니콘 스타트업 탄생을 위한 창업지원 정책과 기능을 점검하고 창업지원 체계 대전환에 대한 방향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침체된 구미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선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제조업 수출 중심의 국내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음에도 스타트업은 국내 산업의 활로를 모색하며 성과를 창출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침체에 따른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3년 연속 20%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고성장 스타트업 기업의 숫자는 2020년 4215개사에서 2021년 4995개사로 18% 증가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정부와 지자체들도 다양한 창업지원 정책을 펼치면서 2023년 국내 창업지원사업의 규모는 426개 3조 6607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후발주자인 구미시가 창업특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현재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타 시·군보다 차별화된 지원정책이 필요했다. 이에 김 시장은 기업지원과에 창업벤처팀을 신설하고 그동안 창업정책들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 죽음의 계곡을 넘어서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매월 평균 630여 개의 기술기반 창업기업이 경북에서 탄생하고 있다. 그 중에서 구미시는 2800여 개의 제조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경력을 가진 잠재적 창업자가 풍부하다. 제조업 기술경력이 중요한 이유는 창업기업 중 기술제조 분야 7년 생존기업 비중이 전체(18개 분야)의 37%나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구미시는 수요와 자원 등 환경적인 요인은 타 시·군에 비해 매우 우수한 편임에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탄생시키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혁신 기술을 자진 창업기업이 일명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맞춤형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창업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과 시제품 제작까지 추진하고서도 상용화가 어려워 시장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주저않는 경우가 많아, 아이디어 검토에서 연구개발과 시제품 제작까지의 단계를 ‘죽음의 계곡’이라 부른다. 구미지역 창업기업들도 이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구미시 창업벤처팀은 구미전자정보기술원과 그동안의 창업지원 정책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동안의 지원책들은 특정 대상과 산업, 지원분야별로 지원금을 주다보니 단기 성과 창출에 집중할 수 없어 지속적인 기업밀착형 지원과 성과 관리에 미흡했다. 또 지원금도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위주의 지원체계로 되어 있어 통합된 관리 체계가 부족하고 지역기업 상호 연계기반도 약화시키는 악순환이 지속돼 왔다. 구미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기업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창업기업이 원하는 지원책을 마련하게 된다. □ 성장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다 구미시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드업 기업들의 전 주기를 지원하는 ‘계단식 성장 맞춤형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계단식 성장 맞춤형 지원’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장하는 단계별 맞춤 지원정책으로, 초기 창업기업, 혁신 스타트업, 글로벌 창업기업으로 구분해 성장 단계별 계단식 지원프로그램이다. 초기 창업기업에게는 기술 고도화 자금 1억원, 입주공간 제공, 창업 아카데미, 시드 머니 투자 등 기술 고도화 지원에 따른 혁신 창업기업으로의 전환을 돕는다. 혁신 스타트업에게는 사업화 자금 최대 2억원, 가치 평가·전담 연구, 인증·마케팅, VC 투자(인프라 구축) 등의 풀 패키지 지원과 지역 중소공장과의 연계강화로 공동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글로벌 창업기업에게는 해외 진출 컨설팅, 글로벌 컨텐츠 제작, 전시회 참가, 해외 바이어 매칭, VC 투자(성장 자금) 등을 집중 지원한다. 구미시의 이러한 성장 단계벌 맞춤 정책은 전국 창업기업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혁신 스타트업 지원 수요기업 사전 모집에 전국에서 300여 개사가 지원하기도 했다. 시는 이들 중 본사 및 근로자 70% 이상이 구미로 이전을 희망한 혁신 창업기업 182개사(구미 88개사, 타지역 94) 중 5개사를 최종 선발했다. 이러한 관심은 구미시가 창업기업들에 자금도 충분히 지원하면서 글로벌 창업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지원정책을 마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산·학·연이 창업기업을 돕다 구미시는 창업지원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분산된 창업 정책을 일원화하기 위해 창업지원 통합 플랫폼인 ‘산학연관 커넥티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산학연관 커넥티드 프로그램’은 구미시 창업지원 사업의 목적에 따라 세부적으로 유형을 구분한 것으로, △창업지원 사업 통합 정보제공 서비스 △지역 산업과의 기술 교류를 위한 이노테크 포럼 △지원기관 협의회를 통한 원스톱 창업지원 등으로 구성됐다. 통합 안내사이트는 창업지원에 대한 맞춤형 알림 서비스 제공 및 원클릭 간편 신청접수 기능으로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공하며, 지원기관 협의회는 혁신 스타트업 공동 발굴과 집중 육성을 위해 종합적 검토 및 최적의 창업지원 모델을 제공한다. 벤처투자 협의회는 지역 창업기업의 투자 요구에 신속 대응하고 기술, 사업성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속 투자를 지원한다. 또 이노테크 포럼은 지역 기업 간 기술교류 촉진과 관심 기술에 대한 기술 협력 중개 등 급변하는 신산업 미래기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SOS 대응 서비스는 창업기업의 애로사항을 신속 정확하게 해결하기 위한 1대 1 맞춤형 밀착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는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지정과 방산 혁신 클러스터 유치 등 대형 국책사업 선정으로 다시 한번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선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창업기업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구미만의 독립적이고 차별성 있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창업 특화도시 구미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4-09-22

KT,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와 소통… “그저 함께 살아가는 것”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실현하는 가치는 단순한 기부나 자선 활동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있다. 이는 기업이 속한 지역사회와의 상호 유대를 강화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며, 나아가 장기적인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KT가 2만여 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사랑의 봉사단 활동으로 지역사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지 올해로 24년째이다. 직원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문제를 바탕으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며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 KT대구경북광역본부 사랑의 봉사단 단원들을 만나 봉사 경험, 그 과정에서 경험한 땀의 가치와 자기효능감에 대해 들었다. 주인공은 노조 지부장을 맡고 있는 대구코어운용센터지부 하정명 지부장과 대구ICT기술지부 이상열 지부장, 대구고객본부지부 정재윤 지부장이다. -봉사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했고, 어떤 활동들을 주로 하나. △ 정재윤 지부장 : KT 사랑의 봉사단 이름으로 지난 20여 년간 농촌일손돕기, 김장 나눔, 장애인 도우미, 목욕 봉사, 후원물품 전달 등의 활동을 해왔다. 그러면서 봉사는 특별한 일이 아닌 그저 함께 살아가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척수장애인은 신체의 일부 또는 전체가 마비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대다수가 일상생활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단독으로 외출 자체가 어려운 이들에게 짧은 시간이지만 틈이 나면 이동 지원과 동행 봉사, 문화 체험 지원 등 자립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장애는 불편하다. 하지만 불행한 것은 아니다’ 라는 말이 있다. 선한 행동 하나 하나가 모여 우리 사회가 편견없이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정한 세상이 되길 바란다. - 바쁜 업무 시간에 일부러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힘들지 않나. △ 하정명 지부장 : 사실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동참한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시켜서 하는 업무 연장선 정도로 생각했고 일이 많고 바쁠 때는 귀찮기도 했다. 그러다 내 손길이 닿는 사람들의 미소와 눈빛, 표정을 보면서 누군가에게 기쁨과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점차 보람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시간들이 삶의 활력이 됐다는 부분에서 봉사활동은 업무로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오히려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KT의 얼굴로서 사람들을 만나 도움을 주며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경험들이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여러 부서 직원들과 어울려 하는 봉사활동은 세대나 직급, 직무에 상관없이 소통과 공감의 시간이 된다. 구슬땀을 흘리다 보면 어느새 진한 전우애가 생긴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시작이 중요하다. 먼저 내가 할 수 있는 봉사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변에 작은 도움이나마 필요로 하는 사람이 곳곳이 많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 뿌듯함을 느낀 순간이 있었다면 어려움을 느낀 순간도 있었을 것 같다. △ 하정명 지부장 : 코로나 19 장기화로 자원봉사 활동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면 봉사 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봉사활동도 주춤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았고 후원의 손길도 줄어들었다. 비대면으로 독거노인 반찬 배달 봉사를 시작했다. 문고리에 반찬이 담긴 봉투를 걸어놓고 문밖에서 어르신에게 안부인사를 건네는 정도였지만 많이 고마워 했던 기억이 난다. 재택근무, 자가격리, 비대면 기간이 늘어나면서 우울, 고독, 분노 등이 쌓여 심리 방역이 화두로 떠오르던 모두가 힘들던 시기였다. 특히 사회적 고립에 취약한 고령자 지원사업이 절실했었다. 그때부터 반찬 배달은 지금도 월 1회 정기활동으로 하고 있다. 점심 배식봉사를 하다 보면 오후 12시부터 식사시간임에도 이미 한 두시간 전부터 어르신들이 줄을 서고 계시는데 거의 오픈런 수준이다. 단촐한 식사에 연신 감사하다며 인사를 하고 미소를 짓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어쩌면 그날의 첫 끼니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많은 독거노인들은 정서적,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그런 분들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지곤 한다. 특히 봉사활동 중에 개인적인 어려움이나 고민을 털어놓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적인 도움을 드릴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 안타까울 때가 많다. 마음 한켠이 무겁지만, 오히려 이러한 경험들이 더 큰 책임감을 심어 주었고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는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줬다. - 보람되거나 인상 깊었던 경험을 들려달라. △ 이상열 지부장 : 개인적으로 2019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과 함께 처음으로 연탄배달 봉사를 한 적이 있다. 한겨울이었지만 땀을 흠뻑 흘렸다. 여느 때 같으면 연말 연시 송년회나 부서 회식 등으로 흥청망청 시간을 보냈을 텐데, 가족과 함께 참여한 첫 봉사활동이라 그런지 의미가 더 컸던 것 같다. 그 시간을 계기로 더불어 사는 삶과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겨울철 실내 온도를 높이기 위해 ‘뽁뽁이’라고 불리는 기포 단열재를 창문에 붙이는 게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장애인이나 독거 어르신 등 취약 세대에 집집마다 다니면서 창문에 ‘뽁뽁이’를 부착하고 창문 틈새도 막고 실내 간이보온텐트도 설치했다.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작업하는 것이 피곤하긴 했지만 겨울철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거란 기대에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시각장애인 학생들을 위해 3D프린터로 명화를 제작하고 ‘손으로 만지는 명화 전시회’를 가진 적이 있다. 말로만 듣던 명화들을 손으로 직접 만지고 설명을 듣는 학생들을 보니 마음 한 켠이 울컥했다. 장애란 결국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 실감났다. 그간 나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들여다 본 것은 아닌지, 세상을 이해한다고 생각한 것이 부끄러웠다. -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은데. △ 이상열 지부장 : 언젠가 복지관에서 배식봉사를 하던 중 한 어르신께서 너무 착하고 믿음직하다고 손을 덥석 잡으며 당신 딸을 소개시켜 주겠다고 하셨다. 그때 이미 대학에 다니는 자녀가 있었던 터라 많이 당황스러웠다. ‘저도 다큰 딸이 있다’고 하니 크게 실망을 하셨는데 지금 생각하니 동안으로 봐주셔 감사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 지난 연말 김장김치 봉사 활동에 참가했다. 양념을 버무린 김장 김치를 옮기다가 바닥에 떨어진 배추 조각에 미끄러졌고 그 바람에 온몸이 김장 김치 양념으로 빨갛게 뒤범벅이 되어 다 같이 크게 웃은 적이 있다. 반찬 배달 사고가 난 적도 있다. 문 손잡이에 잘 걸어 뒀는데 길고양이가 봉지를 뜯어 반찬을 먹고 헤집어 놓았었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다시 어르신을 방문해 반찬을 전달했다. 이런 황당하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은 나중에 소중한 추억으로 될 것이다. 무엇보다 봉사활동을 통해 배운 배려와 감사함은 개인이나 우리 사회가 건강한 성장을 하는데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봉사 활동에 동참하여 함께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9-19

‘경북 대표 랜드마크’ ‘문화예술 성지’… 기대감에 영천 들썩

한국 영화계 거장 고(故) 신성일 배우가 타계하기 전 10년간 직접 지어 살았던 한옥 성일가(星一家·영천시 괴연동 160-7)에서 5분쯤 걸어 올라가자 가지런히 정리된 벌판이 나왔다. 영천시가 오는 2025년 7월 완공을 목표로 신성일기념관을 지으려는 부지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지난 13일 이곳에서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와 신성일의 장남 강석현 지피워크샵 대표 부부, 이만희 국회의원, 김선태 영천시의회 의장,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 등 정·관계 관계자와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기공식을 열었다. 오후 3시부터 1시간여 동안 열린 기공식 행사에는 이춘우·윤승오 경북도의원 등 영천시 정치인과 관료뿐만 아니라 무용인 등 문화예술인도 참석했다. 신성일의 조카인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축사에서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평생을 살았던 고 신성일 배우를 기념하는 공간을 마련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유족을 대표해 전한다”면서 “영천시가 숙원사업으로, 신성일기념관 건립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한 결실은 많은 이들에게 문화예술의 향기를 전해주는 문화예술의 성지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강 총재는 또 “작은아버지는 1960∼70년대 한국 영화계의 대표 배우로 많은 팬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시면서 대학교수, 국회의원 등의 길을 걸으며 문화예술 발전을 이끌다가 2008년 영천에 성일가를 지어 노후를 보내셨다”며 “그의 아름답고 멋진 삶의 흔적이 반영된 훌륭한 건축물이 완성되면 아마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문화공간으로, 또 하나의 세계적 명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대신해 기공식에 참석한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신성일기념관 건립에 대한 영천 시민들의 높은 기대와 바람을 알고 있기에 경상북도에서도 재원을 투자했다”면서 “한국 영화계 거장 신성일 배우를 추모하는 신성일기념관이 영천시의 문화관광자원으로서,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노후를 보냈던 성일가를 먼저 돌아본 강석현 지피워크샵 대표는 “2020년 9월 어머니(배우 엄앵란씨)와 함께 성일가 단독 주택(113㎡)을 비롯해 7필지 2839㎡를 영천시에 기부채납했다. 기념관이 아버지의 삶과 업적이 오래 기억되고 탄탄한 콘텐츠로 꾸며져 한국영화의 메카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지역 사회는 관광객들이 찾아올 새로운 문화시설이 건립되는 데 대해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괴연리 이장 김효섭(61) 씨는 “오늘은 괴연동 주민들이 갖게 된 새로운 공간, 새로운 기회를 축하하는 날”이라며 “이번 신성일기념관 건립 기공식은 우리 영천을 미래 수십 년 동안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생전 신성일과 호형호제했던 정길락(75·영천시 완산동) 전 영천중앙로타리클럽 회장은 “괴연리 마을의 애량산과 치악산의 빼어난 경치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신성일 배우와 생일잔치를 함께 하는 등 정을 나누며 즐겁게 지냈던 주민들에게는 오늘이 더욱 감사하고 기쁜 날”이라고 말했다. 괴연리 주민 허은숙(69·영천시 신성일길 14-10) 씨는 “영천시에서 신성일 배우를 기리며 신성일길이라 이름도 붙였다. 청바지 입고 본천까지 개를 끌고 산책하시던 모습이 선하다”며 “기념관이 웅장하고 멋지게 잘 지어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사진=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2024-09-18

“올 추석엔 가족과 함께 ‘야경 맛집’ 찾아 떠나자”

추석을 맞아 가족과 함께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보름달이 떠오르는 가을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명소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전국의 달맞이 명소 4곳을 소개한다. ◇ 수원 대표 야경 명소, 서장대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서장대는 보름달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손꼽힌다. 수원 화성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는 1794년(정조 18년)에 군사시설로 세워졌으며, 군사 훈련과 외부 감시의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서장대에서의 낮과 밤은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낮에는 수원 화성의 전경이 탁 트인 시야에 아름답게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밤에는 현대적인 도시 야경과 전통 건축물이 조화를 이뤄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보름달이 떠오르는 저녁에는 고즈넉한 달빛 아래 화성과 수원의 야경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그 때문에 많은 이들이 서장대를 찾아 그 매력적인 야경을 즐기곤 한다. 서장대 바로 아래에는 효원의 종이 설치돼 있다. 이 종은 1991년 수원시가 정조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으로 방문객들은 직접 종을 치면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할 수 있다. ◇ 바다와 도시 야경이 한눈에 구봉산 전망대 전라남도 광양시 구봉산에는 광양만과 여수, 순천, 남해를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 서면 포스코(POSCO) 광양제철소, 이순신대교, 광양항 등의 산업 시설에서 나오는 조명들이 어우러져 만드는 환상적인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추석 보름달이 뜨는 밤에는 더욱 낭만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구봉산 정상에는 메탈 아트로 만든 독특한 봉수대가 눈에 띈다. 이는 전통 봉수대의 기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조형물로 광양의 상징인 빛과 철, 꽃을 활용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이곳은 해맞이 행사, 야외 공연, 결혼식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로도 활용돼 많은 방문객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 월출 명소로 손꼽히는 산책하기 좋은 공원, 부산 달맞이 동산 달맞이 동산은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대표적인 월출 명소다. 이곳은 해운대 해변에서 가까워 바다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착할 수 있으며, 아름다운 해안 경관과 함께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정월대보름이나 추석 보름달을 감상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달맞이 동산은 과거부터 시인과 묵객들이 자주 찾던 장소로, 여기서 바라보는 월출은 해운대의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달맞이 동산을 지나가는 달맞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달맞이 동산 정상에는 1997년에 세워진 해월정이 있으며, 이곳에서 보름달을 바라보면 한층 더 운치 있는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야외 음악당, 조각공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추천한다. ◇ 달빛 아래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의 바위, 제주 용두암 제주 용두암은 제주시 용담해안도로 인근에 있는 높이 약 10m의 바위다. 용이 승천하려다 실패해 바위가 됐다는 전설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바위의 모양이 용의 머리와 닮았다고 하여 용두암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파도와 바람에 깎인 독특한 형태로 오랜 세월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전설에 따르면,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훔쳐 달아나던 용이 신령의 화살을 맞아 바다에 떨어져 바위가 됐다고 전해진다. 이곳에서는 달빛 아래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믿어지며, 이러한 신비로운 전설 덕분에 용두암은 특히 밤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용두암에서 도두항까지 이어지는 6km의 해안도로는 제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카페와 맛집이 있어 눈과 입이 즐거운 여정을 즐길 수 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사진자료 제공 - 한국관광공사

2024-09-12

이야기 보따리 다시 풀어내는 명작 만나보세요

긴긴 뜨거운 여름을 지나왔다. 아직 가을이라 하기엔 미흡하지만, 가끔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추석이 코앞이라고 말해준다. 추석 연휴가 5일이다. 조상님들 산소를 돌보고, 친척들과 만나 가져온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정성스럽게 마련한 음식을 나누는 기쁜 명절이다. 하늘 저쪽에서 구름 공장이 열심히 뭉게구름을 만들어 보내온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가까운 곳에 나들이하기에 좋은 날씨다. 누렇게 익어가는 들도 즐기고, 오래전 함께 즐겼던 영화도 곱씹어보는 추석 명절이 되길 바라며, 영화 네 편을 골라 보았다. 모든 위조품 속에는 진품의 미덕이 숨어 있다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베스트 오퍼’ 시네마 천국 감독 작품이다. 36년 전 개봉한 ‘시네마 천국’은 지금도 사람들의 최애 작품을 꼽을 때마다 등장한다. ‘베스트 오퍼’는 아날로그 필름 작품만 고집하던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첫 번째 디지털 영화이다. 영화 제목 ‘베스트 오퍼’는 경매가 최고액을 의미한다. 주인공은 미술품을 보는 남다른 안목으로 당대 최고의 경매사다. 하지만 심각한 결벽증으로 사람들과 소통이 힘들다. 60이 넘도록 사랑하는 이 하나 없이 경매를 도와주는 친구 한 명뿐이다. 그와 함께 부당한 방법으로 여인들의 초상화를 낮은 값에 경매받아 혼자만의 비밀의 방에 모아두고 감상한다. 그 앞에 광장공포증을 가진 여자가 나타난다. 그때부터 주인공 올드만의 인생은 달라진다. 처음 사랑에 빠진다. 영화음악은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작품이다. 모든 위조품 속에는 진품의 미덕이 숨어 있다라는 대사가 주인공의 첫사랑이 진짜 사랑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을 대변한다. 그의 비밀의 방에 가득한 여인들의 초상화가 이 영화의 압권이다. 진정한 친구 한 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 올드만의 인생은 달라졌을 것이다. 속고 다시 속이는, 거짓말 게임의 끝은 진실?빌 콘돈 감독의 ‘굿 라이어’ 명품 연기의 주연, 연기경력 50년이 넘는 여주인공의 주체적인 캐릭터. 부유한 미망인 ‘베티(헬렌 미렌)’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로이(이안 맥켈런)’를 만나고,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하지만 사실 로이는 베티의 돈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것. 이를 모르는 베티는 로이가 제안한대로 공동 계좌를 만들어 본인의 재산과 로이의 재산을 합하는 데 동의하고, 두 사람은 베를린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 곳에서 베티는 로이의 정체를 알게 된다. 미녀와 야수와 위대한 쇼맨을 만든 빌 콘돈 감독이 만들었다.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그는 인간의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 이 영화는 반전의 반전이 재밌다. 이야기의 처음 시작은 2차 세계 대전 독일이다. 거짓말이 제일 쉬워 거짓말로 사람들의 돈을 갈취하며 살아가는 로이, 마지막 장면에서 거짓말을 할 때마다 자신의 돈이 사라지니 그제야 진실을 말한다. 스릴러 장르라지만 남녀 연기자의 내면 연기를 보는 맛으로 영화를 즐기면 더 재밌을 것이다.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삶의 철학을 묻다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앙: 단팥 인생 이야기’ 납작하게 구운 반죽 사이에 팥소를 넣어 만드는 전통 단팥빵 ‘도라야키’를 파는 작은 가게.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가게 주인 ‘센타로’에게 ‘도쿠에’라는 할머니가 찾아온다. ‘마음을 담아’ 만든다는 할머니의 단팥 덕에 ‘도라야키’는 날로 인기를 얻고 가게 주인 ‘센타로’의 얼굴도 밝아진다. 하지만 단골 소녀의 실수로 할머니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예상치 못한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당신에게는, 아직 못다 한 일이 남아 있습니까” 제목이 팥 이야기인 만큼 도라야키 안에 들어갈 팥소를 만드는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여준다. 팥에서 상태가 안좋은 것을 골라내야하고, 전날 미리 물에 불려놓는다. 팥에서 색이 우러나온 것도 살핀다. 팥을 삶고 솥에 귀를 가져가 소리를 듣고는 시간이 됐다는 듯 건져 차가운 물로 헹궈낸다. 제대로 헹구지 않으면 떫은맛이 남는다. 냄비에 다시 넣어 물을 넉넉히 부어 삶는다. 서서히 끓기를 기다리다 김의 냄새가 달라졌다며 팥 상태를 살피고 뚜껑을 닫아 뜸을 들인다. 복잡하네요 하는 남자 주인공 말에 극진히 모셔야 한다고 할머니가 말한다. 손님을 모신다는 말이냐 하고 묻자 할머니는 팥들이라고 대답한다. 밭에서 힘들게 여기까지 왔으니까 하고 살짝 조신다. 뜸이 든 팥 냄비에 팥이 으스러지지 않게 조심히 수도꼭지에서 아주 약하게 물을 흘려 냄비에 팥물이 투명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그때마다 할머니는 팥을 자세히 사랑스럽게 들여다본다. 건져낸 팥에다 당을 넣어 섞은 후 또 기다린다. 왜 기다리냐고 남자가 묻자 할머니는 갑자기 끓이는 건 실례라고 하며 팥이 당과 친해지길 기다려주자고 한다. 마치 맞선과 같으니 뒷일은 처녀 총각에게 맡기자 한다. 얼마나 기다려요 하니 2시간이란다. 그 후 팥이 으깨지지 않게 서서히 저으면서 뭉근히 달여 불을 줄인 후 물엿을 넣어 완성한다. 팥알이 한알한알 제 모습 그대로 간직한 맛있는 앙이 완성되었다. 이런 맛은 처음이라는 가게 주인 남자, 이제껏 도라야키를 한 개 다 먹은 적이 없다고 한다. 팥을 정성스럽게 만들면서 늘 무표정이던 그의 표정에도 웃음이 살아난다. 살아가는 것도 팥을 삶는 것과 같다라고 감독이 우리에게 일러준다. 해맑은 동심의 세계 그린 명작 애니메이션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웃집 토토로’ 경주 천년의 정원 외나무다리에서 찍은 영상을 sns에 올리니 지인이 토토로의 숲같다고 좋아했다. 오랜만에 ‘이웃집 토토로’를 돌려보았다. 주인공 사츠키와 메이 자매, 음력 5월을 뜻하는 사츠키. 나이는 12살. 소학교(초등학교) 6학년이다. 쿠사카베 가의 장녀로, 메이의 언니. 씩씩하고 밝은 성격을 가진 단발머리의 소녀다. 비가 몹시 쏟아지던 날 버스 정류장에서 아빠를 기다리다가 토토로를 만나게 된다. 동생 이름의 유래는 영어로 5월을 뜻하는 메이(May). 나이는 4살. 사츠키의 여동생으로, 아빠와 언니를 잘 따른다. 숲에서 놀다가 조그맣고 이상한 동물을 발견하고 뒤를 쫓아 숲속으로 들어가는데, 그곳에서 도토리나무의 요정 토토로를 만난다. 사실 메이는 원안에는 없던 캐릭터였다. 당초 기획 단계에서는 주인공은 사츠키 단독으로 하려 했으나 주인공의 배역을 둘로 나누어서 동생 캐릭터인 메이가 추가로 만들어지게 된다. 작품의 성격상 외동딸보다는 자매나 남매로 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두 소녀가 뛰어다니다 큰 나무를 가리키자 아빠는 녹나무라고 알려준다. 녹나무 파수꾼이란 일본 소설이 떠오른다. 이 영화로 감독은 일본의 아름다운 풍경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 지역에도 훌륭한 숲이 많다. 경북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등 추석 연휴에 가족이 함께 산책하기 좋은 숲이다. /김순희 수필가

2024-09-12

재밌고 신나고 여유롭고 … ‘봉화’로 떠나는 모든 이유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올해 추석은 주말 포함해 5일간 황금연휴가 이어져 가족들간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늘어났다. 올 추석 뭐 하고 보낼까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반가운 가족들과 함께 즐겁고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봉화의 추천 관광지를 소개한다. □ 백두대간수목원에서 재밌게 봉화군 춘양면에 자리잡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체 크기가 약 5179ha, 1500만 평으로 전 세계에서도 두번째로 큰 규모이다. 특히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희귀·특산식물을 수집·보존하고 있다. 희귀식물 313종, 특산식물이 164종에 달한다. 이 밖에도 각종 식물 전시원과 백두대간의 상징 동물인 백두산 호랑이, 세계 최초의 야생 식물종자 영구 저장시설 ‘시드 볼트(seed vault)’를 보유하고 있다.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가장 많은 곳은 ‘호랑이숲’이다. 호랑이숲은 멸종위기종인 백두산호랑이의 야생성을 지키기 위해 자연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한 전시원으로 면적은 총 3.8ha(약 1만 1000평)로 축구장 6개 크기와 맞먹는 거대한 규모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사육환경을 갖추고 있는 이 호랑이숲에서 6마리의 백두산 호랑이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90분 동안 수목원 내 주요 전시원 30곳을 탐방하는 ‘달려라 어흥카트’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전문 숲해설사의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고산식물의 안식처 ‘알파인하우스’부터 인기 전시원인 호랑이숲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추석 당일을 제외한 14일부터 18일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연휴 동안 투호, 윷놀이,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3종과 백두랑이 캐릭터 풍선 나눔 행사, 한가위 행복 나눔 추억의 선물뽑기, 수목원 on 버스킹 공연(14 하루) 등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돼 가족나들이로 제격이다. 백두대간수목원은 관람객 편의를 위해 추석 연휴 안동버스터미널과 영주역에서 매일 1회 왕복 셔틀버스(무료)를 운행한다. 한창술 백두대간수목원장은 “추석 연휴 가을꽃으로 물든 수목원을 관람하면서 즐겁고 풍요로운 한가위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분천산타마을에서 신나게 분천 산타마을은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에 위치해 있다. 백두대간이라는 자연 자원과 동심을 자극하는 산타클로스 이미지를 접목해 1년 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됐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모두가 함께 기다리는 즐거운 날, 크리스마스를 여름에도 느껴볼 수 있다. 새파란 여름 하늘과 새빨간 산타의 모습들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입구에서부터 아기자기한 산타 조형물들이 반기고 있으며 곳곳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진 포토존이 있어 예쁜 사진들을 남겨볼 수 있다. 특히 분천산타마을 내 산타우체국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산타옷과 모자가 마련돼 있어 산타로 변신해 사진을 찍어볼 수 있으며, 크리스마스에 받아볼 수 있는 엽서 쓰기 체험도 해볼 수 있다. □ 선유교와 범바위 전망대에서 여유롭게 안동의 도산서원에서 봉화를 거쳐 태백에 이르는 35번 국도는 세계적인 여행정보지 미슐랭 그린가이드가 유일하게 별을 준 한국 최고의 길이다. 구불구불 강변을 따라 청량산입구에서부터 낙동강을 거슬러 명호면사무소로 가는 방향에는 길이 120m, 폭 2.5m의 봉화 선유교가 있다. 선유교에 올라 주변 경치를 둘러보면 청량산의 풍경이 낙동강과 어우러지며 윤슬 일렁이는 옥빛 강물까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선유교 끝에 도착하면 작은 정자가 있어 햇살도 피하고 산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어갈 수 있다. 35번 국도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다보면 ‘삼동재 호랑이상 경관 쉼터’라는 팻말이 보인다. 봉화에서 낙동강 줄기를 가장 잘 굽어 볼 수 있는 범바위 전망대다. 범바위 지명은 고종 때 선비 강영달이 선조 묘소를 바라보며 절을 하다 만난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았다는 얘기에서 유래한다. 그래서 전망대 옆 바위 위에는 호랑이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전망대에서는 낙동강이 만든 물돌이 모습과 그 중심으로 태극 문양을 하며 돌아치는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맑은 하늘 아래 눈앞에 펼쳐진 탁 트인 경치를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4-09-12

달빛 아래 책 한권… 가족과 함께하는 지혜의 시간

‘AI 시대의 소크라테스’ 2022년 11월 챗GPT의 상용 버전이 공개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은 사회경제적 변화의 선두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어떤 질문에도 척척 답하고 그림을 그려주며 영상을 만들면서 사람들은 진짜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섰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인간과 비슷하거나 넘어서는 일반인공지능 또는 초지능의 출현도 머지않았다는 기대감과 그에 따라 인간은 필연적으로 도태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엇갈리고 있다. 고통과 불평등 속에서도 어떻게 사유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를 천착해온 철학자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는 신간 ‘AI 시대의 소크라테스’(휴머니스트)에서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는 원하는 결과물을 즉각 제공하는 인공지능을 ‘21세기의 소피스트’라고 규정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바로 ‘소크라테스의 지혜’라고 강조한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원하는 답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이진우 교수는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대체할 것처럼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인공지능은 못 하지만 인간은 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인간 조건과 존재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기계는 느낄 수 있는가? 기계는 의식을 갖고 있는가? 이진우 교수는 이 세 가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인공지능 시대 또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 조건을 성찰하자고 제안한다. 이진우 교수는 챗GPT가 상징하는 기술 진보를 구텐베르크 혁명에 못지않은 지성 혁명으로 파악하고, 인공지능 혁명이 불러일으킨 철학적 전환에 주목한다. 이 교수는 현대의 인공지능이 고대 아테네에서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 지식과 기술을 전수했던 소피스트와 같다고 본다. 실제로 고대의 소피스트는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했지만 정작 지혜는 전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당대의 소피스트를 비판하고 무지를 고백함으로써 진정한 지혜를 추구한 소크라테스의 질문이다. 이 교수는 “인간이 계산으로 단순화된 사고 체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때, ‘왜?’라는 질문도 사라진다.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란 질문은 결국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가’란 질문으로 이어진다”며 “이제 인공지능은 생각을 넘어 공감까지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공지능이 잘하는 것은 인간이 뒤떨어지고 인간에게 능숙한 것은 인공지능이 하기 어려워한다는‘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은 감정이라는 문제로 집약된다. 인간에게는 몸이 있기에 감정을 가졌고 인공지능은 그렇지 않기에 감정에 미숙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감정 인공지능’이 상식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또 “감정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깊은 감정’보다 ‘피상적 감정’에 집중한다. 사용자가 기뻐하면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면 같이 슬퍼하는 감정 인공지능은 영화 ‘그녀(Her)’가 미리 보여준 인공지능과의 우정과 사랑이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진짜와 구분할 수 없는 가짜 감정으로 소통하는 인공지능이 출현하면서 감정이 인간에게 고유하다고 강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도덕성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감정을 인공지능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은 인간에게 과연 감정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화’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이며 평화운동가인 틱낫한(1926~2022) 스님의 ‘화’가 20여 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다. 틱낫한 스님 하면 ‘화’(초판 2002년)가 연상될 정도로, 이 책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마음의 불꽃을 식히는 지혜’라는 부제를 달고 최근 번역·출간된 책은 화, 절망, 좌절감 등에서 벗어나 나와 상대가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그것은 난해하거나 깊은 이론적 공부, 극한의 수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바로 ‘마음챙김’수행 하나면 된다. 현대인들은 ‘화(분노)’를 촉발, 촉진시키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는 물질주의, 이기심, 무한경쟁 등이 자리한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가? 스님은 화는 정신적, 심리적 현상이지만, 생물학적, 생화학적 요소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본다. 즉 몸과 마음은 별개가 아니며, 몸이 마음이고 마음이 몸이다. 따라서 화의 뿌리는 마음만이 아니라 몸에도 존재하며, 결국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어떻게 먹고, 마시고, 소비하는지, 자신의 몸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 등 ‘마음챙김 먹기 수행’을 하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돈, 권력, 높은 지위가 행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를 다 얻고도 불행하거나 심지어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고 스님은 지적한다. 결국 분노, 절망감, 좌절 등을 다스리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찾는 과정에서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스님은 화가 날 때는 수백개의 근육이 긴장해 아름답지도 멋지지도 않은 자기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고 이를 바꾸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 바로 미소 짓기를 해보라고 권한다. 타인의 행동 때문에 화가 치솟을 때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맞대응하는 것을 경계하고 대신 스스로를 돌아보며 화를 다스려야 한다고 알기 쉬운 비유로 깨달음을 전한다. ‘부의 설계자들’ ‘페이팔(PayPal)’은 전 세계 온라인 지불 시스템을 운영하는 미국 회사다. 일론 머스크, 피터 틸, 리드 호프먼, 맥스 레브친 등 실리콘밸리의 부흥을 이끈 일명 ‘페이팔 마피아’들은 현재 테크 산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으로 일컬어진다. 테슬라, 메타, 유튜브, 스페이스X, 팔란티어, 링크드인 등 이 시대를 이끈 수많은 기업을 창시하고 투자하고 경영한 이들의 시작점에는 모두 페이팔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미국 논픽션 작가 지미 소니의 신간 ‘부의 설계자들’(위즈덤하우스)은 일론 머스크 등 창업자와 초창기 직원들과의 수백 건의 인터뷰와 수십만 장에 달하는 방대한 내부 문건 분석을 통해 페이팔이 어떻게 태동했고 성공했는지 그 전략을 낱낱이 파헤친다. 언론인 출신인 저자는 페이팔의 창업 과정과 초기 운영을 추적하며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책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페이팔의 역사를 조명한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난민 소년 맥스 레브친이 다소 엉뚱한 꿈을 좇다가 스탠퍼드대학에서 피터 틸을 만나고,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창업에 나서는 데서 전설의 첫 막이 열린다. 그들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그린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같은 발상의 사업을 전개하던 일론 머스크와의 만남, 그리고 두 기업의 합병과 페이팔의 탄생이 이어진다. 페이팔의 사업은 낯선 개념을 고객에게 설득하는 일, 경쟁자의 도전과 음해, 해커와 사기꾼들의 위협에 이르기까지 생존 기반을 뒤흔드는 도전이 계속됐다. 이 속에서 페이팔 구성원들은 갈등과 협력, 원칙과 효율성, 사려와 신속함의 균형점을 찾아가며 성장을 이룬다. 이후 이베이에 매각하고 기업공개를 함으로써 창업자들은 거부가 되고, 종업원들은 안정적 고용 기반을 만든다. 하지만 전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모험에 나선다. 일론 머스크가 대표적이다. 지분 매각 대금을 바탕으로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설립했다. 피터 틸은 팔란티어와 파운더스펀드를 설립했으며 페이스북의 최초 투자자가 됐다. 맥스 레브친은 슬라이드와 어펌홀딩스를 만들어 도전을 이어간다. 페이팔 초기 직원들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유튜브 공동 설립자 채드 헐리, 스티브 첸, 자웨드 카림이 모두 페이팔 출신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책의 특징은, 지금은 존경의 대상이 돼 장막 뒤에 숨겨진 피터 틸과 일론 머스크 등의 초년기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됐다는 것이다. 19세의 일론 머스크가 피터 니콜슨이라는 인물에 매료돼 단지 그를 따르고자 스코샤 은행에 인턴으로 들어가 근무한 이야기는 이색적이다. 저자는 이들이 기존 관행을 거부하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남다른 행동을 했다고 말한다. ‘아웃사이더’의 모습을 특별하게 보였다는 얘기다. 이 책은 행운과 불운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는 날것 그대로의 현실을 주인공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했는지를 덤덤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이 건조한 진술들은 때로 더 묵직한 통찰을 던져주곤 한다. “옳은 것보다는 틀린 것을 찾아라”, “경계를 부수어라”, “시장을 독식하라” 등 파괴와 혁신을 일으킨 이들의 전략은 현재 디지털 스타트업 문화의 토대가 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9-12

문경으로 떠나는 스무번째 五味여행

우리나라 중부 내육에 위치한 문경은 높은 일교차로 사과를 비롯한 각종 농산물의 품질이 우수하다. 이 가운데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로 오미자가 유명하다. 기후적 특성으로 우리나라에서 오미자가 가장 많이 생산된다. 문경시는 오미자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20회째를 맞고 있다. 제20회 문경오미자축제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오미자 주산지인 문경시 동로면 금천둔치에서 열린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솜사탕 같은 오미자꽃이 새빨간 결실로 변신한 9월, 문경으로 오셔서 추석 선물도 구입 하시고 문경오미자로 건강도 챙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경 오미자 축제 문경시는 지난 6일 문경시청에서 신현국 시장을 비롯해 관계 공무원, 문경관광진흥공단, 축제대행사가 참석한 가운데 가을철 문경 대표 농산물 축제인 문경오미자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추진상황 보고회를 갖고 축제 전반에 대한 점검을 했다. 2024년 제20회 문경오미자축제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문경시 동로면 금천둔치(동로면 적성리 525-11)에서 개최된다. 박서진과 마이진, 정서주 등 유명가수 축하공연을 비롯해 오미자 할인판매, 청담그기체험, 미각체험관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국 일등 문경오미자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축제장에서는 최고품질 생오미자, 건오미자, 오미자당절임을 특별할인가(생오미자 1만5000원/kg)로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오미자홍보관, 농특산물판매장, 미각체험관을 통해 다양한 오미자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해 키즈존(에어바운스, 친환경 나무놀이터), 키다리 삐에로 아저씨 공연, 오미자 수상라운지가 준비되어 있으며 축제장에 조성된 파크골프장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시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스퀘어 광장에서 2024년 제20회 문경오미자축제 개최 홍보와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홍보 행사를 열었다. 시는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문경오미자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일 평균 10만명이 방문하는 서울 강남구 강남스퀘어 광장에 홍보 부스를 설치 운영했다. 문경시와 오미자축제추진위원회, 문경관광진흥공단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수도권 시민에게 오미자슬러시를 나눠주며, 관광도시 문경과 특산품을 함께 홍보했다. □ 다섯가지 맛의 오미자 문경 오미자가 제철을 맞아 빨갛고 탐스럽게 익은 열매를 요즘 한창 수확 중이다. 오미자는 준고랭지 작물로서 문경의 백두대간을 형성하고 있는 문경시 동로면 황장산과 대미산 중턱이 바로 우리나라 최대의 오미자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백두대간의 해발 300~700m 산자락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조건과 친환경 과학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는 문경오미자는 신이 준 열매로 불리며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오미자(五味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달고, 시고, 맵고, 쓰고, 짠 맛 등 다섯 가지 기본 맛을 다 갖춘 유일한 열매로서 다양한 효능을 자랑한다. □ 오미자의 효능 오미자는 기침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에 좋아 연예인을 비롯한 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인에게 인기 만점이다. 예로부터 천연 강장제로 불리며 동의보감에서 남녀 모두의 정력에 좋다고 했으며, 시잔드린 성분과 사과산 등 유기산이 풍부해 기력 증진과 피로회복 효과가 뛰어나 태릉선수촌의 대표적 건강식품으로 꼽히고, 기억력을 증진시키고 머리를 좋게 해 수험생 등 학생들에게 매우 유익하다. 또한, 술과 담배의 부작용을 줄여주는 효능이 있고, 여성들의 자궁을 건강하게 해주며, 이 외에도 뇌졸중과 간·심혈관 질환 등에 뛰어난 효능을 가졌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 오미자의 활용법 오미자는 9~10월이 제철로, 요즘 오미자를 구입해 오미자청을 담가놓으면 1년 내내 온 가족의 건강음료이자 만능조미료로 활용할 수 있다. 생과를 활용한 오미자청은 보통 오미자와 설탕을 1대1 비율로 담지만, 문경에서는 설탕량을 30% 줄이고 그 대신 올리고당을 첨가한다. 왜냐하면 올리고당은 설탕보다 칼로리가 40% 정도 낮고 체내 흡수율 역시 낮기 때문에 설탕의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해준다. 오미자는 색상이 환상적이고 다섯 가지 맛이 조화를 이루어 어떠한 식재료와도 찰떡 궁합을 보여준다. 가정에서 오미자 음료, 술 등으로 손쉽게 이용함은 물론 야채샐러드, 김치류, 소스류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생선 요리에는 비린내를 없애주고, 육류 요리에서는 누린내를 없애주며 고기를 아주 부드럽게 하고 풍미를 더해준다. 이뿐만 아니라 오미자차는 차게 혹은 따뜻하게 4계절 모두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음료로 각광받고 있다. □ 문경 오미자의 특징 문경오미자 생산에서는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맞춤형 안심먹거리를 위해 천적과 생물제제 활용, 제초제 사용금지 등 친환경 농법으로 오미자를 재배하고 있다. 상품 포장마다 문경오미자 진품확인 스티커를 부착해 QR코드, ARS, 인터넷 등을 이용해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의 문경오미자 진품 여부를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경 오미자가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생산자협회를 중심으로 한 청정제품 생산과 우수한 기술연구 시스템, 가공산업에 대한 당국의 지원, 업체들의 자생력이 그것이다. 오미자생산자협회는 친환경 오미자를 생산하기 위해 뭉친 생산자 단체로 오미자 가공제품에 질 높은 원료를 공급하는 주역이다. 문경의 오미자연구기반은 당연히 다른 지역에서는 쫓아올 수 없는 수준으로 친환경미생물센터, 토양검정실, 오미자연구소, 친환경오미자대학 등 다양하게 운영된다. 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4-09-11

‘농심 품은’ 영주 농·특산물로 추석 감사의 마음 전해요

수확의 계절, 넉넉함이 있는 가을이다. 가을은 나눔의 계절이기도 하다, 풍성한 마음과 농심이 가득 담긴 가을걷이는 명절인 추석을 맞아 좋은 사람과 함께 나누는 따뜻함이 담겨 있다. 영주시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제품의 우수성 때문이다. 소백산 기슭에서 자란 다양한 농축산물은 맑은 공기, 맑은 물, 우수한 토양과 기후, 그것에 더해 정성과 땀방울로 농심을 담았기 때문이다. 영주시에서 생산되는 특산품들은 소백산록의 자연환경과 전통기법에 따른 생산 방식을 선택해 그 맛과 품질이 우수해 추석 선물 및 제수용품으로 그 가치성이 높이 인정되고 있다. □ 풍기인삼 국내 최초 재배삼의 시효지인 영주 풍기 지역은 500여년의 재배인삼 역사를 통해 우수한 인삼을 생산하고 있다. 소백산록의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생산되는 풍기인삼은 타 지역 인삼에 비해 내용과 조직이 충실하고 인삼향이 강하며 유효사포닌 함량이 매우 높다. 특히, 다양한 홍삼제품은 웰빙건강 식품 뿐만 아니라 선물용으로도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홍삼제품은 홍삼절편삼, 홍삼차, 홍삼정과, 홍삼정, 홍삼타브렛, 홍삼액, 홍삼분말, 인삼분말, 홍삼정, 홍삼캡슐, 홍삼비누, 홍삼제리, 홍삼캔디 등이 있다. 인삼은 혈압조절, 간장보호, 항암작용, 항당뇨, 피로회복, 식용증진, 면역력 강화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영주사과 영주시는 국내 사과 생산의 14.5%를 차지하는 전국 제1의 사과 주산지로 백두대간의 주맥인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분기하는 지역의 소백산 남쪽에 위치한 산지 과원에서 생산, 풍부한 일조량과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에 의해 맛과 향이 뛰어나며 성숙기 일교차가 커 사과의 당도가 높다. 영주사과는 대부분 15kg 상자로 포장되어 출하되고 있으나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포장단위를 5kg, 10kg 단위로 다양화 체제를 갖췄다. 사과는 피로회복, 피부미용, 위장장애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영주한우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소백산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에서 사육된 영주한우는 개량된 암소에 1등급 정액으로 인공수정해 생산된 우량 숫송아지를 5-6개월에 거세하고 한우고급육 표준사양관리프로그램에 의거 사육한다. 비육 후기에는 특수사료 급여와 초음파 육질진단을 실시해 출하적기를 판단, 고품질의 육질만을 생산·판매한다. 영주한우는 위생 및 질병 안정성을 위해 부루세라병 등의 악성가축전염병을 차단하고 축산물의 위생·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해 사육 ·도축·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쇠고기이력추적시스템을 2006년부터 실시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 풍기인견 풍기인견은 천연섬유라 가볍고 시원하며 몸에 붙지 않고 통풍이 잘 되며 땀띠가 예방되고 촉감이 좋아 냉장고 섬유, 에어컨 섬유라 불린다. 인견은 땀 흡수력이 탁월하며 정전기가 없고 부드러우며 식물성 자연섬유로 피부가 여린 갓난아기, 알레르기성 피부, 아토피성 피부 등 피부가 약한 분들에게 좋은 건강섬유다. 가볍고 얇아서 여름 실내복, 반바지, 잠옷, 침구류, 천연염색을 한 외출복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어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 □ 영주복숭아 소백산 자락의 청정 자연환경 속에서 자란 영주복숭아는 과실이 크고 육질이 연하며 과즙이 많고 당도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비타민A와 펙틴이 풍부하여 향이 뛰어나다. 복숭아에 함유된 구연산 등 유기산은 니코틴 해독과 항암작용, 펙틴 성분은 장을 부드럽게 해 변비에 좋으며 혈액순환을 도와 관상동맥경화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숭아는 단맛이 강하지만 실제 당분은 10% 정도에 불과하며 펙틴 성분 때문인 포만감으로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 단산포도 단산포도는 간이비가림 시설과 저농약 고품질 호맥재배로 생산 되는 유기물 생산품이다. 단산 포도는 미숙과는 출하하지 않고 적정량을 착과시켜 품질이 우수하다. 특히, 유기물효소를 균형시비하고 선과와 포장을 철저히 관리한다. 단산포도의 특징은 포도생육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기후조건과 비옥한 토양에서 유기농업으로 재배해 육질이 조밀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 소백산 오정주 옛날 사대부가의 선비들이 건강 약용주로 마시던 술로서 소백산 청정약수, 우리 쌀, 우리 밀로 만든 누룩, 소백산에서 자생하는 약초로 빚어 만든 전통 명주다. 저온에서 백일이상 장기 숙성해 뒤끝이 깨끗한 오정주는 영주시 고현동 박찬정가에서 4대째 그 비법을 전수해 오고 있다. □ 정도너츠 영주지역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찹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찹쌀 도너츠로 지역의 특산물인 인삼, 사과, 생강, 고구마 등을 재료로 만든 웰빙 식품이다. 찹쌀을 주재료로 해 밀가루로 만든 도너츠 보다 영양 성분검사를 해보면 적개는 7배 많게는 10배 이상 지방함량이 낮게 나오며 콜레스테롤과 트렌스지방이 0%로 먹을거리로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 순흥 기지떡 기지떡은 서리꽃처럼 희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상화떡, 상화병이라고도 하며 기지떡은 술로 빚어 여름철에도 쉬지 않아 오래두고 먹을수 있다. 칼로리가 낮고 속을 든든하게 해줘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한국 전통음식 조리법을 대표하는 발효 과정을 거친 떡이라 살아있는 유산균 덩어리로 단순한 계절떡, 의례떡과 달리 기지떡은 건강을 생각한 고품격 떡이다. □ 상떼마루 천혜의 자연속에서 재배된 지역 특산물인 영주사과로 만든 100%순수 천연제품으로 설탕과 알코올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제품이다. 상떼마루 아이스와인은 2013년 샌프란시스코 국제와인품평회에서 은상을 받은바 있는 지역 특산품이다. □ 선비촌 한과 전통의 맛을 지켜가는 선비촌 한과는 영주지역의 특산품인 인삼, 마, 자연 식품인 쑥, 솔잎 등을 이용해 생산되고 있다. 달지않고 담백하며 고소한 맛이 특징으로 제수용, 선물용, 혼수용으로 구분 생산된다. □ 고구마빵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 영주에서 재배 가공한 자연 웰빙 건강제품으로 고구마는 칼륨성분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소화촉진, 변비해소, 노폐물 배출, 간의 신진대사, 피부노화 방지, 체내지방 분해,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며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및 식이섬유가 함유된 국내산 100% 고구마로 만든 빵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는 고구마빵이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4-09-02

10,000여 참가자들, 포항 영일만 앞바다 뜨거운 레이스

아름다운 영일만 앞바다의 풍경을 무대로 8000여 명의 건각들이 힘찬 레이스를 펼쳤다.  전국 마라톤 동호인들의 축제인 ‘2024 제8회 포항 철강 마라톤(Steel Run!) 대회’가 지난달 31일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화려하게 개최됐다.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각지의 마라톤 동호인 8천여명과 가족, 지역 주민 등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해,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김정재·이상휘 국회의원, 이정우 경북도 메타 AI 과학국장,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대표가 참석해 축하의 인사말을 전했다. 또 박용선, 이칠구, 손희권 경상북도의원, 나주영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전익현 포항철강관리공단 이사장, 천시열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이재한 포항시체육회장, 김종익 포항시의회 운영위원장 등 지역 각계 인사들이 건각들과 함께 달리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행사는 남·녀 개인 10㎞(STEEL Run), 남·녀 개인 일반 5㎞(FUN Run), 남·녀 개인 학생부 5㎞(Z-Run)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푸른 동해 바다를 보며 질주하며 그동안 갈고 닦아온 기량을 선보였다. 남자 개인 10㎞ 부문(STEEL Run)은 박현준씨가 32분36초07의 기록으로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또 여자 개인 10㎞ 부문 우승은 38분12초07로 완주한 정순연씨가 거머쥐었다. 개인 5㎞ 부문 남자는 감진규(16분23초)씨가, 여자는 박교빈(20분47초)씨가 각 1위로 골인했다. 학생 5Km 부문 남자는 정지성(20분05초)군과 여자 조미라(25분42초)양이 이름을 올렸다. 마라톤이 끝나고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기념 메달과 상품 등이 수여됐다. 이후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전달하는 행사도 진행해 대회의 풍성함을 더했다.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대표는 환영사에서 “1만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포항철강 산업발전을 염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지금 이 순간 참가자들이 보여주는 열정과 정열, 용기와 힘이 모여서 포항 철강산업이 세계 속의 중심지로 다시 우뚝 설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활력 있고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면서 “대회에 참가한 여러분 모두 힘내라”고 응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사진=이용선기자 대회 이모저모 ○…“내년에는 또 다른 코스튬을 입고 참가할 거예요!”  31일 ‘스파이더맨‘복장으로 대회에 참가한 정우남 (32·경주)씨는 선수와 가족 등 1만 명이 모인 마라톤 참여자 중에 단연 돋보였다.  정 씨는 지난해에 ‘캡틴 아메리카’복장을 하고 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한 분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면서 자신도 꼭 코스튬을 하고 마라톤을 한 번 뛰어 보고 싶었다며 이색 복장 착용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날  다소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코스튬을 입고 10㎞ 마라톤을 완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출발 전에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정 씨가 행사장에 나타나자 참가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며 몰려드는 등 정 씨는  이날  대회 내내 인기남이 됐다.   ○…미국에서 온 사업가 더스틴 앨런는 전투복을 입고 참가, 주목을 끌었다. 그는 “포항이란 도시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뛰기에 좋은 곳”이라며 해병대는 포항의 또다른 상징이어서 전투복을 입고 나왔다고 했다.  평소 달리기를 꾸준히 했지만 마라톤은 처음이라는 그는 기록을 세우기보단 완주를 목표로 세우고 참가했다고 했다. 이날 진행된 포항철강마라톤에는 더스틴 앨런을 포함한 다수의 외국인이 참여해 글로벌한 행사가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포항제일교회에서 박영호 담임목사와 김경원 부목사 등 10명의 목사와 신자들이 대회에 참가, 포항철강발전을 염원했다.  첫 출전임에도 이 교회는 단체 부스를 설치, 청년부 등 참가자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도 했다.  신자들은 “아름다운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자연을 느끼고 달리기 하는 동안 묵상하는 과정에서 하나님과 더 깊은 교감을 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성도들과 함께 뛰겠다”고 전했다.  포항의 대표적 교회를 이끌고 있는 박영호 담임목사는 “올 초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면서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기도의 한 형태, 또는 신앙 성장을 위한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뛰는 운동을 예찬했다. 이날 참가 목사들은 5㎞ 코스를 완주, 신자들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철강마라톤 최고령 참가자는 10㎞ 코스를 완주한 한기식(78)씨. 한 씨는 “마라톤을 좋아해서 56년간 꾸준히 대회도 나가고 연습을 틈틈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한씨의 마라톤 경력은 예사롭지 않아. 국내외 마라톤 경기부터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까지 뛰었을 정도로 마라톤에 진심이다.  한 씨는 마라톤에 대해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운동, 완주 했을 때 뿌듯함이 크다”고  극찬과 애정을 드러냈다. 대회 최연소 참가자는 돌이 채 지나지 않은 11개월 이도율(2023년생) 아이였다. 도율이네 가족은  이날 아빠 이근주(37), 엄마 조아라씨(34), 누나 지율(4)이 등 4식구가 함께 출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윤희정·단정민기자/김채은수습기자·성지영인턴기자 남자 10㎞ 우승 박현준“아침 햇살 반짝이는 바다보며 달리니 즐거워” “생각보다 기록이 잘 나와서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31일 포항철강마라톤 남자 개인 10㎞에서 32분 36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한 박현준 씨(41·대구시)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한 그는 이날 RMC런마클 크루들과 함께 마라톤에 참가했다. 박 씨는 “평소 주 2회 가볍게 러닝을 해왔다”며, “8㎞ 지점에서 맞바람이 불어 힘들었지만,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날씨가 많이 덥지만, 러닝이 큰 인기를 얻고 있어 뿌듯하다”며, “다들 건강에 유의하시고 즐거운 러닝 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남자 5㎞ 우승 감진규“3회 연속 우승… 마라톤은 내 삶의 활력소” “마라톤은 내 삶의 활력소입니다.” 남자 개인 5㎞에서 16분23초 성적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감진규(31·부산)씨는 지난해 포항철강마라톤대회에 이어 3연승을 달성했다. 감씨는 “철강마라톤 1회부터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첫회에 우승하고 2022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1등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그는 “친구들과 취미로 마라톤 대회에 나갔는데, 그게 너무 재밌어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감씨는 지난해 본인 기록보다 24초 앞당긴 것에 대해 “스마트 워치를 안 차고 왔다. 2, 3등과 같이 맞춰 가려고 했는데 뛰다보니 욕심이 생겨서 기록을 빨리 당긴 것 같다”고 밝혔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학생부男 5㎞ 우승 정지성“두번째 참가해 1위… 막판까지 열심히 뛰어” “이번 대회가 2번째 마라톤 참가였는데 우승할 거라고는 미처 생각 못했습니다.” 학생부 5km에서 우승한 동지고 3학년 정지성(19) 군은 뜻밖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솔직히 눈 앞에서 남자 초등학생이 열심히 뛰어 가길래 뒤따라 가게됐는데 들어와보니 1등이라고 하더라며 환하게 웃었다.   학교 유도부 선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계속 운동을 하고 싶다면서 내년에는 일반부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유도부 코치선생님께서 대회에 나가 체력테스트를 한 번 해 보라고 해서 참가했는데 뜻밖의 성적까지 냈다며 코치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우승 상금으로 같이 대회에 참가한 친구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게 된 것이 너무 기쁘다는 그는 "영일만 앞 바다를 보며 뛴 포항철강마라톤에서 우승했다는 추억은 나에게는 영원히 기억될 소중한 자신"이라고 말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여자 10㎞ 우승 정순연“즐기려고 출전했는데 좋은 결과 얻어” “즐기려고 왔는데 더워서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앞에 뛰는 남자분들 보면서 끝까지 뛰었더니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31일 포항철강마라톤 여자 개인 10㎞에서 38.13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정순연 씨(51·대구시)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30대에 마라톤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는 정순연 씨는 51세의 나이가 되어도 여전히 마라톤을 뛴다. 그녀는 평소 러닝동호회 사람들과 주 3회 짧게는 5㎞ 길게는 10㎞ 러닝하며 체력을 길렀다. 언제가 가장 고비였냐는 질문에 정 씨는 “5㎞가 딱 넘어갈 때 너무 힘들었다. 평소에 연습할 때도 이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걷지만 말자, 걸으면 여태 뛴걸음들이 다 무너지는 거다”라고 마음을 다 잡았다고 전했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여자 5㎞ 우승 박교빈“10년 만에 결승 골인… 달리는 모든 순간 좋아” “10년 만에 결승선을 뚫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2024 포항철강마라톤 여자 개인 5㎞(FUN RUN) 우승자 박교빈(22)씨는 20분 47초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씨는 중학교까지 체전을 준비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지만,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운동을 잠시 쉬다 올해 포항공과대학을 조기졸업한 후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박씨는 “마라톤이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공부와 운동 모두 체력이 중요한 만큼 달리기를 통해 길러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학업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철강마라톤 FUN RUN 구간에 대해서는 “평지가 많은 데다 구간 통제도 아주 잘 돼 원활하게 경기를 치룰 수 있었다”며 “바닷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모든 순간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학생부女 5㎞ 우승 조미라“서울서 포항 방문… 가족들 응원 덕분에 1등 ”  이번 대회 학생부 5km 여자 1등은 12세 조미라(초등학교 6학년) 양이 차지했다.  서울시 구로구에 살고 있다는 조 양은 마라톤 대회 참가는 처음이었는데 가족들 응원으로 1등을 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어릴 때부터 마라톤에 관심이 많았다는 조양은 “우승 상금으로 아빠 엄마에게 맛있는 것을 사드릴 생각”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포항은 이번 대회 때문에 처음 오게됐다는 조 양은 “포항은 바다도 예쁘고 자연 환경이 참 좋다고 생각해요”라며 귀엽게 살짝 웃었다.   조 양을 데리고 온 아버지 조성연 씨는 "포항까지 거리는 좀 멀었지만  막상 대회에 참가하고 보니 가족들 모두 아주 만족했다"면서 특히 바다를 보면서 뛰는 것이 아주 특별했다며 “내년에도 기회가 되면 꼭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4-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