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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계엄수사 받는 ‘4스타’·성범죄 저지른 군인… “軍 위상 바닥”

모자와 군복에 번쩍이는 별을 단 장성들이 줄줄이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거나, 국회와 헌법재판소에 침울한 표정으로 출석하는 요즘이다. 거기에 군대와 군인들의 자긍심을 무너뜨리는 미성년 대상 성범죄까지 인터넷 공간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현역 군인 한 명이 여중생과 숙박업소에 있다가 체포된 것. 많은 이들이 혀를 찰 만한 사건이다. 한국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들이 ‘마약 단속’에 경찰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마약 관련 범죄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 적지 않은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의 마약 사용은 심각한 사회 문제다. 이를 반영하듯 마약류 투약으로 2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배우 유아인 씨 관련 뉴스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다소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한국 스타일의 ‘삼겹살 구이’가 유럽과 일본, 북미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뉴스. 예약을 하지 않으면 맛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세칭 ‘K컬처 열풍’이 음식에까지 미치고 있는 듯하다. 아래 지난주와 이번 주 네티즌들이 주목한 뉴스를 정리한다. ▲ 장성은 ‘별들의 수난시대’… 현역 군인은 성범죄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어깨에 별을 단 장성(將星)의 위상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 수천에서 많게는 수만 명 장병들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지휘봉을 휘두르는 이른바 ‘군대의 스타’들. 일반 사병은 입대에서 제대까지 가까이서 얼굴을 마주하기도 쉽지 않다. 바로 그 장성들이 수난시대를 맞았다. 얼마 전 국방부가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경찰 등에서 ‘12·3 비상계엄’과 관련된 수사를 통보받은 현역 군인은 모두 30명. 이 가운데 장성이 17명이나 된다. 위에 언급된 같은 자료엔 세칭 ‘4성 장군’인 대장(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1명, 별을 3개 단 중장이 5명, ‘투 스타’ 소장 3명이 수사 대상이라 적시됐다. 별 하나 준장 5명과 준장으로 진급이 예정된 3명에게도 수사 통보가 갔다. 계엄 사태 이후 국회와 헌법재판소 등에 출석해 네티즌들에게 익숙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이 수사 통보를 받은 중장이고,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박헌수 국방부 조사본부장은 소장. 이들 대부분은 재판에서 죄가 인정되면 사형·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해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들 개인적으로도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형국이니 “한국 군대의 위상이 급전직하했다” “당당해야 할 장군(장성)들이 구차한 자기 변명에 급급한 모습을 보니 한때 군인이었던 사람으로서 참담하다”는 네티즌들의 푸념이 나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을까. 여기에 더해 군대와 군인의 자존감을 떨어뜨린 사건이 연이어 또 일어났다. 현역 군인이 여중생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것.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는 그 죄가 무겁다. 한 통신사는 지난주 목요일 ‘서울 용산경찰서가 현역 군인 신분인 20대 O씨를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O씨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숙박업소에서 중학생 X양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여중생 아버지의 가출 신고를 받고 X양의 위치를 찾던 경찰은 앞서 언급된 숙박업소에서 X양과 함께 있던 군인 O씨를 찾았다. 면식이 없던 둘은 SNS를 통해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은 둘의 SNS 대화 내용 등을 분석해 O씨의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중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미성년자 성범죄에 대해선 관용을 베풀지 않아야 한다” “별을 단 고위급 장성들이 내란에 참여하거나 방조한 혐의로 줄줄이 구속되는 이 시국에 또 군인이 여중생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다니…”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 유아인, 석방됐지만 “마약사범은 영화 홍보행사 나오지 마” 수많은 청소년에게 연예인은 닮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다. 그러기에 대중의 사랑으로 부(富)를 이루고 이름을 얻은 배우나 가수들은 보통 이상의 도덕성을 요구받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절제되지 않은 마약 사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21세기. 유명 영화배우나 인기 가수가 마약을 상용해 구속·처벌 받았다는 뉴스는 어린 학생들에게 미치는 나쁜 영향이 작지 않다. 깔끔한 외모와 좋은 연기로 대중적 인기를 모은 영화배우 유아인이 지난해 9월 마약 상습 투약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는 소식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난주 열린 2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돼 일단 석방됐지만 유씨에게서 ‘마약사범’이란 딱지가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 것일까? 얼마 후 개봉하는 유아인 출연 영화 ‘승부’의 배급사는 “시사회와 기자간담회 등 마케팅 행사에 유씨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배우 이병헌, 조우진, 고창석 등이 함께 출연한 ‘승부’는 원래 넷플릭스가 2023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이 마약 관련 수사를 받으면서 개봉이 미뤄졌다. 우여곡절 끝에 극장 개봉이 결정된 날은 내달 26일. ‘승부’의 제작사와 배급사 모두 거액이 투입된 영화가 “마약사범이 출연한 작품”이라는 손가락질 속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지 않을까라는 걱정에 속이 탈 듯하다. 마약은 자신만이 아니라, 타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유럽에선 예약해야 먹을 수 있는 ‘삼겹살’의 인기 ‘돼지의 갈비 부근에 붙은 뱃살 부위를 지칭한다. 세겹살이라고도 한다. 비계가 세 겹으로 겹쳐 보이기 때문에 생겨난 이름. 생김새를 보면 비계-살코기-비계-살코기 순이다. 그렇기에 사람이 섭취할 땐 사겹살. 배바깥빗근, 배속빗근, 배가로근 이렇게 근육 세 층으로 구성된 배벽을 먹는 것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이게 삼겹살에 관한 설명이란 걸. 직장인의 회식 자리나, 식구들이 모여 앉은 주말 저녁 밥상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메뉴. K팝과 K드라마를 앞세운 한국의 문화가 유럽과 남·북 아메리카,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면서 ‘K푸드’의 위세도 갈수록 세계인들의 입맛을 점령해가는 추세다. 최근 ‘위키트리’는 K푸드의 인기를 주도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 삼겹살에 관한 기사를 게재했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은 내용. “포르투갈의 한식당에선 예약 없이는 삼겹살을 먹기 어렵다. 손님이 많아 웨이팅 시간이 갈수록 길어진다. 일본 오키나와의 삼겹살 전문점도 호황을 누린다. 한국에선 언제든 먹을 수 있지만, 해외에선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해야 맛볼 수 있는 게 삼겹살 구이다.” 사실 유럽에선 삼겹살의 인기가 높지 않았다. 비계 부위를 꺼리는 식습관 탓. 그렇기에 프랑스와 덴마크 등 축산업이 발달한 국가에선 예전부터 삼겹살의 상당량을 한국으로 수출했다. 일본 역시 ‘본격화된 육식’을 하기 이전엔 지방이 과도한 돼지의 삼겹살과 내장 부위는 꺼리는 음식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시대와 판이 바뀌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여러 분야에서 높아진 가운데, ‘음식 문화’ 역시 유럽과 남·북미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의 ‘독특한 섭식 스타일’로 부를 수 있는 ‘쌈’은 고기와 함께 채소를 섭취함으로써 영양적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에서 외국인들이 매력을 느끼는 듯하다. 이런 추세이니 TV에서 삼겹살 구이를 앞에 두고 “코리안 바비큐 넘버 원!”을 연발하는 유럽인들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화려한 샹들리에 매달린 미국과 프랑스, 포르투갈과 도쿄의 고급 식당에서 ‘한 달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고 있는 한국 스타일 삼겹살 구이의 인기. 어쨌건 우리로선 반가운 소식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25

삼국시대부터 군사 요충지, 대구 軍부대 이전 ‘軍위’가 최고!

군위군이 대구 도심 군부대 이전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부각되는 데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대구광역시 군위군은 군사적 위세를 뜻하는 ‘군위(軍威)’라는 지역 명칭이 시사하듯 역사적으로 중요한 군사 요충지였다. 삼국통일을 위해 나당연합군의 김유신, 소정방, 이무 장군이 군위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통일의 의지를 다진 곳이라는 배경이 담겨 있다.  이후 후삼국 통일 과정에서도 왕건의 부대가 이곳을 지나며 군사적 위용을 떨쳤다. 장군리, 무성리, 국통산 등 군사적 지명을 다수 보유해 그 정체성을 증명한다. 특히 효령면 장기리의 365고지는 6·25 전쟁 당시 대구 방어의 핵심 거점이었으며, 이곳에서 국군 6사단 7연대가 북한군을 격퇴하며 중요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군위군은 군민과 함께 힘을 모아 군부대 이전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대구 군부대가 군위군으로 이전되면 지역 경제의 꽃을 피우고, 동시에 군사적 전략의 중요한 거점을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대구 내 30분 생활권,  접근성 편리군위군은 대구 도심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교통망의 발전으로 군위군을 대구 도심과 연결하는 핵심적인 허브로 만들면서 지역 내 생활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대구 도심과 직접 연결되는 수성~동군위 구간 30km에 4차로 도로가 신설되고, 일부 구간은 6차로로 확장하는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 신설과 중앙고속도로 동명동호JC~군위JC 고속도로 구간의 6차선 확장 사업이 추진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수성IC에서 동군위까지 이동 거리가 10km 단축되고, 소요 시간이 약 30분 단축되며 상습 정체 구간도 현저히 해소될 것이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인 조야~동명 광역도로 7.9㎞ 구간의 4차로 확장 사업이 완료되면, 국지도 79호선 팔공산 터널 4차선 도로와 연결돼 군위로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또한, 대구경북 광역철도(서대구~의성)와 지난해 개통된 중앙선(의성~영천), 대구선(영천~동대구)을 연계하면 시속 180km급 광역 급행철도(GTX)가 운행돼 서대구에서 신공항까지 40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  대구 학군, 뛰어난 교육 인프라군위군은 대구 학군을 그대로 이어받아 우수한 교육 환경을 자랑한다.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 도입과 교육특구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기반이 마련돼 있다. 또한 군위군은 314억원 규모의 장학기금을 조성하고, 몰입영어 등 다양한 무상교육과 장학사업을 통해 최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유아부터 아동, 청소년까지 성장 단계별 교육 인프라가 2027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아이 1명이 성인이 될 때까지 1억3000만원 이상을 지원하는 등 최고의 교육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군위 2030 미래 복합도시 건설군위군에는 항공특화도시 스카이시티 건설이 계획돼 있다. 2030년 개항을 목표로 인구 14만명이 거주하는 이 도시는 주거, 상업, 산업,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기능을 갖추게 된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메디컬센터, 국제 항공학교, 첨단기술산업단지(대구TP) 등이 포함돼 있으며, 민군상생타운과 5분 거리에 위치해 군사적 중심지로서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또한, K-2 영외관사와 인접해 군인 가족의 정주 환경을 지원하며, 76만평 규모의 복합레저단지가 2030년 완공된다. 복합레저단지는 레저, 문화, 상업(아울렛), 숙박(리조트), 공무원 연수시설을 포함하며, 다양한 체육·문화 인프라도 갖춰져 더욱 쾌적한 생활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군위군은 대구·경북 지자체 중에서 골프장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골프 인구 유입도 기대된다. 전국 최대 규모의 180홀 파크골프장도 조성될 예정이다.  □ 국방 트라이앵글 구축, 핵심 거점군위군은 이미 대구 민·군 공항 통합 이전지 선정 과정에서 군사작전의 적합성을 면밀히 검토 받았다. 특히, 대구 도심 군부대의 군위 이전을 통해 밀리터리타운과 K-2, 공군 8196부대를 연결하는 ‘국방 트라이앵글’이 구축되면, 국가 방위력 강화를 위한 최적의 환경이 구축된다. 대구 도심 군부대 통합 이전을 계기로 군사 시설들이 한 곳에 집중될 경우, 그 협력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행정 효율성과 우수한 사업성군위군이 대구광역시 소속이라는 점은 군부대 이전 사업이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다. 도시관리계획의 입안과 결정이 동일한 기관에서 이뤄짐에 따라 협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간 지연이 최소화되고, 사업 추진 속도가 한층 가속화된다. 불필요한 행정 절차가 줄어들어 실질적인 추진이 용이해진다. 이를 통해 사업의 효율성과 실행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군부대 갈등, 군민 소통으로 해결군위군이 대구 군부대 이전 신청 후, 우보면 16개 민간단체가 궐기대회를 열고 국방부, 대구시, 군위군에 유치 촉구문을 전달했다. 이는 군위군만의 독특한 사례다. 군부대 밀리터리타운 예정지인 우보면은 과거 TK신공항 유치 투표에서 76% 찬성률을 기록하며 외부 시설 유치에 대한 높은 수용성을 보였다. 또한, 군위군은 무열과학화 친환경 훈련장 제안과 관련해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수렴하며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2024년 주민의식 및 행정수요 조사’에 따르면, 군부대 이전에 대한 긍정 응답이 77.8%에 달해 군민 지지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군위군은 역사적 정체성과 군사적 전략 요충지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군민들의 지지, 뛰어난 교통 접근성, 정주 환경, 교육 인프라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군부대 이전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군위군이 대구 도심 군부대 이전의 가장 적합한 지역임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환영 속에 군부대가 이전된다면, 군위군은 군부대와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군위군은 군사 요충지로서 역사적 당위성과 촘촘한 교통망을 통한 도심 접근성, 군인과 군 가족을 위한 최적의 정주여건을 모두 갖춘 곳이다. 우리 군민들의 뜨거운 염원과 함께 반드시 최종 이전지로 선정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02-24

매서운 바람도 꺾지 못한 건각들의 뜨거운 열정

세계 최고 수준의 우승 상금이 걸린 ‘2025 대구마라톤대회’가 23일 대구 도심에서 펼쳐졌다. 이날 대회 출발점인 대구스타디움의 체감 온도가 영하 6도를 기록할 정도로 매서운 날씨 였지만, 참가 선수들의 열정은 꺾을 수 없었다. 이번 대회는 15개국 158명의 정상급 엘리트 선수들과 40개국의 러너 4만130명 등 4만288명이 참여해 국내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우승 상금도 지난해부터 16만 달러(2억3000여만원)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면서 2시간 3분에서 5분대 기록을 보유한 정상급 마라토너 8명이 참가했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엘리트 풀코스 남자부 1위 게브리엘 제럴드 게이(탄자니아) 선수, 국내 남자부 1위 박민호(코오롱) 선수, 국내 여자부 1위 최정윤(충남도청) 선수, 여자부 1위 메세레 베레토 토라(에티오피아) 선수가 각각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회는 3년째 세계육상연맹(WA)이 인증하는 골드라벨 대회로 엘리트 풀코스, 마스터스 풀코스, 하프코스, 10㎞, 건강달리기 등 총 5개 종목으로 진행됐다. 올해 대회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개최 시기가 4월 초에서 2월 말로 앞당겨졌다. 대회 코스도 변경했다. 그동안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출발해 같은 코스를 도는 루프 코스였지만, 2024년부터 대구스타디움에서 출발해 청라언덕, 서문시장, 수성못 등 대구를 대표하는 곳을 거치며 한 바퀴 도는 순환 코스로 바꿨다. 특히 작년 대회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출발지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출발 간격을 40분에서 1시간 30분으로 벌려 편성했다. 또 참가자가 역대 최대 인원을 기록함에 따라 도착지를 3곳으로 분산하고 안전요원 등 5800여 명을 배치했다. 셔틀버스 노선도 확대 운영해 참가자들을 지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참여해 주신 선수, 시민 여러분 감사드리고 환영한다”며 “오늘 마라톤대회는 골드라벨 대회로, 세계 최고 상금과 대회로 거듭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안전하게 완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은 “대구마라톤 골드라벨 대회가 참가자가 많아 내년에는 플래티넘 대회로 승격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구하면 마라톤’인 만큼 내년, 내후년에도 꼭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운 날씨에도 대회 신기록 수립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회 신기록이 나왔다. 이날 엘리트 부문에서 탄자니아의 게브리엘 제럴드 게이 선수가 2시간 5분 21초로 완주해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는 우승상금으로 13만 달러를 받았다. 또 지난해 마라톤에 데뷔해 두바이에서 우승했던 신예인 에티오피아의 아디수 고베나 선수가 2시간 5분 24초로 2위를 차지했다. 고베나 선수 역시 기존 대회 기록(2시간 5분 33초)을 앞섰다. 여자부에서는 에티오피아의 메세레 베레토 토라 선수가 2시간 24분 10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게브리엘 제럴드 게이는 “날씨가 춥기도하고 바람도 많이 불었는데 열심히 준비했고, 이번 대회에서 무조건 이겨야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우승을 차지해 너무 행복하다”며 “재미난 대회였다. 끝까지 뛰어서 이겼더니 매우 행복하고, 다음에도 대구를 방문해 대회에 참여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여자부 우승자 메세레 베레토 토라는 “감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기쁘다. 추운 날씨가 걱정됐었는데 실제로 뛰니까 걱정한 것보다 더 힘들었다”면서 “(대구마라톤)코스는 너무 좋은데 추운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1등으로 마무리 할 수 있어 감사하며 힘이 되어준 남편과 모든 가족 코치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코오롱 소속 박민호 선수는 2시간 12분 38초를 기록하며 국내 남자부 1위를 차지했고, 충남도청 소속 최정윤 선수는 2시간 32분 22초를 기록하며 국내 여자부 1위에 올랐다. ◇대회보다 빛난 시민의식… 전국서 온 이색 참가자 대구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은 ‘DAEGU’라고 적힌 빨간색 참가 티셔츠에 참가번호표를 붙인 옷을 입고 설렘과 긴장이 가득한 표정으로 대구스타디움으로 향했다. 이들은 도시철도 2호선 수성알파시티역과 3호선 용지역에 도착하자 행사장 셔틀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순서를 기다렸다. 역대 최대 인원이 참여하다보니 셔틀버스 대기 시간이 상당히 길었지만, 시민들은 순서를 지켜 줄 지어 서 있었고 차례 대로 버스에 탑승해 안전하게 경기장으로 도착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자신의 기록이나 점수보다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2살 자녀를 태운 유모차를 밀면서 건강달리기에 참가한 하진화(29·대구 수성구)씨는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 참가했다”며 “지난해 부산 미니언즈런에 이어 대구마라톤에 출전했는데 아이와 함께 즐겁게 뛰었다”고 말했다. 하프코스에 출전한 곽민석(35·대구 북구)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가져 즐겁게 참여했다”면서 “부인은 10㎞에 참여해 함께 뛸 수는 없지만 완주한 뒤 영상통화를 하기로 했다. 경기에 앞서 서로를 응원하고 왔다”며 엄지를 들어올렸다. 마라톤 참가자 중 정장과 캐릭터 차림 등 이색 복장을 입고 달리는 이들도 있었다. 지역의 경북대학교에서는 200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 캐릭터 분장을 하거나 학교 잠바와 모자 등을 맞춰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경북대 점퍼를 착용하고 마라톤에 참가한 경북대 허영우 총장은 “대구마라톤 참가자들의 열정이 인상적이었다. 추운 날씨에도 참가자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며 “덕분에 경북대가 대구의 대표적인 국제 스포츠 축제에 참여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실천하고 대학 구성원들의 결속을 다지는 의미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만화 코스프레를 한 김재영(33·경기도 성남)씨는 “‘갱갱수월런’ 달리기 크루가 다 함께 참여했는데 대구마라톤은 코스가 좋아 만족스럽다”며 “힘들 때마다 대구 시민들이 응원을 해 주어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스 곳곳에서는 응원단과 자원봉사자들이 참가자들에게 풍물패 응원 및 음료를 나눠 줬으며, 대회가 끝난 뒤에는 자원봉자들이 코스를 돌며 청소를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빈병과 비닐 등을 가득 모아 담았고, 이들이 지나간 거리는 깨끗했다. 조용태(47·경북 김천시)씨는 “김천 율곡성당 ‘율스런’이 1㎞ 뛸 때마다 100원씩 모아 행사 후 기부하기 위해 함께 참여했다”며 “유명한 행사에 참여하고 기부도 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웃음 지었다. /김재욱·장은희·황인무기자

2025-02-23

‘軍 친화도시’로 오랜 기반, 교통·메디컬·교육 등 여건 완비!

대구시가 도심에 위치한 군부대 외곽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전 군부대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 제50사단사령부, 제5군수지원사령부,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 방공포병학교 등 5개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21일 대구 군부대 이전 예비후보지로 영천시, 상주시, 군위군을 선정했다. 최종 이전지 선정은 대구시에서 사업성 및 수용성 평가를 통해 3월 초 결정할 계획이다.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예비 후보지 3개 시군의 지역 유치 당위성과 유치 전략 등을 점검해 본다. 대구 군부대 이전 영천이어야하는 이유, 다섯 손가락도 모자란다? 영천시는 지난 2022년 10월 군부대 유치에 발벗고 나선 이후 영천시의 강한 유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 9월 3일 국방부와 육군본부 관계자가 영천시 훈련장 후보지를 방문했을 당시 영천시민들은 박수를 보내며 크게 환영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대구 군부대 이전은 왜 영천이어야 하는지 살펴본다. □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 영천시는 팔공산, 보현산을 기반으로 한 우수한 방호능력을 갖추고 있고, 동서남북으로 중앙선, 대구선 복선전철, 대구도시철도 1호선 금호연장 확정(2030년 개통예정)과 하양 연장선 개통, 3개 노선의 고속도로(8개 나들목)가 이어진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이다. 포항, 울산과 인접해 해상지원작전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현재 2작전사령부(잔류세대 고려)와도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 다양한 생활서비스 완비 예비후보지 중 유일하게 대학병원인 영남대영천병원이 소재하고 있고, 국군대구병원도 15km 이내 인접해 있다. 또한, 영남의 3대 시장으로 불리는 영천공설시장, 이마트와 롯데시네마, 스타벅스, 버거킹, 맥도날드, 롯데리아, 써브웨이 등 유명 프랜차이즈가 즐비하다. 체육센터와 시립박물관이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은 군인 가족들이 마음 편하게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이다. 영남대 영천병원으로 시내버스가 직통 연결되고, 대구-경북 광역 환승제 확대 시행, 6 ~ 18세 학생들의 대중교통 교통카드 무료화, 대구도시철도 하양 연장선 개통에 맞춰 555-1 심야버스 노선 신설, 고등학생 안심귀가 택시비 지원 확대 등 모두가 누리는 생활서비스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군인자녀 맞춤형 교육 인프라 지난해 7월 교육발전특구로 선정돼 미래교육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월에는 영천고등학교가 일명 제2한민고라고 불리는 ‘군인자녀 자율형 공립고’로 선정됐다. 전국 명문인 파주 한민고를 롤모델로 정원의 60%를 군인자녀로, 나머지 40%는 경북도내 중학생을 선발한다. 파주 한민고는 2024년 입시에서 서울대(21명), 카이스트, 포스텍 등 다수의 학생을 보낸 전국에 으뜸가는 명문고다. 그리고 중학생 자녀를 위한 기숙형 ‘별빛중학교’도 운영되고 있어 군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군자녀 교육문제를 영천시가 유일하게 해결했다. □ 군사시설이 소재한 ‘군친화도시’ 영천시는 오랜기간 군(軍)과 함께 해오고 있어 군부대이전을 가장 뜻깊게 염원하고 있다. 제2탄약창과 육군3사관학교, 영천호국원, 오미부대, 21항공단, 1117공병단, 국립호국원 등 다수의 호국·군사시설이 소재있다. 대구 군부대가 이전해 올 경우 기존 부대와의 협력체계 구축 및 다양한 시너지·상생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 또한 전입지원금 30만원, 지난 23년부터 경북에서 처음으로 ‘군 장병상해보험 시행’ 등 군인장병을 위한 다양한 전입시책을 펼쳐 명실상부 ‘군친화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호국도시, 국난극복의 DNA 입증 역사적으로 영천은 호국의 고장이다. 임진왜란 당시, 대규모 육지전 전투 중 최초로 읍성을 되찾은 영천성 수복전투가 있었고, 구한말 일제에 끝까지 저항한 산남의진 의병 중심지이기도 하다. 6·25전쟁 당시 수세에 몰린 국군이 영천에서 대반격을 시작했다. 인민군 3799명을 사살하고 9·15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토대를 마련했던 ‘영천대첩’의 승전지이기도 하다. 국가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졌을 때, 특유의 국난극복 DNA로 극복한 호국의 도시가 바로 영천이다. □ 시민들의 강력한 유치 의지 2022년 11월 대구 군부대 유치 민간추진위(100여명)가 출범해 다양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 군부대 유치 전시민 서명운동에는 10만555명이 참여했다. 영천시의회 군부대 유치 지지선언, 대구 군부대 유치 여론조사(98% 찬성), 지역종교계(불교, 기독교, 천주교)가 합심해 공개적으로 대구 군부대 유치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8월 야외종합훈련장이 공개된 후, 칠곡군은 대구 군부대 유치 철회가 있었고, 그 외 예비후보지에서는 사격장 반대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반대활동이 이루어 지고 있다. 하지만 영천시는 대구 군부대 유치에 있어 반대여론이 전무하며, 전 시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더 강력하게 군부대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지난 상반기 영천시의 생활인구는 평균 41만3788명으로 주민등록인구의 4배가 넘었다. 이는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하는 사람의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 바 있다. 국군부대 후보지와 민·군상생복합타운 후보지까지 거리는 4km 미만, 이동시간은 7분 정도로 군인 및 가족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대구 군부대 이전이 최종 이전지 확정의 마지막 단계만을 남겨 두고 있는 상황에서 영천시는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시민들의 하나 된 유치 의지를 보여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봉규 대구 군부대 영천유치 추진위원장은 “국가안보사업인 만큼, 대구시에서는 명확한 평가 절차와 평가기준을 공개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2025-02-19

‘바다의 반도체’ 돌김 양식장, 포항 영일만이 최적지죠

‘블랙 페이퍼’ ‘블랙 칩’ ‘바다의 반도체’…. 김을 은유적으로 묘사하는 표현들이 부쩍 많아졌다. 해조류의 일종인 김이 식품을 넘어 하나의 경제 가치, 문화코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증거다. 해양 문화권에서 언제나 채취가 가능했던 김은 역사의 시작과 동시에 우리와 함께 했으며 원시, 고대부터 인류의 식탁을 지켜왔다. 김이 우리 역사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삼국사기 ‘연오랑세오녀’(延烏90CE細烏女) 편. 사서(史書)는 김 출현의 공간적 배경을 경북도, 그것도 포항(영일)으로 지목하고 있다. ‘검은 반도체’ 김이 고대부터 경북 동해안에서 채취, 유통되었다는 증거다. 얼마 전 경북도가 돌김 양식 기술을 개발해 동해안 김 생산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보도가 경북 동해안 주민들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해조류 양식, 가공을 위해 지자체가 나섰다는 사실보다 1800년 동안 경북민들의 의식 속에 잠자고 있던 해양식품 DNA를 깨웠다는 사실일 것이다. ◆ ‘연오랑세오녀’ 편에 김 최초 등장 앞서 언급했듯 김이 역사서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삼국사기 연오랑세오녀 편. 사서에는 ‘연오(延烏)가 바닷가에서 해조(海藻)를 따던 중 갑자기 바위가 그를 싣고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그곳 사람이 비상한 사람으로 여겨 왕으로 삼았다’는 기록이 나온다. 학자들은 이 설화를 신라, 경주 세력에 밀린 동해안 근기국(勤耆國) 유민들이 일본으로 정치적 망명을 떠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역사가들은 김과 관련해 두 가지 점에서 이 설화를 주목한다. 첫째는 동해안에서 서기 157년 당시에 이미 해조(海藻, 김·미역)를 채취했다는 점이다. 1800여년 전 포항에서 이미 김을 식용화 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김 채취와 관련된 우리나라 최초의 사료다. 또 일본에서 바로 왕으로 추앙될 정도 힘을 가진 동해안 지배층이 직접 김 수확에 나섰을 정도면, 이것은 단순 채집을 넘어 국가적으로 장려되었거나, 상업적 단계까지 이르렀음을 추측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연오가 일본으로 이주, 정착하는 과정에서 이 해산물들이 무역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시적 상업, 유통 단계까지는 진행되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포항과 일본 시마네현 오키섬은 최단거리로 연결되는데 해류와 계절풍 등 조건만 충족되면 쉽게 왕래가 가능해 이 같은 가설에 힘을 실어 준다. 정리해보면 2세기 이미 동해안 포항에서는 김이 생산 되고 있었고, 초보적 수준의 해외유통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포항에서 돌김 생산, 양식 기록 고대에 해조류를 매개로 이어진 한일 양국의 인연은 일제강점기에 다시 나타난다. 이번엔 암해태(巖海苔) 즉, 돌김의 생산과 관련된 자료로서다. 1930년대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경북도 포항, 영일지역에 돌김 생산과 관련된 기록들이 많이 나타난다. 1933년부터 1934년까지 대략 10여 회 이상 보도 내용이 보인다. △‘지방비를 보조해 경북 포항의 암해태(돌김) 생산을 장려 한다’(1933년 6월 18일) △‘암해태 양식 최적지 조사를 통해 포항이 어촌 부업지로 유망하다’(1933년 7월 23일) △ ‘연 생산 5만원을 목표로 돌김 대증산에 나서자’(1933년 8월 29일) △ ‘포항 지역 3곳에 연 생산 10만원 돌김 개량밭을 만들자’(1933년 12월 10일)는 보도 등이다. 본사 경제에디터 김진홍 기자가 쓴 ‘일제의 특별한 식민지 포항’에 보면 더 구체적인 내용이 등장한다. 이 책 276쪽엔 ‘일제는 1923년부터 돌김 양식을 시도했는데 품질이 우수한 결과를 낳았다. 이에 총독부에서는 보조금을 주고 장려했다. 바위에 시멘트를 도포(塗布)하여 양식을 도모한 결과 지금은 어촌 부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경북도 산업과에서는 10개년 계획으로 각 어업 조합에 3600원씩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기록도 나타난다. 김진홍 에디터는 ‘일제는 1920년대부터 포항에서 피조개, 대합조개 양식을 시도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1920년대부터 시작한 돌김 생산에서 큰 성과를 보이자 포항, 울릉도, 영해, 축산, 강구, 영덕, 구룡포, 감포, 청하 등 어업조합에 보조금을 주어 돌김 양식을 장려했다’고 강조했다. ◆김 산업 선점을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 작년 우리나라 김 수출은 1조원(7억 8000만 달러)을 기록하며 본격 K-푸드의 출발을 알렸다. 지난 10년 동안 10배 넘게 성장하며 코리아 슈퍼푸드의 대표 격인 라면 수출액을 앞질렀다고 한다. ‘바다의 로또’로 성장한 김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정부나 지자체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김 수출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김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김산업 규모화, 스마트화로 가공, 유통 효율성 제고 △K-김 브랜드 가치 향상을 통한 시장 확대 △거버넌스 구축 및 연구 역량 강화 등 사업을 추진한다. 경북도도 5억원을 투입해 동해안 특성에 맞는 종(種) 배양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대량 생산 기술이 완비되면 대기업 가공공장 유치 등 본격적인 김 산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인천시도 정부 ‘육상(陸上) 김양식 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김양식 산업 육성에 나섰다. 이 사업에 선정되면 인천시는 향후 5년간 총 350원의 국비를 확보하게 돼 종자 생산, 양식 설비 구축에 나서게 된다. 2023년 김산업 전문기관으로 선정된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도 올해 안으로 대양산단에 전국 최초로 ‘마른 김 거래소’를 건립한다. 목포시는 이런 인프라를 기반으로 내년도에 ‘김산업 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김 박람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돌김 양식 최고 후보지는 포항 영일만 해양수산부와 경북도가 김 양식과 관련한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그 후보 지역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김진홍 에디터는 동해안 김양식 후보지로 영일만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 동해안 지역은 파도가 강해 엽체(葉體)의 바위, 콘크리트 구조물 활착이 어려운데 비해 영일만 지역은 육지로 깊숙이 들어간 덕에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또 동해의 수온이 김양식에 적합한 10-15도를 유지해 해태의 생육에도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김 에디터는 영일만 지역 중에서도 남쪽 방향인 도구해수욕장 근처를 주목하고 있다. 신항만 쪽에서 내려온 파도가 에너지를 잃고 잔잔한 물결을 이루기 때문이다. 동해안 청정구역 입지를 바탕으로 수질 악화나 해수 영양 면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고수온, 수질오염, 중금속 오염, 황백화 현상에서 자유로운 ‘육상 김양식법’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많다. 해상 김 양식이 태풍 등 자연재해, 해양오염에 취약한 데다 노동집약적 산업의 한계 등 많은 핸디캡 때문에 사양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수온과 광량(光量), 품종, 해수 영향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육상 양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김 육상 양식은 자연 재해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품질 관리가 쉽고 국제 식품 위생 기준에도 맞는 대안”이라고 말하고 “아파트식 대량 양식장에 ICT, AI 등 스마트 농법을 적용해 인력, 인건비 문제에서도 자유롭다”고 강조했다. ◆철강, 이차전지 잇는 포항 산업화 동력으로 포항시는 고대부터 해초와 관련된 스토리텔링을 간직하며 김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중일전쟁 준비로 여념이 없던 일제가 동해안의 각 지역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김 양식을 지원했던 사실도 독특하다. 이런 역사적 서사(敍事)와 김과 관련된 역사, 전통을 바탕으로 포항시도 정부, 경북도의 김 산업 정책 공모에 나서고 있다. 이런 시도와 도전이 결실을 거둔다면 포항시는 철강, 이차전지, 수소산업만큼은 아니지만 ‘블랙 반도체’라는 또 하나의 산업화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2-16

“AI 기술과 창의적 학습 콘텐츠 차별화로 교육의 질 향상”

아이들이 효과적으로 미술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맞춤형 피드백을 통해 학습 효율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학습 서비스가 오는 3월 출시된다. 최근 (주)아트팩토리는 초등학교 저학년과 특수 아동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미술 교육 서비스 ‘디노빌리지’를 선보였다. 디노빌리지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존 교육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특수아동과 창의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저학년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됐다. △초등학교 저학년 및 특수아동 교육의 한계와 교사 업무 부담 문제 현재 교육 환경에서는 초등학교와 특수아동 수업 진행 과정에서 교사가 부담해야 할 업무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과 특수 아동을 위한 교육 시스템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기존 교육 시스템은 일반 학생을 중심으로 설계된 도구와 방법론에 치중되어 있어서, 특수아동과 창의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저학년 학생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창의적 사고를 키울 기회 또한 제한되고 있다. 또한, 돌봄 교실의 교사들은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모두 직접 제작하거나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과 업무 부담이 수업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차별화된 AI 교육 콘텐츠 제공 디노빌리지는 AI 기술과 창의적 학습 콘텐츠의 차별화를 통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교사와 부모의 교육 부담을 줄여줄 아이템으로 평가된다. 또한, 에듀테크 시장의 디지털 전환과 개인화 학습 수요 증가에 발맞춰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 학생의 학습 진행 상황 추적과 맞춤형 피드백으로 학습 효율 극대화 AI 교육 프로그램의 초등학교 적용 가능성은 매우 높다. 디노빌리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그림 생성, 화풍 변환, 학습 진행 상황 모니터링 등 다양한 교육 도구를 제공한다. 이러한 도구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미술 활동을 하면서 AI와 협업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직관적인 UI/UX 설계와 실시간 피드백 기능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최적화된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학습의 진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교사에게도 유용한 도구가 된다. AI 기반 학습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교육 과정에 잘 통합될 수 있다. 특히, 디노빌리지는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논리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교육 도구를 제공하며, 디지털 시대의 핵심 역량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학습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개별 학생의 학습 진행 상황을 추적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습 효율을 극대화한다. △국내 초등학교, AI 창의력 교육 프로그램 도입 서울 강동구 초등학교에서는 AI 창의력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창의적 문제 해결을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AI 기반의 창의적 콘텐츠 생성 도구를 제공해 학생들이 AI와 협력해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들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AI 기술을 활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창의력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AI 기반 미술 교육 플랫폼 디노빌리지, 사용자 테스트 준비 완료 디노빌리지는 웹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제작을 완료했으며, 핵심 기능들이 구현돼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할 준비가 완료된 상태다. 주요 기능으로는 그림 생성, 색칠 도안 생성, 화풍 변경, 교사-학생 간 실시간 학습 확인 기능 등이 있다. 차별화된 특징으로는 아이들이 좋아할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과 인간공학적으로 설계된 UI/UX가 있다. 또한, 교사용 편의 기능을 통해 학습 내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디노빌리지는 B2G(정부 및 교육 기관)를 주 타깃으로 설정하며, 향후 B2C(일반인 및 개인 사용자)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초등 저학년과 특수아동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미술 교육 서비스는 1000억 원의 타깃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의 협력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학습 도구와 직관적 UI·UX로 교육 혁신 디노빌리지는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교육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감정, 동작, 화풍 등을 사용자가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학습 도구를 제공하며, 초등 저학년과 특수아동을 위한 직관적인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설계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한다. 또한, AI 기술과 교육 콘텐츠를 결합해 그림 생성, 색칠 도안, 화풍 변환 등의 혁신적 기능을 구현하며, 교사가 학생의 학습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교육 효과를 극대화한다.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과 창의성을 자극하는 학습 시나리오로 아이들의 흥미를 유지하는 것도 큰 차별화 포인트다. 디노빌리지는 B2G 계약 추진을 넘어 지역 외 수요를 겨냥해 홈스쿨링 가정과 사교육 시장으로 확장하고, 초등 고학년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콘텐츠로 시장 범위를 넓히고자 한다. MOU 체결 계획으로는 교육청과의 창의적 미술 교육 지원, 지자체와의 특수아동 교육 지원 및 지역 행사 공동 기획, 대학 및 연구소와의 AI 교육 기술 공동 개발을 포함하고 있다. 기술 보호를 위해 현재 출원된 특허 2건 외 추가 특허 출원을 계획하며, ‘AI 기반 맞춤형 그림 생성 방법’과 ‘화풍 변경 알고리즘 학습 도구’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강화하고 있다. 오미라 (주)아트팩토리 대표 △사용자 피드백 기반 교육 효과 극대화 및 추가 특허로 기술 경쟁력 강화 디노빌리지는 초등학교 저학년과 특수아동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미술 교육 서비스로서,‘저비용, 고효율’을 핵심 가치로 삼아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초기에는 초등학교와 특수 학교를 타깃으로, 나아가 홈스쿨링 가정과 사교육 시장을 대상으로 월 구독 서비스와 추가 콘텐츠 판매를 통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지역 연계 행사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 기술 개발과 콘텐츠 고도화를 위해 사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개선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한다. 동시에 추가 특허를 출원하고, 사용자 데이터 암호화 및 DRM 기술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 더불어, 음악 및 영어 등 타 교과목과의 융합 프로그램과 3D 프린터를 활용한 콘텐츠 확장을 통해 교육 범위를 넓히고 다양화한다. 마케팅과 글로벌 확장 전략으로는 워크숍, 데모데이, 교육 박람회 참여 및 디지털 홍보를 통해 제품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한다. 또한, 아시아 지역의 공교육 및 사교육 시장을 목표로 글로벌 진출 전략을 마련해 해외 교육 프로그램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오미라 아트팩토리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는 디노 빌리지의 성공적 출시와 함께 신제품 홍보 프로모션 진행, 초등학교 납품, 지자체 장애인 센터 보급, 크라우드 펀딩, 고객 관리용 홈페이지 제작 등을 계획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해외 진출을 시작으로 화풍 변환 작가를 20개로 늘리고, 도안 생성 AI를 5개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02

레퍼 슬리피, 칠곡 할매 래퍼들의 양손자 되다…‘수니와 칠공주’위해 의리의 재능기부

래퍼 슬리피가 칠곡군의 할매 힙합 그룹 ‘수니와칠공주’를 위해 ‘양손자 인연’을 맺으며 재능 기부에 나섰다. 칠곡군은 지역 공동 농산물 브랜드 ‘건강담은 칠곡할매’를 홍보를 위해 수니와 칠공주와 함께 뮤직비디오와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을 제작했다. 이를 알게 된 슬리피는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했고, 직접 녹음실을 찾아 할머니들과 함께 랩을 녹음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오는 20일 공개 예정인 ‘건강담은 칠곡할매 뮤직비디오’는 밝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됐다. 슬리피는 특유의 재치와 친근함으로 할머니들과 찰떡 호흡을 맞추며 촬영에 임했다. 영상 초반에는 할머니들이 힙합 비트에 맞춰 등장하고 슬리피가 직접 랩을 선보인다. 중반부에서는 할머니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퍼포먼스를 펼치고, 슬리피는 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영상 후반부에서는 건강담은 칠곡할매 브랜드를 강조하는 메시지와 함께 슬리피와 할머니들이 함께 마지막 포즈를 취하며 마무리한다. □ 힙합 선생님에서 양손자로 슬리피와 수니와칠공주의 인연은 202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방송을 통해 처음 만난 그는 할머니들에게 직접 랩을 가르치며 힙합 선생님이 됐다. 할머니들은 전쟁과 가난, 배움의 한을 랩으로 풀어냈고, 이를 들은 슬리피는 감동을 받아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방송이 끝난 후에도 그는 단순한 출연자가 아니라, 양손자로서 이들과의 인연을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수니와칠공주의 공식 홍보대사가 된 그는 할머니들의 음악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가족 같은 존재가 됐다. 그는 수니와칠공주의 데뷔 1주년을 축하하는 영상을 보냈으며, 지난해 멤버 서무석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는 조화를 보내고 추모의 글을 남기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슬리피는 “할머니들과 함께할 때마다 제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며 “이제는 단순한 출연자가 아니라 양손자로서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 양손자의 응원 속 쇼미더 할머니 우승 수니와칠공주는 지난해 11월 칠곡군 왜관읍에서 열린 ‘쩜오골목축제’에서 다른 할매 래퍼 그룹과의 랩 배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평균 연령 85세의 할머니들은 직접 만든 가사와 무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무대를 지켜보던 슬리피는 무대 뒤에서도 계속 할머니들을 격려하며 긴장을 풀어주었다. 칠곡군 관계자는 “슬리피가 할머니들을 챙기는 모습에서 단순한 출연자가 아니라 정말 손자 같은 따뜻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그의 응원이 할머니들에게도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 할머니들의 양손자 사랑 슬리피가 유산의 아픔을 딛고 지난해 3월 첫아이를 얻자, 수니와칠공주의 할머니들은 마치 친손자의 경사를 맞이한 것처럼 기뻐하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수니와칠공주의 리더 박점순 할머니는“우리 슬리피가 이제 아빠가 됐다니 정말 기쁘다”며 “아기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슬리피도 아내랑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다른 멤버들도 “우리 양손자가 아빠가 됐으니 이제 우리는 증조할매가 된 거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며 웃음을 자아냈다. □ 김재욱 칠곡군수 지원 약속 김재욱 칠곡군수는 이번 뮤직비디오 제작과 관련해 “수니와칠공주는 음악을 통해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하는 특별한 팀”이라며 “특히 슬리피 씨가 따뜻한 마음으로 할머니들을 챙기고 함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덕분에 칠곡의 어르신들과 농산물 공동 브랜드 건강담은 칠곡할매가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이어 “앞으로도 할머니들이 무대에서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이들이 보여주는 도전과 열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힙합으로 세대 간의 벽을 허물다 수니와칠공주는 70대에서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할머니들로 구성된 힙합 그룹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음악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삶을 가사에 담아내며, 전쟁과 가난, 배움의 한을 솔직하게 풀어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들은 처음에는 힙합이 낯설었지만, 꾸준한 연습과 노력 끝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무대 위에서 랩을 선보이는 이들의 모습은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영감을, 동년배들에게는 늦게라도 꿈을 펼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있다. 수니와칠공주는 각종 지역 행사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 무대에서도 활약하며, 노년층의 문화 활동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2025-02-02

대경선 시승기-61.9㎞ 50분 대에 주파, 대구·경북 한 라인으로 연결 실감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앞서 대경선(大慶線)이 먼저 뚫렸네요. 열차가 길을 텄으니 이제 지역 주민들도 한뜻으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어수선한 정국, 정치 상황이 문제입니다.” 설 명절로 들뜬 27일 경산역 대합실. TV에서는 대통령 구속과 향후 전망을 알리는 패널들의 목소리가 역 구내를 울리고 있었다. 소란스러운 토론소리를 뒤로 하고 대경선 열차 시승에 나섰다. 대경선이 개통된 지 벌써 40여 일, 최근 1일 평균 이용객이 2만8000명을 기록했다. 당초 예측했던 수요에 접근하며 안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기착지 경산을 출발해 종점인 구미까지 대경선 61.9㎞ 전 구간을 돌아보았다. □ 난방시설, 공기청정기 완비 승차감도 쾌적 시승을 위해 대구에서 도시철도-시내버스 환승을 거듭하며 경산역에 도착했다, 여행자의 거친 호흡이 가라앉기도 전에 열차는 첫 정거장인 동대구역을 향해 출발했다. 제일 먼저 객실 내 인테리어, 시설들이 하나 둘씩 시야에 들어왔다. 도시철도와 달리 의자는 플라스틱 재질이었고 열선이 깔려 따뜻했다. 공기청정기와 난방시설도 잘 가동돼 실내는 쾌적했다. 외곽지를 오가는 광역열차라서 승차감이 다소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편안했다. 1435㎜의 안정된 궤간(軌間)과 도시철도 급의 구동음(AC 2.5kV, 60Hz) 덕이었다. 연휴 기간이라서인지 경산을 출발할 때부터 승객은 만원이었다. 열차는 대구 3호선보다 작은 2량이었고, 양 끝 실내가 한눈에 관찰되었다. 경산에서 구미까지 출퇴근을 한다는 한 직장인은 “무궁화호가 하루 32회 만 운행해 불편했는데 이제 (대경선이) 하루 100회 이상 운행돼 출퇴근 스트레스가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대경선은 출퇴근 직장인들의 경제적 부담도 대폭 줄여 주었다. 한 시민은 “구미에서 경산까지 가려면 시간도 시간이지만 기름값이 하루 1만 원은 나온다”며 “여기에 주차료까지 더해 월 30만 원 가까이 지출했지만 이젠 하루 왕복 5600원에 월10만 원이면 교통비가 다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 동대구역서 경산지역 대학생들 환승 열차는 정확히 10분 후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동대구역에서는 도시철도 1호선과 연결된다. 경일대, 호산대, 대구한의대, 대구가톨릭대 학생들은 여기서 환승해 안심을 거쳐 부호-하양까지 간다. 열차는 바로 도심 구간을 지나 대구역에 도착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저마다 일정과 약속을 위해 하차를 서두르고 있었다. 대구교대 앞에서 친구들과 약속 모임을 잡았다는 한 대학생은 “옛날에는 시내 약속을 잡으면 한두 시간 전부터 서둘러야 했지만 이젠 대경선만 타면 15분 만에 도심에 도착하고 또 도시철도 환승이 가능해 비용 면에서도 훨씬 절감된다”고 말했다. 열차는 12시 4분에 서대구역에 도착했다. KTX, SRT 승객들이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고속철도 승객들은 동대구역에서 대부분 내렸는지 하차 승객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이제 열차는 7개 구간 중 가장 장거리인 서대구~왜관 구간으로 접어들었다. 이 구간은 무려 23.3㎞로 도시철도 3호선 전체 구간과 비슷한 거리지만, 최고 시속 100㎞로 달리는 덕에 크게 지루하지 않았다.(16분 소요) 올해 말에는 이 구간에 ‘북삼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칠곡산업단지가 바로 옆에 있어 근로자들의 출퇴근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이웃한 약목면 주민들도 ‘약목역’을 설치해달라는 주민 궐기대회를 열었다고 한다.) □ 대구·경북이 한 라인으로 연결 실감 열차는 사곡역에 잠시 멈춰 섰다가 이내 종점인 구미역을 향해 달렸다. 차창 너머로 눈에 덮인 금오산과 철새 떼가 노니는 낙동강이 눈에 들어왔다. 종점에 이를 때까지 전 구간에 빈자리가 거의 없었고, 도심 구간은 입석 손님들도 상당수 있었다. 설빔 차림으로 하차를 준비하던 한 주부는 “한파주의보에 대설주의보까지 겹쳐 차를 두고 대경선을 이용해 구미 시댁으로 가게 되었는데 열차가 너무 쾌적하고 시간도 빨라 명절 연휴를 기분 좋게 출발할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구미역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38분으로 전체 시간은 1시간 가까이 걸린 것 같다. 기사나 블로그 등에서 ‘40분 대에 주파한다’는 내용과 조금 차이가 있었다. 일부 구간에서 몇 번 서행한 적이 있어 그 시간이 오버 타임의 원인이 아닌가 한다. 구미역에 내린 김에 식사를 위해 300여m 거리에 있는 구미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은 명절 특수로 발 디딜 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구미시는 대경선 개통을 구미 상업, 유통 발전으로 연결하기 위해 일찍부터 준비에 나섰다. 시는 구미역과 문화로 일대 유동인구, 관광객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가연합회와 간담회를 열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 대구·경북 광역 전철망 조성 희망 다시 구미역으로 돌아와 귀갓길에 오른다. 대경선 구미 플랫폼엔 벌써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출발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끝나고 입실이 시작되자 순식간에 열차는 만석이 되었고, 기자가 대구역까지 오는 동안 한 번도 빈자리가 생기지 않았다. 경산-대구-칠곡-구미가 한 라인으로 연결되면서 대구·경북 간 심리적 거리가 한껏 가까워졌음을 실감한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현실화 한다면 바로 이 느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구시 환경운동연합의 최진문 운영위원장은 “새로운 교통수단이 생기면 그에 맞춰 시민들의 활동 공간이 넓어지고, 공간적 분업이 활성화 된다”며 “향후 대구·경북 전체를 아우르는 광역전철망이 빨리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1-30

“장르별로 골라봐요!” 가족과 함께 떠나는 OTT 여행

오징어게임 시즌2. /넷플릭스 제공 돌아온 ‘오징어게임’… 생존게임 속으로 K-드라마의 간판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시즌 2로 돌아왔다. 3년 3개월 만이다. 오징어게임 2의 줄거리가 전개되는 시점은 지난 오징어게임이 끝나고 2년이 흐른 뒤다. ‘오징어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그렸다. ‘기훈’은 대학살이 일어나는 게임을 멈추고, 게임을 만든 이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다시 한번 오징어 게임에 도전한다. 하지만 계획은 좀처럼 쉽지 않다. 게임이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반으로 나뉜다. 게임을 계속해서 돈을 쌓으려는 자 게임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가려는 자가 팽팽하게 맞서게 된다. 세상을 떠난 주최자 오일남을 대신해 ‘프론트맨’이 ‘영일’로 위장해 기훈의 옆에 찰싹 붙어 한 팀으로 임한다. 그는 ‘기훈’과 같은 편인 척을 하며 ‘더는 죽는 사람이 없도록 게임을 완전히 끝내야 한다’는 ‘기훈’의 믿음을 몰래 비웃으며 게임에 참여한다. ‘기훈’은 잔혹한 게임을 위해 끝내기 위해 참가자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키며 게임 주최자를 찾는데, 과연 이 쿠데타는 성공할까? 특히 이번 시즌에는 공유,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양동근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공개 전부터 화제의 중심이었던 탑(본명 최승현)의 출연은 그가 이번 시즌 악당 캐릭터를 맡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시즌2에서 탑이 맡은 캐릭터는 ‘타노스’로, 한물 간 랩퍼 역할이다. 극 중 ‘타노스’는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준우승자 출신이지만, 유튜버 ‘진기명기’로 활동한 명기(임시완 분)의 방송을 보고 코인에 투자했다가 거액의 빚을 진 인물로 설정됐다. 이 밖에도 성전환 수술을 위해 돈이 필요한 트랜스젠더 ‘현주’(박성훈 분), 도박 빚에 허덕이는 ‘용식’(양동근 분), 남자친구였던 명기를 믿었다 거액을 잃은 임산부 ‘준희’(조유리 분), 북에 두고 온 어린 딸을 찾기 위해 돈을 모으는 ‘노을’(박규영 분) 등 여러 인물이 얽힌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이번 설 연휴엔 바빠서 놓친 오징어게임 시리즈 방구석 정주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 ‘트리거’로 답답한 현실의 시름 잊어보자 “우린 목숨을 걸고 그 안에 들어가서 증거를 찍어야 해. 그래야 나쁜 짓을 멈추니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는 지난 15일 공개된 총12부작 범죄 스릴러 코미디 드라마다. 꽃 같은 세상, 검찰·경찰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 사고들을 끝까지 추적하는 탐사프로그램 ‘트리거’팀의 이야기를 그렸다. ‘트리거’를 진행하는 MC이자 PD, 오늘만 사는 팀장 오소룡 역의 김혜수를 중심으로, 사회성 제로 중고 신입 PD 한도 역의 정성일, 열정 가득한 조연출 강기호 역의 주종혁 등이 출연한다. 오소룡(김혜수 분)은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캐릭터다. 정의감 넘치는 열혈 PD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진실을 밝혀내는 데 열정적인 인물이다. 그는 나쁜 놈들의 잘못을 까발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취재 현장을 누빈다. 장전된 총구 앞에서 “쏴보라”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낙하산을 타고 출입이 막힌 지역에 잠입하기도 한다. ‘트리거’팀의 신입 한도(정성일 분)는 사회성 제로인 명문대 출신 낙하산 PD로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이다. 강기호(주종혁 분)는 3년 차 조연출로 오소룡 팀장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청년이다. 드라마는 이처럼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로 모인 ‘트리거’팀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고 빌런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정의를 구현하는 과정을 박진감 있게 펼쳐낸다. 탐사보도 팀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사이비 종교, 동물 학대, 스토킹 범죄 등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사회이슈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다루지만 이를 무겁게만 끌고 가진 않는다. ‘트리거’는 경찰이나 법조인도 아닌 ‘언론인’의 시선으로 흉악 범죄를 조명하면서 신선함을 부여한다. 현실에서 은폐된 진실과 부조리를 폭로하고 악인을 응징하는 에피소드가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설 연휴 동안 답답한 현실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드라마를 찾는다면‘트리거’를 추천한다. 퍼펙트 데이즈 /넷플릭스 제공 ‘퍼펙트 데이즈’를 통해 위안을 찾기를… 이른 새벽 동네 주민의 빗질소리가 들리면 혼곤한 눈을 뜨며 아침을 시작한다. 이불을 개고 이를 닦고 집앞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빼낸 후 차에 탄다.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화장실) 청소부 인 히라야마는 매일 반복되는 삶이지만 기쁨을 잃지 않는다. 차를 타고 일터로 가는 길 우뚝 솟은 스카이트리 타워가 보이면 카세트 테이프를 꽂는다. 그가 주로 듣는 노래는 루 리드의 ‘원더플 데이즈’ 애니멀즈의 ‘더 하우스 오브 더 라이징 선’ 같은 1960~1970년대 올드 팝이다. 그는 사소한 일상이 모두 소중하다. 이른 새벽 가슴 깊숙이 들어마시는 공기, 출근 직전 마시는 캔 커피, 출근 길 자동차안에서 듣는 올드 팝,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코모레비), 이제 막 싹을 틔운 새싹, 단골가게에서 즐기는 사와(일본 소주와 탄산수를 섞어 만든 술), 잠들기 직전 읽는 문고판 책 까지.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삶은 소중하다. 어떤 이는 거창하게 살아가는 이도 있고 또 어떤 이는 연민의 정이 느껴지는 삶을 살아가는 이도 있다. 남의 삶을 보며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찬찬히 들여다봐야 한다. 어찌보면 이 영화는 대단히 지루할 수도 있다. (실제로 영화를 보는 동안 한번도 깨지 않고 잠을 자는 관객이 여러 명 있었다.) 똑같은 일상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같은 화장실을 매일 청소한다. 반복과 반복. 하지만 그것이 인생이다. 때로 예기치 않게 단조로운 일상을 깨뜨리는 일들도 생긴다. 청소업체 동료인 다카시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거나, 조카 니코의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오래동안 보지 못한 동생과 재회하기도 한다. 마음속에 연모를 품었던 단골 가게 주인의 전남편과 의도치 않게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돌발적인 일들이 그이 일상을 깨뜨리지 않는다. 언제나 처럼 그는 잔잔한 미소와 함께 아침을 맞고 청소를 하고 사와 한잔을 한뒤 문고판 책을 읽으며 잠자리에 들 것이다. 삶이 불안하거나 일상이 불만족스럽다면 이 영화속에서 위안을 찾기를 권한다. 트렁크. /넷플릭스 제공 ‘트렁크’ 인간 본연의 감정 심도 있게 탐구 “밀당 좋아해요? 난 당신 안 꼬셔요. 그러니까 당신도 내 앞에서 편해져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렁크’는 2024년 11월 29일 공개된 8부작 미스터리 멜로 드라마로,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배우 서현진과 공유가 주연을 맡아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방영 이후에도 신선한 소재와 몰입감 높은 전개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트렁크’는 호숫가에서 발견된 의문의 트렁크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다. 트렁크에 얽힌 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중심에 놓인 두 남녀의 독특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 노인지(서현진 분)는 사랑을 믿지 않는 기간제 결혼 매칭 회사 NM(New Marriage)의 차장이다. 그녀는 철저히 현실적이고 냉철한 인물로, 고객의 요구에 따라 완벽한 결혼을 설계하는 것이 직업이다. 한정원(공유 분)은 과거의 아픔에 갇혀 외로움에 잠식된 음악 프로듀서다. 그가 선택한 계약 결혼을 통해 두 사람은 만나게 되지만 트렁크를 둘러싼 사건에 휘말리며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노인지와 한정원의 관계는 단순한 계약으로 시작됐으나 한정원의 전 부인 이서연(정윤하 분)의 등장과 NM 대표 이선(엄지원 분)의 숨겨진 의도가 드러나며 이야기는 더욱 복잡하게 얽힌다. 특히 이선의 역할은 단순한 매칭 회사를 넘어선 NM의 비밀스러운 시스템을 암시하며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서현진과 공유는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작품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서현진은 이성적이고 냉철한 노인지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으며, 공유는 한정원의 고독과 내면적 갈등을 특유의 섬세한 연기로 풀어냈다. ‘트렁크’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외로움, 욕망, 구원이라는 인간 본연의 감정을 심도 있게 탐구한다. 트렁크 속에 담긴 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인간의 숨겨진 진심과 상처라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간의 외로움과 구원을 성찰하며 시청자들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넷플릭스가 선보인 또 하나의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설 연휴 색다른 감성과 여운을 남길 드라마를 찾는다면 ‘트렁크’를 놓치지 말자. /최병일·이시라·단정민·김보규기자

2025-01-23

한 줄 한 줄,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많은 이가 작금을 낭독의 시대라 한다. 혼자 묵독하던 책을 여러 사람과 어울려 소리 내어 읽는 시간이 늘어났다. 낭독 모임도 곳곳에 생겼고, 독서회 중에는 회원들이 돌아가며 한 사람이 책을 읽어주고, 그것을 들으며 뜨개질을, 어떤 팀은 컬러링북에 색칠을, 또는 만다라를 그리는 모임도 있다고 한다. 다양하게 낭독을 공유한다. 이번 설에 부모님께 시를 들려드리고, 조카들은 색칠하며 연휴를 꾸며도 좋겠다. 낭독하기에 좋은 책 몇 권을 골라보았다. ◇ 한강 작가 읽기 2024년이 우리에게 큰 선물을 주었다. 노벨문학상 작품을 원어로 읽을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이 들리자 출판사와 서점은 마비가 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책 주문이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책을 주문한 친지들이 입 모아 묻는 말은 비슷했다. 책이 어려워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하였다고. 재미있게 즐기는 좋은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대부분 독자가 완전하게 이해하기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이럴 때 낭독을 권하고 싶다. 우리 독서 모임도 정해진 목록이 있어서 어쩌나 하다가, 다른 날을 잡아 만나 그 자리에서 나눠 읽었다. 한강은 시, 수필, 소설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을 펴냈다.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권양우 낭독사랑방에서 20여 명의 동인이 나눠 완독했다. 3시간이 걸렸다. 시의 느낌을 나누고, 노벨상 수상작에 한강이라는 이름이 불리던 날의 감동도 나눴다. 다들 자기 일처럼 기뻤다고 했다. 어떤 이는 한강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다, 노벨상에 문학상이 존재한다는 걸 이번에야 알았다고도 했다. 얼마 후 독서회 회원들과 아침 8시에 만나 오후 1시까지 ‘소년이 온다’를 읽었더니, 반을 남기고 다른 날을 하루 더 정해, 마저 읽었다. 다음 달에 ‘작별하지 않는다’를 두 번에 나눠 읽었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주인공 경하는 ‘소년이 온다’를 쓴 작가로 등장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새’와 ‘눈’은 공통점이 많다는 것도 같이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혼자 묵독할 때보다 만나서 낭독하니, 내용이 머리에 잘 들어와 앉았다. 회원이 읽는 것을 들을 때 문장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고, 아무 때고 이해가 안 될 때 멈추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니 도가 터지듯 그렇구나 하고 끄덕였다. 함께 읽는 것이 이런 힘이 있다는 것을 다 같이 공감했다. 세 번째 책으로 ‘희랍어 시간’을 2월에 낭독하기로 정했다. ◇ ‘어린 왕자’ 사투리 버전 읽기 ‘어린 왕자’는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다. 150개가 넘는 언어로 출판했는데 포항 사투리 버전 ‘애린 왕자’가 125번이고, 전라도 사투리는 154번째로 세상에 등장했다. 제주도 사투리도 있으니 골라 읽어도 좋다. 전국에 흩어져 사는 친구들과 함께 ‘애린 왕자’를 읽고 줌으로 만나 이야기 나누자 했더니, 고향이 안동이지만 30년 이상 서울 언저리에 살다 보니 글로 된 경상도 사투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포항에 사는 철학의 위안 독서 팀에게 한 단락씩 나눠 녹음해서 공유하자고 했다. 핸드폰의 기능이 다양해져서 영상 찍기뿐만 아니라 목소리만 녹음해서 파일로 공유하니 카세트테이프도 필요 없었다. 부산 출신 현미씨의 목소리, 경기도가 고향인 정희씨의 서울 억양의 사투리, 포항에서 나고 자란 진아씨의 진정한 포항 사투리까지 더해지니 애린 왕자가 살아 움직였다. 여수가 고향인 하원씨에게 전라도 사투리 ‘에린 왕자’를 녹음해 달라고 해서 들었다. 구수한 남도의 사투리가 경상도 사람이 읽어서 낼 수 없는 뉘앙스까지 담아내니 절묘했다. 책을 귀로 읽으니 그 맛이 남달랐다. 함께 들으며 웃고 즐겼다. 독서 모임의 의미가 확장되었다. ◇ ‘즐거운 소음’(두 사람을 위한 시) 1989년 뉴베리 수상작이다. 뉴베리상은 어린이 글에 주는 상이다. 오래전에 상을 받은 작품이 2024년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곤충들의 일생이 그려진 문장들, 세밀화로 그려진 곤충들이 시와 함께 살아 움직인다. 책의 부제처럼 이 책은 둘이 함께 읽어야 한다. 그래야 운율이 살아난다. 마치 이중창처럼. 시는 악보처럼 한 사람의 목소리 부분, 둘이 함께 이중 화음으로 나눠 놨다. 같은 줄에 있는 구절은 내용이 달라도 같이 읽고 공간이 비어있는 사람은 쉬면 된다. 같이 읽다 따로 읽다 보면 저절로 시가 노래가 된다. 마치 듀엣처럼. 이 책이야말로 묵독하면 재미가 없다. 소리 내어 읽어야 그 맛이 산다. 미국에서 읽기 체험 교과서로 불린다. 다른 곤충들에게 물 위에 뜨는 법을 알려주는 소금쟁이, 하루살이, 메뚜기, 반딧불이, 각자 곤충들의 삶이 시로 적혔고 함께 읽으면 곤충들의 목소리가 들려와 교실이 풀밭이 되고, 숲이 된다. 이 책을 듣게 된 것은 라디오에서다. 지난봄 당일치기 여행을 하려고 새벽에 길을 나섰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니 자동으로 라디오가 들렸다. ‘라디오 북클럽’이란 제목의 프로그램이었다. 그림책 한 권과 즐거운 소음을 함께 읽어주었다. 이렇게 좋은 책을 소개하는 방송이라니 반가워서 집에 돌아와 찾아보니 일요일만 하는 방송이었다. 듣는 이가 적은 새벽 6시, 그것도 모자라 다들 간만에 늦잠을 즐기는 일요일 새벽 하루 방송이라니, 책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는지 말해주는 시간대요 방송편성이었다. 다시 듣기로 몇 편을 찾아 들으니 좋은 책이 많았다. 메모해 두었다가 주문한 책이 몇 권이나 된다. 그중에 즐거운 소음은 북클럽의 소개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만나지 못했을 책이었다. 감사한 방송이다. 긴 연휴 동안 부부가 함께,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와 목소리를 맞춰보면 색다른 추억이 만들어질 소중한 책이다. /김순희 수필가

2025-01-23

망망대해에 우뚝 울릉도 새하얀 지상낙원

□ 출항, 큰 바다를 건너는 일 며칠 연이어 결항에 결항이 거듭되었다. 건너가는 일은 계획하는 것만큼 수월하지 않았다. 한 시간이 멀다 하고 해상 날씨와 선사 사정을 살폈다. 초조하기 때문이다. 출항이 결정되었음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겨울 바다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한때는 숱하게 겪었던, 너무도 익숙한 일이었음에도 불안한 마음은 먼저 엄습했다. 배에 오르고 선체가 움직이고, 육지의 불빛이 점점 멀어져 까마득해져서야 비로소 ‘출항’은 기적처럼 반가웁게 현실로 다가온다. 밤새 요동치는 바다 위에서 흔들린다. 오늘만큼은 바다 위에서 한없이 흔들리고 흔들려도 좋으리. 내 육신 저 밑바닥까지 다 게우고 게워도 좋으리. 갈망하고 꿈꾸던 망망대해의 그 땅에 발 딛고 서는 순간이 온다면야 이 몸 녹초가 되어도 괜찮으리. 사위는 온통 짙은 어둠이다. 사방 천지 빛이라고는 없고 오직 바다를 가르는 이 한 척의 배뿐이다. 칠흑의 바다를 건너는 일은 어쩌면 극도의 불안 속에 시작되는 고난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검은 바다를 가르며 미궁의 세계로 달려가는 배의 갑판에 서서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향방을 가늠할 혜안이 없으므로 그저 어서 빨리 목적한 땅에 당도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객실에 누웠어도 쉽게 잠들지 못한다. 뒤척이는 동안 수천, 수만의 시간이 흐르는 듯 지루하다. 삶에서 이렇게 시간이 더디게 흐른 적도 없었을 것이다. 배는 도착 예정 시각을 40여 분이나 넘겨서야 하선 안내 방송을 했다. □ 낯설지 않은 울릉도의 바람 아침 7시 40여 분, 울릉도는 아직 잠 깨지 않았다. 두꺼운 구름을 뚫고 여명이 밝아오려는 지 바다 위가 붉게 물들고 있다. 날개를 펼치고 한껏 비상하는 갈매기 날갯짓이 제법 여유롭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산골짜기를 훑고 내려온 바람에서 익숙함을 느낀다. 그리 멀지 않은 한때 나는 이 섬에서 먹고 잤다. 그러니 이 바람들이 낯설지 않다. 어떤 해로움도 거치지 않고 오직 태초의 바람처럼 맑고 선명한 바람이다. 망망대해의, 깊은 골짜기의 영혼이 가장 선명하고 가벼운 몸짓으로 일어선 게 울릉도의 바람이 아닐까 싶다. 여객선이 당도한 사동항을 빠져나와 도동으로 넘어가려는데 붉은 기운이 시선을 잡는다. 몽돌밭이 있는 사동리 물양장에 내려서서 동쪽을 향해 선다. 세상 구석진 곳까지 찾아 들어 밝히고 밝힐 해를 향해 나도 한없이 밝아지고 있었다. □ 반갑다, 금징어야, 울릉도 오징어야 저동항에 사람들이 둘러서 있다. 무슨 일일까? 지나치려다 급히 차를 세운다. 느릿하게 걷던 걸음이 빨라진다. 섬을 떠난 후 그간 몇 차례 울릉도에 왔었지만, 사람 하나 없는 텅 빈 어판장은 적막하기만 했다. 울릉도를 대표했던 오징어잡이가 급격하게 줄어들자 가장 먼저 어판장의 역할이 줄었다. 1∼3월, 겨울에 활발하게 잡혔던 오징어는 이제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밤이면 수십 개의 집어(集魚)등을 달고 오징어 떼가 형성된 어군(魚群)을 찾아 나서던 채낚기 어선들의 불빛은 이제 추억으로 남았다. 울릉도의 오징어잡이 100년 역사가 점점 막을 내리게 될 것 같아 서운한 마음이 일던 차였다. 오징어가 들어왔다. 울릉도 사람들마저 오징어가 왔다며 얼굴에 화색을 띤다. 적은 양이지만 어판장은 모처럼 활기가 넘친다. 배에서 내린 오징어를 어판장 바닥에 쏟자 오징어가 배를 볼록하게 부풀린다. 놀라긴 놀란 모양이다. 열 개의 다리에 힘이 잔뜩 들어가다 못해 배배 꼬이는 모습은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살아 있어 더욱 붉은 빛을 띠고, 때로는 붉다 못해 금빛을 띠거나 투명하기까지 하여 먹물통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오징어 왕국을 막 떠나온 호기심 많은 종족처럼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활기차다. 너른 바다를 쏘다니다 막다른 곳에서 마주하게 된 인간세계의 경험이 다소 불쾌하다는 듯 물을 뿜거나 “빼액~”하고 거친 소리까지 낸다. 약이 오를 대로 오른 듯하다. 살아있는 오징어를 보는 일, 그 오징어를 사이에 두고 경매가 붙는 일, 이 모든 게 울릉도의 삶 아니겠는가. 7~8년 전까지만 해도 오징어잡이를 직접 나갔다는 어른이 오징어잡이와 경매에 대해 세세히 알려주신다. 어판장에서 마주한 지역민의 친절에 객의 호기심은 더욱 커진다. 경매가 시작된다. 밤새 오징어를 낚은 선주는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지켜볼 뿐, 어떠한 말도 덧붙이지 않는다. 경매인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면 매수인이 어떤 손짓을 한다. 매수인이 많을 때는 곳곳에서 손짓이 이어지고 물이 오를 대로 오른 흥정은 더욱 치열해진다. 높게 금이 쳐지면 그제야 선주의 얼굴에 화색이 오른다. 오늘은 물량이 많지 않아 금방 끝이 난다. 싱겁다. 그러나 오랜만에 어판장에 들어온 오징어에 비록 적은 양이지만 모두의 표정이 밝고 힘차다. 경매가 끝나자 ‘할복(割腹)’이 시작된다. ‘할복’은 일본 사무라이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육체적 고통을 이겨 낸다는 의지의 표현에서 시작된 말이지만 울릉도에서는 단순히 배를 가른다는 의미로만 생각하면 된다. 오징어 할복은 울릉도에서도 볼만한 구경거리다. 오징어잡이와 경매가 남성들의 몫이라면 할복은 여성들의 몫이다. 한 마리 할복하는데 50원이란다. 겨우 50원이라며 혀를 차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종일 한다면 돈이 되는 기술 중의 기술이다. 몇 년 하셨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어요. 철 들고부터 했으니 한 40~50년 했나?” 평생 할복하여 자식들을 키워냈고 지금껏 굶주리지 않고 살아왔다며 일에 대한 자부심을 쏟아 놓는다. 그도 그럴 게 전문적인 도구나 연장은 없다. 각자의 손에 맞게 개조한 칼이 전부고, 그 칼도 닳고 닳아 볼품없다. 칼이 손바닥 안에 쏘옥 숨겨질 정도인 걸 보면 얼마나 많은 오징어를 가르고 가르기를 반복했을까. 숙달된 손놀림을 보고 있노라면 장인(匠人)의 품격이 절로 느껴진다. “어? 낯이 익은데….” 경매를 막 마친 매수인이 몇 안 되는 사람들 틈에 서 있는 객을 알아본 것이다. 그러더니 객을 불러 막 할복한 오징어 두 마리를 건넨다. 이렇게 값이 치솟는 중에 아는 이를 외면하지 않고 챙기는 울릉도 사람들만의 친절함인 게다. □ 새하얀 눈의 나라, 나리분지(羅里盆地) 종일 날씨가 얄궂다. 빗발과 눈발이 번갈아 내리고 개이기를 반복한다. 저동과 도동 날씨가 이러하면 북면은 분명 사나울 것이며, 나리분지엔 폭설이 쏟아지고 있을 것이다. 북면으로 향하는 내내 눈 내리는 나리분지의 비경을 떠올린다. 북면 바다엔 높은 파도가 바다를 뒤집고 뒤집는다. 바람은 상상 이상으로 거칠고 눈발은 정처 없이 떠돈다. 천부에서 본천부, 홍문동을 지나 급경사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서 자동차 바퀴가 헛돈다. 1882년(고종19) 울릉도를 살피기 위해 파견 온 검찰사 이규원이 기록한 ‘울릉도검찰 계초본’에는 나리동으로 가는 길을 기록해 놓았다. “천년포를 지나 왜선창에서… (중략) … 점차 전진하여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니 큰 고개 다섯을 넘었는데 고갯길이 가팔라 올라갈 때는 거의 이마가 닿고 내려올 때는 뒷머리가 닿았다. 가장 아래쪽의 고개가 홍문가인데 이를 넘어 들어가면 이 섬의 중심인 나리동이다.” 길이 가파르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으나 막상 얼어붙은 길을 만나 아찔한 상황에 놓이고 나니 놀라고 긴장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가까스로 위험한 구간을 지나 나리분지 평탄한 곳으로 접어드니 안도의 숨이 쉬어진다. 박시윤 수필가 나리분지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칼데라 화구가 함몰하면서 생긴 화구원이다. 가파르게 우뚝 솟은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원이기도 하다. 둘러보면 봉오리 봉오리가 연꽃처럼 사방을 에워싸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남쪽의 성인봉(聖人峰, 984m)으로 나리분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나리분지 남쪽에는 작은 봉오리가 하나 더 있다. 화산이 크게 터진 후 다시 작은 화산이 터지면서 생긴 것으로 알봉(卵峰, 611m)이라 부른다. 나리분지는 온통 새하얀 세상이다. 아이젠과 방한용품을 챙겨 눈 속으로 걸어간다. 허벅지까지 깊숙이 쌓인 눈을 헤치며 걷는데, 어느 틈에서 요정이 나와 저들만의 세상으로 인도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눈 돌리는 곳마다 하늘을 우러러 곧게 뻗은 나무뿐이고, 나무마다 포슬포슬하게 쌓인 눈은 세상 무슨 티끌도 섞이지 않은 가장 깨끗한 자연 그대로인 것만 같다. 사방 천지 골짜기 골짜기마다 쌓인 눈으로 하여 설경은 흑과 백만 존재하는 한 폭의 수묵화가 따로 없다. 오직 산과 나무, 길을 내며 걸어가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목적한 곳까지 당도했다가 돌아 나올 때까지 하루가 다 저물도록 눈은 그치지 않았다. 설맹으로 흐려진 눈( 目)은 오래도록 시렸으나 투명한 풍경을 쉽사리 거둬들이지는 못했다. 울릉도를 떠나오는 순간까지도 설맹은 나를 오래도록 새하얀 세상, 울릉도만 기억하도록 오래오래 가둬 두었다. /박시윤 수필가

2025-01-23

액티비티와 쉼, 즐기면 경품이 ‘팡팡’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특급호텔들은 도심 속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설 패키지를 준비했다. 올해 설 패키지는 어지럽고 복잡한 현 상황과 경제 여건을 감안해 온전한 쉼을 주제로 다양한 패키지를 선보인다. 유명 관광지와 연계하거나 행운권을 추첨해 다양한 선물을 주는 곳도 있다. 여행을 떠나는 것이 번거롭다면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특급호텔 설 패키지를 주목해 보자. ◇ 켄싱턴호텔앤리조트, 겨울 액티비티 즐기는 패키지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자녀와 특별한 추억을 쌓으려는 가족을 위해 ‘아이와 겨울여행’ 테마 패키지를 3월까지 선보인다. 이번 패키지는 △지역 겨울 축제 △눈썰매장 △유명 관광지 입장권 등 지점별로 다양한 겨울 액티비티와 지역의 유명 관광지를 연계한 콘텐츠가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켄싱턴리조트 5곳(설악밸리, 설악비치, 경주, 지리산하동, 지리산남원)은 인기 캐릭터가 그려진 스파오 잠옷도 준다. 겨울 대표 지역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패키지는 켄싱턴호텔 평창의 ‘평창 송어축제’와 켄싱턴리조트 가평의 ‘가평 송어축제’가 있다. 각 패키지는 평창 송어축제와 대성리 송어축제의 얼음낚시 이용권 2매가 포함돼 온 가족이 함께 특별한 겨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켄싱턴호텔 여의도와 켄싱턴리조트 2곳(설악밸리, 설악비치) 총 3곳의 패키지는 인근 눈썰매장 이용 혜택이 포함됐다. 켄싱턴호텔 여의도의 ‘인 더 스노우(In the snow)’ 패키지는 △한강공원 눈썰매장 입장권 2매 △핫팩 2개 △웰컴드링크 2잔을 이용할 수 있다.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의 ‘속초 겨울여행’ 패키지와 설악비치의 ‘키즈 윈터 페스타’ 패키지는 인근 눈썰매장 이용권 2매를 준다. 켄싱턴리조트 경주는 온수 풀로 운영되는 뽀로로 아쿠아빌리지 입장권 3매를 포함한 ‘아이랑 겨울여행’ 패키지를 선보인다. 켄싱턴리조트 지리산하동의 ‘윈터 키캉스’ 패키지는 섬진강 어류생태관 입장권 4매(성인 2인, 소인 2인)를 제공해 국내 최대 규모의 민물고기 전시를 관람하며 자연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 신라스테이, 역대급 경품 주는 버킷리스트 패키지 신라스테이는 2025년을 맞아 이용객들의 소망을 이뤄주기 위해 버킷리스트를 테마로 한 역대급 규모의 14종 경품을 주는 패키지를 선보였다. ‘버킷리스트 그랜드 페스타 럭키스테이 2025’ 패키지는 객실 1박, 럭키 드로우 1회 응모권, 투숙 기간 중 뷔페 레스토랑·카페(cafe)’ 조·중·석식 뷔페 및 라운지 바 이용 시 50% 깎아준다. 행운권 경품은 새해, 졸업, 입학, 방학, 봄 시즌을 맞아 행운, 건강 관리, 가족과의 추억, 봄맞이 대청소, 입학 선물 등 많은 사람들이 이루고 싶어하는 버킷리스트 5개를 주제로 구성됐으며, 총 250명을 추첨한다. 경품은 순금 열쇠 7돈(1명), 100만 원 상당의 종합병원 건강검진 이용권과 신라스테이 서대문 숙박권 등이다. 가족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신라모노그램 다낭 숙박권, 서울신라호텔 뷔페 레스토랑 ‘더 파크뷰’ 4인 식사권 등도 제공한다. 이밖에 비스포크 스팀 로봇 청소기, 35만 원 상당의 홈클리닝 서비스 이용권, 신라스테이 침대·침구 세트 등이 있다. 신라스테이는 사랑하는 이와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스위트스테이(SWEET STAY)’ 패키지를 출시했다. 스위트스테이 패키지는 고급 수제 초콜릿 브랜드 ‘멜리초콜릿’과 협업해 특별 제작된 신라스테이 한정판 봉봉 초콜릿 2구 세트 한정판 초콜릿을 제공한다. ◇ 곤지암리조트, 전통놀이와 불꽃놀이로 즐기는 설 서울에서 4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곤지암리조트 스키장이 2025년 설 명절을 맞이해 온 가족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전통놀이 체험과 불꽃놀이를 25일부터 설 연휴간 진행한다. 이번 설 명절 이벤트는 수도권 최대 스키장인 곤지암리조트 스키장 곳곳에서 25~29일까지 총 5일간 진행한다. 온 가족 함께 다채로운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더 ‘설’레이는 ‘날’ 이벤트는 초대형 곤지암 스키 베어와 겨울 눈꽃과 흰 자작나무가 펼쳐진 스키하우스 시계탑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새해의 소원을 담은 소원 편지지를 싸리 울타리에 걸어 소원을 비는 ‘새해 소원 적기’ 이벤트를 비롯해 전통 의상을 입은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힘껏 내리치는 ‘떡메치기’ 체험 및 인절미 시식 등 온 가족이 함께 명절의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미션형 전통놀이 체험도 함께 진행되는데 딱지치기, 비석치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를 정해진 시간 내 완수한 후 마지막 히든 미션을 완료시에는 다양한 선물도 준다. 설 연휴 첫날인 28일에는 온 가족이 함께 소원을 빌며 행복한 한 해를 기원하는 화려한 불꽃놀이 이벤트도 진행한다. 수도권 최대 스키장인 곤지암리조트 스키장 슬로프 베이스에서 오후 9시 40분부터 진행되며, 2025년의 희망을 품은 레이저쇼와 함께 다이나믹한 다채로운 형상의 천여 발의 불꽃들이 희망찬 노래에 맞추며 상공으로 올라가 설 연휴를 더욱 다채롭게 할 예정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1-23

히트맨2·하얼빈·소방관 한국영화 ‘극장전’

영화 '히트맨2' /영화 홈페이지 믿고 보는 권상우표 코믹 액션… ‘히트맨2’ 코믹·액션 영화 ‘히트맨2’가 설 연휴를 겨냥해 22일 개봉했다. 최원섭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믿고 보는 권상우표 전매특허 코믹 액션과 정준호 이이경의 티키타카뿐만 아니라 설 연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장르도 강점이다. 황우슬혜, 이지원까지 다시 뭉친 원년 멤버에 김성오가 새롭게 합류했다. 권상우는 전설의 암살요원에서 짠내 폭발 웹툰 작가를 거쳐 이제는 대히트 흥행 작가가 되어 돌아온 ‘준’ 역을 맡았다. 최근 그는 “‘히트맨’은 너무나 사랑하는 영화, 베스트다”라고 애정을 드러내며 이번에도 몸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예고했다. 권상우는 “톰 크루즈만큼은 뛰어보자”며 열의를 드러냈고, 정준호는 “10번을 해도 정말 끝까지 한다”며 열정을 칭찬했다. 최원섭 감독은 “1편에서도 코미디와 액션 중점을 뒀는데 이번에도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며 똘똘 뭉쳐서 만들었다”며 “이번엔 액션이 49, 코미디가 51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밝혔다. 전작 ‘히트맨’은 개봉 당시 흥행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으나, 코로나19 여파에도 설 연휴 특수에 힘입어 240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히트맨2’는 전작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도 스케일을 전반적으로 키웠다. 웹툰 작가로 변신한 특수요원 ‘준’(권상우 분)이 새 작품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위기에 빠지는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폭발과 총기 액션 시퀀스가 강화됐고, 웹툰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 요소도 더욱 화려해졌다. 코미디 요소 강화를 위해 덕규(정준호)와 철(이이경) 캐릭터의 비중을 늘렸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시사회 참석자들은 “과장된 연기와 뻔한 설정으로 인해 웃음을 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평했다. 반면, 권상우와 황우슬혜의 연기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두 배우의 코믹 연기가 영화의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히트맨2’의 흥행 성공 여부는 변화한 관객들의 취향을 얼마나 잘 반영했는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이며, 영화계는 이번 설 연휴 극장가의 흐름이 향후 한국 코미디 영화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화 '하얼빈' /영화 홈페이지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어디서 왔나… ‘하얼빈’ “대한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해 죽는데 어찌 두렵거나 후회스러울 것인가.” 1910년 3월 26일. 갓 서른을 넘긴 청년 한 명이 사형 당한다. 1909년 중국 하얼빈에서 조선통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의사 안중근(1879~1910). 안 의사는 대한의군 참모중장 신분으로 적의 수뇌를 쏘았다며 총살형을 요구했으나, 일본은 그 요구를 거부하고 테러리스트로 간주해 교수형을 집행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름 안중근. 영화 ‘하얼빈’은 ‘이토 히로부미 저격 의거’에 카메라를 들이댄 작품이다. 20세기 초반. 나라를 잃은 젊은이들이 개인적 두려움을 떨치고, 대의와 명분 앞에 당당하고자 했던 모습을 가감 없이 담아내 관객들의 호평을 불러냈다. 안중근 역을 맡은 현빈만이 아니라 조우진과 전여빈의 조연 연기도 빼어났으며, 차갑게 얼어붙은 두만강과 몽골 현지 촬영으로 담아낸 광대한 사막의 모습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자유가 누구의 희생과 노력으로 얻어진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설날도 의미가 클 것이다. 이에 동의한다면 영화관을 찾아 ‘하얼빈’과 만나면 된다. 영화 '소방관' /영화 홈페이지 자기희생 제단 위에서 사는 사람들… ‘소방관’ 공포와 두려움은 인간의 보편 감정이다. 그러나, 우리 곁엔 두려움과 공포를 목적의식적으로 극복하며 매일을 죽음 곁에서 사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타인을 위험에서 구해내거나, 재난 현장에서 자신을 던지는 이들은 숭고하다. 이는 그저 레토릭(rhetoric)이 아니다. 사실이 그렇다. 소방관이 존중받아 마땅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도저한 자기희생의 제단 위에 서있는 직업이 소방관이 아닐까. 곽경택이 연출한 영화 ‘소방관’이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다. 2001년 봄 서울 홍제동에서 발생한 방화사건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주연과 조연 가릴 것 없는 배우들의 호연과 사실감 넘치는 영상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끈다. 영화 속에서 소방관으로 분한 배우 둘은 이런 대사를 주고받는다. “형은 안 무서워요?” “무섭지. 근데 내가 여기서 물러서면 저 사람들이 죽어.” 실제로 홍제동 화재로 인해 소방관 6명이 순직했다. 영화는 현실의 토대 위에 상상력을 더해 소방관의 고뇌와 사명의식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비극적 결말과 마주한 여성 관객 다수가 소리 내 울었다는 후문. 메마른 가슴을 적실 카타르시스가 필요한 이들에게 어울리는 영화다. /이석윤·홍성식기자

2025-01-23

고향·어머니·떡국… 따뜻한 情 담은 詩

오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됨으로써 올해 설 명절은 6일을 쉬게 됐다. 몇몇 회사는 31일도 휴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일부는 9일의 긴 연휴를 가질 수도 있다. 바뀐 세태 탓인지 설과 추석에 고향으로 가는 발길이 줄어들고, 친척 간의 만남도 소원해진 감이 없지 않다. 핵가족화와 더불어 집단보단 개인이 중시되는 현대화가 가져온 변화다. 그러나 6~9일의 짧지 않은 휴일을 보낸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이 태어나고, 부모가 살고 있는 고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 해도. 떠올릴 때면 언제나 마음 한구석이 포근해지는 어릴 적 살던 마을, 잘났든 못났든 효자건 불효자건 오매불망 자식의 귀향을 기다리는 어머니, 그리고 일가친척들이 함께 한 밥상에 오른 소박한 한 그릇의 떡국. ‘고향’, ‘어머니’, ‘떡국’은 예나 지금이나 설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들이 분명하다. 이번 설에 고향을 찾아 어머니를 만나고, 김 오르는 떡국을 달게 나눠 먹을 우리들. 그 시간에 어울리는 시 3편을 아래 소개한다. ▲이성부의 ‘산길에서’ 질박하면서도 섬세한 언어와 민중지향적 서정으로 많은 독자를 감동시켰던 시인 이성부(1942~2012)가 세상을 떠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그의 시는 여전히 살아남아 사람들을 웃기고 울린다. 이성부의 절창 ‘산길에서’를 낭송해보면 ‘수줍음으로 와서/내 가슴 벅차게’ 하는 길과 ‘부질없음 쌓이고 쌓여져 마침내 만들어지는 것’이 고향으로 가는 길임을 어렵지 않게 알게 된다. 기자 역시 그 길을 걷고 싶어진다. 20세기에 읽을 때도 좋았고, 21세기에 다시 읽어도 좋다. 당연하게도 ‘좋은 시’는 세월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이런 노래다. 이 길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를 나는 안다. 이렇게 길을 따라 나를 걷게 하는 그이들이 지금 조릿대밭 눕히며 소리치는 바람이거나 이름 모를 풀꽃들 문득 나를 쳐다보는 수줍음으로 와서 내 가슴 벅차게 하는 까닭을 나는 안다. 그러기에 짐승처럼 그이들 옛내음이라도 맡고 싶어 나는 자꾸 집을 떠나고 그때마다 서울을 버리는 일에 신명나지 않았더냐? 무엇에 쫓기듯 살아가는 이들도 힘이 다하여 비칠거리는 발걸음들도 무엇 하나씩 저마다 다져놓고 사라진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나는 배웠다. 그것이 부질없는 되풀이라 하더라도 그 부질없음 쌓이고 쌓여져서 마침내 길을 만들고 길 따라 그이들 따라 오르는 일 이리 힘들고 어려워도 왜 내가 지금 주저앉아서는 안 되는지를 나는 안다. ▲정일근의 ‘어머니의 그륵’ 가난하고 무지한 어머니가 많던 시대였다. 여성에겐 진학과 학업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았던 60~70년 전 한국. 지금 중년이 된 아들을 가진 상당수의 어머니가 아는 것 많지 않고, 풍족한 삶을 살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건 개개인 어머니들의 잘못이나 문제가 아님을 모두가 알고 있다. 많이 배우지 못했음에도 삶의 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혜는 누구보다 빼어난 이 땅 노년의 어머니. 정일근의 시 ‘어머니의 그륵’은 그릇을 ‘그륵’이라 틀리게 쓰는 어머니의 언어가 실상은 시인인 자신의 언어보다 더 진실하고 뜨거운 호명(呼名)이란 걸 알려준다. 주름진 얼굴의 엄마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시다. 설 명절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어머니는 그륵이라 쓰고 읽으신다 그륵이 아니라 그릇이 바른 말이지만 어머니에게 그릇은 그륵이다 물을 담아 오신 어머니의 그륵을 앞에 두고 그륵, 그륵 중얼거려 보면 그륵에 담긴 물이 편안한 수평을 찾고 어머니의 그륵에 담겨졌던 모든 것들이 사람의 체온처럼 따뜻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학교에서 그릇이라 배웠지만 어머니는 인생을 통해 그륵이라 배웠다 그래서 내가 담는 한 그릇의 물과 어머니가 담는 한 그륵의 물은 다르다 말 하나가 살아남아 빛나기 위해서는 말과 하나가 되는 사랑이 있어야 하는데 어머니는 어머니의 삶을 통해 말을 만드셨고 나는 사전을 통해 쉽게 말을 찾았다 무릇 시인이라면 하찮은 것들의 이름이라도 뜨겁게 살아 있도록 불러 주어야 하는데 두툼한 개정판 국어사전을 자랑처럼 옆에 두고 서정시를 쓰는 내가 부끄러워진다. ▲박남준의 ‘떡국 한 그릇’ 고희(古稀)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여전히 소년처럼 해사한 박남준(68)은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의 설 전날 풍경을 고풍스런 수채화인양 근사하게 그려냈다.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풍성한 마음가짐 하나로 시골 장터에 나가 고향으로 돌아올 자식들을 위해 과일과 얼린 명태를 사고, 특별히 아끼는 장남이 먹을 숨겨둔 감도 몇 개 깨끗한 행주로 닦아두는 어머니의 모습. 눈물겨운 그림이다. 설맞이 집안 청소와 전 부치는 일이 끝나면 아들과 딸이 사립문을 밀며 들어서고, 어머니는 설날 새벽 일찍 깨어나 떡국을 끓일 것이다. 세상 어떤 진미(珍味)가 그 떡국 맛만 하겠는가? 섣달 그믐어머니의 한숨처럼 눈발은 그치지 않고 대목장이 섰다는 면소재지로 어머니는 돈 몇 푼 쥐어 들고 집을 나서셨다 사고 싶은 것이야 많았겠지요, 가슴 아팠겠지요 섣달 그믐 대목장날 푸줏간도 큰 상점도 먼발치로 구경하고 사과며 동태 둬 마리 대목장을 봐오시네 집에 다들 있는 것인디 돈 들일 것 있느냐고 못난 아들 눈치보며 두부전, 명태전을 부치신다 큰형이 내려오면 맛보이신다고 땅 속에 묻어 뒀던 감을 내어 오시고 밤도 내어 오신다. 배도 내어 오신다 형님의 방에는 뜨근뜨근 불이 지펴지고 이불 호청도 빨아서 곱게 풀을 멕이셨다…(후략)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1-21

오션뷰와 시티뷰 동시에 즐기는 짜릿함 ‘스페이스워크’

포항시는 설 연휴 귀성객 맞이에 분주하다.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올해 설 연휴는 최장 6일간의 황금 연휴가 찾아온다. 포항시는 설 연휴 기간 도심이 활력을 찾고 침체한 지역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다. 시는 연휴 동안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과 관광객들이 나들이하기 좋은 도심공원의 편의시설 확충 및 안전점검 등 환경정비를 마치고 귀성객을 맞이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우리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맞아 그리움과 설렘을 안고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오는 귀성객들을 위해 주요 관광시설의 안전점검 등 환경정비를 정성껏 했다”며 “고향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에게 변화되어가는 포항의 아름다운 명소와 관광지에서 편안한 휴식을 보내며 고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동해안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스페이스워크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에 있는 스페이스워크는 국내 최대 체험형 조형물로 아름다운 도심과 바다 전망을 한눈에 감상하는 관광명소이다. 2022년 11월 19일 개장을 시작으로 올해 3년을 지나면서 2022년 공간문화대상 수상 등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지로 안정 받아 지난해 12월 28일 체험인원 300만 명을 돌파했다. 스페이스워크는 부드러운 곡선과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으며 사람들이 작품 위를 직접 걸으면서 동해와 도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체험형 예술작품이다. 총 길이 333m, 최고 높이 25m에 이르는 스페이스워크를 만들기 위해 최신 철강기술이 반영된 고품질 철강재 317t이 사용됐다. 스페이스워크는 독일 뒤스부르크 앵거공원에 있는 롤러코스터 형태의 세계적인 조형물‘타이거 앤드 터틀-매직 마운틴’을 본떠 만들었다. 원조격인 독일 조형물(높이 18m, 총길이 220m)보다 규모가 더 크다. 독일의 원조 조형물을 만든 세계적인 건축가 겸 설치미술가 하이케무터·울리히 겐츠 부부가 스페이스워크를 직접 디자인했다. 거대한 롤러코스터처럼 보이는 스페이스워크를 천천히 걷다보면 울창한 숲과 포항시립미술관이 있는 환호공원, 영일만 바다의 수평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가슴이 확 뚫리는 시원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스페이스워크 운영과 관련한 안내는 포항시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형산강과 동해안이 만나는 물길의 향연, 포항운하 지난 10년간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안락한 산책공간으로 애용되고 있는 포항운하도 신년을 맞아 부지런히 단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금계국과 핑크뮬리, 데이지 등 각종 초화류를 심어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야간 경관조명을 새롭게 조성해 색다른 사진 명소로 주목받았다. 2014년 1월 준공된 포항운하는 포항시 송도동과 죽도1동 사이에 있는 동빈대교와 형산강을 남북으로 잇는 물길이다. 총길이가 1.3km이지만 바닷길과 연결하면 8~10 km의 운하가 된다. 옛 물길과 생태환경을 복원해 시민들의 공원이자 새로운 관광명소로 탄생한 이곳은 도시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크루즈를 타고 낭만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운하 주변 산책길도 많은 사람들이 여유롭게 찾고 있다. 포항운하는 기존에 없었던 물길을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전에 있던 물길을 복원해 옛 모습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운하가 만들어졌다. 국가적으로 변혁기를 맞았던 1960년대 말, 포항이 도시화되면서 동빈내항과 형산강을 잇는 작은 물길을 매립해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이 되었던 것을 복원해 물길을 다시 트고 주변을 정비해 포항운하와 유원지로 꾸몄다. 그 곁으로는 시민들을 위한 산책로와 자전거길을 조성해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번 명절 연휴간의 포항운하의 크루즈는 설날 당일 오전을 제외한 나머지 연휴는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며, 독특한 포항의 도심 속 푸른 물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도심속 생활권 내 녹지수변공간을 조성한 포항시는 시민의 관심에 부응하여 지속적인 인프라 구축과 정비를 진행할 예정이며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관광명소로 만들어 갈 방침이다. □ 신화속으로 걸어가는 연오랑 세오녀 테마공원 포항시 동해안 바닷가에는 연오랑 세오녀 설화가 있는 테마공원이 있다. 신라 사람인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는 신라 아달라왕 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가니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어 세오가 보낸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어 해와 달이 빛을 되찾았다는 설화로 전해지고 있다. 포항은 영일만의 푸른 바다를 사이에 두고 영일만해수욕장을 마주 바라다보는 호랑이 꼬리 호미곶 어귀에 테마공원을 지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문화관광 명소를 만들었다. 동해의 바다 풍경과 어울리는 테마공원은 일본식 정원과 한국식 정원을 대비시켜 전시관 진입로의 양편으로 구분하고, 산책로를 설치해 방문객들의 쉼터로 제공한다. 일본식 정원과 한국식 정원에는 각각 정자 와 작은 호수를 곁에 두고 물에 비치는 그림자와 하나가 되어 예술적 풍경을 연출한다. 전설의 보물창고 귀비고 앞에는 연오와 세오가 일본으로 건너갈 때 타고 갔을 것이라고 여겨지게끔 신화속 이야기를 현실화 하여 쌍거북바위가 바다를 바라보며 엎드려 있다. 신비로움을 가지는 많은 방문객들은 용기를 내어 거북바위 등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며 기념촬영을 시도한다. 연오랑 세오녀가 떠나간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곳에 지어진 정자 일월대는 바다 가까이 세워진 한옥형 2층 정자로 운치를 더한다. 언덕 위에는 바닷바람을 받으면서 돛을 높게 올린 목선이 망망대해를 둥둥 떠가는 형상으로 설치돼 있어 방문객들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경사가 제법 가파른 산책로를 등산하듯 오른다. 귀비고를 지나 남쪽에는 낮은 초가들의 신라마을이 댓잎 울타리로 옹기종기 조성되어 있다. 철기문화를 자랑하는 쇠로 만들어진 조각품들이 전시돼 철예술뜰을 선보인다. 주변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전망이 좋은 ‘귀비고’는 연오랑 세오녀의 솜씨가 기록된 비단을 보관했던 신라의 보물창고 이름으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1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1890m²규모로 건축됐다. 3층은 전망대와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제공하는 연오랑 세오녀카페,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야외테라스 전망대에 서면 공원의 전경과 철강도시 포항의 도심은 물론 푸른물결이 넘치는 파도를 따라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진다. 선일대 □ 진경산수가 있는 내연산보경사 시립공원 송라면 중산리 일원에 위치한 보경사 군립공원은 1983년 영일군에서 지정한 수려한 계곡이 있어 매년 41만명 이상의 탐방객이 방문하는 포항의 대표적인 명소이다. 1995년 포항시와 영일군 통합으로 포항시가 됐으나 여전히 군립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오다가 2023년 2월에 내연산보경사 시립공원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포항시 북구 송라면의 동북쪽에 위치한 내연산(710m)은 12개의 폭포를 간직하고 있는 태백산맥 줄기에 있는 산으로 그 경관이 아름다워 경북의 금강산 혹은 소금강으로 불린다. 원래는 종남산이라 하였으나 신라진성여왕이 이 산에서 견훤의 난을 피한 뒤로는 내연산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문수산(622m), 향로봉(930m), 삿갓봉(718m), 천령산(775m)등의 높은 준봉들로 둘러싸인 내연산 골짜기 청하골은 여느 심산유곡 못지않게 깊고 그윽하고 다양한 형태의 폭포와 소가 많기로 유명하다. 청하골의 12폭포 가운데 가장 경관이 빼어난 곳은 관음폭포(제 6폭포)와 연산폭포(제 7폭포)이다. 쌍폭인 관음폭포 주변에는 선일대, 신선대, 관음대, 월영대 등의 기암절벽이 장성처럼 둘러쳐저 있고, 폭포수가 만들어 놓은 못 옆에는 커다란 관음굴이 뚫려 있다. 이 굴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쪽 입구를 가린 채 떨어지는 폭포수 줄기를 볼 수 있다. 관음폭포 위에 걸린 구름다리를 건너면 높이 30m, 길이 40m에 이르는 연산폭포의 위용이 눈에 들어온다. 보경사를 지나 물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등산로를 1.5km쯤 오르면 제1폭포인 쌍생폭포가 나온다. 그리 우람하지는 않지만 두 물길이 양옆으로 나란히 떨어지는 모양이 단아하기 그지없다. 이 폭포를 지나면 잇따라 보현폭포(제2폭포), 삼보폭포(제3폭포), 잠룡폭포(제4폭포), 무봉폭포(제5폭포)가 나타난다. 등산코스로는 보경사를 출발하여 보현암~소금강전망대~은폭포삼거리~선일대~연산폭포~보경사 원점 회귀로 약 7.5km로 2시간 40분 걸린다. 이 코스는 내연산의 모든 명소를 돌아볼 수 있으며 1~7폭포 조망권으로 가장 아름다운 코스이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01-20

넉넉한 情 담아… 인삼·사과·한우에 강정·전통주까지 다있네!

설날은 지난날을 뒤로하고 새해를 여는 첫날이자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는 창이다. 올해도 설 명절을 앞두고 있다. 설날은 만남의 기쁨도 있지만 마음을 전하는 선물은 한층 뜻깊은 몫을 한다. 영주시 곳곳은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성한 고장이다. 영주시는 소비자들의 구매 편의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영주장날 쇼핑몰은 소백산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고품질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130여 개 농가 및 업체가 참여해 3000여 품목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설맞이 할인 행사에서는 영주시의 대표 농특산물인 사과, 인삼, 한우를 포함해 미곡류, 가공식품류 등 농·특산품 최소 30% 이상, 축산물은 2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는 대형 유통 기업인 홈플러스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홈플러스 전국 매장 중 주요 매장 10곳에는 The 영주매장이 입점해 있다. The 영주 매장에서는 계절별 생산되는 농특산물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등 영주시의 우수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The 영주가 입점한 홈플러스 매장은 홈플러스 칠곡점, 영주점, 부천 상동점, 금천점, 대전 유성점, 대전 문화점, 동광주점, 부산 아시아드점, 대구 성서점 등 10곳이다. □ 풍기인삼 국내 최초 재배삼의 시효지인 풍기인삼은 소백산의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생산돼 타지방 인삼에 비해 조직이 충실하고 향이 강하며 유효사포닌 함량이 매우 높다. 특히, 다양한 홍삼제품은 웰빙건강 식품뿐만 아니라 선물용으로도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인삼은 혈압조절, 간장보호, 항암작용, 항당뇨, 피로회복, 식용증진, 면역력 강화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삼의 종류에는 인삼 원형상태로 75% 내외의 수분을 함유한 수삼, 삼의 껍질을 벗겨 수분함량이 14% 이하가 되도록 건조시킨 백삼, 수삼을 쪄 가공한 홍삼이 있다. 홍삼의 색상은 담적황갈색이며 품질별로 천삼(天蔘), 지삼(地蔘), 양삼(良蔘)으로 구분하고 인삼 중에서 최고로 친다. 인삼가공제품에는 절편삼, 홍삼절편삼, 홍삼차, 홍삼정과, 홍삼타브렛, 홍삼액, 홍삼분말, 인삼분말, 홍삼정, 홍삼캡슐, 황금홍삼비누, 홍삼벌꿀비누, 홍삼우유비누, 홍삼제리, 홍삼캔디 등이 있다. 문의 풍기인삼공사영농조합법인 054)638-2304, 풍기인삼협동조합 054)636-2714 □ 영주사과 영주시는 국내 사과 생산의 14.5%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주산지이다. 영주사과는 소백산 남쪽에 위치한 산지 과원에서 생산, 풍부한 일조량과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 덕에 맛과 향이 뛰어나며 성숙기 일교차가 커서 당도가 높다. 사과는 대부분 15kg 상자로 포장되어 출하되고 있으나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포장단위를 5kg, 10kg 단위로 다양화 했다. 사과는 피로회복, 피부미용, 위장장애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 영주한우 영주한우는 개량된 암소에 1등급 정액으로 인공수정해 생산된 우량 수송아지를 5-6개월에 거세하고 ‘고급육 표준사양관리프로그램’에 의해 사육한다. 비육 후기에는 영주시와 건국대학교 축산대학 정태영 교수팀이 협력해서 1996년부터 1997년 2년에 걸쳐 개발한 아마종실을 첨가한 특수사료를 급여하고 초음파 육질 진단을 실시해 출하 적기를 판단, 고품질의 육질만을 생산·판매한다. 브루세라병 등의 악성가축전염병을 완전차단하고 축산물의 위생·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해 사육·도축·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을 2006년부터 시범실시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문의 영주축협한우프라자 054)630-6710, 6720, 횡재먹거리 한우 054)638-0094 □ 풍기인견 풍기인견은 천연섬유로 냉장고 섬유, 에어컨 섬유라 불린다. 풍기인견의 특징은 가볍고 시원하며 몸에 붙지 않고 통풍이 잘 되며 땀띠가 예방되고 촉감이 좋다. 인견은 땀 흡수력이 탁월하며 정전기가 없고 부드러운 식물성 자연섬유다. 피부가 여린 갓난아기, 알레르기성 피부, 아토피성 피부 등 피부가 약한 분들에게 좋다. 가볍고 얇아서 여름 실내복, 반바지, 잠옷, 침구류, 천연염색을 한 외출복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어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 □ 정도너츠 영주지역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찹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찹쌀 도너츠로 지역의 특산물인 인삼, 사과, 생강, 고구마 등을 재료로 만든 웰빙 식품이다. 찹쌀을 주재료로 하기 때문에 밀가루로 만든 도너츠 보다 영양 성분검사를 해보면 적게는 7배 많게는 10배 이상 지방함량이 낮게 나온다.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이 0%로 먹을거리로 서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문의) 054) 631-0061 □ 영주한과, 소백네프란, 오정주 영주지역의 특산품을 이용해 생산하는 영주한과, 청정 수목에서 추출한 목초산 분말 제재와 유산균을 급여해 생산된 소백네프란은 일반계란에 비해 A, B12, 토코페롤 함량은 높고 콜레스테롤은 낮아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하며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또, 옛날 사대부가의 선비들이 건강 약용주로 마시던 전통 명주 오정주, 밤에 빗장을 열어주는 약초라는 야관문을 이용한 약용주 비수리야, 영주사과와 포도를 이용해 생산되는 상떼마루 와인, 단산포도 생산 농가가 개발한 쥬네트 와인과 소백산산향기 와인이 있다. 상떼마루 아이스와인은 2013년 샌프란시스코 국제와인품평회에서 은상을 받았다. 영주시는 농가소득 증대와 소비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우수 농특산물 생산을 위해 다양한 연구 개발과 실증실험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5-01-19

바다·섬·그리움… 그리고 어머니로의 귀결

요즘 같은 겨울이 그렇고, 여름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바다는 사계절 아름답다. 동해와 서해가 다를 바 없다.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아도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자동차로 3~4시간이면 달릴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다. 바다는 끊임없이 시심(詩心)을 자극하는 공간. 그래서다. 영남 바닷가엔 시인이 적지 않고, 호남 바닷가에도 시인이 많다. 최근 이주빈(56) 시인이 호남의 바다와 섬을 노래한 시집을 상재했다. 아래는 ‘영남 기자’가 ‘호남 시인’의 삶과 문학을 되짚어본 짤막한 기록이다. ▲바다, 섬, 그리움으로 요약되는 이주빈의 시편들 낮지만 명확하고, 강변하지 않아도 설득력 높은 목소리을 가진 사내 한 명을 알고 있다. 흑산도에서 태어난 그는 목포와 광주에서 학교를 다녔고, 이후 꽤 긴 시간을 기자로 살아가다가 지금은 고향 근처로 돌아가 ‘바다’와 ‘섬’에 관련된 일을 하며 지낸다. 그와 10년 가까이 같은 직장을 다닌 기자는 한잔 술에 취해 꿈꾸는 눈동자로 유년의 ‘그리움’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선후배와 주고받는 말 속에 은유와 상징을 무시로 담아내던 그는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시인의 성정으로 세상과 인간을 대해왔을 수도 있었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그 깨달음의 근거인 이주빈 시집 ‘내 고향 흑산도 푸르다 지쳐 검은 섬’이 지금 앞에 놓여있다. 낮은 목소리로 상대를 설득할 줄 알고, 순정한 소년의 눈망울을 가진 이주빈이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써서 간직해왔을 시를 읽는다. 이주빈의 시를 관통하는 세 가지 핵심어는 바다, 섬, 그리움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소재로 이야기할 때 이주빈의 목소리엔 신명이 묻어났고, 눈동자는 유독 빛났다. 이번 시집은 바다와 섬, 그리고 그리움이 어떻게 그를 만들었고, 간난신고의 세상을 견디게 했으며, 내일을 그려가게 했는지에 관한 부연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이주빈의 고향은 바다, 그 가운데 외롭게 떠있는 섬이다. 부모미생전의 그리움이 생겨난 그곳을 짧고도 강렬하게 노래하는 ‘비 내리는 흑산바다’를 읽는다. ‘눈으로만 듣고 싶은/노래 있다//귀로만 보고 싶은/사람 있다//입술로만 부르고픈/이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인 이주빈은 흑산도에서 태어났다. 태를 묻고 더없이 다감했던 어머니 곁에서 유년을 보낸 그곳은 그의 품성이 형성되고, 감수성이 뿌리는 내린 공간일 터. 거기엔 ‘눈으로 듣는 노래’와 ‘귀로 보는 사람’ 또한, ‘소리 없이 불러야 돌아보는 이름’을 가진 이들이 산다. 이 역설이 외떨어져 존재함으로써 외로움을 이겨낼 힘을 키우는 ‘섬 소년’ 이주빈을 기른 게 아닐지. 수십 차례의 만남에서 기자가 이주빈에게서 느낀 감정 중 하나는 ‘고독함’이었다. 큰 소리로 “나는 외롭다”고 하지 않아도 그의 손짓에서까지 확인되는 쓸쓸함과 고적함. 세상을 감각하는 시인의 촉수는 섬세하기에 그 섬세함으로 인해 상처 받는 경우가 흔하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무인도’라 제목 붙인 시에서는 이주빈의 외로움이 가감 없이 읽힌다. 이런 노래다. ‘봄바다에 아지랑이 피듯/세상에 잘 깃들고 살아야 할 텐데//겨울바다에 눈 내리듯/그대 마음에 편히 스며야 할 텐데//나의 바다엔/허구한 날 소슬비 들이쳐//가없이 표류하는/작은 종이배 하나.’ 16세기 방식으로 표현해보자. ‘소인배가 자신을 걱정한다면 군자는 남을 걱정한다’. 그렇다. 인간 개개인은 누구 할 것 없이 고독하고 쓸쓸한 존재다. 그걸 인식한 후 어떤 방식으로 그러한 감정을 다스리느냐가 군자와 소인배를 구분하는 잣대다. 타자를 향해, 남을 향해, 자신의 바깥에 존재하는 객체를 향해 ‘아지랑이 피듯 세상에 잘 깃들’라고, ‘눈 내리듯 그대 마음에 편히 스며’들라고 축원할 줄 아는 이주빈이 소인배가 아님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객관적이고 명철하게 바라보려는 마음까지 갖췄기에 자신을 ‘가없이 표류하는 작은 종이배’라고 노래하지 않았을까? ▲모든 게 부족한 섬으로의 귀환을 꿈꾸는 시인 이 시인은 일렁이는 파도를 타고 바다 저편에서 건너온 ‘달콤한 육지의 과자’를 먹으며 유년을 보냈으니, 육지에 대한 동경과 궁금증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주빈은 불편이 적은 육지에서의 삶보다 모든 게 부족하고 모자란 섬으로의 귀환을 내내 꿈꿔왔던 것으로 보인다. 왜였을까? 아래 인용하는 시 ‘섬집’처럼 아무 것도 오지 않는 곳인데…. ‘작은 우체통 녹슬어 으스러질 때까지/편지 한 통 오지 않았다/지붕 꼭대기까지 기어 올라간 안테나에도/안부는 잡히지 않았다…(후략)’ 위 시가 그려내는 풍경은 적막하고 우울하기 그지없다. 그림으로 비유하자면 100년쯤 전에 그려진 낡아버린 수채화 같은 풍경이다. 네온사인 번쩍이는 육지와는 외떨어진 섬마을의 소년들은 오지 않는 무언가를 기다리며, 대상이 불명확한 그리움 속에서 나이를 먹어간다. 이주빈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어른이 되었을 때 알게 된다. 모든 기다림의 끝은 허망하다는 걸. 그러나, 인식이 거기서 멈춘다면 그건 시인의 태도가 아니다. 허망함을 넘어 세상과 인간의 전망을 만들어낼 언어를 찾아가야 한다. 이주빈은 그 전망의 언어를 자신이 태어난 곳, 즉 푸른 바다 위 ‘작은 섬’에서 모색하고 있다. ▲이주빈 시의 출발은 ‘그리운 어머니’가 아닐지 이주빈에게 ‘어미’는 ‘사랑’과 동의어다. 지난 몇 년간 써온 그의 문장은 이젠 세상에 없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회한의 눈물 자국에 다름없다. 세상 어떤 것보다 가강 애타게 기다리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돌아올 수 없는 어머니. 이번 시집의 몇몇 노래가 이주빈의 ‘사모곡’으로 읽히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불시로 아련한 심장’도 그중 하나다. ‘(전략)…어쩌자고 나는/불시로 아련한 심장을/달고 태어난 것일까//어쩌자고 너는/까닭 없이 그리운 얼굴이었을까.’ ‘불시로 아련해지는 심장’을 아들에게 준 어머니. 이주빈의 시집에서 무시로 출렁이는 바다와 서정으로 흔들리는 섬, 곳곳에서 발견되는 수백 번의 그리움은 모두 ‘어미’로 귀결된다. 바다, 섬, 그리움이 ‘내 고향 흑산도 푸르다 지쳐 검은 섬’의 세 가지 핵심어라면, ‘어미’로 표현되는 시인의 어머니는 부정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유일한 알짬이다. 50대 중반에서야 첫 시집을 독자들 앞에 내보인 이주빈. 그가 책의 마지막에 심어둔 한 편의 시가 세상의 처음이자 존재의 끝을 감지한 자의 예언처럼 우리 가슴을 술렁이게 만든다. ‘개망초꽃’이다. ‘부디 힘세고/돈 많은 자들은/너희들의 꽃을 찾아 떠나라//나는 개망초/오로지 가난한 자들에게만 보이고/오로지 힘없는 자들에게만 사랑이 되는/흔해서 따순/당신의 밥.’ ‘흔하기에’ 어떤 무엇보다 귀하고 소중한 것들에 대한 지극한 애정. 이주빈의 시는 이주빈을 닮았다. ‘그 사람이 쓰는 문장이 곧 그 사람’이란 선현들의 말을 거듭 되새김질 할 이유도 없다. 이주빈의 시는 곧 이주빈이다. 허위허위 세파를 헤치며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이상향’을 찾아가는 이들에게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바다와 섬, 그리움으로 켜켜이 쌓아올린 무너지지 않을 미려한 성채로 다가온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게 분명하다. 고독하고 쓸쓸한 새해 벽두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특별히 권한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1-14

‘8천억 예산·생활 인구 40만·두배 잘사는 청도 건설’에 군정 총력

청도군의 2025년 군정 목표는 △8천억 예산 시대 준비 △생활인구 40만 확보 △2배 더 잘사는 청도 건설이다. 군은 이러한 3대 군정 목표를 달성하고자 군민이 행복한 맞춤형 복지정책과 안전하고 활기찬 청도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3대 미래 비전인 청도 평생학습행복도시와 문화예술관광 허브 도시, 농업 대전환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한다. 김하수 청도군수는 “2024년은 오직 군민만을 생각하며 지방소멸위기 도시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의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역량을 집중한 해였다면 을사년 새해는 변화와 혁신의 기운을 받아 군민들이 더 행복하고 자부심 넘치는 지속 가능한 청도를 실현하고자 확정될 ‘비전 2040 청도군 중장기 발전계획’을 통해 현재와 미래 세대가 함께 행복한 청도를 만들어 대한민국 최고의 지방정부로 우뚝 서겠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또 “2025년은 청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요한 시기인 만큼, 공약사업과 주요 현안 사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군민과의 참여와 소통을 더욱 확대해 신뢰를 쌓고,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군민이 행복한 청도를 만들고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 새해 군정목표 2024년 청도군은 지방 소멸 위기 도시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의 도시로 탈바꿈하고자 역량을 집중해 △군정 사상 최초 예산 7000억 원 시대 개막(최종 7018억 원) △생활인구 32만 명 달성 △지방 소멸 대응 기금 전국 최다 160억 원 확보 △15개 기관 40개 분야 수상 △농업 혁신타운 조성(80ha)을 통한 농업 대전환의 기반 마련 △관광 인프라 확충 △복지와 교육정책 강화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김하수 청도군수는 ‘극세척도(克世拓道,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간다)’의 자세로 올해도 속도감 있는 추진과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이를 위해 주요 군정 방향으로 △모든 군민이 행복한 따뜻한 복지도시 △맞춤형 지역개발을 통해 상생 성장하는 균형발전 도시 △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 △아이의 장래가 밝은 청도, 함께 키워가는 행복한 도시 △배움이 삶을 변화시키는 평생학습행복도시 △힐링과 감동이 가득한 문화예술관광의 허브 도시 △농업의 대전환을 통해 활력 넘치는 부자 농촌 실현을 추진한다. □ 행복한 복지도시 청도군은 온누리 스마트경로당 구축과 대상포진 무료접종 확대(65세 이상),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를 지원한다. 또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리프트 버스 지원, 주택 개조사업 등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며 보건소 이전 신축과 농업인 재활센터 운영 확대를 통해 선진 보건 인프라를 강화한다. □ 균형발전도시 청도 상상마루 조성사업(대중교통 환승 대기소, 상가, 헬스장 조성), 청도 도시재생 뉴딜사업(청도읍사무소, 행복주택 42호, 건강센터 조성), 지역활력타운 조성사업(주거시설, 취·창업지원센터, 수변공원 조성) 등의 대형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 특히, 청도 자연드림파크 조성사업을 통해 700개 일자리 창출과 1000여 명의 정주인구 유입을 기대하며, 마령재 터널 개설 공사(2027년 준공 예정), (경산~청도)도시광역 철도망 연장, 청도 매전-울주 상북 간 도로개설, 각북~대구(보훈병원)터널 개설사업 교통 인프라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 청도천변 맨발 걷기길, 빛나래 상상마당 등 힐링 공간을 조성하고 회천교차로 설치 확대, 화재피해 주민 지원 확대 및 스마트 마을 방송시스템 구축, 국가하천으로 승격한 동창천을 중심으로 재해예방사업 등을 통해 주민 안전망을 강화한다.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상수관망 정비, 정수장 증설, 송수관로 복선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물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청도 공공하수관로 민간투자사업(BTL)을 통해 선진화된 하수관로 유지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 아이의 장래가 밝은 희망도시 청도형 육아 복합 지원센터 건립과 24시 돌봄 어린이집 운영 등을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신혼부부 주거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 10만 원 임대주택, 빈집활용 1만 원 임대주택 제공으로 청년과 신혼부부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한다. 더불어, 비어 있는 청도 5일장의 4일을 생활인구로 채우는 청년문화 복합공간(054스페이스) 조성과 전통시장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 평생학습행복도시 평생학습 행복관을 거점으로 청도 행복아카데미, 경북도민 행복대학, 온누리 대학 및 대학원, 여성대학 및 대학원 등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폭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또 검정고시반 운영, 마을 평생교육 지도자 양성, 자격증 과정을 지원하며, 작고 강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와 인재육성장학회 영재 프로그램을 통해 특색 있는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지정을 추진해 국제적 교류를 확대하고 교육 경쟁력을 높인다. □ 문화예술관광 허브도시 생활문화복합센터와 예술인 창작공간 조성으로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고 성곡댐 생태관광벨트, 각북 명품산림치유센터, 유천문화마을 관광 명소화 등으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며 대규모 위락시설과 레포츠 단지 조성을 통해 인근 대도시의 관광객들을 유치한다. 귀촌인과 생활인구를 연결하기 위한 ‘아름다운 나눔 장터’를 고쳐 ‘여가, 청도’라는 관계안내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농업 대전환을 통한 부자 농촌 혁신농업타운을 읍면별로 확대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청도형 스마트팜 보급과 신소득 작물 재배를 활성화해 수출 품목 다양화를 통해 농가 소득 증대를 도모한다. 청도 우수농산물 품질인증제를 도입해 지역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확산하고 외국인 근로자 확대 도입과 농업인 숙소를 건립해 안정적인 농업 환경을 제공한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5-01-13

구미시 ‘건강 사각지대 제로화’… 시민 삶의 질 촘촘하게 관리

구미시는 시민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건강 사각지대 제로화’실현에 나선다. 시는 치매 관리와 정신건강 증진, 임신·출산 지원, 금연 환경 조성 등 다양한 건강관리 사업을 추진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시민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디지털 기술과 주민 참여를 강화해 모든 세대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치매조기발견부터 돌봄까지 구미시는 지난해 치매관리사업에서 전국 최고 평가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치매 고위험군과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치매예방교실과 초로기 치매환자 쉼터를 확대 운영한다. 또,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대상을 기준중위소득 140% 이하로 확대해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줄인다. 치매보듬마을 운영과 치매파트너 양성도 강화해 지역사회 내 치매 인식을 개선하고 치매안전망 체계를 더욱 탄탄히 한다 □ 예방에서 회복까지 강화된 정신건강증진사업 정신건강 분야에서는 자살예방 및 정신질환자 사회적 자립을 목표로 예방부터 회복까지 통합적 지원을 추진한다. 지난해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한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통해 보건복지부 우수지자체로 선정된데 이어, 경상북도 주관 ‘정신건강·자살예방사업’에서도 우수기관으로 평가받았다. 올해는 동 단위로 자살 고위험군을 발굴해 맞춤형 자살예방서비스를 제공하는 ‘생명존중안심마을’을 조성하고, 하반기부터는 자살유족에게 신속한 대응을 제공하는 ‘자살유족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해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 □ 세심한 배려로 이어지는 생명케어 기존에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사실혼·예비부부 포함)를 대상으로 운영되던 임신사전건강관리 사업은 올해부터 20~49세 미혼남녀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결혼 여부와 자녀 수에 관계없이 최대 3회(주기별 1회)까지 지원이 가능해, 연령대별로 적절한 생식 건강관리와 조기 검진을 통해 난임 예방과 건강한 임신·출산을 돕는다. 난임 부부에 대한 지원도 더욱 강화된다. 올해 새롭게 추진되는 ‘난임극복 마음건강 지원사업’에는 1억 원이 투입돼 경제적 부담 경감뿐만 아니라 심리 상담과 문화활동(도서 구입, 영화 관람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구미사랑상품권 20만원을 지원된다. 난임 시술비 지원도 확대된다. 지난해 11월부터 기존 부부당 25회로 한정됐던 지원 횟수가 출산아당 25회로 변경됐으며, 공난포 등 비자발적 시술 중단 시에도 지원 횟수가 차감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총 1,560건, 약 14억 원의 난임 시술비가 지원됐고, 그 결과 192명의 소중한 새 생명이 탄생했다. 올해부터는 보건소를 방문해야만 가능했던 임산부 현물서비스(영양제, 기형아검사 쿠폰 등)를 ‘맘편한 임신 서비스 택배비 지원사업’에 1800만 원을 투입해 비대면으로 제공한다. 관내 등록 임산부 연간 약 2000여 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임신 확인 후 정부24 플랫폼 ‘맘편한 임신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임산부 혜택을 원스톱으로 신청할 수 있다. 시는 확대된 모자보건사업의 혜택이 더 많은 대상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카카오톡 채널 ‘구미시 임신출산지원톡’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 건강생활실천 환경조성 구미시는 금연상담과 클리닉 운영, 금연캠페인 등을 통해 금연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올해도 금연클리닉 등록자를 2000명 이상으로 확대하며, 사업장 근로자들을 위한 이동 금연클리닉을 지속 운영한다. 또, 흡연 예방교육과 금연구역 지도점검을 강화해 흡연율을 지속적으로 낮춰나간다. 걷기 환경 조성에도 나서 남통녹지와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에 걷기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건강관리 플랫폼 ‘워크온(모바일 걷기 앱)’을 활용해 시민들이 걷기를 생활화하도록 돕고 있다. □ 비대면시대, 자가건강관리 역량강화 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건강관리서비스를 통해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를 지원한다. 스마트폰 앱과 스마트밴드(활동량계)를 통해 간호사와 영양사 등 전문 인력이 실시간 모니터링과 상담을 제공한다. 디지털 건강관리 사업인 ‘모바일헬스케어사업(19~64세)’과‘어르신건강관리사업(AIIoT·65세이상)’은 오는 3월부터 신청자를 받아 본격 시행된다. □ 포용적 복지 실현 및 장애인 의료접근성 보장 시는 장애인 건강권 증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재활치료실 운영, 이동재활서비스, 한방 건강증진사업 등을 통해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건강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성과를 기반으로 보다 포용적인 복지 실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5-01-09

수소환원제철소 건립, 포항 미래 철강산업경제 핵심

2026년부터는 유럽으로의 철강수출이 어려워진다. 코크스(석탄)용광로로 만든 철강제품은 탄소국경세로 인해 수출이 막힌다.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 선진국들은 수소환원제철소를 확보하고자 저마다 노력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일본제출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하는 결정을 발표했다. 국가안보와 경제주권, 철강산업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일본은 이시바 총리가 나서서 미일동맹을 강조하며 US스틸의 인수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이 계약에 반대하고 있다. 철강산업은 국가의 경제주권을 주장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와 포항시도 포스코를 도와주어야 한다. 결국 수소환원제철소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가 지구촌을 이끌어 갈 것이다. 포항환경연대 유성찬(60·사진) 공동대표에게 탄소중립시대의 새로운 시민환경운동과 수소환원제철에 대해 들어본다. 글 싣는 순서 1. 탄소중립시대, 수소환원제철 필요성2. 수소환원제철, 해외에서는 어떻게3. 정부, 지자체가 적극적인 지원해야 - 환경과 경제는 밀접한 관계이지 않나. △과거 1970년대에는 공장굴뚝에 연기가 나는 것이 경제개발의 상징이었다면, 현대에는 국민의 건강과 환경이 중요한 시대가 열려, 대기오염방지와 주민의 건강권, 환경권을 지키는 것이 국가와 지방정부의 주된 역할이 됐다. 환경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여되는 비용과 과정을 ‘외부효과’라고 경제학에서 논의돼 왔지만, 이제는 외부효과라고 말하기에는 환경문제가 산업과 경제에 대단히 밀접한 관계이므로 경제적 연결고리에 환경은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즉, 사람이 다 잘 살고자 경제활동을 하는 것인데, 환경문제가 외부효과라면 틀린 말이란 것이다. - 지역사회 전체가 탄소중립경제 환경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며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경제와 산업을 일으키는 환경경제가 주류를 이루는 시대가 열렸다. 이는 인간 지성의 산물이지만, 아직도 부족함이 많아서 지구상에는 여러 환경문제가 일어난다. 그 환경문제 중에 지구온난화, 기후위기 만큼이나 인류에게 큰 악영향을 주는 것은 현재로는 없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 온실가스가 일으키는 것이기에 지구온난화를 극복할 방법은 탄소중립, 이산화탄소 제로를 실현하는 수밖에 없다. 탄소중립경제의 시대에서 지역의 모든 기업들에게는 에너지 절약은 기본이고, 플라스틱 감량사용,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사용, RE100 등 탄소중립을 실천하게 된다. 이러한 방법이 기업경쟁력을 높이게 되므로, 기업의 탄소중립운동 자체가 선진적인 경제활동이고 나아가 친환경산업활동이 탄소중립경제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그룹인 블랙록이 삼성, LG, 포스코 등 글로벌 기업에 RE100을 요구한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글로벌기업들의 공급망에 들어와 있는 하청기업들에게도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게 됐다. 전세계가 이럴진대, 포항에서는 포스코의 하청·연관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하지 않으면 거래를 끊는 것이 현실이 된 것이다. 탄소중립은 시민들의 전기·수도물 절약운동만이 아니라, 경제적, 산업적인 측면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 명의 포항시민이 탄소중립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지구온난화가 해결되지 않는다. 포항시민 모두가, 포항시 전체가, 지역기업 모두가 ‘이산화탄소 제로’를 실천할 때만이 지구온난화를 멈출 수 있고, 인류의 파멸을 막을 수 있다. 포항 중심에는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이 우뚝 서 있다. - 정부가 수소환원제철 건립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유엔과 파리기후협약의 노력으로 전세계가 지구온난화 극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2021년 9월에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 2022년 3월,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그 기본내용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중립기본법은 우리나라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를 실현하도록 돼 있다. 포항시도 포항지역에서 탄소중립을 성공시키기 위해 부서별로 탄소중립실천계획을 마련하고 있으며, 포항시민들에게도 이를 실천하자고 홍보하고 있다. 문제는 포항의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포스코의 용광로이다. 포항시민 50만 인구가 주택에서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포스코의 코크스 용광로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보다 많을 리가 없기에, 포항시도 포스코의 탄소중립을 협력해줘야 하는 것이 지역적으로는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이다. 포항시가 이를 모를 리가 없다. 물론 포스코는 국가산업단지 내에 존재하고 국가에서 관리해야 하는 탄소중립과제이겠지만, 포스코는 포항지역의 글로벌대기업이다. 포항이라는 도시가 포스코를 기반으로 발전해왔다는 것은 포항시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많은 분야의 포항경제는 포스코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포항이 수소에너지특구로 발전해 새로운 산업경제시스템을 갖춘다 할지라도 크게 보면 포스코 수소환원제철소 건립과 궤를 같이할 수밖에 없는 미래의 산업시스템이 될 것이다. 만약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그 결과는 끔찍하다. 세계 제1의 포스코가 있는 포항의 철강산업은 중국과 베트남 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게 되고, 포항경제와 대한민국 경제는 곤두박질 치게 된다. - 포항시도 함께 나서야 하겠다. △철강산업은 국가 전략산업이다. 강철이 없이는 기본적으로 대형 구조물을 만들 수 없다. 조선업도, 탱크도, 비행기도 만들 수 없다. 모든 플랜트구조물에는 강철이 들어간다. 전국의 모든 공장과 기계플랜트산업에 들어가는 기본 자재가 철강이기에 포항은 다른지역에 비해 경제적으로 크게 복받은 곳이다. 이러한 철강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은 포항경제에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포항시민들이 경제개발기간 동안 인내해 온 것도 포항이 경제근대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는 자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향후 포스코의 ESG 경영으로 인해 포항지역이 더욱 발전해 가겠지만, 포항의 역사에서 포스코를 빼고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포스코와 포항시민의 관계가 한층 증대되는 포항지역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포항시는 탄소중립을 위한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이 포스코라는 기업만의 일이라고 판단하고 포스코에게만 맡겨 놓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포항지역의 탄소중립은 시민과 관청, 기업까지도 힘을 합쳐야 해결할 수 있는 환경과제인 것이다. - 신재생에너지가 중요한 이유는. △환경에서도 극단주의가 있을 수 있다. 근본적 생태주의에서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에는 그만의 살아갈 이유가 있으므로 존중해야 하고 지켜져야 한다는 좋은 뜻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인류와 함께 생물의 존재를 지키는 것을 존중하자는 뜻에는 옳다고 믿지만, 인류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환경문제에는 그에 대한 적합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다. 지구온난화를 극복하는 것은 인류의 파멸을 막고, 인간의 생명을 보존해가기 위한 일이다. 이것은 이산화탄소 제로를 실천하는 일이기에 산업혁명 이후 누려온 경제발전과 질병치료, 생명연장, 건강보호 등 그 많은 휴머니즘적인 인간의 활동들을 더욱 증진시켜 나가는 일일 것이다. 석유와 석탄을 사용하지 않고 발전기를 돌리는 방법을 찾는 신재생에너지가 그래서 중요하다.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 조력발전, 소수력발전이 그렇다. 좀 더 나가면, 쓰레기를 태워서 전기를 생산하는 고온열분해가스화발전소가 성공한다면 수소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 시민환경운동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극단적인 환경근본주의운동이 아니라 시민환경운동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지구온난화, 기후위기에 대한 교육을 범시민적으로 전개하고, 환경과 경제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학습해야 한다. 가계생활경제는 직장인이 기업활동과 노동생활을 해 유지하는 것인데, 가정생활이 기업의 환경활동, 탄소중립경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웃들과 공유해야 한다. 즉 기업의 친환경산업활동이 가계생활의 경제를 유지해 가고 있음을 잘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시민사회단체 출신이다. 그래서 NGO의 활동양식을 조금은 이해하는 사람이어서 시민사회단체가 무엇을 지향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크게 보면 나도 그 방향의 일환으로 새로운 시민환경운동을 전개하고자 할 뿐이다. 1990년대 중후반, 많은 이들이 노동운동중심만의 사회민주화운동을 얘기할 때, 나는 시민사회의 헤게모니논쟁과 시민사회중심으로의 사회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포항KYC(한국청년연합회 포항지부)를 창립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00년대를 넘어서는 지역의 언론과 시민사회운동에서‘하버마스의 열린공론장’개념으로 시민사회영역의 확대를 주장해 왔다. 공동체사회는 결국 공화주의와 민주주의의 제도적 장치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 시민사회에서 소통의 개념을 더욱 넓게 확보하는 방안은. △열린 언론이다. 인터넷신문, 지금은 카카오로 대변되는 SNS의 민주주의이다. 나는 환경문제를 얘기하면서 극단에 치우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더욱 답답하게 꼬인다는 것을 알기에, 환경문제도‘공적토론영역’,‘열린 광장’의 개념으로 풀어야 한다고 본다. 포항의 환경문제를 얘기하는, 자발적인 시민모임이 많이 만들어져야 하며, 환경문제논쟁도 열띠게 토론돼야 한다. 환경문제에는 민주주의와 공리주의가 필요하며, 시민들의 집단지성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때만이 더 많은 공감능력을 갖게 된다. 포항에는 세계 제1의 철강기업 포스코가 있다. 포항지역의 산업을 이끌어 왔고, 앞으로도 포항의 경제를 지탱해줄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소를 건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는 평화주의적인 민족주의자라고 자처한다. 철강산업이 한국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수소환원제철의 성공으로 지구촌에서 우리나라가 지도적인 국가로 우뚝 서기를 희망한다. /이부용기자

2025-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