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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내 한 표는 책임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국민이 권력을 위임하는 신성한 절차이자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가장 실질적인 도구다. 나의 한 표가 공동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세대와 역사를 관통하는 선택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작금 대한민국의 선거 풍경은 성숙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것은 지역 간 정치적 정서의 충돌이다. 그중에서도 영남과 호남의 뚜렷한 표심 차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닌 오랜 역사와 상처가 만들어낸 굴레다. 해방 후 한국 정치의 이념과 노선은 지역을 기반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이후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과 유신체제는 영남을 중심으로 한 개발 우선 정책을 펼쳤고 반면 호남은 상대적 소외를 경험했다. 결과는 정치적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었으며 이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고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은 그 갈등을 극단으로 몰고 갔고. 영 호남 지역 간의 골은 깊어졌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총선과 대선을 치를 때마다 각 지역의 결과는 대체로 예측 가능한 양상을 띤다. 영남은 보수, 호남은 진보라는 프레임이 고착되어 있으며 후보의 정책보다 출신 지역과 배경이 부각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구도는 민주주의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볼 수 있다. 지역이 정치를 포용해야 하며 정치로 인해 지역이 분열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러한 프레임을 흔드는 변화의 조짐이 없었던 건 아니다. 1997년 소위 ‘DJP연합’ 이나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이다. 최근에는 호남에서 보수 정당의 득표가 증가하고 영남에서도 진보 후보에 대한 표심이 일부 나타나기 시작하여 고정적인 지역 정서에 균열의 양상이 보이기도 한다. 선거권을 가진 국민은 단지 감정이나 이념에 따라, 지역에 따라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설계할 철학과 비전을 기준 삼아 투표에 임해야 할 것이다. 후보의 공약과 전문성과 삶의 흔적을 냉철하게 비교해보는 신중함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인 나의 한 표가 법을 만들고 사회의 기본을 설계하며 국민의 안정과 번영을 약속하고 평화를 지키는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유권자는 단순한 선거 소비자가 아니라 국가의 주권자이자 공동체의 책임자이다. 그 책임의 시작은 투표소 안에서 시작된다. 선거 결과는 대한민국이 어떤 사회로 나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민심의 척도이며 우리가 어떻게 과거를 딛고 미래를 선택할지를 나타내는 분명한 지표다. 시민기자는 유권자가 지역을 넘어 정책과 가치로 뭉친다면 그 선거는 분열의 장이 아닌 진정한 통합의 장이 될 것이라 믿는다. 나의 한 표는 바로 나의 책임이다. 그 책임은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할 수 있는 큰 희망이기도 하다. /석종출 시민기자

2025-05-25

최치원 흔적이 있는 유산곡수를 찾아서

오늘은 가야산에서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 사라진 인물을 찾아 해인사를 간다. 해인사가 어디인가? 합천에 있는 가야산 자락의 해인사는 법보종찰 아니던가.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비롯한 많은 보물들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신라시대의 문장가 최치원의 흔적인 학사대와 유상곡수가 남아 있는 곳이다. 흔히들 유상곡수라 하면 경북 경주에 있는 포석정을 떠올린다. 신라의 이궁으로 현재 정자는 없고 유상곡수연을 하던 곡수거만 남아 있다. 곡수거란 중국 정나라(B.C. 816~375)때의 풍속에 기원을 둔 것인데, 둥글게 도랑을 만들어 물을 흐르게 하고 여기에 술잔을 띄우며 노는 것이다. 잔이 자기 앞에 도착할 때까지 시를 지어 잔을 들고 읊은 후 다음 사람에게 잔을 띄워 보내는 풍류놀이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유상곡수연은 안학궁으로 고구려 장수왕(A.D. 413~491)때 평양 인근 대성산 남쪽 기슭에 조성된 후원으로 알려져 있다. 경주에 있는 포석정은 심오한 역사성이 인정돼 일제 때 국가유산 문화재 사적 제1호로 지정된 바 있다. 그럼 해인사에 있는 유상곡수연은 언제, 누가 만들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문헌에는 1625년 허돈이 쓴 ‘유가야산기'에는 “일주문 위에는 석천 임억령이 지은 오언절구가 있어서 지금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문 밖에는 돌을 깎아 빙 돌아가게 하여 유상곡수를 만들었는데 이것 또한 최치원의 자취라고 한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1725년 정식의 ‘가야산록’에도 “최치원이 손수 심었던 소나무가 있어 비바람을 피할 장소를 마련해 주었다. 대가 갈라져 아래로 향한 것은 최치원이 유상곡수를 하던 곳이다”라고 했다. 해인사를 만나는 첫 지점인 일주문 옆 공터, 둥근 돌로 도랑 같은 구조물이 있는데 개화기 때 분수로 개조돼 쓰였다가 지금은 그대로 방치된 채 흔적만 남아 있다. 유상곡수의 역사를 아는 이들에게는 많은 아쉬움을 남게 하는 대목이다.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기던 문장가 최치원. 궁궐이나 상류계층을 중심으로 풍류 생활을 즐기기 위한 정원시설로 한국정원 문화의 가치를 충분히 알 수 있게 하는 유상곡수의 흔적이 그냥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풍류의 삶이야말로 우리 고유의 선풍(仙風)의 원류가 아니던가. /김성두 시민기자

2025-05-25

씨앗을 심으면 마음도 자란다

요즘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대구 시내 도심 속 공영텃밭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적게는 70가구에서 많게는 200가구가 공영텃밭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수성구 팔현농장의 텃밭은 가장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아침 일찍 텃밭에 나와 풀을 뽑고 물을 주는 도시농부들의 행복한 모습은 텃밭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도시 농부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대구시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에는 26만명, 2023년에는 28만명이었고, 2025년에는 3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도시농업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텃밭에 나가 채소를 기르고 이를 수확하는 과정에서 도심에서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팔현농장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는 배영민 씨(62)는 “도시농부로서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는 과정은 마치 복권을 사서 결과를 기다리는 것처럼 설렘을 준다. 며칠 후의 변화를 기대하며 매일 아침 텃밭을 찾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수확하는 날에는 동네 이웃들에게 나눠줄 생각을 하면 기쁨과 뿌듯함이 가득합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제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구 수성구는 이런 시민들의 반응에 찾아가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 공고해 운영자(단체)를 선정했고, 사단법인 한국도시농업진흥연구회(이사장 문병채)가 선정됐다. 문병채 이사장은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 자원이나 이를 이용해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을 의미한다”고 말하면서 이번에 진행하는 찾아가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페트병 채소 기르기’를 통해서 사회 취약계층에 다가가겠다고 했다. 문 이사장은 치유농업의 효과로 △아동청소년에게는 집중력 향상, 정서 조절, 주의력 결핍장애(ADHD) 개선 등을 들 수 있으며 △장애인에게는 직업재활운동, 감각통합 훈련 △노인들에게는 인지능력 유지, 우울증 예방, 고립감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도시농업이 단순한 재미에 그치지 않고 치유농업과 같은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도 예상된다. /이병욱 시민기자

2025-05-25

김광석길, 문화의 중심으로 되살아나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 김광석길이 문화의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다’. 대구 중구 김광석길 야외콘서트홀에서 지난달 마지막 토요일인 26일, ‘라이브온 언플러그드(LIVE ON UNPLUGGED)’라는 제목의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다. 중구문화원이 주최하고 중구청이 후원한 이번 공연은 김광석길의 관광 활성화와 지역 부흥을 위해 5년째 이어져 오는 ‘매마토(매월 마지막 토요일)’ 시리즈의 첫 번째 행사. □ 평범한 거리가 특별한 공연장으로 변신 이날 공연에는 서울 홍대 앞에서 주목받는 브라스 밴드 ‘더스트릿’ 과 인디 밴드 ‘윈섬’(피아노·기타·첼로 조합의 3인조)이 초청됐다. 평소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도시적 감성의 공연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윈섬의 감성 발라드와 더스트릿의 화려한 브라스 연주가 어우러지며,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에 빠져들었다. 5월 31일에는 ‘나도 가수다’ 라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가족, 연인 등 누구나 무대에 올라 노래 솜씨를 뽐내고, 우승자에게는 소정의 상품이 수여된다. 이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민이 직접 문화 생산자가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박수 소리가 김광석길을 뒤흔들었다” 이팝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 4월 공연에서는 윈섬의 공연 종료 후 젊은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함성이 쏟아지며, 김광석길은 일상의 공간에서 예술의 현장으로 재탄생했다. 한 관객은 “서울에서만 누리던 공연을 대구에서 체험하다니, 김광석길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 문화로 재탄생하는 도시, 그 중심에 선 김광석길 2019년 시작된 매마토 행사는 기존의 단발성 행사를 탈피해 ‘월간 문화정기전’으로 자리매김했다. 4월부터 6월, 9월부터 10월까지 총 5~6회 진행되며, 계절적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구성이 특징이다. 중구문화원 관계자는 “김광석길이 단순히 추억의 공간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 여름 휴식기 뒤 찾아올 9월의 매마토 더위가 한풀 꺾이는 9월에는 ‘업그레이드, 업템포’라는 주제로 더욱 다채로운 공연이 예고돼 있다. 매월 새로운 콘셉트로 시민들을 사로잡는 이 행사는 김광석길을 대구 문화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음악이 흐르는 거리, 김광석길에서 만나는 특별한 토요일”.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는 매마토 행사. 매달 마지막 토요일, 김광석길은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5-25

브레이크 떼낸 픽시 자전거 ‘위험천만’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픽시 자전거’(fixed-gear bicycle)의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를 예방할 제도적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4일 포항시 북구 영일대 해수욕장. 픽시 자전거를 탄 학생들이 산책 중인 시민들 곁을 빠르게 지나갔다. 일부는 뒷바퀴를 좌우로 미끄러뜨리며 속도를 줄이는 ‘스키딩(skidding)’ 을 연습하면서 해변 일대를 오갔다. 인근 공터에선 ‘스탠딩’ 트릭을 시도하던 학생들이 핸들을 틀고 페달 위에서 균형을 잡으려다 연이어 넘어졌다. 이들에게 헬멧이나 보호장비를 착용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민 장 모(42) 씨는 “아들이 픽시 자전거를 사달라고 졸랐지만, 실제로 타는 모습을 보니 안 사주길 잘했다”며 “헬멧도 없이 이어폰을 끼거나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달리는 아이들을 보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양 모(47) 씨도 “올해만 픽시 관련 가정통신문을 두 번이나 받았다”며 “부모들이 안전장비 착용과 브레이크 장착 여부 같은 안전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픽시는 원래 경륜용 자전거로 페달과 바퀴가 고정된 구조다. 브레이크가 없어 멈추려면 역방향으로 페달을 밟거나 발로 땅을 짚어야 하며 스키딩 기술을 활용하기도 한다. 제동이 어려워 내리막길이나 고속 주행 중에는 속도 조절이 힘들고 돌발 상황에도 쉽게 대응하지 못한다. 시중 제품에는 대부분 브레이크가 장착돼 있지만, 청소년들 사이에선 이를 일부러 제거하는 것이 ‘멋’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학생 박 모(14) 군은 “처음엔 브레이크를 달았지만 친구들이 ‘겁쟁이’라고 놀려서 결국 떼버렸다”며 “넘어져 깁스를 한 적도 있지만, 속도감과 트릭 성공의 짜릿함 때문에 다시 탄다”고 밝혔다. 픽시는 웹툰, 숏폼 영상, SNS 등을 통해 확산됐다. 세련된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 또래 친구들과 함께 타면서 느끼는 유대감이 초· 중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일부 콘텐츠에선 브레이크 제거법과 위험한 기술을 무분별하게 소개하면서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픽시는 시속 10km에서 5.5배, 20km에선 일반 자전거보다 제동거리가 13.5배 길다. 포항시의 자전거 사고 건수는 2021년 117건, 2022년 110건, 2023년 97건으로 감소하던 추세였지만 2024년 143건으로 급증하며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법과 제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픽시는 도로교통법상 자전거 구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전거도로와 인도 통행은 불법이다. 안전모 착용도 법적 의무가 아니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픽시 자전거는 법적 지위부터 명확히 해야 하고, 정부 가이드라인 마련과 함께 학교·가정의 안전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5-25

경찰,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의혹' 폭로한 강혜경 소환조사

대구경찰청이 23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폭로를 이어오고 있는 강혜경 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을 소환했다. 대구경찰청 등에 따르면 강 전 부소장과 변호인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에 나와 정치 브로커 명씨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 및 측근 등이 연루된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증언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의혹 규명에 필요한 관련 자료 다수를 경찰에 제출했다. 앞서 강씨 측은 지난 19일 경찰에 홍 전 시장 측근들과 명씨 등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가 홍 전 시장을 위해 자체적으로 실시했던 각종 여론조사 결과보고서 등 일부 증거도 제출했다. 경찰은 강 전 부소장 조사를 마치면 그간 확보한 증언 및 자료 등을 검토한 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고발당한 홍 전 시장 측근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차례로 소환할 예정이다. 강 전 부소장 측은 이날 조사에 들어가기 전 검찰이 홍 전 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관련 수사자료를 경찰에 적극적으로 공유할 것을 촉구했다. 홍 전 시장 연루 의혹 사건은 명씨 관련 수사 가운데 한 부분으로,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현재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강씨 측 변호인은 "검찰이 홍 전 시장 등이 연루된 명태균 의혹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독점하고 있다. 자료 공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강 전 부소장은 또 홍 전 시장이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는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작년 12월과 지난 3월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상임대표는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과 2022년 홍 전 시장 복당과 대구시장 당선 등을 위해 실시했던 다수 여론조사 비용을 홍 전 시장 측근 3명이 대신 낸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김 대표는 홍 전 시장 측근들이 국민의힘 대구시 책임당원 수만 명의 개인 정보를 아무런 동의 없이 명씨 측에 제공해 홍 전 시장을 위한 비공표 여론조사 등에 활용토록 했다고도 주장했다. 경찰은 이러한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8일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6시간가량 조사한 바 있다.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홍 전 시장과 측근들은 모두 "명태균 의혹과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락현 기자 kimrh@kbmaeil.com

2025-05-23

보고, 만지고, 즐기는 2025 울산 옹기축제

‘2025 울산 옹기축제’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웰컴투 옹기마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울산시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행사가 열린 외고산 옹기마을은 우리나라 최대의 옹기 생산지로, 전국 옹기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옹기 장인들의 마을이다. 이 지역에는 옹기박물관, 전시 가마, 옹기문화공원 등이 조성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전통 옹기를 보고, 배우고,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긴 연휴 기간 동안 열린 이번 축제는 가족 단위 관람객의 비중이 높았으며, 이에 맞춰 울주군은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옹기 만들기, 아이들이 흙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흙놀이터, 옹기축제 캐릭터 ‘옹이’를 과자로 만드는 과자콜라주, 옹기 불빛을 마음에 담는 옹기 불멍 체험, 체험의 추억을 케이크 속에 담는 ‘옹케이크 PART’, 다양한 체험을 즐기며 도장을 모으는 ‘옹이 찍 GO’ 스탬프 투어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축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아이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되었다. 4일에는 청소년 댄스경연대회 ‘발악’이 열렸으며, 시민기자가 방문한 5일에는 ‘옹기 사생대회’가 진행되었다. 온양체육공원에서 자유롭게 자리를 잡은 어린이들이 저마다의 상상력으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모습은 축제의 따뜻한 감동을 더했다. 다양한 공연도 축제의 즐거움을 더했다. 신명나는 퍼레이드 ‘옹기로 길놀이’, 옹기 장인들의 제작 시연 ‘장인의 손길’,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주민자치공연’, 어린이를 위한 참여형 ‘옹기로 공연’이 펼쳐졌다. 특히 개막식에서는 화려한 드론 라이트쇼와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았고, 폐막식에는 장윤정, 윤수일 밴드, 소찬휘 등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축제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인 만큼 지역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장터도 함께 운영됐다. 전통 옹기 제품은 물론, 고추장, 액젓, 옹기로 구운 삼겹살, 한정 판매된 옹기축제 맥주와 막걸리 등 다채로운 먹거리가 방문객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았다. 축제를 찾은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또 하나의 요소는 ‘포토존 이벤트’였다. 옹기 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에서 SNS 이벤트에 참여하면 울주군 에코백을 증정받을 수 있어 많은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추억을 남겼다. 시민기자는 가족과 함께 방문해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모두 즐길 수 있었다. 넉넉한 주차 공간과 넓은 행사장,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 덕분에 긴 시간 동안 편안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옹기의 역사나 제작 과정에 대한 안내문이나 해설 등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옹기를 잘 모르는 방문객들을 위해 정보 제공이 보완된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축제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시민기자는 이번 축제를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되어, 가족들과 가벼운 마음으로 사전 기대 없이 방문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와 알찬 구성 덕분에 큰 만족감을 안고 돌아올 수 있었다. 축제의 열기와 즐거움을 한껏 만끽한 후, 언양불고기로 마무리한 하루는 입도, 마음도 모두 풍성하게 채워주는 시간이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2

민족의 스승 ‘세종대왕 나신 날’

지난 스승의 날 ‘5월 15일’은 세종대왕 탄신일이다. 탄신일인 1397년 음력 4월 10일을 태양력으로 환산하면 5월 15일이 된다. 이 날을 기리기 위해 작년 11월 ‘세종대왕 나신 날‘을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하면서 스승의 날과 기념을 겸하는 첫해를 맞이했다. 두 기념일은 단순 겹친 것이 아니다. 세종대왕의 상징이 시대를 초월한 겨레의 참 스승으로서 백성을 가르치고 삶을 개선하는데 교육의 큰 본보기가 되므로 1965년 당시 대한민국 정부와 교육자는 세종대왕의 교육에 대한 근본정신을 따르고 기리고자 ’세종대왕 탄신일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공식 지정한다. 그리고 지난해, 이러한 성군 탄신일을 온 국민이 함께 축하하고 기리고자 ’세종대왕 나신 날‘을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한 것이다. 법정공휴일은 아니다. 재위 32년 동안 대부분을 경복궁에 머무르며 훈민정음 창제를 비롯하여 경제·사회·문화·국방 다방면에 걸쳐 업적을 이룬다. 당시 관청에서 일하는 여성 노비의 출산 휴가를 7일에서 130일로 늘이는가 하면 여성 노비의 남편까지 한 달의 휴가를 주는 등 출산휴가 정책과 더불어 백성들의 복지 정책에 많은 힘을 쏟는다. 전국 백성을 대상으로 시행한 논과 밭에 대한 세금제도 의견을 묻는 대규모 여론조사를 처음 시행하기도 했다. 세종대왕이 시행한 모든 정책은 깊은 애민사상이 바탕이 된다. 세종대왕은 조선의 제3대 국왕 태종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다. 첫째 양녕대군이 폐세자가 되면서 셋째였던 충녕대군이 세자에 책봉된다. 될성부른 떡잎은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해 병을 앓으면서도 책을 놓지 않아 건강을 해칠까 서책이 모두 압수되기도 했다. 인생을 살면서 한 번은 읽어야한다는 논어를 8세 때 이미 백 번을 넘게 읽었다고 전해진다. 21세에 왕위에 오르며 ‘백성을 위한 왕’이 될 것을 다짐한 그는 백성들이 농사를 망쳐 굶어죽는 일이 없도록 측우기와 해시계를 만들고, 글을 몰라 억울함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글인 ‘훈민정음’을 창제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한글’은 훗날 세계적인 언어학자들로부터도 우수성을 인정받는다. 예나 지금이나 성군(聖君)을 만난다는 것은 백성들의 복이다. 민심이 천심이라지만 백성들의 삶은 군주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자의 이론에 따르면 ‘말에 진실 됨이 없고 교언영색(巧言令色)하는 자 멀리하라’ 지만 순박하고 어리석은 백성은 교언영색 하는 자를 따르기가 쉽다.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공자는 더 이 말을 강조했는지도 모른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첫해를 맞은 ‘628돌 세종대왕 나신 날’,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성군에 대한 업적을 되새기고 한글의 가치를 제고하는 축제행사가 포항 우리지역에서는 따로 없었던 것 같다. 찾아보니 서울 경복궁과 광화문광장 그리고 세종시 등에서 성군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고 한글에 대한 가치를 체험하며 탄신일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세종대왕 탄신일을 기리기 위해 만든 15초짜리 홍보 영상에 일본 신사와 중국 절 형상의 건물 모습이 담겨 뒤늦게 삭제한 해프닝은 단순 실수로 보기에는 지켜보는 소시민 마음이 불편하다. 세종대왕을 깊이 존경하고 기리는 것은 우리의 당당한 자부심이다. 내년에는 우리지역에서도 ‘세종대왕 나신 날’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있기를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2

사람은 가고 꽃은 오고

공원에 산책을 갔더니 이팝꽃이 만발했다. 가지마다 하얗게 와서 얹힌 꽃송이들. 지난 겨울 쏟아졌던 눈송이가 돌아온 것일까. 눈부신 꽃숭어리에 오래 눈길을 주었다. 문득 유독 이팝꽃이 화사하던 어느 해가 떠올랐다. 그해의 이팝꽃은 정말 풍성하고 아름다웠다. 우리는 문학의 꿈을 키우며 시 창작 수업을 함께 듣던 문학 지망생들이었다. 모임을 통해서 격주로 도서관에 모여 강의를 듣고 작품 합평을 했다. 그날 수업 전에 우연히 지나다 이팝꽃을 보고 그 눈부심에 사로잡혔던 터라 수업 마치고 보러 가자고 제안을 했었다. 이팝꽃 핀 언덕에 다다르자 다들 탄성을 지르며 꽃가지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미친 듯이 피었다는 말을 공감하겠다며 꽃 속에서 오래 웃고 떠들었다. 우리 팀은 주말이면 시간을 맞춰 유명 문화유적지를 정해 문학기행을 떠나기도 했다. 모두 가족처럼 친밀하고 다정한 사람들이었다. 문학기행을 떠나는 날이면 소풍 가는 아이들처럼 설레고 즐거웠었다. 멀리 강진 바닷가에 가서 고니 떼를 보기도 하고 구불구불한 정약용 유배지의 뿌리의 길을 오르기도 했다. 붉은 동백을 쫓아 지심도를 가고 유치환 문학관을 가고 미당문학관을 찾았다. 어느 때는 눈보라 치는 마이산 탑사를 전사들처럼 몰려가기도 했다. 우리가 함께 걸었던 곳은 참으로 많았다. 시 창작에 도움이 되는 곳이라면 많이도 다녔다. 한 줄의 영감이라도 얻는다면 그걸로 족했고 행복했었다. 누군가 그곳을 소재로 멋진 시를 써내면 찬사와 함께 질투의 시선도 던지곤 했다. 그때의 재잘거림이 아직도 선명하다. 하지만 지금 이 꽃나무 그늘에 그들은 없다. 환한 꽃을 보며 웃고 탄성 질렀던 이들. 함께 공부하고 함께 여행을 떠나고 함께 밥을 먹고 시간을 보냈던 이들. 인연의 시간이 다했는지 어느 날 하나 둘 사라진 사람들. 사람의 인연이란 이렇게 피어나는 꽃과 같은 것일까. 한때 눈부시지만 떨어지면 감쪽같이 사라지는 꽃잎처럼. 사람은 갔으나 봄은 다시 돌아와 이팝꽃 이리 만발해서 조금은 슬프다. 봄날 이팝꽃 핀 언덕에 혼자 서서 떠난 이들을 그리워한다. 누구는 이사를 가고 누구는 문학의 꿈을 접고 누구는 암 투병을 하고 누구는 영영 저쪽 세상으로 떠나기도 했다. 코로나라는 암흑을 만나 모임도 더는 이어지지 못했다. 한때는 가족보다 더 친밀하고 좋았던 사람들. 꽃과 추억만 남고 사람은 갔다. 다시 그때의 파릇하던 때는 오지 않으리라. 꽃 시절은 갔고 가끔 사진 속에서나 그들의 미소를 만나곤 한다. 그때의 그리운 이들이 어느 곳에 있던 다 잘 살아가리라 믿는다. 봄이 오면 다시 꽃이 와서 이렇게 만발하듯이 다 제 자리에 빛나고 있으리라. 나의 문청 시절을 함께 했던 정다운 이들. 모두가 희고 풍성한 이팝꽃처럼 풍요롭고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빌어본다.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2

대구경찰청-한국가스공사-대구지방변호사회, 범죄피해자 법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대구경찰청이 22일 7층 회의실에서 한국가스공사·대구지방변호사회와 함께 범죄피해자 법률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역사회 내 피해자들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 민·관·법이 함께 협력해 법률적·심리적·경제적 어려움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피해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명확히 인지하고, 소송지원을 통해 법적 절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됨으로써, 법률적 도움을 받기 위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법적 권리보호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지역사회 내 안전망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협약에 따라 한국가스공사가 기탁한 범죄피해자 법률지원기금 1000만원을 활용해, 대구지방변호사회는 법률 상담(20만 원)과 소송지원(100만 원)을 제공하고, 경찰은 피해자 지원 대상 발굴·연계 과정을 담당하는 등 지역사회 내 안전망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승협 대구경찰청장은 “이번 협약은 피해자들이 신속하고 체계적인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피해자 중심의 지원 체계를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 최연혜 사장은 “협약을 통해 피해자들이 빠르게 회복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원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대구지방변호사회 이병희 회장은 “피해자들이 법적 권리를 적극 행사하고, 심리적·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며 “지역사회 내 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경찰청은 최근 2년간 한국가스공사, 한국부동산원, IM금융그룹, ㈜PHC, 대구상공회의소 등 다양한 기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전국 최고 수준의 범죄피해자 지원기금을 확보했다. 또 총 217명의 피해자에게 2억 6600만 원의 성금을 전달하는 등 대구지역 범죄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22

전 포항시 공무원, 알선 대가 요구 혐의로 징역형

포항 도시개발사업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시행사에게 알선 대가를 요구한 전직 포항시 간부 공무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박광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퇴직 공무원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포항시 간부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도시개발사업 시행사 관계자에게 자신의 지위와 영향력으로 행정절차가 원활하게 처리됐다고 주장하며 그 대가로 사업지구 내 자신의 토지를 고가에 매입해 줄 것을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또 도시개발사업 담당 부서 공무원으로부터 취득한 사업계획 정보를 시행사 관계자에게 전달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합원 관련 민사·형사소송 중재를 명목으로 약 1억원의 금품을 요구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알선 행위 대가를 실제로 수수하지는 못했으나, 포항시의 공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고 법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법률 사무에 종사할 의도로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요구했던 뇌물을 결과적으로 제공받지 못한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5-22

“내 아이가 밥을 굶는다면… 가슴이 철렁했죠”

“결식아동 없는 그날까지 따뜻한 밥상을 지키겠습니다” 22일 포항시 북구의 한 중식당. 짜장면과 탕수육 냄새가 고소하게 풍기는 이곳은 따뜻한 밥 한 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한 사람의 진심이 오롯이 담겨 있는 공간이다. 이 식당주인 박명현씨(46)<사진>는 2년 전 가게 문을 열었다. 가게 운영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던 어느 날 그는 문득 “내가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어떻게 이웃과 나눌 수 있을까”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러던 중 그는 뉴스를 통해 결식아동 문제를 접했다.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은 현실은 그에게 큰 충격이었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입니다. 내 아이가 밥을 굶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했어요. 그 순간부터 이 문제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죠” 박씨는 고민 끝에 ‘선한영향력가게’ 운동에 동참하기로 결심했다. 선한영향력가게는 전국 자영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회공헌 네트워크이다. 결식 우려가 있는 아동이 급식카드를 제시하면 식사비를 받지 않고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한다. 박씨는 조용히 이 운동을 실천하기 시작했고, 그의 따뜻한 마음은 어느새 아이들에게 닿았다. “매달 한 번씩 꼭 찾아오는 형제가 있어요. 손을 꼭 잡고 들어와 늘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메뉴를 주문하죠. 음식을 기다리며 반짝이는 눈빛, 식사를 마치고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그 모습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그 아이들을 볼 때 마다 이 일을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아이들이 급식카드를 꺼내는 순간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이나 눈치를 없애기 위해 직원 교육에도 신경을 쓴다. “결제할 때 급식카드를 내밀면 반드시 먼저 환하게 웃어달라고 당부합니다. 이 가게에서 만큼은 어떤 차별도, 어떤 부담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적어도 이곳에선 마음 편히 밥을 먹었으면 합니다” 수익을 일부 포기해야 하는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아이들의 식사 한 끼가 자신에게도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저희도 결코 넉넉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밥을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제 마음이 더 채워지는 느낌입니다. 작은 시작이지만 이런 움직임이 주변 가게들로 점차 퍼져나간다면 정말 큰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박씨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에 관심을 갖고 함께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단순한 무료 식사가 아니라 결식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는 세상이다. “아직은 작은 실천이지만 언젠가 결식아동이 사라지는 날이 오겠죠. 그날까지 저희는 최선을 다할 겁니다” 오늘도 박씨가 운영하는 식당의 주방에서는 볶음밥이 익어간다. 이름 모를 아이들이 이곳에서 한 끼를 먹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밥상 위에는 음식과 식당주인의 따뜻한 마음이 함께 놓여 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5-22

포항지진 대응 “시민의 힘 하나로 모아야”

포항지진 피해 대응 시민단체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지진 후 그동안 지역에서는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와 포항11·15촉발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시민을 대표, 활동을 해 왔다. 특히 시민의 총의를 모아 지진특별법 제정에 앞장서는데 큰 기여를 했다. 또 지진피해 정신적 소송을 이끄는 등 지역민들이 지진 후유증을 극복하도록 남다른 희생과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한동안 활동이 숙졌던 이 두 단체가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지진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인 시민 측이 사실상 완패한 것이 촉매제가 됐다. 두 단체는 21일 다시 신발끈을 졸라메고 본격 활동을 재개했다. 범대위는 이날 오전 11시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3일 선고된 포항지진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판결에 강력히 반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3시간 후 이번에는 범대본이 포항시평생학습관에서 이번 항소심 판결과 관련한 긴급포럼을 개최하고 시민의견을 수렴했다. 항소심 재판에서 쓴잔을 마신 시민들도 두 단체의 활동 재개를 반겼다. 기대도 걸고 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두 단체가 잇따라 같은 사안으로 활동에 나서자 시민들도 헷갈려 했다. 단체명도 엇비슷한데다 포럼과 기자회견 내용이 거의 동일하자 혼돈하는 측도 적잖았다. 한켠에선 “언제까지 이렇게 나눠져 활동해야 하는가”하고 반문했다. 특히 이제는 종전과는 달리 대법원을 상대로 대응을 해야 하는 시기여서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과거에는 정부 등을 대상으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법리적으로 다퉈야 해 시민여론을 총체적으로 집약시켜야 하는 만큼 하나의 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A변호사는 그 예로 이번 항소심 패소 판결을 들었다. 소송에 참여한 변호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대응하지 않아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지진피해 정신적 보상 소송에는 현재 포항과 서울 등 전국에 있는 50여명의 변호사들이 각개로 나서 수임해 재판을 벌이고 있다. 동일한 사안의 소송이지만 이들 변호사들이 대응 방안을 놓고 서로 논의한 적이 없어 포항시 등도 방향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반면 이번 항소심에 나온 피고인 정부 측 변호사들은 전문인급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서로 분야를 나눈 후 재판에서 이론적으로 설득력 있게 대응해 1심 판결을 완전히 뒤엎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대표는 “범대본과 범대위가 합해져야 시민의 의견이 한쪽으로 모아지고 대법원 대응 변호사 선임료 모금 등도 탄력이 붙게 된다”며 두 단체는 그간의 이견은 다 뒤로하고 대승적으로 판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B씨(북구 중앙동)도 “범대본과 범대위의 활약상은 다 알고 있다. 시민들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두 단체도 최종 목표는 시민 보상 수령일 것이니 1심에서 판결난 1조5000억원 규모의 보상이 모두 날아가지 않도록 하는데 힘을 합해 달라”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5-21

포항지진 대응 “시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포항지진 피해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인 포항시민 측이 패소한 후 처음으로 긴급포럼이 21일 포항평생학습관에서 개최됐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 포항MBC, 경북매일신문이 공동 주최 주관한 이 포럼에는 시민 300여명이 참석, 지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범대본 공동의장인 김진동 신중년사관학교장은 인사말에서 “포항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소 사업 때문이라는 사실은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드러났음에도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인용하지 않은 채 이번에 판결을 내렸다”며 “이제 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모성은 범대본 본부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이번 항소심에 대해 ‘정부의 눈치를 본 정치재판’으로 규정했다. 그는 “재판부는 이번에 포항지진원인진상위원회가 내놓은 ‘포항지진의 원인은 촉발지진’이라는 결과도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판결문 곳곳에 너무 상식에 맞지 않는 판단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의 법리오해와 모순 등을 이유로 상고, 시민의 이름으로 대법원에서 다투겠다”며 “포항지진특별법 제정에서 보여준 역량과 성원을 다시 한 번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발제에 나선 박무상 변호사는 “상고심은 법률심인 만큼, 자유심증주의 위반과 심리 미진을 중심으로 대법원에서 충분히 다툴 여지가 있다”며 “정부의 과실과 인과관계에 대한 2심의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비춰볼 때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이를 상대적 상고이유로 적극 제기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감사원과 환경부의 자료들이 재판부에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채 배척된 점은 중대한 심리 미진의 소지가 된다”고 지적했다. 강예리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지열발전 사업과 포항 지진 간의 연관성은 인정하면서도 국가 책임을 부정한 점은 공공의 위험에 대한 국가의 주의의무를 지나치게 축소한 판단”이라며 “이 사건은 공공정책의 법적 책임 범위를 가늠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반드시 대법원의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 시민 여러분의 지난 수년간의 고통과 인내가 결코 헛되지 않도록 상고심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포항11·15촉발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강창호, 이하 범대위)는 지난 13일 선고된 포항지진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판결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구제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범대위는 21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대구고등법원이 2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판결을 내렸다”며 이번 판결을 “국가폭력에 의한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이중적 폭력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범대위는 대법원에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릴 것을 촉구하며, 국가는 포항지진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와 함께 정신적 피해 구제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또 포항지진 소송을 맡은 법률대리인단에게는 합심해 상고심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과 상고심 대응 과정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범대위는 이번 싸움은 단순한 손해배상 소송이 아니라, 국가책임과 공동체의 존엄을 되찾기 위한 역사적 정의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포항시민들은 기억하고, 질문하고, 행동할 것이며, 지금 이 순간이 또 다른 정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항촉발지진 손해배상소송은 1심에서 정부의 책임과 지열발전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피해자들에게 200~300만원의 위자료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2심에서는 포항촉발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인과관계와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및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지열발전사업 관련자들의 과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단정민·이석윤 기자

2025-05-21

경찰, 대선 후보자 안전 강화대책 시행

본격적인 대통령 선거운동이 시작되며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살해· 협박 등 테러 위협이 잇따르고 있어 대구 경찰이 강화 안전대책을 도입한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흉기를 소지한 남성이 경찰 불심검문에 의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민주당 후보 테러·협박 사건 6건 및 개혁신당 후보 1건 등의 위협이 발생했고, 경찰은 수사 중에 있다. 이에 대구경찰청은 향후 대선후보가 지역 유세를 올 것을 대비해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경찰은 자체 경호대책회의를 거쳐 기존 1선 안전관리 개념에서 벗어나, 근접 전담 경호대로 구성된 1겹 경호선과 특공대·형사로 구성된 2겹 경호선, 다시 외곽 2선에서 3겹 경호로 구성되는 3겹 경호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우선 1선 1겹 경호선은 경찰청 전담보호대가 후보자 근접 신변보호를 전담하고, 주변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기동대와 경찰서 신변보호팀 등이 안전활동을 실시한다. 또한, 경찰 특공대를 적극 투입해 행사장·후보자 차량 등에 탐지견과 함께 안전검측을 실시하고, 드론 위협에 대해서는 전문장비를 활용한 탐지·대응팀을 운영할 방침이다. 형사·안보수사·정보관들도 위해요소를 사전에 차단·방지하기 위해 가용경력을 최대한 투입한다. 아울러 2선 3겹은 고층건물에 대한 위협요소를 예방하기 위해 옥상에서는 관측조, 지상에서는 역감시조가 활동하며 고성능 쌍안경·거리측정기 등 장비를 활용한다. 여기에는 지역경찰, 기동순찰대 등이 투입돼 주요지점 근무, 순찰활동 등 우발상황을 사전 예방한다. 이와 함께 주요 후보자 선거유세현장에 대해서는 현장지휘체계도 강화한다. 관할서장이 평상시 현장지휘를 담당하지만, 한 단계 격상해 대구경찰청 공공안전부장이 사전 대책회의와 함께 현장지휘를 실시한다. 이승협 대구경찰청장은 “가용경력을 최대한 동원해 후보자 경호를 한층 강화하는 등 변수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며 “아울러 각종 선거범죄 사건에 대해서도 엄정한 수사, 무관용 원칙을 기본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21

AI가 인간 일자리 뺏어...난리난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에도 나비효과?

복지와 근무 환경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했기에 직장을 찾는 구직자 절대다수에게 ‘꿈의 회사’로 불렸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에 감원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수만 명에 육박하는 감원을 진행하고 있어 전 세계 네티즌들의 주목을 끈다. 최근 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인텔은 2만2000명의 직원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직원 중 3%에 해당하는 6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직면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회사가 감원을 추진하는 이유는 뭘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짐작하다시피 AI(인공지능)가 쫓겨나는 직원들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 이는 “머지않은 시기에 대량 실업의 폭풍이 몰아칠 것“이란 미래학자들의 예견이 현실화하는 것이라 그 충격의 여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해직이 예고된 이들 가운데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절반에 가깝고, 제품 관리와 기술 프로그램 관리를 하는 이들이 그 뒤를 이었다. “해고는 곧 살인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직장을 다니면서 받는 월급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에겐 예외 없이 적용되는 말. 그러니, 미국 첨단기업의 대량 실업사태를 지켜보는 한국 네티즌들도 걱정도 많아졌다. “저 정도 규모와 기술력을 가진 초거대 기업도 사람을 추려낸다는데 한국 IT기업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당장 내 일자리부터가 걱정”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사람이 있었고, “늦기 전에 AI는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야 하나? 근데 그런 직종이 있을까”라며 한숨을 쉬는 이들도 적지 않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5-21

“오션힐스 포항CC 장삿속” 회원 복지 외면 비난 폭주

포항시 북구 송라면 소재 오션힐스 포항CC의 횡포가 도를 넘고 있다. 아무리 개인 기업이라지만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골프장 측이 너무 장사 잇속에 치우친다는 지적인 것이다. 36홀 규모인 이 골프장은 이달 중순부터 인건비 절감을 위해 프런트 직원을 종전 4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대신 키오스크(Kiosk)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회원들에게 사전 예고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 이로 인한 불편은 회원 등 이용객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라운딩 비용 결제 업무가 지연되면서 프런트 앞에는 긴 줄이 형성됐고, 장시간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키오스크도 음식점 등과 달리 골프장의 특성을 살린 기능이 부족,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화번호를 직접 입력하여 락카 사물함 키를 발급 받도록 함에 따라 이를 모르고 모처럼 주말에 운동하러 간 회원들이 우왕좌왕하는 소동을 빚었다. 특히 연령층이 있는 회원들 또는 초청인의 동반자 경우 전화번호를 잘 몰라 팀원이 모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A 회원은 “18홀 골프장도 프런트 직원이 3여 명이나 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 골프장이 이번에 9홀 운동 후 무조건 20분간 대기라는 시스템을 도입한 부분도 도마 위에 올랐다. A 회원은 “대기 시간에 스타트하우스로 들어가 음식을 먹도록 하기 위해 이런 짓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받기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클럽하우스 내에도 추가로 배치된 테이블로 인해 공간이 협소해져, 옆 테이블과 부딪칠 정도가 되자 이용객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음식 값도 바가지라는 혹평이 쏟아진다. 그동안 방치했던 힐 코스 인근 시설에 피자집을 오픈한 회사는 일반 시중에서 2만8000원 정도 하는 피자를 4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고, 맥주 세트 메뉴도 7만5000원을 받고 있는 등 회원들의 복지를 고려하기 보다는 눈앞의 이익에만 혈안이 돼 있다. 이 골프장은 지역사회에 대한 배려도 너무 인색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인근의 울진마린CC는 울진군민에게 5만원 상당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영덕오션비치CC 역시 군민들에게 1만원의 할인 혜택을 주며 지역 주민들을 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골프장은 영업 개시 이후 지금까지 지역지원 사업이나 주민 할인 등을 전혀 시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시기에는 그린피를 대폭 인상해 시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회원 등 이용객이나 지역사회에 인색한 오션힐스 포항 측은 그동안 골프 호경기를 타고 쓸어 담은 돈으로 영천 , 청도 등에 소재한 골프장을 연속 인수해 가며 몸집을 불려 현재 역내 골프 재벌로 올라서 있다. C회원은 “기업이 성장하면 그에 맞는 품격 갖춘 경영이 뒤따라야 함에도 이번에 인건비 절감이라며 프런트 직원 등을 줄이는 것을 보고 이용객들이 분노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오션힐스포항은 그동안 잦은 불법으로 분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사실상의 회사 묵인 아래 회원권 분양업자가 사기 거래를 해 회원 160여 명이 170여 억 원대의 피해를 입기도 했다. 또 지난해 9홀을 증설해 대중제 18홀, 회원제 18홀이 됐으나 부킹과 라운딩은 섞어서 운영하는 편법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 골프장은 9홀 증설 당시 경북도의 변경 승인이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약을 미리 접수하다가 기존 회원들의 반발로 인해 결국 예약을 취소하는 해프닝을 빚는 등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지역사회에서 크고 작은 구설수로 회자되기도 했다. 회원 D씨는 “포항시 등을 비롯 관계기관이 유독 이 골프장에 대한 지도와 단속 등을 느슨하게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일각에서 예약 편의나 라운딩 시 회원 대우 등의 혜택 소문도 나도는 만큼 보다 엄격한 잣대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진호 선임기자

202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