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캄보디아 실종 신고 15건 접수...2명 소재 불명 경북경찰, 대학 선배 구속기소
외교부가 캄보디아에서 연락 두절 또는 감금 신고가 접수된 한국인 중 80여 명의 안전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캄보디아에서 실종·감금 신고가 접수된 한국인은 330명으로, 지난해 동기(220명) 대비 50% 증가했다. 이 중 260여 명은 현지 경찰 체포, 자력 탈출, 귀국 등으로 감금 상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나, 80여 명은 여전히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후 캄보디아 관련 실종·감금 신고 143건 중 52건이 미제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지 경찰 단속으로 검거된 한국인은 60여 명으로, 이들은 온라인 스캠 범죄 가담 혐의로 추방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구·경북에서도 캄보디아 사건과 관련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3월 이후 캄보디아 관련 실종 신고 15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2명(30대 남성 포함)은 여전히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대구경찰이 수사 및 실종자 수색 중인 사건은 2건이다. 나머지 13건은 실종자의 신원이 확인돼 실종 신고가 해제됐다.
최근에는 신고가 접수됐던 미입국자 중 1명이 지난 13일 귀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귀국이 확인된 시민은 범죄 피해를 당했거나 범죄에 연루된 등의 특이사항은 없는 단순 실종 사고로 파악했다. 다만, 캄보디아 출국 이유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수색이 진행 중인 2명은 아직 미입국 상태다. 대구에서 캄보디아 출국 후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들은 올 8∼10월 캄보디아로 떠난 뒤 아직 한국으로 입국하지 않았으며 가족이나 지인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앞서 12일에는 달서경찰서에 가족에 의해 실종 신고가 접수된 30대 남성 양모 씨도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9일 “2∼3주가량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일대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가족에게 남긴 뒤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찰 관계자는 “아직 현지에서 납치됐다거나, 범죄 조직이 실종자 가족에 금품을 요구한 정황은 없으며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에서는 캄보디아에서 현지 범죄조직에 의해 고문당해 숨진 예천 출신 대학생의 통장에 있던 자금 수천만 원이 국내 범죄조직에 의해 인출된 정황이 드러나자 경찰이 자금 흐름 추적에 나섰다.
이날 경북경찰청은 숨진 대학생 박모 씨(22)의 통장이 국내 대포통장 범죄조직을 통해 이용된 것으로 보고, 자금 이동 경로와 연루자들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명의 통장에서 1억 원 미만의 금액이 여러 차례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은 이미 전액 출금돼 범죄수익 일부를 회수하지는 못한 상태다.
수사당국은 자금 인출에 최소 3명 이상이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금자동입출금기(CD기) 이용과 계좌 이체 등 복수의 세탁 단계를 거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기 어렵지만, 자금을 나눠 가졌다면 공범으로 볼 수 있다”며 “돈이 흘러간 경로를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 씨의 대학 선배이자 대포통장 모집책 역할을 한 홍모 씨(20대)는 지난달 구속기소 됐다.
/김재욱·이도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