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AI 첨단산업지구 지정에 지역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 낮은 분양가에 개발 호재는 풍부 마이너스피 회복·분양문의 급증 공급과잉·인프라 완성도 등 변수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리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펜타시티)’ 내 부동산 거래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정부의 AI 첨단산업지구 지정 발표란 호재로 장기 침체에 빠졌던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개발지인 펜타시티 내에서는 그동안 총 4000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분양됐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미분양이 속출했고, 이로 인해 ‘마이너스피’도 많게는 5000여만원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마이너스피’가 분양 가격대로 올라서는 등 거래 상승 국면을 보이고 있다. 부진한 포항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난 의외의 현상이다. 특히 이달 초 펜타시티에 5조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및 글로벌 AI 컴퓨팅센터 유치 소식이 발표되면서 분양문의도 급증해 지역의 부동산 업계와 건설회사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A부동산 중개업체는 “4000세대 분양이 ‘마피(Market Price Index)’ 기준까지 갔다가 보합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했다.
부진했던 펜타시티 내 거래에 대해선 두 갈래 시각이 있다.
첫째는 분양가가 평당 1600만원선을 넘어가는 시내와 달리 이곳은 1000만원 전후여서 향후 시세차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둘째는 이 지구의 개발 기대감이 선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편타시티에는 대련초등학교가 내년에 준공되고 외국인교육시설 유치 추진, 교통 인프라 확충 , 변전소 설치 등이 병행되고 있다.
특히 이미 펜타시티 내 6만6000㎡ 규모의 외국인교육시설 부지를 확보한 포항시는 영국의 명문 기숙형 사립학교인 크라이스트 칼리지 브레콘(Christ College Brecon, CCB)과의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11월 중 MOU 체결 및 부지 실사가 예정돼 있으며, 2029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 외국인교육시설은 경북 최초이자 전국 단위 학생 모집이 가능한 기숙형 글로벌 캠퍼스로 조성될 예정이다. 일부 내국인 입학도 허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다. 포항시는 이 외국인교육시설을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닌 외국기업 유치와 인재 정주 역량 강화의 핵심 인프라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유치 발표까지 나오자 수요자들이 저가 상태에서의 아파트를 잡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소 분위기가 나아지자 이곳에 대방건설이 주상복합 49층·400세대 규모의 개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펜타시티가 AI지구 지정과 외국인교육시설 유치라는 호재 속에 포항 북부권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는 기미를 보이고는 있으나, 아직 완전한 활황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수요 대비 공급 과잉 우려와 대형 평형 중심의 미분양이 일부 남아 있는 상태여서 향후 단지 확대가 무리 없이 흡수될 지 여부도 관건이다. 인프라 구축 속도와 도로·전력·교통의 확충이 지연되면 분양 흡수력에 제약이 될 수도 있다.
또 외국인교육시설 유치의 실현성, CCB와의 협력은 현재 논의 중인 단계이며, MOU 체결·재정 확보·운영 조건 등이 실제 사업화될 것인지의 부분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 변화, 금리 변동, 경기 흐름 또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글·사진/임창희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