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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겐 아파트 한 채

금년으로서 20년간 장학사업에 청춘을 바친 모 기업의 사장은 제 때 못배운 불우했던 젊음을 가진 사업가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가 새어머니를 들이면서 일어난 가정불화로 12세의 그는 가출해 상경했다. 그후 신문배달, 공사판 잡부직 등 온갖 일들을 해야 했던터라 정규교육의 기회를 놓쳤다. 피곤하고 지친 생활 속에도 그는 어느 교회가 개설한 야간학교에서 밤을 새워가며 이를 악물고 공부한 입지적 존재이다. 늘 신문도 통독해 공부한 지식을 쌓았지만 변치 않은 학력의 소유자란 딱지를 뗄 수는 없었다. 그런 설움을 겪던 그가 세운 장학재단이 국내 굴지의 이름으로 20주년을 맞이한 것이다. 장학재단을 세운 동기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교회 야간학교에서 공부했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나처럼 어려운 후배들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또 32세에 혼자된 어머니는 `어려운 시절 받은 도움을 사회에 되돌려주라`는 유훈을 남기셨다. 이게 늘 가슴 속 깊이 새겨져 있었던 모양이다. 시골사람이 서울에 올라와 학연도 없이 사업하려니 이런저런 고초가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어떤 사업을 하든 공부도 못한 사람이 무슨 사업을 하느냐, 누구랑 친해서 일을 크게 벌리느냐 온갖 소리 다 들어야 했다. 독일의 시인 괴테는 “눈물과 더불어 빵을 먹어 본 사람이 아니면 인생의 참맛을 모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난 20년간 250여 억원을 장학금으로 사용해 2만1500여명이 장학 혜택을 봤다. 특이한 것은 한국전 참전국인 에티오피아 대학생 120명에게 매달 500달러씩 6만달러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 나라에서는 500달러면 학비에 기숙사비까지 해결되는 액수란다. 12년 전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두 아들에겐 작은 아파트를 줄 만큼 식구에게는 인색한 인물이다. /손경호(수필가)

2011-08-12

삼보일배

권석창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일제강점기에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겠다고 독립운동을 하거나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거나 일제식민지 통치에 반대하는 민족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일제는 사상이 불온하다고 했다. 불령선인(不逞鮮人)이라고도 했다. 일제 강점기에 많은 애국지사들이 감옥에서 죽고 독립전쟁에서 죽고 민족주의자나 사회주의자를 전담하는 고등계 형사의 고문에 죽었다. 그리고 해방이 되었다. 표면상으로 독립지사들은 건국훈장을 받고, 불령선인 대신에 독립지사라는 명예로운 이름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롭게 건국한 대한민국 정부는 친일파를 중용해 친일파가 권력의 중심에 자리하게 되었다. 국회에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되어 몇몇 친일파가 체포되고 조사를 받기도 했지만 이승만에 의해서 반민특위는 곧 해산되었다. 친일파가 주인이 된 나라에서 독립투사들은 이름만 화려했을 뿐 실제로는 국외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독립투사의 후손들은 허울 좋은 이름만 얻었을 뿐 어렵게 살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독일이 선진국이 된 것은 나치에 대한 응징이 확실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나치 심판은 아직도 계속된다. 우리는 일제로부터 해방됐지만 진정한 해방은 이루지 못했다. 이러한 우리의 역사를 바로잡지 않고는 역사의 발전이 없다는 자각에서 만들어진 단체가 민족문제연구소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발전할 수 없다는 자각에서다. 민족문제연구소 설립의 단초를 마련한 분이 친일문학연구에 일생을 바친 임종국 선생이다. 임종국 선생은 친일 문제를 연구하다가 부친의 친일 사실을 알게 돼 심한 갈등을 겪었지만 오히려 부친이 친일 사실을 인정하고 아들로 하여금 친일인사 명단에 자신을 올리라고 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해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했다. `친일인명사전` 발간은 친일파 후손들의 끈질긴 방해를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졌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에서 친일사실을 밝히자는 데 반대하는 일이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그런데 이 땅의 후손들은, 친일파 아닌 사람이 누가 있었나? 어쩔 수 없이 일제에 협조했을 뿐이다. 등의 당당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것은 물론 친일파를 중심으로 한 세력들이 이 사회의 실질적 주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에는 김 아무개 씨가 유관순은 폭력 여학생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민족문제연구소의 공청회에 김구 선생을 폄하하는 허위 사실을 적은 메일을 보냈다. 이 사건의 대법원 최종판결이 지난주에 있었다. 명예훼손이 인정된다 하여 벌금 750만원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7년이 넘는 재판의 결과다. 김구 선생이나 유관순 열사를 음해하는 일이 일어나고, 이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하는 데 7년이란 세월이 필요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우리는 1945년 해방되었지만 진정한 해방은 아직도 이루지 못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이 사건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금도 우리사회의 부도덕한 일, 어이없는 일에 대해서 비판하는 사람들은, 일제강점기에 불리던 불령선인이란 이름 대신 삐딱한 사람,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 일부몰지각한 사람, 혹은 좌빨이라고 불린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김진숙의 크레인 농성이 200일을 넘기고 있다. 7월 30일 3차 희망버스가 1만여 명의 시민을 싣고 영도에 다녀왔다. 프랑스의 르몽드, 영국의 BBC, 미국의CNN 등 세계적인 언론이 주요 기사로 다루는데 비해 우리의 공영방송들은 뉴스 끝에 사소한 시민들의 분쟁쯤으로 다루고 있다. 희망버스 때문에 잠도 못 잔다는 시민의 인터뷰만 돋보이게 다루었다. 한 여성노동자가 죽음을 각오하고 크레인에 올라 200일이 넘게 고공에 살고 있고 이를 지지하는 만여 명의 시민이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모여든 사건에 대해, 시끄러워 잠도 잘 수 없다는 시민의 발언을 같은 무게로 인식하는 우리의 방송, 참으로 공정한 방송이다. 이런 우리사회의 답답함을 풀기 위한 노력은 온갖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희망버스라는 것도 절망 끝에 나온 새로운 희망이다. 우리사회의 문제를 풀기 위한 시민의 노력은 참으로 눈물겨운 바가 있다. 사람만 모였다 하면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로 잡가니까 1인 시위라는 것이 생겼고, 촛불문화제라는 것이 생겼고, 삼보일배(三步一拜라)라는 것이 생기기도 했다. 삼보일배는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는 것이다. 원래 스님들의 수행방법이지만 우리사회를 바른 사회로 만들기 위한 일에는 종교적 격식도 초월한다. 스님, 신부님, 목사님들은 각기 종교는 다르지만 모두 삼보일배에 함께했다.최근에는 삼보일배도 별 효험이 없으니까 삼보일퍽(fuck)이라는 것이 생겼다. 탁현민 교수가 창안한 것인데 세 걸음 걷고 한 번 팔뚝 욕 하는 것이라 한다. 시위의 종류가 나날이 늘어나고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국가의 묵인 아래 일어나는 부도덕하고 옳지 못한 일이라고 여겨지는 일들이 임계점을 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2011-08-11

봉화초교생 제작 영화 2편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본선

【봉화】 봉화초등학교(교장 박진식) 어린이 제작 영화 2편이 제6회 부산 국제어린이영화제 비키+아시아 키즈포키즈 축제 경쟁 부문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1 비키+아시아 키즈포키즈 축제는 지난 5월 2일~27일까지 진행됐다. 축제 경쟁 부문 공모전에는 국내 196편, 해외 147편의 총 343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Biki 프로그래머들의 내부 심사 결과 레디 액션 19편, 액션 13만1천810편, 액션 19만2천412편의 출품작 가운데 총 41편의 본선 진출작이 선정됐다.봉화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제작한 영화 김다영, 강병혁, 남채원, 문현비, 강현주(5학년) 연출의 `마법 도구 이야기`와 김자영(중1), 김진영(5학년) 연출의 `My Daddy`사진가 포함됐다.마이 대디는 14일 오후 3시, 마법 도구 이야기는 15일 오후 3시 민주공원 큰방에서 각각 관객과의 대화(GV) 시간을 갖고 16일 오후 폐막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본선 진출작은 제6회 부산 국제어린이영화제 기간 내 Asia KFKF 기간(8/14~16) 동안 상영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구성된 본선심사단이 심사해 각 섹션별 우수작 3편과 관객인기상 1편(따라서, 총 10편)을 선정, 폐막식에서 시상을 한다.경쟁부문 수상자는 다음해 심사위원단으로 초청되며, 해외어린이영화제 출품 및 참여의 기회가 주어진다.부산 국제어린이영화제는 부산시 민주공원, 부산시청자 미디어센터, 부산시민회관,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 아르피나 일대에서 개최된다.프로그램은 크게 비경쟁 초청(어린이와 가족 대상 국내외 장 단편)과 경쟁부문(6-24세 어린이와 청소년 제작 영화)으로 구성된다.이 축제는 어린이들이 영상을 통해 소통하고 스스로 주체가 되고 모든 연령이 공감할 수 있는 어린이 중심의 참여형 비경쟁 영상문화축제이다./방유수기자success3788@kbmaeil.com

2011-08-11

경북전문대 치위생과·항공운항서비스과 신설

【영주】 맞춤형 인재양성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경북전문대학교(총장 최재혁)가 보건의료 전문인력과 항공객실 승무원 양성을 위한 치위생과와 항공운항서비스과를 신설한다.신입생 입학 정원은 치위생과 30명, 항공운항서비스과 30명으로 경북전문대학은 이들 학과의 신설이 간호보건계열 학과와 인문사회계열 학과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번 치위생과 신설로 치과위생사 양성과 지역사회의 노령화, 다문화가정의 확대 등 의료취약 계층에 대한 구강보건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또, 지역의 관련 의료인력 수급난 해결은 물론 지역균형발전 및 경제 활성화에도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항공운항서비스과도 특성화된 CS교육과 연계한 체계적인 학과 설계 및 교육과정 운영으로 인성과 실무능력을 갖춘 항공운항 전문가를 양성하게 된다. 특히 항공사에서 객실승무원으로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교수진의 맞춤교육으로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대학 관계자는 “기존 보건 의료 및 CS교육 인프라와 연계해 우수한 인력을 배출시키는 것은 물론 교육중심 대학의 기치를 더욱 높여나갈 방침”이라며 “지역사회 발전에 함께하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세동기자

2011-08-11

꿈을 가진 아이는

핀란드·스위스·독일·프랑스 그리고 동·서유럽과 특히 일본같은 나라에서는 그 나라 말을 익히 알기 시작하면 권장한다. 우리의 교육지침과는 다소 다른 점이 있다. 의무적으로 부모들이 하루 종일 위인전을 옆에 끼고 여러 종류의 위인전을 갖추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위인전을 읽지 않으면 친구들끼리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이다. 그래서 세계 여러나라의 학부모들이 한번쯤은 위인전 앞에서 어떤 위인전을 골라야 할 지 구입한 위인전을 우리의 아이들은 잘 읽을까 걱정하며 적게는 십 수 만원에서 백만원이 넘는 금액을 주고 위인전을 구입한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글을 알면 당장 만화부터 찾기 시작한다. 물론 만화에 대한 장점도 참 많다. 서구식 교육제도가 들어오자 위인전은 어머니 중심의 도서이지 아이는 별 관심이 없어 책장 장식용을 꽂혀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스위스나 일본에서는 어머니와 함께 위인전을 읽고 토론하며 책 선택에도 같이 참여시킨다는 것이다. 위인전을 읽기 전에 책 고르기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재미가 없고 인물선정이 너무 먼 옛날의 것은 피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내용적으로 아이들 정서와 공감이 가는 것이 좋다. 위인전은 대개 등장인물의 어린 시절의 좌절과 아픔, 그리고 그 좌절과 아픔을 딛고 꿈을 이루어 가는 끈기와 노력의 과정을 가장 충실하게 다루어야 한다. 공감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빠지다보면 그 인물들을 좋아하게 되고 자기 인생의 롤모델로 삼아 노력하는 아이로 놀랍게 변신하게 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에 공헌한 21세기 실존 인물과 역사 인물로 구성된 책을 부모들끼리 나누어 구입하고 독후감을 번갈아 발표하면 경비도 적게 들고 발표력도 기를 수 있다. 가급적 책속의 인물들과 동시대의 인물로 자신의 처지와 꿈을 서로 비교해 보는 방법도 효과가 있다. /손경호(수필가)

2011-08-11

청송 추현동 박씨 효자각

우리나라는 아직도 유교적 풍속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이 간직하고 있는 나라다. 이러한 유교적 풍속에서 발상한 유교건축은 알고 보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불교건축이나 궁궐 건축보다 오히려 더 가까운 곳에 있고 그 숨겨진 가치 또한 크다. 유학의 근본이념은 효에서 출발한다. 효는 가정을 지키는 근원이며 한 민족의 전통이자 풍속이다. 이러한 미풍양속을 권장하고 덕행을 표창하며 타인의 귀감이 되도록 하기 위해 효자나 열녀에게 나라에서 상을 내리고 그가 살고 있는 고을 입구에 비석을 세우거나 그 집 문 앞에 붉은 칠을 한 정문을 만들어 세우는 것을 정려각 또는 정려문이라 했다.여기서 정(旌)자는 원래 깃발을 뜻하는 말로 먼 곳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려(閭)자는 마을을 의미한다. 이 정려에 충(忠)·효(孝)·열(烈) 중 한 글자를 새겨서 그 행실을 표창하는 종류를 표시하고 그의 이름이나 직함을 새겼다. 그래서 사족의 경우는 가문의 명예였으며 천인의 경우 면천해 신분 상승을 가능케 하는 등 실제 생활에 이익을 주어 후손들로 하여금 본받도록 하였던 것이다.1986년 안동 임하댐 수몰지역 지표조사와 관련하여 청송지역 수몰지구내에 있던 `청송 추현동 박씨 효자각`에 대한 문화재지정조사를 할 때다. 정면 1칸 측면 1칸의 작은 건물로 첫 눈에 이건 경비가 그다지 소요되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실제 이 효자각의 후손들은 그 정도의 능력조차도 없어 자칫 수몰될지도 모를 안타까운 처지였었다. 오직 이건할 방법은 문화재지정을 받는 길 뿐이었다.이 효자각은 밀양 박씨 박충국이 그의 부친 박득춘에게 행한 효행을 기리기 위해 유림에서 조선 고종 28년(1891)에 정려가 내려져 추현리에 건립한 전각이다. 충국, 용국, 준국, 흥국 4형제가 부친을 지극 정성으로 섬기다가 장자인 충국이 부친보다 먼저 죽자 남은 3형제가 형의 뜻을 받들어 부친을 정성껏 봉양하여 부친이 103세까지 장수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일명 `4형제 효자각`이라고 전한다.돌이켜보면 실로 효는 가정을 지키는 근원이며, 효자각은 이를 보는 많은 사람들을 교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필자는 잊혀져가는 당시의 덕행에 대해 오늘 다시 나라에서 상을 내리는 의미로 이 효자각을 수몰지역에서 건져 안동 영덕간 국도변의 잘 보이는 곳에 이건토록 하여 후손들로 하여금 이를 본받도록 함이 좋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결국 이 건물은 효자각으로서는 최초로 문화재로 지정(경상북도 문화자료 제180호)되었다.마을 어귀에 홀로 외롭게 자리하고 있는 정려가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과거 이 나라 삼강윤리의 상징적인 기념물이 아니었던가. 그래서`4형제 효자각`은 국도변에 옮겨와서까지 우리들에게 효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영남이공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2011-08-11

부패의 악순환 끊는 방법은?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우리 국민들은 끝없는 공직 부패를 보면서 “한국은 과연 한국보다 못사는 나라들보다 청렴한 나라인가?”, “부패가 만연해도 국가발전은 계속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에 빠질 때가 많다.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국가별부패지수는 2010년 현재 우리나라는 39위로 되어있고,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세계10위권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경제력에 비해 형편없이 부패한 나라임을 보여준다. 부패지수의 년도별 추이를 보면 민주화 이후 나라가 다소 깨끗해지다가 97년의 외환위기 무렵부터 2000년까지 부패가 심화되어 정점에 이르렀고, 그 후 2008년까지 점차 청렴해지던 나라가 2008년 이후 다시 부패정도가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부패는 경제력의 상승에 반비례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일정 수준에서 순환되는 덫에 걸려있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 불안의 근본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의 지속적 발전보다 급전직하로 후진할 가능성을 염려하는 까닭이다.지금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저축은행사태, 일부 중앙정부 고위공직자의 룸살롱 접대, 예비역 고위 장성들의 스파이 행각 등은 우리 사회의 부패가 국가존망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음을 경고하는 현상들이다. 부패의 순환구조가 이처럼 국가지도부 전체로 확산되면서 의회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체제위기를 오싹하게 느낄 지경이다.저축은행 사태는 지난 1월에 사건이 불거졌는데도 아직도 그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체 이를 밝혀야 할 금감원, 감사원, 검찰, 국회가 모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혈세로 조성되는 거액의 공적자금으로 이들 은행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대책을 세우고 있어 모든 피해를 국민들만 고스란히 떠안게 되었다. 사정기관이나 여야를 막론한 의회가 왜 저축은행사태에 무기력한 것인가는 그동안의 수사와 논란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저축은행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한데서 오는 것이란 짐작만 할 따름이다. 이 때문에 정부에 대한 불신 이상으로 의회민주주의의에 대한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고, 그 결과는 자본주의적 금융시스템을 관치체제로 기울게 함으로써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도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산하기관의 보고를 접대부를 앉힌 룸살롱에서 받았다는 중앙정부 고위관료의 부패 행태는 이미 조선조의 변사또를 방불케 하고, 고위 장성들이 군사기밀을 외국회사에 팔아 치부를 했다는 뉴스는 춘추전국시대의 망국사에 나오는 한 장면 같아 충격을 준다.그래서 우리가 선진국대열에 진입하고 있다는 희망의 소리는 아직도 미덥지 않다. 70년대에 후진국 경제에 비전을 제시했던 군나르 뮈르달의 저서 `아시아의 드라마`에서 오히려 경종을 받게 된다. 이 책에서 “부패의 일소는 언제나 군사정권의 등장을 정당화하는 주요한 구실로 내세워져 왔다. 그리고 새로운 정권이 부패일소에 실패하는 경우에는 그 실패가 또 하나의 어떤 류의 반란에 근거를 두게 되는 것이다” 쿠테타의 악순환을 말하는 것이다.물론 우리 국민은 자력으로 민주국가를 수립한 국민이다. 군부의 쿠데타는 결코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지난 광우병 촛불처럼 광장의 저항으로 우리 사회를 다시 혼란으로 몰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이 엄청난 부패는 어떻게 청산할 것인가. 이를 청산하지 못하면 우리가 쌓아온 경제적 정치적 성공은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 아닌가. 국민 각자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방법은 내년 양대 선거를 통해 부패 정치인을 심판하는 것이다. 각 정당이 공천에서 청렴도를 어느 정도의 잣대로 삼았는지를 면밀히 따져서 정당에 대한 지지도를 결정하는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치인의 경우도 비리공무원의 원내 진출은 법률적 기준에서 문제가 없다 해도 철저히 봉쇄해야 하고 기성정치인의 경우도 원내 활동을 통해 부패와 관련한 발언과 행위를 정밀하게 분석해서 가려내야 한다. 청렴도를 기준으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고 정부내 공직자의 진정한 쇄신을 이룩하는 것이 부패의 고리를 끊는 길임을 명심하자.

2011-08-10

영주동부초교 방학 프로그램 성과

【영주】 영주동부초등학교(교장 이상욱)는 방학을 맞아 교육복지대상학생을 대상으로 배움의 달 활동, 체육동아리 활동,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방학은 배움의 달 프로그램은 동부초등 출신 대학생 2명이 5~6학년 각 1개반 6~7명씩을 편성해 2주간 수학과목을 중점으로 지도한다.또, 체육동아리 활동은 4주간 운영되며 동부초 체육 전담교사들이 배드민턴과 탁구반을 편성해 지도하고 있다.다양한 프로그램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특별 활동의 실시로 학생 참여율이 높고 교육 참가를 희망하는 일반 학생들의 요구가 늘고 있다.교육복지 부분에는 방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게 간식 지원, 수업에 잘 참여한 학생들은 문화체험(영화관람), 통일현장 체험학습(1박2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우선적으로 제공해 학습효과도 높이고 현장에서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영주동부초등학교는 돌봄교실과 엄마품 멘토링, 유치원 종일반, 기초학력 튼튼 캠프, 영어캠프, 선비 배움 캠프, 다솜이 사랑방 여름 학력 캠프, 대학생 멘토링, 방과 후 학교 운영, 독서마라톤 대회, 다문화대학생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11-08-10

실업·긴축정책 불만이 방화 약탈로…

토트넘 경찰 총격 사망사건 항의 시위가 발단폭도들 떼지어 도심건물 습격 전국으로 확산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시작된 청년들의 폭동이 사흘째인 8일(현지시각) 영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런던조차 시내 곳곳에서 차량 방화와 상가 약탈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으나 경찰력이 제대로 미치지 않아 사흘째 무법천지의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런던 북부서 동부·남부까지8일 오후 런던 동부의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해크니 메어스트리트에서 청년들은 경찰 차량과 버스를 향해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경찰 차량과 길가에 주차된 차량 및 쓰레기통 등에 불을 질렀으며 일부 청년들은 상점 창문을 부수고 집기와 물품을 끌어냈다.또 런던 동부 그리니치 인근 레위샴 지역과 인근 페컴지역에서도 폭도들의 방화로 상가 건물이 완전히 전소했고 거리 곳곳에서 차량 방화도 잇따랐다.앞서 6일 밤과 7일 밤에도 런던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방화와 약탈 행위가 잇따랐다.6일 밤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는 경찰의 총격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면서 경찰 차량과 이층 버스, 상가 등이 불에 타고 상점에 대한 약탈 행위가 시작됐다.7일 밤에도 런던 북부 엔필드와 월섬스토, 월섬 포리스트, 이슬링턴과 런던 남부 브릭스톤 지역에서 경찰 차량에 대한 투석 공격과 상점에 대한 약탈이 이어졌다.◇버밍엄·리버풀 등지에서도 폭동8일 밤 잉글랜드 북서부 항구도시 리버풀의 남부에서도 청년들이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건물을 습격했다.영국의 두 번째 대도시인 잉글랜드 중부 버밍엄 중심가에서도 청년들이 상점을 약탈하고 경찰서 한 곳에 방화를 하는 등 폭동이 일어났다.잉글랜드 남서부 항구도시 브리스틀에서도 이날 폭도 150여명이 시내 중심가에서 난동을 부렸다.폭동 발생지인 런던과 100㎞ 이상 떨어진 버밍엄과 리버풀, 브리스틀까지 폭동에 휩싸임에 따라 폭동이 잉글랜드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살기 어려워진 젊은이들 불만 표출이번 폭동은 4명의 자녀를 둔 마크 더건(29·남)이 지난 4일 토트넘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것이 발단이 됐다.경찰은 더건이 탄 택시를 세웠고 4발 이상의 총탄이 발사됐다.더건은 현장에서 숨졌다. 더건이 쏜 총탄이 경찰 무전기에 박힌 채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으나 더건은 총을 쏘지 않았다는 보도도 있는 등 사건 경위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폭동에 대해서는 정부의 긴축정책과 실업률 상승 등으로 살기 어려워진 젊은이들의 불만이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현지 언론들이 내놓고 있다.해크니 주민 앤서니 번스(39)는 “이 아이들은 일자리도, 미래도 없으며 (정부지출) 삭감은 사태를 악화시켰다. 이 아이들은 우리와 다른 세대이며 그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11-08-10

헌혈은 헌신이다

헌혈은 고귀한 희생이요 선물이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를 위하여 건강한 사람이 피를 뽑아 제공하는 일을 말한다. 필자도 헌혈운동 캠페인이 있는 날이면 어쩔 수 없이 서 너번 참여한 것이 전부였다. 어느 뉴스지에 “헌혈은 내 운명”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결심으로 아름다운 미담을 남긴 주인공은 전남 광주에 사는 61세 나이의 손홍식이란 남자였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만 69세가 되는 2020년까지 헌혈을 계속할 생각”이라는 당찬 포부에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대단한 분이다. 같은 국민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이다. 국내 최대 헌혈 기록을 가진 손씨는 지난 4월15일 600번째 헌혈 기록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 번에 500cc를 헌혈한 것으로 미루어 계산하면 총 30만cc 정도의 피를 뽑은 셈이다. 몸무게 60kg인 성인 몸속의 피를 5천cc로 계산했을 때 60명의 몸속에 있는 혈액량과 맞먹는 것이라 한다. 손씨는 1984년 5월에 헌혈을 시작해 10년 동안은 두 달에 한 번씩 헌혈을 했다고 한다. 이후 1994년부터 2주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한 것이다. 첫 헌혈 전에는 막연히 주삿바늘 꽂는 것을 싫어했던 것 같다며 오히려 헌혈이 건강의 상징이라고 한다. 현재 그는 노인심리상담, 요양보호,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있으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가 1994년과 2002년에 신장 한쪽과 간 절반을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기증한 일도 있었다는 것이다. 정말 감명스럽고 감탄스러운 희생자다. 헌혈은 원칙적으로 65세까지만 할 수 있다고 한다. 예외적으로 60~69세까지 헌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30대 중반에 처음 헌혈을 했지만 횟수가 쌓일수록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는 말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앞으로 남은 8년 동안 2주에 한 번 꼴로 헌혈하면 모두 830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는 말했다.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과 그의 놀라운 숭고한 희생과 봉사, 그리고 헌신하는 선한 마음, 존경스럽다./손경호(수필가)

2011-08-10

칠곡 산책로 건설 지원 받기로

【칠곡】 칠곡군은 지난달 13일 `2011년 국토해양부 공모 누리기 조성사업` 1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돼 국비 4억 9천4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이 사업은 지난해부터 국토해양부에서 지역주민과 도보 여행자에게 여가 녹지공간을 제공하고 개발제한구역 보존에 대한 국민 참여도를 높이고자 친환경 산책로 조성사업으로 시작됐다.이번 공모에서 전국 지자체 21곳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했으며, 관련 학계와 협회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칠곡군을 포함해 10곳이 선정됐다.칠곡군의 누리길 조성구간은 동명면 봉암리에서 송산리 일대에 연장 6.5km 구간에 설치된다. 영남지방 천주교 선교의 요람인 신나무 골 성지에서 한티 성지까지 1.2km 구간에 `순교, 박해의 길`을 조성하고 탐방로 정비, 송산지 주변 수변데크 등 친환경 테마 길이 탄생할 예정이다.군은 이번 누리길 조성사업을 지난 4월 개발제한구역 여가녹지 공모사업에 선정된 동명 금암 체육공원 조성계획과 기존 팔거천 생태하천 조성사업과 연계해 친환경 녹지네트워크를 구축, `테마가 있는 칠곡`을 조성할 예정이다.칠곡군 관계자는 “현재 설계 용역을 발주했으며 지속적인 사업개발을 통해 개발제한구역의 폐쇄적 이미지를 완화하고, 주민과 함께 가꾸고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용호기자 kim112@kbmaeil.com

2011-08-10

포항발전 토론 (2)

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지난 7월29일 포항시에서 있었던 한국지방자치학회 주최의 포항발전에 관한 토론회에서의 포항시의 문제점은 1)기성시가지 노후화 및 공동화, 2)철강중심 산업구조, 3)동시 다발의 산업단지 조성, 4)지역보다 국가 중심의 RD 기반, 5)영일만항 및 배후단지로 지적됐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잘 지적된 것이라고 보아지며, 지역의 상황과 비전속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풀어나갈 것인가가 포항시의 할 일이고 문제해결의 첩경이라고 보아진다. 마지막에 언급한 영일만항 및 배후단지의 문제는, 이들이 제대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불안에서 나왔다고 본다. 포항시 및 관련 기관들은 영일만항의 활성화를 위해서 배후단지의 적극 개발을 통해 자체물동량 확보, 대구·구미권 물동량의 유치, 연해주, 동북3성 등의 북방도시들과의 항로연결을 위해 애쓰고 있으나, 아직은 역부족이다. 대경연구원의 발제에 나타난 포항의 비전과 목표를 보면, `포항은 신해양시대의 과학기술산업중추도시로서의 비전을 가지며, 첨단 RD 기반 과학연구도시, 신소재 기반 신산업도시, 동해안 광역거점도시로서의 발전을 추진 한다` 이 비전은 타당하다고 보아지나 산하 목표에 한 가지 더 추가해야 할 요소는 `환동해 거점 항만물류도시`이다. 뒷 페이지의 전략부분을 보면 `광역거점시설 확충` 부분에 `영일만 인입철도 건설`, `글로벌비지니스센터 조성` 등 간접적으로 영일만항의 활성화 전략들이 나와 있는데, 큰 카테고리에 영일만항의 활성화에 대한 목표가 보이지 않아 강변하는 바이다.영일만항의 활성화는 낙후된 동해안 및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북방물류전진기지로서의 발전을 위해서, 또한 원활한 남북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도 환동해권에서의 전략추진의 한 축으로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 한국이 러시아 등과 TKR과 TSR의 연결에 관한 협력을 추진하고 극동 시베리아 및 사할린의 가스전 개발과 파이프라인 건설에 참여함으로 인해, 광역적인 물류혁신을 가져올 것이고 에너지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철도 현대화 및 막대한 철도 및 가스라인 통과료를 받을 것인데,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음도 말해주는 것이다중앙정부와 경북도 차원에서 대구·경북지역의 관문항구이자 북방전진기지로서의 영일만항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자 한다. 지난해 올해 영일만항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음도 참조하기 바란다. 그 이외 본 발제와 관련해 언급할 것은 첫째, 본 발전전략이 5+2 광역체제에 역점을 두고, 포항의 대구·경북과의 연계만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대구-포항의 관계만큼이나 울산-포항 관계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전략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궁금하다. 포항과 경주의 통행패턴의 밀접한 연관성도 지적하고 있는데, 포항과 경주의 네트워킹 내지 포항, 경주, 울산의 네트워킹 내지 통합의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다뤄졌으면 좋겠다.둘째, 포항시의 인구가 지난 10여년간 51만 내외로 고정돼 있었는데, 요즈음 1년 사이에 52만을 넘어섰다. 포항시민들은 2020년의 인구추정이 너무 과하다는 비평을 들으며 인구문제에 좀 예민한 편인데, 이러한 증가가 일시적인 것인지 장기적인 전망을 보여주는 청신호인지 좀 더 지켜보며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셋째, 포항의 지역경쟁력 지수가 경북에서 4위, 전국 163개 기초생활권 중 28위로 나타나, 기대보다 낮다면 낮을 수도 있겠다. 경주의 관광산업, 구미의 전자산업 등 이들 도시는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이 존재한다. 포항도 철강 산업 1위의 도시이나 철강산업의 특성상 지역 자체로의 파급효과가 크게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고, 이들 도시보다 도시규모가 크고, 현재 산업 다양화를 모색하고 추진하는 단계라서 지역경쟁력 지수가 좀 낮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보아지며, 무엇이 문제인지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지금은 국내·외 불황이라 핵심 산업들의 발전이 더디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국가발전의 전략요충지로서 포항의 역할이 위축돼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능력과 전망을 지닌 포항을 조금만 더 지원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2011-08-09

광복(光), 빛의 회복

윤석안포항중앙교회 부목사광복 66주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민족사에 이날 보다 기쁜 날이 있을까. 억압과 고난에서 자유의 참 기쁨을 맛본 감격의 날이다. 조국의 광복을 간절히 염원하던 시인 심훈(1901~1936)은 광복의 그날을 기다리며 그 감격을 이렇게 시로 표현했다.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 나는 밤 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 받아 올리오리다. /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광복(光), 말 그대로 빛의 회복이다. 삼천리 방방곡곡에 드리워졌던 억압과 착취, 부자유와 고통에서 참된 자유와 평화로의 회복이다. 66년 전 우리는 광복을 맞았다. 그러나 여전히 오늘 광복을 이뤄야 한다. 아직도 이 땅 곳곳에는 어두움이 남아 있고, 빛의 회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첫째가 북한이다. 북한 주민의 인권은 사정없이 유린되고 있다. 과거 나치정권에나 비교될 수 있을까,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다. 우리 국회는 북한 인권법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자유의 참 맛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는 그들에게 제2의 빛의 회복은 절실하다. 뿐만 아니라 이 나라 구석구석에는 부정부패의 어두움, 이기주의와 지역주의의 흑암, 명예와 권력을 탐하는 어두운 투쟁의 역사가 계속되고 있다. 환해야 할 종교계에도 다툼과 분열, 이기심과 내려놓지 못함으로 먹구름이 있다. 모두다 빛의 회복이 필요한 영역들이다.구약성경 이사야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이사야 60:1)고 선언했다. 70년 바벨론 포로생활로 어두움이 땅을 덮고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는 상황이지만 빛이 오고 있음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빛은 하나님께로 말미암았다”(이사야 60:2)고 확인하고 있다. 태초에 “빛이 있으라” 선언하신 분이 하나님이시오, 그러기에 참된 빛은 오직 하나님이시다. 그 안에 평화와 자유와 사랑이 있다. 태양을 등지면 어두움이지만, 태양을 향하면 환함이 되는 것처럼, 빛이신 하나님께로 나아가면 밝음이지만, 돌아서면 어두움이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인들을 향하여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태복음 5:14)고 하시고, 이어서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추라”(마태복음 5:16)고 말씀하셨다. 빛이신 하나님을 제대로 향하면 보름달이 되어 세상을 밝힐 수 있지만, 반대로 등지면 그믐달이 돼 아무런 영향력도 나타낼 수 없다. 빛 되신 하나님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 참된 평화와 안식과 자유를 누릴 뿐 아니라, 그 따뜻하고 환한 빛을 이웃에게도 반사할 수 있다.언젠가 미국 타호 호수(Lake Tahoe)에서 캠핑을 한 적이 있다. 초저녁만 해도 괜찮았는데, 새벽 무렵 찬바람이 텐트 안까지 밀려 들어왔다. 잠에서 깨어 밖에 나와 해뜨기만 기다렸다. 그리고 떠오른 태양은 얼어 있던 마음, 생각, 아픔 말끔히 녹여 주는 따뜻함이었다.누구나 빛 되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이미 빛을 경험한 이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빛을 비춰야 한다. 「3분 고전」의 저자 박재희씨는 “조문도석사가의(朝聞道夕死可矣):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는 말에 질문을 던진다. 그토록 원하던 인생의 목표인 도를 깨달았다면, 아침에 바로 죽어도 괜찮다고 해야지 왜 낮을 지나 밤까지 기다렸다가 죽어도 좋다 하느냐는 거다. `그럼 낮엔 뭘 할까?` 그의 대답은 “아침에 도를 깨닫고 낮에는 그 도를 전파해야 의미 있다”는 것이다. 깨달음도 아름답지만, 그 깨달음이 남에게 전파되었을 때 더욱 의미 있다는 뜻이다.광복 66주년, 빛이 회복됐다. 그러나 아직도 이 땅에는 빛을 회복해야 할 곳이 많다. 먼저 빛을 누리는 자가 빛을 비춰야 한다. 한국은 북한을 비롯한 어두운 국제사회에 빛을 비추고,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빛으로 어두운 현장에서 제2의 광복을 만들어 가야 한다.

2011-08-09

대학생 리더 양성 캠프

【경산】 국무총리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주관하고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최하는 `대학생 도박중독 예방활동단` 리더양성 워크숍 캠프가 9일부터 11일까지 대구가톨릭대학교 청통수련원에서 열린다.이번 워크숍 캠프에는 대구가톨릭대학교를 비롯한 전국 12개 대학교 100여 명의 대학생이 참여해 우리나라 도박중독 문제의 실태와 개선방안에 대한 이해, 소시오드라마, 시민단체 활동가의 강연, 대학교와 지역사회에서의 도박중독 예방 홍보사업 기획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캠프를 수료한 대학생들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의 도박예방주간인 오는 9월 20일 서울에서 `대학생 도박중독 예방활동단(GAT:Gambling Action Team)` 발대식을 갖고 이후 전국의 소속 대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도박중독 예방과 홍보사업을 진행하게 된다.한편, 2010년 대구가톨릭대학교 정신과학연구소에서 전국 대학생 2천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대학생의 11%가 중 위험도박자와 문제도박자를 합한 도박중독자로 나타났다.이는 2010년 사감위가 조사한 우리나라 성인의 도박중독 유병률 6.1%와 2009년 고려대학교 조사의 일반인 유병률 6.9%보다 더 높은 수치이다.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2011. 6. 28 보도자료) 2009년 현재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때문인 사회·경제적 총비용은 약 78조원으로 GDP 대비 7.3%에 이르고 있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11-08-09

용기만은 잃지말자

조그마한 휴지를 갖고 다니면서 4등분해 쓰고 메모지도 이면지를 이용해 알뜰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S은행의 창립자이자 정신적 지주인 한 기업가가 타계했다. 일제강점기였던 1917년 경북의 한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15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의 한 무허가 시장에서 자전거 타이어 장사를 했다고 한다. 그는 재일교포 상공인들과 함께 신용조합을 세웠고 순수 민간자본으로 은행을 창립한 그의 이름은 `이희건`이라는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모진 서러움과 추위와 배고품을 견디면서 오로지 정직·근면·신용으로 기업의 총수에 이르기까지 그에게는 베푸는 정신만 가득한 기부자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조국의 번영과 성공을 기원하면서 100억엔을 모아 조국에 기부하는 등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했던 우국투사였다. 정말 놀랍고 놀라운 일이다. 정부로부터 무공훈장을 받았지만 그의 근면과 겸손은 훈장보다 더욱 값진 자본이었다. 외환위기 때 한국이 외화 부족 상황에 처하자 일본에서 바라만 볼 수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으로 밤잠을 설치다 `국내 송금하기 운동`에 적극 앞장서 실천을 주도하기도 한 인사였다고 한다. 애국지사만큼 그의 업적은 많은이들의 귀감이 되고 존경스러워진다. 조그마한 은행에서 시작된 그의 금융업은 가장 안정적인 우량 금융회사로 키워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의 경영철학은 평범한 것이었다. 평소 임직원에게 “재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고 신용을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죽으면서도 주주총회가 끝날때까지 자신의 부고를 알리지 말라는 유언에 따라 가족장을 치렀으며 조객은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인의 창업이념은 오직 조국을 사랑한 거목으로 일생을 마친 거룩하신 분이다. /손경호(수필가)

2011-08-09

봉화 은어축제 90여만명 다녀가

경제적 파급효과 267억 【봉화】 지난달 30일 개막해 9일간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 개최된 제13회 봉화은어축제가 90여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 267억여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봉화군이 축제를 결산한 결과 축제기간 중 휴가철 피서를 보내고자 방문한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전체 관광객은 축제장 관광객 45만7천300명과 청량산도립공원과 이나리 강변의 래프팅, 닭실마을, 오전약수 관광지, 워낭소리 촬영장, 백천계곡, 고선 계곡 등 관내 유원지 방문객 43만3천900명으로 집계됐다. 축제의 경제적 파급효과(식음료비, 숙박비, 교통비 등)는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267억여 원으로 추산됐다.올해 은어축제장은 모래 조각 전시관 및 토피어리 전시관 등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포토존 등 볼거리를 더욱 강화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행사장 한 쪽에 위치한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물은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특히 인기를 얻으며 올 여름 지역 최고 피서지로서의 명성을 더했다. 또한, 무더위를 피해 쉴 수 있는 그늘막 쉼터 확대조성과 모유수유실 운영, 남·여 샤워실 부스 확대 등 관광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했다.은어축제의 참여관광객 이광용(31·용인시) 씨는 “주차안내가 편리하고 은어잡이 행사나 공연, 편의시설 등이 잘 마련돼 있어 여름휴가지를 봉화은어축제장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한다”며 내년에도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방유수기자 success3788@kbmaeil.com

2011-08-09

지금, 서울은 너무 한심하다

이대환 `ASIA`발행인·작가지금, 서울은 너무 한심하다. 이렇게 말하면, 대다수는 이번 집중호우 때 일어난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의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나 강물로 변모한 강남구의 간선도로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게 아니다. 이달 1일에 발의된 `무상급식 찬반투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말이다.똑똑하고 잘난 서울시민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시장은 한나라당 오세훈을 아슬아슬하게 당선시키고 서울시의원에는 민주당 등 야당 후보를 왕창 뽑아줬으며, 교육감에는 전교조가 총력으로 밀어준 곽노현을 택했다. 그런 다음에 서울은 한국사회를 `전면적 무상급식`에 대한 찬반 논쟁으로 몰아갔다. 그때부터 한국사회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점심 주는 일`로 또다시 양분되었다. 그 대립 양상은 4대강 사업 찬반과 거의 흡사했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모두가 전면적 무상급식에 찬성하고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사람은 거의 모두가 전면적 무상급식에 반대했다. 그것은 이념적 성향에 따라 갈라진 한국사회의 진상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한 사람의 신념이 십만 명의 군대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지만, 서울의 `학교 점심 주기 사태`도 그 꼴이나 다름없다.이념이 만든 신념에는 강력한 흑백논리가 작동하는 법이다. 선이냐 악이냐, 승리냐 패배냐. 이것이 그 신념의 가치 척도다. 전쟁하는 군율의 수준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도 `성공과 좌절`이라는 저서에서 “중도가 설 땅은 없다”고 토로했다. 그렇다. 그 신념의 세계는 중도가 들어설 여지를 용납하지 않는다. 거기에서 중도는 한낱 회색분자요 기회주의자이다. 중도는 당연히 숙청대상 명단에 올라간다.그러므로 이념이 만든 신념에 갇힌 사람들은 대화하고 또 대화해 마침내 양보와 타협에 도달하는, 그 진정한 민주주의의 소통에 나설 수 없다. 말로는 민중이나 서민을 극진히 받들어도 자신의 삶은 이미 그들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로는 민주주의를 최고 가치로 받들어도 민주주의의 기본조건인 `대화를 통한 양보와 타협의 정신`은 이미 자신의 신념이 거부해 버린다. 물론 그 신념은, 자신만 모를 뿐이지, 자신의 불행한 감옥이다.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전면적 무상급식 실시`라는 표현에서 `전면적`이라는 단어가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2011년부터 초등학생에게 전면적 무상급식을 실시하지만 중학생의 경우에는 2011년부터 1학년에게 전면적 무상급식을 실시하여 해마다 2학년, 3학년에게 `단계적`으로 전면적 무상급식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니까 `전면적`이 아니라 `단계적`이라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로스쿨의 `법학박사`다운 논리이기는 하지만 어딘가 궁색해 보인다. 한국사회를 둘로 갈라놓은 무상급식의 `전면적이냐 단계적이냐`라는 문제의 본질은 `하위 소득계층 자녀에게 먼저 무상급식을 실시한 다음에 연차적으로 상위 소득계층 자녀에게로 무상급식을 확대해 나가는 방식`의 `단계적`이냐, 아니면 소득계층 구분 없이 모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전면적`이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서울시가 아이들 학교 점심 문제로 주민투표를 발의하기 전날, 미국에서는 여야가 극적인 타협을 이룩했다.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시한을 앞두고 도저히 타협하지 않을 것처럼 팽팽히 맞서고 있던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화를 통한 양보와 타협에 도달한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진정한 대화를 위하여 `영혼이 깃든 정성`을 기울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민주, 공화당 의회 지도자들이 재정적자를 감축하고 디폴트를 막기 위한 방안에 합의했다”는 성명을 발표한 날은 현지시간 7월31일이었다. 그리고 사흘 뒤에 미국 상원은 8월의 “의회 휴회가 끝난 직후 한·미FTA 관련 3개 이행법안을 처리하는 `추진계획`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역시 여야의 대화를 통한 양보와 타협의 산물이었다.서울시의회의 거의 모든 의원들은 여의도의 국회의원들로부터 정당공천을 받아서 그보다 끗발이 훨씬 떨어지는 금빛 배지를 가슴에 박게 되었다. 그들을 공천한 국회의원들이 대화를 통한 양보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조건을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무시해온 사정을 감안해보면, 그 아래에 불과한 서울시의회 의원들에게 그것을 존중하고 실천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그렇다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어떠한가? 하나는 고려대 법대를 나오 고 또 하나는 미국 로스쿨을 나왔다. 법정의 뒷동네에선 `주고받기` 타협이 곧잘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건만, 서로가 법을 너무 잘 알아서 `가처분` 따위의 소송이나 제기하면서 대화도 양보도 타협도 할 줄 모른단 말인가? 그것은 법치가 아니다. 잠재적 폭력성을 키우는 `잘못된 신념의 발로`로서 민주주의의 성장을 저해하는 치졸한 충돌에 지나지 않는다.

2011-08-08

농산물값은 왜 오르면 안 되나?

이경우대구본부장주말이면 시간을 내서 대구 인근에 주말농장이랍시고 호작질을 하고 있다. 양파는 생으로 먹어도 좋고 즙을 내서 먹어도 좋은 건강식품이라며 주위에서 경작을 권유했다. 시장에서 모종을 사서 심어놓기만 하면 된다고 그랬다. 지난 가을 순진하게 양파 모종을 몇 판 사서 심어놓고 겨울이 오자 비닐을 덮어 두었다. 그런데 눈이라도 내리거나 겨울 바람이 심하게 불기라도 하면 비닐이 날아가 버려 양파 모종이 한파에 노출되기 일쑤였다. 시간 나는 대로 밭에 나가서 눈이 오면 쓸어내고 바람에 날려간 비닐을 새로 덮어 돌로 눌러주곤 했다. 봄이 와서 비닐을 벗겨낼 때쯤 절반은 얼어 죽고 생육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마침내 양파 수확철이 왔다. 그동안 양파밭에 왕래하며 들인 공을 생각하면 양파가 아니라 금파여야 마땅했다. 비록 시중에 나오는 양파보다 알도 작고 전체 수확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말 기뻤다. 내가 심어 물 주고 비바람 막아주고 이렇게 키웠으니 반찬거리도 좋지만 아주 천정에 매달아놓고 싶을 정도였다.동네 시장에서 씨알 굵은 양파 여남은개씩 담아 놓은 양파를 보고 얼마냐고 물어 보았다. 천원이라 했다. 천원? 내 귀를 의심했다. 만원이 아니고, 5천원도 아니고, 단돈 천원이란다. 그럼 내가 수확한 양파는 모두 얼마어치나 될까? 그걸 구태여 화폐로 환산하려던 세상 물정 모르는 스스로가 한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분하기도 하고 어떻게 생각하니 어처구니없기도 했다.100년만의 폭우라며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기록에도 없는 물폭탄이 쏟아지더니 전국의 농산물값이 들먹인다. 지난달에는 시내버스 요금에다 지하철요금이 그동안 몇 년 동안 동결됐다며 오르더니 라면값 과자값 빵값에다 전기료까지 줄줄이 오르고 있는 판이다. 그런데 다른 것은 다 올라도 괜찮고 농산물은 오르면 안 된다는 논리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대형 소매점들이 농산물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섰다고 한다. 이마트는 배추와 상추, 열무 등 제철 채소를 50% 인하해 판매한다고 선전해댄다. 롯데마트도 애호박을 시중가보다 50%, 대파는 정상가보다 40% 싸게 판매한다고 했다. 도대체 가격이 얼마나 올랐나 싶어 유심히 살펴봤다. 채소류 도매가격이 한 달 전보다 배추는 194%, 상추는 75%, 대파는 40% 올랐다는 것이다. 문제는 폭우 등 이상기후로 농산물 작황 부진으로 공급량이 줄어든 데 따른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농촌경제연구원의 예고다.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물가 안정을 강조하자 5일 13개 물가 관계부처장들이 서울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물가관계장관 대책회의를 했다. 중앙정부청사 아닌 현장에서 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논의한 것도 파격인데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이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농산물 가격 급등을 막겠다고 했으니 마치 농산물이 물가의 원흉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지난 주엔 우기종 통계청장이 서울시내 대조전통시장을 찾아 20개 농산물 품목을 직접 사면서 물가 동향을 파악하는 소동을 벌였다.과연 농산물이 물가 인상의 주범인가. 농산물 가격을 잡으면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인가. 따져봐라. 장마와 폭우로 배추 생산량이 줄어들었다지만 10kg당 5천650원(가락시장, 7월말 기준)이다. 6월보다 157% 오른 가격이다. 그래봤자 10kg당 1만원 내외다. 열무나 대파나 오이나, 많은 농산물의 가격을 봐라. 그리고 농부들의 땀과 수고를 생각해봐라. 다른 상품에 비하면 요즘 말로 얼마나 착한지.`배부른 소리`라고 비아냥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난 해 가을 배추파동을 생각나게 한다. 배추, 국으로 끓여 먹고 쌈 싸먹고 김치 담가 먹고, 아무리 먹어도 1만원어치면 3인가족이 몇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물론 배추만 먹을 수는 없겠지만. 다른 농산물도 마찬가지다. 무는 18kg당 도매가격이 7월의 2배나 올라 2만5천원을 예상한다. 그런데도 물가당국이 배추와 무는 할당관세를 부가해서 9월말까지 관세 없이 수입키로 했다니, 왜 농산물은 오르면 안 되나?

2011-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