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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내셔널, 노르웨이 에퀴노르와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 강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글로벌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Equinor)와 해상풍력·강재공급·LNG 등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한다.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확대와 저탄소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적 행보다. 29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항 청송대에서 에퀴노르와 에너지 분야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과 비욘 잉게 브라텐 에퀴노르 코리아 대표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해상풍력 공동개발 △해상풍력용 강재 공급 협력 △LNG 조달·공급 협력 △신규 에너지 사업 발굴 및 워킹그룹 운영 등을 추진한다. 두 회사는 2023년 체결한 협력 관계를 이번 협약으로 한 단계 확장해 구체 사업의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계인 사장은 “양사의 경험과 전문성을 결집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며 “재생에너지·저탄소 연료 분야에서 선도적 사업 모델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브라텐 대표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신에너지 솔루션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남 신안에서 14.5MW 태양광과 62.7MW 육상풍력을 운영 중이며, 인근 해상에 300MW급 해상풍력단지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동해권역 해상풍력 공동개발도 병행해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에퀴노르는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으로, 30여 개국에서 석유·가스·해상풍력 사업을 전개 중이다. 울산 앞바다에서는 750MW 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 ‘반딧불이’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포스코그룹의 강재·에너지·인프라 역량에 에퀴노르의 글로벌 해상풍력 기술력을 결합해, 에너지 믹스 전환과 지속 가능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10-29

경북 영양·성주, 재난 상황관리 대응 역량 전국 최하위권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초기 대응 역량을 점검하는 ‘재난상황관리 훈련’ 평균 점수가 올해 상반기 80점대로 크게 떨어지면서 재난 대비 태세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구·경북(TK)에서는 영양군과 성주군이 현저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역별 재난상황관리 훈련 평균 점수는 2023년 97.6점으로 소폭 오르다가 지난해 92.1점, 올해 상반기 83.6점으로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재난상황관리 훈련은 관련 기관 간 유기적인 협조체계 구축과 범정부 차원 총력 대응을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평가 항목은 △5분 이내 재난상황 전파메시지 수신 △10분 이내 재난상황 보고서 제출 △20분 이내 재난문자 송출 등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 중 부산 북구가 48.7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TK에서는 △영양(52.8점) △성주(53.7점) △상주(61.2점) △영덕(64.5점) △대구 중구(65.3점) 등도 최하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구미(100.7점)와 대구 수성구(100점)는 각각 전국 3위, 5위를 차지해 지역 간 격차가 심했다.​ 광역지자체 별로 보면 전북이 지난해 80.2점에서 올해 23.1점으로 급락해 전국 최하위였다. 이어 부산(73.3점), 전남(79점), 서울(82.3점), 대전(82.8점), 충북(83.3점), 제주(83.5점) 등도 평균(83.6점)에 못 미쳤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10-28

경북 등 영남지역 산불 피해 복구 지원, 특별법 시행

산림청이 지난 3월 경북·경남·울산지역에서 발생한 산불피해 지원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이 28일 공포·시행됨에 따라, 정부는 이재민 지원과 산림 생태계 회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번 특별법은 국회 산불피해지원대책 특별위원회, 산림청 및 20개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약 3개월간 협력해 마련한 법안이다. 피해 주민들의 구제와 생활·심리 안정 지원, 피해지역의 신속한 복구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명문화했다. 지난 9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일부 조항은 공포 후 3개월이 지나면 시행된다. 산림청은 법안에 따라 임업 종사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시설·장비·작물 복구 지원, 채취 임산물 임가 생계비 지원, 임업직불금 계속 지급 등을 통해 임업 분야의 조속한 회복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산림경영특구와 산림투자선도지구를 지정해 피해지역 산림의 지속 가능한 활용 기반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산림생태계의 온전한 복원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인호 산림청장은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로 인해 삶의 터전뿐만 아니라 마음의 안식처 또한 잃으신 피해지역 주민들께 이번 특별법 지원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10-28

추경호 의원, “이재명 대통령의 신공항 국가 주도 검토 약속”이행 위한 총리실 특단 대책 촉구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은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에게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의 국가 주도 전환을 위한 특별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추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대구경북민에게 한 약속이 희망 고문이 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며 ‘대통령실 대구 군 공항 이전 TF’ 및 ‘국무총리 직속 국가사업 추진단’ 신설을 촉구했다. 추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대구 타운홀 미팅에서 ‘군 공항 이전은 국방·국가 사무’라며 신공항 국가 주도 건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 김민석 총리도 지난 22일 대구시 방문 시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언급하며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군 공항 이전 및 신공항 건설 사업을 지자체 주도에서 국가 주도로 전환하기 위해 대통령실과 총리실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대통령과 총리의 대구 방문 이후 후속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진행 상황을 정무위원회에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0-28

APEC 둘러싼 여야 설전 이어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쟁 중단’과 ‘민생 문제 은폐’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27일 국민의힘에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을 ‘무정쟁 주간’으로 선언하고 오직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했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APEC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질서가 새롭게 재편되고 한반도 안보 방향이 결정되는 분수령이 될 회의다. 한미 관세 협상, 미중 담판, 한일·한중 관계 등 굵직한 의제가 많다”면서 “민주당은 APEC 성공을 위해 국회와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경주 APEC은 외교뿐만 아니라 문화, 경제, 정보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대한민국 위상을 더 높이고 코리아 브랜드를 각인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념과 진영을 넘어서 대한민국 국민, 여야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APEC을 앞두고 경주에 집결하는 극우·혐중 성향 시위대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국제행사를 방해하는 극우세력의 혐오와 선동 시위는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넘어 국익과 품격을 해치고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에 출연해 “전 세계적인 빅 이벤트를 앞두고 이런 모습은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며 “국민의힘이 강하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게 본인들로서도 좋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무정쟁 주간’ 제안을 ‘민생 문제를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일축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대책 회의에서 “정청래 대표가 APEC 기간 외국 손님이 오니 조용히 하자며 무정쟁 주간을 선언하자고 했지만 지금 국민은 집값 폭등과 대출 규제로 절규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정 대표가 얘기하는 정쟁을 멈추는 길은 매우 간단하다. 야당 탄압을 중단하고 국민의 삶을 짓밟지만 않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최근 ‘정쟁’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의 국감 출석과 관련해 “운영위원회에서 김 전 총무비서관의 국감 출석 여부가 논의된다”며 “김 전 총무비서관은 국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국감에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10-28

‘이재명 재판’ 놓고···여야, 재판중지법 공방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가운데 여야가 28일 재임 중인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중지하는 내용의 ‘대통령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국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중 재판 재개 가능성이 언급된 것을 두고, 사법부를 거듭 압박하며 ‘재판 중지법’ 재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판 중지법’에 대해 “이 이슈가 거의 수면 아래로 내려갔는데, 최근 국감 과정에서 이런 이슈를 다시 살린 게 사법부”라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이 국감에서 ‘이재명 정부 중 파기환송심 공판 기일을 언제든 잡아서 할 수 있는 것이냐’는 질의에 ‘이론적으로는 그렇다’고 답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문 수석부대표는 “(고등법원장이) 본인 생각을 말한 것이 당에서 재판중지법을 논의하게 된 배경”이라며 “이걸 언제 할지는 야당과 사법부 태도에 달렸다”고 부연했다. 그는 야당이 (이 대통령의) 재판을 하라는 것은 “국정을 중단하겠다는 반헌법적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재판 중지법’ 재추진 움직임에 대해 사법부 독립 훼손과 헌정 파괴 시도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막기 위해서라면 권위주의 정부 시절보다도 더 강력하고 거칠게 사법부를 압박해 장악하고, 더 나아가 사법시스템을 붕괴시키겠다는 민주당의 모습에서 집단적 광기가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 폐지 방안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서울고등법원장이 법적으로 재판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입법으로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고, 법 앞에서의 평등에 예외를 인정하는 헌정 파괴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유 수석은 “행정부, 입법부를 장악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사법부를 장악하는 순간 자유민주국가인 대한민국에 ‘다수당에 의한 독재’는 완성된다”라며 “민주당이 독재를 위해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의힘도 온몸을 바쳐 투쟁하고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10-28

잉카의 돌길에서 되찾은 내 안의 목소리

나는 지금, 계절이 엇갈리는 대륙의 초입에 서 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머물렀던 뉴욕은 새로운 계절의 활기로 가득했다. 거리마다 활기가 넘실거렸고, 기운이 부드럽게 감돌았다. 하지만 긴 비행 끝에 도착한 페루 리마는 이미 차가운 가을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뚜렷한 사계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반대의 계절이 시작되는 낯선 땅에서 나는 묘한 떨림을 느꼈다. 밤의 공항은 낯설었고, 언어와 표정 또한 생경했다. 그 낯섦은 내 안의 고요마저 흔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낯섦 속에서 오히려 오랜만에 ‘살아 있음’을 느꼈다. 익숙한 공간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기운이었다. 아마도 자발적 고립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에너지일 것이다. 나는 이번 여정을 ‘자발적 고립’이라 명명한다. 가족을 떠나 홀로 다른 대륙을 밟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내는 늘 내 곁에서 삶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던 소중한 동반자였다. 그녀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은 그 자체로 용기가 필요했고, 동시에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했다. 체력의 한계를 핑계 삼아 늘 익숙한 일상에 안주하려 했던 아내와는 달리, 나는 이번에는 홀로 떠나는 길을 택했다. 그 고립 속에서 잊고 지냈던 ‘진정한 나’와 마주하고 싶었다. 자발적 고립이라는 표현은 다소 쓸쓸한 울림을 준다. 하지만 그것은 도피가 아닌 귀향이다. 익숙한 이름과 역할, 책임의 무게에 짓눌려 잊고 지냈던 내 안의 진실한 목소리를 되찾기 위한 귀향. 그 목소리를 다시 세상 밖으로 꺼내는 시간이 바로 이번 여정이다. 정든 가족의 품을 떠나 홀로 떠나는 트레킹이나 여행과 같은 자발적 고립은 일상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자발적 고립의 가장 큰 장점은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족이나 타인의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오직 자신과의 대화에 몰두하며 내면을 깊이 성찰할 수 있다. 또한, 일상에 지친 심신을 평온함 속에서 재충전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홀로 떠나는 여행은 자신감과 독립심을 키워준다.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예상치 못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까지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 낯선 환경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은 독립심을 길러주고 “나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준다. 더불어 평소에는 미처 몰랐던 자신의 장점과 단점, 진정한 취향 등을 발견하며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정신 건강을 증진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트레킹이라는 활동 자체가 지닌 치유력과 고립된 자연 환경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한다. 디지털 기기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 속을 거닐며, 외부의 자극 대신 오감을 통해 자연을 온전히 느끼게 된다. 이는 마음챙김(Mindfulness) 능력을 향상시키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웅장한 자연 경관과 고요함 속에서 걷는 것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특별한 치유 경험을 선사한다. 그러므로 자발적 고립을 통해 떠나는 혼자만의 트레킹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내면을 성장시키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나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이며, 대학에서 수십 년간 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육자이다. 그 길은 책임과 헌신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여정이었다. 후회는 없다. 하지만 그 길을 걸어오면서 언제부턴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잊고 살았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교수로서의 역할은 분명했지만, 그 모든 가면을 벗어던진 ‘본래의 나’는 과연 어디에 있었을까. 페루의 땅은 낯설지만, 묵직한 침묵이 감도는 곳이다. 잉카의 돌길을 걸을 때마다, 나는 오래된 돌벽에 새겨진 고요와 조우한다. 그 고요는 내면 깊숙한 곳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너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이곳까지 왔는가?”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문득 가족을 떠올린다. 가족이란 과연 무엇일까? 과거에는 주저 없이 ‘헌신’이라고 답했다.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희생하는 것이 가족의 의미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가족은 단순히 전통과 의무라는 무거운 짐만으로 이루어진 관계가 아니다. 그들은 각자 고유한 리듬으로 살아가는 작은 우주와 같다. 내가 그들을 보듬는 방식 또한 이제는 ‘헌신’뿐만 아니라 ‘경청’이어야 함을 깨달았다.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따뜻한 마음, 그것이야말로 가족의 진정한 모습일 것이다. 나는 여전히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그 해답은 아마도 이 여정의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것이다. 거창한 깨달음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잉카의 산책길 위를 스치는 바람처럼, 혹은 낙엽처럼 조용히 다가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작은 깨달음 하나하나가 흩어진 삶의 조각들을 하나로 이어줄 것이다. 고립은 더 이상 고통스러운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잃어버린 나를 회복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떠남은 끝이 아닌, 진정한 나를 되찾기 위한 새로운 시작임을 잉카의 돌길 위에서 깨달아간다. 나는 이제야 비로소 깨닫는다. 고립은 단순한 외로움이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한 가장 깊고 진실한 귀향임을. 떠남은 모든 것을 버리는 행위가 아닌,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찾는 과정임을.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길 위를 걷는 바로 그 순간, 나는 역설적으로 내면의 목소리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김상국(세종대 명예교수)

2025-10-28

올해 육아휴직자 14만명 돌파···‘아빠 육아휴직’ 비중 37%까지 확대

올해 들어 맞벌이 가정의 육아휴직 활용이 크게 늘면서 남성 육아휴직 비중이 3명 중 1명 꼴로 확대됐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사용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부터 대체인력 지원금 확대, 근로시간 단축 급여 상향 등 제도 보완에 나선다. 고용노동부는 2025년 1~9월 육아휴직급여 수급자가 14만1909명으로 전년 동기(10만3596명) 대비 37.0%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작년 연간 수급자(13만2535명)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정부의 육아휴직급여 상향(월 최대 150만 원 → 250만 원)과 최대 사용기간 연장(1년 → 1년 6개월), 사후지급 25% 폐지 등 제도 개선이 사용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 남성 육아휴직 비중 36.8%···맞돌봄 문화 확산 올해 남성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는 5만2279명(36.8%)으로, 육아휴직자 3명 중 1명 이상이 아버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된 ‘부모함께 육아휴직제’(부모가 모두 6개월 이상 육아휴직 사용 시 월 250만~450만원 지급)가 남성 참여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 중소기업 비중 58%···소규모 사업장에서도 확산 1~9월 중소기업(우선지원대상기업) 육아휴직 수급자는 8만2620명(58.2%)으로 전년 대비 비중이 1.2%p 상승했다. 10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도 46.7%에 달하는 등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도 육아휴직이 자리 잡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내년부터 ‘육아기 10시 출근제’ 신설···대체인력·업무분담 지원금 확대 정부는 중소기업의 인력 부담을 줄이고 육아휴직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항목별로 내년부터 지원을 확대한다. 먼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 상한액은 현행 월 220만 원 → 월 25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대체인력 지원금(30인 미만 사업장)은 현행 월 최대 120만 원에서 월 140만 원(전액 선지급)으로 바뀐다. 또 육아휴직 업무분담 지원금(30인 미만 사업장)은 현행 월 20만 원 → 월 60만 원으로 3배 인상되며 육아기 10시 출근제도 신설되어 내년부터는 1시간 단축 시 사업주에 월 30만 원을 지원한다. 또한 정부는 산업단지 등 중소기업 밀집지역에서 현장형 설명회·제도 안내 등을 강화하고 일·생활 균형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원 연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임영미 고용정책실장은 “남성 육아휴직 확산은 우리사회가 일·가정 양립 문화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라며 “특히 중소기업 근로자도 부담 없이 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내년 예산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등 지원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글·그래픽/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10-28

대게와 함께 털게와 왕게도 별미

바람이 차갑고 바다도 차가워지는 겨울은 각종 ‘게’가 맛있어지는 계절이다. 곧 다가올 겨울. 얼어붙은 어시장 거리에서 게를 찌는 찜통에서 솟아오르는 뜨거운 김 앞을 지날 때면 고소한 냄새에 군침이 절로 돈다. 겨울철 귀한 별미 중 으뜸은 대게라 하겠지만, 털게와 킹크랩으로 불리는 왕게도 여러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만드는 각별한 맛을 지녔다. 한국에선 게의 다리 살은 물론 몸통 살도 꼼꼼하게 발라먹고, 내장까지 볶음밥에 넣어 먹는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선 다리만 잘라내고 몸통은 버린다. 게 내장의 녹진한 맛을 즐기는 이들이 본다면 혀를 차며 안타까워할 듯하다. 영덕, 울진, 포항 등에서 주로 유통되는 대게는 높은 인기 탓에 금어기 때는 러시아 등지에서 수입해 판매한다.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등 북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털게는 진흙이나 모래 바닥에서 활동한다. 한국의 경우엔 고성 부근 동해 북측에서 주로 잡힌다. 털게 역시 달달하고 구수한 맛으로 유명하다. 살이 많고 향이 좋은데다가 내장 맛이 일품이지만, 어획량이 적어 가격이 만만찮다. 계절에 따라서는 비싼 박달대게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남북 교류가 활발하던 2000년대 초반 금강산을 여행하며 맛본 털게 맛을 기자는 아직 잊지 못했다. 통상 킹크랩이라 불리는 왕게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이 계절의 별미다. 알루샨 열도, 알래스카, 극동 러시아, 일본 북부에서 서식하기에 우리가 먹는 왕게의 거의 전부는 수입산이라 생각하면 된다. ‘왕게’라는 이름값을 하듯 평균 무게가 3kg을 넘나든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10-28

‘성큼’ 동해안 대게가 살찌는 겨울이 다가온다

동해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누가 뭐래도 경북 바다 ‘최고의 별미’인 대게의 계절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다리를 쭉 펴면 가로 길이가 60~70cm를 넘나드는 대게. 경상북도 울진과 영덕, 포항 구룡포는 물론 강원도 바닷가 마을에서까지 ‘비싸지만 귀하고 맛있는 먹을거리’로 대접받는 대게는 다른 갑각류에 비해 몸피가 크다. 그래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대게’는 커다란 크기 탓에 대게라고 불린다고 착각한다. 한자인 대(大)가 ‘게’자(字) 앞에 쓰인 것으로 이해한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건 틀렸다. 먼저 이것부터 수정하고 가자. 대게는 길쭉한 다리가 대나무의 마디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니, 대게 앞에 붙는 ‘대’자는 ‘클 대’자가 아닌 ‘대나무 죽(竹)자’다. 허니, 대게를 ‘죽게’라 불러도 “그건 틀렸다”라고 말할 사람은 없다.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도 대게와 유사한 것들이 잡힌다. 푸른 눈동자와 금빛 머리칼을 가진 그쪽 어부들은 대게를 ‘스노우 크랩(Snow crab)’이라 칭한다. 눈보라 치는 차가운 바다에서 잡히는 게라는 뜻일 터. 알다시피 한국의 동쪽 바다도 물이 차갑다. 대나무 마디 닮은 다리에서 비롯된 명칭 박달대게·털게·왕게 등 통통한 속살 가득 회·찜·굽기 등 다양하게 조리…맛 일품 상인들 “대게는 찜이 최고∼” 한목소리 21세기 한국엔 부자가 적지 않다. 아직은 다수가 아니겠지만 “그게 맛만 있다면 나는 먹는데 돈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 호언하는 자칭 미식가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 간다. 대게로 만든 요리 중 값싼 건 드물다. 앞서 언급했듯 ‘혀에 감기는 비싼 별미’가 대게니까. 움직임이 활발하고 살이 단단해 ‘박달대게’라 불리는 건 다리에 원산지 표시를 매달아 한 마리에 20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서민이 자주 맛볼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어쨌건 경북 동해안 일대엔 대게를 회치거나, 찌거나, 굽거나, 이런저런 채소를 더해 끓인 요리를 파는 식당이 흔하다. 맛있다고 입소문이 난 가게 앞엔 겨울철 주말마다 관광객이 만들어내는 긴 줄이 생겨나기도 한다. 도로변에 서서 달리는 자동차를 향해 “어서 우리 가게로 오세요”라며 손을 흔드는 호객 행위도 만만찮다. 맛있는 걸 감각하는 즐거움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었던 걸까? 대게는 고려의 성리학자 목은 이색(李穡·1328~1396)도 감탄하며 먹었다고 전해진다. 포은 정몽주와 야은 길재의 스승이기도 했던 점잖은 대학자가 겨울날 거친 물결치는 바다에서 아랫것들이 잡아온 대게의 다리를 들고 ‘쪽쪽~’ 고소한 속살을 빨아 먹는 모습을 상상하면 절로 미소가 그려진다. 이색은 대게를 소재로 시(詩)까지 썼다. 그의 작품 ‘잔생(殘生)’은 ‘서쪽 바다 등 푸른 생선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나, 동해의 대게는 어지간해선 맛보기 어렵구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맞다. 동서고금 먹지 않고 사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그게 중국에까지 이름을 떨친 주자학의 대가(大家)라 할지라도. 이색의 경우엔 ‘대가’가 ‘대게’를 먹었으니 책할 이들도 없을 듯하다. 700여 년 전 고려 시대에 잡힌 대게는 21세기 대게와 맛이 달랐을까? 기자도 궁금하고, 우리 모두 궁금하다. 여러 방식으로 조리가 가능한 대게지만, 수십 년 이상 대게 요리를 손님들에게 대접해온 경북 동해안 식당 주인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대게 찜이 최고”라고. 자, 그럼 어떻게 해야 더 맛있게 찔 수 있을까? 아래 30년째 대게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장에게 얻어낸 답을 살짝 공개한다. 집에서 찜통 위에 대게를 올릴 때 참고하시기를. “일단 솥에 담을 때 대게가 물에 닿지 않게 하세요. 끓는 물과 대게가 직접 닿으면 물기가 살 속으로 파고들어 내장이 흘러버리니까요. 고구마를 찔 때처럼 대게를 올린 채반과 물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쪄야 보다 맛있게 됩니다. 1kg짜리 대게를 찌는 시간은 20~25분이 적당해요. 배가 위로 향하게 해서 쪄야 하는 걸 절대 잊지 마시고.”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10-28

‘960억 지원’ 포항에코빌리지 입지 후보 신청 12월 26일까지 연장

포항시는 8월부터 진행 중인 ‘포항에코빌리지’ 입지 공모 기간을 10월 31일에서 12월 26일까지 연장한다.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유치위원회 구성, 주민총회 개최 및 동의 절차, 토지소유자 매각 동의 등 입지 신청 과정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입지 신청을 희망하는 지역의 주민설명회 및 선진지 견학 일정도 고려했다. ‘포항에코빌리지’는 2034년 사용이 종료될 호동2매립장과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을 대체하는 차세대 종합 생활폐기물처리시설이다. 생활폐기물의 안정적 처리와 효율적 운영을 위해 한 부지 내에 소각장과 매립장, 음식물바이오가스화시설 등 6개 처리시설을 통합 설치하며, 2035년부터 30년간 운영한다. 12월 26일까지 입지후보지를 신청받고, 내년 1월 구성될 입지선정위원회가 타당성 조사,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주민 유치 의사 등을 종합 검토해 내년 12월 입지를 최종 결정한다. 후보지 신청은 읍면동 단위로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지 주민·토지소유자·이통장협의회·개발자문위원회의 70%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후 읍면동장의 추천서와 검토의견서를 첨부해 포항시 자원순환과에 제출하면 된다. 최종 입지로 선정된 지역에는 주민편익시설 설치비 450억 원, 연간 주민지원기금 약 17억 원을 지원한다. 준공 후 30년간 총 960억 원 규모의 주민지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상근 포항시 자원순환과장은 “입지 공모를 위해 홍보활동과 주민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일부 지역의 선진지 견학과 의견수렴 과정에 예상보다 시간이 소요돼 부득이하게 공모기간을 연장했다”라며 “생활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최신 설비와 공법을 적용한 현대식 시설은 악취와 오염을 최소화한 만큼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28

“체감소음은…” 군 사격장 피해 주민들의 울분

“평균값으로는 체감소음을 반영할 수 없다”, “어업·축산 피해도 보상해야 한다”는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28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칠포대공사격장 소음영향도 조사용역’ 주민설명회에서다. 주민들은 질의응답 시간에 평균값 산정의 불합리, 보상 불균형과 생업 피해, 경계 설정의 불합리, 포괄적 보상 필요성 등을 강하게 제기했다. 흥해읍 칠포2리 이장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으면 사격 시 경보음이 울릴 정도인데 소음지도에서 빠져 있다. 바로 옆집은 포함되고 우리 집은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라면서 “이런 기준은 이해할 수 없고, 주민들 사이에 불신만 키운다. 차라리 마을 단위로 동일하게 지정해야 분란이 없다”고 지적했다. 용역사 측은 “기계가 자동 측정하는 시스템이라 결과는 측정치 기준으로 산출되고, 이번 재측정으로 보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용안1리 이장은 “발칸포 사격 때마다 창문이 진동하지만, 보상에서 제외되는 일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발칸포 사격 지역은 순간 최고치는 높게 나오지만 법정 산정 방식이 평균값 기준이어서 다른 소음과 더해지면 낮게 측정될 수 있다고 용역사는 설명했다. 북구 기계면 주민은 “사격의 ‘탕!’ 하는 피크 소음이 진동에너지로 바뀌어 퍼져나가면서 마을 가옥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만, 실제 피해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도 용역사는 “해상 사격의 방향성과 지형 등으로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 지형·방향성 변수까지 고려해 재측정하겠다”고 밝혔다. 축사를 운영하는 흥해읍 칠포1리 이장은 바람 방향에 따라 사격 소리가 몇 배로 커지는 탓에 소들이 놀라거나 유산하는 일이 잦은 점을 내세우면서 “수십 년간 참아왔으니 소급이 어렵더라도 심리적·생업 피해를 포함한 포괄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가축 피해는 군소음보상법 직접 대상이 아니며 국회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어민들도 “사격이 있는 날엔 바다에 나갈 수조차 없다. 하루 조업이 통째로 날아간다. 그런데도 어업 피해는 보상조차 받지 못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번 설명회는 군소음보상법 시행 이후 5년 만에 진행되는 재조사로 내년 말까지 소음대책지역 재지정을 위한 측정과 모델 검증 절차가 이어진다. 용역사는 “11월 5일 1차 측정에 이어 내년 상반기 2차 측정을 해 실측값과 예측값을 비교·보정할 예정”이라며 “지점별 차이를 ±3dB 이내로 맞춘 뒤 최종 소음 등고선을 확정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말 최종 도면 재작성 후 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추가 의견을 반영하겠다”며 주민 참여를 당부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0-28

글로벌 기업들 ‘경주선언’ 채택… 세계 유통의 새 질서 연다

전 세계 유통기업들이 28일 경북 경주에서 ‘유통산업의 지속 혁신과 발전’을 위한 공동선언문, 이른바 ‘경주선언’을 채택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에 열린 이번 선언은 기술혁신과 친환경 전환을 통해 글로벌 유통산업의 새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오후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APEC CEO 서밋 부대행사로 APEC 유통 퓨처테크포럼을 열고 경주선언식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롯데쇼핑, GS리테일, 쿠팡, 현대백화점, 아마존, 징둥닷컴 등 국내외 유통기업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유통산업 발전의 3대 축으로 △인공지능(AI) 전환 △친환경 △국제표준 협력을 제시했다. AI 기반 혁신 모델과 순환경제 실천, 국제표준 확산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APEC은 세계 GDP의 60%, 교역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라며 “경주선언은 CEO 서밋의 비전을 구체화한 성과”라고 말했다.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는 “AI 도입과 디지털 전환의 과제를 함께 풀어나갈 협력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벨 전박사는 온라인쇼핑 확산 속에서도 소비의 본질은 여전히 공간에 있다며 “미래 매장은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열린 ‘글로벌 혁신토론회’에서는 주요 기업의 디지털 전략이 공유됐다. 김호민 아마존 아태지역 부문장은 “AI는 효율을 넘어 경험을 재정의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공샹잉 징둥닷컴 부사장은 “옴니채널 리테일과 AI 마케팅 등으로 공급망 혁신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일본 와세다대 카와카미 토모코 교수는 이온(AEON)과 유니클로의 디지털 혁신 사례를 통해 일본 유통산업의 고객 중심 전환을, 박지혜 한국외대 교수는 롯데쇼핑의 옴니채널 전략과 쿠팡의 로켓배송 사례를 통해 한국 유통의 AI 혁신 흐름을 각각 설명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0-28

김정재 의원 “울릉공항 지정면세점 유치”···이정기 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 “전적 공감”

2028년 상반기 개항할 울릉공항에 지정면세점 유치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에만 있는 지정면세점은 제주에서 육지로 나갈 때 내국인도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특별 면세점인데, 울릉공항에도 지정면세점이 들어서는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포항 북)이 지난 27일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울릉공항 관광객 유치와 여객 수요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울릉공항 지정면세점 유치’를 공식 제안했다. 이정기 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라면서 “관련 법령이나 정부 방침이 결정되면 면세점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설계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국감에서 김정재 의원은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서울~울릉 소요 시간이 6~9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되고, 지난해 기준 38만 명이던 관광객은 2050년까지 109만 명으로 3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재 의원은 울릉공항 지정면세점 설치를 위해 지난 24일 ‘울릉도·흑산도 등 국토 외곽 먼 섬 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공항 내 지정면세점 설치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등 후속 입법을 통해 울릉공항 면세점 추진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김 의원은 “울릉공항은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라 지역 균형발전의 상징”이라며 “지정면세점 설치를 통해 울릉공항이 지속 가능한 수익 공항이자 동해 관광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28

주요국 정상 방한 앞둔 경주 초비상···특공대 24시간 경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의 방한을 앞둔 2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는 삼엄한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경찰은 이날 0시를 기해 경북 도내 전체에 ‘갑호 비상’을 발령했다. 갑호 비상은 모든 경찰관의 휴가를 중지하고, 가용 인력을 100% 투입할 수 있는 최고 단계다. 대통령경호처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황인권 대통령경호처장을 단장으로 하는 경호안전통제단이 지난 25일부터 27일 이틀간 경주와 부산 일대에서 FTX(Field Training Exercise)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FTX는 실제 상황을 가정한 실전형 종합훈련으로, 대통령경호처를 비롯해 국가정보원, 외교부, 군, 경찰, 해양경찰, 소방 등 주요 기관이 총출동한다. 회의장이 위치한 보문호 주변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됐으며, 드론 위협에 대비해 격추 장비가 배치됐다. 경찰 기동대와 특공대, 헬기, 육군 장갑차도 정상 숙소와 회의장 주변에 배치돼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경주에는 APEC 기간 하루 최대 1만9000명 규모의 경찰병력이 동원돼 경주 전역을 봉쇄한다. APEC 정상회의 21개 회원 대부분은 본회의 개막(31일)을 앞두고 29일부터 경주로 속속 집결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찾는다. 서울이 아닌 지방 도시에서 미·중 정상을 잇달아 국빈으로 맞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공식방문으로 방한한다. 외국 정상의 방한 중 국빈 다음으로 격이 높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취임하자마자 한국을 찾는다.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이 행사에 함께한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중남미 정상 중 유일하게 이번 APEC에 참석한다. 한국 입장에서 칠레는 최초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중남미 국가다. 칠레는 남미에서 최초로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한 나라이기도 하다. 경주지역 12개 주요 호텔에는 최고급 객실인 PRS(정상급 숙소) 35개가 마련됐다. 21개 회원 정상의 숙소는 대체로 보문단지 내에 배치됐다. 미국은 힐튼호텔, 중국은 코오롱호텔, 일본은 라한셀렉트로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각국 정상이 모이는 만큼 세심한 의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정상회의장인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와 보문관광단지 일대에는 보안 검문대가 설치됐다.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경찰 특공대와 폭발물 탐지견 ‘탐’, ‘찰리’가 행사장 내외를 순찰하며 폭발물 및 위험물 탐색을 진행했다. 경찰 기동대, 특공대, 헬기, 육군 장갑차까지 투입돼 행사장 외곽을 둘러싸고 있다. 경주역과 황리단길 등 주요 관광지와 집회 예정지에는 특별 치안 강화 구역이 설정돼 범죄 예방과 질서 유지 활동이 강화됐다. 소방당국도 24시간 비상 근무에 돌입해 화재 및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0-28

맥주와 사랑에 빠진 청년 ‘홉’ 국산화 선봉장이 되다

푸드트럭으로 전국을 떠돌며 맥주를 팔았다. 맥주의 향과 맛에 푹 빠져서다. 아예 맥줏집을 차려서 더 깊은 맥주의 세계로 향했다. 어느 날 한 손님이 “맥주에서 나는 향기의 정체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 ‘홉[(Hob)이 맥주 향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번에는 홉의 세계로 나갔다. 28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리의 한 밭에서 만난 에이홉 대표 김진동씨(40)는 “홉은 단순한 농작물이 아니라 기술의 결정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국내 수제 맥주 시장에서 ‘홉’은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미국·독일·호주 등에서 들여오는 홉은 운송비와 냉장 보관비가 비싸고 물류 과정에 따라 품질 편차도 크다. 이런 현실이 답답했던 김 대표는 직접 홉을 재배해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주변에서는 맥주 팔던 사람이 맥주 원료 재배에 나선다는 김 대표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싸늘한 반응에 굴하지 않은 김 대표는 고향인 포항의 바람과 햇살을 믿었다. 전국의 재배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발품을 판 김 대표는 해풍이 세고 일조량이 많은 덕분에 홉 성장의 최적지인 포항 흥해읍 대련리에 터를 잡았다. 2022년 작은 시험포도 만들었다. 그는 “첫해엔 정말 엉망이었다. 철선을 잘못 걸어 줄기가 쓰러지고, 바람에 날리고, 해충까지 들끓었다”면서 웃었다. 그는 실패를 그냥 넘기지 않았고, 원인을 전부 기록했다. 김 대표의 실험 노트에는 토양 상태, 온도, 바람, 일조량까지 꼼꼼히 적혀 있었다. 홉을 단순히 농작물로 보지 않는다는 김 대표는 “홉은 씨를 뿌리고 물을 준다고 자라는 식물이 아니라 재배부터 건조, 저장, 추출까지 모든 과정이 연결된다“면서 ”향을 얼마나 보존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포항의 기후 데이터와 토양 분석, 일조량 변화를 꾸준히 기록하며 품종을 조정하고 있다. 아로마 향이 강한 ‘캐스케이드’를 심었다가도 쓴맛 중심의 ‘센테니얼’을 시험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에서 상업적으로 홉을 재배하는 지역은 강원 홍천·경북 의성·전북 부안, 그리고 포항까지 네 곳 뿐이다. 포항은 해풍과 일조량이 풍부해 ‘시트러스 계열’ 홉 품종 재배에 특히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의 목표는 단순히 홉을 재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포항의 수제 맥주 브랜드 ‘포항수제맥주’를 운영하는 이광근 대표와 손잡고 “좋은 맥주는 결국 지역에서 태어난다”는 신념을 실현하고 있다. 이광근 대표는 이미 맥주의 90%를 포항산 재료로 만들어왔다. 쌀과 과일, 물까지 모두 포항에서 나왔다. 하지만 맥주의 향을 결정짓는 핵심 재료인 홉만은 수입산이었다. 포항수제맥주의 마지막 한 칸인 홉을 포항산으로 채운 김 대표는 “직접 재배한 포항산 홉이 맥주 양조에 쓰이자 변화는 금세 느껴졌다”라면서 “비율은 아직 높지 않지만, 향의 차이는 확실했다. 수입산보다 거칠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생동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포항의 땅이 ‘우리 함께 만들어가 나가자’라고 말을 건다”며 웃음 짓는 김 대표는 ‘농부이자 실험가’의 모습 그대로였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10-28

지역 경제인들 “높은 CEO 서밋 참가비 부담”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APEC CEO 서밋이 국내외 경제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참가비 부담을 둘러싼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서밋은 APEC 정상회의와 연계된 글로벌 경제 리더들의 교류의 장이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 BTS RM, SK 최태원 회장 등 세계적 인사들이 연사로 나서며 총 1700여 명의 기업인이 참석해 AI,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 경영, 국제무역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 외교를 세계에 알릴 중요한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APEC CEO 서밋의 모든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한화 약 600만원(미화 4400달러)의 참가비를 내야 한다. 이는 중소기업인이나 개별 경제인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체 일정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APEC 사무국에서 금액을 책정했다지만 지나치게 높은게 사실”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중견기업 대표는 “AI와 디지털 전환 관련 세션에 관심이 많지만, 참가비가 너무 높아 아쉽지만 참가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대표는 “600만 원이면 국내외 박람회 여러 곳을 다녀올 수 있는 수준”이라며 “중소기업에게는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고 토로했다. APEC 정상회의 VIP 만찬 초청장 배부 문제도 지역 경제계의 소외감을 키우고 있다. VIP만찬에서 경북에는 단 4장의 초청장만 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4장은 경북지사와 도의회 의장, 그리고 APEC 개최지인 경주시장과 시의장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가 유치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기업인들이 주요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적 보안과 행사 품격 유지, 그리고 정상급 인사 중심의 제한된 좌석수 때문이라는 것을 알지만, APEC 유치와 개최에 많은 도움을 준 지역 기업인들의 입장은 한마디로 “섭섭하다”는 것이다. 지역 상공회의소 등 경제인들은 그동안 VIP만찬 참석 인원 확대를 정부에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 경제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제라도 정부가 APEC 개최지인 경북의 경제인들을 위해 참석기회를 늘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28

‘한·일·중 오페라 갈라 콘서트’ 대구서 개막… 감동 무대 선사

2025-2026 한·일·중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 나라의 주요 오페라 극장이 공동으로 기획한 특별 갈라 콘서트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에서 열린다.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오페라하우스(관장 정갑균)는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특별 공연으로 ‘2025 한·일·중 오페라 갈라 콘서트 – 동방의 심장, 하나의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후원으로 이뤄지며, 동아시아 3국 간의 우호 증진과 지속 가능한 문화 교류의 의지를 담아낸 상징적인 문화외교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해당 무대를 마련함으로써 국내외 오페라 네트워크 강화와 함께, 세계 무대를 향한 성악가들의 교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속 가능한 문화외교 실현을 통해 동아시아 예술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다지고,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대표 기관으로서의 역량도 발휘할 예정이다. 이번 갈라 콘서트는 한국 대표인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주축이 돼 일본 후지와라가극단, 중국 국가대극원을 초청해 ‘자유’와 ‘화합’을 주제로 협연한다. 1부에서는 푸치니의 감성적 명작 ‘라 보엠’, 도니제티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조르다노의 서정적 작품 ‘안드레아 셰니에’의 아리아가 연주되며, 2부에서는 비발디의 곡과 함께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시몬 보카네그라’, ‘운명의 힘’, ‘아틸라’, 푸치니의 ‘토스카’가 차례로 펼쳐진다. 특히 대규모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피날레 무대에서는 한·일·중 대표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해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한·일 및 한·중 수교 기념 등 다양한 문화 교류 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정기적 교류 프로그램과 공동 제작을 추진해 지속 가능한 문화외교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5 한·일·중 오페라 갈라 콘서트 – 동방의 심장, 하나의 무대’와 관련한 자세한 일정 및 내용은 대구오페라하우스 누리집(http://www.daeguoperahouse.org)과 전화(053-430-7413)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8

대구보건대, 교원 대상 ‘디지털 전환 전공 역량 강화 교육’ 성료

글로컬대학 대구보건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는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포항 라한호텔에서 교원 40여 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전공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연수는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사업의 일환으로, 대구시 5대 신산업 중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성장과 AI 활용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에서는 조재영 클라우드서비스코디 대표와 이상은 디지털미디어네트워크 대표가 강사로 참여해 ‘AI로 여는 디지털헬스케어 시대’와 ‘AI 대전환시대, 대학의 미래’를 주제로 최신 기술 동향과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AI는 교육 현장의 통찰을 확장하는 파트너”라며 AI 기반 교육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연 후에는 생성형 AI와 협업 툴을 활용한 강의 콘텐츠 설계, 업무 자동화 시나리오 구현 등 실습이 진행됐다. 또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협업, 디지털 평가 도구를 결합한 과제 수행을 통해 대학의 디지털 혁신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영근 교무처장(작업치료학과 교수)은 “이번 연수는 교원들이 AI를 단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교육 현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AI 기반 교수 혁신과 디지털 헬스케어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0-28

막오른 ‘정상외교 슈퍼위크’… 李대통령 ‘실용외교’ 펼친다

‘정상외교 슈퍼위크’를 맞아 이재명 대통령(사진)이 세계 주요국의 정상과 릴레이 실용외교를 펼친다.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세계 외교·통상·안보 지형을 바꾸는 빅 이벤트일 뿐 아니라, 새 정부 출범 후 우리나라에서 치르는 첫 국제 다자회의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도 시험대에 오른다. 미·중·일 등 21개국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이번 APEC은 양국간, 혹은 다자간 외교 현안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9일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막식에서 특별 연설을 하는 것으로 경주 일정을 시작한다. 이 기간에 29일 한미 정상회담과 11월 1일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한일 정상회담도 30일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미중 정상회담도 30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며, 북미 대화가 급속히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통령 앞에 놓인 일정 중 하이라이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가질 양자 정상회담이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마주 앉는 테이블 위에는 마무리되지 못한 관세협상이란 숙제가 있다. 3500억달러 대미(對美)투자펀드의 구체적 내용을 비롯해 미국산 무기 구입·국방비 증액 등 동맹현대화,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이 회담 의제로 거론된다. 특히 투자펀드의 투자 기간과 방식, 수익 배분 등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APEC 회담에서 ‘문서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고위 협상단이 연쇄 방미해 막바지 접점 찾기를 시도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타결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우리가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고 말했다. 내달 1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시 주석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정부는 시 주석의 APEC 계기 방한을 한중 관계 개선의 전환점으로 보고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이 차기 APEC 정상회의 의장직을 인계받기도 하는 만큼 기본적인 정상회담의 초점은 우호 협력 관계의 지속에 놓일 것으로 관측되지만, 한편으로 중국은 미중 대결 구도 속에서 한미 간 밀착 견제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앞서 8월 방미에서 “과거의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각각 의존하는 상태)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오는 30일로 예상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 역시 중요도가 커졌다. 강경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들어서면서 이 대통령으로서는 신임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통한 친밀감 형성과 정상 간 셔틀 외교를 지속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과제는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의 전제이자 중심축인 ‘한미일 협력 강화’가 단단히 유지될 수 있느냐와도 맞물려 있다. 국제 외교가에서도 과거 일본과 거리를 뒀던 이 대통령과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 간 한일 관계의 안정성이 지속될 지를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거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그를 만나면 정말 좋을 것”이라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도 이 대통령으로선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2019년의 ‘판문점 회동’ 역시 다소 즉흥적으로 성사됐던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북미 정상의 대화 물꼬가 다시 트인다면 한반도 안보 환경에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도적인 대화를 권유한 이 대통령의 한반도 전략이 효과를 봄에 따라 ‘END 구상’에도 한층 탄력을 받을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정상외교 슈퍼위크’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큰 영향을 줄 또 하나의 변수는 30일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이다. 양 정상이 아시아·태평양 안보 문제와 관련해 어떤 결론을 내놓느냐에 따라 APEC의 다자주의 정신과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 전략 모두 힘을 얻을 수도, 빛이 바랠 수도 있다. /박형남 기자7122love@kbmaeil.com

2025-10-28

경북도 APEC 정상회의 맞아 ‘K-테크 쇼케이스’ 개막

경북도가 2025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내외 기업의 세계 진출을 돕기 위한 경제전시장을 본격 가동했다. 이철우 지사는 28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주낙영 경주시장 등과 함께 경주에 마련된 경제전시장을 찾아 ‘K-테크 쇼케이스’ 개막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경제전시장은 정상회의 기간 APEC 정상과 대표단, CEO Summit 참석 기업인들이 관람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일반인에게도 개방될 예정이다. 31일까지 운영되는 전시장은 500평 규모의 파빌리온 돔으로 설치됐다.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과 미국의 메타(Meta)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해 모빌리티, 로보틱스, 인공지능(AI), 스마트홈, 메타버스·XR 등이 쇼케잇를 통해 첨단 기술을 선보인다. 경제전시장은 ‘과거와 현재, 대한민국이 이끄는 새로운 미래’라는 주제로 △대한민국 산업역사관 △첨단미래산업관 △지역기업관 △K-경북푸드 홍보관 △5韓 문화체험관 등으로 구성됐다. 화장품, 바이오, 웹툰, 드라마, 캐릭터 산업도 소개한다. 첨단미래산업관에는 경북 지역의 중견·중소기업 30곳이 참여해 기술력과 제품을 집중 소개하고 있다. 경북도는 APEC을 역대 최대 세일즈 장으로 활용하고 지역 및 국내 기업이 세계적 기업과 경제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글로벌 기업인의 이번 방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고 대한민국 기업의 세계 진출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또 지역산업 대전환의 마중물이 되도록 한다는 구상도 품고 있다. 경제전시장 내에서 기업설명회 및 상담회를 개최하고 기업인을 위한 K-라운지에서 투자유치 업무협약을 진행해 참여 기업들이 실질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철우 지사는 “이번 APEC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상과 첨단산업을 글로벌 CEO와 정상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경북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의 세계 진출을 이끄는 사상 최고의 세일즈 무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28

경북도 APEC 정상회의서 K-뷰티 산업 세계에 알린다

경북도가 2025 APEC 정상회의를 맞아 경주엑스포대공원 APEC 경제전시장 내에 ‘바이오뷰티산업관’과 ‘K-뷰티공동관’을 운영하며, 지역 바이오·뷰티 산업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경북형 바이오뷰티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전시와 체험을 결합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특히 K-뷰티를 중심으로 한 경북의 산업 비전을 제시하며, APEC 기간 중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먼저 ‘바이오뷰티산업관(첨단미래산업관)’은 지난 27일부터 11월 23일까지 운영되며, 경북의 헴프, 백신, 뷰티, 푸드테크 등 주요 산업을 아우르는 융합형 전시 공간으로 꾸며졌다. AI 기반 바이오뷰티 마스크, 뷰티 디바이스, 천연물 함유 화장품, 향기 시향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K-뷰티공동관(기업비즈니스관)’은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산시,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 경북화장품산업협회, 대구한의대가 함께 참여해 운영 중이며, 도내 22개 화장품·뷰티 기업이 기초·색조 화장품부터 헤어·스킨·바디케어 제품까지 최신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현장에서는 두피·피부 진단, 향수·디퓨저·미스트 만들기, 퍼스널컬러 진단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관람객들이 K-뷰티의 매력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전시장을 찾은 한 APEC 해외 관계자는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경북 기업들은 탁월한 기술력과 품질을 갖추고 있으며, 지역 자원과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최혁준 경북도 메타AI과학국장은 “이번 APEC 정상회의는 경북 화장품의 우수성과 기술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산업 생태계 고도화를 통해 경북이 K-뷰티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28

대구시, 2025 산학연 협력 엑스포 개최

대구시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동으로 29일부터 31일까지 엑스코 서관 전시장에서 ‘2025 산학연협력 엑스포’를 개최한다. 올해 18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지역과 함께, 산학연으로 여는 신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전국 357개 대학·기관의 협력 성과와 혁신 사례를 공유한다. 개막식은 29일 오전 10시 30분에 개최되며,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산학연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다. 행사에서는 △정책홍보관(대구시·교육부·과기부 산학연 지원 정책) △지역성장관(‘5극 3특’ 초광역권 혁신 성과) △신산업관(AI·기후·에너지 분야 협력 사례) 등 주제별 전시가 진행된다. 또 산학연 협력 기반의 미래 혁신 전략을 논의하는 포럼과 부대행사도 마련되며, 산학협력 유공자 표창 수여식도 진행된다. ‘RISE 초광역 협업기반 조성 매칭데이’, ‘대학교육 혁신포럼’, ‘창업교육 튜토리얼’ 등 전문가 세션과 함께, 대학생 대상 ‘AI 숏폼 영상 공모전’, ‘창업유망팀 데모데이’, ‘지산학 협력 국제포럼’이 열린다. 진로 체험 프로그램(‘독립운동가 체험’, ‘글로벌 드림 캠프’)도 운영된다. 행사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사전 등록(www.uicexpo.org)을 통해 참여 가능하다. 온라인 전시관도 운영된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이번 엑스포는 중앙-지방 산학연 협력 모델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지역 대학과 기업의 교류 확대 및 신산업 동향 공유를 통해 지·산·학 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0-28

군위군의회, 제293회 임시회 개회⋯군정질문·현장점검 실시

대구 군위군의회는 지난 27일 제293회 임시회를 개회하고 다음 달 4일까지 9일간의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각종 안건 심의·의결과 함께 군정질문 및 주요 사업장 현장점검이 진행된다. 군정질문에는 김영숙 의원의 공중보건의 감소에 따른 진료 대책을 비롯해 6명의 의원이 참여해 군정 전반의 현안과 정책 과제를 폭넓게 다룬다. 아울러 의원들은 주요 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업의 타당성과 추진 상황, 효과를 점검하고 이를 향후 군정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다. 최규종 의장은 개회사에서 “의회와 집행부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군정 주요 사업이 예산 반영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힘써 달라”며 “군민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한 군위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박수현·박운표·서대식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지역 현안과 군정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박수현 의원은 우보면과 산성면 일대 폐철로 구간의 도로 개설과 관광자원화를 제안했으며, 박운표 의원은 지하수 관리체계의 미비를 지적하며 상시 점검과 조기 대응이 가능한 관리 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서대식 의원은 효령면 채석단지 확장과 군위읍 수서리 산업단지 추진 과정의 행정 투명성을 문제 삼으며 “주민 편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범부서적 협력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10-28

대구종로초등학교 본관동, 56년 만에 미래형 교육공간으로 재탄생

대구종로초등학교 본관동이 56년 만에 전면 개축돼 미래형 교육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사업은 총 166억 원을 투입해 1969년 건립된 노후 본관동을 학생 안전과 미래형 교육과정에 맞춘 공간으로 재구축한 것이다. 새로 완공된 본관동은 지상 3층, 연면적 4669.17㎡ 규모로 일반교실, 도서관, 다목적실, 특수학급, 교무실, 보건실 등을 갖췄다. 개축 과정에서는 학생, 교직원, 학부모가 참여하는 ‘사용자 참여 설계’ 방식을 도입해 교육 현장의 요구를 반영했다. 특히, 2층과 3층을 연결하는 ‘꿈마루 계단’은 학생들의 소통과 창의적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조성됐으며, 미디어스페이스와 다목적 포켓 공간도 마련됐다. 도서실은 개방감 있는 독서 환경을 위해 전면 창과 조경을 연계했고, 400년 이상 된 회화나무 주변의 휴게 쉼터는 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또 에너지 절약 시설, 기계식 환기설비,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 녹색건축인증기준 등 친환경 및 안전 설계를 적용했다. 김종희 교장은 “역사적인 공간을 그린스마트 미래로 연결하는 발걸음”이라며 “교육 가족과 함께 공간을 채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125년 전통의 학교가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지역 교육·문화 센터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