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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은 더 촘촘하게, 피해는 더 작게”…고령군 ASF 선별 대응 주목

전병휴 기자
등록일 2026-04-26 10:38 게재일 2026-04-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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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 가축방역대책본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차단방역 점검과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고령군은 선별적 이동 제한 운영과 신속한 정밀검사를 통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며 방역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령군 제공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경북 고령군의 선별적 방역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강도 높은 차단 방역은 유지하면서도 출하를 앞둔 양돈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최근 한 양돈농가는 방역 당국에 “출하를 하루 앞두고 이동 제한이 걸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 몫”이라며 절박한 심정을 호소했다. ASF는 발생 즉시 반경 10km 방역대 설정과 함께 관련 농가 및 차량에 대한 이동 제한이 내려지는 1종 가축전염병으로, 출하 시기에 민감한 양돈농가에는 큰 부담이 된다.

실제로 돼지는 일정 체중인 약 118kg을 초과하면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구조다. 정상 출하 시 두당 50만~60만 원 수준이지만, 출하가 지연돼 130kg을 넘기면 등외 판정을 받아 25만~30만 원 수준으로 떨어져 두당 약 3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여기에 사료비 증가, 돈방 적체, 폐사 위험까지 겹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러나 ASF는 발생 시 해당 농장뿐 아니라 인근 농가까지 전두수 살처분이 이뤄질 수 있는 재난형 질병인 만큼 방역 완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가운데 고령군의 대응은 차별화됐다.

설 명절을 앞두고 경남 창녕군 대합면에서 ASF가 발생하자, 고령군은 즉시 역학 관련 농가에 이동 제한을 명하고 소독약 2600kg과 생석회 1300포를 긴급 배부해 선제적 소독에 나섰다.

또 축협, 가축방역지원본부, 공수의, 생산자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방역시스템을 가동해 발생 상황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고령군 가축방역대책본부는 ASF가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는 특성에 주목해 농가별 차단방역시설을 점검하고, 역학 관련 차량의 GPS 이동 경로를 분석했다. 이어 CCTV를 통해 차량과 인력의 실제 농장 진입 여부를 확인해 농가별 위험도를 세분화했다.

고위험 농가에 대해서는 정밀검사를 실시해 안전성을 재확인한 뒤 이동 제한을 유지했고, 반대로 방역 수준이 높고 질병 유입 가능성이 낮은 농가에 대해서는 신속히 이동을 허용하는 탄력적 운영을 시행했다.

위험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도 신속하게 진행됐다. 경상북도 동물위생시험소와 상시 협조체계를 유지하며 검체 혈액 채취 후 약 4시간 이내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 이는 통상 8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단축된 것이다.

이를 통해 출하를 앞둔 농가들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고,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여 실질적인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 같은 대응으로 올해 ASF 첫 발생 이후 약 45일 동안 고령지역 양돈농가 30여 곳에서 총 1만2500두의 돼지가 정상 출하됐으며, 약 37억 원 규모의 농가 피해를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고령군 내 ASF 발생이 없었던 만큼 대규모 살처분에 따른 지자체 재정 부담도 피할 수 있었다. 통상 돼지 1두당 매몰 비용이 약 12만 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농가당 평균 사육두수 2500두 기준 최소 30억 원 이상의 군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이는 단순한 방역 성과를 넘어 환경오염 예방과 지방재정 안정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고령군 관계자는 “질병 확산 차단이 가장 중요하지만 방역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농가의 재산과 생계를 지키는 데 있다”며 “현장 상황을 반영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함께 이뤄져야 실질적인 방역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군의 이번 사례는 철저한 방역 시스템과 신속한 판단, 유관 기관과 농가 간 긴밀한 협력이 뒷받침될 때 차단방역과 농가 피해 최소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병휴기자 kr583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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