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가 총장직속 자문기구로 ‘다양성위원회’를 출범시켜 향후 성과가 기대된다. 경북대는 지난달 30일 제1기 다양성위원회 위원 임명식을 가지고, 첫 번째 회의도 열었다. 다양성위원회는 현재 국내 3개 대학에서 운영 중이다. 서울대가 2016년 2월, 카이스트(포용성위원회)가 2017년 9월, 고려대가 2019년 1월 설치해 연례보고서 발간이나 다양한 자문, 의견수렴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취임할 당시 소외집단의 권익을 위해 이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위원장은 사범대 가정교육과 김유경 교수가 맡았으며, 위원은 교수, 학생, 직원, 외부전문가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위원회는 양성평등 촉진과 다양성 보호에 관한 의견 수렴, 다양성 가치 확산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관련 정책 자문 및 제안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별도의 TF도 구성해서 교내 다양성 현황 분석 등 관련 연구도 수행할 계획이다.국내 주요대학들이 다양성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는 것은 대학의 집단문화와 폐쇄성을 탈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회가 정의를 내리고 있는 ‘다양성’이란 성별, 국적, 신체적 조건, 경제적 조건, 사회적 조건 등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경험·가치관·행동양식 또는 이들이 공존하는 사회적 특성을 말한다.대부분 사회공동체가 그렇듯이, 대학 구성원들도 자신과 조건이 비슷한 사람과 잘 어울리는 집단문화에 익숙해 있다. 다양성이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지만, 조건이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포용력을 갖춘 사람은 의외로 적다.정확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북대 교수, 특히 의과대학 교수들이 주로 본교 출신들로 채워지고, 외국인 학생들이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며 외톨이처럼 수업을 듣는다는 소리는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모두가 경북대 구성원들의 집단주의 또는 폐쇄성을 지적하고 있는 뼈아픈 말이다.다양성위원회가 경북대의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제대로 일을 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성과를 낼 부분이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이 위원회가 앞으로 연구영역을 넓혀 가면 대구경북 사회의 폐쇄성 극복을 위해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2021-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