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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그럼에도 희망하는 것

올해가 끝나간다. 머지않은 날에 2020년도를 돌이켜 보며 ‘맞아, 2020년은 유독 다사다난한 해였지’ 말하며 아무것도 가리지 않은 입으로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올 한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질병의 두려움으로 혼란스러웠고 여전히 세상 안팎에선 많은 사건 사고가 오갔다. 그럼에도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엔 때에 맞춰 꽃이 폈고 기온이 오르내렸다. 꿈쩍하지 않을 것 같았던 한 해가 끝나간다니. 아직 모든 것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진 못 했지만, 한 해의 끝에서 올해를 돌아보자니 나의 생활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적게 소비하고 소유하는 미니멀라이프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제한하는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지향하면서 내가 가진 것으로만 생활하고 기쁨을 느끼며 현재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코로나 블루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는 나날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웃음을 자아내는 이들에게 눈이 오래 머물렀다. 구독자 57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핏블리(FITVELY)’는 국제 트레이너이자 스포츠 영양코치다. 주로 운동 콘텐츠를 올리던 그는 코로나로 인해 개업을 앞둔 헬스장을 닫아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열지 못한 헬스장 안에서 치킨을 먹으며 하소연하는 방송을 진행하자 신기하게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건강한 몸을 위해 영양학적 지식을 쌓으려 영양학 자격증까지 딸 정도로 공부한 그는 평소 절대 먹지 않을 음식들을 한 상 가득 차려 맛있게 먹는다. 난생처음 맛보는 치즈볼 먹방이나 케이크, 마카롱, 족발 등 고칼로리 먹방을 선보이며 타락한 헬스인, 코로나19가 만든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한 포털사이트에서 자신이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라 밝힌 닉네임 ‘월터’는 “단골 가게에서 매일 시켜 먹는 메뉴에 내 닉네임이 추가 됐다”는 글을 올렸다.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짐승파스타’에서 가게 단골 손님이 매일 감바스를 시킨다는 이유로 배달 앱 내 메뉴 이름인 ‘감바스 알 아히요‘를 ‘월터 감바스 알 아히요’로 수정한 것이다. 이 유쾌한 사연은 순식간에 각 커뮤니티와 SNS에 화제가 되며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과거 폐업까지도 고민했던 ‘짐승파스타’였지만 현재는 본점에 이어 부평점을 오픈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되자 코로나가 이어지는 기간 동안 임대료를 면제하는 착한 건물주의 사례나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메뉴를 판매하는 가게의 선행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매출로 혼쭐을 내주자’라며 사람들은 가게의 상호를 공유하고 리뷰를 남기며 현재까지도 선한 영향력을 활발히 나누고 있다.지난 1일 사다리차로 인명을 구한 한상훈 씨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인테리어 자재 운반을 하던 한상훈 씨는 불길 속 베란다 난간에서 구조 요청을 하는 주민을 발견한 뒤, 자신의 사다리차를 이용하여 주민을 구했다.이어 구조 요청을 하지 않는 학생 2명을 발견하고 사다리차가 망가질 것을 감수하면서도 학생들을 구조했다. 긴박한 상황이었음에도 자신의 안전보다 타인을 위해 기꺼이 나서는 용기 있는 행동에 많은 이들의 경직된 마음에 따스함을 안겨 주었다.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웃음을 찾고 따스한 것에 본능적으로 눈길을 둔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가장 간절한 것은 사람과의 대화뿐만 아닌, 서로가 지닌 온기나 존재감, 우리가 여기 함께 있다는 믿음이나 확신이 아닐까.코로나19는 그간 볼 수 없었던 새롭고도 독특한 문화 양상을 보여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평소에 하지 않던 즐길거리를 집 안에서 찾기 시작했다. 올해 초 인스턴트 커피와 설탕, 약간의 물을 넣은 뒤 400번 저어야 만들 수 있는 달고나 커피나 1000번 저어 만드는 수플레 계란말이, 1000번 이상 주물러 만드는 아이스크림 등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야 하는 레시피가 큰 인기를 끌었다.N차 신상은 또 어떤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으로 사람들은 새로운 물건을 구입한다기보단 집에 잠자고 있는 안 쓰는 물건을 팔아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저렴한 가격의 필요한 물건을 산다. 최근 지역 기반으로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당근마켓이 큰 인기를 끌면서 중고거래는 하나의 새로운 놀이문화가 됐다. 희소성을 가진 한정판 운동화나 구하기 힘든 명품 의류나 가방을 거래하며 신상이 아닌, N차 신상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뿐만 아니라 취향이 유사한 사람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제품의 사용법을 공유한다. 단순히 가격만 보고 사고파는 것이 아닌 공감대를 형성하며 취향을 나누는 모이는 모임이 성행하고 있다.코로나19는 글로벌 색채전문기업인 팬톤(PANTONE)의 올해의 컬러에도 영향을 미쳤다. 매년 12월 올해의 컬러를 선정하는 팬톤(PANTONE)은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에 영감을 주며, 한 해의 컬러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한 2021년의 컬러를 대표하는 두 가지 색상은 일루미네이팅(Illuminating)과 얼티밋 그레이(Ultimate Gray)다. 밝은 노란빛으로 보이는 일루미네이팅은 따뜻한 햇살을 떠올리게 하며 긍정, 낙관을 의미를 담고 있다. 다소 차분한 회색빛의 얼티밋 그레이는 풍화를 견디는 해변의 자갈 같은 회색으로 견고함과 회복을 의미한다. 팬톤은 위 색상을 코로나19로 불확실하고 우울했던 한 해를 격려하고 극복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윤여진 201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젊은 작가.일루미네이팅과 얼티밋 그레이 색상이 재미있는 것은 두 가지 색상은 빛과 그림자처럼 상반되는 색을 띠었다는 점이다. 로리 프레스만 부사장과 레트리스 아이즈만 전무 이사는 “코로나19로 거리를 둬야 했지만 동시에 서로가 필요함을 체감한 한 해를 보냈다”고 말하며, 두 가지의 색상을 올해의 컬러로 지정한 이유에서는 ‘강인하고 희망찬 두 컬러의 화합을 통해 우리에게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위 컬러를 선정했다고 말했다.코로나19로 인해 내가 지향하는 삶의 방향성은 간략하고 분명해졌다. 화장품이나 옷을 사는 대신 꼭 필요한 것들로만 내 안을 채우는 소비 습관을 지니는 것은 물론 필요 없는 물건이나 관계마저 정리하게 되었다. 혼란의 폭풍 속에서 한 발짝 멀어져 휘청거리던 나를 다시금 바로 세우는 일은 많은 죄책감을 갖게 했지만 어떠한 용기가 생겼다. 타인을 멀리하고, 그러다 쉽게 배제도 되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거리두기의 시간은 사람의 정과 온기를 그리워하게 했다.그럼에도 늘 세계는 혐오와 증오로 점철되어 있고, 나 또한 어느 순간에는 나만이 아는 무지의 동굴로 빠져들지만 그런데도, 정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돌아보게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이 무척 이기적이고 무모하고 난해하더라도 동굴 속의 빛을 쫓듯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의 희망을 바라고 믿어보는 것이다.

2020-12-22

비움과 채움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날 선 바람이 뼈 속까지 파고드는 계절, 모든 걸 얼려버리고 움츠리게 할 듯한 동장군의 기세가 등등하기만 하다. 갈수록 으스스해지는 기온에 코로나19의 난맥상마저 가중되니 세상이 정말 꽁꽁 얼어붙을 것만 같다. 그러나 언제 끝날지도 모를 불안과 위축이 휑한 가슴에 스며들어도 수묵빛 세월은 또 한 겹 연륜을 두르며 세모로 치닫고 있다.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다. 동짓달은 한겨울의 길목이자 한 해를 갈무리하는 매듭달이다. 추위와 매듭에 즈음해서 버릴 것은 떨구고 남길 것은 거두고 새길 것은 쟁이는 정리와 동장(冬藏)의 시간이다. 즉 불필요함을 없애고 내밀함을 채워가는 과정이랄까? 비웠다가 채우고 채웠다가 비우는 자연 순환이 그러하듯이 세상만사 돌아가는 이치도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들판에 가득했던 곡식을 거둬들이고 텅 비게 남은 들녘이나 무성했던 잎새와 열매를 떨군 채 빈 가지로 떨고 있는 나목은 결코 쓸쓸하다거나 허전하지가 않다. 채움으로서 비로소 비워낼 수 있고 비움은 또 다시 새로운 채움을 기약하기 때문이다. 가장 비근한 예로 사람이건 동물이건 음식물을 섭취함으로써 배를 채우고 배설로 비워낸다. 비움으로써 더 가벼워지고 넉넉해지며 아름다워질 수 있다. 산사의 범종도 소리를 울려 떠나 보냄으로써 골과 마루에 은은한 종소리가 가득해진다. 그래서 ‘텅 빈 충만’이라 했던가.봄에 핀 꽃의 향기와 여름날에 드리워진 시원한 녹음과 가을날에 내려앉은 색조 고운 단풍을 모두 채우고 떠나 보내며, 이제는 겨울날의 허허롭지만 을씨년스럽지 않은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어째보면 비웠다가 채우고 채웠다가 비우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고 인간의 습성이다. 즉, 비움과 채움은 자연의 이치면서 인간사회의 논리가 아닌가 싶다. 노력과 성공으로 야망을 채우고 비움과 떠남으로 용퇴와 양보하는 모습은 아름답게 비쳐진다. 떠남과 물러남을 아는 지혜와 판단은 누구에게나 통용되지만 그렇게 결단을 내리기가 결코 쉽지는 않다. 그 모든 것들은 마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의 드러남이며,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는 것의 깊이라 했다. 세상만물은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는 말이다. 채움에도 깊이가 있고 비움에도 정도가 있다. 채웠다고 모든 걸 충족시킬 수 없으며 비워내도 마음 켕기는 구석이 있다. 적절히 채우고 적당히 비워내는 것이야 말로 개인과 시민사회의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다. 희망과 욕심으로 채워진 가슴을 만족과 불욕(不辱)으로 마무리하는 용단과 슬기가 있어야 한다.칩거와 동안거(冬安居)에 드는 시기에 코로나로 인해 집콕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절체절명의 시대적인 상황이라지만, 이런 때일수록 욕심과 마음을 비우고 책과 다양한 콘텐츠로 마음의 양식을 쌓아가면 어떨까? 부질없는 마음을 내려놓고 새롭고 신선한 생각을 채워가면 의식과 행동에 작지만 큰 변화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욕심을 줄일수록 잡다함이 사라지고 마음을 모을수록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

2020-12-22

라이벌들이 남긴 흔적을 생각하며

박문하전 포항시의회 의장한국 정치에서 YS와 DJ, 가요계의 나훈아와 남진, 바둑계의 조훈현과 서봉수, 사학 명문 연세대와 고려대, 중국 초한의 항우와 유방 등 익숙한 이름의 이들을 사람들은 영원한 라이벌이라고 부른다.우리는 동서고금을 통해 누구나 예외 없이 수많은 라이벌들이 상대의 대척점에 머물면서 치열하게 대립하고 경쟁했던 과정을 지켜 보아왔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역사의 소용돌이 한편에서 목표를 향해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숱한 라이벌들은 어떤 흔적과 교훈을 남겼을지 한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다.라이벌(Rival)의 어원은 River(강)에서 나왔고 같은 강을 끼고 사는 이웃이라는 의미처럼 라이벌도 피해를 주는 것과 도움을 받는 것을 인정하고 성숙한 관계를 쌓아가야 한다는 뜻에서 라이벌이 어떤 관계인가 진정한 의미를 알 듯하다.하지만 불행하게도 라이벌의 대결은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을 것 같다. 서로 공존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아름다운 라이벌도 없지는 않지만 한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는 것과 같이 타도의 대상으로 반드시 끝장을 봐야 하는 증오와 분노의 라이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모택동과 장개석. 숙명의 두 라이벌이 시작한 중국의 내전은 800만명의 인민이 사망한 세계 최대의 재앙이었다. 그들에게는 화해와 타협이라는 단어는 아예 없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멸시와 반목으로 일관하였다. 수많은 라이벌 중에는 저주에 가까울 만큼 앙숙이었던 미국의 에런 버와 알렉산더 해밀턴이 있다. 두 사람은 1840년 미국의 역사를 뒤흔든 뉴저지주 위호겐의 권총결투에서 해밀턴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 유례없는 라이벌이었다.이처럼 한 시대의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었고 역사의 항로를 변화시켰던 라이벌이 있는 반면에 서로를 존중하여 동행하고 있는 행복한 라이벌도 없지는 않다.아름다운 라이벌의 대미는 빙상 500m 종목의 이상화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보여주고 있다. 밴쿠버와 소치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마지막 평창에서 3연속 금메달 도전에 나섰지만 최대의 라이벌인 고다이라에게 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라이벌 이상화가 직전의 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울분과 아픔으로 지켜보았을 고다이라는 평창에서 통쾌하게 설욕하며 우쭐할 만도 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라이벌 이상화가 트랙을 돌면서 눈물로 고별인사를 하고 있을 때 고다이라가 다가가 진한 포옹으로 아쉬움을 달래주었고 이 사진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타전되었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도 상대를 격려해 주는 모습은 평창 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선정되었고 ‘한·일 우정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었던 것이다.인간은 누구나 삶의 현장 주변에서나 격동의 역사 위에서 수많은 라이벌들을 만나고 그들이 던져 주는 물음표를 생각하며 살아간다. 분명한 것은 제로섬 게임처럼 이길 대상인 라이벌보다 서로 윈윈하며 본받을 대상의 롤모델을 라이벌로 설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라이벌이 있어 부담도 되지만 더 노력하고 집중하여 자기성장과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는 지혜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2020-12-22

시시비비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으로 불렸던 김삿갓의 시 가운데 시(是)와 비(非) 두 글자 만으로 지은 칠언절구 시가 있다.시시비비비시시(是是非非非是是) 시비비시비비시(是非非是非非是)로 시작하는 시다. 내용은 이렇다. “옳은 것은 옳다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 함도 옳지 않을 때가 있다” “그른 것 옳다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도 옳지 않을 때가 있다” (중략)김삿갓의 글 재주는 어렸을 때부터 뛰어나 커서는 큰 벼슬을 할거라는 주변의 칭찬이 자자했다. 그러나 그의 할아버지 김익순이 선천부사로 재직하면서 홍경래의 난을 막지 못하고 항복함에 따라 그 집안은 졸지에 망하게 된다.황해도 산골로 피신했던 김삿갓이 이후 집안의 사면이 이뤄짐에 따라 과거시험을 보게 된다. 김익순을 비판하는 시제가 출제되고 이를 주제로 장원급제에 이르나 김익순이 자신의 할아버지인 사실을 뒤늦게 알고서는 벼슬을 포기하고 방랑 길로 나선다. 그는 스스로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 생각하고 항상 큰 갓을 쓰고 다녀 김삿갓이란 별명이 붙었다.그 당시 조선은 세도정치가 판을 시절이라 김삿갓의 시는 권력자와 부자들의 놀음을 풍자하고 조롱한 글이 많아 대중의 애환을 달래주었다고 전한다.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아시타비(我是他非)는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뜻이다. 이 한마디로 올 한해 정치와 이념으로 지리멸렬했던 우리 사회의 분열상을 꼬집었다. 다르다(異)와 틀리다(誤)를 구분 않는 우리 시대의 극단적 배타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다.시시비비는 사리를 공정하게 판단함을 이르는 말이다. 내년에는 시시비비가 제대로 가려지는 올바른 세상이 되길 기원해 보면 과욕일까. /우정구(논설위원)

2020-12-22

코로나로 혈액량 바닥, 헌혈 릴레이 동참하자

코로나19의 여파로 대구경북의 혈액 보유량이 바닥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1, 2차 대유행 시 단기적 부족 현상을 보였던 혈액이 3차 대유행 시기를 맞아 또다시 헌혈자가 줄면서 혈액 보유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소식이다.보통 학생들의 방학과 연휴가 많은 12월부터 동절기 동안은 헌혈자가 줄면서 혈액보유량이 평소보다 감소하나 올해는 코로나19가 겹쳐 수급 사정이 더 나빠졌다.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21일 현재 대구와 경북지역의 혈액보유량은 1.8일분으로 적정 혈액보유량 5일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혈액보유량은 3일분 미만이면 주의, 2일분 미만이면 경계, 1일분 미만이면 심각 단계로 구분한다.대구경북지역은 지난 3월 코로나19 1차 대유행 때는 부족했던 혈액을 부산·경남 등 인근지역으로부터 공급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전국으로 번져 혈액부족 현상도 전국화 한 마당이다. 시민과 직장 등 단체에 의한 헌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급등하면서 바깥출입이 자제되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사람이 증가하면서 헌혈 동참자가 대거 줄고 있다. 대구와 경북에서는 학교와 군부대 등 100여개 단체가 최근 헌혈을 취소해 왔다고 한다. 혈액부족이 심각해지는 건 당연하다.전국이 똑같은 부족현상을 보이고 있으니 지금은 시도민의 헌혈이 유일한 희망이다. 혈액이 부족하면 수혈이 필요한 수술과 치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혈액원에서는 헌혈 호소 문자보내기, 기념품 추가 증정 등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큰 기대는 걸 수 없다. 혈액보유량 확보를 위해 헌혈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검토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우리가 헌혈한 혈액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그 누군가는 우리의 가족과 친구, 동료일 수도 있다. 헌혈의 소중함과 보람을 되새겨 볼때다.혈액원 관계자는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몰라 헌혈 릴레이가 절실한 때라 한다. 대구경북은 코로나 1차 대유행 시기를 자주적이고도 슬기롭게 극복한 지역이다. 헌혈 릴레이 동참을 통해 또한번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자.

2020-12-22

코로나 백신 조기확보 실패… 또 ‘남 탓’인가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조기확보에 실패한 원인이 밝혀졌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그 배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비판여론이 빗발치자 더불어민주당의 주특기이자 고질병인 ‘내로남불’ 증세가 곧바로 도졌다. 백신 혼란이 야당 탓이고, 대통령의 지시를 어긴 참모들 죄란다. 세계 각국이 시작한 백신접종 뉴스를 보고도 느낀 바가 도무지 없어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 방송에서 국내 백신 확보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정부가 백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지난 7월에는 국내 확진자 수가 100명 수준이어서 백신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정직하게 실토했다.그런데 정부·여당은 국민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야권을 향해 “정쟁화하지 말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으니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여당 원내대표는 “야당의 백신 정쟁화가 도를 넘고 있다.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사회 혼란을 조장해선 안 된다”고 엉뚱한 정치공세를 펼쳤다.세계 각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줄줄이 직접 나서서 백신을 확보하고 있다. 영국(8일), 미국과 캐나다(14일), 사우디아라비아(17일), 이스라엘(19일)이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달 27~29일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동시 보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화이자 백신에 대해 스위스는 19일 승인했고, 일본 정부는 심사에 나섰다.바이러스 확산세를 극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라는 차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은 ‘게임 체인저’라고 불린다.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이 중대한 해법을 놓고, ‘안전성’ 타령까지 섞어가며 늑장 대처에 엉터리 변명, ‘남 탓’ 시리즈만 펼쳐대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특히 문 대통령이 책임을 참모들에게 떠넘기는 모습은 허탈감을 부른다. ‘K-방역 성공’은 대통령 공덕이고, ‘백신 조기확보 실패’는 온전히 참모들 허물인가. 교수들이 2020년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한 이유를 알 만하다.

2020-12-22

봄이 온다

김규종 경북대 교수엊그제가 동지였다. 입동에서 시작하는 겨울이 소설과 대설을 거쳐 동지에 이른 것이다. 이제부터 소한과 대한을 지나면 입춘이다. 그날이 왔다고 곧바로 봄은 아님을 경험은 가르친다. 하지만 우리 마음 깊은 곳에는 ‘드디어’ 하는 고요한 탄성이 시나브로 자리하게 될 것은 명백하다. 생명 가진 모든 것들이 기지개를 켜면서 사멸과 적요(寂寥)의 기나긴 터널을 지나 생명과 약동의 시절과 대면하게 되리라.12월 21일 세계 전역이 코로나19로 동분서주할 때 천상에서는 진기한 장관이 연출됐다. 무려 400년 만에 토성과 목성이 근접하는 보기 드문 천문현상이 관측된 것이다. 그런 일은 앞으로 60년 후에야 재연(再演)된다고 하니, 지금의 40-50세대는 죽어서야 그 소식을 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우주가 제공한 희귀한 장면에 눈과 마음을 돌렸을지 알 도리는 없다. 그래서 더욱 궁금한 게다.‘별 헤는 밤’에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시인 동주는 별을 향한 그리움과 찬탄과 미구에 다가올 찬연한 봄날의 도래를 노래한다.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하나씩 붙여가던 시인은 별빛이 내린 언덕에 ‘자신의 부끄러운 이름’을 써보고는 흙으로 덮어버린다. 식민지 조선의 백면서생으로 살아가야 했던 지식인의 자화상이 서러웠을 터. 하지만 그는 자기부정의 세계에서 긍정의 세계로 이동한다. 내가 동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소이는 거기 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별 헤는 밤’ 마지막 연)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멀리 북간도에 있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들로, 아버지가 보내주는 학비로 학업을 이어가는 대학생으로, 용정의 이국 소녀들을 기억하는 청년으로 동주는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성찰과 응시를 별로 치환한다. 그리하여 치열하게 자신의 실존을 날카롭게 부정한다. 아름다운 것들의 정화가 쏟아져 내린 언덕 위에 제 이름을 썼다가 황급히 덮어버리는 것이다. 그것을 긍정과 확신의 세계로 환원하는 시인의 내적인 의지가 아름답게 다가온다.아침 해가 늦게 뜨고, 저녁 해가 서둘러 지는 아파트가 싫어서, 하루가 멀다 않고 일어나는 끔찍한 층간소음을 피해서, 자동차들의 경적과 소란스러움이 징글징글해서 도피하듯 찾아든 농촌의 삶이 어느덧 6년 반을 넘어서는 시점이다. 아침 해는 서둘러 오고, 저녁 일몰은 천천히 찾아오는 곳. 새들의 층간소음에 잠을 깨고, 자동차의 경적마저 고요한 공간. 여기서는 외려 도회의 부산스러움과 시끌벅적함이 더러 그리워진다.사람은 언제나 얻을 궁리만 한다. 잃어야 얻고, 얻으면 내놓아야 한다는 자명한 이치를 모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식자나 평균인이나 다를 바 없다. 겨울의 정점이 왔기로, 봄을 향한 그리움이 짙어질 수 있으며, 근본적인 부정이 있고 난 후에야 비로소 긍정의 세계가 문을 연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운 아침이다. 언젠가 지나갈, 그리하여 추억으로 남을 코로나19와 온갖 번다한 세상사와 잠시 거리 두고 동주와 함께 천상의 별을 헤아릴 일이다.

2020-12-22

경이로운 나날들

강영식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어떤 친구가 나에게 “너는 사는 것이 재미있나?”고 물었다. “재미로 사느냐? 재미가 있든 없든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했더니 그 친구 대답이 “나는 이제 사는 것이 지겨워서 못 살겠다”고 한다. 매일 똑같이 회사 출근하여, 똑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집에 와도 그렇고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 못 살겠다는 것이다. 웨인 왕 감독의 ‘스모크’라는 영화가 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가게 앞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무려 4천장을 찍어 앨범에 담아 놓았다. 이 앨범을 보던 사람이 물었다. “어째서 똑같은 사진을 4천장이나 촬영하여 보관하고 있나요?”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똑같은 사진이 아닙니다. 장소는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진마다 빛이 다르고, 색조가 다르고, 계절이 다르고, 날씨가 다르고, 분위기가 다릅니다.” 그 말을 듣고 다시 찬찬히 관조(觀照)하여 보니 그야말로 한 장 한 장이 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다른 모습의 사진이었다. 그러다가 그는 깜짝 놀라운 한 장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몇 해 전에 죽은 아내가 가게 앞을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지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도 놀랍고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그 날 이후로 그는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매일 반복되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똑같은 일상이 매일 매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경이롭고 놀라운 일상이 되었다.로고테라피를 창시한 빅터 프랑클은 절망적이고 반복적으로 흘러가는 아우슈비츠의 자살적 일상을 살다가 어느 날 이런 고난의 날들에도 삶의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일상의 의미를 찾다 보니 하루 하루가 달리 보이고 드디어 그 일상이 경이롭고 놀라운 날들로 다가왔다. 그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후에 일상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 이른바 의미요법으로 불리는 로고테라피를 창시하게 된 것이다.기원후 60년대 유대인들은 로마제국에 저항하다가 수십 만 명이 학살당하고, 성전이 파괴되는 등 절망적인 삶을 살게 된다. 매일 매일의 삶이 비통과 고난의 날들이었다. 이를 본 유대의 현자들은 어떻게 하면 이 절망적인 일상을 희망찬 날로 변화시킬까를 생각하다가 매일 매일 읽고 묵상할 수 있는 예배 캘린더를 만들어 그 날 그 날 성경을 읽고 묵상 하였다. 그렇게 한 결과 하루 하루의 삶이 놀랍고도 경이로운 날들로 바뀌게 되었다. 그들은 그 예배력을 ‘경이로운 나날들(Day of Awe)’이라 이름 하였다.지루하다고 여겨지는 일상을 마음을 달리하여 깊이 관조하여 보면 어제의 날이 오늘 다르게 보이고, 어제 봤던 사람이 오늘 다르게 보이는, 하루 하루가 다르고 새로운 놀랍고 경이로운 나날들이 될 것이다.

2020-12-22

‘엄마를 부탁해’서 찾은 나

전효선씨“너의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라고 시작하는 신경숙님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엄마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두 아들의 엄마인 나 자신도 생각해 보았다.엄마가 아니면 공감할 수 없는 가슴 먹먹한 내용들로 인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엄마는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인줄 알고 무엇이든 자식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사람 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엄마도 누군가의 딸 이었거나 한 남자의 여자였으며 사랑 받기를 갈망하는 존재임을 잊어버리고‘엄마’라는 이름으로 살기를 강요당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 아들에게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였고 처음 만나는 세상이었고 울타리였다. 모든 것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은 그 엄마가 아이가 커가면서 엄마의 곁을 떠나게 되고 힘없고 늙은 엄마는 세상의 울타리가 되어 주기에 너무 작아져 버렸다. 그러면서 우리는 엄마를 점점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이 책은 생일을 맞아 서울에 있는 자식 집을 아버지와 함께 상경한 엄마를 지하철역에서 잃어버리면서 엄마를 기억해 내는 과정을 통해 과거의 나를 만나게 된다. 항상 자식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던 엄마. 같은 걸음으로 남편과 걷기를 바랬지만 남편은 앞장서 가면서 뒤처져 따라오는 아내를 나무란다. 뒤돌아보면 엄마는 항상 있었다. 엄마를 잃어버린다는 것을 나의 삶의 전부를 잃는 것이었다. 책의 마지막에서 우리는 우리의 엄마를 절대적인 힘을 가진 이에게 부탁을 한다. 엄마를 찾기만 하면 자기의 모든 것을 바쳐 엄마를 돌보고 싶다는 욕망으로 가슴이 터질 듯 하지만 그럴 능력이 없음을 알고 절망하던 큰아들 형철의 모습에서 우리는 노년의 부모를 책임지기에 버거워하는 우리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부모들도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전전긍긍한다.가족이라는 이름은 누군가에게 짐이 아니라 같이 있게 행복한 존재들로 남기를 소망한다. 나는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기 위해 독서모임하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아이의 글쓰기 선생님을 통해 신문의 독자란에 글을 쓰면서 “나에게도 이런 재주가 있었지”하며 잊고 살던 꿈을 찾게 되었다. 이 또한 엄마이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50대 중반에 초등학교 남자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고단함도 있지만 엄마로서 기쁨과 감사가 더 많다. 13년을 엄마로 살아 그 깊이를 다 알 수 없는 초보 엄마가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쓴다. /전효선(포항시 북구 흥해읍)

2020-12-21

딸기가 좋아

나는 딸기를 무척 좋아한다. 그 예쁜 빨강과 꽃받침 같은 초록의 꼭지는 크리스마스트리의 변함없는 조합처럼 질리지 않는 색이다. 점점이 일정한 비율로 박힌 딸기 씨의 그 질서는 또 어떤가! 모나지 않은 삼각뿔 같은 딸기의 모양은 가로로 썰어도, 세로로 썰어도 식욕을 마구마구 일으킨다.잘 익은 딸기의 달큰하고도 아름답기까지 한 냄새를 맡노라면 내 모든 후각세포가 들고 일어나 환호하는 듯하다. 딸기를 씻고서 잘라낸 딸기 꼭지를 주방 싱크대에 두어도 온통 딸기향이 진동을 한다. 작은 몸으로 한 공간을 채우는 녀석의 힘이 대단하다.원래 딸기의 계절은 봄이라지만 찬바람 부는 겨울에 하우스에서 재배된 딸기는 어찌된 일인지 제철 봄딸기 보다 더 달고 맛이 좋다. 농부들이 딸기에게 쏟는 정성이 얼마인지 당도로 짐작할 따름이다. 한겨울에 맛보는 딸기 케이크는 조각난 단면이 어서 한입 커다란 포크로 잘라내 맛보라는 듯 유혹적이다. 봄에 본격적으로 딸기가 재배될 때 알이 좀 작은 것을 골라 잼을 만든다.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덜 달게 하되 알맹이의 과육을 살아있게 끓여두었다가, 푹신한 하얀 식빵에 발라 먹을 때면 입안에 침부터 고인다. 그리고 알이 좀 굵은 딸기는 싱싱한 것을 골라 냉동해 두었다, 여름에 우유나 얼음을 넣고 갈아서 쉐이크나 쥬스로 마셔도 마음이 붕붕 뜨고 좋아진다.크리스마스가 너무 조용하다. 캐럴이 저작권 문제로 거리에서 사라진 지는 좀 되었지만, 지금의 이 고요가 어디 저작권 때문이겠는가. 꿈과 설렘이 있는 크리스마스인데 산타 할아버지는 굴뚝으로 다니니 자가격리는 저절로 되실 듯하다. 집콕 하는 시간이 길어질 때 딸기를 썰어 생크림을 사용해 산타 딸기를 만들어 먹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올 한 해 우는 일이 많았어도 크리스마스 선물이 배달된 것만 같아진다./권마루(포항시 북구 장성동)

202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