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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정치판의 새바람

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치세의 경륜이란 나이에 비례하는 건 아니다. 삼국지의 유비가 삼고초려(三顧草廬)해서 ‘함께 난세를 구하자’고 불러낸 제갈량도 당시 불과 27세였고, 알렉산더 대왕이 세계를 정복한 것도 30세 이전이었다. 싯다르타는 서른다섯에 득도를 하였고, 예수가 인류를 구원할 경륜을 펼친 것도 삼십대 초반이었다. 중국 위나라의 왕필(王弼)이란 천재는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가장 심오하고 난해하다는 ‘도덕경’과 ‘주역’의 주(注)와 약례를 써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사람에 따라서는 나이를 먹을수록 지혜와 덕성이 향상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분별이 흐려지고 완고해지는 사람도 적지가 않다.서른여섯 살의 정치인이 제일 야당의 대표로 선출되어 정치판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 나이에 국회의원 백 명이 넘는 당의 대표가 된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고 다른 나라에도 없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회의원도 한번 못 해본 젊은이가 당 대표가 된 것은 놀라운 일이기는 하나 삼십대 중반이란 나이가 그다지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 미심쩍은 것은 그의 나이가 아니라 과연 이 난국을 수월하게 헤쳐나갈 역량과 품성을 갖추었는가 하는 것이다. 당원이 아닌 일반인 여론조사에서는 압도적인 다수가 그를 지지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왜 대다수 국민들이 당 대표의 경력이 있는 다선의 후보들보다 제일 나이가 어리고 낙선한 경력 밖에 없는 그에게 지지를 보냈는가를 알아야 앞으로 당 운영의 방향에 차질이 없을 것이다.이준석을 선택한 것은 무언가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 때문일 것이다. 3류 정치에 식상하고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소위 ‘촛불혁명’으로 새 정부를 탄생시켰지만 새로움은커녕 구태의연에다 한 술을 더 떠서 오만불손, 파렴치, 무능에 사악하기까지 한 정권에 실망과 낙담을 한 국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당대표 수락연설에서도 밝혔듯이 그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권교체다. 야권을 규합하고 가장 역량 있는 후보를 선출하여 내년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 제일야당 대표로서의 역할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잡음과 균열을 어떻게 봉합하고 통일시키는가에 자신과 당의 정치적 성패는 물론 나라의 명운도 달려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당대표로서 이준석의 행보는 전철과 자전거로 출근하는 모습에서 보듯이 일단 젊은이답게 신선하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인습이나 타성에 얽매이지 않는 발랄하고 당돌한 태도도 새로움의 한 요소가 될 것이다. 다만 경쾌함이 경박함으로 가서는 안 될 것이고, 당돌함이 치기나 무례에 머물러서도 안 될 것이다. 젊다는 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열려있다는 것이고, 사람의 그릇은 얼마나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마음과 생각을 열어놓고 편견이나 아집이 없이 얼마나 다양한 정보를 수용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가는 이제부터 두고 볼 일이다. 정치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기왕 젊은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여망을 동력으로 삼아 당을 쇄신하고 야권을 통합하여 새로운 정치로 불어가는 새바람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1-06-17

이주일씨의 눈물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한 소형아파트 담배 전투 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찍은 협조문을 올렸다. 입주자라고 밝힌 이는 “환풍구를 타고 화장실로 담배 냄새가 너무 많이 나고 있다”고 항의하면서 앞으로는 화장실에서 흡연하지 말아달라”고 적었다. 이 협조문 밑에는 반박글이 붙었다. “베란다 욕실은 어디까지나 개인공간이다. 좀 더 고가의 아파트로 이사를 가시라”층간소음과 더불어 아파트에서도 흡연문제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크린 골프를 하러 갔다가 각 방에서 나는 담배냄새로 곤욕을 치룬 적이 있다. 주인 말로는 흡연할 곳을 만들어 놓아도 소용없다고 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데 건강을 망치는 흡연을 하면서 운동을 하는 아이러니가 일어난다.왜 담배를 피우는가. 필자는 지난 2년간 3명의 친구들을 폐암으로 잃었다. 모두 흡연으로 인한 사망이다. 유명한 학계의 선도적 역할을 했던 친구들이었지만 모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가족들이 오열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 친구들도 일찍 담배를 끊었어야 한다. 흡연자는 돈을 주고 사망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울고 싶어라’로 히트를 친 이남이 씨도 폐암으로 숨지면서 흡연을 후회하면서 울고 싶었을 것이다. 유명한 코미디언 이주일 씨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금연캠페인에 앞장섰던 모습이 기억난다. TV에 나와서 제발 담배를 끊어달라고 호소했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주일은 생전 금연광고에 자주 출연하며 금연 캠페인을 펼치는데 앞장섰다. 2002년 월드컵 당시는 휠체어를 타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담배는 일산화탄소와 타르 니코틴과 수십여 가지의 해로운 화학물질로 인하여 몸을 공격한다. 만성저산소증을 일으켜 심장 조임을 느끼거나 걷거나 뛸 때 쉽게 호흡이 힘들어지게 된다. 결국 폐는 서서히 망가져 간다. 폐만 망가지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암이나 각종 질병에는 흡연이 영향을 미쳐 악화 시킨다.어떤 친구는 담배를 안우피는 데도 최근 폐암 수술을 받았다. 과거 대학원 시절 담배를 엄청 피는 연구실에서 거의 10년 가까이 있으며 간접 흡연의 고통을 겪었고 결국 본인은 담배를 안피우는데도 폐암에 걸린 것이다.간접흡연은 사실상 직접 담배를 피우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해롭다. 수많은 간접 흡연의 기회에 우리는 시달리고 있다. 거리에서 사무실에서 아파트에서. 흡연자들은 간접 흡연자들에겐 사실상 ‘살인자’에 가깝다.아직도 장례식장에서 가족들의 오열이 귀에 쟁쟁하다. 그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가족들은 흡연을 수십년 간 말렸을 것이다. 니코틴에서 느껴지는 쾌감만을 즐기기 위해 자신의 건강과 가족의 고통을 멀리한 흡연자들은 이제 담배를 끊어야 한다.TV에서 눈물을 흘렸던 이주일 씨의 눈물을 기억하자. 담배 당장 끊어야 한다.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가족을 위해.

2021-06-17

자연의 시간표

양태순수필가 소록소록 자란다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 숲이다. 매일 오르내리는 숲일지라도 어느 것이 얼마나 자랐는지 알 수가 없다. 식물이 자랐을 높이를 눈대중으로 짐작하여 고개를 갸웃거린다. 숲은 고요히 키를 키우고 품을 넓힌 탓에 어느 순간에 나무가, 꽃이, 풀이 자랐음이 확 다가온다.사람들이 숲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쉬고 싶어서 오거나 맑은 공기 마시고 건강해지려고 오고, 추억을 쌓기 위해서도 찾는다. 숲을 걸으며 마음을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감정이 섞인 흙탕물이 아니라 밑바닥에 고인 앙금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숲이 주는 푸르름이 마음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잡다한 생각들의 뿌리가 오롯이 자신을 향한 채 촉각을 세우는 순간이다.형제들과 제주도 비자림을 찾았다. 먼저 새소리가 반기고 이어 습하고 눅눅한 흙냄새, 뒤를 이어 상큼한 나무 향기가 반겼다. 가슴을 활짝 열고 저 밑바닥까지 숨을 들였다. 잠시 눈을 감고 몸속을 흐르는 기운을 느껴봤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신비한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설렘에 세포들의 기지개가 팽팽했다.안내판에 송이길이 있다. 송이, 송이가 뭘까? 무엇이든 궁금하면 찾아보는 네이버 검색기능을 사용했다. 화산 폭발 시 점토가 고열에 탄 화산석인 돌숯이라고 나왔다. 그냥 흙길 같은데 어디에 송이가 있다는 것인지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발바닥이 우레탄을 밟은 듯 푹신하고 약간 꿀렁거리는 듯했다. 맨발로 걸으면 좋을 것 같았다. 천천히 걸어가고 있으니 새소리에 귀가 따가울 지경이다. 눈을 들어 새를 찾아보니 포르르 날아다니는 모양새가 즐거워서 어쩔 줄 모르는 것 같다. 눈 가는 곳마다 넓게 펼쳐진 융단에 오월의 싱그러운 색이 물을 들여 놓았다. 좋다, 참 좋다는 감탄사 외에 달리 덧붙일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숲을 찾아온 햇살은 인심이 후한가 보다. 잎과 잎 사이, 가지와 가지 사이로 숲에서 숨을 이어가는 모두에게 고루 빛을 나누어 주었다. 얼개미에 내린 가루처럼 보드라운 기운이 지나간 자리에는 잎들이 반짝이며 짙어가고 바람이 흔드는 소리는 더욱 맑아졌다. 천 년의 비자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숲을 채운 종이 가지가지였다. 나무와 식물에 무지한 나로서는 알아볼 수 있는 것이 몇 개 없었고 일일이 찾아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바깥의 소리는 단절되어 숲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세울 수 있었다. 서로의 이파리가 부딪쳐 만들어내는 속삭임과 몸과 몸이 꼬여서 바람이 스며드는 소리, 낮은 키끼리 맞춰보는 화음이 시시각각으로 고막을 적셨다. 그것은 서늘한 청량함으로 마음에 쌓였다.숲에서 만난 비자나무는 생명력이 으뜸이었다. 나무가 부러진 채 누웠는데도 가지에 잎이 달렸다. 금년에 새로 돋은 연한 잎들이 팔랑거리며 존재를 알린다. 끈질기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벼락 맞은 나무란 표지석을 읽고 아름드리로 자란 나무를 둘러보며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숲길을 걷는 동안 제자리에서 빛나는 존재들에게 장하다고 박수를 보냈다.숲에서 자라는 것은 다름을 곁눈질하지 않는다. 산 너머에서 자라는 동종의 터전을 기웃거리지 않고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쉬고 있는 이웃 종들에게 질투도 하지 않는다. 주어진 환경에서 물을 먹고 빛이 부족하면 고개를 약간 틀 뿐이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야무지게 하고 자연에 맞서지 않고 꿋꿋하게 내면의 힘을 키운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시간표대로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고 아름다운 색깔로 물들이는 과정을 반복하며 깊어간다.자연의 시간표는 순리다. 비자림은 거슬러서 무엇인가를 이루려는 인간의 욕심을 돌아보게 만든다. 계절을 무시하는 하우스 안의 나물과 과일들이 식탁으로 배달되는 현재를 아무런 저항이 없이 받아들여도 될지 한 번쯤 고민하게 된다. 또한 끊임없이 비교하고 비교하여 쓸데없는 일이란 이름으로 묶인 일들을 과감히 도려내는 작업이 옳은 것인지 물어본다.천 년의 시간을 견뎌 온 숲, 비자림에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물어본다. 스스로 풀어야 할 질문지를 받아든 손이 떨린다.

2021-06-16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사람은 살면서 통과의례를 여럿 치른다. 관례, 혼례, 상례, 제례 그리고 각종 의식 등인데, 의례마다 나름의 절차가 있다. 절차는 의식에 의미를 더하거나 참가자의 마음을 담는 행위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행위는 상징성을 띠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치르는 의복과 도구를 보면 인간의 기원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상례는 사람으로서 마지막으로 치르는 의식이다. 다른 의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주가 되는 사람이 주체가 아니라 객체가 된다는 점이다. 망자는 술을 마실 수도 없고 노래할 수도 없다. 춤을 출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다. 자신을 위한 의식에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례는 남은 자들의 의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상여는 상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망자를 장지까지 모시는 도구이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는 길에 타고 가는 가마이다. 저승으로 가는 길만큼은 대궐 같은 집에 꽃가마를 태워주겠다는, 남은 자가 못다한 슬픈 의지의 표현이다. 이렇듯 상여에는 많은 장식물이 달린다.상주는 형편에 따라 상여를 2, 3층으로 올려 누각 형태로 만들기도 한다. 상여 맨 꼭대기에는 청룡, 황룡으로 용마루를 올렸다. 용마루 중앙에 해태를 탄 인물상을 만들어 장식했는데, 이는 삼천 년을 산다는 삼천갑자 동방삭이다. 동방삭은 저승사자로 망자를 좋은 곳으로 모시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용마루 위에는 꼭두, 동자 동녀, 시종, 시녀 등을 올렸다. 극락조, 봉황새, 도깨비 등도 그려 넣었다. 이들은 악귀로부터 망자를 보호하고 망자가 가는 길을 보필한다.인물꼭두는 악기를 연주하는 악공과 재주를 부리는 관대꼭두가 있다. 악공은 대금, 괭과리, 소고, 나발, 바라를 들고 있는 모형이다. 관대꼭두는 재인으로 재주를 넘거나 익살스러운 동작으로 사람을 웃기며 풍악을 맡거나 가창을 하는 사람 모형이다. 인물 외에 동물꼭두도 있다. 새나 짐승인데, 닭은 새벽을 알려주기 때문에 음귀를 쫓는 역할이며, 닭볏은 벼슬을 상징한다.상여는 일련의 행렬이 있다. 방상씨(方相氏)가 맨 앞에서 귀신을 쫓고 영구를 인도한다. 다음에는 명정(銘旌)으로, 다홍 바탕에 흰 글씨로 죽은 사람의 품계·관직·성씨를 기록한 깃발이다. 이어서 혼을 모시는 가마인 영여가 따르고, 그 뒤를 축문을 읽는 축관(祝官)이 공포(功布)를 들고 따른다. 공포는 관(棺)을 묻을 때, 관을 닦는 삼베 헝겊이다. 뒤를 이어 상여가 가고 좌우에 삽(7FE3)이 나란히 간다. 삽은 사자의 영혼을 좋은 곳으로 인도하기 위한 염원을 담은, 나무로 만든 부채이다, 맨 뒤에 상주와 빈객이 길게 따른다.“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랏차 ~ 어호우북망산천 가는 길에 미련일랑 다 놓고 가소, 어허야 ~ 데헤야”상여소리는 요령잡이가 선창하면(메김소리) 상여꾼이 후렴으로 응답한다(뒷소리). 가사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서 망자에 따라 즉흥으로 지어 불렀다.상여는 가다가 서기를 반복한다. 다리를 만나면 또 멈추고, 보내는 사람은 차마 못 보내, 떠나는 망자는 차마 못 떠나, 장지까지 그렇게 가다사 서면서 서로 이별의 시간을 가진다.용마루 - 상여 맨 꼭대기에서 앞뒤를 가로지르는 나무.용수판 - 용마루 앞과 뒤를 받치는 판.병아리못 - 머리가 병아리 모양의 나무 못.상여꽂이새 - 상여에 꽂는 새 모양의 장식.앞소리꾼 - 선소리에서 메김소리를 메기는 사람. 주로 요령잡이가 맡는다.요령잡이 - 상여가 나갈 때 요령을 들고 가는 사람.메김소리 - 노래를 주고받을 때 한 편이 먼저 부르는 소리.뒷소리 - 메김소리를 받아 부르는 소리.자진상여소리 - 장지에 거의 다 와서 산으로 올라가면서 부르는 소리.달구소리 - 하관 뒤에 무덤을 다지면서 부르는 소리.달구질(회다지) - 무덤 위에 흙을 쌓고 발로 밟아 다지는 일.상주가 취토하면 석회를 섞은 흙을 한 자쯤 채우고는 다진다. 보통 3번 내지 5번 정도 행한다. 상두꾼들이 상여 맬 때 썼던 연추대나 대나무를 가지고 선소리꾼의 소리에 발을 맞추며 돌면서 봉토를 다진다. 다지는 발의 박자에 맞춰 달구소리를 불렀다. 달구질은 봉분에 나무뿌리나 동물이 파헤치지 못하도록 다지는 행위지만, 삶의 애증도 미련도 다 내려놓고 가라는 기원도 들어있다.요즘 장례식장 분위기를 보면 슬픔을 억누르고 할 말을 참는다. 곡소리도 듣기 어렵다. 하지만 전통 장례는 반대이다. 슬픔을 표출하고 할 말을 한다. 못다한 마음을 가누지 못해 가슴도 친다. 문상객도 상주와 가족의 슬픔을 부추겨 마음껏 울게 한다. 그래야 남은 자의 한이 조금이라도 풀린다. 그러고 보면 전통 상례가 더 인간적이다.전통 상례는 남은 자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망자의 다음세상을 축원하는 종합예술이었다./수필가·문학평론가

2021-06-16

대한민국, 국가브랜딩이 필요하다

장규열 한동대 교수 카리브해의 작은 섬,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자치령이다. 멋진 풍광과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하고 싶었지만, 찾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주변에는 플로리다, 쿠바, 아이티와 자메이카,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관광으로 먹고사는 나라들이 수두룩하였다. 홍보 책임을 떠맡은 광고인 데이비드오길비(David Ogilvy)에게도 쉽지 않은 과제. 그가 도출해낸 푸에르토리코의 강점은 의외로 문화였다. 세기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Pablo Cazals)가 그곳에 살았던 기억을 찾아내었다. 광고슬로건 ‘푸에르토리코, 그냥 멋진 해변만이 아닌(Puerto Rico, Not Just a Beautiful Beach.)’을 도출한 것이다.필자의 프로젝트과목에 클라이언트로 참여한 ‘주한콜롬비아대사관’은 한국인들에게 콜롬비아를 어떻게 알려야 하겠는지 도와달라는 주문을 학생들에게 과감하게 하였다.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나라, 콜롬비아를 한국인들의 마음에 심기 위하여 학생들이 학기를 열심히 달렸다. 상황을 분석하고 메시지를 고안하며 슬로건을 도출하고 실행계획을 다듬으면서 디지털과 온라인은 물론 전통미디어를 활용할 기획아이디어를 만들고 있다. 한동대를 방문하였던 카이자 로세로(Juan Carlos Caiza Rosero) 주한콜롬비아 대사는 본국 홍보를 위한 학생들의 결과물을 기대하고 있다. 나라를 알리는 일에도 브랜딩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대한민국은 어떤가. 세상을 얼어붙게 했던 팬데믹은 백신 접종과 함께 서서히 물러갈 모양이다. G7 회담을 비롯한 세계무대에서 나라는 선진국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세상은 한국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기업이 좋은 물건을 팔아도 업체가 하는 일과 상품의 가치를 알리는 일은 특별한 경영수단을 필요로 한다. 브랜딩(Branding). 대한민국이 좋은 모습을 여러 가닥으로 가지고 있지만, 세계인의 마음에 다가가는 일은 또 다른 수준의 노력을 들여야 한다. 나라 간 통행과 교류가 활발해 지면 관광과 여행은 국가경영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산업영역이 될 터이다. 대한민국을 세계인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마음을 사로잡을 ‘국가브랜딩’이 긴요하게 요청되는 바이다.국가경쟁력과는 별도로 나라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일을 전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사이몬앤홀트(Simon Anholt)가 개발한 ‘좋은나라지표(Good Country Index)’는 나라들이 다른 나라들을 위하여 끼친 기여도를 평가하여 순위를 매겼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은 28위, 미국 38위, 중국 60위 등이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순위는 아마도 조정되지 않을까 싶다. 세계와 함께 호흡하며 상생과 공존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우리의 모습이 세계인의 인식 가운데 긍정적이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브랜딩에 착수해야 한다. 효과적인 소통을 위하여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많은 것을 이룬 대한민국이 국가이미지브랜딩에 나서야 한다. 어떻게 만드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알리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2021-06-16

밈 이코노미

밈(Meme)은 원래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제시한 용어로,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2차 창작물이나 패러디물 또는 특정 요인에 따른 유행을 통칭하는 개념이다.밈 이코노미는 주식과 암호화폐시장, 유통업계에서 일어나는 밈 현상을 가리킨다. 밈 주식 열풍의 주역은 영화 체인 업체 AMC엔터테인먼트다. 지난 6월 2일 AMC 주가는 하루 만에 95.22% 폭등해 주당 62.55달러까치 치솟았다. 6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주가가 무려 30배 넘게 상승했다. 생활용품 업체 베드베스비욘드,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블랙베리, 패스트푸드 체인점 웬디스 등도 밈 주식으로 떠올랐다. 밈 주식의 가장 큰 특징은 주가 급등을 설명할 수 있는 공통점이 없다는 것이다. 밈 주식은 개인투자자 관심이 얼마나 집중되느냐가 주가 급등 여부를 결정한다. 암호화폐 시장에선 ‘밈 코인’ 투자 열풍이다. 밈 코인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밈이나 이슈를 반영해 암호화폐로 발행한 것이다. 밈 코인은 ‘도지코인(DOGE)’이 대표적이다. 도지코인은 애초에 별다른 기능 없이 ‘재미’만을 위해 탄생한 코인으로 개발자 스스로도 ‘농담 화폐(joke currency)’라고 불렀다. 그런데도 지난 5월 연초대비 140배 이상 급등했다.유통업계에서도 밈 제품이 인기다. 농심이 지난해 가수 비의 노래 ‘깡’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수천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자 비를 CF모델로 새우깡 광고를 내보냈다. 결과는 대성공. 농심은 지난해 깡 스낵 5종의 연간 매출만 1천억원을 넘겼다. 무언가에 거대한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밈이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밈 이코노미는 ‘관심은 상품’이란 말로 귀결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16

신공항 연계 국제도시화 전략 경북 미래 달렸다

경북도가 대구경북 신공항 연계 글로벌 뉴플랜 기본구상 및 국제화·국제도시화·국제도시계획수립 연구용역에 착수한다고 15일 밝혔다. 도는 연구 용역이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 종합프로젝트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통합신공항 시대에 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4차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국가와 지역을 초월한 자유로운 이동과 연결이 가능해지면서 현재 대구경북이 추진 중인 신공항의 글로벌 역할이 커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구상이다. 또 이에 따라 지방정부의 독자적인 영역도 확대된다고 보고 글로벌 게이트인 국제공항 건설을 경북 발전의 호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경북도는 이와 관련, 15일 신공항 연계 글로벌 뉴플랜 자문회의도 도청에서 개최했다. 국토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산업연구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 이 자리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도 신공항 건립은 경북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라는데 의견의 같이하고, 이에 맞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전문가들은 “교통물류 관광의 대표도시로 발전할 기회니 잘 활용해야 한다” “지리적 여건과 경북이 보유한 경제적.문화적 자원을 연계해 신공항 국제화 전략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다.4차산업 혁명시대가 이제 코앞에 다가왔다. 정보통신 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인 4차산업은 인공지능, 로봇공학, 무인항공기, 무인자동차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환경의 변화를 불러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글로벌 게이트인 국제공항은 지방정부의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대구와 경북은 통합 신공항으로 국제화 기반과 인프라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역에 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 발생할 도심항공교통(UAM) 산업 같은 것은 지역에서 일어날 부차 산업의 효과를 말해 준다. 경북도가 구상하는 신공항 중심의 국제도시화 전략은 준비에 따라 지역의 미래운명을 바꿀 만큼의 폭발력 있는 구상이다. 어떻게 구상하느냐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의 연구용역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추이를 세밀하게 살펴보고 국내 공항 간 경쟁에서도 반드시 앞서는 기획이 나와야 한다. 지역의 미래는 신공항의 전략적 추구에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2021-06-16

공직사회 ‘워라밸 문화’ 부작용 많다니 걱정

공직사회의 ‘워라밸(일가정 양립)’ 문화가 일선 시·군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일반화되고 있어 자치단체 인재양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가 공직사회의 주요 구성원이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박희정 의원은 지난 15일 집행부를 상대로 한 사무감사에서 공직사회에 확산하고 있는 워라밸 문화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박 의원은 “젊은 공무원들이 ‘저녁있는 삶’을 추구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삶이 윤택해질지 몰라도 포항시 조직으로 봤을 때는 좋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다”고 전제하며, “공무원들이 일 많은 부서를 기피하고 승진도 외면해 버리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결국 포항시 인재풀이 빈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MZ세대 공무원들 사이에서 성과나 승진보다는 개인의 삶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일 많은 부서를 기피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으니, 집행부에서 인재양성을 위해서라도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보라는 주문이다. 집행부 측은 “능력이 뛰어나거나 조직에 헌신하는 직원의 수가 적다보니 회전문 인사가 불가피하게 반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업무 능력이 뛰어난 직원에 대해서는 역량을 더욱 계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음지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찾아 승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점진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답변했다.젊은세대를 중심으로 사회적 성공이나 조직에 대한 충성보다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것은 전국적인 공직 사회 분위기다. 조직 논리보다는 개인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오랜 관료문화인 권위주의와 서열 문화가 흔들리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어떤 측면에선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워라밸 문화가 일 안하는 분위기로 흘러가선 곤란하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인사제도를 잘 활용해서 워라밸 문화가 조직운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 젊은 공무원들이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을 이용해 나태한 생각을 하는 것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2021-06-16

젊은 교육 리더가 온다면

이주형 산자연중학교 교감 “이 선생,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건 아닙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지인이 한 말이다. 늘 긍정적인 지인은 필자와 알고 지낸 20년 동안 화를 낸 적이 거의 없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노기(怒氣) 띤 목소리는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아니, 아이가 정말 오랜만에 학교에 갔는데 말입니다. 아이가 집에 와서 하는 말이….!”지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정적이 흘렀다. 학교라는 말에 필자의 긴장감은 급상승했다. 정적이 좀 더 흐르고, 뭔가를 결심한 듯한 심호흡 소리가 지나고 지인이 말을 이었다.“늦은 시간에 다짜고짜 전화해서 미안합니다. 그런데 정말 요즘 학교가 하는 일이 뭡니까?”저녁 교육활동을 모두 끝내고 학생들이 기숙사로 간 다음이라 교무실에서 조금은 편한 자세로 업무를 마무리하던 필자는 전화 받는 자세부터 바로 했다.“이 선생, 아직도 학교는 옛날 시간에 머물러 있는 모양입니다. 사회는 참 빠르게 변하는데 말입니다. 21세기에 아직도 교문에서 교복 단속합니까? 코로나가 좀 나아졌나 봐요! 물론 학생에게 규칙을 가르치는 일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때와 장소가 있지 않을까요?”지인은 필자보다 교육계에 훨씬 더 호의적인 사람이다. 필자가 교육청이나 교육부 정책에 대해 비판을 하면 좀 더 생각해보라고 필자를 늘 다독이는 지인이었다.“아이가 3주 만에 학교에 갔는데, 학교에서는 교복 단속부터 했답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건강보다 교복 규정이 더 중요한가 봅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대로 등교한 학생들을 교문에서부터 범인 검문하듯 하면 안 되지요.”지인의 말을 듣는 순간 1980년대 교문 등교지도 모습이 그려졌다. 살벌한 모습, 이치에는 전혀 맞지 않은 모습! 하지만 그때 학생들은 그것을 이해했다. 왜냐면 학교에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었으니까! 그 당시 학교는 학생들에게 절대적인 희망 공간이었으니까!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학생에게 학교는 더이상 어떤 가치도 없는 곳이다. 그냥 가라고 하니까 부모 눈치 보면서 겨우 다녀 주는 것이 학교다. 그런 학교가 학생을 오로지 통제만 하려고 하니, 학생의 분노만 높이고 있다.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은 학교와 기성세대다.제 버릇 남 못 준다는 관용적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곳이 학교다. 학교는 아직도 권위로 가득 차 있다. 시간이 갈수록 학교는 그 몹쓸 권위를 절대 권력으로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러니 가장 젊어져야 할 학교가 가장 늙어 갈 수밖에 없다. 박물관에나 가야 할 교육이 아직도 자기가 최고라고 행세하고 있으니 문제도 이런 문제가 어디 있을까!“이 선생, 헌정사상 첫 30대 당 대표가 선출되었다고 정치권은 변화와 변혁의 기대로 가득합니다. 교육계도 젊은 교육 리더가 나오면 좀 나아질까요?” “….!”

2021-06-16

민주당은 ‘조국의 시간’과 결별해야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지난해 조국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검찰이 조국 장관의 자택을 압색하는 희대의 장면이 노출되기도 했다. 결국 검찰 개혁을 선도했던 조국 장관은 자녀입시와 주변 비리 의혹으로 사퇴하였다. 후임 추미애 법무장관의 기용과 윤 총장의 불편한 동거는 또 다시 갈등의 골을 깊게 했다. 윤석열 총장도 임기 몇 개월을 앞두고 ‘정의와 상식’이 사라진 정권을 비판하면서 사퇴하고 말았다. 박범계 법무장관 취임 후에도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검찰과 개혁을 서두르는 정권간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지난 주 조국 교수는 ‘조국의 시간’이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그는 ‘가족의 피에 펜으로 써 내려간 심정’으로 책을 썼다고 소개했다. 이 책은 조국의 공직시절, 자신과 관련된 억울했던 사연을 소상히 담고 있다. 이 책에 대해 야당은 자숙하고 반성해야 할 전 법무장관이 자신의 입장을 변명만 한다고 비판적이다. 특히 자신과 가족의 재판을 앞둔 시점에서 그의 저서 출간은 매우 적절치 않는 처사라는 것이다. 어느 철학자는 조국의 책은 ‘악성 자아도취’형 고백서이며, 이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람들이 조국의 입장만 확대 재생산한다고 비판한다.집권 여당의 입장 역시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주 ‘조국 문제’에 관하여 고민 끝에 사과했다. 이 나라의 권력 있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스펙 쌓기는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상처로 남음을 사과했다. 일부 여권 대선 주자 중에는 친문의 지지를 얻기 위해 조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다. 송 대표는 회견에서 조국 가족의 수사와 똑같은 잣대로 윤석열 가족을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여권의 비문 측에서는 조국문제를 재론치 않고 하루 빨리 매듭지어야 당이 전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결국 조국의 저서가 집권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치 않고 오히려 대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된 시점에서 그의 저서 출간은 당내의 친문과 비문의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친문 강경세력은 조국에 대한 비판은 반개혁적이라는 프레임에 젖어 있다. 그에 비해 비문 측은 조국과 결별해야 민주당이 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작심한 조국 비판은 경고장 수령 후 사라져 버렸다.결론적으로 민주당이 살려면 조국과는 결별해야 한다.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조국은 민주당이 자신을 밟고 전진하라고 요구하지만 당이 그와 연계할수록 대선구도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조국은 문재인 정권 탄생의 일등 공신이면서도 이제는 정권의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 조국의 검찰개혁에 대한 강한 욕구는 그 가족관련 비리로 여지없이 손상됐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친문 핵심 양정철 원장까지 ‘조국을 털어내고, 문 대통령을 넘어야 재집권 할 수 있다’고 까지 했겠는가. 아무래도 조국은 ‘조국의 시간’이라는 책 출간보다 ‘인내의 시간’을 가졌어야 했을 것이다. 혼탁한 정치판에 뛰어든 학자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2021-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