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부터 추진된 포스텍(포항공대) 연구중심 의과대학 신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경북도, 포항시, 포스텍과 포항지역 6개 병원은 지난 20일 포항 포스텍 국제관에서 ‘대한민국 의사과학자 양성 및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이라는 타이틀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경북도와 포항시는 의대 부속병원 설립을 위한 행정 지원을, 포스텍은 바이오헬스산업 원천기술 개발과 제품 상용화를 책임지기로 했다. 그리고 포항지역 6개 병원(포항의료원, 포항세명기독병원, 포항성모병원, 에스포항병원, 좋은선린병원, 경희요양병원)은 의료 인력 교류와 의학 공동 연구, 임상 데이터 공유 플랫폼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포항지역 병원들이 업무협약에 이례적으로 참여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의사과학자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천여명의 의사가 배출되는데, 의사과학자 분야의 전공자는 50명 안팎에 불과하다. 국내 의사중 의사과학자 비중은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포스텍은 오는 2026년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2년 후인 2028년에 500병상 규모의 스마트 병원을 개원한다는 구상이다. 신설될 포스텍 의대는 의학과 공학을 융합한 미국 일리노이대 의대 커리큘럼을 도입할 예정이다. 의과학전문대학원 형태로 2년간 기초의학 과정, 4년간 박사 연구과정을 거친 뒤 다시 2년간 의학 임상교육을 받는 시스템이다.경북도와 포항시는 최근 포스텍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포스텍 의대 신설에 총력을 쏟고 있다. 그 이유는 경북도내에 아직 고난도 중증질환에 대한 치료역량을 갖춘 상급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2~3월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했을 당시 이 지역 위중증 환자들은 입원할 병실을 구하지 못해 119구급차를 탄 채 전국을 헤매야 했다. 포항은 현재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인프라(포스텍 방사광가속기,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등)를 잘 갖추고 있는 만큼, 정부는 포스텍 의대 신설이 로드맵대로 진행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2022-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