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均衡)’을 영어로‘밸런스(Balance)’라고도 하지만, ‘이퀄리브리엄(Equilibrium)’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후자는 물리학이나 경제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로, ‘회복력’ 또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좀 더 적극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지역균형발전’의 개념도 이와 같이 확장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균형발전이란 각 지역의 자원과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외면한 채 계속해서 수도권 집중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지방소멸을 가속화 해 결국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것이다.
과거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주로 항만·도로·철도 등 대형 SOC사업 위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지금은 기존 정책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러 정부 부처 간 협업을 기반으로 지역이 주체가 되어 기업 및 대학과 협력하여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포항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춘 도시라 할 수 있다. 지난 반세기 포항은 포스코 그룹과 함께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근대화와 산업화에 기여해 왔고, 철강을 넘어 친환경 미래소재의 시대가 도래 한 지금은 차별화된 R&D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산업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여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포항은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세계 최고의 이차전지 선도기업이 자리 잡고 있으며, 포스텍을 비롯한 포항가속기연구소, 막스플랑크한국 포스텍연구소(MPK) 등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우수한 연구기관 및 시설을 다수 보유한 그야말로 산(産)·학(學)·연(硏)이 총 망라된 지역이다.
최근에는 ‘이차전지 양극재 산업 특화단지’ 선정과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 최종 통과를 비롯해 국내 최초 ‘육양국 연계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조성 MOU 체결로, 명실상부 포항이 미래 첨단전략 신산업의 최적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바 있다.
아울러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최근 제정됨에 따라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을 통해 기업에 대한 규제 특례, 세제 혜택 등 국가 차원의 다양한 행·재정적 지원이 기대되는 한편,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해 소비하며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도입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은 기업이 지방에 정착해 지속가능한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래 첨단 기술력이 곧 경제이자 안보인 시대, 이제는 수도권을 넘어서 각 지역을 기반으로 첨단 기술을 특화하고 육성하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말이 내포하는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전략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특히 포스코가 철강을 넘어 미래신소재인 이차전지로의 구조전환에 성공한 것은 포항기반 우수 연구 인력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포스코 그룹이 현재 추진 중인 미래기술연구원의 수도권 분원 설립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처사로 재고가 필요하다. 포스코 그룹은 간판뿐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미래기술연구원 포항본원 구축으로 우수한 인재유지와 나아가 영입을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아울러 포항시는 국제학교, 스마트병원 설립 등 교육, 의료를 비롯한 다양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더욱 힘써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미래 100년, 그 장미빛 여정의 시작을 ‘글로벌 기업 포스코 그룹’과 ‘미래 신산업 도시 포항’이 함께 손잡고 열어가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