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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을 잘 선택해야 하는 이유

등록일 2026-01-30 14:17 게재일 202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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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행정학박사ㆍ전 대구경북연구원장

관계로 시작해 관계로 끝나는 인간의 삶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관계 속에 놓이며, 그 관계는 삶의 전 과정과 함께 지속된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은, 인간의 존재 방식이 본질적으로 관계적이라는 뜻이다. 사회란 두 사람 이상이 맺는 관계의 구조이며, 인간은 관계를 통해 살아가고 성장하며 세상을 떠난다.
부모와 자식의 ‘천륜과  인륜’, 시절이 만들어낸 인연, 우연처럼 보이지만 필연으로 다가오는 만남이 삶을 채운다. 그 과정에서 좋은 관계도 있고, 무난한 관계도 있으며, 때로는 피하고 싶은 관계도 생겨난다. 선한 인연과 악한 인연, 오래 남는 인연과 스쳐 가는 인연은 인간관계의 다양한 모습들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관계를 피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문제는 관계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관계를 어떻게 선택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있다.

관계는 감정이 아니라 선택으로 성립된다

인간관계는 우연처럼 시작되지만, 지속 여부는 선택의 문제다. 관계는 정서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현실의 인간관계는 언제나 편익과 비용을 동반한다. 개인이 느끼는 관계의 편익이 부담보다 크다고 판단될 때 관계는 유지된다. 이는 계산적이라기보다 삶의 현실에 가까운 판단이다.
모든 사람은 장점과 단점을 함께 지닌다. 개인적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기준은 상대의 장점이 단점보다 크게 느껴지는가 하는 점이다. 필자는 인간관계 역시 주체적인 선택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관계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되는 것이며, 그 선택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 상대방 또한 같은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때 관계는 균형을 가진다.

합리적 선택으로서의 인간관계

이러한 관계 인식은 합리적 선택 이론과 맞닿아 있다. 개인은 자신의 선호와 비교우위를 기준으로 선택한다. 진학과 전공, 배우자, 직장, 주거지 선택은 물론 은퇴 이후의 친구 관계와 취미, 배움의 방식까지도 같은 논리로 설명된다.
무엇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가, 무엇을 감당할 수 있는가에 따라 선택은 달라진다. 합리적 개인이란 이기적인 개인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을 분명히 인식하고 선택하는 사람이다. 관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나의 시간과 감정, 에너지를 배분하는 일이다. 따라서 관계 선택은 삶의 방향과 내용의 선택과 다르지 않다. 개인의 인간관계는 사적 영역에 머무는 듯 보이지만, 그 선택 방식은 사회적으로도 보편성을 가진다.

개인의 선택은 사회적 선택으로 확장된다

개인적 선택의 논리는 사회적 선택으로 확장된다. 사회적 선택, 경제적 선택, 정치적 선택 역시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나는 무엇을 선호하는가? 어떤 선택이 나와 공동체에 더 이익이 되는가? 특히 정치의 계절이 오면 이 질문은 더욱 분명해진다. 정당과 후보자, 정치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개인은 장점과 단점을 비교한다.
이때 기준은 단순히 호불호가 아니다.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 지역의 미래, 국가의 방향이 함께 고려된다. 정치적 선택은 개인의 입장, 지역의 입장, 국가의 입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개인의 판단이 사회의 방향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선택의 책임이 사회의 질을 만든다

정치적 선택은 가장 종합적인 인간관계의 선택이다. 정치인은 나를 대신해 결정하는 사람이며, 사회의 권한을 위임받은 존재다. 따라서 정치인을 선택하는 기준은 개인적 관계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 장점이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는가? 개인의 이익을 넘어 지역과 국가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가? 이 선택의 결과는 결국 사회 전체의 비용과 편익으로 돌아온다. 무심한 선택은 무책임한 사회를 낳고, 성찰 없는 관계는 공동체의 질을 낮춘다. 인간관계의 선택을 사적인 영역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관계를 선택하는 기준이 사회를 결정한다

인간관계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이며, 그 선택은 개인을 넘어 사회로 확장된다.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는 곧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의 문제다. 개인의 관계 선택이 모여 사회의 문화가 되고, 정치적 선택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관계를 선택하는 기준은 삶의 태도이자 시민의 책임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선택하고 어떤 관계를 지지하는가에 따라 사회의 모습은 달라진다. 관계의 선택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ㆍ전 대구경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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