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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정책자금, 지역경제의 안전벨트

등록일 2026-01-14 15:35 게재일 2026-01-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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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환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대구·경북에서 공장과 가게를 가까이서 보면 요즘 경영난은 매출 감소에 더해 ‘돈이 안 도는 구조’ 때문에 더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자주 본다. 매출이 완전히 꺼진 것도 아닌데, 대금 결제가 늦어지고, 원부자재는 선결제를 요구하고, 금리는 높아져 이자 부담이 쌓인다. 

월급날·임대료·세금 납부일이 겹치는 달에는 대표가 “이번 달만 넘기자”를 입에 달고 산다. 은행은 담보나 재무제표를 더 까다롭게 보니, 당장 필요한 것은 ‘응원’이 아니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현금흐름이다. 

협력업체 한두 곳이 흔들리면 그 주변 식당·카페·편의점 매출이 같이 꺼지고, 일자리가 줄면 소비가 줄어 골목도 바로 체감한다. 결국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은 지역 생활경제와 직결된 문제다.

이런 흐름은 숫자에서도 보인다.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는 응답이 40.0%로 ‘호전됐다’(13.2%)보다 3배 이상 높게 나왔다. 

악화 원인도 ‘판매부진’(59.0%), ‘원부자재 가격 상승’(51.5%), ‘인건비 상승’(33.0%)처럼 현장형 요인이 상위에 걸려 있다. 즉 “경영을 잘못해서 망했다”라기보다 “외부 환경이 급격히 나빠져서 버티기 게임이 됐다”에 가깝다. 

원자재 결제일을 넘기고, 직원 월급을 지키고, 납품을 이어가 거래처 신뢰를 유지하게 만드는 자금은 결국 지역의 일자리와 소비를 지키는 ‘안전벨트’가 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런 현장을 반영해 올해 총 7조7000여억 원(중소기업 4조4000여억 원, 소상공인 3조3000여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마련했다. 특히 전체 정책자금의 60% 이상을 비수도권에 집중 공급해 지역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을 넓히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수도권보다 금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역 기업들에게 숨통을 더 넓혀주겠다는 의미다. 

또 AI·반도체 등 혁신성장 분야와 K-뷰티 산업 지원을 강화하고, 공정과 업무를 AI로 바꾸는 AX 전환을 추진하거나 AI 기술을 도입·활용하는 기업을 위해 1400억 원 규모의 ‘AX 스프린트 우대트랙’을 신설했다.

대경중기청은 정책자금이 ‘아는 기업만 받는 제도’가 되지 않도록 현장으로 직접 들어간다. 올해 1월 중순부터 대구·구미·포항·안동·칠곡·경산·김천·경주 등 지역 주요 산업 거점을 순회하는 ‘찾아가는 중소기업 정책금융 설명회’를 개최한다. 

중기청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해 업종·성장단계·경영 여건별로 어떤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면 좋은지 쉽게 풀어주고, 설명회 뒤에는 기관별 1대 1 상담으로 기업별 상황에 맞춘 길을 바로 연결한다.

정책자금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에 대한 ‘투자’다. 자금이 제때 공급되면 기업은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일자리가 지켜지면 시민의 생활도 덜 흔들린다. 그래서 지금 같은 시기일수록 정책자금은 기업만의 대책이 아니라, 대구·경북 전체의 일상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처방이다.

/정기환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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