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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바람’ 일으킬 총선전략이 안 보인다

등록일 2023-10-03 19:32 게재일 2023-10-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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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충택 논설위원
심충택 논설위원

경북매일신문이 추석연휴 직전 대구지역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가 39.9%(긍정평가 54.3%)에 달했다. 정권의 최대 지지기반인 대구에서 부정 평가가 40%에 육박한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대구뿐 아니라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국민 삶이 고단해지면서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해지고 있음을 대변해 주는 조사결과다. 내년 총선을 의식해 정부나 여당이 추석민심을 챙겨봤겠지만, 서민들의 경우 요즘 물가는 다락 같이 오르는데 수입은 되레 줄어들면서 전에 없던 ‘사회양극화’를 경험하고 있다. TK지역 정치인들도 이런 민심을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총선을 불과 6개월여 앞둔 현시점에서도 민심은 뒷전인 것 같다. 오직 이재명 민주당 대표 공격에만 총력을 쏟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국민은 ‘이재명’ 이름 석자만 나와도 TV채널을 돌린다. 이제 정부여당은 이재명 블랙홀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서민정책을 펼 때가 됐다.

우선 물가를 잡는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 중도층 민심의 핵심이 ‘장바구니 물가’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물가는 서민의 목줄을 조이고 있다. 여기에다 ‘추석 물가’까지 겹쳤으니, 서민들의 입에서 좋은 소리가 나올 수 없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아질수록 민심은 집권당으로부터 멀어진다.

총선전략에서도 여당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 여소야대 의석으로선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지금 너무나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총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지만, 중도층 민심을 사로잡을만한 이벤트 하나 나오지 않는 것은 당 지도부 리더십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참패를 당했다. 지금쯤이면 내년 총선에서 패배를 만회할 전략이 나와야 할 때다. 그런데 아직까지 수도권 출마 도전자 중 국민의 눈길을 끌 만한 후보자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실 핵심참모나 당 중진 모두 여당의 지지기반이 강한 양지(陽地)만 찾아 다니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면 지금쯤 내각 주요장관이나 스타 정치인이 전면에 나서 당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예를들어 원희룡 국토부 장관,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 윤희숙 전 의원 같은 인물이 민주당 핵심인 정청래·안민석 의원 지역구에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총선이 임박해서 이런 인물들을 험지(險地)에 배치해 봤자 판세를 뒤흔들만한 바람을 일으킬 수 없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대권 잠룡’ 오세훈이 버티고 있던 서울 광진을에 정치신인 고민정을 공천했고, 4선의 나경원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 판사 출신 이수진을 공천해 바람을 일으킨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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