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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좌색` 탈색 건강한 나라로 재도약을

▲ 윤종현 경주본부장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은 좌파와 종북세력(從北勢力)들의 세상이었다. 그것도 정권 묵인하에서. 대한민국은 엄연히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법치국가다. 그런데 좌파와 종북세력은 우리 헌법을 무시하고 10년 동안 국가 정체성을 파괴하는 `변종 이념`을 전파했다. 그 폐해가 현재까지 사회 곳곳에 뿌리 박고있다. 좌파와 진보세력은 피교육자들에게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세뇌시키는 전략을 구사한다. 전교조는 초등생 교실에 선군(先軍)정치 포스터를 부착하고, 6·25 전쟁을 남침(南侵)이 아닌 `북침`으로 설명하는 가 하면, 북한주체사관인 `통일자료집`을 교육자료로 활용해 편향된 북한관으로 학생을 교육하는 등 교육 백년대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그 결과 청소년의 가치관과 주적(主敵) 개념마저 바꾸어 놓았다.지난해 한국청소년미래리더연합과 틴고라미디어가 전국 400여개 학교에 소속된 2천500명의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국가관·안보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청소년들은 우리나라 `주적`으로 일본(44.5%), 북한(22.1%), 미국(19.9%) 순으로 응답했다. 좌파정권이 `국기(國基)`마저 흔드는 교육을 조장했기 때문이다. 6·25 이후부터 문민정부에 이르기까지 강조해온 `반공`을 좌파세력들이 철저하게 유린했다.2차 대전 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140여개 국 중 경제적으로 가장 성공한 나라는 대한민국이다. 더욱이 6·25 때 미국 트루먼 대통령은 미군 참전과 관련해, 시민사회와 국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았다. “왜 남의 전쟁에 우리 젊은이들이 희생을 하는 것이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미군 철군을 요구했다. 이 전쟁에서 미군은 사망 3만6천940명, 실종자 8천176명의 희생을 냈고, 우리나라와 참전국을 포함해 사망자가 총 18만여 명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참전 16개국을 우방(友邦)으로 부르고 있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나라가 있으며, 현재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것이다.대선 투표 결과에서 20·30대는 좌파 후보를 선택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대선 전 “북한을 `국방백서`에 주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발언을 여과없이 표현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에서 `국방백서`에 주적이라는 표현을 `현존하는 위협`으로 변경했지만, 당시 단 한 명의 장병도 희생되지 않고 국토를 방위했다”며 국방백서의 주적 표시를 비판했다. 심지어 이번 대선 후보인 이정희는 방송토론에서 `남침이냐 북침이냐`에 대해서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등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거부했다. 급기야 이런 후보가 속한 정당에 혈세 27억원을 준 데 대해 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부가 좌익을 양성하는 자금마저 지원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공직선거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렇게 좌파세력 `발호`를 뒷받침해 준 장본인이 DJ와 노 전 대통령인 것이다.지난 1994년 제8차 남북한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 박영수는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김영삼 정부는 다음 해인 1995년 국방백서에 처음으로 북을 `주적`으로 표시하는 강력한 조치를 했다. 그런데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국방백서에서 `북한=주적`표현이 삭제됐다.국민과 보수진영들은 이명박 정부가 좌파 세력을 제거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좌파촛불`에 밀려 좌파 제거에 대한 시동조차 걸지 못했다.박근혜 정부는 국가 정체성까지 혼란케 한 이 책임을 분명히 따져야 한다. 특히 젊은 층의 잘못된 역사관과 국가관을 교정해야 하며, 그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퍼진 `좌색`을 탈색시켜 건강한 나라로 재도약시켜야 할 것이다.

2012-12-28

포스코의 든든한 아우들

▲ 김명득 경제부장제18대 대선이 끝났는데도 온통 힘들고, 어렵다는 얘기뿐이다. 희망찬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포스코 여파인지 포항경제도 덩달아 꽁꽁 얼어 붙었다. 내년에도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생각만 해도 앞이 캄캄해진다.포스코가 올 1/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48조5천359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0%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영업이익은 2조9천143억원으로 33.60% 줄었고, 순이익도 1조8천246억원으로 32.30%나 감소했다. 어느 것 하나 나아진게 없다.한때 60~7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포스코의 주가도 지난달 31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주 간신히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러다 정말 큰 일 나는 것 아냐…”며 걱정하는 분위기가 더 겁난다. 포스코 주식을 단 한주도 갖고 있지 않은 필자는 물론이지만 포스코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의 심정은 오죽하랴. 요즘 포스코인들 어디 마음 편하겠는가. 재고는 쌓이고 있고, 국제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철강경기는 살아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주가는 바닥이지, 온통 악재뿐이다.어쩌다 포스코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됐나. 그동안 포스코만 바라보고 있던 지역 경제권 역시 암울하다. 포항상의가 지난달 지역내 9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내년도 1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기준치=100)를 조사한 결과`55`로 나타났다. 올 4분기의 66에 비해 11%p나 하락했다. 내년 경제도 어렵다는 얘기다. 포항경제는 사실상 포스코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 그래서 포스코가 쥐어짜면 짤수록 포항경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포스코가 잠그면 포항경제는 돌아가지 않는다. 40년 넘게 포항경제를 견인해 왔으니 그럴만도 하다.포스코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강도 높은 원가절감을 단행할 전망이다. 올해도 마른 수건을 쥐어짜다시피해 지난 10월말 1조814억원을 절감해 당초 목표치(1조707억원)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 2006년부터 7년 동안 7조8천774억원을 절약한 것이다. 포스코가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패밀리사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요즘 포스코 직원들의 씀씀이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하나같이 `짠돌이`로 변했다. 홍보실 직원들은 경비를 줄이기 위해 외부 식당 대신 주로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출입기자들조차 “점심먹으러 가자”고 말하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다.옛 말에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했던가. 요즘 포스코 패밀리사 아우를 두고 한 말 같다. 형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하자 아우들이 나서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최근 포스코 출입기자들에게 “요즘 형님(포스코)이 어려우니 돈 잘 버는 아우들(계열사)에게 점심을 얻어먹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 자리에 포스코 홍보실 직원도 끼워서. 지난주 A사 J팀장에게 어렵게 전화를 걸었다. “J팀장, 점심 한 그릇 합시다. 숟가락 네 개에 한 개만 더 얹으면 되는데…” 그는 흔쾌히 승낙했다. 계열사인들 어디 힘들지 않겠느냐 만은 그 마음이 고마웠다.포스코 패밀리사는 계열사 33개, 이들 계열사가 출자한 손자사가 27개, 외주파트너사 59개 등 모두 119개사의 거대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패밀리사는 심장인 포스코와 연결되는 동맥과 핏줄 같은 관계다. 심장의 박동이 멈추면 이들 핏줄도 멈출 수밖에 없다. 포스코가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들 패밀리사의 숨은 노력 때문이리라. 이런 의리파 아우들이 버티고 있기에 포스코가 든든한 이유다.

2012-12-21

망년회와 음주

▲ 정철화 2사회부장두툼하던 탁상 달력이 어느새 달랑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한 해가 뜻대로 되지 않은 아쉬움이 진하고, 보고 듣는 세상사가 한결같이 어두우니 해를 보내는 마음은 더욱 황량하다. 매년 이맘때면 거치는 통과 의례로 망년회(忘年會)를 찾는다. 요즘은 송년회로 순화해 부르지만, 여전히 망년회에 대한 의미가 더 친숙하다.망(忘)은 `마음을 잊는다`는 글자이니 기억을 지워버린다는 뜻이다. 한 해를 보내면서 불쾌했던 일, 아픈 상처를 기억에서 지워버리자는 의미로 통한다. 한 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으니 유익한 일이기도 하다.세상이 갈수록 각박해지니 망년(忘年)해야 할 기억도 훨씬 많아졌다. 40~50대 남자들은 더욱 그렇다. 사회와 직장, 가정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찾기 위해 고된 여정을 지나왔다. 고된 심신을 누일 곳을 찾아 이러 저리 헤매지만, 세상의 굴레만 더욱 옥죄올 뿐이다.40~50대는 가부장적 가족제도에서 자란 마지막 세대들로 문화충돌에 따른 갈등고조속에 놓여있다. 어릴 때 집에서 최고 어른은 할아버지였고, 다음은 아버지였다. 집안의 의사결정권자로서의 절대적 권위자였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보며 효와 어른공경의 예절을 배웠다.문화는 이성적 자각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활동과 경험을 통해 이성과 감성에 길들어져 나타나는 생각이나 행동양식이다. 가부장적 가족문화에 길들어 있는 40~50대들의 몸과 마음은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반응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살림살이와 부모부양, 자녀교육 등 집안의 모든 의사결정권은 아내에게 넘어가 있다. 자녀 교육문제에 관한 한 완전히 아웃사이드맨이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연령별 이혼 사유에 관한 유머가 40~50대의 현재 처지를 잘 보여준다. 40대는 부인이 외출하는데 어디 가느냐고 꼬치꼬치 물어보면, 50대는 부인이 외출하는 데 따라가겠다고 하면 각각 이혼 사유라고 비꼬았다. 그냥 웃어넘기기에는 뒷맛이 씁쓸하다.사회적으로도 남자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사냥과 농경사회에서 남자의 상징이었던 힘이 더이상 쓸모 없게 된 산업사회가 되면서 남자들은 여자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 우리나라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지난 2009년 이후 남성을 앞질렀다. 국가고시를 비롯한 각종 공개경쟁시험에서 여자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남자들이 여성CEO를 보필하는 일도 흔해졌고, 대통령 후보 TV토론회에 나온 3명의 후보 가운데 2명이 여성이다. 여성 후보자들의 날 선 공방전에 끼인 남자 후보의 주눅든 모습은 우리나라 남자들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조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동료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좋은 무리에 끼이기 위해 숨돌릴 틈도 없이 아등바등했다. 고되고 힘든 세상사에서 한시라도 벗어나고 싶어 망년회로 발길을 옮겨간다.망년회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자리다. 하루하루 만들어진 상처와 스트레스가 지워지지 않고 뇌의 기억장치에 차곡차곡 쌓인다면 미쳐버릴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모두 잊히겠지만 당장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남자들은 술의 힘을 빌려 억지로 한 해의 기억을 지워보고자 의식적으로 술자리를 만든다. 그것이`망년회`이다. 망년회는 결국 과음으로 끝이 나게 마련이다. 폭음으로 기억을 일시적으로 지울 수 있는 효과는 있지만, 다음날 술이 깨고 나면 엄청난 후유증을 동반한다. 숙취의 고통과 음주 추태에 따른 후회 등 스트레스만 더욱 쌓이고 건강만 해칠 뿐이다. 망년회도 세상의 탈출구가 되지는 않는다. 이젠 그만 음주 망년(忘年)의 착각에서 벗어나자.

2012-12-14

정책선거로 승부해야

▲ 이곤영 대구본부 부장제18대 대통령 선거가 10여 일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이끌어 갈 비전과 정책을 알리기보다는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공식적인 대선 유세기간이 시작되는 지난 11월27일부터 네거티브 선거전에 돌입했다. 보수와 진보라는 상반된 성향을 지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의 차이로 치열한 접전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비전과 정책대결로 지지율을 높이기보다는 오래전부터 전통적으로 쓰던 수법인 네거티브만 치중하고 있는 셈이다.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982~1991년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육영재단이 `결혼하면 퇴사한다`는 각서를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새누리당 박 후보의 대선 슬로건인`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네거티브전의 포문을 열었다.이에 새누리당은 문재인 후보가 신생아들의 건강은 생각하지 않고 이벤트용으로 신생아실을 선거현장으로 전락시킨 것은 매우 안타깝다면서 문 후보는 일정 기간 동안 외부인이 신생아를 만나지 못하도록 하는 금기사항도 깨면서까지 무리해서 선거운동은 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문 후보의 신생아실 출입 문제로 맞불을 놓았다.28일에는 문재인 후보의 고가 의자와 박근혜 후보 재산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새누리당은 문 후보의 첫 TV광고 `출정식`에 문 후보가 앉아 있던 의자가 759만 원에 팔리는 고가의 제품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민주통합당의 서민 대통령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라고 비난했다.이에 민주통합당도 즉각 박근혜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금고에서 수억 원을 받더니 왜 갑자기 50만 원에 산 중고품을 가지고 얘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영남학원 등 상상할 수 없는 재산의 실질적 지배자라고 역공을 펼쳤다.또 양측은 상대후보에 대한 프레임 걸기로 상대방을 깎아 내리기에 몰두하고 있다.새누리당은 문 후보를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실세`, `이념투쟁 세력`, `친노진영은 폐족`으로 단정하면서 노무현 정부 때 퍼주기 식으로 국가운영을 잘못해 5년간 국가채무가 1.2배가 늘어났고, 등록금도 당시 국공립대는 57%, 사립대는 35%나 올랐다면서 서민의 탈을 벗고 노무현 정부 당시 서민 죽이기 행태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이에 맞서 민주통합당은 박 후보를 `유신독재 세력 잔재의 대표자`와 `귀족후보`, `빵점 정부의 공동책임자`로 몰아세웠다.정책대결의 장이 되어야 할 선거전이 네거티브로 치닫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과 통합민주당의 복지와 일자리, 정치쇄신 등 분야별 핵심공약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고만고만하기 때문이다.정책선거가 되어야 할 대선이 초반부터 비방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등 역대 선거의 판박이를 보는 것 같아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게다가 선거 초반의 비방전이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이번 대선이 정책경쟁이 아닌 비방전으로 얼룩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아직 대선까지는 10여 일이 남았다. 그동안 상대방 흠집내기 등으로 정치불신을 키워온 정치권이 또다시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이 걸어가야 할 비전과 국민들을 편안하게 먹여 살릴 정책으로 진정한 맞대결을 벌여야 한다. 폭로전, 비방전이 난무하고 소모적인 이념논쟁이 이어지는 네거티브 대선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대선으로 전환되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2012-12-07

북극성 같은 사람을 기다린다

얼마전 집안행사가 있어 시골에 갔다. 하룻밤 자게 돼 늦은 밤 각지에서 온 친척들과 이야기를 하다 시원한 밤바람을 쐬기위해 바깥으로 나왔다. 집앞 대문을 나서자 그야말로 칠흑이다. 시골 외딴곳이라 동네가 몇 집 안돼 그 흔한 가로등도 보이지 않는게 완전 깜깜이다. 시골을 연상시키는 개 짖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게 멀리 새로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조금은 차갑지만 시원한 바람은 도시에서는 느낄수 없는 어떤 것을 보상받는 듯했다. 그 날따라 달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유달리 별이 많이 보였다. 별을 본게 얼마만이던가. 신기한 듯 별을 보던중 눈에 익은 별이 보였다. 북극성이다. 북두칠성의 맨 끝자락에 위치한 북극성. 7개의 별 중에 가장 빛나는 별로,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숭배의 대상이 돼 왔다. 수억년 전부터 북쪽하늘에 자리잡고 망망대해에서 길을 찾는 어부를 비롯, 전쟁터에서 낙오된 병사들, 순례자들에게 묵묵히 이정표가 돼오고 있는 북극성. 인간사의 부귀영화도 시시비비에도 간섭하지 않는다. 오직 자기자리를 지키며 빛을 발하고 있을뿐이다.북극성을 보면서 잠시 우리의 인간사를 되돌아봤다. 우리는 남을 이기기위해 경쟁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속에 살고있다. 자신을 높이고 남을 깔아뭉개야만 대접을 받는 무한경쟁이다. 이 무한경쟁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바로 정치판이다. 정치판에서 2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1등이 돼야만 온갖 권력과 돈을 거머쥘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이 불과 2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요즘 우리 정치판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오래전부터 대선가도를 달려온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도전이 거세다. 문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후보단일화에 성공, 박근혜 후보를 넘겠다는 생각이고, 박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정치적인 야합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세모으기에 열을 올린다. 어느 후보를 보더라도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기보다 오직 자신의 권력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당의 근본목적이 정권을 창출하는데 있다지만, 당리당략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듯한 인상을 받을 때는 정치판에 대한 환멸이 느껴지기도 한다. 486세대라면 고교시절 `큰바위얼굴`이란 글을 읽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호오손의 단편소설로 여러 가지 인간상을 보여주면서 이상적인 인간상을 추구한 작품이다. 남북전쟁 직후, 어니스트란 소년은 어머니로부터 바위 언덕에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아이가 태어나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란 얘기를 들으며, 자신도 어떻게 살아야 큰 바위 얼굴처럼 될까 생각하면서 진실하고 겸손하게 살아간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돈 많은 부자, 싸움 잘하는 장군, 말을 잘하는 정치인, 글을 잘 쓰는 시인들을 만났으나 큰 바위 얼굴처럼 훌륭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던 시인이 어니스트가 바로 `큰 바위 얼굴`이라고 소리친다. 즉 묵묵히 성실하게 자신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삶을 살고있는 어니스트가 큰바위 얼굴이라는 것. 하지만 어니스트는 자기보다 더 현명하고 나은 사람이 큰 바위 얼굴로 나타나기를 바라면서 떠난다는 내용이다.우리나라도 대통령이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 많은 대통령 중 호치민 처럼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대통령은 나오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중 두명은 비명횡사하고, 한명은 망명지에서 죽었다. 그리고 한 명은 IMF사태를 불러왔고, 두 명은 감옥생활을 하는 등 그야말로 줄줄이 해외토픽감이었다. 현직 대통령도 그 많은 돈을 기부하고도 퇴임후 사저문제로 구설수에 올라 있다. 이번에는 퇴임 후에도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북극성과 큰바위 얼굴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해보면 과욕일까.

2012-11-30

포항시와 포스코의 벙어리 냉가슴

▲ 임재현편집부국장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슴 속에 해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하나씩 쯤은 갖고 있다. 당연히 이순신 장군 때문이다. 장군은 한글과 고려청자, 석굴암의 신비와 뛰어난 정신문화 등 우리 민족이 전세계에 자랑하는 초일류의 유산에 해군 전술을 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존경은 그가 고안한 전법의 우수성 보다는 절벽 같은 전장에서 주변 백성들을 챙긴 군인으로서의 면모에 더 향하고 있다.해병대와 함께 살아온 포항시민들의 해군에 대한 애정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해상에서 항공작전을 수행하는 해군6전단에 대해서도 우리 시민들은 정장식 전 시장 재임 시절 산불진화 중 순직한 헬기 조종사들의 희생과 그 유족들의 안타까운 후일담을 기억하며 늘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충무공이 백성을 사랑한 군인의 표상이었듯이 해군6전단도 국민의 군으로 훌륭히 임무를 수행해왔다.이런 사정에서 지난 3년 동안 지역사회와 6전단의 사이에 벽을 쳐온 포항공항 확장 문제는 매우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일이 시작된 뒤 포항시민과 기업들은 군사작전을 위한 각종 규제와 불통에 가까운 군의 대민의식에 많은 원망을 했다. 하지만 해군6전단의 입장에 서면 영해와 영공 수호를 위해 불철주야 작전을 수행해 왔는데 시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으니 얼마나 억울하겠는가.6전단이야 군을 통솔하는 국방부의 조치에 따라야 하니 문제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연오랑 세오녀 설화의 무대라는 자긍심이 60년간의 항공기 소음 피해에 억눌려온 동해주민들의 처지를 해결하기 위해 과연 지역사회는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가. 엄혹한 세계철강시장에서 분투하고 있는 포스코에 도상(圖上)에서 정해진 금액만 1천억원일뿐 막상 닥치면 5천억원까지 예상된다는 공항 확장 부담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항공기가 넘어다니는 인덕산 정상 보다 낮은 멀쩡한 공장에 남아 도는 터를 놔두고 1천500억원을 들여 경주에 까지 가야할 지 고심해야 하는 동일기업의 사정은 안타깝기만 하다.포스코 등의 입장에서는 지난해 2월 총리실이 관장하는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서 군과 조정안에 합의했으므로 신의·성실원칙 상 내놓고 나설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결의 두 주체는 여론을 포함한 지역 내 모든 요소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으며 그 본보기는 지난 2006년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 당시에 확인됐다.당사자나 다름 없는 포항상공회의소와 포항지역발전협의회도 마찬가지다. 포항시민과 기업들을 위한 사명을 늘 각성하고 있다면 이토록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하는 자세에 머물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국회의원도 자유롭지 않다. 온갖 혐의에 연루돼 법정을 드나들고 있는 김형태 의원이 뒤늦게 사태 해결에 뛰어든 사정이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병석의원은 평소 지역구와 상관 없이 포스코와 포항의 관계정립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대안을 제시해온 만큼 적극적으로 국회부의장의 역량을 이 문제에 할애해야 한다.지리한 3년 세월과 미래의 공동발전을 위한 모색에 집중돼야 할 지역의 역량이 엉뚱하게 소모된 점이 아깝긴 하지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공항 확장안에 대한 전향적 재검토를 지시했으며 첫단추를 잘못 꿰는데 원인을 제공한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도 군 공항 이전특별법을 발의해 중앙 패권논란자들의 방해를 무릅쓰고 법사위 통과를 시도하고 있다. 문제해결의 시기가 무르익은 다음에야 공을 논하며 나서는 민망함이 제발 없기를 바랄 뿐이다.

2012-11-23

최고의 순간은 국민 손에 달렸다

▲ 이창형 서울지사장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직후 당선연설에서“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는 “완전한 미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문을 연뒤, “일어설 때도, 넘어질 때도 함께 해달라. 여러분들이 오바마 싸인을 들고 응원했던, 롬니의 싸인을 들었든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그는 “국민들은 우리의 자리를 지키라고 우리를 뽑지 않았다. 자신들의 일자리를 위해서 우리를 선택했다”고 마무리했다.지금 우리의 대선판은 어떤가. 한마디로 난장판이다.선거초반에는 지리한 과거사논쟁으로 정치혐오를 촉발시키더니 지금은 야권후보단일화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잠재성장률의 저하,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다양한 형태의 양극화, 지나친 관료화와 행정부의 비대화, 국제 환경의 유동성과 대립, 남북문제 등 현안이 코앞에 산적해 있다.하지만 지금 대선판에는 이같은 현안이 이슈를 선점하지못하고 있다.다만, 정치쇄신에 대한 경쟁적인 공약만 남발되고 있을 뿐이다. 그것도 재탕삼탕이다. 지방의원과 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에서부터 중앙당 권한축소, 국회의원 정수 축소 및 특권포기 등등.여기에다 야권은 후보단일화란 흥행에만 몰두하고, 그 과정에서 밥그릇싸움만 치열하다.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하고 그 절차와 방법을 정하는 일이 국민들에게, 나아가 국가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는 일인가 반문하고 싶다. 그들로서는 이같은 방법을 통해 정권교체를 실현,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항변할 수 있지만 대선판을 흥행몰이로 끌고 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비판받아야 한다. 야권후보 단일화 바람 차단에만 사활을 걸고 있는 여권도 마찬가지다.여기에는 일부 정파적 거대언론도 한몫하고 있다. 그들은 그 흥행을 부추키며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국가적인 현안을 대선정국의 이슈로 이끌어내는데는 인색한채 대선정국을 파행으로 이끌면서 대한민국 정치왜곡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금 대선정국은 철저히 국민이 배제된 정치인들만의 난장판인 셈이다.각 후보측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공약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의문을 제기한다.국가재정은 거덜나든 말든 천문학적인 재원이 들어가는 복지공약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하지만 재원대책에 대해선 모두 함구하고 있다.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는 말을 과감하게 하는 후보는 한명도 없다.`깜깜이 선거`도 문제다.TV만 켜면 유력주자 3인의 이름과 그들이 주창하는 경제민주화, 정치개혁, 반값등록금 등 관심 이슈들이 연일 보도되지만 누구의 말이 옳고, 실현가능성이 있는지를 검증할 기회는 없다. 물건을 화려한 포장지 안에 감춘 채 좋은 물건이니 무조건 사달라는 격이다. 민주주의 역사가 일천하다고는 하지만 숱한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의 정치수준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난장판의 지금 대선판으로 평가한다면.연극이 끝나면 최선을 다한 배우들에겐 당연히 기립박수를 보낼 것이다.하지만 국민을 앞세우면서도 철저히 국민을 외면한채 정략만 판을 치고 있는 지금 대선판을 보면 그 박수를 받을만한 후보가 있을까. 다만, 국민은 누구에게 박수를 보낼 것인가를 냉철히 살펴야 한다. 그래야만 배우들도 관객을 두려워하며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우리 대한민국에도 `최고의 순간`은 올 수 있을 테니까.

2012-11-16

은감불원(殷鑑不遠)

▲ 서인교대구본부장 은감불원(殷鑑不遠). 은나라 주왕(紂王)이 거울로 삼아 경계해야 할 일은 멀지않은 일(전대의 하나라 걸왕이 어질지 못한 정치를 해 나라를 망친 일)이란 뜻이다. 천자가 어질지 못하면 천하를 보존할 수 없고, 제후가 어질지 못하면 사직을 보존할 수 없으며, 경과 대부가 어질지 못하면 종묘를 보존할 수 없고, 선비와 서민이 어질지 못하면 한 몸을 보존할 수가 없음은 어제 오늘이 다를 바 없다.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경북도의회가 여전히 시끄러워 걱정스럽다. 민의의 대변장이니 군대처럼 일사불란할 필요는 없지만 감투 다툼으로 바람 잘날 없으니 하는 얘기다. 구설수의 화근을 의장단이 자초했기에 봉합도 쉽지 않아보인다.알다시피 제9대 후반기 의장단은 원 구성 과정에서 의장단 선거가 과열되면서 홍역을 치르고서야 가까스로 출발했다. 조금은 부끄러웠던지 의장단은 개원 당시 개혁과 변화 등을 거창하게 제시했다. 그러나 약속은 며칠가지 않았다. 연일 각종 사안을 두고 마찰이 일더니 특위위원장 등 인선에 이르러선 기준이 뭔지도 모를 일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엉망이 됐다.특히 후반기 예결특위위원장 선출에서 현 의장을 도운 모 공신(?)은 표 대결에서 의장단 선거 당시 반대편에 섰던 Y의원에게 패하자 바로 예결위원회에서 빠져나와 특위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의장단의 지원과 배려없이는 어려운 것이었다. 의원들이 불만을 제기하자 의장단은 “능력이 있어서”라고 둘러댔다. 그러나 의장단의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자기를 도와 준 공신에 대한 보답차원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안된다는 얘기다. 긴가민가했던 의장단에 대한 불신의 씨앗이 그렇게 뿌려졌고,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서민경제특위, 독도수호 특위, 도청이전지원 특위, 경북대구 상생발전 특위, 지방분권추진 특위와 예산결산특별위, 윤리특위 등 7개 위원회 인선에서도 의장단의 고민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 단적인 예가 서민경제특별위원회다. 위원 9명 중 무려 8명의 초선의원이 배정됐다. 구미지역 출신 도의원이 4명이나 배치돼 권역별 분배도 무시했다. 팍팍해진 서민들의 사정을 구미 중심으로 듣겠다는 발상아니고서는 납득키 어려운 대목이다. 선수나 지역간 안배도 없이 중구난방식으로 구성된 특위에 도민들의 의지가 제대로 담겼는지 의문스럽다. 경북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트 국책사업이 한창 진행중인데도 이를 다룰 특위도 하나 없고, 경북도가 일자리창출에 도정을 집중하고 있는 데도 관련 특위 신설문제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특히 울진원전에 불량부품이 공급돼 문제가 불거져 있고, 월성원전의 잦은 고장, 영덕에서의 신규원전 건설에디 한수원 본사 경주이전 등 도민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데도 의회에는 도민 의견이 제대로 전달될 창구조차 없다. 도의회가 앞으로 이 문제들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도민들은 무척 궁금해 하고 있다.의장단의 입장이나 고민은 어느 정도 짐작된다. 그러나 정치행위에는 냉혹한 현실의 평가가 뒤따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처럼 선거 때 공신이나 챙겨 의회를 시끄럽게 한다면 어느 누가 의장단의 공정성을 믿고 따르겠는가. 전거가감(前可鑑)이란 말이 있다. `앞수레는 뒤수레의 거울이 된다`는 뜻이다. 후반기 의장단은 출발에 앞서 과거를 거울 삼아 잘하겠다고 몇번이나 다짐했다. 앞서 간 사람의 실패를 보고 뒤 사람이 경계로 삼아야 할 것 아닌가. 잘 한 것은 계승하고,악습은 버리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잘하는 것은 버리고,악습만 계승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도민이 지켜보고있다. 의장단의 각성을 촉구한다.

2012-11-09

참모로 모셨다면….

▲ 정상호 편집부국장위나라의 조조가 세상을 통일한 것은 본인의 뛰어난 점도 있지만 주위에 숱한 명참모들이 있어 위기 때마다 그를 도왔기 때문이다 촉나라의 유비도 마찬가지다. 가진 것 없는 그가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삼고초려의 예를 다해 명재상 제갈량을 모셨기에 가능했다.특히 유비의 삼고초려는 인재를 모실 때 지도자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하는 지 보여주는 전범이다. 유비는 제갈량을 자신이 부릴 신하로 쓰기위해 삼고초려 한 것이 아니다. 그는 제갈량의 뛰어난 능력과 인품에 스승으로 모시겠으니 도와달라는 간곡한 정성으로 제갈량의 마음을 움직였다.당시 유비의 나이는 47세. 27세인 제갈량보다 20살이나 많았지만 그와 침식을 함께하며 늘 그를 예를 다해 모셨다고 한다.그랬기에 제갈량은 수고는 많고 얻을 것은 적음을 알고도 그를 따라 나섰으며 천하삼분지계 전략으로 유비를 황제에 오르게 했다.전두환 전 대통령도 정권의 정통성 문제에도 불구 경제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후하다. 정치와 달리 경제에서 5공의 점수가 후한 데는 경제 참모에 대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이 밑거름이 됐다.그러나 조조나 유비와 달리 항우는 참모의 말을 듣지 않다가 유방과의 싸움에서 천하를 제패할 기회를 놓치고 대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운의 장수가 된다.와신상담 고사의 주인공인 오왕 부차는 또 어떤가. 아버지를 죽인 원수 월왕 구천을 포로로 잡았지만 승리에 만족해 충신 오자서의 말을 듣지 않고 구천을 살려두었다가 결국 도리어 구천에 패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실패한 군주란 오명을 남긴다.히틀러도 예외는 아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비롯한 주요전투에서 일선 장군들의 작전을 무시하고 자신의 고집대로 명령을 내리다가 독일군에 엄청난 전력 손실을 초래해 패망을 앞당겼다는 게 전사가들의 분석이다.역사적으로 명참모의 말을 들은 군주나 지도자는 이처럼 흥하고 반대로 그렇지 못했던 군주나 지도자는 역사의 패자로 기록됐다.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대선캠프마다 각계각층에서 영입한 인사들로 북적인다. 후보와 오랜 인연을 맺은 정치권 인사들로부터 현직교수, 전직관료, 전 대법관 출신인사들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쟁쟁한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어떤 분은 도와 달라는 후보의 간곡한 권유에 못이겨 참여했을 수 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분은 정치적 이념이나 생각이 같아서 이런 분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나선 경우도 있을 것이다.무슨, 무슨 위원장, 무슨, 무슨 특보 등의 직함을 가진 이들은 후보가 굵직굵직한 공약을 발표할 때마다 옆에 서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한다.이들은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장관이 되거나 당선자를 옆에서 보좌하는 최측근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모두 다가올 대선에서 자신을 영입한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그 기쁨을 함께 누릴려는각오로 일하고 있을 것이다.각 대선 후보캠프마다 영입한 훌륭한 인사들이 자신의 능력과 포부를 마음껏 펼치게 하는 것은 이제 대선후보들의 몫이다. 그들의 영입에 공을 들인 만큼 제갈량 같은 명 참모로 활약하게끔 대선후보들은 영입때의 초심으로 이들을 물심양면 지원하는 현명한 리더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이들의 영입이 득표의 수단이나 세불리기 일환이 아니고 정말 함께 일할 나라의 동량을 찾아냈다는 후보들의 진정성을 유권자들이 믿을 것이다.

2012-11-02

아버지의 유산(遺産)

▲ 윤종현 편집부국장오늘이 10·26이 터진 지 33년째 되는 날이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하 박정희)이 측근이었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시해(弑害)된 날이다. 40대 이하 젊은 층들에게는 이 날이 우리 역사의 비극 정도로 여겨지겠지만 50대 이상은 유신시대의 교육, 문화, 정치 등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기에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1979년 10월 26일 저녁,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는 청와대 궁정동 안가에서 핵심 참모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김계원 비서실장, 차지철 경호실장 등과 함께 주연을 했다. 시국 관련 내용이 주요 화제가 됐고, 그 책임을 두고 차지철이 김재규를 탓하자 김재규는 이에 격분, 박정희를 권총으로 시해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총에 차지철도 절명했다.돌이켜보면 그 당시 어수선한 정국은 `장기 집권`을 한 박정희에 대한 재야나 대학가의 반발로 인한 것이었다. 그렇다해도 민주주의 국가최고 권력층 내부에서 `총질`이 나온 것은 근대사에서 처음있는 일이었다.박정희는 용인술(用人術)로 상호 견제 및 경쟁을 택했다. 문제는 그가 택한 용인술로 등용된 이들이 충돌을 일으켰고, 그 결과 자신이 희생이 됐다. 이 때문에 자녀들은 어머니였던 육영수 여사에 이어 아버지까지 `총`에 맞아 운명하는 `비운의 가족`이 돼버린 것이다.이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 앞에 서 있다.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정치, 경제, 통치 등에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어쨌든 그는 우리나라 `경제부흥`을 주도했던 통치자였던 것은 분명하다.그런데 33년이나 지난 이 시점에서 박정희 정권 때의 `잔재`가 맏딸을 연일 괴롭히는 혼령이 되어 대선 승패를 좌우할 `뜨거운 감자`가 돼버렸다. 정수장학회, 인혁당 사건, 영남대 재단 인수 등 박정희의 유산이 온 매체를 도배하고 있어 부관참시(剖棺斬屍)라는 표현이 떠오르는 요즘이다.특히 야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집요할 정도로 정치공세를 펴고 있어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이번 대선이 `야당`과 `죽은 박정희`간의 대결로 착각할 정도다. 어찌보면 이 문제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미국도 현재 대선 열기로 뜨겁다. 오마바나 롬니는 미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을 가지고 승부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선은 국가발전을 위한 희망적 요소는 `실종`되고, 국민 정서를 혼동하게 하는 포퓰리즘을 대선`필승 무기`로 선택하는 치졸함을 보이고 있다.자식과 부모 간에는 `천륜(天倫)`이라는 끈이 있다. 야권과 진보세력이 박정희를 `독재자다`,`친일파다`,`좌익활동했다` 는 등으로 아무리 난도질해도 박 후보에게 박정희는 영원히 그녀의 아버지일 수밖에 없다. 하기야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랬다. 대선 후보 당시 장인의 좌익활동을 두고 공격을 받을 때 “내가 대통령이 되려고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라고 했다. 이 발언은 박 후보 입장과 일맥상통할 수 있는 부분이다.가정사로 봤을 때 박 후보의 어머니가 죽지 않고 생존했다면 그녀도 단란한 가정을 꾸렸을 것이다. 만약 아버지인 박정희가 살았다면 그녀가 정치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양친 유고로 그녀의 삶은 180도로 바뀌었다. 1988년 정치 입문 이래 진흙 투성이인 정치판에서 24년이란 세월을 보내야만 했고, 남성이 주류인 한국 정치판 속에 가장 성공한 여성 정치지도자로 변신했다.오는 12월19일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의 유산(遺産)을 어떤 식으로든 정면으로 물려받아 할 처지에 놓여있다. 비록 그것이 유신헌법과 인혁당사건 등으로 대별되는 `독재정권`이란 부정적 유산이 될지, 새마을운동과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이 나라의 경제부흥을 일구어 낸 대통령이란 긍정적 유산이 될 지는 아직 알수 없지만 말이다. 과연 박 후보는 아버지의 유산 가운데 어떤 유산을 더 많이 물려받게 될지 궁금하다.

2012-10-26

포항~영덕 고속도로 왜 필요한가

▲ 김명득경제부장 지난주 민주통합당 박수현(충남 공주)의원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한국도로공사 국감에서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가 경제성 및 사업타당성 등이 떨어진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물론 전문기관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제시한 것이지만 은근히 화가 치민다.`형님예산`운운 한 것도 맘에 안든다. 지역정서나 민심을 외면한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포항~영덕 구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낙후된 교통오지다. 현재 연결돼 있는 도로라고는 7번국도가 유일하다. 겨울에 폭설이 내리기라도 하면 포항과 영덕을 잇는 도로는 끊기기 일쑤다. 서해안이나 남해안처럼 철도나 고속도로 등 다른 대체 이용수단이 없다. 영덕(병곡)이 고향인 필자는 어릴 때부터 7번 국도를 이용하고 있다. 오십이 넘은 지금도 이 도로를 다니고 있다. 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면서 포항에서 처음 기차를 구경했을 만큼 영덕은 교통오지였다. 당시 7번 국도는 꼬불꼬불한 비포장도로여서 영덕서 포항까지 나오려면 2~3시간은 족히 걸렸다. 교통수단이라고는 삼척~울진~영덕~포항을 연결하는 직행 또는 완행버스가 전부였다. 그래서 나온 말이 포항과 영덕은 가깝고도 먼 곳이었다.박 의원의 주장 가운데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가 경제성 및 사업타당성이 없는 사업이며 `형님예산`에 편성돼 강행되고 있다”고 한 발언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 어떻게 정부의 국책사업이 국회의원(이상득 전 의원) 한명의 입김에 좌우될 수 있단 말인가. 또 “예비타당성조사 운용지침 상 경제성(B/C) 분석과 함께 실시해야 하는 정책적, 국토균형개발 분석 등 계층화분석법(AHP)은 실시하지도 않고, 이 사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한 것도 신빙성이 없다. 국토균형발전은 정부가 추구하는 첫번째 역점사업이자 사전 검토없이 추진되지는 않을 것이다.그렇다면 박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은 어떤가. 지난 1991년에 착공해 2001년에 완공된 총 연장 353㎞의 서해안고속도로가 충남지역을 관통하고 있다. 이 고속도로는 포항~삼척간 7번국도가 4차선 도로로 완전 개통되기도 전인 10년전에 이미 생겼다. 인천~경기도~충남~전남북의 서해안지역을 하나로 연결하며, 경부고속도로에 이어 2번째로 긴 도로다. 박 의원은 서해안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철도, 국도 등 다른 대체 이용수단이 많은 교통수혜지역에 살고 있다.박 의원이 교통오지인 포항~영덕 고속도로를 `형님예산`을 핑계로 제동을 거는 것은 한마디로 포항, 영덕에 사는 지역민을 우습게 본 것이다. 가뜩이나 `대통령의 도시`라는 특수성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심각한 요즘, 박 의원의 `막말`은 심기가 불편해진 지역민들의 감정을 건드리고 있다.포항~영덕간 고속도로는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기획재정부와 국토부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 지난 2월 기본설계에 착수했고, 2013년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한 뒤 후속사업을 추진하도록 돼 있다. 이미 정부가 건설계획을 승인한 만큼 포항~영덕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추진돼야 한다. 지난 2008년 광역경제권 선도 사업으로 지정된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는 총 1조2천43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오는 2020년 완공된다. 포항시 남구 동해면~영덕군 강구면 삼사리를 연결하는 48.9㎞ 구간은 동해안 절경과 어우러져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게 될 것이다.포항~영덕 고속도로가 이제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 80만 경북동해안지역 주민들이 지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2-10-19

다시 듣고싶은 포항야구장의 함성

▲ 정철화 체육부장올해 프로야구 정규 리그가 국내 스포츠 사상 최초로 700만 관중시대를 열며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포항은 이제까지 야구변방이나 다름없었다. 프로야구가 서울과 대구 등 대도시에서나 이뤄지는 남의 나라 일쯤으로 여겨왔지만 지금은 전혀 낯설지 않다. 700만 관중시대에 포항시민들이 동참을 했기 때문이다.포항은 올해 내야 1만747석, 외야 잔디광장 500명 등 모두 1만1천247명 수용할 수 있는 멋진 야구장을 개장, 프로야구 3경기를 치렀다. 포항에서 열리는 첫 프로야구경기란 기록을 만들었다.포항야구장은 TV 중계화면으로 전국 야구팬들에게 소개됐고, 지방중소도시로서 `아름다운 구장`을 가졌다는 찬사와 함께 부러운 눈길도 받았다.포항의 야구 열기도 대단했다. 3경기의 인터넷 입장권이 발매 30분 만에 완전매진됐고, 현장에서 판매되는 입장권을 구하기위해 이른 새벽부터 많은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전 국민이 열광하는 야구경기를 포항에서 직접 관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흥분했고, 경기 순간마다 소리높여 환호했다. 포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고, 벅찬 감동의 순간을 경험했다.이 멋진 야구의 감동을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지 아직도 미지수다. 야구장 주인인 포항시와 삼성구단간의 협상이 이뤄져야 가능하다.포항시는 지금 내년도 살림살이를 설계중이다. 여기에는 포항야구장 프로야구 경기 유치 계획도 포함돼 있다. 포항시가 야구 경기 유치 계획을 짜고, 시의회가 타당성을 검토해 최종 확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일선 기관들이 사업계획을 세울 때 투자 효율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적용한다. 예산을 다루는 포항시나 시의회는 아직도 스포츠 사업을 소모성 예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스포츠 사업이 엄청난 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수익사업이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스포츠의 가장 큰 기능은 신체적 건강증진과 문화적 욕구충족을 통한 정신건강 증진에 있다.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중요한 복지사업 투자인 것이다. 여기에 경제적 가치가 더해진다. 기업이나 자치단체의 브랜드 홍보를 통한 지역 상품 가치 상승 및 매출증가, 관광객 유치에서 파생되는 경제수익 등 산술적으로 계산이 되지 않는 무형의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많은 스포츠 가운데 프로야구의 부가가치가 가장 높게 평가된다. 경기장을 직접 찾는 관중들의 현장 소비로 발생하는 경제유발효과는 물론 방송중계를 통한 브랜드 홍보 가치가 엄청나다. 야구는 방송 중계 노출빈도가 높고, 그에 따른 광고효과도 크다. 기업체들이 막대한 광고비를 부담하면서까지 야구경기의 광고수주전을 펼치고 있고, 목포와 마산, 청주시 등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프로야구 경기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산시는 기존 프로야구 경기 유치를 넘어 아예 프로야구단을 창단하기까지 했다.포항이 프로야구 경기를 유치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시비 217억원이나 투자한 야구장 시설의 효율적인 이용방안을 찾는 것이다. 적은 투자로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경제의 원리이다. 모든 시설물은 감가상각비와 관리비용이 발생하고, 시설을 놀리면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경제원리이다. 야구장 시설을 놀리는 것보다 적은 투자로 더 큰 경제가치를 창출하는 쪽으로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란 말이 된다. 포항야구장의 가장 효율적인 활용방안은 결국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프로야구 경기를 가급적 많이 유치하는 것이란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포항시민들은 포항야구장의 열기를 다시 느끼고 싶어한다.

2012-10-12

대기업 극단적 이기주의 견제해야

▲ 이곤영 대구본부 부장“추석 명절도 반납하고 새(혀)가 빠지도록 일했지만 손에 쥐는 것은 별로 없어 죽을 맛입니다”추석 명절에 만난 조카가 밥상머리에서 푸념섞인 말을 토해내며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겪고 있는 불공정 거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우리나라 경제는 출발부터 시장경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정부가 부족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특정 계층과 기업에 특혜를 주면서 경제가 압축 성장했다. 그것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특정 경제세력을 형성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했고, 그래서 재벌이 만들어졌다. 재벌이 성장한 이후에도 각종 정부지원 등의 특혜는 대부분 재벌에게 돌아갔고, 재벌은 정부의 지원으로 급속하게 성장해 오늘의 삼성과 현대 등이 탄생하게 됐다.정부의 지원으로 성장을 하던 재벌들은 정부의 기획경제에 발맞춰 정부의 경제정책에 적극 부응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가 재벌에 반하는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재벌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막고 있는 양상이다. 재벌은 무소불위한 금력을 이용해 권력의 한 축으로서 사회 전반에서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이 때문에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경제민주화가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경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지만 국민들은 경제성장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1%의 소득계층이 국내 소득을 27%를 차지할 정도로 계층간의 격차가 선진국을 넘어서고 있다. 젊은 세대는 물론 30대와 40대,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대까지 지치고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는 폭발할 것이 뻔하며 사회적 폭발이 일어나면 제어할 수 없게 될 것이다.경제민주화의 요체는 대기업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전반적인 부문을 지배하는 구조를 방지하기 위해 민주적인 장치를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경제민주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전경련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재벌의 장학금을 받은 장학생들이 설치며 경제민주화를 견제하고 있다.전경련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국내 상위 9대 주력기업과 중소협력사 692개의 실적을 비교한 결과, 매출액과 총자산 측면에서 중소협력사가 대기업에 비해 더 많이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경제민주화 바람 차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30대 재벌 계열사는 2006년 500개에서 지금 1천80개로 늘어났고, 재벌들이 유통·식품·학원 등 업종까지 침범해 중소기업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기술 탈취와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횡포만 부리고 있으며, 이제는 코 묻은 돈까지 빼앗기 위해 골목상권까지 침범해 국민들을 영세민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경제민주화는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가까이에 있다. 지역에서는 대형마트와 SSM의 의무휴업일이 경제민주화의 대상이다. 하지만, 지역에서도 대기업은 여지없이 탐욕스러운 이윤추구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대구시와 구·군은 지역 골목상권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를 위해 대형마트와 SSM 등의 영업시간을 오전 8시부터 밤 12시로 제한하고, 매월 둘째, 넷째주 일요일을 의무 휴업일을 지정하는 조례를 제정 시행하는 등 영업규제에 나섰다.그러나 대형마트와 SSM은 제정된 조례의 `영업 제한 처분은 과도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리자 즉각 영업을 개시하며 탐욕스러운 이윤추구의 극단적인 모습을 드러냈다.대기업들은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아니라 우리가족과 이웃의 생존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대형마트와 SSM는 의무휴업일에 적극 동참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2012-10-05

입학사정관제, 국가적으로 관심 기울여야

▲ 이창훈 대구본부 부장해외토픽에 나올법한 전대미문의 사건이 터졌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하기 위해 학생의 전형자료를 바꿔치기 할 목적으로 모녀가 중국집 철가방으로 위장한 채 학교에 숨어들었다가 발각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것. 26일 경찰은 이 두 모녀를 입건했다. 앞서 집단 성폭행 사실을 숨기고 봉사왕으로 둔갑해 입학사정관 리더십전형으로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한 한 학생에 대해 대학측은 지난주 합격과 입학을 취소했다. 결국 그동안 대학가에 소문으로만 떠돌던 사건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진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 이 두 사건은 모두 입학사정관으로 대학에 합격하려다 벌어졌다. 입학사정관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입학사정관제는 O, X에 길들여진 인재는 창의성이 부족해 미래의 인재를 뽑는데 문제가 있다는 차원에서 지난 2008년 도입됐다. 한마디로 말해 족집게 성적이 아니라 학생의 잠재력, 창의력, 특기, 소질, 발전가능성 등을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다.경북대는 2009년 리더십 우수자전형 20명, 이웃사랑전형 45명 등 65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천570명을 뽑았다. 2013년도 입시에서도 848명을 뽑는 등 해마다 인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4년제 대학을 비롯, 각 전문대학들도 1년에 200여명의 신입생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고 있다. 현재 대구권 4년제와 전문대학에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이 수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문제는 이들이 공정한 잣대로 정당한 평가를 받아서 떳떳하게 합격했는가 하는 점이다. 학부모는 물론 교육관련 종사자들도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함량미달이거나 자질 미달인데도 입학사정관제를 통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 한 학부모는 “수능성적이 훨씬 좋은 자신의 아들은 대학에 떨어져 재수를 하고 있고, 공부는 못하지만 여러 가지 스펙으로 치장한 친구가 입학사정관으로 합격해 대학을 다니고 있는 것을 보면 솔직히 울화통이 터진다”고 털어놨다.현 입학사정관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학들이 과연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학생을 공정하게 선발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대학관계자들은 나름 최선을 다해 공정하게 학생을 뽑는다고는 하지만 시원한 대답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 일선 교사는 “입학사정관 제도가 제대로 구축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학생을 판단할 수 있는 검증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 완벽한 시스템구축을 한 대학은 보기 어려운 만큼, 고교측에서도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입학사정관제도는 1920년대 미국에서 시작됐다. 당시 유대인의 콜럼비아대 합격비율은 40%, 하버드대학은 21%에 육박했다. 그래서 백인우월자들이 유대인 합격비율을 낮추기 위해 성적보다는 리더십이나 인성, 봉사활동 같은 애매모호한 사항을 적용해, 특정 인종을 배제하고 원하는 학생을 뽑기 위해 도입했다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 제도는 미국에서조차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정착했다. 하지만 미국은 대학마다 훈련된 전문 입학사정관이 많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다. 불과 수십명의 입학사정관이 수만매에 이르는 학생의 원서를 어떻게 꼼꼼히 체크할 수 있겠는가. 서류위주의 형식적 심사도 문제다. 지역의 한 입학사정관은 “대학도 서류에 근거해 평가하기 때문에 제도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우리나라는 시행한 지 불과 5년째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핵심은 대학의 의지와 적격대학생을 골라내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대학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2012-09-28

18대 대선 또 나눠먹기 인가?

▲ 이창형 서울지사장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대권도전을 선언함으로써 12월 대선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안 교수의 출마선언은 지난 16일 지역별 순회경선끝에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와의 야권후보 단일화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양자간 단일화방식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다.안 교수는 19일 출마선언에서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의 동의를 단일화 논의의 두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이 시점에서 두 조건이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이 말은 역설적으로 기성정당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는 대대적 쇄신에 나선다면 단일화 논의에 응할 수 있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하지만, 양자간의 단일화 방식이 이른바 권력 `나눠먹기식 야합`이란 구태를 되풀이한다면 과거`DJP연합` 등과 다를 바 없다.DJP연합이란 무엇인가.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총리직의 자민련 할애 등 공동정부 구성이라는 `권력분점 카드`와 김종필(JP)자민련 총재의 염원이었던 `내각제 개헌`을 제시했다. 결국 대선을 한 달여 앞둔 11월3일`DJP연합`이 출범했다. 두사람간의 담판의 결과였다. 여기에 당시 무소속이었던 박태준 의원이 자민련에 합류하는 방식으로 `DJT 연대`로 발전했고, 결국 김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연대는 2002년 대선에서도 이뤄졌다.당시 대선에는 이른바 `이회창 대세론`이 불고 있었다. 이에 맞서 노무현·정몽준 후보는 100% 여론조사방식으로 단일화 과정을 거쳤고 대선후보 등록 직전인 11월25일 노 전 대통령으로 단일화가 이뤄졌다.이처럼 역대 대선에서 연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17대 대선을 제외하면 역대 대선에서는 각종 합종연횡이 줄을 이었고 그 효과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하지만 이같은 합종연횡은 정당과 후보의 정치철학과 가치보다는 정권창출을 위한 수단이었다. 그래서 지금 역사는 당시를 `권력나눠먹기식 야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그러나 DJP연합정권은 내각제개헌 약속이 지켜지지 못하면서 파기됐다. 노무현·정몽준 연합 또한 `공동정부 구성`을 둘러싼 명시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데 따른 갈등이 폭발, 정 후보가 대선을 하루 앞둔 12월18일 공조파기를 선언했다.그렇다면 지금 불을 지피고 있는`문재인·안철수 연대론`은 과거와 달라진 게 있는가?문 후보는 지난 5월 공동정부 구성을 전제로 안 교수와 후보 단일화를 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안 교수가 책임총리를 맡는 방안이다.문 후보의 이같은 제안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 당시 안 원장이 단 17분 동안 박원순 후보를 만나 시장 후보 자리를 박 후보에게 양보한`박·안`방식을 염두에 둔 셈이다. 결국 두 사람간의 단일화는 담판이냐, 여론조사형식 등이냐를 놓고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단일화에 성공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대선을 앞두고 합종연횡을 되풀이해 온 과거 정치행태와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한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놓고 나눠먹기식 야합으로 정권쟁취에만 혈안이 돼 있는 정치행태는 이제 사라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당을 부수고 새로 만들던 방식과 다를 바 없는 공학적 접근`이란 비판에 대해 국민들은 또 인내하고 속아줘야 하는가? 더불어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가 야합의 정치구도에 국민들이, 특히 20~40세대들이 염증을 느꼈다는 점에서 안 교수의 행보를 주목하는 것이다.

2012-09-21

경북도 의회의 명암

▲ 서인교대구본부장 중국 은나라 때 충신인 백이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군주가 아니면 섬기지 않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벗이 아니면 사귀지 않았다. 또 악인의 조정에서는 벼슬을 하지 않았고, 악인과 더불어 말을 하지 않았다. 악인의 조정에서 벼슬을 하고 악인과 더불어 말을 나누는 것을 마치 조정에 들어갈 때 입는 옷을 입고 조정에 들어갈 때 쓰는 관을 쓴 채 진흙탕이나 숯구덩이에 앉아 있는 것처럼 여겼던 것이다. 반면 노나라 대부였던 유하혜는 더러운 군주라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작은 관직이라도 하찮게 여기지 않았다. 또 관직에 나아가서는 자신의 재능을 숨기지 않고, 반드시 자신의 도에 따라 일을 처리했다. 군주에게 버림받아 기용되지 않아도 원망하지 않았고, 곤궁한 상황에 부닥쳐도 근심하지 않았다. 그래서`너는 너고 나는 나다. 네가 아무리 내 옆에서 옷을 벗고, 알몸을 드러내는 무례한 짓을 한들 네가 어떻게 나를 더럽힐 수 있겠는가?`라고 했었다. 두 유형에 대해 맹자는 “백이는 마음이 좁고, 유하혜는 공경스럽지 못하다. 마음이 좁고 공경스럽지 못하면 군자는 따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맹자는 둘 다 옳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경북도의회 제9대 후반기 의장선거에서 의원들은 연임 대신 새로운 인물을 택했다. 9대 전반기를 비교적 잘 이끌어 왔던 이상효 의장을 뒤로하고, 송필각 의원을 옹립했다. 부의장 선거는 엎치락 뒤치락 결선 투표까지 가는 진풍경을 연출한 끝에 무소속을 제1부의장으로, 그리고 여성을 제2부의장이 뽑았다. 39명으로 구성된 초우회의 입김이 있었다는 등 뒷담화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없었던 정견발표를 하는 변화도 있었기에 나름 인정도 받았다. 다들 결과에 승복하는 아름다운 장면도 보여줬다. 물론 일각에선 새누리당 일색인 경북도의회가 무소속을 제1부의장으로 선출한 것을 두고서 `정당정치에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질타도 있었으나 대세는 아니었기에 곧 비켜갔다.그러나 박수 속에 등장한 도의회 의장단은 거기까지였다. `열린 의회 도민을 위한 의회`라는 거창한 슬로건은 어디가고 도의회 운영을 밭은 운영위원장까지 낀 의장단의 파열음이 우려수준을 넘어서 이제 도민이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 됐다. 물밑에서 각자가 기 싸움을 보이지 않게 펼친 결과가 빚은 사태다.급기야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이 현 의장단과 힘겨루기라도 하듯 원내대표, 총무 등 새로운 진용으로 구색을 갖춰 후반기 의장단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겠다며 나섰으나 최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후반기 원 구성 당시 상황이 재연되면서 또 뒤죽박죽이 됐다. 아수라장이었던 당시 현장을 지켜봤던 일부 도의원들은 사사건건 마찰이 일어나는 도의회의 앞날을 걱정하기까지 했다. 공천이라는 제도가 있는 한 경북도의회도 정당정치의 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새누리당 일색인 경북도의회는 제4대 때부터 지금까지 타 당의 의원들이 의장단은 물론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한 적이 없었고, 이번 9대에서 처음 이변을 연출했다. 제9대 의회가 과거보다 성숙된 것 같다는 이야기도 그래서 나왔다. 그러나 돌아가는 꼴을 보면 뭔가 개운치 않다. 의장, 부의장, 운영위원장, 상임위원장, 예결특위원장 등 책임 있는 의원들은 요즘도 한결같이 “민생현장에서 직접 도민의 말을 듣고 도민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의정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물론 앞으로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그렇게 하리라 믿는다. 허나 지금 안방에서 쪽박 깨지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민감한 사안이 있으면 싸우더라도 소리나지 않게 물밑에서 조정해 가면서 다투길 바란다.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유념해 달란 말이다.

2012-09-14

현대차의 `통큰 임금인상`과 상생

▲ 정상호 편집부국장연봉 1억원은 샐러리맨들에겐 꿈의 연봉이다.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회사에 기여한 소수의 선택받은 샐러리맨만이 누리는 특권에 속한다.그런데 현대자동차 근로자에 있어 이제 연봉 1억원은 더 이상 소수의 선택 받은자의 이야기만은 아니게 됐다.현대차 노조는 최근 회사와 4개월간의 줄다리기 끝에 역대 최대 규모의 임금인상분을 받아냈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되기에 역대 최대 규모인가 싶어 살펴보니 과연 입을 다물지 못할 금액이다. 보도에 의하면 현대차 근로자들은 이번 임금협상으로 성과급을 합해 인상액이 2천700여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현대차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은 곧 1억원을 돌파한다는 소식이다.경기침체로 나라 전체가 휘청거리고 기업들 마다 난리 났다고 아우성인 판에 일반근로자들의 한해치 급여보다 많은 임금인상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차 한대 원가가 얼마나 되고 한 대를 팔면 얼마가 남기에 이렇게 근로자들에게 통큰 임금인상을 해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 현대차 노조가 임금협상을 통해 자기들 몫을 받아 내는데 시비 걸 생각은 없다.그러나 현대차의 과다한 임금인상 소식을 듣는 협력업체와 소비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은 듯 하다.당장 현대차 노사의 임금협상 타결 결과를 들은 협력업체 직원들과 저임에 시달리는 일반 근로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허탈감에 일할 맛이 안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인상분 액수가 자신들의 한 해 연봉을 상회한다는데 한숨이 안나온다면 거짓말이다.지역의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들은 현대차의 이번 통큰 임금인상의 불똥이 혹시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튀지않을까 걱정할지도 모른다. 거기에 원청업체인 현대차에 비해 훨씬 적은 급여를 받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그들의 근로의욕이 저하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가 함께 할 것이다.소비자들은 현대차가 통큰 임금인상을 해준 만큼 그 비용을 고스란히 차량가격에 전가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현대차는 국내시장에서 독과점업체다. 마음만 먹으면 소비자의 눈치따윈 아랑곳 없이 차량가격을 올릴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현대차가 성장과실을 이렇게 오롯이 자기들끼리만 챙겨도 되는 것일까.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희생과 노력은 없었다는 건가. 그들이 밤낮으로 일해 세계최고의 부품을 만들어 도왔기 때문에 현대차가 글로벌기업으로 우뚝선게 아닌가. 그렇다면 성장의 과실을 협력업체와 같이 나누는 것이 진정한 상생이라 할 수 있다. 현대차가 돈잔치를 할 동안 협력사들은 허탈감에 빠져있다면 상생이라 할 수 없다. 현대차가 성장의 이익을 협력사와 얼마나 나누었는지 궁금하다. 만약 통 큰 임금인상으로 자신들만 독식했다면 놀랄 일이다.현대자동차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잘 나갈 것이라고는 아무도 장담 못한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2.5% 늘어난 6조4천여억원에 달한다고는 하지만 경기침체로 지난달 내수판매는 작년에 비해 30%가량 줄고 있으며 해외판매 증가세도 둔화되는 추세다. 만약 예기치 못한 주변 여건변화로 브레이크가 걸린다면 그 뒷감당은 누가 할지 걱정된다.성장의 과실을 협력업체와 나누고 현대차를 구입한 국내 소비자에게도 그 혜택을 함께 맛보게 해주는 것이 글로벌 기업의 진정한 상생의 모습이 아닐까.

2012-09-07

`안대희 그리고 이숙번`

▲ 윤종현 편집부국장`국민 검사`안대희 전 대검중수부장이 새누리당`정치쇄신위원장`에 발탁됐다. 정치권과 전혀 거리가 멀 것 같던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의해 중용된 것 자체만으로도 크게 주목받고있다. 법조계 안팎은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다. 검찰 재직 당시 그가 보여준 처신 때문이다. 그는 검찰에 근무할 때`부정부패에는 성역이 없다`는 원칙을 철저히 고수했다. 그래서일까. 무언의 지지자가 적잖다. 그가 초임 지청장으로 근무했던 영덕에선 아직도 그를 기억하며 회자할 정도다. 왕성한 활동을 해서가 아니라 재직 당시 공복으로서 아주 또렷하게 처신했던 것들이 두고두고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이런 자세를 재직기간 내내 지켜왔다. 아마도 박 후보가 삼고초려하면서 그를 영입한 이유일 터다. 그래서 안대희 위원장이 앞으로 어떤 행보로,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리고있다. 경남 출신인 그는 사법고시를 `학생등과`했고, 검사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특수통`이었으며, 친구였던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되었다. 그러면서도 당시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를 구속했고,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을 초토화시켰던 장본인이다. 여야 양측에 골고루`피해`를 줘 정치권의`공적`이 되기도 했던 그가 올 대선 무대에 등장한 것은 아이러니하다. 그런 점에서 안 위원장을 선택한 박근혜 후보야 말로`프로`중에`프로`라 해야할 지도 모른다. 박 후보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과반수를 넘지못하고 있어 단 한 표라도 아쉬운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적 지지, 참신성, 검찰과 법원 경력 등을 두루 갖췄을 뿐만 아니라 국민적 신임이 두터운 안 위원장의 인선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안 위원장이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는 개혁을 이뤄낼 경우에 그렇다는 얘기다. 국민 기대에 부응치 못한다면 풍선 바람 빠지듯 기대가 식어버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안 위원장은 위촉장을 받는 자리에서 “법 적용에서 어떤 예외도 있을 수 없다”고 못박으면서 “고질적인 권력남용과 측근 비리, 친인척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공언했다. 권모술수가 횡행하고, 정무적 판단이 요구되는`정치판`에 평생 원칙과 강골로 대처해온 그가 어떻게 생존할 지 현재로선 미지수다.5년 마다 돌아오는 대선을 앞두고 곧잘 조선조 태종 이방원의 충복 이숙번 이야기가 회자되곤 한다. 이숙번은 조선 태조 때 실시한 최초 과거시험에 약관인 20살에 급제했다. 그는 문과 출신이지만 무신들보다 더 장수 기질이 농후했다. 이방원의 최측근이 돼 조선 개국 공신인 정도전 등 반대 세력을 제거했다. 이어 정종이 왕위에 오르자 방원에게`공을 왕으로 추대하고 싶을 뿐이다`라고 하면서 절대적 충성을 했고, 결국 이방원을 왕위에 오르게 했다. 그는 이방원이 왕위에 오르자 이에 반발한 형제들이 일으킨 두차례 `왕자의 난`도 깔끔하게 진압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좌명공신(佐命功臣) 1등으로 좌찬성까지 올랐고, 태종이 추진한 정치개혁을 성실히 수행했다. 그러나 그는 거기까지였다. 원래 성품이 망령된데다 자신의 공과 태종의 총애를 믿고 거만방자하게 굴다 결국은 관직을 삭탈당하고 1417년 50세에 경남 함양에 유배된다. 말로가 비참한 이숙번의 이야기는 큰 일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목숨을 걸어야 하고, 집권 후 처신을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보여준다. 세월은 흘렀지만 정치는 조선조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게 없고, 권력 주변에는 항상`쇠파리`가 득실대고 있다. 안 위원장은 검사 시절, 한국 정치문화의 속성을 꿰뚫어 봤을 것이다. 실제 부패하고 타락한 정치에 국민들은 식상해 있다. 국민들이 안 위원장에게 거는 기대는 오직 하나, 깨끗한 정치판을 만들어달라는 거다.

2012-08-31

축구와 야구가 공존하는 도시 포항

▲ 김명득 경제부장지난주 `축구도시` 포항에 야구열풍이 한바탕 몰아쳤다. 축구도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야구열기는 대단했다. 지난 14일 포항야구장에서 처음 열린 삼성과 한화의 프로야구 개막경기에는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일부 야구팬들이 암표까지 사서 입장했다고 하니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포항의 야구열기를 짐작케 했다. 필자도 이날 어렵게 입장권(3층 자유석)을 구해 비를 맞으며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봤다. 1만석이 넘는 관중석이 꽉 차는 광경을 직접 목격하면서 그동안 포항시민들이 얼마나 프로야구 경기에 목말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시력이 나쁘다보니 3층 관중석에서는 선수 얼굴을 제대로 알아 볼 수 없었고 투수가 던진 공이 너무 빨라 눈을 고정시키지 않으면 언제 어디로 날아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좋았다. `딱`하는 소리와 함께 시원스럽게 날아가는 야구공을 보자 무더위와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갔다.포항도 한때는 축구열풍에 푹 빠졌을 때가 있었다. 지난 1973년 국내 처음으로 포항제철 실업축구단이 창단된 이후 1984년 포항아톰즈축구단에서 포항스틸러스로 구단 이름이 변경된 시점(1997년)으로 추측된다.필자가 체육부 기자로 활동하던 그 당시에는 현 포항 감독인 황선홍과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인 홍명보 감독, 전북의 포항토박이 이동국, 영덕출신 박태하, 왼발의 달인 하석주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멤버들이 포항선수로 뛰던 시절이었다. 그 열기가 2007년 K-리그 우승으로 이어지면서 포항은 축구도시로서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그 당시 스틸야드에는 축구팬들로 넘쳐났고 2만5천이 넘는 관중석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들어찼다. 그 땐 동네 공터마다 공을 차는 꼬마들로 북적였고, 주말의 초중학교 운동장에는 축구하는 아저씨들로 붐볐다. 포항스틸러스 경기라도 열리는 날에는 하루 종일 축구얘기로 꽃피우기도 했다.5~6년이 지난 지금도 포항시민들의 축구사랑은 변함이 없다. 지난 19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대구와의 홈 경기에는 슈퍼매치가 아닌데도 1만1천명이 넘는 관중이 입장했다. 이 같은 관중 수는 지난 14일 포항야구장을 찾은 입장객 보다 단순 비교로는 더 많다. 이는 축구열기가 아직도 식지 않았다는 증거다. 포항스틸러스의 K리그 관중동원력은 평균 1만337명으로 국내 16개 프로구단 가운데 수원, 서울, 전북에 이어 4위다. 이는 홈 경기가 열릴 때마다 1만명이 넘는 관중이 입장한 셈이다. 중소도시에서 1만명이 넘는 고정팬을 확보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포항은 팀 창단 39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K리그, 아시안클럽대항, FA컵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 쥔 국내 최고의 명문클럽이다. 명문클럽 반열에 오르기까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축구장을 찾아 “스틸러~스”를 외쳐주는 열렬한 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그래도 아쉬운 것은 지난 18일 상암구장에서 벌어진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전과 같은 뜨거운 축구열기다. 이날 상암구장에는 올 들어 최대 인파인 5만787명의 구름관중이 몰렸다고 한다. 물론 런던올림픽에서 딴 동메달의 여운이 K리그에 반영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 열기는 정말 대단했다. 포항에도 그런 바람이 다시 불었으면 좋겠다.포항은 이제 축구와 야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스포츠도시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최고 시설의 축구전용구장과 전용야구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시민들도 자기가 좋아하는 스포츠를 골라 관람할 수 있게 돼 선택의 폭도 그 만큼 넓어졌다. 선택의 권리는 오로지 포항시민들의 몫이다. 축구와 야구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도시 포항, 이곳에 살고 있는 그 자체가 행복아닐까.

2012-08-24

스포츠의 힘

▲ 정철화 체육부장한여름밤을 뜨겁게 달궜던 지구촌 올림픽 잔치는 끝났다. 40도를 육박하는 살인 무더위도 올림픽의 열기에 묻혔다. 온 국민이 밤을 지새며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과 함께 뛰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슬퍼하며 지낸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스포츠만이 할 수 있는 진한 감동의 순간들이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스포츠의 위력과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국가와 단체, 기업체 등에 대한 소속감, 애사심, 동료간 유대강화, 협동심, 사회성 함양 등 사회통합 기능의 위력을 확인했다.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국민은 하나가 됐다. 여야간, 노사간, 계층간, 이념간 갈등의 벽을 허물었다. 내 편, 네 편도 없이 모두 우리 편이었다.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소리높여 외치는 국민대화합의 장이 연출됐다.또한 정신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스포츠의 문화적 기능도 확인했다. 운동 경기에는 긴장과 극적인 반전과 희열, 감동 등 극적인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런던 올림픽은 한편의 블록버스터 대작 영화였다.태극마크를 단 올림픽대표선수 245명이 출연했다. 제작사는 대한민국이었고 선수단장 이기흥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기간은 4년이 걸렸고, 지난달 28일부터 13일까지 장장 17일간 전국 방방곡곡에서 동시 개봉돼 역대 최다 관객동원기록을 세웠다.내용은 올림픽선수단 374명(임원 129명, 선수 245명)이 22개 종목에서 세계 각국의 선수들과 치열한 메달 경쟁을 벌이며 금 13개, 은 8개, 동 7개 등 모두 28개의 메달을 획득, 종합순위 5위를 달성하는 장면을 다뤘다.한국 선수들이 메달을 따기까지 험난한 과정과 승리의 기쁨, 패배의 아픔을 생생하게 그려냈다.메달을 목에 걸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 배우의 이면에 많은 조연 배우의 눈물겨운 투혼도 있다. 드라마 조연들의 맛깔나는 연기가 뒷받침되어야 주연들이 빛을 발휘한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지 못한 많은 조연배우들의 역할이 뒷받침됐다. 4년간 피나는 훈련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순간, 고개를 숙인채 쓸쓸하게 그라운드를 떠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오히려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보다 더 진한 감동을 전했다.심판의 오심으로 메달을 잃고 무대위에서 대성통곡하던 신아람, 세계 역도를 호령했던 장미란의 아름다운 퇴장, 연장 혈투까지 벌여 동메달을 놓쳐버리고 그라운드에서 울어버린 여자핸드볼 선수들의 아름다운 패배 등 많은 명장면이 연출됐다.포항시청 실업팀 소속 왕기춘 선수의 불운도 가슴을 저미게 했다. 왕기춘은 다른 선수와 달리 64강전부터 출발하는 대진불운으로 시작, 32강전에서 팔의 인대가 파열되는 심한 부상을 입고도 4강까지 진출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 갈비뼈 부상에 이어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하는 지독한 올림픽 불운이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비록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올림픽에 출전, 한계를 극복하며 정상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조연에 그친 많은 선수들의 노력에 더 큰 박수를 쳐주어야 할 것이다.런던 올림픽의 대작 영화는 이제 막을 내렸다. 앞으로 4년후 열리는 브라질 올림픽 제작 준비에 들어간다. 이번 올림픽은 국민들에게 행복바이러스를 듬뿍 전했다. 스포츠는 이제 국민의 기본권이자 행복추구권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의 긍정적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사회적 자본이기도 하다. 도로나 항만과 같은 사회간접자본에 버금간다 할 것이다. 스포츠 인재 발굴과 육성, 인프라구축 등 스포츠산업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2-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