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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선거로 승부해야

등록일 2012-12-07 21:18 게재일 2012-12-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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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곤영 대구본부 부장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10여 일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이끌어 갈 비전과 정책을 알리기보다는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공식적인 대선 유세기간이 시작되는 지난 11월27일부터 네거티브 선거전에 돌입했다. 보수와 진보라는 상반된 성향을 지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의 차이로 치열한 접전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비전과 정책대결로 지지율을 높이기보다는 오래전부터 전통적으로 쓰던 수법인 네거티브만 치중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982~1991년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육영재단이 `결혼하면 퇴사한다`는 각서를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새누리당 박 후보의 대선 슬로건인`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네거티브전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새누리당은 문재인 후보가 신생아들의 건강은 생각하지 않고 이벤트용으로 신생아실을 선거현장으로 전락시킨 것은 매우 안타깝다면서 문 후보는 일정 기간 동안 외부인이 신생아를 만나지 못하도록 하는 금기사항도 깨면서까지 무리해서 선거운동은 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문 후보의 신생아실 출입 문제로 맞불을 놓았다.

28일에는 문재인 후보의 고가 의자와 박근혜 후보 재산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의 첫 TV광고 `출정식`에 문 후보가 앉아 있던 의자가 759만 원에 팔리는 고가의 제품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민주통합당의 서민 대통령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통합당도 즉각 박근혜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금고에서 수억 원을 받더니 왜 갑자기 50만 원에 산 중고품을 가지고 얘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영남학원 등 상상할 수 없는 재산의 실질적 지배자라고 역공을 펼쳤다.

또 양측은 상대후보에 대한 프레임 걸기로 상대방을 깎아 내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를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실세`, `이념투쟁 세력`, `친노진영은 폐족`으로 단정하면서 노무현 정부 때 퍼주기 식으로 국가운영을 잘못해 5년간 국가채무가 1.2배가 늘어났고, 등록금도 당시 국공립대는 57%, 사립대는 35%나 올랐다면서 서민의 탈을 벗고 노무현 정부 당시 서민 죽이기 행태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맞서 민주통합당은 박 후보를 `유신독재 세력 잔재의 대표자`와 `귀족후보`, `빵점 정부의 공동책임자`로 몰아세웠다.

정책대결의 장이 되어야 할 선거전이 네거티브로 치닫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과 통합민주당의 복지와 일자리, 정치쇄신 등 분야별 핵심공약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고만고만하기 때문이다.

정책선거가 되어야 할 대선이 초반부터 비방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등 역대 선거의 판박이를 보는 것 같아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선거 초반의 비방전이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이번 대선이 정책경쟁이 아닌 비방전으로 얼룩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아직 대선까지는 10여 일이 남았다. 그동안 상대방 흠집내기 등으로 정치불신을 키워온 정치권이 또다시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이 걸어가야 할 비전과 국민들을 편안하게 먹여 살릴 정책으로 진정한 맞대결을 벌여야 한다. 폭로전, 비방전이 난무하고 소모적인 이념논쟁이 이어지는 네거티브 대선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대선으로 전환되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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