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나라의 조조가 세상을 통일한 것은 본인의 뛰어난 점도 있지만 주위에 숱한 명참모들이 있어 위기 때마다 그를 도왔기 때문이다
촉나라의 유비도 마찬가지다. 가진 것 없는 그가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삼고초려의 예를 다해 명재상 제갈량을 모셨기에 가능했다.
특히 유비의 삼고초려는 인재를 모실 때 지도자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하는 지 보여주는 전범이다. 유비는 제갈량을 자신이 부릴 신하로 쓰기위해 삼고초려 한 것이 아니다. 그는 제갈량의 뛰어난 능력과 인품에 스승으로 모시겠으니 도와달라는 간곡한 정성으로 제갈량의 마음을 움직였다.
당시 유비의 나이는 47세. 27세인 제갈량보다 20살이나 많았지만 그와 침식을 함께하며 늘 그를 예를 다해 모셨다고 한다.
그랬기에 제갈량은 수고는 많고 얻을 것은 적음을 알고도 그를 따라 나섰으며 천하삼분지계 전략으로 유비를 황제에 오르게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정권의 정통성 문제에도 불구 경제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후하다. 정치와 달리 경제에서 5공의 점수가 후한 데는 경제 참모에 대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이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조조나 유비와 달리 항우는 참모의 말을 듣지 않다가 유방과의 싸움에서 천하를 제패할 기회를 놓치고 대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운의 장수가 된다.
와신상담 고사의 주인공인 오왕 부차는 또 어떤가. 아버지를 죽인 원수 월왕 구천을 포로로 잡았지만 승리에 만족해 충신 오자서의 말을 듣지 않고 구천을 살려두었다가 결국 도리어 구천에 패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실패한 군주란 오명을 남긴다.
히틀러도 예외는 아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비롯한 주요전투에서 일선 장군들의 작전을 무시하고 자신의 고집대로 명령을 내리다가 독일군에 엄청난 전력 손실을 초래해 패망을 앞당겼다는 게 전사가들의 분석이다.
역사적으로 명참모의 말을 들은 군주나 지도자는 이처럼 흥하고 반대로 그렇지 못했던 군주나 지도자는 역사의 패자로 기록됐다.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대선캠프마다 각계각층에서 영입한 인사들로 북적인다. 후보와 오랜 인연을 맺은 정치권 인사들로부터 현직교수, 전직관료, 전 대법관 출신인사들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쟁쟁한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어떤 분은 도와 달라는 후보의 간곡한 권유에 못이겨 참여했을 수 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분은 정치적 이념이나 생각이 같아서 이런 분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나선 경우도 있을 것이다.
무슨, 무슨 위원장, 무슨, 무슨 특보 등의 직함을 가진 이들은 후보가 굵직굵직한 공약을 발표할 때마다 옆에 서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들은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장관이 되거나 당선자를 옆에서 보좌하는 최측근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모두 다가올 대선에서 자신을 영입한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그 기쁨을 함께 누릴려는각오로 일하고 있을 것이다.
각 대선 후보캠프마다 영입한 훌륭한 인사들이 자신의 능력과 포부를 마음껏 펼치게 하는 것은 이제 대선후보들의 몫이다. 그들의 영입에 공을 들인 만큼 제갈량 같은 명 참모로 활약하게끔 대선후보들은 영입때의 초심으로 이들을 물심양면 지원하는 현명한 리더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이들의 영입이 득표의 수단이나 세불리기 일환이 아니고 정말 함께 일할 나라의 동량을 찾아냈다는 후보들의 진정성을 유권자들이 믿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