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정규 리그가 국내 스포츠 사상 최초로 700만 관중시대를 열며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포항은 이제까지 야구변방이나 다름없었다. 프로야구가 서울과 대구 등 대도시에서나 이뤄지는 남의 나라 일쯤으로 여겨왔지만 지금은 전혀 낯설지 않다. 700만 관중시대에 포항시민들이 동참을 했기 때문이다.
포항은 올해 내야 1만747석, 외야 잔디광장 500명 등 모두 1만1천247명 수용할 수 있는 멋진 야구장을 개장, 프로야구 3경기를 치렀다. 포항에서 열리는 첫 프로야구경기란 기록을 만들었다.
포항야구장은 TV 중계화면으로 전국 야구팬들에게 소개됐고, 지방중소도시로서 `아름다운 구장`을 가졌다는 찬사와 함께 부러운 눈길도 받았다.
포항의 야구 열기도 대단했다. 3경기의 인터넷 입장권이 발매 30분 만에 완전매진됐고, 현장에서 판매되는 입장권을 구하기위해 이른 새벽부터 많은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전 국민이 열광하는 야구경기를 포항에서 직접 관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흥분했고, 경기 순간마다 소리높여 환호했다. 포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고, 벅찬 감동의 순간을 경험했다.
이 멋진 야구의 감동을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지 아직도 미지수다. 야구장 주인인 포항시와 삼성구단간의 협상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포항시는 지금 내년도 살림살이를 설계중이다. 여기에는 포항야구장 프로야구 경기 유치 계획도 포함돼 있다. 포항시가 야구 경기 유치 계획을 짜고, 시의회가 타당성을 검토해 최종 확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선 기관들이 사업계획을 세울 때 투자 효율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적용한다. 예산을 다루는 포항시나 시의회는 아직도 스포츠 사업을 소모성 예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스포츠 사업이 엄청난 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수익사업이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스포츠의 가장 큰 기능은 신체적 건강증진과 문화적 욕구충족을 통한 정신건강 증진에 있다.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중요한 복지사업 투자인 것이다. 여기에 경제적 가치가 더해진다. 기업이나 자치단체의 브랜드 홍보를 통한 지역 상품 가치 상승 및 매출증가, 관광객 유치에서 파생되는 경제수익 등 산술적으로 계산이 되지 않는 무형의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많은 스포츠 가운데 프로야구의 부가가치가 가장 높게 평가된다. 경기장을 직접 찾는 관중들의 현장 소비로 발생하는 경제유발효과는 물론 방송중계를 통한 브랜드 홍보 가치가 엄청나다. 야구는 방송 중계 노출빈도가 높고, 그에 따른 광고효과도 크다. 기업체들이 막대한 광고비를 부담하면서까지 야구경기의 광고수주전을 펼치고 있고, 목포와 마산, 청주시 등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프로야구 경기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산시는 기존 프로야구 경기 유치를 넘어 아예 프로야구단을 창단하기까지 했다.
포항이 프로야구 경기를 유치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시비 217억원이나 투자한 야구장 시설의 효율적인 이용방안을 찾는 것이다. 적은 투자로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경제의 원리이다. 모든 시설물은 감가상각비와 관리비용이 발생하고, 시설을 놀리면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경제원리이다. 야구장 시설을 놀리는 것보다 적은 투자로 더 큰 경제가치를 창출하는 쪽으로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란 말이 된다. 포항야구장의 가장 효율적인 활용방안은 결국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프로야구 경기를 가급적 많이 유치하는 것이란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포항시민들은 포항야구장의 열기를 다시 느끼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