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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항 화력발전소 논란, 책임질 것은 져야한다

▲ 이준택 편집부국장포항화력발전소 유치를 둘러싼 논쟁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결론도 없이 흐지부지되는 듯하다. 지난해 포항시의 미래를 담보하는 동력이라며 목숨을 걸다시피한 포항시는 시의회가 유치에 동의해주자 주민의견 수렴과 반대의원 설득이라는 다소 엉뚱한 소리로 초점을 흐리게 하고 있다. 효력에 대한 판단은 뒤로하고 전체의원의 의결을 통해 동의한 것이라면 일단 시민의 뜻이라고 보면 된다. 시의회는 시민의 대의기관이기 때문이다. 의회는 표결로 말한다. 1표라도 많으면 그 뜻은 의회의 공식입장이다. 의원들이 표결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아무튼, 포항시의회는 찬반론 속에 투표를 강행, 유치동의결안을 통과시켰다. 그것으로 의회의 할 일은 다한 것이다. 의결에 따른 절차상의 문제는 없는 셈이다.이런데도 포항시가 주민의견수렴 운운하는 것은 지방자치를 잘못 이해했거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싫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방의회가 의결해 놓은 사안을 집행부가 주민여론을 핑계 삼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은 집행부의 아집이자 독선이다. 정부가 민간사업자를 통한 화력발전소 건립에 지방의회의 동의를 요구하는 것도 지방의회가 대의기관이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의회가 동의해준 사안에 대해 시비 걸 것 없다. 동의결의안의 효력에 문제가 있다면 모를까 그래선 곤란하다.효력문제를 살펴보자. 포항시의회는 지난달 25일 결의안 의결 당시 포항시 등으로부터 추진 주체가 없다는 사실을 사전에 확인했다. 현대건설이 포기한다는 입장은 의회 경제산업위원장에게 별도로 보고됐고 김성경 부시장도 같은 달 23일 비슷한 입장을 전체의원에게 전했다. 당사자인 현대건설도 의결하기 전날 포항시의회 이칠구의장을 찾아 같은 입장을 전했다. 따라서 현대가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체의원 모두에게 충분히 숙지 된 셈이다.유치동의 결의안을 제출한 의원들은 다른 의원보다 이런 사실을 먼저 확인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포기한 시점에 유치동의결의안이 서둘러 제출된 점과 결의안 내용에 현대건설이라는 단어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이러한 유추가 가능하다.지난해 의회에서 부결돼 무산된 MPC코리아홀딩스(이하 MPC)의 재추진 얘기도 비슷한 시점에서 흘러나왔다. 그러나 의원들이 알게된 것은 25일 유치결의안을 주도한 정석준 의원으로부터 확인됐다. 정 의원은 의장의 반대에도 MPC의 화력발전소 관련자료를 전체의원에게 제출했고 MPC는 이날 의회가 유치결의안을 동의해주자 기다렸다는 듯 오후 지경부에 사업신청서를 제출했다.문제는 이 대목이다. 포항시의회가 의결할 당시 현대건설은 사업을 포기했고 MPC는 공식적으로 포항시에 관련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화력발전소를 전제로 동의해준 결의안은 당연히 무효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또 다른 의혹을 뒤로하고 이것만으로도 의결안은 무효에 가깝다. 그런데도 포항시는 시간만 가길 기다리는 듯하다. 아니 속내를 감추고 또 다른 무엇인가를 추진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의회도 집행부에 강한 입장표명은 꺼리고 있다. 이유가 무얼까.또 다른 속내가 무엇이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1년 넘게 끌어온 이 사태를 대충 묻고 넘어가 버리기에는 너무 출혈이 크기 때문이다. 책임질 대목이 있으면 책임지고 사과할 것이 있으면 해야 된다.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다. 결자해지가 필요한 대목이다.

2012-08-10

소통이 해답

▲ 이곤영 대구본부 부장단독주택인 우리집 옥상에서 고추와 참깨를 말리고 계시던 할머니께서 손자에게 “야야 정지에 가서 박재기하고 치 좀 가온나”며 심부름을 시켰다. 옥상에서 할머니의 성화에 여름 땡볕에 시들시들해진 고추에 물을 주고 있던 손자는“할머니 정지와 박재기, 치가 뭐야?”라고 하자, 할머니는 “정지에서 박재기하고 치 가져오란 말이다”고 다시 말했다. 할머니의 심부름에 2층으로 내려오며 “할머니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정지에서 박재기하고 치를 가져오라는데 그게 뭐야?”라고 되물으며 궁시렁 궁시렁댄다.사회가 갈수록 다변화하고 복잡한 구도로 가고 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주요 화두로 등장한 것이 소통이다.김범일 대구시장은 올해 설 명절을 맞아 시장과 양로원, 병원 등 시민 각계각층의 고충을 듣는 등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도 김 시장은 간부회의에서 시정에 대해 가까이에 있는 시의회와 언론, 시의 각종 위원 등을 소통의 최우선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소통을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또 김 시장은 지난달 24일 지역 7개 대학교 신문사와 학보사 소속 대학생 기자단 40여명과 함께 도시철도 3호선 교각 미관조성 현장과 혁신도시, 첨복단지를 견학했고 26일에는 대구참여연대, 대구여성회, 지방분권대구경북본부 등 17개 시민사회단체 실무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지는 등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그러나 이같은 김 시장의 소통 행보에도 지역에서는 대구시가 여전히 일과성, 형식적, 밀실행정으로 여전히 소통은 부족하다는 시각들이 많다.지역 시민단체 대표들은 예전에는 시민단체들이 건의하면 곧바로 시장에게 전달됐는데 최근에는 전달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중간 간부들이 소통을 막고 있는 것 같다며 대구시의 소통 부재에 대해 쓴소리를 하곤 한다.대다수의 시의원들도 대구시 공무원의 시민 의견 수렴 노력이 부족하고 일부 단체의 의견을 시민 전체의 의견인 것으로 여기고 사업을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구시의 소통부재를 꼬집었고 지역 모 교수는 대구시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자 다음부턴 연락을 안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소통부재는 꼭집어 공직자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분지인 대구시의 특성인지는 몰라도 대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으로 끼리문화가 존재하며 사회 전반적인 소통은 여전히 부재다. 특히 지역 경제계의 끼리문화는 대구지역 소통부재의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역에서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대구시의회와 지역 시민단체들이 삭발을 하고 국채보상공원에서 연일 집회를 가질 때에도 지역 경제계는 뒷짐만 지고 있었으며 지역 여론에 밀려 마지 못해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면피에 급급했다. 이같은 행태에 지역 신공항 유치 단체 관계자는 부산의 경우 경제단체에서 신공항 유치를 위해 시민단체에 적극 지원을 하고 있는데 반해 대구지역 경제인들은 남의 일인 양 뒷짐을 지고 있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지역 경제계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모 대구시의원은 신공항이 지역 인근에 유치되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이 경제계라며 가만히 앉아서 떨어지는 감만 기다리는 격이라며 대구 경제계의 끼리문화와 지역민과의 소통부재에 비판을 가했다. `통즉불통(通卽不通), 불통즉통(不通卽通)`, 허준의 동의보감에 있는 말로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말이다. 기혈이 통하지 않고 막히면 병에 걸리듯이 사회도 소통이 되지않으면 사회 역시 병이 든다. 대구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인 폐쇄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소통이 해답이다.

2012-08-03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

▲ 이창훈 부장 대구본부“며칠전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니 학생들이 줄지어 하교하고 있었어요. `우리 승민이도 집에 오고 있겠네`라는 생각과 함께 `엄마가 집에 있으니 좋아하겠다`라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현관문앞까지 걸어갔죠”지난해 12월 동급학생들의 학교폭력에 견디다 못해 14세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져 전국을 들썩거리게 만든 대구 덕원중 권승민군의 어머니 임지영씨가 최근 대구학교폭력예방센터에서 학교폭력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와 함께 한 자리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이 사건후 전국은 벌집쑤신 것처럼 뒤집혔다. 과거에도 유사사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유서에 학교폭력의 구체적인 방법이 나열됐기 때문에 메가톤급 이상의 폭풍이 교육계를 강타했다. 담당교육청인 대구교육청은 말할것도 없었고, 교과부장관, 새누리당,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도 전국 교육감을 소집시켜 비상대책회의를 여는 등 전국이 들썩였다. 그리고 엄청난 대책이,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방법이 나올듯이 보였다.권군이 이땅을 떠난지 6개월이 지났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이 사건후 대구에서만 9명이 권군의 뒤를 이었다. 경북에서도 5명이 연이어 생을 마감했다. 교육청을 비롯 관계당국에서 연일 대책을 쏟아내는 동안 학생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자살행진을 이어가는 아이러니가 연속으로 벌어진 것이다.물론 학생의 자살에 대한 책임을 모조리 학교나 교육당국에 몰아붙일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사건이후 나온 대책이란 게 위클래스라는 전문상담실을 설치하거나 인성교육, 밥상머리교육강화 등 뜬구름 잡는 대책뿐이었다. 경북교육청은 한발 더 나아가 160억원을 들여 폭력학생들만 입학시키는 인성교육 전담 대안학교를 만들겠다고 했다.다 좋다.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듯 제도권내에서 할 건 다 해봐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하는 학생이 줄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참교육학부모회를 비롯 교육관련단체는 교육담당자는 밤잠을 자지 않더라도 학교폭력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라고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권 처방들이 얼마나 학교폭력 예방에 도움이 될지는 의심스럽다.학교폭력을 막을 제1차 책임자는 뭐니뭐니해도 담임교사다. 담임이 부모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학생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지금도 너무 피곤하다고 아우성이다. 주 20여시간의 수업에다 수많은 공문과 성적처리, 학생생활지도, 진학지도로 쉴틈이 없다고 한다. 이 말에도 일리는 있지만 예전과 비교해 담임교사의 업무는 많이 적어진 게 사실이다. 수년전에 이미 교사의 부담을 덜기 위해 야간당직이 없어졌고, 학생수도 과거보다 훨씬 줄었으며, 업무보조원들도 생겼다.그런 점을 감안해볼 때 교사의 학생에 대한 애정이나 책임감에 문제가 있다면 지나친 말일까. 교사의 봉급은 과거에 비해 크게 올랐고, IMF이후에는 교사가 되기위해 사범대학과 교육대에 성적상위권 학생들이 줄을 서고 있다. 국가로부터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면 책임감이나 사명감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교사를 샐러리맨으로 생각하는 풍토가 확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최근 권군의 어머니 임씨는 사건전후의 상황을 책으로 펴냈다.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라고 제목을 붙였다. 아들이 등교하지 않고 서성이다 베란다에서 몸을 내던진 하루가 얼마나 길었을지를 되새기기 위해 이렇게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그녀는 한 아이의 억울한 죽음에도 변하지 않는 교육기관과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 당연한 처벌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분노 때문에 책을 내게 됐다고 했다.오늘도 많은 학생들이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서성이고 있지는 않을까. 그저 답답할 뿐이다.

2012-07-27

박근혜의 `복도정치`

▲ 이창형 서울지사장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복도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그는 최근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정두언 의원에 대한 당 지도부의 강경 대응이 박 전 위원장의 복도발언에 따른 것이라고 전제하고 “(박 전 위원장이) 당 소속 의원으로서 의총에서 의견을 밝히고 토론의 과정에 녹아 들어가 결론이 나야 하는데, 의총에서는 그런 말을 안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원들 앞에서 분명히 말해주고, 의원들 얘기도 듣고 결론을 내는 데 일원으로 동참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그의 이같은 발언은 박 전 위원장이 장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어 사실상 자신의 의견을 당 지도부에 주문하고 있는, 이른바 `박근혜 사당화` 논란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박 전 위원장은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후속대책을 논의하는 지난 13일의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전 `복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체포동의안은 당연히 통과됐어야 되는 것인데 반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는 마음”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정두언 의원은) 평소 쇄신을 강조해온 분인 만큼 법 논리를 따지거나 국회에서 부결됐다, 안됐다를 넘어 평소의 신념답게 앞장서서 당당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취표명을 주문했다.사퇴를 밝힌 이한구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어렵게 열어놓은 국회의 회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그 짧은 기간 동안 우리가 국민께 약속드린 것이 굉장히 많다”며 “통과시킬 것은 통과시키는 등 잘 마무리하고 해결하는 것도 또하나의 국민에 대한 큰 약속이고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사퇴 반대의견을 밝혔다.그의 이 복도발언 이후 황우여 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박 전 위원장의 발언내용과 크게 다르지않는 수습책을 내놓았고, 이한구 원내대표도 “당의 명령에 따르겠다”며 사퇴를 철회했다. 박 전 위원장의 말에 영향을 받고 (당 차원의) 결정은 안되다 보니 정상적인 당 의사결정구조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정두언 해법`은 박 전 위원장의 발언이 나오기 전에 이미 최고지도부가 가닥을 잡았던 것라고 당 지도부는 항변하고 있지만 `박근혜 1인 사당화` 및 `당내 민주주의 실종`논란은 박 전 위원장이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다.하지만 그는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사당화 논란과 관련, “국민에게 사과를 하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이것을 바로잡는 것을 사당화라고 한다면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의중이 당 지도부에 그대로 전달되고 실행되고 있는 부분이 적지않음에도 그는 고집을 굽히지 않고 있는 듯 하다.대선 경선룰 문제로 `친박-비박`이란 당내 대립구도를 형성한 일정 부분의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그가 새누리당의 당내 갈등을 양산하는 중심의 위치를 계속 고집한다면 본격 대선정국을 맞아 야권은 물론, 당내에서도 집중 포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지난 10일 박 전 위원장의 대선출정식은 `국민과의 소통`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대선 출마 선언 장소를 `열린 광장`인 타임스퀘어로 선정한 것부터 행사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전부 지지자들과 함께하는 것으로 기획됐다. MB정부의 가장 큰 실책이 `소통부재`인 점을 반성한다면 `국민과의 소통`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 전 위원장은 국민과의 소통에 앞서 당내 소통을 먼저 이뤄내야 할 것이다. 그것도 당 지도부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복도정치`가 아니라 한사람의 의원으로서, 당내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위치를 확인해야 할 때다.

2012-07-20

동해안, 친절과 미소로 손님 맞자

▲ 서인교대구본부장 “바닷가에서 오두막 집을 짓고 사는 어릴 적 내 친구. 푸른 파도 마시며 넓은 바다의 아침을 맞는다. 누가 뭐래도 나의 친구는 바다가 고향이란다. 갈매기 나래 위에 시를 적어 띄우는 젊은 날 뛰는 가슴 안고 수평선까지 달려나가는 돛을 높이 올려라 영~일만 친구야.”여름이면 누구나 한 번쯤 흥얼대며 불러 보는 가수 최백호의 노래 가사다.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여름 바닷가가 우리의 휴가를 한없이 유혹하고 있다.여기서 주목해야 할 곳이 바로 청정지역인 경북 동해안이다.포항·경주·울진·영덕 등 4개 시군의 경북 동해안에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무려 26곳이나 즐비해 있다.경북도내 해수욕장이 국민의 여름휴가를 손짓하고 있는 것.이는 국민소득증대와 주 5일제 근무제의 정착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시간적·여유가 확대되면서 해양관광 활동이 해수욕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경북도는 포항시 북부, 월포 해수욕장을 지난해보다 15일 앞당긴 지난달 1일부터 조기개장(폐장 8.28, 87일간)을 시작으로 경주, 영덕, 울진지역은 13일부터 8월19일(38일간)까지 일제히 개·폐장한다.경북도내 해수욕장은 26개소(포항 6, 경주 6, 영덕 7, 울진 7)며 지난해 개장 기간에 480만 명의 피서객이 다녀가는 등 최근 접근성 용이와 이용 편의 시설 확충 등으로 타 시·도 해수욕장보다 우수성이 입증돼 국민적 휴양지로 주목받고 있다.심지어 경북도내에는 2006년부터 영덕 고래불, 장사, 대진, 울진 망양정, 포항 월포, 경주 오류해수욕장 등 6개소가 국토해양부가 평가 선정하는 우수해수욕장에 선정되는 등 2008년과 2010년에는 무려 600만 명의 피서객이 다녀가기도 했다.경북도는 해수욕장 개장에 앞서 지난 5월 30일 포항해양경찰서 공동으로 시·군 관계기관, 번영회장 등 안전한 해수욕장 관리운영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해 편의시설물 보수·보강 및 시설물 안전관리, 인명구조 안전요원 배치 계획 대책 등을 수립했다.특히 해수욕장 주변을 중심으로 다양한 축제가 풍성하게 개최돼 경북 동해안을 찾아오면 보고, 즐기고, 머물고 가는데 후회 없는 물놀이 관광을 준비했다.김관용 경북도지사도 깨끗한 긴 백사장과 청정하고 코발트색의 초록빛 바다, 소나무 숲 등 소중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경북 동해안에 연중 관광객이 몰려오는 해양 관광 경북을 만들고자 차별화된 테마형 특화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 해수욕장과 인접한 문화유적지, 국·공립공원 등과 연계한 가족단위와 단체가 즐길 수 있는 테마 관광코스 개발과 해양레포츠 시설 등 고소득 상품개발에도 나서고 있다.그러나 손님 맞을 준비는 시설물 개·보수 등 겉치레만으로 관광객을 유혹할 것이 아니라 친절과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겠다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광객을 맞이하는 동해안 지역 주민들의 마음가짐이 변해야 한다. 매년 말썽이 되는 바가지 요금이나 불친절 행위 등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영원히 돌릴 수 있다.우리 스스로 오늘 이 순간만을 위해 눈앞의 이익을 탐할 것이 아니라 사소하고 간단한 일에서부터 정성스럽게 손님을 맞이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청정자연의 보고인 동해안을 벗 삼아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그런 마음이 올여름 휴가기간 내내 넘쳐나기를 기대한다. 해수욕장과 산, 계곡으로 많은 국민이 몰리는 휴가철일수록 그런 따뜻한 마음들이 그리운 요즘이다.

2012-07-13

킹만 되려는 정치인들

▲ 정상호 편집부국장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로 넘친다.남들은 며칠이라도 해봤으면 원이 없겠다는 도지사 자리를 중도에 그만 두려고 하는가 하면 200여가지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국회의원 신분을 갖고도 모자라 대통령을 하겠다는 정치인들이 줄을 잇는다.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최적임자임을 국민앞에 내세운다.어떤 후보는 자신만이 국민을 통합하고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하며 또 다른 후보는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는 경험과 경륜을 갖춘 사람은 자기뿐이라는 점을 과시한다.어떤 후보는 밑바닥에서부터 출발한 자신의 성공 스토리가 대통령이 되는데 다른 후보와 차별화 되는 자산임을 강조한다.사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들은 오래전부터 국민들이 지켜봐온 사람들이다. 선거로 살아온 이들의 당선과 낙선, 정치적 행보와 주장을 지켜보며 지지와 성원을 보내온 국민들 가운데서도 이들의 잇따른 대통령 출마 선언에 대한 반응은 엇갈릴 것 같다.“그래 맞아, 저 사람은 도지사나 국회의원만 하기에는 아까워” 하는 지지자도 있겠지만 “아니 저 사람까지 왜 저러지, 지금 자리만 해도 분에 넘치는 것 같은데 대통령까지 하겠다니….”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유권자도 적지 않다고 본다.도지사만 해도 어떤 자리인가. 옛날 같으면 백성의 생사여탈권까지 손에 쥔 평양감사, 경상감사 자리가 아닌가.수천명의 소속 공무원들 인사를 쥐락펴락하고 해마다 수조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게 도지사다.민선시대의 도백은 장관이 부럽지 않다고 한다. 민선 임기 4년 동안은 대통령도 함부로 못하는 지방의 대통령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또 어떤가. 장관을 비롯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은 말할 것 없고 시·도지사들도 눈치를 봐야하는 국정의 감시자이자 헌법기관이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 있는 정치인들 마저 너도나도 대통령을 꿈꾸니 사람의 권력욕이란 부에 대한 욕심처럼 끝이 없는 모양이다. 지금 한국의 정치판은 온통 킹이 되려는 정치인들로 북적이는 셈이다.지금까지 거론된 후보들 외에 또 어떤 의외의 인물이 나도 하겠다면서 나설지 알 수 없다.“저 분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데 적임자라”며 자신의 포부를 접고 다른 후보를 돕겠다는 아름다운 킹메이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국민이 정치인을 바라 보는 눈은 아직 곱지 않은데 더 큰 권력, 더 힘센 자리만 탐하는 것 같아 보여 씁쓸하다.아등바등 살아가는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살필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정치인이라면 꼭 대통령이 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현재 가진 권한과 위치에서도 얼마든지 출마의 변으로 내세우는 국민을 위한 할일은 많지 않은가.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한 다음 국민이 나라를 맡아 달라고 진정으로 부를 때 대통령으로 나와도 늦지 않을 것인데 왜 그렇게들 조급한지 짧은 소견으론 이해가 안된다.국민을 내세우지만 실은 자신의 야망에 사로잡혀 국민의 마음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대통령이 되려는 정치인들은 지금이라도 한번쯤 진정 국민의 입장에서 자신의 출마에 대해 곱씹어 봤으면 좋겠다.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한 정치인의 생명은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는 교훈을 안다면 말이다.

2012-07-06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남자들

▲ 윤종현 편집국 부국장대선을 앞두고 가장 재미있는 것으로 한 여자를 두고 뭇 남자들이 연일 집단공격하는 장면이다.한 여자라면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고, 뭇 남자라면 새누리당 소속 대선 주자 김문수, 이재오, 정몽준 등이며, 야당에서는 김두관, 문재인, 손학규 등 남자일색(男子 一色)이다.어찌 보면 이 풍경이 향후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 돼도 히트칠 정도로 박진감과 스릴을 담고 있다.특히 현재 대선 진행형은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있어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정치현상이며, 이도 한국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한다.웃기는 것은 단 한 명의 여성 정치인이 여야 대선주자의 공적(公敵)이 되어 집중포화(集中砲火)를 맞고도 별 탈 없이 꿋꿋이 견디는 등 맷집과 내공(內攻)이 절정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그동안 새누리당 남성 대선주자들은 줄기차게 오픈 프라이머리를 요구하면서 박 의원에 대해 `독재자의 딸`, `사당화`, 심지어 `병역미필`, `불통` 등으로 자극 또는 압박했다.이럴 경우 박 의원이 감정적인 멘트로 대응할 것을 예상했었다. 물론 이들의 주장이나 정치행위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작전을 수립하기 전에 박 의원의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예측하지 않은 오류를 범했는 것이다. 또한 대선주자들이 박 의원에게 정치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팩트를 끌어내려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로 치면 적절할 것 같고, 포기하라고 권하고 싶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은 박 의원의 판으로 결정됐다. 그리고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박 의원이 대선후보로 출전할 것은 확실하다.때문에 반발세력들은 셈으로 따지면 본전조차 찾지 못하고 가진 것마저 몽땅 잃은 신세가 됐다.그렇다고 이들이 뒷짐만 지고 있지 않을 것인데, `탈당`그리고 새로운 정치세력과 규합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어떻게 보면 박 의원의 정치철학이 완벽하다고 볼 수 없지만 어쨌든 그녀의 자세불변(姿勢不變)이 남성 대선주자와 차별화된 정치적 매력(魅力)이자 카리스마이다. 한편으로는 박 의원은 이같이 여야 주자들이 다 같이 맹공(猛攻)을 퍼부어 주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자신이 대선 상품가치로 최고간다는 것을 인정받는 셈이고, 홍보비용까지 견제세력들이 부담해 주는 등 복이 철철 넘치는 것이 현재 박 의원의 대선 가도 풍경이다.반면 이들이 왜 이렇게 박 의원을 못살게 굴까 하는 것에 대해 따져보면 더욱 재미있다. 일단 간단하게 정리하면 박 의원은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치인이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대선주자 중 특히 여당 주자들이 박 의원만 겨냥해 집중적으로 흔드는 것은 자신들이 살기 위한 `몸부림`이던지 아니면 `내가 대선후보 적격이다`, 또는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정치 행위로 칠 수 있다. 또한 야당도 용(龍)들이 난무하면서, 박 의원을 공격하면서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 하고 있다.사례로 지난 2002년 `노무현+정몽준` 이라는 초대형 이벤트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 이회창을 침몰시킨 적이 있다.그래서 오는 대선을 두고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새누리당 내에 박 의원의 청와대 입성을 막는 세력이 있다는 분석과 함께 판을 깨봐야 한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기존 정당 외 새로운 정치세력이 조성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고, 이 주축이 남자(男子)들 일 수 있다.옛말에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의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않는다`는 경구도 있다.그런데 우리 정치판은 대장부 풍모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다는 것이 유감일 뿐이다.

2012-06-29

포항은 너무나 매력적인 도시

▲ 김명득 경제부장#서울 시내가 가까워지자 차의 속도감이 계속 떨어지면서 짜증부터 났다. 꽉 막힌 고속도로 위를 차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느릿느릿 움직였다. 약속된 용산구의 모 예식장에 도착한 시간은 도착예정시간을 30여분이나 훌쩍 넘긴 뒤였다. 한강로를 따라 강남쪽으로 빠져 나오는데도 차량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주말이어서 정체는 더욱 심했다. 왠 차들이 그리도 많은지…. 겨우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나니 어느 정도 속도가 붙었다.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을 매일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포항시내에서는 10분만 막혀도 난리가 난다. 성미 급한 포항사람들 5분을 채 못 기다린다. 평일 퇴근시간대 포항철강공단에서 섬안교나 포스코 1문을 통해 형산교를 건너올 때 간혹 정체현상이 일어날 때가 있다. 정체라야 고작 10~20분 정도다. 그 것도 정체라고 짜증부터 내고 본다. 포항시내 어느 곳이든 택시로 20~30분 달려서 못 갈 곳이 없다. 교통의 편리함을 너무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포항의 명소 죽도시장과 북부해수욕장, 환호·죽천리 해안가에 즐비한 횟집. 그 곳에서는 일년내내 싱싱한 회를 맛 볼 수 있고 포항의 대표음식인 `물회`도 주문만 하면 금방 나온다. 겨울철 별미인 구룡포 과메기와 대게, 성게알, 돌문어 등은 도시민들의 입맛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음식의 맛도 감칠맛 나지만 주변의 분위기는 또 어떤가. 출렁이며 하얗게 부셔지는 파도를 바라보며 소주한잔 마신 뒤 회 한 점을 입안에 쏙 넣는다.# 몇개월 전 포항철강공단 업체에 출장 온 일본인 바이어와 업체 대표, 필자 셋이서 북부해수욕장의 백사장이 내려다보이는 한 일식집에서 저녁식사를 한 적이 있다. 자연산 전복 회와 성게 알, 그리고 싱싱한 도다리 회가 올라오자 그는 깜짝 놀랐다. 일본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음식이라고 했다. 일식집에서 내려다 본 포항제철소~동빈내항~북부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야경은 환상적이었다. 그는 “아~아~”하며 감탄했다. 8월이면 이 곳에서 세계적인 불빛축제도 열린다고 들려줬다.# 필자가 체육부 기자시절 도내 초중학교 축구대회 관계로 안동에 간적이 있다. 학부모 한명이 “포항에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네요. 보고 싶은 프로축구경기 실컷 볼 수 있으니까요…우리는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어요” 포항스틸러스는 국내 프로축구단 가운데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축구전용구장(스틸야드)을 갖고 있다. 이 곳 스틸야드에서 경기를 한번 보고 나면 다른 경기장에 가서는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까지 들린다.# 최근 서울 사는 후배가 직장일로 포항에 출장을 왔다. 그를 젊은이들의 거리이자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한 일명 `쌍사`(쌍용사거리를 줄인 말)로 안내했다. 술집마다 젊은이들이 넘쳐났다. 우선 그 많은 술집에 놀랐고, 3~5만원이면 충분한 싼 가격에 또 놀랐다. 포항이라는 도시에 반했다고 했다. “선배님 꼭 다시 놀러오겠습니다”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몇 년전 포항에 근무하다 서울 본사로 발령을 받고 떠난 모 건설회사 K소장은 포항을 `골프천국`이라고 했다. 맞는 얘기다. 필자가 그를 처음 골프에 빠지게 했고, 배운지 2년도 안돼 그는 싱글 골퍼다. 지금은 퇴직을 해 개인사업을 하고 있지만 늘 포항생활이 그립다고 한다. 포항시내에서 20~30분이면 갈 수 있는 골프장들이 사방에 널려있다. 정규 또는 퍼블릭골프장 등 입맛대로 골라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그 뿐인가, 부킹하기도 쉽다. 그린피도 서울의 절반 정도면 충분하다.포항은 이렇게 매력적인 도시다.

2012-06-22

체육활동의 날

▲ 정철화 제2사회부장올해 교육현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스포츠 데이`이라 할 수 있다. 올 3월 새 학기부터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학교마다 쉬는 토요일에 다양한 예체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학생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 스포츠 활동이고 그래서 학교마다 토요일을 `스포츠 데이(체육활동의 날)로 정해 운영 중이다.아직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시설 및 강사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시도 자체만으로도 무척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최근 사회문제로까지 대두한 학교폭력과 청소년 자살 문제를 해결하고 어긋난 인성을 바로 잡는데 도움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토요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무척 즐거워하고 활기가 넘쳐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스포츠데이는 학생들이 그동안 잃어버렸던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되찾아 주고 있다는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옛날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거나 휴일이면 또래 집단과 어울려 다양한 놀이문화를 즐겼다. 구슬치기와 자치기, 비석치기, 숨바꼭질, 깡통차기, 말타기, 고무줄놀이, 땅따먹기, 멱감기 등 다양했다. 남자 아이들은 편을 가를 수 있는 인원만 모이면 축구를 했다. 공의 크기나 종류 구분없이 거저 찰 수 있는 것만 있으면 축구 경기가 성사됐다. 먹을 것이 없어 배는 고팠지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없이 건강했었다.그렇지만 요즘 아이들에게는 놀이문화가 사라졌다. 아파트와 도로, 주차장으로 둘러싸인 집 근처는 놀 수 있는 공간이 없고 그나마 수시로 드나드는 차량 때문에 위험해 놀지도 못한다.학부모들은 또래들과 놀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을뿐더러 놀 수 있는 시간도 없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대부분이 학원 2~3개씩 다니고 있다. 학원 마치고 늦은 시간 집에 오면 숙제하느라 바쁘다. 주말과 휴일에 시간이 나더라도 집에서 혼자 논다. 결국 컴퓨터 게임과 TV시청, 휴대전화 등과 같은 혼자만의 놀이문화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혼자 있는데 익숙한 아이들이니 타인에 대한 배려나, 협동심, 동료애와 같은 사회성이 부족한 이기적인 인성이 길들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의 상처나 고통을 생각하지 않는 폭력성이 싹을 틔우게 된다.또한 신체적 활동이 부족하니 비만과 과체중, 허약체질이 될 수밖에 없다. 어릴 때부터 단련시켜 놓은 체력은 평생의 자산이라고 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근육의 부피가 커지고 근력이 향상되고 심장의 크기가 커지고 신경기능과 신체 동작간 연계 능력이 길러져 정확하고 신속한 동작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의 운동은 그래서 지식수업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세계보건기구와 선진국들은 현대인들의 육체와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신체적인 비활동`이라고 진단하고 국가 차원에서 신체활동량을 늘리려는 모든 방도를 찾고 있다고 한다.우리 교육당국도 학생들의 체육활동과 인성지도의 상관관계를 인식해 가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스럽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최근 2학기부터 시행하는 교육과정 개정 시안을 공개했다. 주된 내용은 인성교육을 위한 예체능 수업을 크게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과목별 이수과목 20% 자율 조정에 음악·미술·체육을 줄일 수 없도록 했다. 그동안 대다수 학교가 국·영·수 수업을 늘리는 대신 예체능 수업을 줄였다. 또 학기마다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운영하도록 했다.이제 학부모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나깨나 공부를 외칠 것이 아니라 스포츠클럽에 참여시켜 잘 놀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2012-06-15

개항 50년 맞는 동빈내항 물속은 과연…

▲ 이준택 편집부국장포항시가 세계 4대 미항으로 만들겠다는 동빈내항은 포항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이번 주말 성대하게 치러지는 개항 50주년기념식도 이곳 동빈내항을 의미한다. 동빈내항은 어민들의 삶과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그곳에는 기쁨과 슬픔이 혼재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 유명세를 타는 죽도어시장이 있다. 한때 지역민에게 인기를 끌었던 얼음공장도 아직까지 볼수 있다. 선박엔진을 수리하는 소규모 공장도 즐비하다. 배를 수리하는 조선소는 건너편 송도쪽에 자리한다. 어민들은 막걸리 한사발로 피로를 푼다. 술기운에 목청을 높여보지만 그것도 잠시다. 만선의 기쁨에 아낙네들이 그들을 마중하면 하루 일과가 마무리된다. 옆집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살아가는 곳, 그곳이 동빈내항이다.오늘도 동빈내항은 어선들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바다는 거칠지만 동빈내항은 조용하다. 말이 없다. 태풍이 와도 동빈내항은 수줍은 숙녀처럼 속내를 잘 보여주지 않는다. 송도가 파도를 막아주면서 동빈내항은 호수화돼 가고 있다. 바다지만 바다 같지 않은 곳, 그곳이 동빈내항이다.포항사람의 삶과 함께 하고 있는 동빈내항의 물속은 어떨까. 최근 해양환경관리공단이 구항정화에 나서자 주민들은 깊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6일 해양폐기물 전용수거선의 퇴적오염물 제거작업을 지켜본 시민들은 시커먼 오염물질을 연신토해내는 동빈내항을 보며 걱정했다. 오염정도가 심각한 것은 아닌지 우려섞인 표정으로 지켜본 것이다.동빈내항은 10여년전 준설한적이 있다. 국비 등 수백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워낙 사업범위가 넓어 그때 당시에도 제대로 정화가 이뤄졌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동빈내항에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근본적인 차단 없이 내항의 완전 정화는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였다. 그래도 준설작업을 끝낸 어느날엔가는 고기들이 죽도어시장 위판장 앞까지 올라오기도 했다.그렇게 동빈내항 환경정화가 끝난지 10여년이 흐른 후 최근 드러낸 동빈내항의 속 모습은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1억5천만원을 들여 구항 바다 속 쓰레기 수거와 퇴적 오염물을 제거하는 이사업은 20.5㏊ 면적을 정화하기 위해 약 두 달간 진행된다. 공단은 155t의 폐기물을 수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첫날 작업을 지켜본 시민들은 그 정도의 사업비로 턱없음을 실감했다.동빈내항은 조수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퇴적오염물질이 바다로 흘러나가지 못하는 구조여서 정기적인 정화작업이 필요하다. 공단은 그나마 이번 작업으로 구항의 수질오염을 다소 개선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그런 동빈내항을 포항시는 세계 4대 미항으로 조성하겠다며 큰 소리를 치고 있다. 강한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의지를 불태운다. 형산강의 물길을 트고 주변을 그야말로 아름답게 조성하겠다는 것이 대괄적인 요지다. 형산강 물길을 트면 그나마 내항 오염은 줄일 수 있다. 지금 동빈내항 어시장쪽에서 영일만 입구까지는 사실상 정체상태라고 보면된다. 호수처럼 갇혀 있는 셈이다. 물길을 트면 67일정도 걸린다. 1년내내 갇혀 있던 내항이 2개월에 한번정도 물이 순환된다는 의미다.아무튼 이것도 미래의 얘기일 뿐이다. 현실은 답답하다. 이번 정화작업에서 드러난 것처럼 동빈내항의 속은 이미 중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그런데도 동빈내항은 조용하다. 아프다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아무런 일 없다는 듯 오늘도 어선들의 입출항 길을 안내하고 있다. 어민들의 삶의 장으로 역할을 말없이 수행하고 있다. 속은 썩어가면서도 말이다.세계의 미항이 되기 위해서는 준설도 병행돼야 한다. 포항시와 항만청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겉만 화려하다고 해서 세계적 미항이 될 수 없다. 미리 준설을 포함한 정화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때가서 준비하면 늦다. 세계 4대 미항은 해저도 아름다워야 한다.

2012-06-08

대구YMCA 위상 스스로 회복해야

▲ 이곤영 대구본부 부장최근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대표격인 대구YMCA의 고위 간부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부 보조금을 타낸 사실이 드러났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불법으로 보조금을 타내는 일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지역 사회에 주는 충격은 훨씬 정도가 크다. 대구YMCA는 지난 1903년 창립한 이래 지금까지 100년 동안 지역사회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고 지금도 지역사회의 대표 시민사회단체임을 지역민들은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구YMCA 고위 간부의 정부보조금을 받기 위한 불법행위로 이런 대구YMCA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대구YMCA 사무총장인 K씨는 지난 2009년 10월 30일 사회적 기업 사업이 내부 승인을 거쳤다는 내용의 `대구YMCA 유지재단 2009년 2차 회의록`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0년 1월 신천 에스파스(조경사업)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사업단은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따냈고 이어 또 다른 사회적 기업인 희망자전거 제작소(폐자전거 재생사업)도 설립해 정부보조금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K씨는 사회적기업 설립에 필요한 서류인 재단이사회 회의록을 허위로 조작, 노동부 인증 심사를 통과하며 수십억원의 혈세를 받아낸 것으로 드러나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열린 재단 긴급이사회에서 대구 YMCA에서 신천 에스파스와 희망자전거제작소를 인증하는 과정에 회의록을 임의로 만들어서 제출한 사실은 맞다며 이사회 회의록 임의 조작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그는 사회적기업 인증에서 불법을 자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경미한 절차상의 문제이고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은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인상이다. 그는 지난 26일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노동부에 제출된 회의록에 이용된 것은 평소 업무상 사용하는 직인으로 재단이사들의 인감은 사용은 커녕 회의록에 날인되어 있지도 않다면서 대구YMCA 재단이사들의 인감 도용에 대해 반박성명을 내기도 했다.또 그는 재단이사회에서 사회적 기업 승인에 반대가 있을 것을 우려해 위조된 문서를 제출한 건 맞지만 이는 경미한 절차상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보조금의 집행은 노동부 정기 감사와 부정기 불시 감사 등에서 지출기준에 따라 정상적으로 지출되었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K씨는 전체 이사진들의 의견도 구하지 않은 채 이사장 명의의 `반박 성명`을 냈다가 내부 반발이 빗발치자 부랴부랴 자신의 이름으로 홈페이지에 성명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을 과정을 보면 K씨는 지역사회를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많은 기여를 했으므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다소 불법적인 행위는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인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어느 단체보다도 투명하고 정당해야 할 지역의 대표적인 시민사회단체 고위간부가 궤변 수준의 반박성명을 내 YMCA 내부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YMCA 한 관계자는 문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정부보조금을 타낸 것 자체만 해도 대구YMCA의 명성을 추락시키는 행위인데도 목적의 정당성을 빌미로 절차적 하자를 변명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앞으로 대구YMCA의 위상 정립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함께 전 대구YMCA 관계자들이 K씨에 대한 각종 비리 등에 대한 의혹이 쏟아내고 있어 당분간 대구YMCA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YMCA가 이번 사회적기업 문제는 물론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K씨의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조사하고 내부 감시망을 더욱 강화해 지역을 대표하는 시민사회단체로서 위상을 재정립하기 바란다.

2012-06-01

대학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 이창훈 대구본부 부장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나 최근 들어 지역대학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힘든 것은 외부적인 요인도 있으나, 내부적인 원인이 더욱 커 지역주민들에게 안타까움을 넘어 실망을 주고 있다.지역은 대학의 도시라고 해도 틀린말이 아닐정도로 많다. 대구와 인근 경산에 4년제 대학 9곳과 전문대 14교등 23개 대학이 밀집돼 있다.하지만 이중 경북대, 계명대, 대구대 등 4년제를 비롯, 전문대가 내홍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다.유동인구만 3만명에 육박하는 경북대는 최근 총장직선제 폐지문제와 예술대비리등으로 한바탕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경북대는 총장직선제 고수로 올해들어 교과부의 교육사업과 역량강화사업에서 잇따라 탈락해 초비상이 걸렸다. 올해 경북대가 재정적으로 손해보는 액수는 약 22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돈으로 결국은 죄없는 재학생들이 손해를 볼 전망이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총장직선제를 놓고 대학본부와 교수회가 양보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도 해결기미가 난망한데 있다.경북대는 이외 예술대 교수채용과정에서 비리의혹이 불거져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등 과거 위상이 무색할 정도로 내·외부적으로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계명대는 어떤가. 오는 7월 신일희 총장의 7선 연임이 세간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총학생회의 비리가 터져 현재 경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소송에 휘말린 계명대는 총학생회가 이권에 개입한 의혹이 일어 도덕성 등에서 또한번 타격을 받았다.신 총장의 연임에 대해서도 지역시선은 마냥 곱지만은 않다.지역의 한 고위공무원은 “그동안 대학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되지만 대학이 더욱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가 있는 참신한 인물에게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사립대라 결정권이 재단이사회에 있어 일반인이 관여할 수 없지만 대학은 지역의 주요기관이라 한번 곱씹어 봄 직하다. 대구대도 마찬가지다. 과거 수십년전 이사장의 생사문제부터 베일에 가려있다, 최근 들어 이사장 선출 문제로 진통을 겪고있다. 지난 1994년 임시이사 체제 이후 무려 17년 만에 정상화를 이뤘지만 옛 재단측 이사들과 현 법인구성원 측 이사들 간 이견으로 폭력이 난무하는 등 대학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내홍을 겪고 있다. 오죽하면 `대구대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까지 나올 정도로 지역민한테 머리아픈 대학으로 인정되고 있다.4년제대학과 마찬가지로 전문대학들도 하나같이 시끄럽다.여러 가지 혐의가 불거져 경찰수사에서 100억원대의 큰 비리로 술렁거렸던 대구보건대는 최근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 한숨을 돌렸다.하지만 `경찰의 무리한 수사` 라는 시각과 `검찰의 봐주기`라는 시각이 교차되고 있다. 이외 경북의 또다른 한 전문대학은 학생들에게 줄 교비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검찰수사를 받고있어 대학이 비리복마전으로 비쳐지고 있는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대학들이 학내문제나 인사문제 등으로 검·경의 수사대상에 올라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있다. 대학은 중세이후 최고의 권위있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유독 우리나라의 대학은 진리의 상아탑이 아니라 비리의 인골탑으로 각인되고 있다. 진정으로 지역대학이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 지역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는 없는가. 아니 존경은 받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손가락질만은 안받을 수 없는가.대학 관계자에게 당부하고 싶다. 공립이든 사립이든 설립당시의 초심을 잃지말고, 진정으로 학생과 지역사회를 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라고 말이다.대학이 주어진 정도대로 본연의 길을 가면, 시민을 비롯 모두가 그야말로 경의를 표할 것이다. 어느 대학가에 붙여진 슬로건이 생각난다.`대학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2012-05-25

개헌론에 꼼수는 없어야

▲ 이창형 서울지사장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한국 정치의 구태의연한 틀을 부수는 일을 시작한다”며 최근 자신의 대권도전을 선언했다.그는 “세력간·지역간 싸움이 아닌, 뺏고 빼앗기는 전쟁 같은 싸움이 아닌, 선거에 패자가 되더라도 떨 필요 없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구태의연한 정치의 틀을 부수는 역할에 새누리당 대권후보들이 가세했다.이재오 의원은 대선과 총선의 주기를 맞추고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정몽준 의원은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회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개헌에 찬성했다.개헌요구에 대한 나름의 꼼수가 없지않지만 자신들이 살기 위해 죽기살기로 머리채를 휘잡는, 폭력이 난무하고 명패를 앞세운 인민재판식의 통합진보당에 비해서는 아주 신사적이다.왜 개헌이 필요한가에 대해 국민들은 관심이 없다. 설령 개헌이 공론화된다고 해도 뭔가 `꼼수`가 있지않느냐는 것이 대다수의 시각이다.하지만 정치판의 이전투구, 정치권력의 절대화 및 사유화에 따른 병폐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점에서는 뭔가 변해야 한다. 그것이 각 당이 앞세우고 있는 `쇄신`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 쇄신이 자기반성적인 측면이라면 헌법의 개정은 스스로 규칙을 새로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의 모순에 동의하고 새로운 룰에 합의하자는 의미다.그런 면에서 지금의 개헌논의는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을 거쳐 반드시 실행돼야 할 부분이다. 돌이켜보자.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도 현행 헌법구조상 정치폐해를 인정하며 개헌을 주장했다.이 대통령은 2009년 광복절 축사에서 선거구제 및 행정구역, 권력구조 개편으로 국한시키자는 의미의 `권력구조에 제한된 개헌`을 정치권에 던졌다. 2011년엔 `국회가 주도하는 포괄적 개헌`을 희망했다.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말인 2007년 1월 특별담화를 통해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4년 연임제로 바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는 `원 포인트` 개헌안을 제안했다.하지만 이 대통령의 개헌은 친이(親李) 세력이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를 무력화하려는 음모로 인식되면서 유야무야됐다.노 전대통령의 제안 또한 대선을 앞두고 불리한 정치판을 흔들어 보려는 의도로 의심받는 `정치적 꼼수`로 묵살됐다.그런데 지금 한국정치는 시대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과거와의 단절을 거부하고 있다. 그 중심에 현행 대통령제를 규정하는 헌법이 있다.1948년 7월17일 초대 헌법 제정 이후 최장수 기록을 세우고 있는 현행 헌법은 1987년 10월 9차 개헌을 통해 탄생했다.대통령 선출제를 간선에서 직선으로, 대통령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바꾼 요인이 됐다. 하지만 5년인 대통령 임기와 4년인 국회의원 임기가 일치하지 않아 선거가 줄줄이 계속되면서 대중영합적인 정책이 남발됐다. 또한 미래 권력이 부상하기 시작하는 대통령 임기 3년차부터 레임덕이 나타나는 등의 폐단도 날로 극심하다.각론에서만 차이가 있었을 뿐 “바꿔야 한다”는 총론에는 이견이 없었던 개헌문제에 대해 정치권은 사심을 버려야 한다.매번 정치권의 이해와 맞물려 정략적으로 이용됐던 경험이 있지만 이번 만큼은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주권자인 국민이 개헌과정에 적극 초대돼야 하고, 여야는 물론 차기 대권주자 모두 당리당략에서 벗어나야 한다.술병 나발을 불며 담배를 꼬나물고 관광호텔에서 억대도박판을 벌인 조계종 승려들의 파계가 특정 종교·종파만의 문제가 아니듯 현행 대통령제에서의 폐해 또한 정치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이 고스란이 뒤집어 쓰고 있는 한국 정치의 폐해를 비록 제도의 틀 속이지만 이 기회에 떨쳐내야 한다.

2012-05-18

제50회 경북도민체전과 경북체육인

▲ 서인교 대구본부장스포츠는 전 국민을 하나로 묶는 힘이 있다. 또한 스포츠는 사회통합과 경쟁력을 높이는데 적잖은 역할을 한다. 스포츠만이 갖는 특효약이라 할 수 있다. 경북에서도 도민을 하나의 고리로 묶는데 도민체전만큼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드물다. 서로 시군의 명예를 내걸고 출전하다보니 때론 격한 감정을 토로하고 가끔씩은 승부욕이 지나쳐 부전선수 출전 등 어쭙잖은 일도 일어나지만 그래도 도민체전은 늘 도민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주고 희망을 선사해 왔다. 그 경북도민체전이 올해 50주년을 맞는다. 바로 오늘 저녁, 제50회 경북도민체전 개막식이 우리나라 IT산업의 중심지인 구미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는 것이다. 4일간의 열전은 또다른 경북의 힘과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 경북도민체전 50주년을 맞는 오늘, 그동안 경북체육을 견인해 온 경북체육인들은 기쁨과 회한이 교차하리라 본다. 특히 경북도 예산 8조원 시대를 맞아서도 체육 예산은 부족한데, 과거는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강건너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춥고 척박했던 땅을 개척하고, 외롭고 힘들었던 분야를 헤쳐나가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오직 경북체육인들이라는 이름 하나 갖고서 말이다. 헌신과 책임이 없었다면 거의 불가능한 일들을 경북체육인들은 해냈다. 가꾸고 견뎌왔던 그 결과는 경북체육의 비약적인 발전을 낳았고, 스포츠를 통해 도민들은 건전한 마음, 건강한 신체를 단련할 수 있었다. 항상 뒤에서 노력하며 땀 흘려 온 경북체육인들의 덕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경북도와 개최지인 구미시도 이번 체전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그래서 슬로건도 `도민체전 반세기, 구미에서 미래로`로 내걸었다. 대회도 이채롭다. 성화 봉송부터 승마, 자전거, 인라인, 세그웨이 등을 활용하며 친환경적인 부분을 적극 살리며 체육을 시정에 절묘하게 접목시켰고 50이라는 숫자에 맞춰 23개 시군 대표와 구미시 27개 읍면동 대표 등 50명이 동시 점화한다. 5천 명으로 구성된 학생연합 합창단의 우렁찬 합창과 7천명의 주민이 흥겹게 펼친 3355 삼족오 댄스도 색다르다. 구미 시민 주연에 시·도민이 하나 되는 화합을 주 내용으로 했다.도청 주변에는 늘 무용담이 많지만 체육부분이 더 유별나다. 도민체전도 마찬가지다. 출범 당시 대구광역시도 참가했던 경북도민체전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1963년 치러진 경북체전은 전국 최초의 스포츠제전이란 이름으로 기록을 남겼고, 그간 숱한 신기록을 쏟아내며 경북체육을 견인해 왔다. 2회 16회 24회 26회 33회 등 6번은 전국체전 아시아경기 서울올림픽 등 여러 여건으로 중단되기도 했지만 2회 경우 한파로 중지됐던 아픔도 있다.오늘 도민체전 50주년을 맞는 경북체육은 이제 새로운 50년을 향해 출발한다. 이번에도 23개 시군 선수와 임원 등 3만5천명이 참가, 저마다 고향명예를 걸고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일 것이다. 반세기를 마감하는 대회인 만큼 한 점 부끄럼 없는 체전이 돼야 하겠지만 덧붙여 김관용 경북지사가 늘 그리고 있는 그림, 즉 잘사는 경북, 일자리가 많은 경북, 재도약하는 경북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향후 50년 후 경북도민체전은 어떤 모습일지 반세기를 맞는 오늘 아침 무척 궁금하다. 행정구역 개편 등 여러 여건에 따라 경북체육도 상당한 변화가 있겠지만 그 어떤 경우든간에 스포츠가 주는 힘, 즉 도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점만은 오늘이나 50년 후나 여전할 것이다. 반세기를 맞아 구미에서 치러지는 도민체전의 성공을 기원하고 묵묵히 지난 50년 동안 뒤에서 경북체육 텃밭을 일구고 땀을 흘려온 경북체육인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2012-05-11

安居樂業의 전제조건

▲ 정상호 편집부국장안거낙업 (安居樂業)은 `편안히 살고 즐겁게 일한다`라는 뜻으로 노자의 도덕경에서 유래된 사자성어다.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0일 19대 총선 당선인대회에서`안거낙업`을 강조했다. 그는 당선인 인사말에서 “제가 좋아하는 사자성어가`안거낙업`인데 국민이 근심 걱정없이 살면서 생업에 기쁘게 종사하는 나라를 만드는것 이상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을 위해 국회에 들어와 있는게 우리들의 존재이유다”고 말했다.박 위원장은 이날 안거낙업을 언급하기전 이런 말부터 먼저 꺼냈다. “정치를 위한 정치, 국민의 마음을 외면하는 정치를 이제 끝내야 한다. 정치가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우리끼리 갈등하고 정쟁하면서 국민께 실망을 드린다. 또다시 지지해달라고 말할 자격도 없고 정권 재창출도 못할 것이다”박 위원장의 이 말은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이재오 의원 등 비박근혜계 대선 주자들이 자신을 향해 ` 1인 독재체제를 강화했다. 대세론은 허상이다`고 비판하자 이를 정쟁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정몽준 의원은 당선자 대회 중간에 행사장을 떠나면서 박위원장을 향해 “오늘같이 좋은자리에서도 경고를 하시니까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기자들에게 “박 위원장이 오늘도 정쟁을 하면 안된다는 말을 했는데 정쟁과 정치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며 “그런식으로 하니 정치가 다 없어진다”고 주장하며 날을 세웠다.박근혜 위원장은 이번 19대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새누리당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이다.총선 승리로 박근혜 대세론은 더욱 확고해졌다.이런 분위기를 타고 친박 인사들 사이에서 경선 무용론과 박근혜 추대론까지 나왔다. 하지만 김문수 경기지사에 이어 정몽준 의원이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친이계 이재오 의원과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까지 대선 출마뜻을 내비치면서 박위원장에 맞설 상대가 없을 것처럼 보였던 대권구도는 다자경쟁구도가 될전망이다.비박 대선주자들은 먼저 한목소리로 경선룰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친박이 다수고 박근혜 위원장이 당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에서 지금의 경선방식으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며 완전 국민참여 경선으로 경선룰을 바꾸자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박근혜 중심 당 운영방식도 문제삼았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위원장 1인을 위한 사당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당내 박근혜 위원장의 측근들은 비박 대선후보들의 이같은 공격에 발끈하는 분위기다. 당을 기사회생 시켜놓으니 이제와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한다며 박 위원장 개인에 대한 공격과 비판은 참지 못하겠다고 잇따라 반박하고 나서 친박과 비박간의 첨예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특히 경선룰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은 정치적으로 돌이킬 수없는 상황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박 위원장의 측근들은 지지율이 1, 2%도 안되는 경쟁자들이 도저히 이기지 못할 것 같으니 경선룰을 시비한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하지만 비박 대선 후보들은 현행 방식의 대권후보 경선은 무의미하다며 완전국민경선을 받아들이라며 압박하는 태세다.어찌보면 새누리당내 대선 후보들간 경쟁은 야당보다 더 당내 민주주의가 활발한 정당으로 변신하는 기회가 될수도 있다. 유력한 대선후보로서 박근혜 위원장은 이런 비박 대선후보들의 비판과 공세가 섭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공세를 거꾸로 자신의 정치적 단점으로 거론되는 소통과 포용력 부족의 리더십을 말끔히 씻어내는 계기로 삼는 것은 어떨까.그럴 경우 국민을 진정 `안거낙업`할 수 있게하는 정치 지도자로서 박근혜 위원장의 위상은 오히려 더욱 공고해지리라 생각한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2012-05-04

대한민국 권력이 추락하고 있다

▲ 윤종현 편집부국장 대한민국 권력이 추락하고 있다.MB정부 개국공신들이 연일 검찰청사를 들락거리고 있다.비단 이 정부 뿐아니라 대한민국에서 한때 권력을 누렸던 이들의 말로가 비참했던 것을 국민들은 자주봤다.그래서 지금 펼쳐지고 있는 권력형 비리란 초대형 드라마를 시청하는 국민들이 이같은 팩트에 대해 익숙해 있을 정도다. MB의 멘토인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서울 양재동 대규모 복합유통단지 개발사업 시행자인 (주)파이시티로부터 수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최씨는 자타가 공인한 현 정부 최고 실세였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버금가는 권세를 가진 이였다.또 이와 못지않을 정도의 위치를 누렸던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도 이 사건과 자유스럽지 못하며,그리고 언제 터질 지 모를 `불발탄`을 안고 있다.앞서 MB 절친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비롯 친인척, 측근 등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 인사가 적지 않았다.현 정부만 그런 것은 아니다.노무현 정부때도 박연차, 최도술 등과 김대중, 김영삼, 노태우,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권력형 비리는 국민들의 혀를 차게 할 정도다.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리에 연루돼 검찰 조사 이후 `자살`이란 극단의 길을 택했다. 그래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왜 한국의 권력자의 말로는 사법당국에서 조사를 받을까”라는 조소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이 악순환이 언제 단절될 지 의문이다. 대한민국 정권은 비리에 휩싸일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와 필연적 운명이 따라다니는 걸까. 그저 의아스러울 뿐이다. 권력을 잡은 이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가 아닌 부패집단과 결탁하면서 호가호위를 한 결과, 어떤 모습으로 추락하는 지를 수없이 봐 왔으면서도 정권만 잡으면 종전 그대로다. 그래서인지 정권 실세로 지칭되는 이에게 `조만간 교도소에 가겠구먼`이란 말이 곧잘 나오고 신통하게도 맞아 떨어진다. 또 `매도 당대에 맞아야지, 후대에 맞으면 더 심하게 맞을 껄`국민들은 이제 정권말기 각종 비리 등이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지 내다보는 눈높이까지 갖추고 있다.대한민국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위정자나 권력자들은 뭔가를 착각하는 것 같다. 마치 무뇌(無腦)의 소유자처럼…. 특히 대선(大選)이란 빅 게임을 통해 권력을 잡으면 이 권력이 천년만년 행사할 것으로 여기면서 기고만장했고, 통치권자 주변에는 실세, 멘토, 주류 등 실세들이 표를 준 유권자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치부에 열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리고 온갖 무리들이 이들에게 연줄을 되기 혈안이며, 여기에는 기본적으로`검은 돈`이 오간다는 것은 정설이다. 권력형 비리가 발생하면서 늘 구린내가 진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관인 것은 권력을 잡은 이들은 `개혁`과 `혁신`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들이 한 행위를 보면 너무 이율배반적이다. 결과를 보면 자신들이 개혁과 혁신의 대상인데도 말이다.한국 정치의 가장 큰 병폐는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마치 `특정인`또는`특정세력`을 위해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치인이나 권력자들이 헌법을 자주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속에는 권력자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다 들어있다. 시중에는 오죽했으면, 재벌은 형제 때문에, 권력은 측근 때문에 망한다는 말이 나돈다. 미국 속담에 `All good things must come to an end. All`s well that ends well`(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라는 말이 있다. 언제쯤 끝이 좋은 권력자,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봉사했다는 칭찬을 할 권력자를 볼 수 있을까. 요즘 서울 돌아가는 꼴을 보면 제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지며, 달도 차면 기운다는 화무홍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을 너무나도 실감케 한다.

2012-04-27

축구와 시민화합

▲ 정철화 제2사회부장화창한 날씨가 사람들을 야외로 이끈다. 스포츠를 즐기기에 딱 좋은 날씨다. 현대인들은 건강과 유희, 사회통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스포츠를 즐긴다. 특히 남자들은 생활의 한 부분으로 인식할 만큼 중요하게 여긴다.심리학자들이 분석한 남자들의 근본적인 성격을 이해하면 태생적으로 스포츠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남자의 원초적 본능에는 정복욕과 과시욕이 잠재돼 있어 항상 상대를 제압하고 힘을 과시하려 든다. 원시시대 동물을 상대로 사냥을 했고 사회속에서도 끊임없이 힘겨루기를 하며 경쟁을 하려 든다. 개인간의 힘겨루기가 국가간의 집단 힘겨루기로 확대된 것이 전쟁이다. 남자는 근본적으로 사냥과 전쟁을 좋아한다는 말로 통한다. 남자들이 어릴 때부터 장난감 무기와 전쟁놀이를 좋아하고 컴퓨터 전쟁게임이나 전쟁영화에 빠져드는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스포츠도 이 범주에 속한다.원시시대를 지나 농경시대가 되면서 더 이상 사냥이 필요 없게 된 인간들이 일 이외의 여가에 사냥기술을 겨루고 발전시킨 것이 스포츠의 출발이라고 한다. 개인간의 사냥기술 겨루기를 집단 겨루기로 발전시킨 것이 단체 스포츠 경기인 것이다.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 종목은 단연 축구이다. 지구촌이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사냥과 전쟁을 좋아하는 남자들의 원초적인 본성과 가장 닮았다는 데서 해답을 찾는다.최근 3년 동안 축구전용구장인 포항스틸야드를 찾아 포항스틸러스의 홈경기를 거의 빠지지 않고 관전하면서 문명화된 무기가 나오기전 칼과 창만으로 싸웠던 전쟁 모습이 연상됐다.국가 또는 부족이 군대를 이끌고 국경에서 대치한다. 무기는 칼과 창이 전부다. 서로 잘잘못을 따지는 설전이 오간 뒤 넓은 들판에서 중원 전투를 시작한다. 팽팽한 중원 힘겨루기가 오랫동안 계속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밀리는 쪽이 퇴각하게 되고 마지막에는 성안으로 들어가 농성전에 돌입한다. 공격하는 쪽은 성을 에워싸고 공성전을 벌인다.성문을 부수거나 사다리로 성벽을 타고 넘어가는 정면돌파를 시도한다. 또 화살이나 돌, 화공을 성안으로 쏟아붓는 등 성을 함락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격한다. 수성하는 쪽은 어떻게든 성안에 적군을 들여 놓지 않고자 사력을 다해 방어한다. 농성전을 벌이는 쪽이 수성만 하지 않는다. 간혹 공격을 하다 지쳐 성에서 물러나 있는 적진지에 야간 기습작전을 감행해 큰 상처를 입히기거나 퇴각시키기도 한다. 오랜 시간 계속된 전투는 먼저 허점을 드러내는 쪽이 패하게 된다. 부상자가 많아 전투력을 상실하거나 식량이 떨어지거나, 장시간 전쟁에 지쳐 내부 반란이 일어나는 등으로 전쟁은 끝이 난다. 성이 함락되거나 공격하는 쪽이 승부를 미루고 물러나거나, 어느 쪽으로든 승부는 결정이 난다. 여기에 무기를 축구화와 축구공으로 바꿔 놓으면 오늘날 축구 경기 모습이 된다.축구의 또 다른 매력은 규칙이 단순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키가 큰 사람이나 작은 사람이나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고, 공과 발이 지닌 원초적인 불안전성으로 인한 팽팽한 긴장과 승리에 대한 희망을 심어준다.누군가가 몹시 밉거나 분노가 치밀면 축구장을 찾을 것을 권하고 싶다. 포항에는 우리나라에서 관전 편의가 가장 좋은 전용축구장이 있어 더없이 좋다. 지난주 우리는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다. 선거기간 내내 편이 갈려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다. 상대에 대한 섭섭하고 분한 마음을 속히 떨쳐내고 다시 화합의 길로 나가야 한다. 선거 기간 경쟁했던 모든 사람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축구장을 찾으면 어떨까. 함께 목청 높여 응원을 하다 보면 어느새`우리`가 된다.

2012-04-20

봄날은 간다, “꽃구경이나 했는지…”

▲ 이준택 편집부국장봄꽃이 활짝폈다. 지난주부터 피기시작한 벚꽃은 이번주 붉은 듯 하얀 속살을 완전히 드러냈다. 흐드러지게 핀 꽃이 흩날린다. 곳곳에 꽃비가 되어 내린다. 꽃이 시민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아내들은 봄나들이를 재촉한다. 이 좋은 봄날 그것도 못하겠느냐 쉽다. 그러나 막상 행동에 옮기려면 그것도 녹록치 않다. 그래도 일반시민들은 만개한 벚꽃을 감상하는 여유라도 있어 다행이다.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선거기간동안 꽃을 볼 여유조차 없었다. 아쉽게도.... 선거가 끝났다. 공식선거운동기간은 13일이지만 후보들은 긴 레이스를 펼쳤다. 예비후보 부터 따지면 120일이다. 이전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6개월 아니 1년이상 이번 총선에 올인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후보도 있다. 아무튼 그렇게 긴호흡을 통해 준비한 후보들은 파김치가 됐다. 후보들에게 꽃구경이란 팔자좋은 타령이다. 하늘을 볼시간도 없는데 꽃을 본다는 것은 사치일 수 있다. 모든 것을 유권자에게 집중했다. 자신을 지지해주리라 기대하며 유권자를 만나고 악수한다. 그것이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은 선거가 끝나면서 알게되지만 선거기간동안 그들은 그것이 최선이었다.경북 구미 갑의 심학봉 당선자의 고향은 포항이다. 그는 과감히 자신의 고향이 아닌 이 곳에서 승부수를 띄워 성공했다. 물론 그의 당선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내공도 다져져 있지만 긴호흡으로 꾸준히 지역민과 관계를 개선시켜온 덕일 것이다.그의 당선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고향사람이 아니면 쉽지 않은 정치적 지역정서를 깬 것이다. 정치만큼은 고향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의식이 대한민국 전반에 팽배해 있다. 혼혈족도 원치 않는다. 성골만이 대접 받는다. 구미 갑 심학봉 당선자는 그런 구도를 깼다.반면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은 아직도 정치분야 만큼은 고향사람 타령이다. 타지인을 잘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는 속성이 있다. 포항 남구·울릉에 출마했던 김순견 포항시축구협회장, 노선희 씨알텍대표, 북구에 출마한 노태형 변호사 등은 이번 선거에 애를 먹었다. 결국 공천이 좌절되면서 꿈을 잠시 접었지만 고향타령에 내심 힘들었다. 오직했으면 노 변호사는 향우회를 찾아다니며 운동을 했을까 싶다. 김 회장은 고향문제로 기자회견까지 했다. 노 대표도 남편따라 와서 자식놓고 살았다며 제 2의고향임을 부각시킬 정도로 이들에게 고향정서는 큰 걸림돌이었다.언제까지 포항은 이런 고향타령의 소모전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안타깝다. 고향사람만을 고집하면서 글로벌을 외친다. 정치만큼은 지역정서를 외치는 이중적인 행태가 아쉽다. 심 당선자처럼 고향은 아니지만 고향이상의 애정으로 다가선다면 외면할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고향이라면서 선거때만 되면 찾아오는 그런 고향사랑은 의미 없다. 성공을 위해서 어쩔수 없었다는 것도 변명이다. 교통편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과거처럼 포항을 찾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돼서는 곤란하다. 총선은 끝났지만 봄날은 가고 있다. 꽃구경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당선된 후보나 낙선한 후보 모두 여유를 갖고 주위를 돌와봤으면 어떨까 싶다. 그것도 어렵다면 후보들과 꽃구경 갈 시간이 없는 독자여러분 모두 모처럼 김춘수님의 `꽃 `한번 감상하시라.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빛이 되고 싶다

2012-04-13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이 중요하다

▲ 이곤영 대구본부 부장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아직 남았지만 대구는 일찌감치 파장 분위기이다. 이는 새누리당 간판만 달면 지역민이 듣도 보도 못한 인사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더라도 백이면 백 모두 당선되는 것이 대구지역 정치 풍토이기 때문이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되는 공식이 이번에도 예외가 없이 적용되는 형국이다.지역 유권자들은 현 정권으로부터 역차별을 당한 서러움에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물갈이 여론이 팽배했다. 그동안 낙하산 인사들이 지난 30년 동안 지역 국회의원을 맡다보니 대구를 돌보지 않아 대구 경제가 피폐해졌다며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총선이 시작되기 1년여부터 대구는 새누리당(전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끊었다. 17년째 1인당 GRDP가 전국 꼴찌를 기록할 정도로 갈수록 침체한 대구가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국가산업단지를 어렵게 유치했고 이를 성공시켜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하늘길이 절실하게 필요했다.이에 지역민들은 동남권 신공항 유치에 나섰고 삭발까지 감행하며 신공항에 대한 염원을 보였다. 그러나 정부아 여당인 한나라당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백지화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국회의원들은 신공항 문제를 애써 회피하며 지역민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됐다.또 페놀사고 등 항상 먹는 물 문제에 시달려온 260만 대구시민의 숙원사업인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새누리당이 적극 나서지 못하고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며 한 핏줄인 대구와 경북의 갈등만 불러 일으켰다. 정부도 먹는 물 문제를 KDI의 예비타당성조사결과를 들어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며 무산시켰다. 대구·경북민의 표로 당선된 이명박 정부에 기대를 걸었던 지역민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취수원 이전 무산 등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꼴이 됐다.신공항 건설과 취수원 이전 문제에 실망한 대구·경북은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여론은 들끊었고, 결국은 `총선때 두고 보자`며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론이 팽배해졌다. 그러나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민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경북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인사를 대구에 내려꽂고 다른 지역에 공천한 신청한 후보를 인근지역으로 돌려막는 등 입맛대로 공천을 했다.낙하산 공천, 돌려막기 공천, 내려꽂기 공천 등 새누리당의 불합리한 공천에 지역민은 분노하는 등 심판론이 거세게 일어났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대통령을 만든 새누리당의 텃밭이라는 알량한 이유로 총선판세는 별다른 저항없이 새누리당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대구가 새누리당에 무슨 큰 빚이라도 진 것이 아닌데 지역 유권자들은 맹목적으로 새누리당(전 한나라당)을 상대로 짝사랑만 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정치구도를 만든데는 무엇보다도 유권자들의 책임이 크다. 지역 민심과는 상관없는 수도권 중심의 판단기준으로 공천을 받은 후보가 별다른 경쟁없이 당선되면 어느 누가 지역 유권자들을 무서워 하겠는가.새누리당에 대한 지역민의 충성도가 맹목적인 것을 후보들이 이번에 체험하게 됐다. 대구의 지리도 잘 모르는 서울TK 후보가 지역구를 채 돌아보지 못한 상황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지역민의 무조건적 새누리당 사랑을 경험하며 국회로 무혈입성하는 셈이다. 지역민의는 물어보지도 않고 새누리당이 낙점해주는 인물을 지역민이 압도적으로 선택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번에도 그대로 재현됐다.19대 총선이 1주일도 남지 않았다. 유권자 모두가 이번 총선에서 적극적인 투표참여와 현명한 판단으로 정치를 쇄신해야 새누리당을 맹목적인 지지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중요한 때다. 4·11 총선에서는 지역사회의 각종 민생현안을 해결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로 국회의원을 선출하도록 하자.

2012-04-06

베리어프리 운동을 시작하자

지난해 말 개봉된 영화 `도가니`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소설가 공지영의 논픽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도가니는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의 관심을 증폭시켜 수년이 지났지만 해당 인화학교가 폐교되고 관련자가 다시 구속되는 등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하지만 이렇듯 장애인의 인권을 다룬 영화였지만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 장애인을 배려한 영화로 제작되지는 못했다. 얼마전 장애인관련 단체는 이 도가니 영화가 청각과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며 영화사 앞에서 항의시위하는 소동까지 있었다.즉 베리어프리 영화(시각이나 청각장애인을 위해 음성과 자막을 넣음)가 아니었다며 시위까지 한 것이다. 베리어프리(barrier free)는 1974년 국제연합 장애인생활환경전문가회의에서 `장벽 없는 건축 설계`에 관한 보고서가 나오면서 건축학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다. 이후 일본·스웨덴·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휠체어를 탄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일반인과 다름없이 편하게 살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주택이나 공공시설을 지을 때 문턱을 없애자는 운동이 전개되면서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이러한 의미가 확대돼 오늘날에는 건축이나 도로·공공시설 등과 같은 물리적 배리어프리뿐 아니라 자격·시험 등을 제한하는 제도와 법률의 장벽을 비롯해 각종 차별과 편견, 나아가 장애인이나 노인에 대해 사회가 가지는 마음의 벽까지 허물자는 운동의 의미로 확대 사용되고 있다.하지만 지역의 현실은 어떤가.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제대로 된 베리어프리가 없다.당장 저상버스 보급률만 보더라도 그렇다. 정부는 고령자나 장애인을 위해 지난해까지 전국의 저상버스 의무도입 목표를 22.2%로 설정했으나, 실제 도입 비율은 10%에 그쳤다.대구만 보더라도 올 2월말 현재 1천561대 버스중 저상버스는 146대에 그쳐 9.3%로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교육청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재 대구에는 8개, 경북에는 7개의 특수학교가 있고 학생수는 2천900여명에 이른다. 과거보다 이들 학교들의 시설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선진국과 비교해 장애학생들이 썩 만족한 시설로 생활하지는 않는 것 같다.한 장애학생 학부모는 “장애아동의 부모가 되어보지 않으면 그 심정을 모른다. 공공장소 등에 한번 갈 때면 몇 시간이 걸리는 것은 기본이고, 죄 지은 사람처럼 정상인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서글픈 현실”이라고 말했다.요즘 선거로 한참 시끄럽다. 선량이 되기 위해 수천명의 사람들이 나름 자신을 내세우고 수많은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그 잘난 사람들의 공약 어디에도 장애인을 배려한 베리어프리 공약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우리 모두는 예비 장애자들이다. 실제 장애인의 약 80%는 질병이나 예기치 않은 사고 등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인이다. 우리가 언제 어느 시점에 장애가 될 지 아무도 모른다.지난주 우리나라 베리어프리 영화 `달팽이의 별`이 개봉됐다. 베리어프리 영화로는 얼마 전 개봉돼 선전한 `블라인드`에 이어 두 번째다.시청각 중복 장애인 조영찬씨와 척추장애인 김순호씨 부부의 힘겹지만 아름다운 삶을 담은 영화다. 이승준 감독의 이 영화는 지난해 11월 암스테르담 국제다큐영화제에서 아시아권에선 처음으로 대상을 받았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총리실 직원들과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봤다.이 영화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베리어프리 운동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당리당략을 위해 말을 헌신짝처럼 바꾸는 사람이 아닌 진정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사람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2012-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