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전 국민을 하나로 묶는 힘이 있다. 또한 스포츠는 사회통합과 경쟁력을 높이는데 적잖은 역할을 한다. 스포츠만이 갖는 특효약이라 할 수 있다. 경북에서도 도민을 하나의 고리로 묶는데 도민체전만큼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드물다. 서로 시군의 명예를 내걸고 출전하다보니 때론 격한 감정을 토로하고 가끔씩은 승부욕이 지나쳐 부전선수 출전 등 어쭙잖은 일도 일어나지만 그래도 도민체전은 늘 도민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주고 희망을 선사해 왔다.
그 경북도민체전이 올해 50주년을 맞는다. 바로 오늘 저녁, 제50회 경북도민체전 개막식이 우리나라 IT산업의 중심지인 구미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는 것이다. 4일간의 열전은 또다른 경북의 힘과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 경북도민체전 50주년을 맞는 오늘, 그동안 경북체육을 견인해 온 경북체육인들은 기쁨과 회한이 교차하리라 본다. 특히 경북도 예산 8조원 시대를 맞아서도 체육 예산은 부족한데, 과거는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강건너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춥고 척박했던 땅을 개척하고, 외롭고 힘들었던 분야를 헤쳐나가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오직 경북체육인들이라는 이름 하나 갖고서 말이다. 헌신과 책임이 없었다면 거의 불가능한 일들을 경북체육인들은 해냈다. 가꾸고 견뎌왔던 그 결과는 경북체육의 비약적인 발전을 낳았고, 스포츠를 통해 도민들은 건전한 마음, 건강한 신체를 단련할 수 있었다. 항상 뒤에서 노력하며 땀 흘려 온 경북체육인들의 덕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경북도와 개최지인 구미시도 이번 체전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그래서 슬로건도 `도민체전 반세기, 구미에서 미래로`로 내걸었다. 대회도 이채롭다. 성화 봉송부터 승마, 자전거, 인라인, 세그웨이 등을 활용하며 친환경적인 부분을 적극 살리며 체육을 시정에 절묘하게 접목시켰고 50이라는 숫자에 맞춰 23개 시군 대표와 구미시 27개 읍면동 대표 등 50명이 동시 점화한다. 5천 명으로 구성된 학생연합 합창단의 우렁찬 합창과 7천명의 주민이 흥겹게 펼친 3355 삼족오 댄스도 색다르다. 구미 시민 주연에 시·도민이 하나 되는 화합을 주 내용으로 했다.
도청 주변에는 늘 무용담이 많지만 체육부분이 더 유별나다. 도민체전도 마찬가지다. 출범 당시 대구광역시도 참가했던 경북도민체전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1963년 치러진 경북체전은 전국 최초의 스포츠제전이란 이름으로 기록을 남겼고, 그간 숱한 신기록을 쏟아내며 경북체육을 견인해 왔다. 2회 16회 24회 26회 33회 등 6번은 전국체전 아시아경기 서울올림픽 등 여러 여건으로 중단되기도 했지만 2회 경우 한파로 중지됐던 아픔도 있다.
오늘 도민체전 50주년을 맞는 경북체육은 이제 새로운 50년을 향해 출발한다. 이번에도 23개 시군 선수와 임원 등 3만5천명이 참가, 저마다 고향명예를 걸고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일 것이다. 반세기를 마감하는 대회인 만큼 한 점 부끄럼 없는 체전이 돼야 하겠지만 덧붙여 김관용 경북지사가 늘 그리고 있는 그림, 즉 잘사는 경북, 일자리가 많은 경북, 재도약하는 경북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향후 50년 후 경북도민체전은 어떤 모습일지 반세기를 맞는 오늘 아침 무척 궁금하다. 행정구역 개편 등 여러 여건에 따라 경북체육도 상당한 변화가 있겠지만 그 어떤 경우든간에 스포츠가 주는 힘, 즉 도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점만은 오늘이나 50년 후나 여전할 것이다. 반세기를 맞아 구미에서 치러지는 도민체전의 성공을 기원하고 묵묵히 지난 50년 동안 뒤에서 경북체육 텃밭을 일구고 땀을 흘려온 경북체육인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