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남자들

등록일 2012-06-29 20:02 게재일 2012-06-29 23면
스크랩버튼
▲ 윤종현 편집국 부국장

대선을 앞두고 가장 재미있는 것으로 한 여자를 두고 뭇 남자들이 연일 집단공격하는 장면이다.

한 여자라면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고, 뭇 남자라면 새누리당 소속 대선 주자 김문수, 이재오, 정몽준 등이며, 야당에서는 김두관, 문재인, 손학규 등 남자일색(男子 一色)이다.

어찌 보면 이 풍경이 향후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 돼도 히트칠 정도로 박진감과 스릴을 담고 있다.

특히 현재 대선 진행형은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있어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정치현상이며, 이도 한국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한다.

웃기는 것은 단 한 명의 여성 정치인이 여야 대선주자의 공적(公敵)이 되어 집중포화(集中砲火)를 맞고도 별 탈 없이 꿋꿋이 견디는 등 맷집과 내공(內攻)이 절정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새누리당 남성 대선주자들은 줄기차게 오픈 프라이머리를 요구하면서 박 의원에 대해 `독재자의 딸`, `사당화`, 심지어 `병역미필`, `불통` 등으로 자극 또는 압박했다.

이럴 경우 박 의원이 감정적인 멘트로 대응할 것을 예상했었다. 물론 이들의 주장이나 정치행위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작전을 수립하기 전에 박 의원의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예측하지 않은 오류를 범했는 것이다. 또한 대선주자들이 박 의원에게 정치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팩트를 끌어내려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로 치면 적절할 것 같고, 포기하라고 권하고 싶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은 박 의원의 판으로 결정됐다. 그리고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박 의원이 대선후보로 출전할 것은 확실하다.

때문에 반발세력들은 셈으로 따지면 본전조차 찾지 못하고 가진 것마저 몽땅 잃은 신세가 됐다.

그렇다고 이들이 뒷짐만 지고 있지 않을 것인데, `탈당`그리고 새로운 정치세력과 규합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어떻게 보면 박 의원의 정치철학이 완벽하다고 볼 수 없지만 어쨌든 그녀의 자세불변(姿勢不變)이 남성 대선주자와 차별화된 정치적 매력(魅力)이자 카리스마이다. 한편으로는 박 의원은 이같이 여야 주자들이 다 같이 맹공(猛攻)을 퍼부어 주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자신이 대선 상품가치로 최고간다는 것을 인정받는 셈이고, 홍보비용까지 견제세력들이 부담해 주는 등 복이 철철 넘치는 것이 현재 박 의원의 대선 가도 풍경이다.

반면 이들이 왜 이렇게 박 의원을 못살게 굴까 하는 것에 대해 따져보면 더욱 재미있다. 일단 간단하게 정리하면 박 의원은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치인이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대선주자 중 특히 여당 주자들이 박 의원만 겨냥해 집중적으로 흔드는 것은 자신들이 살기 위한 `몸부림`이던지 아니면 `내가 대선후보 적격이다`, 또는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정치 행위로 칠 수 있다. 또한 야당도 용(龍)들이 난무하면서, 박 의원을 공격하면서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 하고 있다.

사례로 지난 2002년 `노무현+정몽준` 이라는 초대형 이벤트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 이회창을 침몰시킨 적이 있다.

그래서 오는 대선을 두고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새누리당 내에 박 의원의 청와대 입성을 막는 세력이 있다는 분석과 함께 판을 깨봐야 한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기존 정당 외 새로운 정치세력이 조성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고, 이 주축이 남자(男子)들 일 수 있다.

옛말에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의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않는다`는 경구도 있다.

그런데 우리 정치판은 대장부 풍모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다는 것이 유감일 뿐이다.

데스크칼럼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