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나 최근 들어 지역대학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힘든 것은 외부적인 요인도 있으나, 내부적인 원인이 더욱 커 지역주민들에게 안타까움을 넘어 실망을 주고 있다.
지역은 대학의 도시라고 해도 틀린말이 아닐정도로 많다. 대구와 인근 경산에 4년제 대학 9곳과 전문대 14교등 23개 대학이 밀집돼 있다.
하지만 이중 경북대, 계명대, 대구대 등 4년제를 비롯, 전문대가 내홍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다.
유동인구만 3만명에 육박하는 경북대는 최근 총장직선제 폐지문제와 예술대비리등으로 한바탕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경북대는 총장직선제 고수로 올해들어 교과부의 교육사업과 역량강화사업에서 잇따라 탈락해 초비상이 걸렸다. 올해 경북대가 재정적으로 손해보는 액수는 약 22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돈으로 결국은 죄없는 재학생들이 손해를 볼 전망이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총장직선제를 놓고 대학본부와 교수회가 양보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도 해결기미가 난망한데 있다.
경북대는 이외 예술대 교수채용과정에서 비리의혹이 불거져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등 과거 위상이 무색할 정도로 내·외부적으로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계명대는 어떤가. 오는 7월 신일희 총장의 7선 연임이 세간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총학생회의 비리가 터져 현재 경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소송에 휘말린 계명대는 총학생회가 이권에 개입한 의혹이 일어 도덕성 등에서 또한번 타격을 받았다.
신 총장의 연임에 대해서도 지역시선은 마냥 곱지만은 않다.
지역의 한 고위공무원은 “그동안 대학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되지만 대학이 더욱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가 있는 참신한 인물에게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사립대라 결정권이 재단이사회에 있어 일반인이 관여할 수 없지만 대학은 지역의 주요기관이라 한번 곱씹어 봄 직하다. 대구대도 마찬가지다. 과거 수십년전 이사장의 생사문제부터 베일에 가려있다, 최근 들어 이사장 선출 문제로 진통을 겪고있다. 지난 1994년 임시이사 체제 이후 무려 17년 만에 정상화를 이뤘지만 옛 재단측 이사들과 현 법인구성원 측 이사들 간 이견으로 폭력이 난무하는 등 대학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내홍을 겪고 있다. 오죽하면 `대구대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까지 나올 정도로 지역민한테 머리아픈 대학으로 인정되고 있다.
4년제대학과 마찬가지로 전문대학들도 하나같이 시끄럽다.
여러 가지 혐의가 불거져 경찰수사에서 100억원대의 큰 비리로 술렁거렸던 대구보건대는 최근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경찰의 무리한 수사` 라는 시각과 `검찰의 봐주기`라는 시각이 교차되고 있다. 이외 경북의 또다른 한 전문대학은 학생들에게 줄 교비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검찰수사를 받고있어 대학이 비리복마전으로 비쳐지고 있는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대학들이 학내문제나 인사문제 등으로 검·경의 수사대상에 올라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있다. 대학은 중세이후 최고의 권위있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유독 우리나라의 대학은 진리의 상아탑이 아니라 비리의 인골탑으로 각인되고 있다. 진정으로 지역대학이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 지역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는 없는가. 아니 존경은 받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손가락질만은 안받을 수 없는가.
대학 관계자에게 당부하고 싶다. 공립이든 사립이든 설립당시의 초심을 잃지말고, 진정으로 학생과 지역사회를 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라고 말이다.
대학이 주어진 정도대로 본연의 길을 가면, 시민을 비롯 모두가 그야말로 경의를 표할 것이다. 어느 대학가에 붙여진 슬로건이 생각난다.
`대학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