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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10·26 재보선이 남긴 것

정상호편집부국장10·26 재보선이 끝났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만큼 여야가 사력을 다해 격돌한 선거다.특히 서울 시장 선거는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선거결과는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여당인 나경원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전국의 기초단체장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 11곳 중 8곳에서 승리하고도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사실 한나라당은 대구와 경북 부산 경남의 기초 단제장 선거에선 야당과 무소속 바람을 잠재우고 승리하면서 영남이 여전히 텃밭임을 확인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서울과 달리 영남은 아직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징표같아 보인다.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유세까지 가세하면서 이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은 큰 표차로 야당과 무소속 후보를 따돌리며 당선의 기쁨을 맛보았다.서울만 이겼더라면 한나라당은 축제라도 벌여야할 만큼 기분 좋은 선거였을지 모른다.그러나 서울시장 자리를, 그것도 야당후보도 아닌 정치 초년생인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다는 것은 여간 자존심 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자존심을 이야기할 때가 아닌 것 같다.서울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당장 내년 총선이 겁난다고 아우성을 지른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감도는 분위기다.지도부는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에 희망과 애정의 회초리를 함께 준 선거라고 생각하며 더욱 국민의 뜻을 받들 것”임을 약속했다.수도권 유권자들과 이번 서울시장 선거 판세를 가른 20~30대 계층에 다가가는 정책으로 이들의 마음을 열겠다는 각오다. 투표율이 낮으면 한나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퇴근길 직장인들이 투표장으로 몰리면서 막판 투표율이 치솟은 게 서울시장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취업난 등록금 전세난 소득불균형 경제적 불만 등이 대학생과 직장인들로 하여금 무소속 후보를 선택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 된 셈이다.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뒤늦게라도 젊은이들 직장인들과 소통하겠다니 다행이다.재보선 결과에 대한 고민은 여당뿐 아니다. 야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었지만 그는 민주당소속 후보는 아니다. 손학규 대표는 내 선거처럼 발로 뛰며 박 후보를 도왔지만 그 공로는 안철수 교수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여기다 호남 2곳을 제외하곤 민주당 기초단체장을 배출 못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사과의 말까지 내놓아야 했다.어찌 보면 이번 재보선은 여도 야도 아닌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 그에게 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안철수 교수를 위한 선거가 되고 말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번 재보선으로 향후 정국은 상당한 변화가 예고된다. 여당은 서울 민심에 대한 위기감부터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선거에 드러난 민심을 제대로 읽고 벼랑 끝에 내몰린 심정으로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변화를 거부한 채 과거에 안주한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야당 역시 하나 된 야당으로 거듭 나지 못한다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비록 텃밭에서 승리했다 할지라도 지금은 이번 재보선의 민심이 뭔지 여야모두 되새겨 보아야 할 때다. 다음 선거 승리를 위해서….

2011-10-28

지도자는 귀를 열어 놓아야 한다

윤종현편집국 부국장경주지역이 한수원 본사 입지를 두고 7년 동안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지난 7년을 되돌아 보면, 정치 풍파, 민-민 갈등, 민-관 갈등 등 지역이 갈기갈기 찢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현재 경주는 지난 2005년 방폐장 주민투표 이후 2차전으로 불리는 `한수원 본사 재배치` 건이 진행되고 있다.특히 이 건은 초선인 최양식 시장이 직(職)을 건 지역 최대 쟁점이자 `뜨거운 감자`다.이를 최 시장이 풀겠다고 나섰지만 수많은 갈등만 더 양산시켰다는 지적이다. 당사자인 최 시장 입장에서는 오죽했으면, `직`까지 걸겠냐는 동정론도 있다. 이 또한 지역 `지도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이기도 하다. 그리고 전력투구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했기에 재배치라는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다.그런데 예상과 달리 동경주민들의 반발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더욱이 추진과정과 발표에 있어 최 시장은 측근들 조차 배제하고 극도의 `보안 유지`를 했다 한다. 특히 발표시점은 물론 당일 2시간 전에 통보할 정도 였다.그래서 최 시장이 이 현안을 추진하는 전략에 있어 본인이 독단적으로 처리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고, 문제가 더욱 꼬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시정을 책임지는 수장이 국장급 핵심 참모에 대해서도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는 것은 경주시청 공무원사회가 `소통`과 `언로(言路)`가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시정 운영이 시장의 독단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때문에 경주시청 내와 시민사회가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를 두고 시민들은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는 것이 경주시다”며 비꼬고 있다.존 맥스웰은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길에 대해 꼭 필요할 때 적절한 방법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도자, 자신을 다루는데는 머리를, 남을 다루는데는 가슴으로 사용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따라서 지도자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을 경우 혼란만 양산한다는 것이다.특히 선출직 지도자는 인기에 영합하는 언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뭔가 `치적`내지는 `실적`을 내야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따라서 지도자가 국가나 지역을 제대로 리드하지 못할 경우 실패한 지도자로 오욕만 남게 된다.경주지역의 경우 `경주 5 적(賊)`,`5 식(植)`이라는 별의별 소리가 시중에 나돌고 있다.이는 지역지도자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성공한 지도자와 실패한 지도자의 차이는 본인의 `자세`와 `철학`에서 가름된다. 중국 당(唐)의 절정기를 이룬 태종에게 무서운 직언자가 있었다. 그는 위징으로 태종에게 비수와 같은 직언을 해 미움을 샀다. 그러나 위징이 죽자 태종은 그의 말을 인정하고 죽음을 아쉬워했다. 군주시대의 권한이 말할 수 없을 정도 컸던 왕조시대에도 언관(言官)의 역할은 대단했다.고려, 조선에서도 대간(臺諫)을 두고 국왕에 대해 간언토록 했다. 왕이 펼치는 정책에 대해 득실을 논하고 각 관할기구에 과실을 논하거나 탄핵까지 하는 언론기관이었다.독주하는 왕권이 이 언관들의 말을 제대로 듣지않을 때 국정은 독선으로 흐르기도 했고, 국정의 폐해는 그대로 백성에게 옮겨졌다.독단적이고 독선적이어서 실패한 지도자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손에 꼽힌다. 국민적 정서나 반대여론에 대해 철저히 무시하는 등 임기 내내 싸움 닭으로 유지하다 퇴임 후 그는 결국 자살이라는 길을 택했다.따라서 지도자는 기본 자세를 본인의 주장보다 다양한 소통 구조와 언로에서 여론과 정보를 취득해야 하며, 쓴 소리도 찌푸림없이 경청하는 내공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1-10-21

포스코가 신소재사업에 올인하는 이유

김명득경제부장포스코가 요즘 신소재사업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철강생산에 필요한 신소재라면 세계 어느 곳이든 달려가 물량 확보에 나선다. 포스코가 확보하려는 신소재를 보면 리튬, 페로망간, 니켈, 마그네슘, 티타늄, 페로실리콘, 알루미나, 몰리브덴 등 대략 10여종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 포스코가 왜 기를 쓰고 신소재 확보에 나서고 있는 걸까? 그 해답은 간단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바야흐로 세계 철강업계는 `신소재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신소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고급 강을 생산할 수 없다. 그 만큼 신소재는 이제 철강생산에 필수품이 됐다. 고부가가치 제품일수록 쓰이는 범위가 훨씬 높다. 이 때문에 신소재를 확보하기 위한 세계 철강업체들의 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지고 있다.결국 `살아남느냐`, `죽느냐`는 자원(신소재)을 확보했느냐, 확보하지 못했느냐가 좌우하게 될 것 같다. 그 만큼 신소재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대목이기도 하다.20~30년 전과 같이 고로에서 뽑아낸 쇳물로 단순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시대는 이제 옛말이 될 것 같다. 세계 철강업체들이 너나할 것이 없이 고급 강이나 특수강 위주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시스템으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앞으로 세계 철강시장은 고부가가치 신소재제품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철강생산만으로는 적자생존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같은 값이면 신소재를 이용해 고부가가치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신소재는 이미 우리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노트북, 휴대전화,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나 고장력 자동차부품 또는 고압용 플랜트 소재로 쓰이는 페로망간. 스테인리스 생산에 필수 소재인 니켈. 무게가 철보다 1/4, 밀도는 알루미늄의 2/3에 불과해 항공 우주산업에 널리 쓰이는 마그네슘. 항공기, 자동차, 선박, 임플란트, 골프채 등의 소재로 쓰이는 티타늄 등이 대표적이다.문제는 이들 신소재를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점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항상 리스크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제조업분야 수출에서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 이동통신 단말기 등 전자·정보통신 및 정밀기계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들 분야의 수출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관련 신소재의 수입 규모도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이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새롭게 생겨나는 신소재 수요를 국내 기업이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그 동안 정부나 기업들이 신소재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지금까지도 이러한 문제점들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관련 기업들이 마냥 정부에게만 기댄 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그렇다면 신소재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국내 기업들이 신소재 산업에 매력을 느끼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부터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신소재 사업을 통해 기업들이 높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면 기업들의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기업들은 투자 수익률만 보장된다면 어떤 어려움이 뒤따른다 하더라도 그 시장에 뛰어드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포스코 역시 신소재사업에 올인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포스코는 그동안 이들 신소재를 외국으로부터 전량 수입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패밀리사를 통해 볼리비아, 페루, 칠레, 브라질, 카자흐스탄 등 신소재가 나는 현지에서 직접 생산에 나선다. 글로벌 기업다운 공격경영을 택한 것이다. 포스코는 신소재사업을 통해 오는 2020년 비철강 고부가가치 사업부문의 비중을 35%까지 늘려 매출액 70조원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비전을 내놓고 있다. 그 비전이 현실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1-10-14

아동복지는 국가의 미래

정철화제2사회부장최근 철가방 기부천사 `김우수`씨가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 중국집 배달부로 일하며 자기보다 더 어려운 어린이들을 도운 따뜻한 마음이 온 국민의 가슴을 저미게 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초등학교 교사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자신이 맡은 학반의 한 여학생 이야기였다. 부모가 이혼해 할머니가 돌보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학부모를 통해 들었다. 늘 활발한 아이였지만 수업 과제물을 자주 챙겨오지 않았던 이유를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또래 아이들에게서 받을 어린 마음의 상처가 너무 가슴 아팠다. 그래서 과제물 수업이 있는 날이면 몰래 그 아이 책상 서랍에 준비물을 넣어줬다고 했다.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2010년 총 11만7천건, 23만4천명이 이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OECD 국가 중 1위라는 통계도 덧붙었다.이 통계는 우리 사회에서 이혼으로 인한 가정해체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결국 편모, 편부, 조손가정의 양산이라는 사회현상을 동반하게 된다. 여성가족부 통계에 의하면 부모의 이혼으로 조부모 손에 양육되는 조손가정이 1995년 3만5천100여 가구에서 현재 6만9천200여 가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통계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결손가정을 볼 수 있어 현실이 어떤지 실감할 수 있다.아동심리학자들은 한결같이 취학 전까지 인격이 거의 형성되고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이론을 편다. 이 과정에서 가정교육, 즉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올바른 습관과 태도, 성격, 사회성 등 인격을 구성하는 자질이 아동기 가정에서 기초가 만들어지고 학교교육을 통해 완성된다는 결론을 내놓고 있다.우리 속담에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어릴 때 형성된 인성은 그 사람의 평생을 결정짓는다는 말로 예나 지금이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적용된다. 그렇지만, 결손가정의 아동들은 그만큼 올바른 인성을 형성할 수 있는 토양이 척박하다. 우선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기회를 잃었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더해져 동심은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자칫 부모와 사회에 대한 원망과 분노, 좌절감만 쌓여 갈 수 있다. 정서적 발달이 손상된 아동들이 성인이 되고 그동안의 상처가 사회를 향한 분노로 표출되면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로 말미암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은 사회구성원 모두의 책임으로 돌아오게 된다.그래서 아동들의 올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정부의 물질적 지원과 사회의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한 이유다.정부는 지난달 27일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했다.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내년도 복지예산을 분석한 결과 1인당 아동복지예산이 노인복지예산의 31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복지예산이 커진 것은 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매달 연금을 지급하는 소득보장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저소득층 아동에 대해서는 아직도 소득보장제도가 만들어지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대부분이 아동수당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없다. 그래서 이혼율 1위에 이어 아동복지 예산 꼴찌라는 불명예 꼬리표를 하나 더 붙였다.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이 건강한 국가와 사회를 만들어가는 토양이다. 김우수씨 같은 기부천사가 많이 나오고 이웃을 배려하며 온정을 전하는 나눔 문화가 사회전체로 더욱 확산돼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부조기능은 한계가 있다. 국가차원의 안정적인 아동복지 시스템이 하루빨리 갖춰져야 한다.

2011-10-07

화력발전소 유치, 반목과 갈등 없어야

이준택 / 편집부국장포항시가 화력발전소 유치로 시끄럽다. 유치지역을 중심으로 논의되던 화력발전소는 포항지역시민사회단체가 가세하면서 논란은 확산될 조짐이다. 급기야 정치권까지 개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니 일부 정치권은 발을 깊이 들여 놓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칫 내년총선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게 됐다. 지역정치권이 바짝 긴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목과 갈등이 생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서로를 존중하며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를 이번 기회에 만들어볼 필요가 있다. 포항의 화두는 화력발전소가 아니라 결과에 승복하는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화력발전소 유치의 가장큰 핵심은 환경이다. 자금력 검증이나 기술적인 문제 등도 중요하지만 일단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우선이다. 과연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화력발전소를 건립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화력발전소에 대한 인식이 일반적으로 긍정적이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그래서인지 정부정책도 화력발전소의 전기생산량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40%인 화력발전소 발전량을 2020년대에는 30%로 줄이게 된다. 대신 원자력을 40% 수준으로 올린다는 방침을 지난 2010년 5차 전기수급계획에서 확정했다. 정부정책도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눈을 의식해 화력발전소를 줄여나가는 추세인 것이다. 왜 화력의 비중이 이렇게 높을까. 답은 간단하다. 전기생산원가가 청정연료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사정이 이런데 친환경적인 화력발전소를 건립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억지성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29일 환경단체가 반대대책위 구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무연탄이 분말처럼 부드러워 일단 손에 닿으면 보름정도 씻어야 없어진다고 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부드러운 만큰 대기중에 날릴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피해범위는 더 확산된다고 보면 된다”고 전한 타지역의 견학에 대한 입장은 의미심장한 얘기가 아닐수 없다.화력발전소 유치를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조건도 필요하다. 지역사회전반에 깔린 환경문제에 대한 지역민의 인식에서부터 지역에 주어진 환경조건 등이 충분히 검토돼야 하는 것이다.포항에 유치하는 화력발전소는 해안 매립이 불가피하다. 좋은 표현을 빌리자면 임해공업단지를 조성한다고 보면된다. 이렇게 되면 먼저 해안의 환경파괴는 어쩌 수 없이 받아들여할 운명이 되고 만다. 포항의 전체 해안선 가운데 일부가 사라진다는 얘기다. 다음은 해안매립과 온배수로 인한 해양생태계 변화다. 물길이 바뀌면 어종도 사라질 수 있고 온배수로 인한 어종의 변화도 예상된다.현재 찬성의사를 표명한 장기와 일부 구룡포지역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수려한 청정해안이지만 해안이 매립되면 이지역은 더이상의 청정해안을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전체해안선의 일부라고는 하지만 피해는 그 이상일 것이라는 것이 환경단체의 주장이다.해안매립에 이어 발전소가 본격가동되면 대기오염을 걱정해야 한다. 포항은 현재 청정연료지역이다. 고체연료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국내 대형 공업단지가 있는 지자체는 청정연료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대기오염을 줄여보자는 정부차원의 정책인 것이다. 그런 포항지역에 무연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소 유치는 일단 실현가능성이 떨어져 보일 수 밖에 없다.이런 악조건속에서 포항시청은 유치를 선택했고 이제 중반을 넘어 최종 후보지선정도 얼마 남지 않았다. 토론회도 좋고 공청회도 좋은데 제발 물리적 충돌은 없어야 한다. 찬반에 대한 생각은 각자의 주어진 입장에 따라 모두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내가 원치 않는다고 남에게까지 강요 할수는 없는 것이다. 서로를 존중하며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이 순리다. 포항시민의 성숙된 시민의식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11-09-30

대학 등록금에 허리 휘는 가계

이곤영대구본부 부장며칠 전 동네 한 막걸리 집에서 오래간만에 친구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술잔을 기울였다. 이 집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 등 소시민들이다. 마침 옆 자리에 앉은 40대의 중반의 직장인들이 대학 등록금을 주제로 열을 올리고 있었다. 비싼 등록금이 이들 이야기의 주제였다. 한 사람은 딸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려는데 등록금 때문에 가지 말라고 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한 사람은 두 아들이 서울의 모 대학 3학년과 1학년에 재학 중인데 3년째 가계가 마이너스라며 한 숨을 내쉬기도 했다. 대학에 다니는 자식을 둔 부모나, 대학에 보낼 부모가 쏟아내는 한숨에 문득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매년 봄이면 대학마다 의례적으로 치러지던 대학 등록금 투쟁이 올해는 반값 등록금 투쟁으로 사회 이슈로 부각되는 등 등록금 인하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비싼 등록금으로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고 10명 중 1명이 등록금 부담에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비싼 등록금에 등골이 휘어지는 서민들의 마음은 물론 부모에게 등록금 고지서를 내밀어야 하는 대학생의 마음도 편치는 않을 것이다.최근에는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은행권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으며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고 이 때문에 대출금을 제대로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몇 해 전부터는 유례없는 취업난에다 등록금 부담까지 겹치면서 휴학을 택하는 학생도 크게 늘고 있다.비싼 등록금에 고통받는 가계가 늘어나는 데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우리나라 사립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700만 원, 국립대는 5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높다. 이는 OECD 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치이다. 대학 등록금이 높은 이유는 유럽처럼 국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2011년 OECD 교육지표 조사 결과, 국·공립대 등록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OECD 평균의 6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지원이 턱도 없이 부족했다는 것이다.대학 등록금은 2002년 정부가 국·공립대 등록금을 자율화한 후 2001년 4.9%였던 국·공립대 등록금 인상률이 2002~2008년까지 매년 7.4~10.3%씩 치솟으며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을 이끄는 빌미를 제공했다.대학도 비싼 등록금 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6월 한국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는 등록금을 10~15% 인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대학들의 입장을 바라보는 여론을 싸늘하다. 오히려 이들 대학들의 정부 재정 지원요구에 대해 지역 사회에서는 먼저 대학들이 등록금과 적립금을 어디에 썼는지 투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일부 대학은 집행 불가능한 경비를 예산에 편성한 뒤 사용하지 않고 적립하거나 교비회계 자금을 법인회계 등으로 부당 전출하는 등 비도덕적으로 운영하다가 적발되고 전년도 이월 예산을 실제보다 작게 계산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금을 인상한 것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천 억대의 재단 전입금을 쌓아놓기만 하고 있는 대학들은 비싼 등록금으로 가계와 젊은 대학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교비 회계를 조작해 등록금을 인상하는 등 여전히 배 불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비싼 등록금에 중산층마저도 가정이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등록금 인하 요인을 찾고 장학금을 확대하며 정부의 재정지원을 과감하게 늘려야 하며 대학도 스스로 낭비 요소가 없는지 진단해 군살을 빼는 과감한 구조조정 등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1-09-23

16년만의 방문과 대구시청

이창훈대구본부 부장지난 8월27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식이 열린 대구스타디움. 전 세계 스포츠계에서 내로라 하는 특급 VIP들 속에 그야말로 특빈이 있었다. 이날 대구의 귀빈은 이명박 대통령 부부도 전두환, 김영삼 전 대통령 부부도 아니었다. 국제올림픽 위원장 자크로게, 세계육상연맹 라민디악 회장도 아니었다. 다름아닌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었다. 이건희 회장이 누구인가. 국내는 말할 것도 없이 자타가 인정하는 글로벌 기업의 회장으로 범인은 얼굴 한 번 보기도 힘든 사람이다. 그는 이날 홍라희여사와 함께 수많은 VVIP들과 자리를 나란히 한 채 역사적인 대회의 개막식을 지켜봤다.이날 방문은 IOC위원이자 이번 대회 공식스폰서인 삼성의 회장 자격이었다. 이 회장은 앞서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IOC 및 IAAF위원 초청 리셉션 및 오찬에 참석했고, 그랜드호텔에서 1박 후 28일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로 IOC위원들을 초청, 오찬과 공연을 본 후 전용비행기로 귀경했다. 이 자리에는 김범일, 조해녕 전·현직 대구시장을 비롯,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90여명이 참석했다.이날 이건희 회장의 대구 공식방문은 문희갑 시장 재직때인 1995년 9월, 성서공단 삼성상용차 건설현장을 방문한 이후 15년 11개월 만이었다. 16년이라는 세월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철조망이 가로 놓인 남북이산가족 방문도 아니고, 한 하늘 아래 KTX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서 이처럼 방문이 없었느냐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이 분분했고 `너무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대구가 어떤 곳인가. 이 회장의 선친이 중구 인교동에서 삼성상회로 삼성의 모태를 이룬 도시다. 여기에서 삼성은 제일모직을 만들어 대기업의 초석을 다지며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프로야구 삼성 구단의 연고지인 등 삼성과의 인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고향이다.한 시민은 “16년만의 방문이라는 것을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 대기업 회장이 아무리 바쁘기로 서니, 거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대구를 이렇게 찾지 않았다니 실망감이 든다”고 말했다.또 다른 한 시민은 “삼성이 그동안 대구를 위해 한 게 뭐 있느냐. 돈이 안되니까 공장도 옮기고 단물만 빨아먹고 떠났다. 아무리 경제논리를 쫓아서 움직이는 기업일지라도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시민은 이 기간동안 삼성전자가 있는 수원은 몇 번 방문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그럼 이 회장의 16년만의 방문에 대해 대구시는 과연 자유로운가. 이 회장의 마지막 공식 방문 이후 대구시는 문희갑, 조해녕 시장이 4년 임기를 마쳤다. 그리고 김범일 시장은 작년 재선에 성공, 6년째를 맞고있다.그동안 시장들마다 이 회장의 내구를 위해 노력했을 것이고, 이 회장은 여러 사정 등으로 대구 방문이 미뤄졌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16년이라는 갭에 대해 전·현직 대구시장들은 할말이 없을 것이다.대구도 기업유치를 위해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올 수 있는 이벤트를 할 필요가 있다. 물건을 팔기 위해 온갖 재주를 부리는 왕서방 상술이 필요한 때다. 지금은 사랑방에 앉아 담뱃대나 두드리며 폼을 잡을 시대가 아닌, 발로 뛰는 마케팅 시대이기 때문이다.그동안 대구시도 공을 들여 삼성SSLM을 유치, 지난달 기공식을 가졌다. 이 투자는 지난 2000년 삼성상용차 퇴출 이후 무려 11년만이다. 이를 계기로 지역 경제계는 삼성과 대구가 화해를 해, 해빙무드가 됐다는 등 장밋빛 전망이 많다.하지만 이런 생각은 너무 안이하다고 여겨진다. 대구와 삼성이 맞대놓고 싸운적이 있는가. 없었다. 거대 자본의 힘에 눌린 대구가 삼성의 눈치를 살피는 일방통행이었다.수구초심이라 했다. 한갓 미물인 여우조차도 고향을 그리워한다는 말이다. 굳이 경제논리만 따지면 삼성이 대구를 홀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게 정신적·사회적 합일이다.부모없이 태어난 자식이 있을 수 없듯, 대구가 없었으면 오늘의 삼성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삼성이 망해야 한국이 산다`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1-09-16

“소는 누가 키워”

이창형서울지사장“마땅한 서울시장 후보 없나요”이달초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서울시장 후보에 마땅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좋은 사람 또는 좋은 생각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이같이 말했다.그는 그러나 “보수 시민사회단체가 합의추대하는 형식으로 후보를 옹립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것 같은데…”라는 기자들의 생각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한나라당이 삼고초려라도 하겠다며 인물난만 토로했다.앞서, 지난달 31일 단행된 개각에서도 청와대는 극심한 인물난을 겪어야만 했다. 임태희 실장이 직접 연극인 송승환씨를 두 번이나 찾아가 장관직을 제의했지만 송씨는 “난 적임자가 아니다”며 고사했다. 청와대는 또 영화배우 안성기씨에게도 장관직을 제의했지만 거절당했다.이런 와중에 정치판이 `안철수 신드롬`으로 요동치고 있다.그가 박원순 변호사로의 서울시장 후보단일화에 합의해 직접 선거판에 뛰어들지는 않고 있지만 그의 정치 개시만으로도 대한민국의 기성 정치는 침몰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독보적인 지지를 받은 반면, 여야의 내로라하는 주자들은 이름값조차 못했다.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했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그가 직접 정치일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존 정치권에 가공할만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그의 힘은 한국 정치의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安風`이 `인간 안철수` 개인에 대한 인기가 아니란데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 대별되는 한국 정당정치에 대한 회의, 선량을 앞세운 채 비리의 온상으로 비춰지고 있는 한국의 기성정치인에 대한 환멸과 대칭되는 것이다. 즉, 새로운 정치 질서를 구성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면서 기성 정치인으로는 희망이 없다는 경고라는데 그 엄중함이 있다.그렇다면 한국정치에서 `인물`은 무엇일까? 그 자리에 마땅한 인물인지, 국민적인 존경을 받고 있는가 등의 문제는 분명 아닌듯 하다. 인물의 정치가 아니라 득표의 정치다. 대중적인 지지를 누가 많이 받고 있는가의 문제다. 삼고초려는 그래서 진정한 인재를 찾아나서는 것이 아니라 득표력이 강한 광대를 찾아나서는 것이다.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하는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를 인터뷰 하는 자리에서 “혹시 출마할 생각 없으세요”라는 홍 대표의 돌발 질문을 받았다. 손 교수가 웃으며 “저는…”이라고 하자 홍 대표는 “정말 생각이 있으면 한나라당에서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했다.이에 손 교수가 “저는 영희가 아니라서요”라고 대꾸했다. 홍 대표가 안철수씨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들은 후 “철수가 나가면 영희도 나가겠네. 국어책에 철수, 영희 있으니까”라고 한 발언에 빗댄 것이다.다시 홍 대표가 “영희나 석희나 비슷한데요”라고 하자 손 교수는 “다 나가면 소는 누가 키우겠습니까”라고 받아쳤다. 정치언어가 실체가 없는 선문답이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 소가 웃을 일이다. 소명의식을 가진 참정치인을 갈구하는 국민들의 갈증과는 너무도 다른 개그인 셈이다. 하기사, 기존 정치판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가 새삼스런 것은 아니지만 여야 상층부에서의 정치결정과정을 지켜보노라면 정치가 쇼인 것은 분명하다.흥행에 성공해야 하는 것이 한국정치의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물여부를 떠나 그 놀음판에 걸맞는 광대가 있어야 하고 그 광대를 모셔야 하는 것이 현대판 삼고초려인 것이다.추석이 코앞이다.물가는 천정부지고, 고단한 삶의 지수도 최고라고 한다. 명절 제상을 물린 자리에선 정치가 성토대상이 될 것이다.정치를 증오하고 혐오하고 포기하고 있는 국민들. 그러면서도 흥행의 정치에 함몰하고 마는 악순환이지만 더 이상 “소는 누가 키울 것인가”라는 자조를 극복할 수 있다면 썩어빠진 정치판을, 무기력한 시민의식을 바꿀 `신명나는 정치`는 반드시 올 것이다.

2011-09-09

대구·경북의 세일즈

서인교대구본부 부국장지혜로운 왕이 신하를 불러모아 백성을 가르칠 인생의 방법을 쓰라고 명했다. 신하는 온갖 지혜를 모아 열두 권의 책을 만들었다. 왕은 조심스럽게 `이 책은 바쁜 사람은 읽기가 어렵다. 한 권으로 줄여라`라고 했다. 다시 신하들은 지혜를 모아 한 권으로 줄여 보였더니 `참으로 잘 만들었구나. 하지만, 글을 모르는 백성이 읽기엔 너무 어렵겠다. 들으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한 줄로 줄여 보아라`고 했다. 신하들이 오랜 연구 끝에 나온 한 줄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무엇인가를 받았다면 그것은 누군가에게 갚아야 할 빚이다. 심는 대로 거두는 것이 세상 이치다.최근 대구·경북지역이 세계적인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에선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경북에선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관람객 유치를 넘어 감동의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이들 행사가 주목을 받기까지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했다. 대구시와 세계육상선수권조직위는 나름 홍보를 했다. 각기 김범일 시장과 조해녕 조직위원장을 중심으로 잔칫집다운 면모를 갖추고 관람객 유치를 위해 열과 성을 다했다.그러나 외곽인 정치권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은 주성영 위원장을 중심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육상대회 홍보를 통해 당심을 결집했다. 지역에서 개최되는 만큼 관람객 유치가 곧 성공이라며 동분서주했다. 주 위원장은 전국의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대회 홍보와 참여 협조를 요청, 지원 약속을 받기도 했다. 주 위원장은 대구시 홍보대사인 양준혁 전 야구선수를 초청, 조해녕 조직위원장과 함께 전국 주요 언론의 체육담당기자들을 통한 홍보전에 뛰어들어 대회 성공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경북도 한나라당 경북도당이 성공적 육상대회를 위해 표 팔아주기 운동과 함께 경주 엑스포장에서 당정협의회를 여는 등의 홍보활동을 했다. 스스로 큰집(?)이라 우기는 경북도의 행보는 역시 작은집(?)을 배려하는 통큰 행보가 펼쳐졌다. 애초부터 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 육상대회를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홍보활동에 나선 것이다.여기에는 김관용 도지사의 시골집, 아니 이웃집 아저씨 같은 특유의 제스처와 입담이 한 몫 했다. 김 지사는 잔칫집에는 손님이 많아야 한다`며 가는 곳마다 두 행사를 알렸다.김 지사는 두 대회의 성공을 위해 불철주야 바빴다. 김 지사는 지난 달 12일 이명박 대통령이 육상대회 사전 점검차 대구 스타디움과 낙동강 살리기 사업 현장인 구미보를 방문했을때도 대구 육상대회와 경북 엑스포의 성공을 위한 대통령의 관심과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같은 날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범일 대구시장을 모신 가운데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막하면서도 홍보를 잊지 않았다.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 달 26일 한나라당과의 당정협의회, 27일 이명박 대통령의 육상대회 개회식 참석, 29일과 30일 전국 공노총 합동워크숍 참석자, 1일 행안부 2차관 주재의 시·도부단체장 회의 및 공정사회워크숍 개최 등을 모두 대구 육상대회와 경주엑스포를 향하도록 했다.그 결과 13회째인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역대 최고의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일부 운영상 미숙한 점이 드러나긴 했지만 대구시민과 경북도민들의 협조가 최고의 대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개회식에는 99%가 넘는 관중이 들어찼고 경기마다 함성과 박수로 열띤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경주엑스포도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특히 세계육상대회와 연계한 경북 관광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현지 전언이다. 육상대회 선수와 임원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응원단들이 경북을 찾고 엑스포장에서 경북의 혼에 매료되고 있다.대구 육상대회는 끝나가고 있지만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10월10일까지 계속된다. 마찬가지로 대구·경북인들의 세일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관심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기 때문에.

2011-09-02

대권후보 누가 좋을까

정상호편집부국장아직 이른감이 있지만 내년 대선에선 과연 누가 이길까. 여당 후보일까 야당 후보일까. 여당 후보라면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찌감치 앞서나가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가 현재로선 가장 유력시 된다. 야당 후보라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전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거론되겠지만 먼저 후보 교통정리가 이뤄져야 할것이다. 당선여부를 거론하기엔 아직 국민적 지지율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야당 후보들은 남은 기간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게 급선무다.개표전까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선거라면 5년마다 돌아오는 승자독식의 대선은 더 더욱 그럴 것이다. 아직 선거일까진 1년 넘게 남았다.후보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선거판은 항상 요동쳐왔다.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병풍에 발목이 잡혀 대권 꿈이 무산됐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무도 예상 못한 노풍이 불면서 여론조사의 열세를 딛고 청와대에 입성했다.이번 대선이라고 그런 변수들이 나타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벌써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장직을 걸었던 무상급식투표 패배 파장이 만만찮다. 이번 투표결과에 나타난 민심이 대선후보들의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야권은 어느쪽으로 후보 단일화가 될지 오리무중이며 여당후보도 당내경선이란 1차 관문을 통과해야하는 절차가 남아있다.여당 당내 경선은 박근혜 전 대표가 여론조사처럼 선두를 그대로 유지할지 아님 강력한 경선상대를 만날지 여부도 변수다.부동층의 유권자들 가운데는 그런 상황이 와야 지지자를 결정하겠다는 속마음을 숨기고 있을지 알 수 없다.권력의 정상자리는 사람의 힘만으론 오르기 힘들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람의 힘에 더해 운이 따라야 하고 때가 되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람을 흡입하는 인간적 매력을 지닌 리더십이 아닐까 싶다.일본 전국시대 무장 오다 노부나가는 천하통일을 눈앞에 두었지만 실패했다. 타고난 전략가이자 조총으로 무장한 강한 군사력을 가진 오다 노부나가는 천하통일의 걸림돌을 하나둘 제거해 나갔다. 상대방의 의표를 찌르는 용병술과 지략은 당대 최고의 무장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부하의 배신으로 천하통일의 위업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건네주어야 했다.하늘로부터 무장의 자질을 타고났고 근거지는 지리적 이점마저 갖고 있었던 그가 무너진 이유는 뭘까. 그는 실수하는 부하에게 냉혹했다. 인간적 모멸감을 주는 것조차 서슴지 않았다. 그가 머문 교토의 절 혼노지를 공격한 부하 아케찌 미쓰히데도 바로 그런 모멸감을 견디지 못해 난을 일으켰다고 한다. 인간적면이 부족한 그의 강한 리더십이 그를 부러지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치지도자는 주위에 사람이 모이고 따라야한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더라도 독불장군이라면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없을뿐더러 국민을 피곤하게 만든다.대권 후보로 나서려면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는 국가경영 능력과 자질 인간적 매력을 함께 보여줘야 한다.내 주장만 내세우는 아집과 독선보다 남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의 정치로 국민을 통합해 신바람나는 사회로 만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보수다 진보다 우파다 좌파다 하는 이분법적 갈등과 대립을 종식시키고 임기동안 국민과 동고동락하는 좋은 대권 후보는 누굴까. 지금부터 그런 후보를 고르는게 바로 유권자들의 역할이 아닐까.

2011-08-26

박근혜 전략은 가치불전(假痴不癲)일까

윤종현편집부국장차기 대선(大選) 서곡이 올가을부터 시작될 것은 분명하다. 아니 현재도 대선 퍼레이드가 시작됐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성하다. 하기야 국민들 입장에서는 총선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이 대선일 것이다. 왜냐하면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안녕을 책임져 줄 대통령을 자신의 손으로 선택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기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벌써부터 국민은 언론에 등장하는 대선 잠룡(潛龍)들에 대해 성향을 분석하거나 국가관, 사상 등을 두고 자신만의 잣대를 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여야 대선주자들이 폭염 속에서도 대선 고지를 점령하기위해 다양한 정책을 공개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적자(適者)임을 홍보하는 등 대선 전쟁은 이미 개시됐다고 해도 적절한 것 같다.어쨌던 이들 중 가장 돋보이는 사람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다. 각종 여론조사나 정치권에서 그녀의 위치는 독보적인 존재임은 분명하다. 집권당이 한나라당 내는 물론이고 야당까지 박 전 대표의 행보나 정치력에 대해 의문을 품거나, 안티를 거는 등 `견제 및 공격 대상 1호`다. 그런데도 박 대표는 눈도 꿈적 않고 자신의 길만 뚜벅뚜벅 걷는 등 주변인들의 애간장을 태우게 하고 있다. 친이계가 시비를 걸어도, 야당이 딴지를 부려도 그녀의 표정은 변함이 없다.공격자들을 더욱 열 받게 하는 것은 그의 표현인데, “글쎄요”, “그럴까요”와 함께 얇은 미소를 보이며 자리를 뜬다는 것이다. 그녀의 속내를 들여다보자면 `시간이 가면 내가 대통령이 되는데 굳이 당신들과 다툴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 혹은 오만감이 차 있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그래서 그녀의 행보는 갈수록 더 신중하고 조신하지 않을까 하며 대선 전략은 `가치불전(假痴不癲)`이 적절할 것 같다. 때문에 그녀의 측근들도 정제된 언행, 무리수를 두지 않고 활동하며 멘토와 조직 또한 노출되지 않고 있다. `가치불전`은 미련한 `소`를 가장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 병법 36계 중 27계로 오히려 우둔을 가장, `행동`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박 대표의 현재 자세는 총명을 드러내거나 경거망동하지 않으며, 아주 침착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이나 야당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단어 구사도 함축적이고 대응방법도 소극적이다. 이도 그럴 것이 `다 된 밥`인데 굳이 소모전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정치적 계산과 판단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마치 번개를 품은 구름이 힘을 저축했다가 시기를 기다려서 한꺼번에 에너지를 쏟아 붓겠다는 고도의 전술일 지도 모른다.모르는 체하고 있으나 실은 모두 간파하며 때를 기다리는 `암중모드`로 설정돼 있다는 것이다.`가치불전`을 가장 적절하게 활용한 이는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의 사마의(司馬懿)다. 그는 정적 조상(曺爽)을 제거하기 위해 노쇠하여 죽음이 임박한 것처럼 가장해 경계심을 잃게 하여 그를 죽이는데 성공했다. 또 촉의 제갈량이 보내온 부인의 목걸이며 의상을 받고 일부러 본국에 지시를 요망함과 동시에 더욱 수비를 견고히 해 촉군이 피로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조선시대 흥선 대원군 이하응도 있다.대원군은 자신의 아들(고종)을 왕위에 올리기 위해 이 계(計)를 구사하면서 자신을 철저하게 위장을 했다. 그는 초야에 묻혀 탁월한 묵화 솜씨로 난초를 그려 당시 세도가인 안동 김씨에게 팔았다. 특히 당시 권문세도가들로부터 멸시와 천대, 조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림 한점을 팔 때마다 헤픈 웃음을 보이며 감지덕지했다. 그러나 대원군의 이러한 이면에 치밀하게 계산된 엄청난 밀계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당시 사람들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그의 계산된 전략은 왕인 철종에게 후사가 없다는 사실이었고, 이렇게 되면 왕통은 완전히 끊어지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그러면 다음 왕은 방계(傍系)에서 맞아드릴 것이 분명한데, 대원군은 바로 그 자리에 자기 아들을 앉히려 겨냥하고 있었던 것이다.대선 후보들이 구사하는 전략은 무궁무진하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정공법`이던지 `사술`이던지 갖은 수를 다 동원하겠지만 차이는 분명히 있다.따라서 박 대표의 현재 행보는 마치 겨울의 대지가 눈 밑에서 힘을 저축해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가치불전`이어서 여러 사람을 답답하게 한다.

2011-08-19

근검 절약정신 무장이 필요하다

정철화제2사회부장8월 첫 주에 일본 후쿠오카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포항시체육회 가맹단체 실무 임원들이 일본 후쿠오카 체육시설과 운영실태, 학교 및 엘리트 체육 육성 현황을 견학하는 자리에 동행했다.일본의 체육 시설과 규모, 기술, 운영 등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많이 앞서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의 경제력으로 볼 때 이미 예상했던 일이어서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다.대형스포츠시설을 방문한 날, 마침 쿠슈(九州)현 중학생 핸드볼 경기대회 개막식이 열려 유심히 지켜봤다. 선수입장과 개회선언, 국민의례, 우승기반환, 대회사, 선수선서 등 식순은 우리와 다를 게 없었다.특이한 점은 경기장 주변에 현수막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회장 정면에 작은 현수막 한 개가 걸려 있고 체육관 입구에 사람 가슴 높이 정도의 대회를 알리는 입간판 한 개만 세워져 있다. 언뜻 보아서는 이렇게 큰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다.경기장 내 학교별 응원석은 도화지에 학교 이름을 직접 써서 붙였다. 작은 걸개 현수막이 몇 개 있긴 한데 모두 학생들이 손수 글자와 그림을 그려 넣어 만든 것들이다. 대회 안내책자는 질이 떨어지는 누런 종이에 흑백으로 제작됐다. 그것도 돈을 받고 판매한다.우리나라 스포츠 대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 때 경기장 안팎과 시가지 전역에 현수막이 도배하고 두꺼운 코팅지에 컬러로 화려하게 제작된 안내책자를 무료로 배부하는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우리의 시각으로 보면 조잡하고 쩨쩨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 종합스포츠시설을 짓고 시민들이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엄청난 예산을 지원하면서 지나치게 인색한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낭비요인을 철저하게 제거하고 실용성에 바탕을 둔 일본의 절약정신과 검소한 국민성을 엿볼 수 있다.반면 우리의 각종 행사는 내실보다 전시성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 비단 체육행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집, 큰 차, 명품 사기 등 신분 과시성 소비풍조에 물들어 있다.일본의 지나친 내핍이 우리보다 더 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본이 세계 최고 부자나라가 된 원동력이 검소한 국민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일본과 독일, 중국 등 세계 강대국들의 대다수가 소비보다 절약정신을 생활화하고 있다. 일본이 패전의 폐허 속에서 한때 저축률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축적한 거대한 국내 자본을 바탕으로 산업을 일으켰고 오늘날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겨울철 내복 입기를 생활화하고 있는 독일 역시 일본 못지않게 검소하다. 중국은 현재 세계 저축률 1위, 외환보유액 1위를 기록하며 세계 경제의 거인으로 떠올랐다.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국민소득은 2만795달러, 일본은 3만8천80만달러다. 6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한국 3천110억 달러, 일본은 1조 달러를 넘기며 세계 2위다.더욱이 한국의 6월 말 기준 대외채무는 3천963억 달러, OECD 17개 회원국 중 가계저축률 최하위다. 거기다 외채와 재정적자, 가계부채는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이것이 소비가 주는 즐거움에 빠져 있는 한국의 경제지표다.절약정신으로 부를 일군 일본은 지금 이웃한 한국과 중국, 러시아를 향해 감히 영토분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강대해 졌다. 중국도 이제 세계 10번째로 항공모함을 진수하고 전 세계를 호령하려 하고 있다.우리의 주변국인 일본의 독도 야욕은 갈수록 노골화하고 못사는 나라로 여겼던 중국마저 우리 경제를 추월해 가는 마당에 외국에 빚을 내 잔치판을 벌이고 경쟁적이고 과시적인 소비를 즐기고 있을 때인지 되돌아 봐야 한다.

2011-08-12

어룡담, 영일만, 그리고 포항시

이준택편집국 부국장`어룡담의밤 희망·감동에 물들다`소설책에서나 나옴직한 지명같지만 아니다. 지난주말 포항불빛축제에 따른 경북매일 5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영일만의 옛 이름이 어룡담이었다는 지적이 본지를 통해 제기된 후 지역사회에 미묘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보도대로라면 차제에 이름을 바로잡자는 의견이 한축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영일이라는 명칭이 이전부터 존재해왔는데 새삼스럽게 문제삼을 것이 없다는 입장은 또다른 한축이다.영일만의 명칭문제는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임은 분명하다. 특정인의 판단으로 절대 결정돼서는 안될 일이다. 포항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투표라도 해야 할 소중한 일이다. 투표가 부담이 된다면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라도 나서야 하는 것이 순서다.그러나 앞서 해야 할 일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적 근거다. 본지가 브리태니커백과사전 등을 참고해 취재·보도 했지만 사실적 판단의 근거를 확보하는 것은 포항시와 의회의 몫이다. 왜 일제시대에 바뀌었는지,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용이라는 단어가 문제가 됐는지, `영일`이라는 인근의 기존지명이 좋았는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백번을 양보해 일본이 포항의 미래를 위해 어룡담이나 용담만보다는 영일만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했다면 그것 또한 역사다. 받아 들이고 말고는 시민의 몫이다. 결코 일부 지도자가 판단할 사안은 아닌 것 만큼은 분명하다.반대로 브래태니커사전의 내용이 잘못됐다면 수정을 요구해야하는 것 역시 포항시의 몫이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지나치는 것은 직무유기다. 불법을 눈감아주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본지에 보도 된 이후 일부 향토사학자 등은 특종이라고 치켜세우지만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20년넘게 기자생활을 해오면서 가수 최백호의 영일만친구를 얼마나 불렀는지 모른다. 또 최근에 나온 영일만친구 막걸리도 수도 없이 마셨다. 어디 그 뿐인가. 포항은 영일만을 빼고는 얘기할 수 없다. 포스코의 우향우정신도 영일만과 연결돼 있다. 송도해수욕장, 북부해수욕장, 도구해수욕장, 해병대훈련장 모두 영일만이다. 정말 혼란스럽다. 이 모든 것이 영일만과 연결돼 있는데 이제와서 영일만의 이름이 일제강점기에 개명됐다고 하니 허망하다.`영일`이라는 명칭이 이전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영일은 해를 맞는다는 상징적인 의미다. 신라시대때부터 인근의 마을이름으로 존재해 왔다. 한반도 동해안의 가장 끝인 포항은 해를 맞기에 가장 적합한 곳임에는 틀림 없다. 매년 1월1일 해맞이 축전이 성대하게 펼쳐지는 곳도 포항이다. 그러나 정작 해맞이 행사가 펼쳐지는 곳은 영일만내가 아니다. 푸른 동해앞바다가 펼쳐지는 한때 토끼꼬리라고도 불렸던 호미곶면 해맞이 광장이 그곳이다. 해맞이에는 영일만보다는 동해가 제격이라는 얘긴가.굳이 따진다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영일만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싶다. 그래서 어룡담이나 어룡호로 불렸던 옛이름이 정갈스럽게 와닿는지도 모르겠다.지금 포항은 극히 혼란스럽다. 정치권의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대로, 시장은 시장대로, 도의원은 도의원대로, 기초의원은 기초의원대로 정말 제각각이다. 겉으로는 웃지만 대립각은 심각한 수준이다.기초의회는 의원간의 알력이 정도를 넘어섰다는 표현까지 제기되고 있다. 편나눔 현상이 극에 달하면서 의회를 식물의회로까지 표현하는 이도 있다. 일부 도의원은 박승호시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도의원을 초청, 내년도 예산을 설명하는 자리에 시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부시장에 대한 배려인가. 시장은 해외 기업유치에 나갔고 그 자리는 부시장이 차지했다. 일부 도의원은 불쾌하지만 드러내고 타박도 못한다. 그렇게 시간만 가고 있다.폭염주의보가 곳곳에 내려졌다. 한 여름이 지나가지만 불볕더위는 여전하다. 정치인들이 화합해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속시원한 청량제 소식이 정말 그립다. 오늘밤은 영일만이 아닌 어룡담(용담만)의 야경을 봤으면 싶다. 그래야 잠이 올것 같다.

2011-08-05

공기업 낙하산인사, 시민이 나서야

이곤영대구본부 부장해당 기관의 직무에 대한 능력이나 자질, 전문성과 관계없이 인사권자가 권력을 이용해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특정 자리에 임명하는 것을 낙하산 인사라 한다. 코드인사, 보은인사가 그 배경으로 조직원의 승진 기회를 빼앗고 인사권자의 의지대로 움직여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이 된다.최근 대구시 공직사회에 `ㅂ` 전 국장이 도시공사 전무이사 내정설이 확산되며 대구시가 채용공고를 내기도 전에 특정인을 내정해 놓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 그는 공기업 임원에 응모하기 위해 최근 사표를 냈고 이에 전국공무원노조가 의혹을 제기하며 퇴직 간부들의 낙하산 인사가 아닌 참신한 인물로 임명할 것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이런 가운데 또다시 최근에는 올 연말에 나갈 대구도시철도공사 전무와 대구시설관리공단 전무 자리에 대구시 간부인 `ㅇ` 씨와 `ㄱ` 씨가 내정됐다는 소문도 돌고 있어 낙하산 인사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문제는 공기업뿐만 아니라 시와 밀접하게 관련있는 단체나 기관, 협회까지 시 출신 공무원들이 독식하는데 있다. 공모에서부터 유리한 응모자격, 사전 내락 등으로 사실상 내정해 버리기 때문이다. 선발은 절차만 치르는 식으로 진행되며 제대로 된 전문가가 아예 응모할 수 없게 만들거나 응모해봐야 들러리만 서는 꼴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고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 산하 공기업 임원 자리는 대부분 시 출신 공직자가 퇴직 후 보장받는 자리로 전락한지 오래다.전국 지자체마다 인사 전횡으로 몸살을 앓고 광역의회에서도 인사청문회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법안 마련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광역지자체 부단체장 및 지방공기업 사장 등을 임명하기 전에 지방의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지방자치법 개정안과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 내부에서도 지자체를 견제하는 것이 지방의회의 고유 권한으로 행정감사처럼 인사청문회도 지자체 견제의 한 방법인 만큼 위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가는데도 대구시는 여전히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라며 무조건 일방통행만 고집하고 있어 공무원 세계의 이권을 철저하게 지키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현재 대구시 산하의 도시공사, 시설관리공단, 도시철도공사, 대구환경시설관리공단 등 4곳의 공기업에는 임원 9명 중 이사장과 전무 등 7명이 전직 대구시 공무원들이 포진해 있다. 이밖에도 지역 기관, 단체, 협회 등까지 공무원의 노후 보장용 자리가 헤아릴 수 없으며 이들 대부분은 선배 공무원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당연한 듯 물려받고 있다. 말 그대로 회전문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더구나 이들 대부분이 공무원 정년을 1~2년 정도 남겨놓고 시 인사적체를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퇴직하면서 다시 임기 3년인 공기업 임원 자리를 보장받고 있다. 공기업이 사실상 정년을 1~2년 연장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인사적체 해소를 빌미로 시 산하 공기업 임원에 시 공무원 출신이 독식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고 이들이 임원으로 앉아 있으면서 공기업 개혁이나 효율에 대한 특별한 성과를 보인 적은 없는 것 같다. 결국, 전문성 없이 낙하산으로 내려와서 시간만 때우다 가고 있다는 증거다.이 때문에 대구시의회는 꾸준하게 이에 대한 개선책을 시 집행부에 요구하고 있고 최근에는 공무원노조와 시민단체에서도 이들 공기업 임원 인사제도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인사청문회가 안 되면 공기업 임원 임명 후 업무보고에서 자격 검증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실행 가능성은 의문이다.대구시의회, 지역 언론, 시민, 시 내부에서 대구시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대구시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 운운하며 시 공무원 위주로 낙하산 인사를 고집하고 있다. 대구시의 공기업 임원 인사에 대한 전향적인 변화를 위해 시민이 나설 때이다.

2011-07-29

명품교육과 명품치안

이창훈대구본부 부장명품 논쟁이 뜨겁다. 최근 인천공항에서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고가의 명품이 대량 반입될 것을 우려해 미주나 유럽 등 명품 산지에서 들어오는 여행객 가방을 전수 조사하기로 하는 등 명품 단속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엔 명품의 대명사인 `루이비통`을 공항면세점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인천공항에 유치하면서 명품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큰 암초를 만나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신라에서 루이비통을 파격대우하자 반발한 구찌와 샤넬이 매장을 철수하거나 하겠다고 나선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루이비통 모시기에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현재 경북도청을 중심으로 경북교육청과 경북경찰청이 좌우로 배치돼 있다. 양 기관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명품`이란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한 적이 있다.경북도교육청의 모토는 `명품 경북교육실현`이다. 이 슬로건은 이영우 교육감이 지난 2008년 교육감 선거에 사용한 이후 지금까지 4년여를 이어오고 있다.얼마전까지 도청 정문앞 아치간판에 붙어 있었던 `명품치안으로 도민감동실현`은 지난해 경북지방경찰청장의 슬로건이었다.하지만 전임 김병철 청장이 이임한 후에도 이 문구는 아치간판에 그대로 남아 있다 얼마전 철거됐다. 현재의 도경 슬로건은 `신뢰와 사랑받는 경찰`이다.도경찰청은 올 초 김정석 청장 부임이래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우선 전임청장 본인이 전국을 들썩인 함바사건연루 혐의로 재판에 계류중이고, 이어서 터진 문경 도자기 사건, 안동경찰서 불법사행성 게임장 비호설 등 도내 각 경찰서에서 골고루 사건이 터져 명품 치안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물론 도경찰청은 예천, 울진 등 단체장의 비리를 파헤치는 등 굵직한 사건도 많이 해결했다.하지만 도민으로부터 인정받는 명품 치안의 반열에 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명품은 내부에서 우러나오는 장인정신, 외부의 고객 모두가 인정해줘야 하기 때문이다.현 경북경찰청장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고시출신으로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지내는 등 전도 유망하며, 경북경찰청장에 머무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김 청장은 가족과 떨어져 대부분의 식사를 구내식당에서 해결하며, 도내 치안상황점검에 주말을 지역에서 보내는 등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평판도 좋다. 하지만 외부치안보다 내부 직원의 단속 한계로 B학점에 도달하기가 어려워 보인다.경북교육청을 한번 보자. 이영우 교육감은 민선 1대 보궐선거에 나와 `명품교육실현`이라는 목표로 교육감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민선 2대때는 여세를 몰아 전국 최다 득표로 재선에 성공, 올해로 교육감 4년째다.그는 전임 교육감의 비리로 인한 중도하차로 교육감에 당선돼 취임이후 청렴도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누누이 강조해왔다.하지만 지난해 청렴도가 전년도 4위에서 12위로 가파르게 추락해, 현재 스코어상 청렴도 부분에서는 실패한 교육감으로 지적받고 있다. 올해도 청렴도 평가를 앞두고 경북 모학교 교장·교사들의 양궁비리 문제가 불거져 청렴도 향상을 자신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청렴은 교육감 한 사람의 청렴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전 직원이 합심해야 되며 최종 책임자는 교육감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취임후 사교육비 절감 전국 1위, 직업선진화 교육 전국 1위, 창의인성교육 최우수성과 등 괄목할 만한 성적도 이끌어 낸게 사실이다. 이런 노력덕분에 2년연속 전국시도 기관 종합평가에서 최우수교육청으로 지정되는 등 여타 교육청보다는 내실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게 사실이다.현재 교육청내 직원들의 교육감에 대한 평점은 상당히 높은걸로 나오고 있다. 기자의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경북교육청은 일단은 B학점은 넘은 것 같다.두 기관의 분발이 요구된다. 청소년은 교육을 통해 나라의 동량이 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경찰을 통해 유지되므로 양기관의 책임이 그만큼 무겁기 때문이다.

2011-07-22

말뿐인 한나라당의 `환골탈태`

이창형서울지사장“앞으로 계파활동을 하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안 줄 것이다”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7·4전당대회에서 대표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이후 이같이 말하고 “최고위원회의에서 계파 해체 결의부터 해야 할 것”이라며 “(계파 해체는) 국민이 바라는 것이며, 이를 발 빠르게 하는 게 첫번째 과제”라고 했다. 그랬던 그가 자신의 캠프 인사였던 `김정권 사무총장`임명을 고집하며 연일 당내 최고위원들과 기싸움을 벌이다 지난 12일에는 반대파들의 퇴장 속에 끝내 의결을 강행했다.사무총장이란 자리는 국회의원 공천 실무를 장악하는 공천 시스템의 핵심이다.즉, 자신 스스로가 계파정치 종식을 선언하고서도 자신의 캠프인사를 사무총장으로 임명함으로써 내년 총선에서의 역할을 도모하겠다는 속내가 아닌가. 결국, 유승민·원희룡 최고위원 등은 홍 대표가 `김정권 사무총장`임명을 표결 처리를 통해 강행하자 “전례없는 의사결정을 하고 이를 강행한 데 대해 `전례없는 사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강력 투쟁의사를 거듭 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정권 의원은 홍 대표에게 어떤 사람인가.홍 대표는 지난 2009년 9월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 변호인 자격으로 법정에 섰다. 당시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았던 같은당 김정권 의원의 결심 공판 변론을 위해서다.김 의원은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됐던 정계 인사들 중에 드물게 무죄 판결을 받았다. 홍 대표의 변호가 큰 몫을 했다. 이때부터 `홍준표 맨`으로 거듭나 홍 대표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이번 7·4 전당대회 홍 대표 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평소 `자기 사람에 대한 신의가 두텁다`고 알려진 홍 대표가 김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적극 밀어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게 한나라당내의 지배적인 시각이다.홍 대표는 비주류 정치인이다. 그는 당선 직후 `변방정신`을 강조했다. 4선 의원이지만 한번도 주류에 편입되지 못했던 자신의 정치역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또 “현대조선소 일당 800원을 받던 경비원의 아들, 고리 사채로 머리채를 잡혀 끌려다니던 어머니의 아들이 집권여당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랬던 그가 당대표 당선 직후부터 스스로가 좌충우돌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그는 당선직후 YS를 찾아가 큰 절을 하면서 자신을 `YS 키드`라고 지칭했다. 어른에게 큰절을 올리는 것이야 한국사회의 미풍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집권여당의 대표가 엎드려 큰절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을 YS의 `새끼`라고 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그는 또 `MB노믹스`에 대해서도 반기를 들었다. 그는 한 방송에 출연, 대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착취`라고 단정했다. 이명박을 `신화`라고 규정하면서도 MB노믹스에 반기를 들고 이른바 `좌클릭`을 하고 있는 셈이다.“반기를 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변하지 않는 정책이 어디 있는가”라는 그의 말에도 수긍이 간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정체성이 이동되는 시점에 보수를 지향해 온 그의 정치적인 성향이 좌편향쪽으로 급선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말하자면 `변방`에서 `중심`으로 돌아 온 그 또한 포퓰리즘적 정치노선을 걷겠다는 셈이다.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여권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원활한 국정수행에 협조를 당부한 마당에 개인적인 처신의 문제에 이어 공천권행사를 위한 캠프인사, 당청간 마찰의 주범으로 비춰지는 그의 행보에 대해 당내는 물론, 국민들은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민주당 일부 중진들의 총선에서의 `탈(脫)호남선언`과 `살신성인`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또한 총선 공천전쟁이 이전투구화할 조짐이다. 당의 정체정은 시대흐름과 국민정서에 따라 변화돼야하지만 새지도부가 들어서면서 한나라당의 안정속 변화와 쇄신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벌써부터 혐오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짧지않은 한국 정치사로 본다면, 한나라당은 여당이었다. 대한민국의 가난을 떨쳐냈고 독재의 수렁을 걷다가도 민주화를 이뤄냈다. 힘도 있었지만 오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집권동안 무소불위의 힘과 오만이 그들을 세상밖으로 나오게 한 어머니인줄 알고 있다. 그래서 절치부심의 좌파정권 10년간도 그 향수를 그리워만 하며 그 탯줄을 통해 오만의 유전자를 이어갔다.4·27재보선의 참패, 내년 총선을 앞둔 민심이반, 나아가 정권재창출의 불확실성이 그들을 더욱 옥죄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한나라당 새 지도부는 그들의 탯줄은 국민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1-07-15

공무원이 앞장서 보수·골통 오명 벗어야

서인교대구본부 부국장오전 8시 = 출근해 조간신문 읽으며 커피 한 잔으로 직원들과 인사를 한다.오전 8시30분 = 관련 사항도 없이 자리만 지키는 길고 지루한 회의로 일방적 지시만 받는다.오전 10시 = 현안 보고와 결재 위해 국장실을 찾아가나 설명도 제대로 못하고 잔소리만 듣고 나온다.오전 11시 = 담배 한 대로 마음을 달래고 중앙부처 출장길에 오른다.오후 2시 = 서울역에 내려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국비 예산 확보 위해 특산품을 들고 관련부처를 방문한다. 그러나 회의와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담당과장을 무작정 기다리며 시간을 보낸다.오후 3시 = 어렵게 만난 담당과장과 10여 분 짧은 미팅을 하지만 부정적 답변만 듣고 돌아선다.오후 6시 =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시 도청으로 와서 오후 7시 부서 회식. 과장이 잘 가는 고깃집 또는 횟집에서 폭탄주 세례, 계속되는 잔소리에 직원들은 지칠대로 지친다.밤 11시 = 녹초가 되어 집으로 퇴근한다. (이상은 경북도 한 사무관의 하루를 다소 과장되게 시간대별로 재구성한 것이다.)경북도 공무원의 하루가 그저 그렇게, 사명감 없이 쳇바퀴 돌듯 해서 뚜렷이 되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지난날의 대구 경북은 역사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게 한 주역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보수, 골통이라는 인식속에 과거 향수에 젖어 현실에 안주하는 등 달라진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잇따른 국책사업 유치 실패는 경북도가 자성하는 전기를 만들어 준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좌표를 정하고 행동으로 보여줄 전략적인 모델을 준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경북도가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모습은 어떠한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전 공직자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혼을 불태우기로 작정했다. 경북도가 최근 지역의 생존을 걸고 추진해 온 신국제공항, 과학벨트 등 대형 국책사업의 유치 실패를 자성의 계기로 삼아 좌표를 재진단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키로 한 것이다.그렇다면, 경북도 공무원들이 앞장서야 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 경북도를 중심으로 한 23개 시군과 300만 도민들이, 특히 대구시와 250만 시민들과도 공조해야 하기 때문이다.내가 가면 단순한 길이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된다고 했다. 경북도가 앞장서서 그 옛날 찬란했던 경북의 자존심과 명예를 되찾아야 한다. 먼저 업무적으로는 과거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창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모든 일이 문제의식을 느끼는 데서 출발하고 문제의식이 없으면 잘못된 점이 있어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문제를 발견한 사람은 문제 해결 방안도 강구하게 된다. 불편한 것, 부당한 것은 합리적인 것으로 고치고 바꾸어야 한다. 여기에는 김관용 도지사가 늘 강조하듯 현장을 중시해야 한다. 현장과 격리되는 순간 존재 가치는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론만 내세우는 탁상 행정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그 다음, 모든 일은 선공후사(先公後私)다. 도청 직원의 말과 행동은 곧 도정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 일하기보다 사명감이 앞서야 한다. 특히 관련 업무에 대해서는 최고의 프로가 되어야 한다. 맡은 일에 대한 전문가로 직업의식을 가지고 1+1=2가 아닌 3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협동해야 한다. 일이 중심이고 친소관계는 그 다음이다. 김관용 도지사는 300만 도민의 먹을거리도 중요하지만 300만 도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들도 추슬러야 한다. 채찍과 성과보수를 분명히 해야 한다. 공직자가 한 명의 직업인이라기보다 사명감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경북도청에는 도지사를 비롯한 행정, 정무부지사, 기획조정실장 각 1명과 3급 10명, 4급 73명, 5급 290명, 6급 491명, 7급 452명, 8급 59명, 연구직, 지도직 등 일반직이 1천527명, 소방직, 교육직 등이 2천566명, 기능직 340명, 별정직 32명, 계약직 59명 등 4천525명(여 618명 포함)이 300만 도민을 위해 일하고 있다.

2011-07-08

청년실업을 어찌할 건가

정상호/편집부국장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하다.통계청이 밝힌 지난 5월 국내 취업자수는 2천46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35만5천명 늘어났고 실업률도 3.2%로 같은 수준이었지만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7.3%로 작년 같은 달보다 0.9%포인트 높아져 청년층의 구직난이 여전함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괜찮은 대학을 졸업하고 학점 4.0, 토익점수 900점, 해외연수경험, 컴퓨터자격증 등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스펙을 갖추고도 2~3년씩 취업 재수하는 대졸자들의 이야기는 이제 흔한 일이 됐다.취업 지원서를 수십 곳에 넣어봤지만 원하는 기업으로부터 오라는 대답을 듣지 못한 대졸자들이 줄을 섰다.대기업 취업이 대졸자들의 선망이 된지 오래지만 입사경쟁률은 수 십대 일을 넘어 수 백대 일이 될 만큼 치열하다.아예 공무원 시험으로 눈을 돌린 젊은 청년들의 사연도 안타깝다.대도시 고시촌에서 김밥으로 허기를 떼우며 3~4년간 공시족 생활을 했지만 바늘구멍이나 다름없는 합격의 기쁨은 쉽지 않다. 학원비를 포함 월 80~100만원이 들어가는 공무원 시험준비.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고생한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합격증을 쥐고 금의환향하지 못하는 공시족의 사연은 가슴 저민다.원하는 곳에 취직을 못한 청년들은 더 이상 부모님에게 손 벌리는 게 미안해 알바와 비정규직 취업문을 두드릴 수 밖에 없다.편의점 등에서 최저임금 4천320원보다 조금 많은 시급을 받아가며 일하는 모습이 청년실업의 현 주소다. 부모님에게 기댈 처지가 못 된다면 당장 먹고살아야할 현실 앞에선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다. 대기업에 취직해 부모님의 어깨를 으쓱하게 해드리고 동생들에게 용돈을 주며 집안의 든든한 기둥이 되고 싶은 소망이 어찌 없겠는가.60세 넘도록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 시험에 떡하니 붙어 친구의 부러움을 받고 싶지 않은 젊은이들이 어디에 있을까.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한 달에 겨우 88만원을 손에 쥐는 `88세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자`들이란 말이 청년실업자들에게 붙어 다니는 수식어다.왜 대기업만 고집 하냐고 묻는다면 이들은 뭐라 대답할까.곧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야 하는 이들에게 더운밥 찬밥가리지 말고 아무데나 들어가라는 말은 너무 무책임하다. 이젠 평생직장은 없다고 해도 아무 회사나 다니면서 내가 원하는 배우자를 만날 수 있을까. 사회인으로 첫 출발을 하기 전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할려는 이들의 희망을 무조건 잘못됐다고 탓할 수만은 없다.자신의 장래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라면 이들은 선택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전문가들은 청년실업률의 증가원인을 대학졸업자들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이들을 수용할 일자리는 제한 된 데서 찾는다.지난 1990년 33%이던 국내 대학진학률은 2000년 68%, 2010년 79%로 급격히 늘어났다.대학 졸업자는 해마다 50만명씩 쏟아져 나오지만 이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일자리는 10만개에 불과해 구직난은 구조적인 문제가 되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그러나 청년실업은 반값 등록금 만큼이나 정부가 나서서 풀어야할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정부는 민간기업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청년 구직자들에게 유망한 중소기업이나 견실한 중견 기업들의 채용정보를 인터넷이나 언론매체를 통해 상세히 제공해야한다. 한 발 더 나가 우수한 청년 구직자들과 이들 기업을 연결해주는 가교역할을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할때다.`88세대`, `3포자`들이란 꼬리표가 붙은 청년실업자들의 아픔을 이젠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두고 봐서는 안 될 시점에 왔기 때문이다.

2011-07-01

쓴소리 듣지 않는 지도자는 실패한다

윤종현/편집국 부국장중국 제나라 환공(桓公)은 춘추전국시대의 첫 번째 패자(覇者)였다. 그가 제후들을 규합시키고 천하를 바로 잡은 것은 그의 참모 관중(管仲)의 책략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러한 관중이 환공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자 관중을 잃은 환공은 딴 사람이 된 것처럼 절제를 잃기 시작했다.관중이 살아 있을 때 환공에게 철저히 경계할 것을 당부한 세 사람이 있었다. 역아(易牙), 개방(開方), 수조 등 이다. 역아는 출세를 위해서라면 제 자식이라도 죽여 국을 끓여 바치겠다고까지 한 요괴스런 인물이었다. 개방은 망명해 온 위나라 공자였다. 그리고 수조는 출세를 위해 자진해서 거세하고 환자(宦者·내시)가 된 자였다. 그러나 환공은 관중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당부를 저버리고 이들을 등용하여 측근에 두었던 것이다.이들은 환공의 눈과 귀, 모든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인의 장막`을 쳤다. 이들은 늙은 환공에게서는 없어서 안 될 수족이 되었고, 환공은 이들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는 허수아비가 되어버렸다. 이 간신들은 조정을 농단하면서 나라는 혼란케 했고, 한때 패자는 그 모습은 사라지면서 정책에는 박력과 과단성이 없어진 것은 물론 정책을 결정함에 있었어도 우유부단해졌다. 특히, 간신 역아는 환관 수조와 합세하여 환공의 첩에서 태어난 무궤를 왕위 승계시키기 위해 반대파를 무참히 학살했다. 이 권력 다툼으로 환공의 유해는 67일 동안 입관도 못 한 채 방치되었다. 한때 춘추시대 제1의 패자였고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의 말로는 너무 비참했다.손무(孫武)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병법가이지 전략가며, 그 유명한 손자병법(孫子兵法)의 저자이기도 하다.제나라 출신인 손무는 오자서의 추천으로 오나라 왕 합려의 군사(軍師)가 되었다.당시 오나라 접경에 있는 초·월 두 나라는 오나라 보다 군사·경제 등 모든 면에 우위였다. 약소국 왕 합려는 현실과 달리 천하통일을 꿈꿨고 손무는 그에게는 필요한 존재였다.손무는 오 군을 더욱 강성하게 만들었고, 합려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강국 초나라를 쳐 수도 영도를 함락시키는 등 멸망 직전까지 몰아 부쳐 합려로 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받았다. 손무는 병법에도 능했지만, 정세에도 밝아 합려에게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지만 그를 시기하는 무리도 있었다.하지만, 자만에 빠진 합려는 야심이 발동해 손무의 `쓴소리`를 무시하고 독단적인 판단으로 월나라를 공격을 감행했다. 결과는 패배하고 합려도 부상의 후유증으로 사망했다.그가 죽으면서 한 말은 “손무의 말을 들어야 했는데”였다. 이어 합려의 아들 부차가 왕위에 오르자 손무는 초야에 묻히게 된다.최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총리 이하 장·차관과 청와대 관계자 등 87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수활성화를 위한 국정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에서 100여 개의 정책과제를 토의했지만 확정한 사안은 월 한 차례 `전통시장 가는 날` 단 한 개뿐이었다.이 과제 중에 대표적으로 웃기는 것은 `겨울 방학`을 줄이는 대신 `가을 방학`을 신설하고,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면 평일에 쉬는 `대체 공휴일 제`건이 논의됐다.이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조소를 퍼부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머리가 좋고, 우수한 집단의 결정체인 중앙부처가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내놓은 정책이라곤 `방학 안`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혈세가 이들의 급료로 지급된다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다.어떻게 보면 현 통치권이 그동안 이들의 쓴소리, 정책을 거부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그렇게 보면 쓴소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환경이 조성됐기에 엘리트 관료들이 상층부의 입맛에 맞는 식단을 짜는 것이 몸에 뱄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은 당사자의 책임도 될 수 있지만, 참모들도 상당 부분 차지한다. 분석하면 쓴소리 환경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던지, 또 소통구조가 붕괴됐던지, 피보고자의 자세가 문제가 있던지 이 중 하나일 것이다. 이 때문에 부유층은 별 관계없었지만 그동안 애꿎은 민초들만 피해를 입어 왔던 것이고, 원성만 쏟아내 놓고 있다. 관중이, 손무가 그의 주군에게 `진언`한 것은 `그를 위해`, `국가와 백성을 위해`했던 것이다. 그러나 쓴소리를 달갑찮게 여긴 그들의 말로를 지도자들은 찬찬히 뜯어봐야 하지 않을까.

2011-06-24

반칙이 난무하는 사회

정철화제2사회부장프로축구단 포항스틸러스의 구단 운영방침 중에 `스틸러스 웨이(Steelers Way)`란 게 있다. 직역하면 `스틸러스 길`이지만 `스틸러스가 가는 길 또는 스틸러스가 가야할 길`이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정신자세와 기업의 철학을 담은 것으로 경기 동안 정정당당한 승부와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이다.구체적으로 관중을 위한 축구(공격축구 지향, 백패스 금지, 이기고 있는 상황 지연경기 안하기, 교체시 뛰어나오기), 반칙이나 술수가 아닌 공정한 경쟁(고의적인 반칙 금지), 정해진 규칙을 준수(심판에게 항의 금지),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거친 파올 금지) 등을 제시해 놓고 있다.스틸러스 웨이를 정치와 행정, 기업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주어만 바꿔보면 `정치가 나가야 할 길`, `행정이 나가야 할 길`이란 멋진 제목이 만들어진다. 좋은 정책을 만들어 국민을 감동시키고 정해진 규칙을 준수하고 공쟁한 경쟁을 펼치며 동료와 사회전체에 나눔과 배려를 실천한다는 내용이 된다. 우리의 사회적 가치기준과 신기할 정도로 딱 맞아 떨어진다.최근 정치와 행정을 비롯한 사회전반에서 부패와 비리, 부정으로 썩어가는 역한 냄새가 진동한다. 그것도 소위 지도자들에 의해 사회적 가치가 무너져 가고 있다.부산저축은행의 7조원대의 부정대출사건이 아직도 진행중인데 국토해양부 직원들의 향응과 접대, 뇌물 수수, 전 지식경제부 차관 유전개발권 특혜 의혹이 또 터져나왔다. 가깝게는 울릉군수 선거법 위반 및 횡령, 경북의 한 전직 기초단체장의 재임중 금품수수 건도 불거졌다.부산저축은행 부정대출사건은 정관계에 로비 자금이 대거 뿌려졌고 불법사실을 감시해야 할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감사원, 청와대, 전직 국회의원 등 국가 지도자들이 연루돼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이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대학총장은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다.지도자들이 규칙을 준수하며 공정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위를 이용해 개인적 이익만 쫓아가는 반칙 플레이만 일삼았다. 국민 감동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실망감, 좌절감만 안겨주고 있다.지도자들은 자신에게 더욱 엄격하고 더욱 높은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 국민들의 행동기준이 되고 자라나는 학생들의 미래의 희망과 좌표를 설정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지난 1972년 당시 문교부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만들었고 지난 2007년 개정됐다.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이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으로 바꼈다. `정의로운 사회`가 우리가 실현해 나가야 할 핵심적 가치가 됐고 일선 학교에서는 이를 가르치고 있다.학자들이 정의한 정의로운 사회의 개념은 일반인의 통념으로 판단한 올바른 사회적 윤리, 법 앞에서의 평등, 투명한 과정, 공평한 절차 등 공정성이 실현되는 사회를 말한다.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특혜와 특권, 편법, 반칙 등으로 대비된다. 지도자들이 편법과 반칙을 일삼고 이를 통해 오히려 부를 더욱 축적하고 사회적 성공자가 되는 모순된 구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한다면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이런 일들이 용인되고 정당화되는 사회라면 일선 학교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가르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빽 쓰는 법`, `효과적인 반칙 이용법`, `로비를 잘하는 법`등을 교육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지금 우리 사회는 `정의`를 사회의 핵심적 가치로 바로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 지도층들은 더욱 반성하고 `스틸러스 웨이`정신 무장이 필요하다.

2011-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