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전까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선거라면 5년마다 돌아오는 승자독식의 대선은 더 더욱 그럴 것이다. 아직 선거일까진 1년 넘게 남았다.
후보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선거판은 항상 요동쳐왔다.
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병풍에 발목이 잡혀 대권 꿈이 무산됐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무도 예상 못한 노풍이 불면서 여론조사의 열세를 딛고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번 대선이라고 그런 변수들이 나타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벌써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장직을 걸었던 무상급식투표 패배 파장이 만만찮다. 이번 투표결과에 나타난 민심이 대선후보들의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야권은 어느쪽으로 후보 단일화가 될지 오리무중이며 여당후보도 당내경선이란 1차 관문을 통과해야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여당 당내 경선은 박근혜 전 대표가 여론조사처럼 선두를 그대로 유지할지 아님 강력한 경선상대를 만날지 여부도 변수다.
부동층의 유권자들 가운데는 그런 상황이 와야 지지자를 결정하겠다는 속마음을 숨기고 있을지 알 수 없다.
권력의 정상자리는 사람의 힘만으론 오르기 힘들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람의 힘에 더해 운이 따라야 하고 때가 되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람을 흡입하는 인간적 매력을 지닌 리더십이 아닐까 싶다.
일본 전국시대 무장 오다 노부나가는 천하통일을 눈앞에 두었지만 실패했다. 타고난 전략가이자 조총으로 무장한 강한 군사력을 가진 오다 노부나가는 천하통일의 걸림돌을 하나둘 제거해 나갔다. 상대방의 의표를 찌르는 용병술과 지략은 당대 최고의 무장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부하의 배신으로 천하통일의 위업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건네주어야 했다.
하늘로부터 무장의 자질을 타고났고 근거지는 지리적 이점마저 갖고 있었던 그가 무너진 이유는 뭘까. 그는 실수하는 부하에게 냉혹했다. 인간적 모멸감을 주는 것조차 서슴지 않았다. 그가 머문 교토의 절 혼노지를 공격한 부하 아케찌 미쓰히데도 바로 그런 모멸감을 견디지 못해 난을 일으켰다고 한다. 인간적면이 부족한 그의 강한 리더십이 그를 부러지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지도자는 주위에 사람이 모이고 따라야한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더라도 독불장군이라면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없을뿐더러 국민을 피곤하게 만든다.
대권 후보로 나서려면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는 국가경영 능력과 자질 인간적 매력을 함께 보여줘야 한다.
내 주장만 내세우는 아집과 독선보다 남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의 정치로 국민을 통합해 신바람나는 사회로 만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보수다 진보다 우파다 좌파다 하는 이분법적 갈등과 대립을 종식시키고 임기동안 국민과 동고동락하는 좋은 대권 후보는 누굴까. 지금부터 그런 후보를 고르는게 바로 유권자들의 역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