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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슈의 정치학

▲ 이창형 서울지사장일명 `고대녀`로 불리는 통합진보당의 한 비례대표 후보가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표현했다.설상가상,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제주기지 건설단장인 한 장성에게 “정권이 바뀐다”며 엄포를 놨다.“해군에 간 우리 장병은 전부 해적이고 그 장병의 부모 형제는 전부 해적의 부모형제란 뜻이냐”며 국방부와 해군은 즉각 정면대응했고 정 고문의 발언은 연일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강정마을을 직접 찾아 “제주도는 4·3의 아픔을 갖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오늘 폭파로 제주도민의 마음에 또다른 폭탄을 던진 것”이라며 야권연대를 이뤄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시작된 이른바 `강정마을 정치이슈화`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결국, 현지에서는 보수와 진보세력간의 격한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지난 16대 대선당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도룡뇽`을 정치이슈화한 상황과 진배없다.당시 공사반대 및 노선변경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나선 지율 스님, 급기야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노선변경을 지시, 공사가 2년여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구간의 도룡뇽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결국, 도룡뇽은 당시 대선정국에서 정치이슈화의 한 수단이었던 셈이다.이런 와중에 가수 김흥국은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 대사관 맞은편에서 중국정부의 탈북동포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김흥국 외에도 국내 연예계에 탈북동포 강제북송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치권이 외면하고 있던 이 문제가 국제적인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공식 첫 거론한 인물은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다.그는 중국 내 탈북자의 북송을 막기 위해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텐트를 치고 11일간의 단식 농성 끝에 실신, 병원으로 실려갔다. 농성현장에 코빼기를 내민 정치인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박 의원은“야권이 입만 벌리면 `인권`을 이야기하면서 탈북자 인권에는 침묵하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탈북자의 인권에 침묵하는 것은, 탈북자를 죽이고 고문하는 반인륜적인 행태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지난해 12월에는 고아원 어린이 30여명이 집단적으로 탈북했다가 20명은 국경에서 붙잡혀 엄청나게 매를 맞았다. 특히 탈북자는 3족을 멸하라는 지시가 하달됐다고 한다. 설상가상 한 탈북여성이 북한 보위부에 체포돼 짐승처럼 폭행당하고 있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오르면서 우리가 왜 탈북자문제에 대해 냉소적이어선 안되는지를 공감하게 한다.그런 박 의원에게 좌파 성향 네티즌들은 “정치 쇼”라며 야유를 보냈다.탈북자의 인권이 천성산 도룡뇽보다, 제주 강정마을보다 못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그런 시각이 아니라면 선거를 앞둔 시점에 정치이슈화 꺼리로 `깜`이 안된다는 판단이다.여야를 막론하고 격한 갈등속에 총선 공천자가 속속 결정되고 있다.예비후보 어깨띠를 두르고 선거구내에서 도룡뇽 한마리에도 관심을 보이고 공약을 쏟아냈던 후보들은 공천탈락후 종적을 감췄다. 거리 곳곳에서 유권자들을 하늘처럼 받들 것이라던 그들중 상당수는 낙천의 인사말 한마디없이 사라졌다. 자신이 필요할때는 도룡뇽 한마리도 소중하고, 정치적인 이슈로서의 생명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뒤도 안돌아보고 떠나는 한국의 정치행태는 여전히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이재오 의원은 새누리당의 공천이 감정·보복공천이라며 `산은 한 줌의 토석조차 사양하지 않았기에 거대한 태산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그의 말에도 꼼수가 있지만 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권은 자신에게 필요한 한줌의 토석만을 얻기 위해 태산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2012-03-16

김관용 도지사와 소통

▲ 서인교 대구본부장아르헨티나와 칠레는 서로 우의를 다지고 친선을 도모하고자 국경인 우스파야타 고개에 예수님 동상을 하나 세우기로 했다. `안데스의 예수`라는 동상이다. 좋은 뜻에서 시작된 일은 그러나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런저런 형편을 따져서 설계를 하다 보니 동상이 아르헨티나 쪽을 바라보게 할 수 밖에 없게 됐던 것이다. 예수님 등만 보게 될 칠레 사람들은 기분 나빠했다.`왜 예수님이 우리에게 늘 등을 돌리고 있어야 하는가?`가 칠레 사람들의 불만이었다. 가깝게 지내자는 뜻에서 세우기로 한 동상이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두 나라 사이가 껄끄러워졌다. 그러던 중 어떤 사람이 문제를 해결했다. 놀랍게도 외교관이 아닌 그는 신문기자였다. 그는 기사를 이렇게 썼다. `예수님이 아르헨티나 쪽을 향하는 것은 그 나라가 아직 더 많이 돌봐줘야 할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를 본 칠레 사람들은 예수를 새롭게 이해하고 더는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그 후 동상은 예정대로 건립됐다. 상호간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대목이다. 좋은 일도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경북도청은 1실 4본부 6국 1단 60과(4관 3 담당관 44과 6단 2팀 1실)에 5천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거대한 조직이다. 도지사는 2명의 부지사와 함께 기획조정실, 일자리경제본부, 투자유치본부, 도청이전추진본부, 소방본부를 비롯 문화체육관광, 농수산, 환경해양산림, 보건복지, 건설도시방재, 행정지원국 등을 이끌고 있다. 또 의회의 1처 2 담당관 1정책관 7개의 전문위원실과 직속기관으로 있는 농업기술원, 경북도립대학 등 21개 기관과 종합건설사업소 등 11개의 사업소를 관할한다. 어떻게 다 관리할 수 있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기관마다 각기 본연의 업무가 있고,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구조여서 별 문제는 없다. 다만 성과와 효율성이 관건일 뿐이다.그래서 일까. 김관용 도지사는 소통을 강조한다. 실국간에, 직원 사이의 벽을 허무자는 것이다. 도민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들어라는 주문도 늘 한다. 소통이라고 해서 무슨 큼지막한 프로젝트를 수립,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가까이부터 돌아보면 실천된다는 것이다. 김 지사가 지향하는 소통의 목적은 물론 경북도의 발전이다. 서로 소통할 때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일터이다.300만 도민이 경북도청에 거는 기대와 희망은 크다. 존재하기 때문에 바라는 소망이다. 경북도청이라는 존재의 가치를 위해 김관용 지사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서로 머리를 맞대어 협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간혹 경북도청 주변엔 조직원 개개인의 능력은 아주 대단하나 팀워크가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기주의가 강하다는 것이다.김관용 도지사는 매주 월요일 전체 간부회의를 통해 일자리 창출, 투자유치, 서민생활 안정, 낙동강의 철저 대비 등을 위해 실 국간 소통을 강조한다. 또 행정부지사도 매주 목요일 간부회의를 통해 거듭 소통하라고 말하고 있다.김범일 대구시장 또한 최근 경북도청을 방문해 소통과 실천을 강조했다. 경북도청에는 고시 출신은 물론 다양한 인재가 많다. 전문 분야의 박사도 무려 100여 명이 된다. 서로 소통하면 무엇이라도 달성 할수 있다. 문제는 자기 자신이다. 우리에게는 자기를 보는 눈이 있다.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있고 그리고 무엇이 필요한지 안다. 그것을 외면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나 실천이 어렵다. 간혹 우리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 알면서도 스스로`모른다`고 말하며 속일 때가 있다. 안다고 인정할 때는 그 앎을 행동에 옮겨야 하니까 그것이 두려워 스스로에게 안다는 신호를 잘 보내지 않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모른다`로 일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이유다. 5천여 도청 직원들은 김관용 지사가 왜 늘 그토록 소통을 강조하는지 스스로 자문해 볼 일이다.

2012-03-09

“세상이 원망스러워요”

▲ 정상호 편집부국장조손가정이란 아버지· 어머니를 대신하여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직 어린 손자녀를 데리고 함께 사는 가정을 말한다. 대다수 조손가정은 형편이 어려운게 현실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혼자 살기도 빠듯한 살림살이에 학교에 다니는 손자녀를 뒷바라지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손자녀가 무탈하게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어떤 고생도 감내하며 어려운 살림살이를 꾸려나간다.그러나 그렇게 애지중지 키우는 손자녀가 말못할 고민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낸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손자녀를 지켜주지 못하는 회한에 밤잠을 설치고 적극 나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무능력에 가슴을 칠지 모른다. 더구나 손자녀가 또래 친구들로부터 시도때도 없이 두들겨 맞고 돈까지 빼앗겼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안동의 두메산골 마을에서 팔십의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조손가정 중학생이 바로 그런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급생들과 선배로부터 지난해 여름부터 수차례주먹과 발길질을 당하고 통장으로 지급된 정부의 생계급여비마저 빼앗겼다는 기막힌 사연이다. 손자가 겪은 고통도 고통이지만 당장 살아갈 일이 막막하다는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심경에 기사를 읽은 누구나 가슴이 착잡하기는 매 한가지다. 콩 농사와 기초 노령연금으로 근근히 손자를 부양하며 살아가는 조손가정에 생계보조 지원금은 생명줄이나 다름없는데 때리는 것도 모자라 그것마저 가져갔다니 과연 배우는 학생들이 할 짓인가.자신이 맞은 것보다 생활비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죄책감이 더 큰 듯 할아버지 무릎에 머리를 묻고 흐느끼는 피해 학생의 모습은 애잔함을 넘어 이런 고통을 당할 때 까지 주위의 누구 한사람 나서서 도와주지 못한 현실에 화가 치민다.울먹이는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끄러미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얼굴엔 슬픔을 넘어 80평생을 살아오며 듣도 겪도 못한 학교폭력이 자신이 사랑하는 손자를 대상으로 삼았다는 어쩌구니 없는 현실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학교폭력따윈 난 잘 모르오. 단지 우리 손자가 오랜 기간동안 괴롭힘을 당했어도 누가하나 나서서 도와주질 못한 현실이 원망스러울 뿐이요”그렇다. 할아버지의 말처럼 손자가 그렇게 힘들 동안 학교와 교육당국은 무엇을 했는가.그가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생활비를 빼앗길때까지 학교와 교육당국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 예삿일이 아니다.학생들의 집단폭행을 견디지 못해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더 가혹한 보복 폭행뿐이었다는게 사실이라면 학교폭력에 대한 해당학교의 안이한 대처를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피해사실을 다 듣고도 고작 취한 조치가 훈계에 그쳤다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는 대응이다.가해학생들의 집단 괴롭힘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조금씩 빼앗기던 푼돈은 급기야 수백만원으로 불어난데다 돈을 구해오지 못하면 수시로 맞을 정도로 괴롭힘의 강도는 갈수록 세졌는데도 훈계가 전부 였다는게 말이 되나.교육당국은 이번 안동조손가정 학교폭력사건을 쉬쉬 넘어갈려고 생각해선 안된다.피해학생이 이렇게 당하도록 방치한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한다. 그래야만 손자를 소중히 키워온 할아버지의 세상에 대한 원망이 조금이나마 풀릴 것이다.

2012-03-02

소맥(소주+맥주)폭탄주의 경제성

▲ 김명득 경제부장일전에 국내 굴지의 주류회사가 `소맥(소주+맥주) 폭탄주` 제조 전문가를 구한다는 기사가 보도돼 잠시나마 주당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줬다. 자칭 `소폭` 제조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필자도 재미삼아 한번 지원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내 접었다. 신청자가 너무 많을 것 같아서다. 이 회사가 내건 조건들이 단순히 흥밋거리일수도 있지만 그 속의 내용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문구들이 있다. 우선 선발되면 `소폭` 제조전문가의 자격증을 준다. 그렇다고 월급이나 수당 등 그에 따른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술자리 분위기를 돋우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역할만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자꾸 이 자격증이 따고 싶어질까. 아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레시피를 자랑하는 제조자 100명만 엄선해서 뽑는다고 하니 더 솔깃해진다. 만약 자격증을 따게 된다면 그에 따른 유명세를 누리는 것은 물론이요, 술자리의 엔터테인먼트로 군림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주당들에게 소맥 폭탄주가 유행하게 된 시점은 아마 1990년 전후쯤으로 추정된다. 서민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소주에 맥주를 알맞은 비율로 섞어 마시는 그 맛은 술꾼이 아니면 모른다. 소주만 마시면 어딘가 2%정도 부족한 것 같고, 그렇다고 맥주만 마시자니 싱겁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폭탄주다. 이제 폭탄주는 서민층에서부터 최상류층까지 즐기는 `국민주`로 자리매김했다. 초창기에는 양폭(양주+맥주)이 고급 술집 등에서 인기를 끌었으나 요즘엔 소폭이 오히려 더 인기를 누리고 있다.소폭의 제조법은 시대가 흐르면서 자꾸 변하고 있다. 폭탄주 제조법 또한 수십여가지나 된다. 충성주, 회오리주, 황제주, 골프주, 타이타닉주, 용가리주, 삼색주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다. 초창기에는 맥주잔에 맥주를 가득 따른 뒤 그 위에 소주를 채운 잔을 퐁당 담그는 `핵`폭탄주가 대세를 이뤘다. 이 폭탄주를 몇 잔만 마시면 그 아무리 센 주당들도 나가떨어지기 일쑤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이 보다는 약한 7부(소주2/3+맥주2/3 비율)폭탄주가 유행하기도 했다. 최근엔 소맥의 비율을 컵의 1/3이하로 낮춘 신형 폭탄주가 유행하고 있다. 마시기도 부담 없고 뒷맛도 그럴싸하다.최근 서울에 사는 친구가 내려와 포항북부해수욕장내 모 술집에서 한잔했다. 포항식(소주1/3+맥주1/3 비율)으로 깔끔하게 말아 한잔을 권했다. 친구는 묘한 반응을 보이며 마시기 좋다고 했다. 포항식은 소주 일정량을 맥주 컵에 먼저 따른 뒤 그 위에 맥주를 붓는 방식이다. 그러나 서울식은 그 반대였다. 제조방식은 서로 달랐지만 전해오는 뒷맛은 똑 같았다. 만약 폭탄주가 없었다면 주당들은 지금쯤 무슨 술을 마셨을까. 소주와 맥주가 뒤섞여 독특한 맛을 내는 폭탄주. 한꺼번에 두 가지의 술을 동시에 맛볼 수 있고, 취기도 빨라서 좋다.폭탄주를 누가 고안해 냈는지, 정말 최고의 걸작품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아마도 한국 술 문화에서 막걸리와 더불어 폭탄주만큼 대중화된 술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주류회사가 소주와 맥주를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 폭탄주를 시판한다고 해서 잘 팔릴까. 아마 술꾼들은 주류회사가 만든 틀에 박힌 `황금비율`보다는 자신이나 동료가 직접 만들어 주는 들쭉날쭉한 비율의 폭탄주를 더 선호할 것 같다.폭탄주를 마시면 또 한가지 공평한 것이 있다. 소주나 맥주 어느 회사에게도 치우치지 않고 양측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점이다. 한잔 술에 일거양득을 얻는 셈이다. 술꾼과 주류회사를 동시에 만족시켜 주니까 이 또한 얼마나 경제적인가.

2012-02-24

경주에 재등장한 용산참사

현 정부 초 서울에서 발생한 용산4구역 철거현장 화재사고(속칭 용산참사)가 이번 총선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시 `용산상황`을 진두지휘했던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경주지역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로로 등록한 때문이다. 그는 전문시위꾼이 개입된 `용산 4구역 철거현장`에서도 지휘권을 행세했다. 이런 그가 총선에 출마하자 전국철거민연합회(전철연)를 비롯한 좌파, 반대 정치세력들이 새누리당 공천을 반대하며 연일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는 그가 정치권에 진입할 경우 이들 세력과 맞설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촛불사태는 친북세력이 현 정권을 흔들기 위해 치밀하게 짠 `기획물`이었으며,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었던 역사적 사건이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경우 국내 한우 농가 피해는 물론 광우병 발생 등의 유언비어를 유포하기도 했다. 당시 국민적 불안감을 조성한 그들의 행태는 대미 관계를 훼손 등을 목적으로 수개월 동안 수도 서울의 치안상황을 붕괴시키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당시 광화문에 집결한 일부 친북 세력들은 시위대에 청와대로 쳐들어가자고 선동하는 등 민란 수준이었다. 그런데 정권 쟁취 분위기에만 휩싸였던 당시 여권은 이에 대해 대응조차 못하는 등 갈팡질팡하면서 `공안 부재`라는 오명을 덮어 섰다. 급기야 여권은 지휘부인 서울경찰청장을 교체하고 후임으로 경찰청 차장이던 김석기씨를 투입해 사태를 해결했다.김석기씨가 진보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2탄은 `용산사건`이다. 용산사건은 전문시위꾼이 의도적으로 일으킨 불법시위다. 이들은 화염병을 비롯 시민들의 생명까지 헤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공권력에 대항했다. 그들은 출·퇴근길 시민들의 차량에까지 화염병을 던졌고,골프공 새총에 의해 차 유리창이 뚫리는 등 대형참사를 일으킬 요인들이 수두룩했다.`촛불`을 경험한 그로써는 `불순세력`이 개입해 일으킨 불법 폭력시위를 방치할 경우 향후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결국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민간인 5명과 경찰관 1명이 사망했다. 이에 대해 여권은 법 집행을 한 김석기에 대해 상(償) 보다 사태 수습의 `제물`로 삼았다.엄정한 법 집행을 위해 공권력을 행세한 데 대해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어떤 법 논리에도 적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경찰 사기 진작에도 영향을 미치는 우를 범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 사건은 그가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 직(職)에 오를 수 없는 명암의 현장이었다. 왜냐하면 농성자들이 던진 화염병에 의한 `시민 피해` 발생에 따른 `책임`, `진압`으로 희생자를 낸 책임 등 이래저래 그는 관복을 벗어야 할 운명이었다. 대법원도 2009년1월 20일 용산사건에 대해 “사건의 책임은 농성자들에게 있으며, 진압 경찰은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했다.미국이나 영국 등이 선진국으로써 `위치`를 가지는 것은 `공권력`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는 불법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일벌백계(一罰百戒)가 따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어쨌든 그는 이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의연함을 보였지만, 피해자일 수도 있다. 김 씨는 “용산 사태의 본질은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죽게 한 게 아니라 `범법자`들이 남의 건물을 무단 점검해 불이 나게 하고, 지나가는 시민을 다치게 했으며, 차량에 화염병까지 던진 것이다”며 경찰력 개입은 `시민의 안전을 위한 법 조치다`고 강변하고 있다. 김 씨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공천을 신청하면서 과연 용산 사태가 경찰의 합법적인 법 집행이냐, 잘못된 대응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2012-02-17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언어습관

▲ 정철화 제2사회부장새해가 시작된지도 한달이 지났다. 희망이 가득하고 활기가 넘쳐야 할 정초부터 불평과 불만, 원망의 소리들로 가득하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여야간 언쟁이 새해벽두부터 불을 뿜고 있다. 학교폭력 대책을 두고 정부와 일선교사, 학부모들은 제각기 불만을 쏟아내고 농업인들은 한미FTA 후속 대책이 미흡하다고 불평이다. 졸업시즌을 맞은 대학생들은 지난해말 기준 청년실질실업자 110만명에 달하는 높은 취업난을 보이며 이 세상을 향해 분노에 가까운 불평을 터뜨릴 것이다.더욱이 4·11 총선 정국은 새해 벽두부터 사회 전체를 온통 불평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다. 선거구마다 지역 일꾼을 자처한 후보들이 대거 나서 인신공격성 헐뜯기와 비방, 흑색선전으로 우리 귀를 어지럽힌다.선거전이 가열되면서 후보자별 출신지역과 학연, 지연으로 편이 갈린다. 편이 정해지면 상대편의 모든 것이 못마땅해 온갖 험담과 불만을 쏟아낸다.나라 전체가 편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싸움을 하는 데 좋은 말이 오고갈리 만무하다. 선거기간 내내 상대편에게 상처를 주는 험한 말들이 쏟아질 것이고 그로 인해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하는데 또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어떤 행위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고 못마땅하다는 생각이 들면 불평과 불만, 원망을 하게 된다. 마음에 들지 않으니 좋은 말을 할 리가 만무하고 당연히 부정적인 말이나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불평도 자주하다 보면 마약처럼 중독돼 습관화된다. 어느새 사물을 항상 부정적으로 보는 사고체계가 정신을 지배해 마음을 병들게 한다. 개인적인 신세한탄, 가정이나 직장, 사회생활 등 일상의 모든 것이 불만 덩어리로 보이게 된다.사회구성원들에게 불평의 소리가 많다는 것은 사회에 대한 만족지수가 그만큼 낮다는 것이고 결국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그래서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불평근절캠페인`이나 `감사편지쓰기 운동`, `내 탓이로소이다` 등과 같은 사회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불평의 습관화에 따른 사회부작용을 염려한 일종의 사회개혁운동이다. 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언어습관과 관계가 있다. 흔히 말에는 생명력이 있다고 말한다. 말하는 대로 행동이 이뤄진다는 논리다. 실제 미국 학회에는 인간 뇌 세포의 98%는 말의 지배를 받는다는 학술보고서가 제출되기도 했다. 말을 하면 뇌에 입력되고 뇌는 척수를 지배해 행동을 좌우한다는 이론이다. 긍정적인 말을 뇌에 입력하면 긍정적이고 건강한 행동을 출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말의 생명력을 믿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기독교인들이다. 기독교인들은 기도를 생활화하고 있다. 기도를 통해 일상에 대한 감사, 생활에 대한 반성과 다짐, 절제된 삶의 실천, 이루고 싶은 소망을 말한다. 이처럼 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기도의 말은 뇌에 전달돼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고 끝내 말한 대로 구원을 얻게 된다는 믿음이다. 불평근절 캠페인을 생활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1980년대에 일본 수상을 지낸 다케시다의 언어습관은 좋은 본보기가 된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불평하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고 짜증스러운 일이 있어도 화내지 않는다.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는 `삼무처세술`을 지켰다고 한다. 그가 일본정치의 중심에 서 있었던 비결이 바로 이같은 언어습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본정가를 평가한다.긍정적인 말 한마디가 인간의 정신과 생명을 살리고 우리 사회를 살 맛나고 아름답게 만든다.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부정적인 말은 가급적 삼가자.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이다.

2012-02-10

“다선이 필요해 對 초선도 할 수 있어”

▲ 이준택 편집부국장포항에는 국회의원이 2명이다. 한쪽은 6선의원이고 또 다른 쪽은 3선의원이다. 6선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3선 의원은 도전장을 던졌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정치신인들은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여론주도층의 일부 인사들은 당장 내년도 국비확보를 얘기한다. 6선 국회의원의 역할론 때문이다. 그래서 포항지역 국회의원 2명 중 1명은 다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반면 신인들은 국비확보에 초선도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초선을 거치지 않은 의원은 없었다는 논리다.인구 53만 포항에 남·북구 통틀어 20명에 가까운 후보가 총선에 출마한다. 후보부인 가족을 포함해 선거운동원을 포함하면 적어도 200~300명 이상이 매일 선거운동에 나선다고 보면된다. 스치듯 지나다 만나면 후보이거나 후보 운동원이다.이전에는 왜 많은 후보가 나서지 않았을까, 아마도 이상득 의원의 큰 그늘에 가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발톱을 숨겨온 것이다. 남구에 출사표를 던진 일부 후보들에게서는 그동안 그 발톱을 숨기느라 애쓴 고통의 흔적도 엿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남구·울릉에는 이상득 의원의 영향력이 커 보인다. 24년간 지역민과 맺어온 관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상득 의원과의 인간적인 관계에서 부터 남구 당원협의회의 든든한 결속력 등은 이곳에 출마한 후보들을 유혹하기 충분해 보인다.이상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포항지역 전체 흐름은 크게 2개의 가닥으로 정리되고 있다. 국회의원 2명 중 1명이 초선이면 다른쪽은 다선이 돼야 지역발전을 이어갈 수 있다는 논리가 한축이다. 결국 국비 확보를 위해 한쪽은 다선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그런점에서 올 초 이상득 의원의 발언이 눈길을 끈다. 포항시청을 찾아 그동안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예산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피력했다. 국회의원이 장관을 만난다고 되는 것도 아니며 실국장 등 일선공무원을 잘 알고 길을 알아야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국비 확보를 위해선 많은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남·북구에 출마한 후보들은 중앙인맥을 자랑한다. 박명재 후보는 장관을 지냈기 때문에 재선급 이상의 국회의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입장도 전하고 있다.반면 어차피 한번 겪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모두 교체하자는 주장은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다. 남·북구 출마한 신인들이지만 모두 국비확보에 자신있다는 입장은 이런 주장을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행정관료출신들은 그들대로 청와대를 거친 후보들은 그들 나름대로 인맥이 잘갖춰져 있음을 강변한다. 일부 후보는 초선을 경험하지 않은 국회의원은 없으며 다선이 아니라도 국비는 충분히 확보 할 수 있다는 논리로 지역민을 설득하고 있다.모든 것은 유권자가 판단할 몫이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국비확보의 능력이 왜 국회의원의 선택기준이 돼 버렸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대한민국의 시계는 지금 정치권의 부정부패로 제로 상태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썩은 냄새가 천지를 진동한다.국비확보의 능력검증은 중요한 잣대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회의원은 도덕성이 생명이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완벽하진 못하겠지만 비교적 깨끗하고 도덕적으로 결함이 없는 그런 정치인을 뽑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후보자마다 오점은 있을수 있다. 그러나 청렴성을 비롯한 도덕적문제와 건전한 사고는 철저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것 역시 유권자의 몫이다.

2012-02-03

총선, 지역민을 대변할 인물 뽑아야…

▲ 이곤영기자자공이 “정치란 무엇입니까?” 묻자 공자는 “양식을 풍족히 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면 백성들이 믿을 것이다” 했다. 이어 자공이 “반드시 부득이해서 버려야 한다면 병기와 양식, 백성 중 무엇을 먼저 버리시겠습니까?” 묻자 공자는 “병기를 버리겠다” 했다. 또 자공이 말하기를 “반드시 부득이해서 버려야 한다면 양식과 백성 중 무엇을 먼저 버리시겠습니까?” 묻자 공자는 “양식을 버리겠다. 옛날부터 백성들이 믿어주지 않는다면 위정자 지위에 설 수 없다” 했다.오는 4월11일은 지역 민의를 대신 할 제19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날이다. 특히 최근 지역에서는 `서울TK`가 아닌, `모양만 TK`가 아닌 진정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아는, 지역민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아는 `토종TK`를 선택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대구는 총선을 앞둔 지난해부터 신공항과 과학비지니스벨트 무산되며 현역 의원 물갈이론이 들끓었다. 낙하산으로 당선된 국회의원이 지역 민의를 무시하며 자신만을 위한 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대구는 그동안 한나라당의 심장인 의무감으로 한나라당 문패만 달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 또 국회의원들은 이를 당연한 듯 여기며 지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정치를 했다. 여기에 염증을 느낀 지역민의가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올해 초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폭이 70%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나왔다. 지역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최소한 현역 국회의원의 50% 이상 물갈이가 되지 않으면 한나라당의 쇄신에 수긍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24일 한나라당이 총선 공천기준을 발표했다. 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의 쇄신안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공천기준과 지역여론에도 정작 현역 의원들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지역민의 눈총도 불사하고 여전히 박근혜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며 지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올 연초 지역 언론에서 해당 지역 국회의원 교체 희망도에서도 60%가 넘는 지역이 중·남, 동갑, 서, 북갑, 북을, 수성을, 달서갑, 달서을 등 8곳에 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하지만 일부 현역 국회의원들은 민의를 무시하고 지역 언론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며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지역민들과 접촉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 현역 의원은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해 정치신인과 똑같이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다른 모 의원은 서울에 일이 있어도 일만 끝나면 곧바로 KTX를 타고 대구로 내려와 지역민과 만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백성을 위한 정치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위한 정치에 몰두해 있는듯한 모습이다.이번 국회의원 선거에는 지역 12개 지역구에 도전하는 신진 정치인 80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지역 현역 국회의원의 물갈이론이 반영된 것이다. 최근 10여년 이래 정치신인이 국회로 진출할 수 있는 최대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지역민들은 새로운 인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최근 한나라당이 지역구 공천에서 중앙무대에서 명망있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공천하려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이 아직 지역 민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동안 낙하산공천으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지역민의 안위는 팽개치고 자신만을 위한 정치를 했다. 이에 실망한 지역민들이 물갈이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지역민이 진정으로 필요한 인물은 지역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지역 발전과 봉사할 수 있는 `토종TK` 국회의원이 지역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한나라당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또 다시 지역을 대변할 인물을 낙하산식으로 공천하면 지역민은 표로서 심판해야 할 것이다.

2012-01-27

늙은말이 길을 안다(馬之智)

이창훈대구본부 부장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환공(桓公)이 재상 관중(管中), 대부 습붕(濕朋)과 함께 고죽(孤竹)이라는 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길을 떠났다. 그런데 전쟁이 너무 길어져 봄이 가고 겨울이 와서야 끝이 났다. 그들은 귀국하다 무서운 눈보라 속에 길을 잃고 만다. 전군이 망연자실, 죽음의 공포와 싸우고 있을 때 관중이 어디선가 늙은 말을 구해왔다. `이런 위급한 때는 경험이 많은 늙은 말의 지혜를 빌려야 된다`늙은 말을 앞장세우고 이들은 뒤에 따라가 생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노마지지(馬之智)다. 아프리카의 밀림에 가뭄이 들어 물한방울 없을 때 늙은 코끼리는 무리를 이끌고 수십km를 행군해 동료들에게 생명수를 제공한다. 노마의 지혜를 이용한 예는 수없이 많다.일명 우리에게 강태공으로 알려진 여상은 80세에 주나라 문왕을 만나 경국지색 달기에 빠져 악정을 펼치고 있는 은나라를 격파하고 제나라의 후로 봉해진다.신라의 김유신은 70세에 은거를 청했으나 당시 문무왕은 허락하지 않았고, 결국 74세의 노구에 삼국을 통일한다. 고려의 강감찬 장군이 거란족 수십만명을 무찔러 국내전쟁사의 3대대첩 중 하나인 귀주대첩을 만들었을 때 그의 나이 70세였다.인천상륙작전으로 한국전쟁을 급반전시킨 맥아더 원수도 이때 나이 71세였다. 상륙작전에 앞서 조수간만의 차가 워낙 커 성공확률이 없다고 반대하던 참모들의 반대를 노련한 경험으로 밀어붙여 한국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낼 수 있었다.4.11총선을 앞두고 노령의 정치인에 대해 사퇴압력이 거세다. 특히 고령자는 우선으로 공천을 주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인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은 27명이다. 현 18대 국회의원 평균연령은 56세이나 대구경북 국회의원 평균연령은 62세로 평균보다 6세가량 높다. 이중 특히 고령의원은 포항 남·울릉의 이상득 의원이 76세, 대구 달서 갑의 박종근의원이 75세. 달서 을의 이해봉의원이 70세다. 이중 이상득 의원과 이해봉의원은 이미 여론의 압박에 밀려 불출마 선언을 했고 박종근 의원도 불출마압력에 시달리고 있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예비후보들은 하나같이 `젊고 개혁적이다` `패기있다` 등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젊음을 내세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정치는 힘과 패기만으로 되지 않는다. 반대파를 축적된 경험과 오랜 경륜으로 아우르고 합의를 이끌어 내 백성을 편안하게 만드는게 정치이기 때문이다. 젊은 정치인은 자신의 나이가 적음을 장점으로 내세우지 말고 고령의원이 하지 못하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정책으로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 고령을 이유로 마녀사냥식의 밀어붙이기로 은퇴를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다.18대 국회에서 부산·경남에 밀려 TK의 존재감을 잃고 변방으로 전락, 수모를 겪고 있는 지역의원들을 보면 답이 나온다. 19대에서 내몰린 자존심을 회복하고 정치 중심의 장에 서기위해서는 힘있고 경험있는 중진이 배출돼야 한다. 과거 이만섭 의원이 국회의장을 할 때 대구경북의 위상과 현재의 상황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국회 의장단을 지역에서 배출해 내야 한다. 지역으로서는 현재 6선으로 차기 국회의장으로 유력한 이상득의원의 불출마는 커다란 손실이다. 박종근의원은 “고령이라는 이유로 사퇴하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당당히 의정활동으로 평가받겠다. 다선의원인 내가 있어야 지역에 힘이 실린다”며 출마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수긍이 간다.유럽 속담에 `집안에 노인이 없거든 빌리라`는 말이 있다. 한번 곱씹어 봄 직하다.

2012-01-20

그들만의 꼼수

이창형서울지사장“`여러분은 이담에 정치할 때 지금 어른들 따라하지 마세요`라고 할 수도 없고 `오늘날의 정치인들이 모두 다 그런 건 아니랍니다` 그러기도 겸연쩍고…”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지난 주말 자신의 트위터에서 “청소년 모의국회에 참석해 강연을 할 예정인데 뭘 얘기해야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매일 매일 터지는 일에 당의 `업보`를 생각합니다”고 했다.전당대회 돈봉투 폭로사건으로 한나라당의 진로가 한치 앞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고승덕 의원이 공공연한 소문으로만 떠돌던 전당대회 `돈봉투`거래를 폭로하고 나서다. 정치권에서 쉬쉬하며 닫아두었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 문제는 고 의원의 폭로로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많은 의원들이 돈봉투 거래의 실상을 공론화하고 있다. 300만원이 아니라 1천만원이 담긴 돈봉투를 뿌린 후보도 있다고 한다. 돈봉투 문제를 정당정치의 폐해를 대수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꼼수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권력투쟁이 점입가경인 한나라당내에서 누가 누굴, 어느 세력이 어떤 계파를 제거하기 위한 꼼수란 시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돈 정치 문제가 비단 여당의 전당대회에만 국한된 일일까?“차떼기당의 본색을 버리지 못하고 뼛속까지 썩은 한나라당”이라고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민주통합당에도 `5만원권 지폐로 둘러쌓인 와인병`등 `돈잔치 전대` 증언이 잇따른다.한나라당 전 윤리위원장인 인명진 갈릴리 교회 목사는“공천 때도, 비례대표도 이런 돈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끈질기게 돌아다닌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옛말이 틀리겠는가”고 말했다.지방정치는 자유로울까. 광역·기초의원 공천을 받으려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수억원의 공천자금을 건네야 한다는 얘기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그런 정치권이 `정치검찰`이니 하며 검찰과 대립각을 세운다. 정권말기만 되면 사실상 정치권의 목줄을 검찰에 맡기고 있는 꼴이다. 온갖 법을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제·개정하는 국회가, 관행화 돼 온 `전대(錢大)`에 대해서는 왜 그 룰을 고치려 하지 않았는가.당내 선거가 금권선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회계처리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일반선거와 달리 당내 선거에 대한 조사권한이 없다. 즉, 정당선거는 치외법권지대다. 선관위는 2006년 당내 선거에 대해서도 조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당법개정을 요청했지만 국회는 정당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들만의 돈 잔치에 왈가불가 말라는 것이다. 역시 꼼수인 셈이다. 국민들은 꼼수 정치를 어떻게 볼까?한나라당은 비대위를 통해 하루가 멀다하고 쇄신책을 쏟아내고 있다. 자신들은 썩은 돈으로 배를 채우면서도 서민과 가난한 학생들을 향해선 복지 운운하며, 눈깔사탕으로 달래고 있다. 참으로 큰 적선이다. 그러고선 선거철이 되니 서민들의 딱한 처지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노라고 시장바닥을 찾는다. 총선 예비후보들이 건네는 명함을 시민들이 왜 거부하고 있는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지난 8일 다비식을 통해 이승과 연을 마친 지관스님의 영단은 스님의 검소한 뜻에 따라 생화가 아닌 지화와 조화로 장식됐다. `검은 돈`으로 얼룩져 있는 대한민국 정치권에는 정말 어울리지 않을 듯한 말씀이지만 스님의`사세(辭世)를 앞두고`라는 제목의 임종게(臨終偈)가 가슴을 저민다.`무상한 육신으로 연꽃을 사바에 피우고/ 허깨비 빈 몸으로 법신을 적멸에 드러내네/ 팔십년 전에는 그가 바로 나이더니/ 팔십년 후에는 내가 바로 그이로다`

2012-01-13

1년 365일 나보다 우리

서인교대구본부 부국장1년은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이 뚜렷한 53주의 365일이다. 이 중 주5일 근무제 확대로 연간 114일의 휴일이 있다. 251일만 일하면 365일 일 년이 후다닥 지나간다.1월은 일 년의 시작이다. 저마다 좋은 계획을 세우고 희로애락을 겪을 것을 알고 상황에 대처한다. 희로애락의 결과가 좋으면 더없이 금상첨화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야말로 헤어나지 못할 구렁텅이로 빠질 수도 있다.누구나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의 욕심(欲心)과 다섯 가지의 복(福)이 있다. 살아가면서 이 오욕(五欲)을 적당히 잘 소화해 修身齊家(수신제가)를 잘할 때 오복(五福)이 찾아오고, 삶의 무게인 희로애락과는 다르다. 즉 식욕(食欲), 색욕(色欲), 재욕(財欲), 수욕(睡欲), 명욕(名欲)이다.그리고 오복(五福)은 오래 산다는 수(壽), 부자로 잘산다는 부(富), 건강하고 마음 편하게 산다는 강녕(康寧), 적을 좋아하고 베풀며 산다는 유호덕(攸好德), 깨끗한 죽음을 맞이하는 고종명(考終命)이다. 이 오복과 오욕을 다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얻을 것은 무엇이고. 버릴 것은 무엇인지. 버리기 전에 생각하고, 얻기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순간이 1년이요, 곧 10년이며, 한평생이다. 우리는 순간을 중요시하면서 1년 열두달을 미리 가보자. 1월에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 있다. 2월은 공휴일도 없고 예년 같으면 설날이 끼어 있지만, 올해는 따분한 달이다. 3월, 삼일절이 바로 시작되고, 주중 공휴일은 한번뿐이다. 4월, 흔히 말하는 잔인한 달이다. 지역일꾼을 뽑는 총선이 11일 치러진다. 당선자는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낙선자는 그야말로 잔인한 달이다. 5월,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의 꿈을 키워줄 수 있는 어린이날이 있다.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석가탄신일이 있다. 그야말로 오월은 푸르고 가정의 달이다. 6월, 환경의 날, 현충일, 건설의 날, 6.25사변일 등 호국보훈의 달이다. 7월, 제헌절, 초복, 중복이 있다. 8월, 말복과 동시에 입추가 시작되고 광복절이 있다. 9월, 철도의 날, 세계관광의 날, 추석이 끼어 있다. 10월,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 세계한인의 날, 임산부의 날, 경찰의 날 등 행사가 여느 달보다 풍성하고 수확의 계절이라 마음도 넉넉하다. 11월, 학생독립운동기념일,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무역의 날이 있다. 12월, 자원봉사자의 날, 특히 19일은 국가를 이끌 대통령을 뽑는다. 여야 할 것 없이 당선고지에 죽음을 각오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은 일 년 동안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은 결국 자신을, 우리를 위하는 것이다. 자축하고 반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올해는 총선과 대선으로 일년내내 선거 정국이다. 대구와 경북은 지난해 영남권 신공항과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등 국책사업의 연이은 유치 실패로 중앙정부는 물론 지역 정치권에 많은 불만을 표출하고, 선거 때 보자고 벼르기도 했다. 이제 때가 왔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유권자들도 달라져야 한다. 흔히 경상도 말로 `이번에는 참말로 한번 해보자!`, 꼭 실천해야 한다. 신선한 한 표를 부화뇌동하지 말고, 표만 먹고사는 후보자는 과감히 배제해야 한다. 지역 일꾼을 자청하면서 지역 주민세 한번 내지 않은 후보를 어찌 밀어줄 수 있을까? 밀어주고, 당겨주는, 지역발전을 위한 애향심, 나라발전을 위한 투철한 국가관이 있는 그런 후보자(리더)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후보자들도 실현 가능한 공약을 해야 한다. 표만을 향한 공약을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 다 같이 진정한 승리자가 되길 바란다.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당선자도, 낙선자도 지역발전과 나라발전을 함께 해야 한다. 그야말로 혼자 가면 길이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면?

2012-01-06

학교폭력 이번엔 뿌리 뽑아야

정상호편집부국장대구중학생 자살사건은 학교폭력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자살학생은 자신이 그동안 동급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던 사연을 장문의 유서에 구체적으로 남겼다. 경찰조사결과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유서내용은 도저히 10대 중학생들이 한 짓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구타, 욕설에 이어 금품 뜯기, 숙제시키기, 공부 방해 등 수개월간 이어진 괴롭힘은 아마 어른도 견뎌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더욱이 자살학생에 대한 동급생들의 괴롭힘이 학교는 물론 집까지 찾아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자살학생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에 대한 걱정과 부모님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잊지 않았던 심성 고운 10대 청소년이었다. 그도 여느 평범한 학생처럼 집에서는 부모님에게 응석을 부리고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려 생활하는 것이 가장 즐거운 꿈 많은 청소년이었다.그런 그를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몰아낸 학교폭력은 그가 다닌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학교폭력은 이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국 대다수 초·중·고에서 엄연히 존재하는 뿌리 깊은 악습이다.성적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학교까지 서열화시키는 교육풍토에서 학생들에게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가르치는 인성교육의 실종도 이번 사건과 무관치 않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보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친구를 예사로 괴롭히는 10대들의 일탈이 일상화 된 현실에서 어쩌면 이런 비극은 예견된 일인지 모른다.이번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례다. 학교폭력의 유형도 갖가지다. 속칭 `생일빵`이란 듣도보도 못한 폭력은 할말을 잊게 만든다.생일을 맞은 친구를 여러 학생들이 달려들어 흠씬 두들겨 패주는 관행이라고 한다.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는 커녕 주먹과 발길 세례를 하는 어처구니 없는 폭력이 아무런 제지도 없이 학교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주변엔 대구의 자살 중학생처럼 친구들로부터 이처럼 아무 잘못도 이유도 없이 몸에 멍이 들도록 얻어맞고 용돈을 빼앗기고 숙제를 대신 해주는 괴롭힘을 당하고도 하소연할 데가 없어 혼자 고민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학교도 학교폭력을 쉬쉬하고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유관기관과 손잡고 정확한 실태파악을 통해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 같다.자살 중학생도 몇 번인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려 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포기했다고 유서에 적어놓았다. 선생님에게 피해사실을 알린다해도 가해 학생이 학교를 떠나지 않는다면 더 큰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신고할 엄두를 못낸 것이다.교육당국은 학생들이 보복에 대한 걱정 없이 학교폭력을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번 기회에 마련해야 한다. 그런 제도적 장치만 있었더라면 대구 중학생도 죽음으로 내몰리진 않았을 것이다.학교폭력은 이제 학교의 통제를 벗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에만 맡기기엔 폭력의 수위와 정도가 도를 넘었다. 대구중학생 자살 여파로 교과부는 연 2회 학교폭력 피해실태조사를 발표하고 대통령은 범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지시하는 등 학교폭력은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하지만 이번에도 근본적 해결책 없이 유야무야 된다면 이번 자살 사건은 한 중학생의 자살로 그칠 뿐이다. 교육당국은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폭력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실효성있는 대책을 이번엔 반드시 내놓아야 한다.

2011-12-30

`강철왕`의 마지막 선물

김명득경제부장철강도시 포항에도 깊은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 1998년 IMF 경제위기와 2007년 외환위기 때에도 끄떡없이 버티었던 포항이 요즘 위기를 맞고 있다. 포스코가 어렵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포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포스코가 흔들리면 포항경제는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포스코가 기침하면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이 감기에 걸린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포스코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철강왕` 박태준 명예회장이 지난 13일 타계하면서 포항은 더욱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다.온통 어두운 소식뿐이다. 포항상의가 최근 포항지역 97개 업체를 대상으로 내년도 1.4분기 기업체감경기를 조사한 결과 BSI(기업경기실사지수·기준치=100)지수가 72로 조사됐다. 100을 기준으로 할때 무려 30이나 떨어져 내년 초부터 심각한 경제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BSI지수는 지난 2009년 4분기(5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이럴 때 그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브랜드 파워`다. 브랜드파워란 기업이나 단체, 개인 등이 쓰러질 위기에 처했을 때 오뚝이처럼 일어날 수 있도록 마지막 힘으로 작용하게 하는 것이다. 브랜드 파워는 원래 기업에 대한 소비자나 고객들의 호감도를 나타낸 말로 표현돼 왔다. 또 성공의 핵심요인이기도 해 우량기업들은 기업 이미지를 나타내는 주요 경영전략 차원에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업뿐만 아니라 이제는 특정 도시나 단체, 개인에게도 그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브랜드 파워로 나타내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포항시도 `파워풀 포항`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며 브랜드 파워로 활용하고 있다.그렇다면 포항의 브랜드 파워는 무엇일까. 포스코와 포항시로 보면 무난할 것 같다. 포항사람 아니 경상도 사람을 가리켜 흔히들 `보리 문둥이`이라고 부른다. 무뚝뚝한 기질을 갖고 있지만 정이 많고 의리가 있다는 뜻에서 유래된 말로 생각된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TV코미디 프로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인용하는 내용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역 브랜드 파워에 나쁜 이미지만 심어줄 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세련되지 못한 말투나 어눌한 행동들은 그 지역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자칫 그 곳 사람들의 정서마저 해칠 수도 있다. 비록 코미디라고 하지만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지역의 브랜드 파워를 손상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브랜드 파워를 높이려면 우선 명품이 돼야 한다. 포스코와 포항시를 두고 한 말이다. 명품이란 겉 모양도 좋아야 하지만 알맹이 역시 질적으로 우수해야 한다. 명품의 포장은 상품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상품의 진면목을 느끼게 해 그 가치를 높여 주기도 한다.포항시의회가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다룰 경제드라마 `강철왕` 제작 예산 10억원을 삭감했다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다시 살렸다고 한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예결특위는 박 명예회장이 타계하면서 그에 대한 업적이 재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추모열기가 들불처럼 번진 시민들의 정서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현명하고 슬기롭게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된다.박 명예회장은 국가 경제뿐만 아니라 포항경제에 미친 영향도 지대하다. 총 예산 170억원이 투입될`강철왕` 드라마는 포스코와 포항이 그 배경이 된다. 그를 통해 포스코가 건립되고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게 된다. 포항이라는 도시를 전국에 알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포스코와 포항시는 이 드라마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한껏 높여야 한다. `강철왕`은 박 명예회장이 포스코와 포항시에 남겨 준 마지막 선물이다.

2011-12-23

평소 덕(德)을 베풀면 득표(得票)도 쉬운데

윤종현편집국 부국장`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이 주는 의미는 “앞으로 누구를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르니, 행동에 각별이 조심하고 나쁜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살다보면 별의별 일을 겪기 마련이지만 우리네는 이 속담처럼 처신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되는 직업이나 문화를 꼽으면 정치인과 선거문화다.그렇다고 모든 일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할 수 없고, 차라리 미래 보험에 가입한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인정을 베풀 수도 있다. 하지만 내 형편을 전혀 모르고 도움을 받는 이가 형편에 맞게 베풀었는데도 불구하고 `베품`이 적다고 욕하는 것이 세상사다.경행록(景行錄)에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라. 사람이 살면서 어찌 어디선가 서로 만나지 않겠는가. 원수와 원한을 맺지 말라. 길을 가다가 좁은 곳에서 마주치면 피하기 어렵다”라는 것은 선행의 현실적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는 사람의 처지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것을 강조한 것이며, 간과할 수 없는 경구이기도 하다.신묘년의 말은 비난과 흑색선전이 난무할 내년 국회의원 선거 서곡으로 마무리한다. 내년 4월 총선은 차기 대선을 앞둔 전초전이다. 때문에 여야는 사사생생(死死生生)으로 이 선거를 치를 것은 분명하다. 특히 지난 총선에 낙선했던 인사들이 현 의원들 또는 지난 경쟁 상대와 `다시 한번 붙어 보자`며 눈에 핏발을 세우고 있다. 총선이 더욱 재미있는 것은 지난 지방선거에 당선된 지자체장들은 선거 기간 동안 한 껏 `폼`을 잡을 수 있으며, 주식으로 치면 `블루 칩`이다. 왜냐하면 `판`이 바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정당 소속 지자체장들은 지방선거 당시 공천을 받는 과정에 시달림을 당했다. 당시 출마했던 모 인사는 “온갖 연줄, 자금, 마누라 빼고 동원할 것은 다 동원해 봤다”는 말을 통해 우리네 정치구조가 유권자의 선택이 아닌 특정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또한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의 힘이 세다는 것이다.그런데 총선 환경은 `이중 구조`다.총선 출마자는 공천을 받기위해 일단 정당 유력 정치인과의 관계설정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자금, 인맥 등은 필수다. 그리고 득표를 위한 수순으로 지자체장과의 유대관계를 재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세`는 제외지만 대부분의 후보들은 `갑`인 지자체장에게 무한한 애정 표시를 해야만 하는 `을`의 신세가 된다.세상사 중 특히 `선거`라는 괴물은 순리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 역전된 환경에서 지자체장들은 `후일`은 접어두더라도 전자에 대한 `분풀이` 또는 `속풀이`를 한다.국회의원과 지자체장이 서로 물고 물리는 정치환경 속에 전판의 승자와 패자들이 조만간 다시 한판 붙는데 이도 결정과 선택은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그렇지만 선거의 끝은 당선자에게는 해피엔딩이지만 낙선자 입장에서는 철저히 복수전을 하겠다는 `칼갈이`의 시작이다. 결국 선거는 정적과 원수만 남기는 처철한 전쟁터라는 것을 어느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예비 후보등록을 한 면면을 보면 지난 선거에 낙선한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그래서 총선 뿐아니라 대선 등 정치 관련 선거를 재미있게 표현하면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가 적절할 것 같다. 옛날에 조상이 덕을 베풀면, 그 덕이 자손에 까지 미쳐 반드시 보답을 받게 된다고 믿었다. 역으로 조상이 잘못을 저지르면 그 화도 자손에게 미친다고 보았다. 속담이나 옛사람들의 지혜가 선거에 적용하면 너무 딱 맞다. 평소 덕(德)을 베풀면 머리 조아릴 일도 없는데 말이다.

2011-12-16

병원보다 체육시설이 건강에 효과

정철화제2사회부장한 해를 마무리 해가는 요즘, 국회를 비롯한 지방의회들이 내년도 살림살이 구상으로 분주하다. 정해진 예산으로 주민 생활에 필요한 사업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매년 이맘때면 체육관계자들은 좌불안석이다. 체육관련 예산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삭감의 표적이 되기 때문이다.의원들의 눈에는 아직도 체육 활동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없어도 그만`인 일쯤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우리나라도 일찍부터 `체력은 국력`이란 표어를 걸고 체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한 때 체력장 시험이 고입 및 대학입학시험에까지 반영될 정도로 비중이 컸다. 그런데 학교 교육이 점차 대학입시를 위한 학과중심으로 흐르면서 지난 1995년에 폐지됐다.체육은 이처럼 학교교육에서마저 등한시되면서 어느새 체육사업은 `없어도 되는 일`로 천시를 받고 있다. 미국과 독일, 영국, 일본 등 세계 선진국들이 `Sport For All`운동까지 벌이며 체육 인프라구축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붙는 것과 너무나 대조를 이룬다.체육은 이제 거대한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체육의 사회적 기능이 강조되면서 세계 각국들이 스포츠산업 육성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체육의 가장 큰 기능은 국민 건강증진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력을 강하게 함으로써 가정이나 직장, 사회활동을 더욱 왕성하도록 해준다. 적정한 체중을 유지해 비만을 예방하고 고혈압과 당뇨, 암 등의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일상생활에서 쌓인 과도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다.행여 병원진료를 받거나 유명 건강강좌에 참석해 보면 한결같이 건강장수비법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라`는 처방을 내놓는다.만병의 근원으로 지목되는 과도한 스트레스는 처음부터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리 쉽지가 않다. 즉시 해소하는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술로 해결하지만 스트레스는 풀 수 있을지언정 건강을 망친다. 체육활동은 운동과 스트레스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명약은 없다.현대 의학은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병에 걸린 뒤 치료를 하는 것보다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란 주장을 편다. 예방의학계는 병원을 짓거나 치료약을 주는 보건복지보다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체육시설을 늘리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란 이론을 내놓고 있다.체육은 사회통합기능도 있다. 운동경기를 통해 단체나 기업체 등에 대한 소속감, 애사심, 동료간 유대강화, 협동심, 사회성을 키울 수 있다. 계층간, 이념간 갈등의 벽을 허물고 일체감을 조성함으로써 사회적통합을 이루게 한다.체육은 또 정신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문화적 기능도 있다. 운동경기에는 긴장과 반전, 희열 등 극적인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대작 영화 한 편을 제작하는데 보통 수백억 원이 든다. 프로축구단 운영에 대략 100~200억 원이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프로축구클럽은 한해 정규리그 30경기를 치른다. 같은 돈으로 30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셈이다. 투자대비 문화적 효용가치가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소속 단체나 지역,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무궁한 자산이기도 하다.이처럼 체육의 사회적 역할은 크다. 국민 건강증진은 물론 미래 복지국가 건설의 기초를 놓는 중요한 국가기간산업이라 할 수 있다. 결코, 더는 `없어도 그만`이라고 무시할 일이 아니다. 예산 삭제 대상 1호가 아니라 예산 증액 1호로인정해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2011-12-09

“구관이 명관”, “새술은 새부대에”

이준택편집부국장11월의 마지막날에 비가 내렸다. 강원도는 폭설이다. 올 들어 새로운 각오를 다진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이다. 사무실 한쪽 벽에 걸린 12월 마지막 달력이 을씨년스럽다. 2011년 시작과 함께 했던 각오들이 기억조차 없다. 그런 다짐을 한 것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다. 그런데도 벌써 송년회다. 무엇을 그렇게 잊고 싶은지 송년을 핑계삼아 망년을 외친다.12월 한달을 남겨놓은 올해 포항은 어느해 보다 많은 부침이 있었다.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가 때로는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좋든 싫든 그런 중심에는 항상 이상득 의원이 있었다. 아무튼 그의 존재가치는 컸다.그래서인지 한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포항의 최대관심사는 이상득의원의 총선출마에 모아지고 있다. 본인은 출마에 대한 의지가 그 어느때보다 강하다. 아직 마무리 할 일들이 남아 있다고 했다. 2~3년만 더 하면 포항의 큰 일들을 마무리 할 수 있다며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이 의원은 젊은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SNS도 시작했다. 이 의원이 공사석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포항시민이라고 했다. 포항시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난관도 뚫고 나가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사실 이상득의원의 지역구인 포항 남구·울릉선거구는 이 의원의 아성이다.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철옹성 이었다. 본인이 원치 않아 포기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나라당 공천을 위한 경선은 감히 상상하기 힘들었다.그러나 앞으로만 가는 시간은 이곳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이 의원의 눈치를 보던 이 지역구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이다. 김순견 한나라당 부대변인이 이 구도를 깨더니 출마를 선언하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김 부대변인 아직까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출마는 선언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출마를 선언 한 것이 다름없는 행동을 해나가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 책도 썼다. 내친 걸음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마치 출정식을 방풀케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바탕 신명나는 판을 펼친 것이다. 김순견부대변인의 활시위는 이미 당겨졌다. 물러설 수 없는 다리를 건너버렸다.한동안 잠잠했던 김형태 방송기자클럽 사무총장도 최근 출마를 선언했다. 김 총장은 이상득 의원의 출마 여부에 촉각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 의원의 출마여부와는 상관없이 독자적인 행보를 선언했다. 김 총장은 기성정치권이 국민들의 강한 불신을 받고 있다고 했다. 19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참패 할 것이라는 독설을 퍼부었다. 남구 울릉지구도 예외는 될수 없다고도 했다. 언론인 출신답게 출판기념회도 준비중이다.이상득 의원의 불출마를 전제했던 정장식 전 포항시장도 사실상 선거채비에 돌입했다.사무실도 구하고 출판기념회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반면 여전히 이상천 전 경북도의회 의장은 선택을 미루고 있다.이 의원과 정치적 신의를 버릴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인간적 도의상 그럴수 없다고 했다. 결코 이 의원이 출마한다면 경선에 맞설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박명재 차의과대학총장도 이상득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박총장은 한나라당 공천경쟁에 앞서 입당을 둘러싼 전쟁부터 치러야 할 판이다. 김형태 사무총장이 한나라당 정체성을 얘기하면서 박 총장의 과거경력을 들어 당원 자격론을 제기했기 때문이다.“구관이 명관”인지,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 것이 맞는지 유권자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밤이 깊어 갈수록 비바림이 더욱 세차게 몰아친다. 오늘밤은 포항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옳은지 한참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2011-12-02

삼성상용차부지 입주기업 재투자계획 밝혀야

이곤영대구본부 부장지난 2005년 9월 대구시의회는 `기업인 예우 및 기업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했다. 조례안은 대구시가 우수기업인 선정과 함께 창업·마케팅·기술개발·인력양성 촉진을 지원하고 기업활동 지원과 애로 및 규제사항을 해소해 기업들이 기업활동을 하는데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었다. 또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역사회에 많은 기여하라는 의미가 조례안에 내포돼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역 일부 기업들은 사회적인 책임보다 딴 데 더 관심 많은 듯하다.최근 대구지역에서는 옛 삼성상용차부지에 입주한 기업들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져 이슈가 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05년 삼성상용차가 문을 닫자 이 부지를 환매해 전자, 전기, 정밀기계, 신소재 등 첨단기술 및 제품 생산업체를 선별해 재분양했다. 당시 분양조건은 7년간 환매를 금지하는 것이다.당시 이 부지 조성가가 150만 원 선이지만 3.3㎡당 77만 원에 분양해 입주기업들은 사실상 특혜를 받았으며 이 때문에 지역 상공계에서는 특혜시비가 일기도 했다. 대구시가 이들 기업에 특혜를 준 것은 기업활동을 열심히 해서 고용도 창출하고 지역사회 기여도를 높이라는 차원이었다.그러나 재분양 이후 7년여가 되었으나 입주기업 대부분이 분양부지의 30% 내외만 활용할 뿐 나머지 70%는 놀리고 있다.현재 47만2천998㎡ 면적에 입주한 희성전자를 비롯해 STX엔파코 등 15개 업체들의 공장 건축면적(바닥면적 기준)은 14만6천491㎡로 부지활용도가 30%에 불과하다.희성전자는 10만2천511㎡의 공업용지 가운데 22.1%인 2만2천718㎡만 활용하고 있다.STX엔파코도 8만5천289㎡의 29.1%(2만4천862㎡), 한국OSG는 총2만8천624㎡ 가운데 33.1%인 9천496㎡, 미리넷솔라는 3만6천922㎡의 37.7%(1만3천928㎡), 미리넷솔라 2공장은 3만9천884㎡의 20.9%(8천369㎡)만 공장용지로 이용하고 있을 뿐 대부분 분양받은 부지의 70% 내외를 놀리고 있다.이밖에 참테크와 성진포머, 제이브이엠, 새로닉스, 퓨전소프트 등도 부지 이용률이 분양면적의 30% 이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시의 환매조건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어 입주기업들이 놀리고 있는 70%의 공장부지를 분할 매각할 경우 엄청난 시세차익을 예상된다.희성전자의 경우 현 시세(330만 원 추정)와 분양가(77만 원)의 차액은 약 870여억 원, 한국OSG는 210여억 원, STX엔파코는 670여억 원, 미리넷솔라는 250여억 원의 시세차익이 추정되며 참테크를 비롯해 제이브이엠, 새로닉스, 퓨전소프트 등도 많게는 190여억 원에서 적게는 90여억 원의 시세차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에서는 이들 기업들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대구시도 이번 사태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입주기업들의 `땅 투기` 우려가 높은데도 부지이용률 30% 이내의 사업계획서에 분양을 했기 때문이다. 또 부지이용률이 떨어지는데도 투자계획이 있다는 말만 믿고 환매 등의 강제조치를 취하지 않고 수수방관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물론 기업마다 자금사정이 있고 급변하는 기업환경에서 무턱대고 투자를 할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환매조건인 7년이 다 되가는 마당에 당초 사업계획서에 밝힌 투자계획에도 미치지 못한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혜를 받은 기업은 지금이라도 부지활용도는 높이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하고 이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2011-11-25

서프라이즈 서중현

이창훈대구본부 부장“1988년 13대 총선부터 2006년 4대 지방선거까지 국회의원 5번, 구청장 3번 출마해 떨어졌다. 지역 정서와는 다른 민주당이나 열린우리당, 한겨레민주당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러나 2007년 무소속으로 대구시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뒤 이듬해 무소속으로 서구청장에 당선됐고 작년 지방선거에서 재선됐다.”서중현 전 대구 서구청장의 이력이다. 그는 고교 교사직을 내던지고 정치판에서 일반인이 가기 힘든 형극의 길을 걸어왔다. 사전에 있는 7전8기의 기록을 깬 8전9기의 선거 신화를 창조한 사람이다.그는 약 20년의 세월에 걸쳐, 국회의원과 구청장 등의 선거에서 연속 8번의 낙선을 극복하고, 시의원, 구청장, 구청장 재선 등 3번의 선거에서 내리 당선돼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킨 장본인이다.그가 구청장 임기 2년8개월여를 남겨놓은 지난 9월14일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며 돌연 사퇴해 서구 주민을 비롯, 지역 정가에 충격을 줬다. 그는 지역에서 서프라이즈 서중현으로 통한다. 보통사람이 하기 힘든 여러당을 전전한 경력에다, 시의원 당선후 중도사퇴해 구청장선거에 출마, 몇 년전 광개토대왕 비석사건, 이번의 예상을 빗나간 급작스런 사퇴 등으로 서프라이즈로서의 이미지를 유감없이 발휘해오고 있다.그는 `구청장으로서 한계를 느껴, 서구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 힘있는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다`며 사퇴의 변을 전했다. 하지만 지역 정·관가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재임시 인사 비리와 부인의 그림판매 의혹 등에 대한 수사 압박에 무게를 둔 게 사실이었다.하지만 구청장으로서 재임중 수사에 임하면 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전망을 뒤로한 채 사퇴해 많은 의문점을 만들어 냈다.최근 서 전 청장은 기자를 만나 “돈을 준 사람도 없고, 받은 사람도 없으니 소문은 진실이 아니다”며 사퇴배경은 “구청장의 공백이 최소화 하기 위해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 연말에 사퇴하면 구청장이 4개월여나 비게되고 그러면 구정공백이 너무 크기 때문에 부득이 갑자기 사퇴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지은 죄가 없기 때문에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못 느낀다고 했다. 그리고 아내의 그림 전시회때 공무원들의 그림구매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는 감정에 북받친 듯 아내에게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거짓이 없어 보이기도 했다. 현재 서 전 청장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은 결정적인 증거 확보에 실패, 수사가 흐지부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결국 서 전 청장은 검찰에 판정승을 거둘 확률이 높다. 8전9기에다 서슬퍼른 검찰의 칼날을 피해가고 있는 서 전 청장의 요즘 행보는 어떤가.그는 요즘 구두를 신지 않는다. 내년을 겨냥, 나름 스케줄에 맞춰 편한 기능성 운동화를 신고 다니며, 주민들을 만나는 등 마이웨이 행보를 하고 있다. 그는 약 20년 동안 선거에 수차례 나와 떨어지면서 마지막에는 그동안 한 우물을 판 절의와 동정표에 힘입어 당선됐다.소위 악수청장으로 당선됐지만 서구 주민들은 기대에 부풀었었다. 그렇게 구청장이 되기를 열망했으니 진짜 서구를 위해 많은 일을 하지 않겠느냐고.취임사에서 그는 “부지런하게 뛰어 행복한 서구를 만들겠다”고 말했지만 3년여가 넘는 재임기간중에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 구청장으로서의 한계는 있겠지만, 구 발전을 위해 큰 밑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도 받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내년 4월 서 전 청장이 그동안 닦은 기반을 바탕으로 금배지를 달면 서구에 힘을 보태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구청장이 사퇴하던 날 많은 주민이 약속을 어긴 배신감에 분노했지만 기뻐한 주민도 있었다는 것을.산적해 있는 구정 현안보다 악수나 하러 다니는 악수청장이 물러나니 서구가 더 살기 좋아지게 됐다고 박수 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서 전 청장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1-11-18

`10월 국화는 10월에 핀다네`

이창형서울지사장청와대 김효재 정무수석은 이번주 초 한나라당 의원 168명 전원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국회 처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김 수석은 서한에서 “ISD`투자자 국가소송제도` 문제는 한나라당의 정체성과도 직결된 문제다. 타협이나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라고 강조했다.이어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거짓이 어떻게 진실을 압도하는지 똑똑히 목격했다”면서 “더는 한 순간도 지체할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온 것”이라고 의원들을 압박했다.김 수석의 서한은 청와대발 한나라당에 대한 경고서한이었다.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연판장를 보낸데 대해 `분노의 침묵`을 유지하면서 김 수석을 통해 `FTA 비준안부터 처리하라`고 맞받아친 것이다.즉, “네(청와대) 탓 하지 말고 너(한나라당)나 잘하라”라는 경고인 셈이었다.이같은 당·청의 치열한 기싸움속에 내년 4월 총선공천 물갈이론도 표면화되고 있다.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수개월 전 지방언론사와의 간담회에서 “물어볼 건 다 물어보라. 다만 공천문제는 묻지마라. 난 아는 것도 없고 알아도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랬던 분위기가 지금 확 달라지고 있다. 여의도연구소는 내부전략문건을 통해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새로운 인물을 대거 영입하고 고령의원들의 자진 출마포기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언론에 흘렸다.고령의원 20여명이 자진 출마포기한 17대 총선을 벤치마킹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여기에다 정몽준 전 대표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보면 1년 단위로 선수가 바뀐다”면서 물갈이론에 동조했고, 김문수 경기지사는 “안전지대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이나 영남 지역에서 50% 이상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고령·영남의원`들을 겨냥한 공천학살은 예상대로 큰 반발을 불렀다.지난 10일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연령과 지역, 선수(選數)`를 앞세운 물갈이론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참패한 수도권부터 물갈이해야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친박 수장인 박근혜 전 대표도 “순서가 잘못됐다”며 인위적인 공천 물갈이론에 장벽을 쳤다.결국, 홍준표 대표는 여의도연구소의 문건이 개인적인 것이라며 사과하고 공천문제에 대해 함구를 부탁했다. 연구소 소장인 정두언 의원 등은 당직사퇴를 선언했다.한나라당 쇄신안은 또 어떤가?홍준표 대표는 `중앙당사 폐지 및 당 조직 혁신, 비례대표 의원 50% 국민참여경선 선발, 공개오디션을 통한 정치신인 영입, 당·민(黨·民) 정책협의회` 등을 내용으로 하는 쇄신안을 언론에 먼저 흘렸다가 “이벤트에 불과한 한나라당표 도돌이표식 아이디어일 뿐”이란 최고위원들의 공격을 받았다.웬만하면 정치얘기는 하고싶지 않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정치얘기고, 각 신문지상에는 한나라당의 우왕좌왕하는 권력갈등이 연일 대서특필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선 이후 2040세대의 기성정치에 대한 혐오증을 확인받고 있는 싯점에 한나라당은 여전히 `딴나라당`의 범주를 못 벗어나고 있다.도대체 정치란 무엇인가?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 했다. 그가 말한 정치의 진정한 의미는 사회를 질서정연하고 조화롭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는 그 정치 때문에 혼란과 갈등만 양산되고 있다.그러면, 공자가 말한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인가? 바른 길을 솔선하고 있는 정치인이 이땅에 있는가.종로 한복판의 조계사에서 국화축제가 열렸다. 축제의 제목이 `10월 국화는 10월에 핀다네`였다.“무엇이 진정한 삼매(三昧)인가”라는 물음에 산중에선 “떡이나 먹게”. “차나 한잔 마시게”라고 한다. 그리곤 “9월 국화는 9월에 핀다네”라고 했다. 한국의 정치판은 국민들이 위탁한 제모습의 정치를 찾아야 한다.

2011-11-11

대교약졸(大巧若拙)

서인교편집부국장어떤 업적, 어떤 성취든 희생의 대가로 얻는 것들이 많다. 때로는 친구를 잃어야 친구를 얻을 수 있다. 때로는 돈을 버려야 돈을 얻을 수 있다. 때로는 남들에게 `이상한 사람`이 되어야 비상한 것을 얻을 수 있다. 누군가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세상도 바뀐다. 대중화 된 골프장에 한번 가 보면 `굿~샷`이란 소리를 많이 듣게 된다. 굿~샷은 잘한 것으로 그냥 진행된다. 칭찬을 받기도 하지만. 그러나 굿~샷의 반대는 `어~~뽀올`이다. 오비다. 골퍼들이 공을 잘못 쳤을 때 상대방에게 주의를 표하고 공을 피하라는 소리다.이는 자신의 잘못도 일부 인정하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상대방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볼에 맞았을 땐 상황이 달라진다. 책임론이 불거진다. 안전 장치가 되어 있지 않았으면 골프장 측. 그렇지 않으면 골퍼냐? 캐디냐? 를 두고 승강이를 벌이기도 한다. 내가 잘못한 것보다 상대방 잘못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사실대로 인정해야 한다.10·26 재보궐선거의 끝은 여야의 승리를 떠나 엄청난 폭풍을 몰아오고 있다. 이는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한국정치에 가장 강력한 현대판 회오리가 몰아친 것이다. 사상 첫 시민단체 출신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기 때문이다.그러나 정가 일각에서는 박원순 당선자의 승리가 한국 미래 시민사회 세력의 미래를 위해서는 결코 좋은 소식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시민사회단체 세력은 국가와 시장으로부터 독립할 때 가장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 운동의 대표적 인물이 현실 정치에 깊이 파고들면서 앞으로 누가 무슨 운동을 하든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어쨌든 10·26재보궐선거는 여·야 정당, 정치, 정치인에게 새로운 출발의 숙제를 안겼다. 앞으로 정치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여야는 국민을 섬기는 대안으로의 내년 총선과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변화는 벌써 시작됐고 우리는 변화에 적응해야만 하게 됐다. 대구·경북 민심도 변화를 시작했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지 못하고 모두 죽는다는 걸 대구·경북 사람도 뼈저리게 깨닫기 시작한 듯하다. 변화해야 살 수 있다면, 그 변화의 시작은 정치이고 내년 총선과 대선이다.그런데도 지역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주도해야 할 정치권의 움직임이 지역민들을 실망시키는 수준이다. 정말 변화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이 변화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는 용기를 보이는 정치인은 없기 때문이다. 버려야 얻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뻔히 알면서도 자신의 문제가 되면 쉽게 실천이 안 되는 모양이다.전국의 눈이 대구 경북에 쏠려 있음을 정치권은 애써 외면하는 듯하다. 변화를 위해 몸을 던지지는 못할망정 변화를 앞장서 주도하겠다는 지도자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우리는 매일 새로 태어나고 매일 죽는다. 같은 날은 하루도 없다. 같은 시간은 한 순간도 없다. 우리는 지금 지구를 타고 우주를 여행하고 있다. 미래를 향해,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가고 있다.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맞이하는 사람은 새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과거의 생각으로 살아서는 안 되며 과거의 생각에 매여 살면 항상 과거일 뿐이다. 특히 지도자는 더욱 그렇다.정치권을 바라보는 시도민의 의식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공간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몸에 주인이 되고 시간과 공간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우리 앞에 새로운 미래가, 새로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에 깨어나야 한다. 서울에서부터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정치권이 미루면 우리가 나서야 한다. 20~40대들의 반란이 아니라 자신과의 변화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대구 경북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가 변화시켜나가야 한다.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이 바로 큰 변화의 출발점이다. 대교약졸(大巧若拙)이라 하지 않는가.

2011-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