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다선이 필요해 對 초선도 할 수 있어”

등록일 2012-02-03 20:02 게재일 2012-02-03 19면
스크랩버튼
▲ 이준택 편집부국장

포항에는 국회의원이 2명이다. 한쪽은 6선의원이고 또 다른 쪽은 3선의원이다. 6선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3선 의원은 도전장을 던졌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정치신인들은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여론주도층의 일부 인사들은 당장 내년도 국비확보를 얘기한다. 6선 국회의원의 역할론 때문이다. 그래서 포항지역 국회의원 2명 중 1명은 다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반면 신인들은 국비확보에 초선도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초선을 거치지 않은 의원은 없었다는 논리다.

인구 53만 포항에 남·북구 통틀어 20명에 가까운 후보가 총선에 출마한다. 후보부인 가족을 포함해 선거운동원을 포함하면 적어도 200~300명 이상이 매일 선거운동에 나선다고 보면된다. 스치듯 지나다 만나면 후보이거나 후보 운동원이다.

이전에는 왜 많은 후보가 나서지 않았을까, 아마도 이상득 의원의 큰 그늘에 가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발톱을 숨겨온 것이다. 남구에 출사표를 던진 일부 후보들에게서는 그동안 그 발톱을 숨기느라 애쓴 고통의 흔적도 엿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남구·울릉에는 이상득 의원의 영향력이 커 보인다. 24년간 지역민과 맺어온 관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상득 의원과의 인간적인 관계에서 부터 남구 당원협의회의 든든한 결속력 등은 이곳에 출마한 후보들을 유혹하기 충분해 보인다.

이상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포항지역 전체 흐름은 크게 2개의 가닥으로 정리되고 있다. 국회의원 2명 중 1명이 초선이면 다른쪽은 다선이 돼야 지역발전을 이어갈 수 있다는 논리가 한축이다. 결국 국비 확보를 위해 한쪽은 다선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런점에서 올 초 이상득 의원의 발언이 눈길을 끈다. 포항시청을 찾아 그동안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예산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피력했다. 국회의원이 장관을 만난다고 되는 것도 아니며 실국장 등 일선공무원을 잘 알고 길을 알아야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국비 확보를 위해선 많은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남·북구에 출마한 후보들은 중앙인맥을 자랑한다. 박명재 후보는 장관을 지냈기 때문에 재선급 이상의 국회의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입장도 전하고 있다.

반면 어차피 한번 겪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모두 교체하자는 주장은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다. 남·북구 출마한 신인들이지만 모두 국비확보에 자신있다는 입장은 이런 주장을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행정관료출신들은 그들대로 청와대를 거친 후보들은 그들 나름대로 인맥이 잘갖춰져 있음을 강변한다. 일부 후보는 초선을 경험하지 않은 국회의원은 없으며 다선이 아니라도 국비는 충분히 확보 할 수 있다는 논리로 지역민을 설득하고 있다.

모든 것은 유권자가 판단할 몫이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국비확보의 능력이 왜 국회의원의 선택기준이 돼 버렸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대한민국의 시계는 지금 정치권의 부정부패로 제로 상태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썩은 냄새가 천지를 진동한다.

국비확보의 능력검증은 중요한 잣대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회의원은 도덕성이 생명이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완벽하진 못하겠지만 비교적 깨끗하고 도덕적으로 결함이 없는 그런 정치인을 뽑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후보자마다 오점은 있을수 있다. 그러나 청렴성을 비롯한 도덕적문제와 건전한 사고는 철저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것 역시 유권자의 몫이다.

데스크칼럼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