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지역에서는 옛 삼성상용차부지에 입주한 기업들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져 이슈가 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05년 삼성상용차가 문을 닫자 이 부지를 환매해 전자, 전기, 정밀기계, 신소재 등 첨단기술 및 제품 생산업체를 선별해 재분양했다. 당시 분양조건은 7년간 환매를 금지하는 것이다.
당시 이 부지 조성가가 150만 원 선이지만 3.3㎡당 77만 원에 분양해 입주기업들은 사실상 특혜를 받았으며 이 때문에 지역 상공계에서는 특혜시비가 일기도 했다. 대구시가 이들 기업에 특혜를 준 것은 기업활동을 열심히 해서 고용도 창출하고 지역사회 기여도를 높이라는 차원이었다.
그러나 재분양 이후 7년여가 되었으나 입주기업 대부분이 분양부지의 30% 내외만 활용할 뿐 나머지 70%는 놀리고 있다.
현재 47만2천998㎡ 면적에 입주한 희성전자를 비롯해 STX엔파코 등 15개 업체들의 공장 건축면적(바닥면적 기준)은 14만6천491㎡로 부지활용도가 30%에 불과하다.
희성전자는 10만2천511㎡의 공업용지 가운데 22.1%인 2만2천718㎡만 활용하고 있다.
STX엔파코도 8만5천289㎡의 29.1%(2만4천862㎡), 한국OSG는 총2만8천624㎡ 가운데 33.1%인 9천496㎡, 미리넷솔라는 3만6천922㎡의 37.7%(1만3천928㎡), 미리넷솔라 2공장은 3만9천884㎡의 20.9%(8천369㎡)만 공장용지로 이용하고 있을 뿐 대부분 분양받은 부지의 70% 내외를 놀리고 있다.
이밖에 참테크와 성진포머, 제이브이엠, 새로닉스, 퓨전소프트 등도 부지 이용률이 분양면적의 30% 이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시의 환매조건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어 입주기업들이 놀리고 있는 70%의 공장부지를 분할 매각할 경우 엄청난 시세차익을 예상된다.
희성전자의 경우 현 시세(330만 원 추정)와 분양가(77만 원)의 차액은 약 870여억 원, 한국OSG는 210여억 원, STX엔파코는 670여억 원, 미리넷솔라는 250여억 원의 시세차익이 추정되며 참테크를 비롯해 제이브이엠, 새로닉스, 퓨전소프트 등도 많게는 190여억 원에서 적게는 90여억 원의 시세차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에서는 이들 기업들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도 이번 사태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입주기업들의 `땅 투기` 우려가 높은데도 부지이용률 30% 이내의 사업계획서에 분양을 했기 때문이다. 또 부지이용률이 떨어지는데도 투자계획이 있다는 말만 믿고 환매 등의 강제조치를 취하지 않고 수수방관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물론 기업마다 자금사정이 있고 급변하는 기업환경에서 무턱대고 투자를 할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환매조건인 7년이 다 되가는 마당에 당초 사업계획서에 밝힌 투자계획에도 미치지 못한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혜를 받은 기업은 지금이라도 부지활용도는 높이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하고 이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