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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신소재사업에 올인하는 이유

4, 밀도는 알루미늄의 2
등록일 2011-10-14 23:22 게재일 2011-10-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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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득경제부장
포스코가 요즘 신소재사업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철강생산에 필요한 신소재라면 세계 어느 곳이든 달려가 물량 확보에 나선다. 포스코가 확보하려는 신소재를 보면 리튬, 페로망간, 니켈, 마그네슘, 티타늄, 페로실리콘, 알루미나, 몰리브덴 등 대략 10여종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 포스코가 왜 기를 쓰고 신소재 확보에 나서고 있는 걸까? 그 해답은 간단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바야흐로 세계 철강업계는 `신소재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신소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고급 강을 생산할 수 없다. 그 만큼 신소재는 이제 철강생산에 필수품이 됐다. 고부가가치 제품일수록 쓰이는 범위가 훨씬 높다. 이 때문에 신소재를 확보하기 위한 세계 철강업체들의 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지고 있다.

결국 `살아남느냐`, `죽느냐`는 자원(신소재)을 확보했느냐, 확보하지 못했느냐가 좌우하게 될 것 같다. 그 만큼 신소재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20~30년 전과 같이 고로에서 뽑아낸 쇳물로 단순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시대는 이제 옛말이 될 것 같다. 세계 철강업체들이 너나할 것이 없이 고급 강이나 특수강 위주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시스템으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 철강시장은 고부가가치 신소재제품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철강생산만으로는 적자생존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같은 값이면 신소재를 이용해 고부가가치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신소재는 이미 우리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노트북, 휴대전화,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나 고장력 자동차부품 또는 고압용 플랜트 소재로 쓰이는 페로망간. 스테인리스 생산에 필수 소재인 니켈. 무게가 철보다 1/4, 밀도는 알루미늄의 2/3에 불과해 항공 우주산업에 널리 쓰이는 마그네슘. 항공기, 자동차, 선박, 임플란트, 골프채 등의 소재로 쓰이는 티타늄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들 신소재를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점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항상 리스크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제조업분야 수출에서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 이동통신 단말기 등 전자·정보통신 및 정밀기계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들 분야의 수출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관련 신소재의 수입 규모도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이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새롭게 생겨나는 신소재 수요를 국내 기업이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정부나 기업들이 신소재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지금까지도 이러한 문제점들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관련 기업들이 마냥 정부에게만 기댄 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신소재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국내 기업들이 신소재 산업에 매력을 느끼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부터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신소재 사업을 통해 기업들이 높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면 기업들의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기업들은 투자 수익률만 보장된다면 어떤 어려움이 뒤따른다 하더라도 그 시장에 뛰어드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역시 신소재사업에 올인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포스코는 그동안 이들 신소재를 외국으로부터 전량 수입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패밀리사를 통해 볼리비아, 페루, 칠레, 브라질, 카자흐스탄 등 신소재가 나는 현지에서 직접 생산에 나선다. 글로벌 기업다운 공격경영을 택한 것이다. 포스코는 신소재사업을 통해 오는 2020년 비철강 고부가가치 사업부문의 비중을 35%까지 늘려 매출액 70조원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비전을 내놓고 있다. 그 비전이 현실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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